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는 미사 성제 다음으로 가장 신성한 기도입니다.”

– 성 가롤로 보르메오

 

▶ 묵주의 기도란

묵주기도는 성모 마리아와 함께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다. 더 정확히 말해 묵주의 기도는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성모 마리아와 함께 관상하는 기도다. 방법적으로는 열 번의 성모송과 한 번의 주님의 기도와 영광송을 한 단으로 하는 5단 묶음을 넘기며 묵주알 하나하나마다 기도문을 암송하며 각 신비를 묵상한다.

묵주를 의미하는 라틴어 로사리움(Rosarium)은 ‘장미밭’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신자들이 알고 있는 로사리오(Rosario)는 ‘장미 꽃다발’ 혹은 ‘장미화환’을 뜻한다. 결국 ‘로사리오’ 기도란 ‘장미 꽃다발 기도’를, 묵주알 ‘하나’는 장미 ‘한 송이’를 의미한다.

장미 한 다발, 묵주의 기도는 복음서의 요약이자 인류 구원의 신비, 그리스도의 신비, 교회의 신비, 그리고 마리아의 신비를 요약, 함축하고 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사도적 권고 ‘마리아 공경(Marialis Cultus)’을 통해 “묵주의 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이자 구원적인 강생에 집중하는 기도며 그리스도께 대한 끊임없는 찬미이고 순수한 기도” (46항)라고 정의했다.

 


 

▶ 묵주의 기도의 유래와 의미

묵주의 기도의 기원은 초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기도 대신 장미 꽃다발을 바치기도 했으며, 특히 박해 당시 신자들은 사자밥이 되기 위해 원형 경기장안에 끌려들어갈 때, 장미화관을 머리에 쓰고 들어갔다. 신자들은 밤중에 순교자들의 시신을 거두며 떨어진 장미꽃들을 모아놓고, 꽃송이마다 기도를 바쳤다고 한다. 이밖에 은수자들이 죽은 이들을 위해 시편 50, 100, 150편씩을 매일 외우던 관습이 묵주의 기도에 영향을 주었다는 설도 있다. 은수자들은 작은 돌멩이나 곡식 낱알을 둥글게 엮어 하나씩 굴리며 기도 횟수를 셌다. 이때 글을 모르는 이들은 시편 대신 주의기도를 바쳤 는데, 수를 세기 불편해 열매나 구슬 150개를 줄에 꿰어 사용했다. 정확한 묵주의 기도의 유래는 알려지지 않으나 초세기 은수자들이 죽은 자들을 위한 시편을 외우면서 작은 돌멩이나 곡식의 낱알을 엮어 하나씩 굴리면서 기도의 횟수를 센 것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12세기 들어 삼종기도가 널리 보급되며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도 더욱 깊어졌다. 그래서 시편으로 바치던 주의기도를 대신해 성모송을 외우기도 했는데, 이를 ‘성모의 시편’ 이라고 불렀다. 여기에 13세기부터는 영광송이 더해져 처음에는 성모송마다, 그후부터는 성모송 열번마다 영광송을 했다. 특히 오늘날 묵주 기도가 활발히 보급되기까지 도미니꼬회가 지대한 공헌을 했다. 묵주기도 형식은 13세기 성 도미니꼬(1170~1221)에 와서 더욱 체계화됐는데, 150번의 성모송을 연속적으로 바치면서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생애를 묵상하는 것이 ‘도미니코 묵주 기도’ 이다. 성 도미니꼬는 당시 이단들이 교회를 위협하자 각 지방을 순회하며 신자들에게 묵주기도를 바칠 것을 호소했다. 이에 신자들은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쳤고 그 결과 이단 세력은 점차 축소됐다. 이 시기에 처음으로 성모 마리아의 환희에 대한 묵상을 ‘묵주기도’ 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도미니코 수도회 알랑 드 라 로슈(Alan de la Roche) 수사는 1464년 예수그리스도의 생애를 강생과 수난과 부활에 따른 환희, 고통, 영광 등 세가지로 나눴다. 이 기도가 널리 퍼져 15단 형식으로 확고히 자리잡게 되었는데, 정확히 오늘날과 같은 묵주의 기도는 ‘묵주의 기도의 교황’이라 불리는 비오 5세가 1569년에 선포하였다. 또한, 2002년에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다시금 묵주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그리스도의 공생활을 묵상하는 ‘빛의 신비’를 덧붙일 것을 권하였다.

