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 예수와 여자 제자들

  아름다운 큰 방 -벽이 희고, 천장도 두꺼운 커튼도 희고, 의자에 씌운 천들과 창문에 유리 대신으로 끼워서 광선이 들어오게 하는 운모(雲母)판도 흰, 연회에 쓰이는 방들 중의 하나이다. – 그 방에는 여자들의 수다가 가득 찼다. 서로 이야기를 하는 열댓 명의 여자는 보통일이 아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두꺼운 커튼을 젖히고 문지방에 나타나시자 완전히 조용해지고, 모두가 일어나서 가장 존경하는 태도로 몸을 굽힌다.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하고 예수께서 다정스럽게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방금 끝난 고통의 폭풍우의 흔적은 조금도 그 얼굴에 남아있지 않고, 마치 괴로운 일이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았거나 곧 일어나려고 하는데, 그것을 당신이 완전히 의식하고 계시지 않은 것처럼 침착하고 빛나고 평화스럽다.
  “선생님께 평화, 저희들이 왔습니다. 선생님이 ‘요안나의 집에 있는 여자 모두’라고 일러 보내셨기에 순종했습니다. 엘리사가 제 집에 있었습니다. 요새 제가 모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집에는 선생님을 따른다고 말하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사람들이 제가 선생님의 충실한 제자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선생님에 대해서 물어보려고 왔었습니다. 그리고 발레리아도 제가 예루살렘의 저택에 있는때부터 제 집에 저와 같이 있습니다. 발레리아하고는 발레리아를 보러 온 쁠라우띠나가 있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이 여자가 있었습니다. 이 여자에 대하여 발레리아가 선생님께 말씀드릴 것입니다. 나중에 선생님의 소원에 대한 기별을 받고, 안날리아와 친척으로 생각되는 이 처녀가 왔습니다. 저희들이 오려고 준비를 하면서 니까를 잊지 않았습니다. 선생님께 대한 오직 한 믿음 안에 자매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리고 아직 선생님께 대한 자연적인 사랑의 단계에 있는 여자들이 발레리아처럼 더 높이 올라오기를 바라는 것도 매우 아름답고요.” 하고 요안나가 아직 자연적인 사랑에 남아 있는… 쁠라우띠나를 넌지시 바라보면서 말한다….
  “금강석은 천천히 형성되는 것이다, 요안나야. 여러 세기 동안 감추어진 불이 필요한 것이다…. 절대로 급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또 절대로 낙망해서도 안 된다… 요안나야….”
  “그런데 금강석이 다시 재가… 되면요?”
  “그것은 그것이 아직 완전한 금강석이 아니었다는 표다. 참을성과 불이 더 필요하다. 주님께 바라면서 다시 한번 시작하는 것이다. 첫번에는 실패인 것처럼 보이던 것이 두번째에는 대성공으로 변하는 일이 자주 있다.”
  “혹은 세번째나 네번째, 또는 그 이상두요. 저는 아주 많이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선생님이 성공을 거두셨습니다.” 막달라의 마리아가 방 안쪽에서 파이프오르간 같은 우렁찬 목소리로 말한다.
  “마리아는 과거를 회상시키면서 겸손하게 행동할 때마다 기뻐합니다…” 하고 모든 사람의 마음에서 기억이 지워지기를 바라는 마르타가 한숨짓는다.
  “언니, 사실 그래. 나는 과거를 생각나게 하는 것이 기뻐. 그렇지만 언니가 말하는 것처럼 내가 겸손하게 행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지은 죄에 대한 기억과 나를 구해주신 분께 대한 감사하는 마음에 이끌려서 더욱 더 올라가기 위해서야. 그리고 자기 자신이나 자기에게 소중한 사람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이 다시 용기를 내고, 산을 옮겨 가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신 그런 마음에 이를 수 있게 되기를 위해서이기도 해.”
  “그런데 마리아는 그런 믿음을 가졌으니 정말 행복해! 당신은 두려움을 몰라…”하고 몹시 온순하고 몹시 소심한 요안나가 한숨을 쉬면서 말하는데, 요안나를 막달레나와 비교하면 한층 더 그런 것 같이 보인다.
  “나는 두려움을 몰라 두려움은 내 인간 본성에도 일찌기 있지 않았어, 그런데 내가 주님께 속한 사람이 된 뒤로는 내 영적인 본성에도 두려움을 알지 못하게 됐어. 모든 것이 내 믿음을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됐어. 나같이 다시 살아나고, 오빠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본 여자가 무엇을 의심할 수 있겠어? 아니야. 내가 의심을 하는 것은 이제 아무 것도 없어.”
  “하느님이 당신과 같이 계신 동안은, 즉 라삐께서 당신과 같이 계신 동안은 그럴 테지요….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곧 우리를 떠나신다고 말씀하시지 않아요? 그러면 그 때에는 우리 믿음이 어떻게 되겠어요? 나는 아직 인간적인 한계를 넘어가지 못했으니까, 오히려 당신들의 믿음이라고 말해야겠지요…” 하고 쁠라우띠나가 말한다.
  “선생님이 육체적으로 계신 것이나 안 계신 것이 내 믿음에 상처를 입히시는 않을 거예요. 나는 두려워하지 않겠어요. 이것은 내 쪽에서 교만해서 그런게 아니예요. 나 자신을 알기 때문이지요. 최고회의의 위협이 실현되게 된다 해도… 보세요, 나는 두려워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당신은 무엇을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거예요? 의인이 의로운 것을? 이 두려움은 나도 안 가지고 있을 거예요. 이것은 우리가 그들의 지혜를 높이 평가하는 많은 현인들, 말하자면 그들이 사라진지가 여러 세기가 지난 다음에도 우리가 그들의 사상의 생명을 정신적 양식을 삼고 있는 수많은 현인들의 말로 그것을 믿어요. 그렇지 만일 당신이…” 하고 쁠라우띠나가 버티어나간다.
  “선생님이 돌아가시는 것 때문에도 나는 두려워하지 않을 거예요. 생명은 죽을 수가 없어요, 오빠는 다시 살아났어요. 보잘 것 없는 사람이던 오빠가요….”
  “그렇지만 오빠는 자기 스스로 다시 살아난 것이 아니라 선생님께서 그의 영혼을 무덤 저쪽에서 도로 불러오셨기 때문이었어요. 선생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지요. 그러나 만일 선생님께서 죽임을 당하시면 누가 선생님의 영을 불러올 겁니까?”
  “누가요, 선생님이시지요. 즉 하느님이요, 하느님께서 당신 스스로를 만드셨어요. 하느님께서 당신 스스로 다시 살아나실 수 있어요.”
  “하느님은… 그렇지요…. 당신들의 믿음으로는 당신을 스스로 만드셨지요. 이것은 신들이 그들 사이의 사랑의 결과로 한 신이 다른신에게서 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벌써 인정하기가 어려운 것이지요.”
  “외설하고 비현실적인 사랑의 결과로 라고 당신은 말해야 할 거예요.”하고 막달라의 마리아가 격렬하게 말을 가로막는다.
  “당신 좋을 대로…” 하고 쁠라우띠나가 타협적으로 말하고, 그의 말을 마저 끝내려고 한다. 그러나 막달라의 마리아는 그의 말을 가로막고 이렇게 말한다.
