“열심으로 독서를 하고 기도를 하십시오. 적당한 시간을 골라 묵상에 전념하고 그것을 중단하지 마십시오. 성로신공(십자가의 길)에 취미를 붙이십시오. 매처에 열심히 묵상하면 거기에서 크나큰 영적 이익을 얻으실 것입니다. 사람은 묵상과 기도를 하지 않고서는 자기의 모든 욕정과 애정과 악습과 습관을 알지 못합니다”
(순교자 이문우 요한의 편지에서)

– 제대 앞에서 –
“주 야훼께서 나의 귀를 열어 주시니 나는 거역하지도 아니하고 꽁무니를 빼지도 아니한다. 나는 때리는 자들에게 등을 맡기며 수염을 뽑는 자들에게 턱을 내민다. 나는 욕설과 침뱉음을 받지 않으려고 얼굴을 가리우지도 않는다. 주 야훼께서 나를 도와 주시니, 나 조금도 부끄러울 것 없어 차돌처럼 내 얼굴 빛 변치 않는다
(이사 50, 5,7)

– 시작기도 –

사랑하올 예수여, 주님 예수여, 처절한 십자가의 고통과 수난을 겸손한 사랑으로 한올 남기지 않고 다 참아 받으신 나의 예수여, 이제 순교자들과 함께 당신 수난의 길을 걷고자 하오니, 저희에게 죄를 통화하는 마음과 주의 수난을 함께 나눌 용기를 주시어, 당신 십자가를 피로써 증거한 순교자들의 믿음을 본 받아 살게 하시고 마침내는 당신과 하나되게 하소서.

한국의 모든 순교자들이여, 십자가의 길에서 우리와 함께 하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 처

예수,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십자가에 !”(요한 19, 6)

* 외치다가 나는 지쳐 버렸고
목도 이미 쉰지 오래오이다.

* 하느님 기다리다 기다리다가
눈마저 흐려져 버렸나이다.

* 까닭 없이 이 몸을 미워하는 자
머리칼보다도 더 많사옵고,

* 애매한 나를 거스르는 자
내 뼈보다 더 억세오니
빼앗지도 않은 것은 내 갚아야 옳으리까. (시편 69, 4,5)

영광송

(독서)
– 순교자 샤스땅과 모방 신부의 편지 중 –

“오늘, 즉 9월 6일 우리에게 순교하러 나오라는 주교님의 두번째 명령이 왔습니다.(중략) 길을 떠나는 이 순간에 우리가 느끼는 기쁨을 덜하게 하는 무엇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3년 동안 성사를 주는 행복을 가졌었고, 또 갈라디아인들이 사도 성 바오로를 사랑했듯이 우리를 사랑하는 저 열심한 신입교우들을 떠나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큰 잔치에 가는 길이니, 우리 마음 속에 슬픈 감정이 스며들어오게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친애하는 신입교우들을 여러분의 열렬한 박애심에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中권, 459쪽)

또는

– 순교자 김 루시아 편지 중 –

“나는 지금까지 천주의 은혜로 형벌과 고통 가운데서도 굴하지 아니하고 결국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언제나 천주께서 나를 부르시려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위해서 천주께 기도하고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우리 뒤를 따르십시오. 우리는 다만 천주의 부르심을 기다릴 뿐입니다.” (한국 순교자 103워 전, 2권, 66쪽)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아버지께 대한 당신의 고귀한 순명을 봅니다. 거절할 수 있음에도, 피할 수 있음에도 당신은 모두 받아들이십니다.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든 십자가라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때, 그것이 바로 부활의 영광으로 이어지는 것임을 우리가 깨닫게 하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

제 2 처

예수,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께서는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성밖을 나가 히브리 말로 골고타라는 곳으로
향하였다 ” (요한 19, 17)

* 주님 들으소서 죄 없는 자의 사연을
내 부르짖는 소리를 굽어 들으소서

* 거짓 없는 입시울로 애원하오니
귀를 기울이시어 들어주소서.