묵주의 기도는 1830년 이후 세계 각처에서 발현한 성모 마리아가 묵주의 기도를 열심히 바칠 것을 권고하면서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성모 마리아는 1830년 파리에서, 1858년 루르드에서, 1917년 파티마에서 그리고 1981년부터 오늘까지 메쥬고리예에서, 발현할 때마다 묵주의 기도를 잘 바치도록 간곡히 부탁하셨다.

이러한 묵주의 기도는 ‘인체의 호흡’에 비유될 만큼(레지오 마리애 새교본 19장 14항) 신자 신앙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묵주의 기도는 구원의 역사를 효과적으로 집약하고 있으며 그 구원의 역사 속에서 마리아가 하시는 여러가지 구실을 잘 드러내고 있다. (레지오 마리애 새교본 18장 4항) 묵주의 기도를 열심히 하면 성서의 신비를 모두 알게 되며 영원한 삶에 대한 신비를 깊이 묵상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묵주의 기도를 통해 묵상하게 되는 예수의 탄생(환희), 죽음(고통), 부활(영광)의 신비는 우리 삶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바로 여기에 묵주의 기도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는 기쁨 뒤에 고통이 찾아오고 그 고통 뒤에 영광이 찾아온다는 단순한 진리를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다. 마라톤에서 모든 역경을 딛고 우승을 차지한 선수에게 ‘영웅’이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도 바로 수없이 많은 고통의 시간을 이겨낸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묵주의 기도는 이처럼 환희, 고통, 영광이라는 이 ‘삼각 순환고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삶을 완벽하게 담아내고 있다. 우리는 묵주의 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구원사를 묵상하며 구원사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우리들의 삶을 묵상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역대 교황들은 묵주의 기도의 중요성과 함께 묵주의 기도의 은총을 계속 강조해 오고 있다.

교황 비오 10세는 “묵주의 기도만큼 아름답고 은총을 많이 내리게 하는 기도는 없다”면서 묵주의 기도를 매일 정성스럽게 바치라고 유언했다.

 


 

▶ 묵주의 기도의 약속

다음은 동정녀이신 어머니 마리아께서 성 도미니꼬와 복자 알라노에게 주신 약속입니다.

1. 내 묵주의 기도를 열심히 바치는 자에게는 나의 특별한 보호와 수많은 은총을 약속한다.
2. 내 묵주의 기도에 항구한 자는 어떤 표시 있는 은혜를 받을 것이다.
3. 묵주의 기도는 지옥을 능히 쳐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이며, 악을 쳐부시고 죄에서 구원하고, 이단을 물리칠 것이다.
4. 묵주의 기도는 덕과 선을 더욱 풍성케 하고, 영혼 안에 하느님의 가장 풍요한 은총을 내릴 것이며, 그 마음 안에 세상의 사랑 대신 하느님의 사랑을 심어다 줄 것이며, 그 영혼은 이로 인해 성화될 것이다.
5. 묵주의 기도를 드리며 나에게 달아드는 자는 영원히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6. 매 신비를 묵상하며, 나의 묵주의 기도를 경건하게 바치는 자는 불행에 묻히거나 죽을 때에 버림받지 않을 것이며, 죄인은 회개하고 의인은 은총에 더욱 성장하고 영원한 생명에 합당한 자가 될 것이다.
7. 나의 묵주기도에 진실로 헌신하는 자는 교회의 위로나 은총 없이 죽지는 않을 것이다.
8. 나의 묵주의 기도를 바치는 자는 살아있을 때와 죽을 때에 하느님의 빛과 그 은총의 풍요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며, 모든 성인들의 공로를 나누어 받을 것이다.
9. 나의 묵주기도에 열심했던 영혼이 연옥에 떨어지면 즉시 구해낼 것이다.
10. 나의 묵주기도의 진실한 자녀들은 천상에서 큰 영광을 누릴 것이다.
11. 나의 묵주기도를 통해 청하는 바는 무엇이나 다 들어 주겠다.
12. 나의 묵주기도를 전파하는 자는 모든 필요한 도움을 다 얻을 것이다.
13. 나는 내 아들로부터, 매괴회 회원들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천상의 성인들을 형제로 차지할 권한을 부여 받았다.
14. 나의 묵주기도를 성실하게 바치는 자는 내 사랑하는 자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형제 자매가 될 것이다.
15. 나의 묵주기도에 대한 신심은 구원의 명확한 표시가 될 것이다.

 


 

▶ 묵주의 기도 방법

묵주의 기도는 구도와 염도가 가장 아름답게 조화된 기도라고 한다. 구도란 일정한 문장으로 정해진 기도문이고, 염도란 일정한 문장으로 정해지지 않은 내심의 기도 또는 침묵의 기도이다. 묵주의 기도는 바로 일정한 기도문을 되풀이하여 외우면서 주님의 구원 신비를 묵상하는 기도이다. 따라서 로사리오를 개인적으로 혹은 공동으로 기도할 때 각단의 신비 내용을 진정으로 묵상해야 한다.