  “그렇지만 사람은 자기 스스로 다시 살아날 수 없다고 말하려는 거지요. 그러나 거룩하신 분들 중에서 지극히 거룩하신 분에게는 불가능한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선생님은 당신 스스로 사람이 되신 것과 같이 선생님이 친히 당신 자신에게 다시 살아나라는 명령을 하실 거예요. 당신은 이해할 수가 없지요. 당신은 이스라엘의 역사의 인물들을 알지 못하니까요. 선생님과 선생님의 기적은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예언된 대로 이루어질 거예요. 주님, 저는 미리 믿습니다. 모든 것을 믿습니다. 선생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동정녀의 아들이시며, 구원의 어린 양이시고, 지극히 거룩하신 메시아이시고, 전세계의 구세주이시고 왕이시라는 것을, 주님의 나라는 끝도 한계도 없다는 것, 그리고 끝으로 삶과 죽음은 하느님께서 만드셨고, 모든 것이 그런 것과 같이 삶과 죽음도 하느님께 복종하기 때문에 죽음이 주님을 지배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주님이 인정을 받지 못하시고 업신여김 받으시는 것을 보는 고통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주님의 영원하신 존재에 대한 제 믿음은 더 클 것입니다. 저는 믿습니다. 주님에 대해서 예언된 것을 모두 믿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모두 믿습니다. 오빠에 대해서도 저는 믿을 줄을 알았습니다. 순종하고 믿을 줄 안 것은 저 혼자였고, 믿지 말라고 저를 설득하고자 한 사람들과 일들에 반항할 줄 안 것도 저 혼자뿐이었습니다. 시련의 끝이 다 된 마지막 한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저는 쇠약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시련이 너무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 왔었고… 그래서 저는 복되신 선생님이신 주님께서도 죽은 지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난 후에는 골랄(golal.히브리어로 썩어서 몹시 더러운 것을 가리키는 말.)에 가까이 가실 수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었습니다…. 지금은… 무덤이 며칠이 아니라, 여러 달째 그 안에 들어 있는 희생물을 돌려주기 위해 벌어지게 된다 하더라도 다시는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오! 주님! 저는 주님이 누구신지 압니다! 진흙탕이 별을 알아보았습니다!” 마리아는 예수의 발 앞에 방바닥에 쭈그리고 앉았다. 마리아는 이제 격렬하지 않고 온순하며, 예수께로 향한 그의 얼굴은 숭배를 나타낸다.
  “내가 누구냐?”
  “스스로 계신 분이십니다. 주님은 그런 분이십니다. 다른 것, 즉 인간은 옷입니다. 저희들 가운데로 오셔서 저희들을 구하시려고 주님의 광채와 주님의 거룩하심을 감춘 필요한 옷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하느님, 제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면서 마리아는 땅에 엎드려 그리스도의 발에 입맞춤하는데, 긴 아마포 옷에서 비죽 나온 발가락에서 입술을 뗄 수 없는 것 같다.
  “마리아야, 일어나거라. 네가 가지고 있는 그 믿음에 점점 더 집착하여라. 그리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동안에 그 믿음을 높이 올려 사람들의 마음이 거기에 집착하고 바랄 줄 알게 하여라. 그것만이라도….”
  그리고는 모든 여자들을 향하여 말씀하신다.
  “내가 여러분을 부른 것은 이제 닥쳐올 기간에는 우리가 조용히 만날 수가 없겠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우리를 에워쌀 것인데 마음의 비밀은 육체의 비밀보다 수줍음을 더 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내가 선생이 아니라, 친구입니다. 여러분은 모두가 내게 말해야 할 희망이나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다시 한번 조용히 나를 보는 것을 좋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과 새 나라의 꽃인 당신들과 생명 안으로 들어오기 위하여 어두움의 곳을 떠나는 이교국(異敎國)의 꽃인 당신들을 불렀습니다. 이제 닥쳐올 날들을 위하여 이것을 여러분의 마음속에 새겨두시오. 즉 여러분이 박해받는 이스라엘의 왕, 비난받는 죄없는 사람, 사람들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선생에게 주는 영광은 내 고통을 완화한다는 것을.
  나는 여러분에게, 즉 이스라엘의 여러분, 이스라엘에 온 여러분, 이스라엘을 향하여 오는 중인 여러분에게 단단히 일치해 있기를 부탁합니다. 서로서로 도와주시오. 더 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은 가장 약한 사람들을 도와주시오.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은 새로운 지혜에 대하여 별로 아는 것이 없거나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다만 거기 대한 소원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서, 그들의 인간적인 욕망이 더 전진한 자매들의 보살핌 덕택으로 진리에 대한 초자연적인 욕망으로 발전하게 하시오. 서로서로 동정을 많이 하시오. 여러 세기에 걸친 하느님의 율법으로 정의에 단련이 된 자매들은 이교로 인하여 다르게… 된 자매들을 동정하시오. 하느님의 능력이 개입해서 매우 착한 뜻을 돕기 위하여 변화를 일으키는 예외적인 경우를 빼놓고는 도덕적인 습관은 하루 이틀에 바뀌어지지 않습니다. 다른 종교에서 오는 자매들에게서 그들의 진보에서 정지하거나, 또 때로는 옛날의 길로 다시 돌아가는 것까지 보게 되더라도 놀라지 마시오. 내게 대한 이스라엘의 태도를 생각하고, 이스라엘이 선생님에 대해서 가질 줄을 몰랐고, 가지기를 원치 않은 순응성과 덕행을 이방인들에게서 기대하지 마시오.
  여러분은 서로 자매들처럼 생각하시오. 사람으로서의 내 생애의 이 마지막 시기에 운명이 내 주위에 모아놓은 자매들이라고 생각하시오…. 울지들 마시오! 운명은 여러분을 여러 다른 곳, 따라서 풍속과 언어가 달라서 인간적으로는 서로 이해하기가 어렵게 되는 여러 곳에서 데려다가 모아놓았습니다. 그러나 정말이지 사랑은 한 가지 말만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이렇습니다. 사랑받는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을 하는 것, 그리고 선생님에게 영광과 기쁨을 주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자 이 점으로는 여러분이 모두 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이 이해하는 자매들은 다른 자매들이 이해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미래에는, 더 먼 장래에나 더 가까운 장래에, 여러 가지 다른 상황 속에서 여러분은 다시 세상의 여러 지방으로 헤어져서, 일부분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일부분은 귀양살이를 하러 갈 것입니다. 그런데 이 귀양살이를 할 사람들은 이리나 저리로 끌려가는 것이 참된 고향을 떠난 귀양살이를 이루는 것이 아님을 이해하게 할 완전한 진리에 벌써 이르렀을 것이기 때문에 그 귀양살이가 괴롭게 여겨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참된 고향은 하늘입니다. 진리 안에 있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있고 자기 안에 하느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은 벌써 하느님의 나라에 있는 것인데, 하느님의 나라는 국경이 없어서, 가령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이베리아(이베리아반도), 판도니아(다뉴브강 근처의 지방)나 갈리아(프랑스의 옛날 이름)나 일리리아(발칸 반도의 산 많은 지방)에 가게 된다 하더라도 이 사람은 그 나라에서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항상 예수 안에 남아 있거나 예수에게로 오면 항상 나라 안에 있을 것입니다.