* 나에 대한 판결을 어전에서 내리소서
올바름을 당신 눈이 보시나이다.
(시편 17, 1-2)

영광송

(독서)

– 순교자 이 경언 바오로의 편지 중 –

“눈을 뜨니 다리가 온통 헤어지고 사방에서 피가 흐르거나 혹은 상처 위에 피가 엉겨 붙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아, 나보다 신체가 더 튼튼하지도 못하셨을 예수께서는 올리브 동산에서 피땀을 흘리셨습니다. 예수께서는 매릴 맞으시고 십자가를 지시고 높은 산 꼭대기까지 천걸음이나 더 되는 곳을 걸어 가셨습니다. 아무도 그를 동정의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이 없었고, 그를 도와주는 교우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나 같은 대죄인에게는 이렇게 동정과 구원의 손길을 뻗쳐주고 정신을 들게 하느라고 애들을 쓰는군요. 얼마나 감사를 드려야 옳단 말입니까.”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中 권, 152쪽)

또는

– 순교자 박 보록 바오로에 관한 기록 중 –

“다시 진영으로 불려 나가서는 고문을 당하는 중에 첫번과 같은 항구심을 보여주었다. 형리들은 그의 뺨을 치고 수염을 잡아 뽑고 천만가지 욕설을 퍼붓기를 꺼리지 않았다. 그러나 박보록 바오로는 <이 고통은 천주의 은혜이니 천주께 감사한다> 고 말할 뿐이었다. 이렇게 몇번 더 그의 결심을 흔들어 보려고 하다가 소용이 없게 되니 영장은 그를 대구 감사에게 보냈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中 권, 169 쪽)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당신의 모습에서 지극한 사랑과 겸손을 봅니다. 어깨를 힘겹게 내리누르는 십자가는 바로 우리에 대한 당신 사랑의 무게가 아닙니까! 순교자들과 마찬가지로 매일매일의 십자가를 사랑으로 지고 가게 하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3처

예수, 첫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그것은 내가 약해졌을 때 오히려 나는 강하기 때문입니다.”(2고린 12, 10)

* 주여 곤경에 있는 몸을 불쌍히 여기소서.
내 눈과 영혼과 육체가 슬픔에 지쳐 있나이다.

* 내 목숨은 슬픔으로 내 세월은 한숨으로 다하였고
고생으로 이 몸은 맥이 풀렸사오며
뼈가 다 녹아 버렸나이다. (시편 31, 10-11)

영광송

(독서)
-순교자 원 베드로에 관한 기록 중 –

“관장은 그를 결박하여 물을 퍼주어 추운 밤중에 밖에 내 놓아 얼려 죽이라고 명령하였다. 그래서 원 베드로는 굵은 밧줄로 묶였고 온 몸에 물을 뒤집어 썼다. 이미 그의 온 몸에 얼음이 뒤덮였다. <나를 위하여 온 몸에 매를 맞으시고 내 구원을 위하여 가시관을 쓰신, 예수여, 당신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내 몸이 얼음에 덮여 있는 것을 보십시오.> 그런 다음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목숨을 하느님께 바쳤다. 닭이 두 홰째 울 때에 그는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상권, 369쪽)

또는

– 순교자 김 종한 안드레아 편지 중 –

“이 고을에서는 남녀 노소 도합 100명이 붙잡혔었습니다. 이 중에서 자기네 고향 옥중에서나 혹은 감영으로 가는 도중에 굶주려 죽은 이들도 있고 마음이 약하여 배교한 사람들도 있어, 이제는 겨우 13명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이 모든 것이 천주의 섭리가 명하신 것이며, 또 우리들이 감사를 올려야 할 은혜입니다. 그러나 육신은 몹시 약하므로 모든 것을 기쁜 마음으로 참아 받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루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더 슬퍼지기만 합니다.”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무참히 넘어지는 당신의 모습에서 나약함을 봅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버지의 권능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음을 또한 모든 순교자들을 통해서 압니다. 삶의 무게로 넘어질 때, 우리를 일으켜 주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4처

예수와 성모 서로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당신의 마음을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루가 2, 35)

*아들아, 잘 생각하고 헤아려 그것들을 잠시도 잊지 말아라
그것이 아름다운 목걸이가 되어 복된 삶을 안겨 줄 것이다.