예를 들면 “환희의 신비 1단. 마리아, 예수를 잉태하심을 묵상합시다.”라고 한 후, 주의 기도와 성모송을 외우는 동안에 일체 다른 생각이나 묵상을 하지 말고 마리아께서 예수를 잉태하시는 그 신비만을 묵상해야 한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옳지 못한 방법으로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고 있다. 그냥 일반적인 생각이나 묵상으로 바치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예 아무 생각이나 묵상도 하지 않고 외워버리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자기가 세운 지향의 내용을 생각하면서 바치기도 한다.

예로써, 아픈 어머니를 생각한다든가 또는 아들의 시험 합격을 바라고 시험 결과를 이리저리 상상하면서 바치는 경우이다. 지향은 묵상을 시작하기 전에 세우고 생각할 수 있으나, 묵상중에 생각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분심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의 기도와 성모송의 내용을 생각하면서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로사리오 기도를 얼마나 깊이 묵상하는가 하는 척도는 그리스도인이 얼마나 자기 생활을 기도화하고 자신을 관상화했는가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영적인 사람일수록 로사리오 기도를 깊이 묵상하고 관상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로사리오 기도를 꾸준히 묵상하면서 자기 생활을 더욱더 기도화하고 자신을 관상화할 수 있다. 로사리오 기도는 깊은 영성에 도달하기 위한 힘있는 수단이다.

 

* 묵주 기도의 구성 및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십자가를 잡고 성호경을 한 다음 십자가에 친구하고 사도신경을 외운다.
  2. 다음 묵주알을 잡고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
  3. 다음 세개의 알을 차례로 넘기며 각각 성모송을 한다. 각각에서 다음을 묵상한다.

    1) 천주 성부의 지극히 거룩한 딸이신 마리아
    2) 천주 성자의 평생 동정 어머니이신 마리아
    3) 천주 성령의 지극히 정결한 짝이신 마리아

  4. 다음의 묵주알을 잡고 (머리를 숙이며) 영광송을 한 후, 묵상 주제인 환희, 고통, 영광의 신비 중에서 하나를 택하여 신비 1단을 외운고,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
  5. 묵주알 10개를 넘기면서 성모송 10번을 하는 동안 신비 1단의 내용을 묵상한다.
  6. 다음 알을 잡고 영광송구원경을 바치면서 1단을 마친다.
  7. 이어서 신비 2단을 외운 뒤, 마찬가지로 주님의 기도 1번성모송을 10번을 하면서 2단의 내용을 묵상하고, 영광송, 구원경을 바친다.
  8. 같은 방법으로 3단, 4단, 5단을 바친다.
  9. 마지막 5단의 영광송, 구원경을 바친 뒤 성모찬송을 바치고 십자가에 친구하면서 성호경을 하고 끝낸다.

 

<환희의 신비>

제1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심을 묵상합시다.
제2단.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을 찾아보심을 묵상합시다.
제3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낳으심을 묵상합시다.
제4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성전에서 바치심을 묵상합시다.
제5단. 마리아께서 잃으셨던 예수님을 성전에서 찾으심을 묵상합시다.

<빛의 신비>

제1단.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제2단. 예수님께서 가나에서 첫 기적을 행하심을 묵상합시다.
제3단. 예수님께서 하늘나라를 선포하심을 묵상합니다.
제4단. 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심을 묵상합시다.
제5단.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심을 묵상합시다.

<고통의 신비>

제1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피땀 흘리심을 묵상합시다.
제2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매맞으심을 묵상합시다.
제3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가시관 쓰심을 묵상합시다.
제4단. 예수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제5단. 예수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영광의 신비>

제1단.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을 묵상합시다.
제2단. 예수님께서 승천하심을 묵상합시다.
제3단. 예수님께서 성령을 보내심을 묵상합시다.
제4단. 예수님께서 마리아를 하늘에 불러 올리심을 묵상합시다.
제5단. 예수님께서 마리아께 천상 모후의 관을 씌우심을 묵상합시다.

<구원경>

예수님, 저희 죄를 용서하시며, 저희를 지옥불에서 구하시고,
모든 영혼들을 천국으로 이끌어 주시며, 특히 자비를 가장 필요로 하는 영혼들을 돌보소서.

* 자료출처: 평화신문 / 가톨릭신문 / ‘묵주의 9일 기도’ (푸른군대 한국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