  나는 모든 양들을 모으려고 왔습니다. 아버지의 양떼의 양들과 다른 양떼의 양들과 또 목자 없는 야생의 양들과 야생의 양들보다도 훨씬 더 길잃은 양들도 모으러 왔습니다. 이 길잃은 양들은 하느님의 율법뿐 아니라 윤리 규범까지 조금도 알지 못하게 하는 몹시 어두운 암혹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그렇게 되라고 하느님께서 정하신 때에 알려지기를 기다리다가 나중에 와서 그리스도의 양떼의 일부가 될 알려지지 않은 토착민들입니다. 언제 그렇게 되겠습니까? 오! 영원하신 분에게는 몇 해나 몇 세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미래의 목자들과 더불어 야생의 양들과 어린 양들을 그리스도의 사람 속으로 모으러 가서 하느님의 목장으로 데려 올 자매들의 선구자들일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첫번째 시험 장소는 이곳이어야 합니다. 날기 위해서 그 날개를 쳐드는 어린 제비는 즉시 큰 모험을 하려고 뛰어들지는 않습니다. 그 작은 제비는 처음에는 처마에서 옥상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포도나무까지 날아 가 봅니다. 그리고 다시 둥지로 돌아오고, 다시 그 놈이 사는 집의 옥상 너머 다른 옥상으로 날아 갔다가 다시 돌아옵니다. 그리고는 다시 더 멀리… 그러다가 마침내 날개의 힘줄이 든든해지고 방향 감각이 확실해진 것을 느낍니다. 그러면 그때에는 바람과 공간과 장난을 하며 지저귀며 벌레들을 쫓아다니고, 물을 스치고, 다시 해를 향해 올라가고 합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적당한 때에 자신있게 날개를 펴서 더 따뜻하고 새로 먹을 것이 많은 지방을 향하여 멀리 날아갑니다.
  그 제비는 바다와 하늘이라는 끝없는 두 파란 것 사이에 외로이 떠가는 광택이 나는 강철점 같이 작은 것이지만, 바다를 건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처마에서 잎이 우거진 포도덩굴까지 조금 날아가는 것도 겁을 냈었는데, 지금은 겁없이 떠나가는 작은점이고, 화살같이 공기를 가르는 완전하고 힘이 좋은 몸입니다. 그래서 공기가 공중의 그 작은 왕을 사랑으로 운반하는 것인지 또는 공중의 작은 왕인 그 놈이 사랑으로 그의 영공을 누비고 다니는 것인지 알지 못할 지경입니다. 더 빨리 가기 위하여 바람과 대기의 밀도를 이용하는 제비의 자신있는 날아감을 보면서, 누가 그 제비가 처음으로 서투르고 겁많은 날개 짓을 하던 것을 생각합니까?
  여러분의 경우도 이러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경우도 이러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을 본받을 모든 영혼이 이러하기를 바랍니다. 갑작스레 능력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에 몇 번 실패했다고 낙담할 것도 아니고, 처음에 몇번 승리했다고 우쭐할 것도 아닙니다. 처음 실패는 다음번에 더 잘하는데 도움이 되고, 처음승리는 장차 한층 더 잘 하고 또 하느님께서는 착한 뜻을 도와주신다는 확신을 가지도록 격려하는데 소용됩니다.
  목자들의 권고와 명령에 순종하는 데 관하여 항상 그들의 말을 따르시오. 목자들의 임무를 도와주는 것과 그들의 피로에 대한 뒷받침이라는 면에서 그들에게 항상 누이가 되어 주시오. 이 말을 오늘 여기 있지 않은 자매들에게도 해 주시오. 그리고 장차 올 자매들에게도 이 말을 해 주시오.
  그리고 지금이나 언제나 내 어머니께 대하여 딸노릇을 하시오. 내 어머니께서 여러분을 지도하실 것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처녀들이나 과부들, 아내들이나 어머니들을 모두 지도하실 수 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초자연적인 지혜로 만이 아니라 개인적인 경험으로 모든 처지의 의무를 아셨기 때문입니다. 내 어머니 마리아를 통하여 여러분이 서로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시오. 내 어머니는 생명의 나무이시고, 하느님의 살아 있는 방주(方舟)이시며, 그 안에 영원하신 지혜가 자리를 잡으시고, 그 안에서 영원한 은총이 사람이 된 하느님의 모습이시기 때문에 여러분은 절대로 쇠약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했고, 여러분을 본 지금은, 내 제자들의 말과 미래의 제자의 바람이 되는 사람들의 말을 듣기를 원합니다. 가시오. 나는 여기 남아 있겠습니다. 우리가 다시는 이 시간과 같은 친밀한 평화의 시간을 결코 가지지 못할 것이니까, 여러분 중에서 내게 말할 것이 있는 사랑은 오시오.”
  여자들은 서로 의논한다. 엘리사는 성모님과 글레오파의 마리아와 같이 나간다. 라자로의 마리아는 무슨 일을 그에게 권하고자 하는 쁠라우띠나의 말을 듣는다. 그러나 마리아가 머리로 거부하는 표시를 하는 것으로 보아 원치 않는 것 같다. 그리고는 상대자를 남겨둔 채간다. 그는 지나는 길에 언니와 수산나를 붙잡고 말한다. “우리는 선생님께 말씀드릴 시간이 있어. 그러니까 떠나야 하는 여자들을 여기 남겨 두어요.”
  “사라야 오너라. 우리는 맨 나중에 오자” 하고 안날리아가 말한다.
  모든 여자가 천천히 나가는데, 마리아 살로메만이 어떻게 할까 망설이며 문께에 그대로 있다.
  “이리 오세요, 아주머니. 문을 닫고 이리 오세요, 무얼 두려워하세요?” 하고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신다.
  “저는… 항상 선생님과 같이 있어서 그럽니다. 라자로의 마리아의 말을 들으셨습니까?”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리 오세요. 아주머니는 제 처음 사도들의 어머니이십니다. 제게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것입니까?”
  여인은 무슨 중요한 것을 청해야 하는데, 그렇게 해도 되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처럼 천천히 가까이 온다.
  예수께서는 미소로 그를 격려하시며 말씀하신다. “뭡니까? 혹 제베대오 아저씨를 위해 세째 자리를 청하시려는 겁니까? 그러나 아저씨는 현명하시니, 분명히 그 말을 제게 하라고 아주머니를 보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말씀하세요….”
  “아! 주님! 바로 그 자리에 대해서 주님께 말씀드리고자 했습니다. 주님은…  주님이 말씀하시는 투는… 주님이 저희를 떠나시게 되는 것처럼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떠나시기 전에 저를 정말 용서해 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주님의 마음을 기분 나쁘게 해드렸다는 생각에 제 마음이 편안하지 않습니다.”
  “아직 그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제가 아주머니를 전과 같이, 이전보다도 더 사랑하는 것같이 보이지 않습니까?”
  “오! 그건 맞습니다, 주님. 그러나 제 남편에게 주님이 제게 대해서 얼마나 인자하셨는지 말할 수 있게 정말 용서한다는 말씀을 해주십시오.”