불의한 자에게 참변을 당하고
갑작스런 화가 닥치더라도 겁내지 말아라

야훼께서 네 곁에 계시어
발목이 잡히지 않게 지켜 주신다. (잠언, 3, 21-22. 25-26)

영광송

(독서)
– 순교자 이 루갈다의 편지 중 –

“어머니 너무 상심하지 마시고 모든 걱정을 억제하셔요. 이 세상을 꿈으로 보시고 영원을 어머님의 본향으로 생각하시고 늘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마셔요. 그리고 모든 일에 있어서 천주의 명령을 따르신 뒤에 어머님 이 세상을 떠나실 때에는, 천하고 약한 자식인 제가 끝없는 행복의 화관을 머리에 쓰고 모든 천상 기쁨이 넘치는 마음으로 어머님의 손을 잡아 영원한 고향으로 모셔드리겠습니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상권, 538쪽)

또는

– 순교자 강완숙 골롬바에 관한 기록 중 –

” 강완숙 골롬바의 신앙은 그의 모성애도 마찬가지로 영광스럽게 이겼다. 그와 같이 잡혔으나 다른 옥에 갇혀 있던 그의 전실 아들 홍 필주 필립보는 형벌 중 마음이 약해지는 것 같았다. 골롬바는 그 말을 듣고 그가 옥에서 법정으로 가던 어느 날 먼발치로 아들을 보고, 그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예수께서 네 머리 위에서 너를 보고 계시다. 네가 그와 같이 눈이 어두워 스스로 멸망할 수 있느냐. 내 아들아, 용기를 내고 천당 복을 생각하여라.” 이 용감한 격려가 젊은이의 영혼을 구하였으니, 그는 이 말로써 힘을 얻어, 몇 달 후에 순교의 영광을 받았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상권 500쪽)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십자가의 길에서 서로 만나신 당신과 성모님의 침묵을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요. 그리고 고통 속에서의 침묵은 얼마나 더 큰 사랑인지요. 당신의 사랑을 가르쳐 주시어, 고통 속에서도 침묵할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5 처

키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를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그들은 나가다가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을 만나자 그를 붙들어 억지로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 ” (마태 27, 32)

* 내 힘이 다하오니 주여 가엾이 보아 주소서
나를 고쳐 주소서 뼈가 무너나나이다.

* 내 영혼 이다지도 어지럽건만
주여 당신은 언제까지나?

* 주여 돌아오시와 이 영혼 건지소서
자비로우시오니 이 몸 살려 주소서. (시편 6, 3-5)

영광송

(독서)

– 순교자 이 여삼 바오로에 관한 기록 중 –

” 그는 아직 예비신자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크게 십자를 긋고, 자기 자신에게 성세를 주노라고 하며 머리에 물을 부었다. 그런 다음 눈이 동그래진 관원을 올려다보며 말하였다. “저는 큰 죄인입니다. 그런데 여태껏 때린 모양으로 때리면 아직도 죽을 길이 아득합니다. 제가 죽기를 원하시면, 여기를 치도록 하십시오” 그러면서 몸 옆구리의 어떤 부분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가 가리킨 데를 두 번 치니, 그는 그만 숨을 거두었다. 그때 그의 나이 43세 가량이었다 ”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중권, 41쪽)

또는

– 순교자 조 용삼 베드로에 관한 기록 중 –

” 신문 중에 조 용삼 베드로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하늘에는 두 임금이 없고 사람은 두 마음이 없습니다. 이제 제가 다만 천주를 위하여 죽는 것뿐입니다. 제게 더 이상 물어 보시는 것은 무익한 일이며, 저는 다른 말씀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자 그는 어떻게나 잔인하게 매질을 당하였던지 하루나 이틀 후 2월 14일 옥중에서 성세를 받은 후 숨을 거두었다. 그때까지 그는 예비신자에 불과하였었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상권, 466쪽)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우리를 간절히도 원하시는 당신의 부르심을 봅니다. 그리고 그것은 필요에 의한 부르심이 아니라 무하한 당신 사랑에로의 부르심이라는 것을 또한 압니다. 억지로가 아니라, 기꺼운 마음으로 당신의 부르심에 응할 수 있도록 나의 귀를 열어 주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의 얼굴을 씻어드림을 묵상합시다.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 40)

* 언제까지나 주여 나를 아주 잊으려 하시나이까
언제까지나 당신 얼굴을 감추려 하시나이까

* 언제까지나 나는 영혼의 쓰라림을 마음의 근심을
나날이 되새겨야 하오리까 ( 시편 13, 2-3)