  “그렇지만 아주머니, 용서받은 잘못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닙니다, 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제 남편은 주님이 그의 아들들을 매우 사랑하시는 것을 보고 저와 같은 죄에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주님이 저희를 떠나시면 누가 저희를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저희 모두가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기를 바랍니다. 제 남편두요. 제가 이것을 원한다고 정의를 저버린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보잘 것 없는 여자라, 성경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희 여자들에게 성경을 읽어주시거나 성경 대목들을 말씀하실 때에는 이스라엘의 선택받은 여인들에 대해서, 그리고 어디에서 그 말을 하는지를 자주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몹시 제 마음에 드는 잠언(箴言)에는 남편의 마음이 용맹한 아내를 믿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신뢰를 아내가 하늘과의 교제에 관해서 까지도 자기 남편에게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제가 남편이 죄짓는 것을 막아서 하늘에 확실한 자리를 마련해주면 제가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살로메 아주머니. 아주머니는 이제 정말 지혜를 향해서 입을 열으셨고, 아주머니의 혀에는 착함의 근원들이 있습니다. 안심하고 가십시오. 아주머니는 제 용서 이상의 것을 받으셨습니다. 아주머니의 아들들은 아주머니의 마음에 몹시 드는 성경 말씀대로 아주머니를 지극히 행복한 여인이라고 선언할 것이고, 아주머니의 남편은 의인들의 고향에서 아주머니를 칭찬할 것입니다. 안심하고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행복하세요.” 예수께서는 살로메에게 강복하시고 떠나보내신다.
  살로메는 매우 기뻐하며 간다.
  메론 호수 근처에 있는 집의 늙은 안나가 두 어린 사내아이의 손을 잡고 들어온다. 그 뒤에는 수줍어하고 약간 창백한 계집아이가 따라 오는데, 그 계집아이가 겨우 걸음을 걸을 줄 아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와서 벌써 약간 엄마 같은 느낌이 든다.
  “오! 안나 할머니! 할머니도 제게 말씀을 하려고 하십니까? 그런데 할아버지는요?”
  “병들었습니다, 주님. 병이 들어도 매우 중한 병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돌아갔을 때는 이미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릅니다….” 눈물이 늙은 얼굴의 주름살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런데 할머니는 여기 오셨습니까?”
  “저는 여기 왔습니다. 남편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갈 수 없소 그러나 당신은 과월절을 지내러 가오. 그리고 조심하오. 우리 아들들이….’” 노파는 더 크게 울며 말을 하지 못한다.
  “할머니, 왜 우세요? 할아버지는 ‘우리 아들들이 그들의 영원한 평화를 위해 그리스도를 반대하지 않도록 조심하시오’하고 말씀하셨는데, 제대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유다 할아버지는 의인이십니다. 당신의 목숨이나 할머니의 보살핌으로 할아버지의 목숨이 얻을 위안보다도 아들들의 행복을 더 걱정하십니다. 의인들의 죽음을 앞둔 시간에는 휘장이 들려서 정신의 눈이 진리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할머니의 아들들은 할머니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나를 배척하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주님, 그들을 미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하겠습니까? 나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죄가 없는 이 아이들에게는 사람을 죽이는 증오를 이들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게 하기 위해 손을 얹어 주겠습니다. 내게로 오너라. 너는 이름이 뭐냐?”
  “아버지의 아버지처럼 유다예요.” 하고 사내아이들 중에서 제일 큰 아이가 대답한다. 그러니까 누나가 손을 잡고 있는 제일 작은 아이가 깡총깡총 뛰면서 외친다. “나도, 나도 유다야!”
  “그렇습니다. 그들은 저희 아들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붙여 주는 것으로 아버지를 공경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일로는 공경하지 않았습니다…” 하고 작은 노파가 말한다.
  “할아버지의 덕행이 이 아이들에게 있습니다. 너도 오너라, 얘야. 너도 너를 이리 데려오신 할머니처럼 착하고 슬기롭게 되어라.”
  “오! 마리아는 착하고 슬기롭습니다! 혼자 있지 말라고, 이 애를 갈릴래아로 데리고 가겠습니다.”
  예수께서는 착한 계집아이의 머리에 손을 얹으신 채 아이들에게 강복하신다. 그리고 이렇게 물으신다. 그런데 안나 할머니, 할머니를 위해서는 아무 것도 청하지 않으십니까?”
  “제 남편이 살아 있는 것을 다시 만나고 아들들이… 어떻다고 말해서 거짓말을 할 힘을 주십시오….”
  “안 됩니다. 거짓말은 절대로 안 됩니다. 죽는 사람이 편안히 죽도록 하기 위해서도 안 됩니다. 할아버지께 이렇게 말씀하세요. ‘선생님이 당신에게 강복한다고 말씀하셨고, 당신과 함께 당신 핏줄에도 강복하셨습니다’하고 이 죄없는 어린 아이들도 할아버지의 핏줄인데, 이 애들에게 내가 강복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아들들의 일을… 물어 보면요?….”
  “‘선생님이 그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하고 말씀하세요. 할아버지는 제 기도가 힘이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쉬실 것이고, 죽어가는 사람에게 낙망을 주지 않고 진실을 말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할머니의 아들들을 위해서도 제가 기도할 테니까요. 할머니도 평안히 가세요. 언제 예루살렘을 떠나십니까?”
  “안식일 때문에 길에서 멈추지 않기 위해 안식일 다음 날 떠나겠습니다.”
  “좋습니다. 안식일 후에 여기 계시다니 기쁩니다. 엘리사와 니까와 매우 가까이 지내십시오. 가십시오, 그리고 굳세고 충실하십시오.”
  노파가 벌써 거의 문까지 갔는데, 예수께서 다시 부르신다. “이거보세요. 손자들이 할머니와 같이 많이 있겠지요?”
  “제가 예루살렘에 있는 동안은 늘 같이 있습니다.”
  “요 며칠 동안은… 할머니가 저를 따르려고 나오시면 아이들은 집에 남겨 두세요.”
  “왜요, 주님? 박해를 염려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런데 죄없는 어린 아이들은 보지 않고 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세요, 할머니. 가세요.”
  “주님, 만일… 만일 그들이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주님께 하게 된다면, 틀림없이 제 아들들도… 그러면 집이 거리보다도 더 못할 것입니다….”
  “울지 마세요.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실 것입니다. 할머니께 평화.”
노파는 울면서 간다.
  한동안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다가 요안나와 발레리아가 함께 들어온다. 그들은 몹시 불안해한다. 특히 요안나가 더 그렇다. 발레리아는 얼굴이 창백하고 한숨을 쉰다. 그러나 용기가 더 있다.
  “선생님, 안나가 저희들을 겁나게 했습니다. 선생님이 안나에게 말씀하셨지요…. 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쿠자는 우유부단하고… 타산적인 사람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거짓말쟁이는 아닙니다! 헤로데는 선생님을 해칠 생각이 조금도 없다고 쿠자는 장담합니다…. 본시오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겠습니다….”그러면서 요안나는 잠자코 있는 발레리아를 바라본다. 그리고 말을 다시 한다.
  “저는 쁠라우띠나를 통해서 무엇인가 이해하기를 바랐었지만, 별로 이해한 것이 없습니다….”
  “쁠라우띠나가 그가 있던 곳에서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오지 않았다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해야 할 거예요 내게도 쁠라우띠나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내 생각이 틀리지 않는다면, 어떤 사실이 조국이나 자신의 자아에 영향을 미칠 수가 없을 때에는 항상 매우 강한 로마의 무관심이 예전에 움직일 마음을 가진 것같이 보이는 것들은 단단히 막았습니다. 제가 회당에 가까이 간 것보다도 한층 더, 이제는 제 정신과 몹시 다르게 된… 그들의 정신의 이 무관심과 이 안심이 마치 전에는 합쳐져 있던 두 땅을 한 도랑이 갈라놓는 것과 같이 우리를 갈라놓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행복합니다. 그것들 나름대로 행복합니다…. 그런데 인간적인 큰 행복은 생각을 깨어 있게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 정신을 깨어 있게 하지도 못한다고 말하시오, 발레리아”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렇습니다, 선생님. 그러나 제게 있어서는 다릅니다…. 선생님께서는 저희와 같이 있던 여자를 보셨지요? 그 여자는 제 집안의 사람입니다. 과부로 혼자 몸인데, 제 부모가 저를 이탈리아로 돌아가도록 설득하라고 보낸 여자입니다. 오! 미래를 위해 많은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것들은 제가 이제는 높이 평가하지 않게 된 기쁨들입니다. 이 이유로 해서 그것들이 이제는 제게 기쁨으로 생각되지 않게 되었고, 그래서 짓밟아 버립니다.
  저는 이탈리아에 가지 않겠습니다. 여기서 저는 선생님을 모시고 있고, 선생님께서 구해 주시고, 그의 영혼 때문에 사랑하도록 가르쳐주신 제 어린 딸을 데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곳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마르첼라는… 선생님을 뵈라고, 그리고 제가 여기 남아 있는 것은 어떤 유다사람에 대한 불명예스러운 사랑 때문이 아니라 -저희들이 보기에는 그것이 불명예스러운 것입니다. -버림받은 아내라는 이 고통 중에 선생님에게서 위안을 받기 위해서라는 것을 깨달으라고 데리고 왔습니다. 마르첼라는 나쁜 여자가 아닙니다. 그 사람은 고통을 겪어서 이해합니다. 그러나 마르첼라는 아직 제 새 종교를 이해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종교가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저를 좀 나무랍니다…. 그러나 상관없습니다. 그가 원하면, 이제부터 제가 있을 곳에 올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투스닐다와 같이 여기 있겠습니다. 저는 자유이고 부유합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악을 행하지 않으니까,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있지 않게 되었을 때는요?”
  “선생님의 제자들은 남아 있을 것입니다. 쁠라우띠나, 리디아, 그리고 저 다음으로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더 주의깊게 지켜보고 선생님을 더욱 존경하는 끌라우디아 자신도 이제는 제가 그 여자들이 알았고 또 아직도 알고 있다고 믿고 있는 같은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아직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제 저를 안다고 확신합니다. 확신이 하도 강해서, 제가 선생님을 잃으면 많은 것을 잃지만 모든 것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할 지경입니다. 믿음은 남아 있을 터이니까요. 그리고 저는 믿음이 생겨난 곳에 그대로 있고 싶습니다. 저는 선생님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곳에 파우스따를 데려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선생님에 대해서 말합니다. 그리고 분명히 선생님께서는 선생님을 따르기를 원한 저희들을 지도자없이 놔두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야 하는 사람이 왜 이방인인 나여야 합니까? 당신들 중의 여러 사람, 그리고 당신 자신도 선생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지 않게 될 날을 생각하고는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 같은데 말입니다.”
  “발레리아, 그것은 그 여자들이 여러 세기 동안 보수주의에 습관이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여자들의 생각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 저기 당신 집에, 대 사제만이 공식적인 경우에 보는, 보이지 않는 제단 위에 계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그 여자들이 내게 오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여자들이 마침내 주님을 가까이 할 수가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이제는 지극히 높이신 하느님을 그 분의 영광의 영광 중에도 모시지 못하고, 아버지의 말씀을 자기들 가운데 모시지도 못하게 되는 것을 몹시 걱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관대하게 보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너 요안나도 정신을 향상시켜야 한다. 나는 당신들 안에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기억하시오. 나는 가겠지만 당신들을 고아로 놔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신들에게 내 집을, 즉 내 교회를 남겨놓겠습니다. 내 말, 즉 기쁜 소식을 남겨놓겠습니다. 내 사랑이 당신들의 마음속에서 살 것입니다. 그리고 끝으로 내가 당신들에게 더 큰 선물을 남겨놓을 터인데, 그 선물이 나를 가지고 당신들에게 영양을 주어서, 내가 영적으로만 당신들 가운데, 당신들 안에 있지 않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안나 할머니는 아이들 때문에 매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저희들에게 그들에 대해서 몹시 불안해하며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할머니에게 아이들을 사람들에게서 멀리 두라고 말했습니다. 요안나 네게도 같은 말을 하고, 발레리아 당신에게도 같은 말을 합니다.”
  “파우스따를 정해진 시간 이전에 투스닐다와 함께 베델에 보내겠습니다. 그들은 명절 지난 다음에 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떨어지지 않겠습니다. 아이들을 집에 두겠습니다. 그러나 안나 할머니에게 그분의 아이들을 제 집에 두어두라고 말하겠습니다. 그 할머니의 아들들은 한심한 작자들입니다. 그렇지만 제 초대는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어머니에게 반대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선생님?”
  “당신들이 요 며칠 동안 모두 매우 일치해 있으라는 것입니다. 나는 내 어머니의 동서와, 살로메와 수산나와 라자로의 동생들을 데리고 있겠습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들이 일치해 있는 것을, 매우 일치해 있는 것을 보고 싶어요.”
  “그러나 저희들은 선생님 계신 곳에 갈 수 없겠습니까?”
  “요 며칠 동안 나는 빨리 반짝 하고 사라지는 번개 같은 것입니다. 아침에 성전에 올라갔다가 시내에서 나갈 것입니다. 매일 아침 이렇게 성전으로 가는 것 외에는 당신들이 나를 만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선생님이 제 집에 오셨었는데요….”
  “올해는 내가 아무 집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빨리 지나가는 번갯불일 것이다.”
  “그렇지만 과월절은….”
  “나는 과월절을 내 사도들과 같이 지내겠다, 요안나야. 이것이 네 선생님의 뜻이면, 거기에는 분명히 정당한 이유가 있다.”
  “맞습니다…. 그러면 저는 혼자일 것입니다…. 제 오빠들은 그 며칠 동안 자유롭고 싶다고 말했고, 또 쿠자는….”
  “선생님,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비가 억수로 퍼붓습니다. 행각 밑에 모인 아이들을 찾아 가겠습니다” 하고 발레리아가 말하면서 조심스럽게 물러간다.
  “네 마음속에도 비가 몹시 온다, 요안나야.”
  “맞습니다, 선생님. 쿠자는 아주… 이상합니다. 남편을 이제는 이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끊임없는 자가당착입니다. 아마 그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거나… 어떤 위협을 하거나 하는 친구들이 있는가 봅니다…. 또는 장래를 염려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사람이 그 하나뿐이 아니라, 나는 나처럼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고, 외롭게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수는 점점 더 적어질 것이다. 남편에게 매우 상냥하게 굴고 참을성을 많이 가져라. 그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남편은 하느님에게서, 선생님에게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받아서 어떻게 해야 할 텐데요….”
  “어떻게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 누가 내게서 받지 않았느냐? 나는 친구들과 원수들에게 좋은 일을 했고, 용서하고, 병을 고쳐주고, 위로하고 가르쳤다…. 얼마나 하느님만이 변함없고, 얼마나 사람들의 반응이 가지각색이며,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가장 재빨리 그의 은인을 때리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너는 보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이 볼 것이다. 정말로 나와 같이 내 빵을 먹은 사람이 내게 발길질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다, 선생님.”
  “너는 하지 않겠지. 그러나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할 것이다.”