영광송

(독서)

– 순교자 신 태보 베드로의 옥중 수기 중 –

” 내 다리는 하도 살이 헤어져서 뼈가 드러나 보였으며, 나는 앉지도 밥을 먹지도 못하였다. 매일 그저 물을 두 세 탕기 먹었을 뿐이었다. 내 상처는 곪아서 견딜 수 없는 악취를 풍기었으며, 더구나 방은 벌레와 이 투성이라 아무도 내게 근접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다행히 건강한 몇몇 교우들이 부축을 하여 주어 몸을 좀 움직일 수 있었고, 이들은 또 가끔 내가 있는 골방을 치워 주기도 하였다. 이 애덕의 행위를 어떻게 넉넉히 감사할 수 있겠는가.”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중권, 139쪽)

또는

– 순교자 정 정혜 엘리사벳에 관한 기록 중 –

“형조에게 다시 6회의 신문을 받고 6회의 고문을 당한 후 사형선고를 받았다. 옥에 다시 갇히자, 기도와 갇힌 이들을 보살피는 것으로 나날을 보냇고, 그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 줄 수 있도록 밖에 나가서까지 구원을 청하기를 꺼리지 않았다. 이 자선사업을 어떻게나 집념하엿던지 형장으로 떠나면서까지 교우들에게 “무엇보다 가난한 사람과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 많이 해주세요” 하는 말 밖에는 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11월 24일 43세를 일기로 참수되어 아버지와 어머니와 두 오라비를 만나러 하늘로 올라갔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중권, 501쪽)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당신의 얼굴을 닦아드린 베로니카의 희생을 봅니다. 남을 위한, 특히 어려움 속에서의 희생은 얼마나 힘든 일인지요. 주체와 객체, 나와 너를 떠나 우리 모두가 당신 안에서 하나임을 알게 하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7처

예수, 두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나와함께 단 한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단 말이냐?” (마태 26, 40)

○ 멀리하지 마옵소서 이 몸은 괴롭삽나이다.
가까이 하옵소서 도울 이 없삽나이다.

● 마치도 엎질러진 물과도 같이, 내 모든 뼈들은 무너났나이다.

○ 밀초같이 되어 버린 이 내 마음은
스스로 내 속에서 녹아 버리나이다.

● 기왓장처럼 내 목은 칼칼하고, 내 혀는 입천장에 들어붙어,
죽음의 재 가운데 이 몸은 누워 있나이다.

(시편 22, 12, 15-16)

(영광송)

<독서>

– 순교자 이호영 베드로 편지 중 –
“이윽고 형리들은 매질을 멈추었습니다. 그러는 중 누님은 기운이 핍진하고 무서운 칼 밑에 몸이 움츠러들어서도 항상 순교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천주께 순교할 은혜를 주실 것과 도우심을 구하여 마지 아니합니다. 내가 지금 쓴 것은 많은 사람이 보고 들은 것입니다. 이야기를 더 길게 쓸 수 없습니다. 내 영혼에 가득한 생각을 자세히 기록할 수 없습니다. 내 다리는 온통 터져서 한 개의 상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천주의 은혜로 아직도 괴로움을 당하지는 아니하였습니다. 교우 여러분께 평화를 축원하며 소식 주시기를 바랍니다.”

(한국 순교자 103위 전, 2권, 13쪽)

또는,

– 순교자 유 대철 베드로에 관한 기록 중 –
“하루는 어떤 포졸이 구리로 된 대통을 그의 허벅지에 들이박아 살점을 한 점 떼어내면서 소리쳤다. 『이래도 아직 천주교를 믿겠느냐』유 베드로는 대답하였다.『믿구말구요. 이렇게 한다고 믿지 못할 줄 아세요』그러니까 포졸은 벌겋게 된 숯덩어리를 집어가지고 입을 벌리라고 하였다. 유 베드로가『자요』하고 입을 크게 벌리니 포졸은 놀라 물러나고 말았다. 어떤 때 그는 고문을 비웃고 형리들의 약을 올리는 것 같이 보였다. 몸에 메달려 너덜거리는 살점을 마치 자기 몸이 아닌 것처럼 잡아 나꾸어 체니, 관원들은 모두 치를 떨었다. 마침내 9월 15일에 최 필립보와 함께 옥에서 교수형을 당하였다. 이때 그의 나이 겨우 13세였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중권, 482쪽)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당신의 넘어지는 모습에서 광야의 유혹을 봅니다. 그리고 유혹은 외부사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나약함에 있다는 것도 또한 압니다. 매 순간의 유혹을, 나약함을 당신과 순교자들의 고통을 생각하며 굳건히 이겨낼 수 있게 하소서.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8처

예수,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루살렘의 여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와 네 자녀들을 위하여 울어라.”
(루가 23,28)

○ 지금 우는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웃게 될 것이다.

● 사람의 아들 때문에 사람들에게 미움을 사고 내어 쫓기고 욕을 먹고 누명을 쓰면 너희는 행복하다.

○ 그럴 때에 너희는 기뻐하고 즐거우하라.
하늘에서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다.

(루가 6, 21-23)

영광송

<독서>

– 순교자 김 대건 신부의 편지 중 –

“지극히 사랑하는 교형 여러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에 내려오시어 직접 수없는 괴로움을 당하셨다는 것을 아십시오. 그의 괴로움으로 그가 당신 교회를 세우셨으니, 이 교회도 십자가와 고난 가운데에서 자라야 하는 것입니다.(중략) 여기에 갇혀 있는 몇몇 교우는 천주의 은총으로 잘들 있습니다. 그들이 사형을 받게되면 그 가족들을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에게 할 말이 많습니다만, 그것을 어떻게 편지로 다 말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여기서 끝마치기로 하겠습니다. 우리는 얼마 안있어 싸우러 나갑니다. 제발 여러분은 덕을 닦아 하늘 나라에서 다시 만납시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하권, 112쪽)

또는

– 순교자 김 대건 신부에 관한 기록 중 –
“나는 이제 마지막 시간을 맞이하였으니 여러분은 내 말을 똑똑히 들으십시오. 내가 외국인들과 교섭을 한 것은 내 종교를 위해서였고 내 천주를 위해서였습니다. 나는 천주를 위하여 죽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이 내게 시작되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죽은 뒤에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천주교를 믿으십시오. 천주께서는 당신을 무시한 자들에게는 영원한 벌을 주시는 까닭입니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하권, 119쪽)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부인들을 위로하시는 모습에서 온유함을 봅니다. 그리고 온유함은 믿음의 소산이며, 당신의 선물임을 순교자들을 통하여 또한 깨닫습니다. 당신의 온유함을 우리에게도 나눠 주시어, 어떠한 역경에서도 당신의 향기를 잃지 않게 하소서.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9처

예수, 세번째 넘어짐을 묵상합시다.

†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나는 그리스도의 권능이 내게 머무르도록 하려고 더 없이 기쁜 마음으로 나의 약점을 자랑합니다.”(2 고린 12, 9)

○ 주여 나를 괴롭히는 자들이 어이 이리 많으오니까
나를 거슬러 일어나는 자들이 많기도 하오이다

● 숱한 사람들이 나를 들어 말하기를
“저의 구원은 주님 안에 없다” 하나이다. (시편 3, 2-3)

영광송

<독서>

– 순교자 정 국보 쁘로다시오에 관한 기록 중 –

“정 쁘로다시오는 자기가 배교한 사실과 배교한 것을 취소하고 죽기를 원한다는 말을 하니 하인들은 그를 미친놈으로 다루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다. 이튿날 그는 다시 갔다. 그러나 그이 노력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3일째인 5월 12일에는 병이 들고 상처가 덧난 탓으로 인하여 걸음을 걸을 수가 없으므로 들것에 들려 형조 근처에까지 가서 대신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대신이 나오자 길 한가운데서 그의 앞에 엎드려 자기의 내력을 말하고 배교한 죄인이므로 자기를 죽게 하여 달라고 청하며 하도 간절히 조르는 바람에 대신은 그를 옥으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중권, 413쪽)