  “제 남편이 이 사람들 축에 끼겠지요? 만일 그렇다면 저는 오늘저녁 집에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아니다. 오늘 저녁은 쿠자가 이들 중에 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이들 중에 끼어 있다 하더라도 네가 있을 자리는 그곳이다. 쿠자가 죄를 짓는다 하더라도 너는 죄를 짓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비틀거리면, 네가 부축해주어야 하고, 그가 너를 짓밟으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아이고! 저를 짓밟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남편은 저를 사랑합니다. 그렇지만 남편이 더 자신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남편은 헤로데에 대해서 영향력이 아주 많습니다. 저는 남편이 분봉왕에게서 선생님에 대한 약속을 얻어 내기를 바랍니다. 끌라우디아가 빌라도에게서 약속을 얻어내려고 애쓰는 것처럼이요. 그러나 쿠자는 제게 헤로데의 막연한 말들만 알려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헤로데는 선생님이 어떤 기적을 행하시는 것을 보기만을 갈망하고, 선생님을 박해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제게 단언할 줄만 알았습니다…. 헤로데는 그렇게해서 요한에 대한 가책을 가라앉히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남편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왕은 끊임없이 이런 말을 하오. <하늘이명령한다 하더라도 나는 그에게 손을 대지 않겠다. 나는 너무 겁이 난다!> 하고.’”
  “쿠자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헤로데는 내게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이 실제적으로 내게 유죄선고를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내게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유죄선고를 내리기를 요구할 것이다. 마치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민중의 의사의 재촉을 받아 때리는 사람과 때리라고 명령하는 사람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오! 그러나 민중은 선생님을 사랑하는 걸요! 선생님을 위해 큰 축제가 준비되고 있어요. 그리고 빌라도는 소란을 원치 않습니다. 제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주님, 제가 무엇을 바라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희망도 하고 실망도 합니다. 제 생각은 해와 비가 갈마드는 요새처럼 변합니다….”
  “요안나야, 기도하여라. 그리고 마음 편히 있어라. 네가 선생님께 고통을 드린 적은 한 번도 없고 선생님도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끊임없이 생각하여라. 가거라.”
요 며칠 사이에 얼굴이 창백해지고 야윈 요안나는 생각에 깊이 잠긴 채 나간다.
  그리고 안날리아의 유순한 얼굴이 나타난다.
  “이리 오너라. 네 동무는 어디 있느냐?”
  “옆방에 있습니다, 주님. 그 애는 가고자 합니다. 모든 여자들이 가려고 합니다. 마르타는 제 소원을 이해하고, 내일 저녁 해질 때까지 저를 여기 있게 합니다. 사라는 제가 여기 남아 있다는 것을 말하려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 애는 주님의 강복을 받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그러나 저는 그 다음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라고 해라. 내가 강복을 주겠다.”
  처녀는 나갔다가 동무와 같이 다시 들어오고, 그 동무는 주님 앞에 엎드린다.
  “평화가 너와 함께 있기를, 그리고 주님의 은총이 너보다 앞서 간 처녀가 너를 인도한 오솔길에서 너를 인도하기를 바란다. 그의 어머니에게 다정스럽게 굴고 너를 완전히 차지하기 위하여 네게 인간관계와 고통을 면하게 해 준 하늘을 찬미하여라. 어느 날이고, 네가 네 의지로 수태하지 못하는 여자로 남아 있은 것으로 인하여 지금보다도 더 하늘을 찬미할 날이 있을 것이다. 가거라!”
  처녀는 매우 감격하여 떠나간다.
  “주님은 그 애가 바라던 것을 모두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말씀이 그 애가 갈망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라는 늘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 운명이 이스라엘에서 새로운 것이기는 하지만 내 마음에 든다. 그래서 나도 그것을 원한다. 아버지는 안 계시고, 또 어머니는 비둘기처럼 순한 분이니까, 나는 그 운명을 따르지 못할까봐 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것을 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또 그 운명이 네게 그런 것처럼 내게도 거룩하게 되기 위해서는 선생님의 입으로 그 말씀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이제는 주님이 그 말씀을 그 애에게 해주셨으니, 저도 마음이 놓입니다. 저는 가끔 한 처녀의 마음을 열광케 하지 않았나 하고 염려를 했었으니까요.”
  “그 처녀가 언제부터 너와 함께 있느냐?”
  “저… 최고회의의 명령이 왔을 때 저는 이렇게 혼잣말을 했습니다. ‘주님의 때가 왔다. 그러니까 나도 죽을 준비를 해야한다’고 제가 주님께 그것을 청했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그것을 주님께 기억나게 해 드립니다…. 주님이 제물로 바쳐지려고 가시면, 저는 주님과 함께 제물이 됩니다.”
  “지금도 같은 일을 단단히 원하고 있느냐?”
  “예, 선생님. 저는 선생님이 계시지 않는 세상에서 살 수는 없을 것입니다….”그리고 선생님이 고통을 당하신 후에 살아남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저는 선생님에 대해서 너무나 염려가 됩니다! 저희들 가운데에는 환상을 품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증오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저는 선생님이 제 봉헌을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저는 가난하기 때문에 제 목숨밖에 드릴 것이 없습니다. 제 생명과 제 순결,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가 혼자 계시지 않게 여동생을 집으로 부르라고 어머니를 설득했습니다…. 사라는 제 대신 어머니의 딸노릇을 할 것이고, 또 사라의 어머니는 어머니의 위안이 될 것입니다.
  주님, 제 마음을 실망시키지 말아 주십시오! 세상은 제게 대해서 아무런 매력도 없습니다. 제게는 세상은 몹시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이 많습니다. 감옥입니다. 제가 아마 죽음의 문턱에까지 갔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는 기쁨을 나타내는 것이 만족을 주지 못하는 공허라는 것을 제가 깨달았나 봅니다. 확실한 것은 제가 오직 희생만을 갈망하고… 주님 위에 고문의 무기처럼 얹혀진 세상의 증오를 보지 않고, 고통 중에서 주님을 닮기 위해… 주님을 앞서 가기를 갈망하는 것뿐입니다….”
  “그 때에 우리는 꺾어 온 백합꽃을 어린 양이 제헌되는 제단 위에 올려놓을 것이다. 그러면 그 백합꽃이 구속하는 피로 빨갛게 될 것이다. 그러면 영원한 사랑이 새하얀 어린 암양을 바친 제관이었다는 것을 천사들만이 알 것이고,천사들은 사랑의 첫번째 희생자, 그리스도의 첫번째 후계자의 이름을 새겨놓을 것이다.”
  “언제입니까, 주님?”
  “네 등불을 준비해 가지고 신부의 옷을 입고 있어라. 신랑이 문에 와 있다. 너는 그의 개선을 보지 죽음은 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나라에 들어가서 신랑과 더불어 개선할 것이다.”
  “아! 저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입니다! 저는 주님의 왕관을 쓴 여왕입니다! 여왕으로서 주님께 한 가지 은총을 청해도 되겠습니까?”
  “어떤 것이냐?”
  “제가 한 남자를 사랑했다는 것을 주님도 아십니다. 제 안에는 더 큰 사랑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 남자를 신랑으로는 사랑하지 않게 되었고, 그 남자는 저를 사랑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그러나 그의 과거를 들추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주님께 그의 마음을 구속해 주십사고 청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도 됩니까? 제가 생명을 떠나는 문턱에 있는데, 제가 사랑하던 남자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기위해서 그를 기억하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 아니지요?”