또는

– 순교자 홍 낙민 루가에 관한 기록 중 –

“제가 지난 날에 한 모든 것은 목숨을 비겁하게 보전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또 매질을 당하고 망신을 당하니, 저는 마음속에 있는 말을 전부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용감하게 죽고자 합니다. 제가 섬기는 천주는 하늘과 땅과 천신과 사람과 만물의 주행자이십니다. 그리고 마태오 리치와 다른 선교사들은 우러러볼만한 도리와 성덕을 가진 사람들이며, 그들의 말은 모두 진리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지금 천주를 위하여 죽고 그렇게 함으로써 천주교 신앙의 진리를 증거하고자 합니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상권, 450쪽)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힘겹게 넘어지시는 당신의 모습에서 다시 일어서시는 모습을 또한 봅니다. 그리고 한때 배교하였지만 끝내 당신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교자들에게서도 다시 일어서시는 당신의 모습을 봅니다. 당신의 강인함을 우리에게도 나눠 주시어, 죄와 모든 약점들을 이겨낼 수 있게 하소서.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0처

악당들이 예수의 옷을 벗기고 초와 쓸개를 마시게 하였음을 묵상합시다.

†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그들은 예수께 쓸개를 탄 포도주를 마시라고 주었으나 예수께서는 맛만 보시고 마시려 하지 않으셨다.”(마태오 27, 34)

○ 내 영혼을 가까이하사 속량해 주시고
원수들 보라는 듯이 나를 구하여 주소서.

● 수치와 수모와 인욕의 나를 아시오니
나를 괴롭히는 자들이 당신 앞에 다 있나이다.

○ 인욕에 바쉬진 마음 나는 기진하여
기다려도 기다려도 동정할 이 없고
위로할 이 하나도 얻지 못하였나이다.

● 사람들은 나에게 쓸개를 먹으라 주고
목마를 제 나에게 초를 마시웠으니 (시편 69, 19 -22)

영광송

<독서>

– 순교자 다블뤼 주교의 기록 중 –

“벌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주림이요, 그보다도 심한 것은 목마른 것이었다. 다른 형벌을 받으면서도 용맹히 신앙을 증거한 이들도 주림과 목마름에는 넘어가는 이들이 많았었다. 하루에 두 번씩 주먹만한 조밥 한 공기밖에는 얻어먹지 못하였기 때문에 나중에는 자기들이 누워 자는 더러운 볏짚 자리를 뜯어먹고 심지어는 옥 안에 기어다니는 이를 잡아먹기까지 하였다.”
(한국 순교자 103위 전, 2권, 8쪽)

또는

– 순교자 신태보 베드로 옥중 수기 중 –

“나는 다시 주뢰의 형벌을 당하게 되었다. 바로 얽은 것은 조이는 바람에 나는 벌써 의식이 거의 없어졌는데 하도 세게 눌렀기 때문에 몽둥이가 부러졌다. 이 소리를 듣고 나는 다리가 부러진 줄 알고 질겁을 하여 내려다보았다. 나는 말이 들리기는 하여도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술을 갖다 내 입에 대 주었으나 그것을 받아 삼키지는 못하였다. 얼마동안 뉘었다가 다시 술을 가져오니 그때에야 조금씩 마실 수가 있었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중권, 130쪽)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당신의 모습에서 너무도 간절한 목마름을 봅니다. 바로 사랑과 우리자신에 대한 목마름을, 그리고 우리의 허물과 아집이 당신의 목마름을 더욱 가중시켰다는 것도 또한 압니다. 우리에게 사랑을 일깨워 주시어 당신의 목마름을 사랑으로 가득 채울 수 있게 하소서.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1처

예수,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묵상합시다.

†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루가 23, 24)

○ 숱한 개들이 나를 두러 싸고
악한 무리 이 몸을 에워싸나이다.
그들은 내 손과 발을 사뭇 뚫었나이다.

● 내 뼈는 마디마디 셀 수 있게 되었어도
그들은 익히 보며 좋아라 나를 보며,

○ 저희끼리 내 겉옷을 나눠 가지고
내 속옷을 놓고서 제비뽑나이다. (시편 22, 17-20)

영광송

<독서>

– 순교자 최 해성 요한에 관한 기록 중 –

“관장은 화가 치밀어 매질을 한층 더 심하게 하라고 명하였다. 다리뼈가 부서져 두 세치나 되는 뼈 조각 두개가 땅에 떨어졌다. 그의 등과 배가 빠끔히 구멍이 나서 창자가 밖으로 빠져 나왔다. 이렇게 말할 수 없는 고문을 받는 중에도 요한의 얼굴은 여전히 안온하였으니, 그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구세주만을 생각하고, 사랑은 사랑으로 목숨은 목숨으로 갚고자 하는 것이었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중권, 476쪽)