  “죄짓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랑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 사랑을 희생의 거룩한 한계에까지 가져가는 것이다.”
  “선생님, 그러면 제게 강복을 주십시오. 제 모든 죄를 사해 주십시오. 제게 결혼식과 주님의 오심에 대한 준비를 시켜 주십시오. 제 하느님이신 선생님이 보잘 것 없는 종을 데려다가 신부를 삼으려고 오시기 때문입니다.”
  기쁨과 건강으로 얼굴이 환한 처녀는 예수께서 그의 위에서 기도하시며 강복하시는 동안 선생님의 발에 입맞춤 하려고 몸을 굽힌다. 그리고 온통 백합꽃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하얀 방은 정말로 이 의식에 어울리는 환경이 되고, 천사적이고 숭고한 찬란한 사랑 속에 있는 젊고 아름답고, 새하얀 옷을 입은 두 주역과 잘 조화된다.
  예수께서는 기쁨에 잠겨 있는 처녀를 떠나, 어린이들에게 강복하시려고 조용히 나가신다. 어린이들은 기쁜 소리를 지르면서 떠나는 여자들이 올라가는 마차를 향하여 달려간다. 엘리사와 니까는 다음날 안날리아를 시내로 도로 데려다 주려고 남아 있다. 비가 그쳤다. 그리고 구름들이 흩어지고 나니까, 파란 하늘이 나타나고, 해는 빛살을 내려 보내 빗방울들을 비추어 반짝이게 한다. 멋진 무지개가 그 활모양으로 베다니아와 예루살렘을 연결한다. 마차는 삐걱거리면서 떠나 대문으로 해서 나가서 사라진다.
  회랑 끝에 예수 곁에 있는 라자로는 묻는다. “여자 제자들이 선생님께 기쁨을 드렸습니까?” 그러면서 선생님의 안색을 살핀다.
  “아니오, 라자로. 한 사람만 빼놓고는 모두가 그들의 고통을 내게 주었소. 그리고 만일 내가 착각을 할 수 있었더라면 실망을 주기도 했을 거요.”
  “로마 여자들이 선생님께 실망을 드렸다는 말씀입니까? 그 여자들이 빌라도에 대한 말을 했습니까?”
  “아니오.”
  “그러면 제가 말씀을 드려야 하겠습니다. 저는 그 여자들이 선생님께 거기 대한 말씀을 드릴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 때문에 기다렸습니다. 이 외딴 방으로 들어가십시다. 여자들은 마르타와 같이 그들의 일을 하러 갔습니다. 마리아는 선생님의 어머니와 같이 다른 집에 있습니다. 선생님의 어머님은 오랫동안 유다와 같이 계셨고, 지금은 같이 데리고 가셨습니다…. 선생님, 앉으십시오…. 저는 총독을 만나러 갔었습니다…. 제가 약속을 했던 터라,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나 요나의 시몬은 제 임무를 그리 만족스럽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시몬은 이제 그 생각은 안 하고 있습니다. 총독은 제 말을 듣고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나더러 그 일을 떠맡으라구요?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할 생각은 손톱만큼도 가지고 있지 않소! 이 말만을 하겠소. 즉 내가 좋게든 나쁘게든 그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단단히 결심한 것은 그 사람 때문에가 아니라 – 선생님을 말하는 것입니다. – 그 사람을 통해서 내게 오는 모든 난처한 일 때문이라는 것 말이오. 나는 그 일에서 손을 떼오. 나는 소란은 원치 않으니까 경비는 강화하겠소. 이렇게 하면 카이사르와 내 아내와 나 자신, 즉 내가 신성하게 관심을 기울이는 유일한 사람들을 만족시킬 거요. 나머지 일에 대해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겠소.
  항상 불만을 품는 사람들의 싸움이오. 그들이 싸움을 만들어내고, 그들이 그것을 낙으로 삼고 있소, 나는 그 사람을 악당으로도 모르는체하고, 덕있는 사람으로도 모르는체하고, 현인으로도 모르는 체하오. 또 그를 모르는 체하고자 하고, 계속해서 모르는 체하고자 하오. 그러나 내 소원이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모르는 체하게 되기가 어렵소.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한탄을 하면서도 사람에 대해서 말하고, 끌라우디아는 그 사람을 칭찬하면서 말하고, 갈릴래아 사람의 지지자들은 최고회의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말하기 때문이오. 끌라우디아 때문이 아니면, 그를 체포하게 해서 그들에게 주어서 이 사건을 그들이 결말을 짓게 해서, 이 일에 대한 말을 다시는 듣지 않게 되도록 할 거요. 그 사람은 제국에서 가장 조용한 시민이오. 그러나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게 하도 많은 난처한 일을 겪게 했기 때문에, 해결을 했으면 하오….’이것이 그의 기분입니다, 선생님….”
  “당신의 말뜻은 안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지요. 사람들하고는 절대로 안심할 수가 없소….”
“그런 그 결과로 최고회의가 더 조용해진 것 같습니다. 체포 명령을 환기시키지 않았고, 제자들이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조금 있으면 시내에 갔던 제자들이 돌아올 것이고, 우리는 사정을 알게 될 것입니다…. 선생님을 반대하는 것은, 여전하겠지요. 그러나 선생님을 공격하는 것은… 군중들이 선생님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들이 탈없이 군중에게 도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길까지 돌아오는 사람들 마중을 나갈까요?”하고 예수께서 제안하신다.
  “가십시다.”
  두 사람이 정원으로 나와서 길을 반쯤 왔는데, 라자로가 묻는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언제 식사 하셨습니까? 그리고 어디서요?”
  “아침 여섯시에.”
  “아니, 곧 해가 지려고 하는데요. 돌아가십시다.”
  “아니오. 나는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소. 나는 계속 가는 편을 택하오. 저기 격자문에 가엾은 어린 아이가 매달려 있는 것이 보이오. 그 애는 아마 배가 고픈 모양이오. 그 아이는 찢어진 옷을 입고, 얼굴이 창백하오. 나는 그 아이를 얼마 전부터 지켜보고 있소. 그 아이는 마차가 나갔을 때 벌써 거기 있었는데, 들켜서 혹 쫓겨날까봐 도망쳤었소. 그랬다가 다시 와서 집과 우리 쪽을 끈질기게 바라보고 있소.”
  “그 애가 배가 고프다면, 제가 가서 음식을 가져오는 것이 좋겠습니다. 선생님, 먼저 가십시오. 곧 돌아오겠습니다.” 그러면서 라자로는 오던 길로 뛰어서 돌아간다. 그 동안 예수께서는 격자문 쪽으로 빨리 가신다.
  날카로운 아름다운 눈만이 반짝이는 병약하고 균형 잡히지 않은 얼굴을 한 어린 아이는 예수를 쳐다본다.
  예수께서 그에게 다정스럽게 미소를 보내시고, 빗장을 열면서 말씀하신다. “얘야, 누구를 찾니?”
  “선생님이 주 예수님이십니까?”
  “그렇다.”
  “선생님을 찾습니다.”
  “누가 너를 보냈니?”
  “아무도 안 보냈어요. 그렇지만 나는 선생님에게 말하고 싶어요. 선생님한데 말하러 오는 사람이 아주 많지요. 나도 왔어요. 선생님은 아주 많은 사람의 말을 들어주시지요. 내 말도 들어주세요.”