또는

– 순교자 정 약종 아오스딩에 관한 기록 중 –

“형리들이 그의 말을 중단시키고 나무토막에 머리를 대라고 하니, 그는 하늘을 볼 수 있도록 머리를 누이면서『 땅을 내려다보면서 죽는 것보다는 하늘을 쳐다보면서 죽는 것이 낫다 』고 말하였다. 망나니는 벌벌 떨며 감히 치지 못하였다. 그러나 마침내 감탄보다는 징벌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므로 자신 없는 손으로 첫 번 칼질을 하였다. 목은 절반밖에 끊어지지 않았고, 아오스딩은 일어나, 보라는 듯이 크게 십자성호를 긋고 조용히 다시 첫 번 자세로 돌아가 치명적인 일격을 받았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상권, 452쪽)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십자가에 달리신 당신에게서 커다란 관용을 봅니다. 목숨을 빼앗아 가는 자들을 위한 당신의 기도, 지극한 사랑의 표현임을 또한 압니다. 취사선택하는 우리의 사랑을 십자가에 못박아 주시어 당신의 넓으신 사랑을 따라 살게 하소서.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2처

예수, 십자가 위에서 죽으심을 묵상합시다.

†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까?” (마르코 15, 34)

○ 하느님 내 하느님 어찌 나를 버리시나이까
울부짖고 빌건만 멀리 계시나이다.

● 진종일 외쳐 봐도 들은 체 않으시고
밤새껏 불러 봐도 알은 체 아니하시나이다. (시편 22, 2-3)

영광송

<독서>

– 순교자 권 상연 야고보와 윤 지충 바오로에 관한 기록 중 –

“관리는 나라의 관습대로 명패에 쓴, 왕이 승인한 결안을 윤 바오로에게 읽으라고 하였다. 윤 바오로는 곧 그것을 받아 큰 소리로 읽었다. 그런 다음 그는 머리를 커다란 나무 토막 위에 누이고 여러 번, 예수, 마리아의 거룩한 이름을 부르고는 지극히 침착한 태도로 망나니에게 치라는 신호를 하였다. 망나니는 그의 머리를 단번에 잘랐다. 다음은 권 야고보의 차례였는데 그 역시 예수, 마리아의 이름 부르기를 그치지 않았다. 그의 머리도 이내 잘렸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상권, 354쪽)

또한,

– 순교자 김 대건 신부에 관한 기록 중 –

“그런 다음 그의 무릎을 꿇리고 머리채를 새끼로 매어 말뚝 대신, 꽂아 놓은 창자루의 뚫린 구멍에 꿰어 반대쪽에서 그 끝을 잡아당겨 머리를 쳐들게 하였다. 이런 준비를 하는 동안 순교자는 냉정을 조금도 잃지 않았다. 그는 망나니들에게 말하였다.『이렇게 하면 제대로 되었소. 마음대로 칠 수 가 있겠소』『아니오, 몸을 조금 돌리시오. 이제 됐소.』『자 치시오. 나는 준비가 되었소』칼을 든 군사 12명이 싸움하는 흉내를 내면서 김 대건 안드레아의 주위를 빙빙 돌며 제각기 순교자의 목을 쳤다. 머리가 여덟번 째 칼을 맞고야 떨어졌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하권, 120쪽)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그저 당신의 거룩한 죽음을 바라봅니다. 제가 무엇이기에… 제가 무엇이기에… 죽어야만 새 생명이 시작된다는 십자가의 진리를 피로써 증거한, 순교자들을 본받아 매일의 유혹과 죄에 용감히 죽을 수 있게 하소서.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3처

제자들이 예수의 성시를 십자가에서 내리움을 묵상합시다.

†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어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가 23, 46)

○ 주께서 너를 구하셨으니
고요로 돌아가라 내 영혼아.

● 죽을세라 이 목숨 건지셨도다
울세라 이 눈을 지키셨도다
넘어질세라 이 발을 지키셨도다.

○ 나는 거닐리라 주님 앞에서
생명의 지역에서 거닐리라. (시편 116, 7-9)

영광송

<독서>

– 순교자 장 베드로와 손 막달레나 부부에 관한 기록 중 –

“관장은 일찍이 들어본 일이 없을 정도의 잔악성을 극도로 발휘하여 그들이 보는 앞에서 두 자녀를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또 실제로 아이들을 혹독히 고문시키기 시작하였다. 부모는 가슴은 찢어지는 듯 하였다. 그러나 전능한 은총이 그들을 구원하였으니 장 베드로는 부르짖었다. 『자녀를 사랑함은 사람으로서 자연스러운 일이며, 우리 아이들의 괴로움은 내 자신의 괴로움보다 백 배나 더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그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천주님을 배반할 수 있겠습니까. 안됩니다. 천만 번 못하겠습니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중권, 503쪽)

또는,

– 순교자 권 데레사에 관한 기록 중 –

“몇 해 전까지 살아 있었던 어느 여교우가 권 데레사가 처형된 뒤에 그 시체를 보았는데, 칼을 세 번 맞은 자리가 있었고 몸이 대단히 아름다워 보였다 한다. 이 순교자들의 시체는 한달이 지난 뒤에야 거둘 수 있었는데 뼈 밖에는 남아 있지 않았었다. 권 데레사의 머리체는 대바구니에 아무렇게나 넣어 1839년에 순교한 남 세바스티아노 집에 보관하였었는데 그 바구니를 열면 향기가 진동하여 온 방안을 가득 채웠다고 여러 증인이 말하였다.”

(달레, 한국천주교회사 중권, 96쪽)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당신의 성시를 안고 계시는 성모님에게서 고귀한 나눔을 봅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항상 당신과 함께 하셨던 성모님, 이제 마지막 남은 고통까지도 참아 받으시기 위해 당신을 안고 계십니다. 성모님의 나눔을 깊이 본받게 하시어 모든 고통을 기쁜 마음으로 나누어 받게 하소서.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맘 속에 주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4처

예수,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 20)

○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 파아란 풀밭에 이 몸 누여 주시고
고이 쉬라 물터로 나를 끌어 주시니,

○ 내 영혼 싱싱하게 생기 돋아라
주께서 당신 이름 그 영광을 위하여
곧은 살 지름길로 날 인도하셨어라.

● 죽음의 그늘진 골짜기를 간다해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무서울 것 없나이다. (시편 23, 1-4)

영광송

<독서>

– 순교자 앵베르 주교의 편지 중 –

“5월 27일 월요일 새벽에 약간 힘이 들기는 하였으나 시체를 훔쳐낼 수가 있었습니다. 순전히 이들을 장사지내기 위해 장만하여둔 작은 터에다 함께 묻었습니다. 나는 행복된 유럽에서와 같이 그들에게 비단 옷을 입히고 귀한 향료를 바르기가 얼마나 소원이었겠습니까마는 우리는 가난도 하거니와 그렇게 한다면 헌신적으로 이 거룩한 사업을 맡아 하는 교우가 너무나 큰 위험을 무릅쓰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저 남녀 별로 각각 옷을 입히고 시체를 자리에 싸서 묻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많은 보호자를 천국에 보냈고, 내가 바라는 바와 같이 어느 때고 조선에 천주교가 왕성하여지면 이 시체들이야말로 국가적인 유물이 될 것입니다.”
(한국 순교자 103위 전, 2권, 44쪽)

(잠시 묵상한다.)

사랑하올 예수여,
당신의 무덤에서 당신의 깊은 평화를 봅니다. 고통을 극복한 후의 평화, 그것은 또한 우리 모두의 희망임을 압니다. 우리에게도 당신의 평화를 심어 주소서. 그리하여 세상이 빼앗아 갈 수도 없고, 줄 수도 없는 당신의 평화를 온 세상에 전파하게 하소서.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제대 앞에서)

사랑하올 예수여,
주님 예수여, 십자가의 고통과 수난으로 당신의 진리를 가르쳐 주신 나의 예수여, 십자가의 삶을 깊이 사셨던 성모님과 순교자들의 공로를 보시어, 악을 멀리할 수 있는 힘과 당신 사랑을 실천 할 수 있는 용기를 저희에게 주소서. 그리하여 당신의 십자가를 피로써 증거한 순교자들의 후예답게 온몸으로 십자가를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정하상 바오로와 그 동료 순교자들이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