  예수께서는 빗장을 벗기셨다. 그리고 어린 아이에게 문을 열 수 있게 그의 야윈 손으로 붙잡고 있는 창살을 놓으라고 부탁하신다. 어린아이가 비켜선다. 그렇게 하면서 보기 흥하게 된 몸에 걸친 퇴색한 작은 옷을 움직이는데, 혹이 생겨나는 바람에 머리가 어깨 속으로 푹 파묻히고, 확실치 않은 걸음걸이로 인하여 다리가 벌어진, 발육이 나쁜 불쌍한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말 불행한 어린 아이이다. 그는 키를 보고 생각하게 되는 것보다는 아마 더 나이 먹은 것 같다.키는 여섯살 먹은 아이의 키인데, 그의 작은 얼굴은 벌써 약간 퇴색한 어른의 얼굴이고, 턱이 쑥 나왔다. 거의 작은 늙은이의 얼굴이다.
  예수께서는 몸을 굽혀 그를 쓰다듬으시며 말씀하신다.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 말해다오, 나는 네 친구다. 나는 모든 어린이의 친구다.” 얼마나 다정스러운 친절로 예수께서 그 작은 얼굴을 두 손으로 잡으시고, 그 이마에 입맞춤을 하시는가!
  “나도 그걸 알아요, 그래서 왔어요. 선생님은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시지요? 나는 이제는 고통을 당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딸리지 않게 죽고 싶어요…. 아주 많은 사람을 고쳐주고 죽은 사람들도 다시 살게 한 선생님은 나를 죽게 해 주세요. 아무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하고 생전 일을 할 수 없을 나를요.”
  “너는 부모가 없니? 넌 고아냐?”
  “아버지는 있어요. 그렇지만 내가 이렇게 생겼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아버지는 엄마를 내쫓고 이혼장을 주었어요. 그리고 나도 엄마와 같이 내쫓았는데, 엄마는 이렇게 흉하게 생긴 나 때문에 죽었어요.”
  “그렇지만 넌 누구하고 사니?”
  “엄마가 죽었을 때, 하인들이 나를 아버지한데 도로 데리고 갔어요. 그렇지만 결혼을 다시 해서 아름다운 아이들을 둔 아버지는 내쫓았어요. 아버지는 나를 아버지의 농부들에게 주었는데, 그들은 아버지의 마음에 들려고 주인처럼 해서 나를 괴롭혀요.”
  “때리니?”
  “아니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은 나보다 짐승들을 더 잘 돌보고 나는 업신여겨요. 그리고 내가 자주 않으니까 귀찮아해요. 나는 점점 더 보기 흉하게 돼가서 그 사람들의 아이들이 나를 놀려먹고 넘어뜨려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지난  겨울에는 내가 너무 기침을 해서 약을 먹어야 했었는데, 아버지는 돈을 조금도 쓰려고 하지 않고,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은 죽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 때부터 나는 ‘나를 죽게 해 주세요’하고 말하려고 선생님을 기다렸어오.”
  예수께서는 “내 발은 진흙투성이고, 내 옷도 그래요. 나는 길에서 앉았었으니까요 선생님 옷을 더럽힐 거예요”하고 말하는 아이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으시고 그를 당신 목에 껴안으신다.
  “너 멀리서 왔니?”
  “시내 근처에서 왔어요. 나를 지키는 사람이 거기 살거든요. 나는 선생님의 사도들이 지나가는 걸 봤어요. 내가 그들이 사도들이라는 것을 아는 건 농부들이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었어요.‘ 저기 갈릴래아 라삐의 제자들이 간다. 그렇지만 라삐는 안 계신데’하고. 그래서 나는 왔어요.”
  “얘야, 너 옷이 퍽 젖었구나. 가엾은 어린이! 너 또 병이 들겠다.”
  “만일 선생님이 내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병으로라도 죽었으면 좋겠어요. 나를 어디로 데려 가세요?”
  “집으로 너는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예수께서는 보기흉한 어린 아이를 안고 정원으로 다시 들어오신다. 그리고 다가오는 라자로에게 외친다. “당신이 대문을 닫으시오. 나는 옷이 펑 젖은 이 아이를 안고 있소.”
  “그런데 그 애는 누굽니까, 선생님?”
  “모르오, 이 아이 이름도 알지 못하오.”
  “나도 이름을 말 안 할 거예요. 나는 알려지고 싶지 않아요. 나는 선생님한데 말한 대로 되고 싶어요. 엄마는 내게 이런 말을 했어요. ‘얘야, 불쌍한 내 아들아, 나는 죽는다. 그러나 너도 나와 함께 죽었으면 좋겠다. 저 세상에서는 네가 뼈와 마음이 괴로울 정도로 보기 흉하지 않을 테니까. 거기서는 불행하게 태어나는 사람들을 놀려먹지 않는다. 하느님께서는 죄없고 불행한 사람들에게 인자하시니까.’ 나를 하느님께로 보내주실래요?”
  “어린 아이는 죽기를 원하오. 이것은 마음 아프게 하는 일이오….”
  어린 소년을 자세히 들여다보던 라자로가 갑자기 말한다. “아니, 너 나훔의 아들의 아들이 아니냐? 나훔의 올리브밭 경계에 있는 단풍나무 곁에 양지에 앉아 있는 아이가 네가 아니냐? 그리고 네 아버지가 그의 소유지를 관리하는 요시아에게 맡긴 아이?”
  “나예요. 그렇지만 왜 그 말을 했어요?”
  “가엾은 아이! 너를 놀리려고 그런 건 아니다. 선생님, 정말이지 이 아이의 운명보다는 이스라엘에 있는 개의 운명이 덜 비참합니다. 만일 이 아이가 떠나온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아무도 이 아이를 찾지 않을 것입니다. 하인들도 주인들과 마찬가지로 마음이 사나운 잔인하고 비열한 사람들입니다. 요셉이 내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일로 인해서 세상이 떠들썩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때에 마리아 때문에 몹시 고민을 하고 있어서…. 그 후 불행한 그의 아내가 죽은 다음에 아이는 요시아 집으로 갔습니다. 저는 지나다니다가 이 아이를 보았습니다…. 해가 나거나 바람이 불거나 타작마당에 잊혀진 채로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아주 늦게 걸을 수가 있었고…. 언제나 별로 걷지를 못했으니까요. 이 아이가 오늘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아이가 언제부터 길을 오고 있었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베드로가 그리로 지나간 다음부터요.”
  “그런데 이제 이 아이를 어떻게 합니까?”
  “난 집으로 돌아가지는 않아요. 난 죽고 싶어요. 가고 싶어요. 주님, 내게 은총과 동정을 주세요!”
  그들은 집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라자로는 하인 하나를 불러 담요를 가져오게 하고 노에미를 보내서 젖은 옷을 입고 있어서 추워서 창백하게 된 어린 아이를 돌보게 한다.
  “선생님의 원수들 중에서 가장 악착같은 사람의 하나의 아들입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악한 사람 중의 한 사람. 얘야, 너 몇 살이냐?”
  “열 살이요.”
  “열 살! 10년 동안의 고통!”
  “이제 그만하면 됐다!”하고 예수께서 큰 소리로 말씀하시면서 어린 아이를 땅바닥에 내려놓으신다.
  그 아이는 대단히 보기 흉하다! 오른쪽 어깨가 왼쪽 어깨보다 높고, 가슴이 지나치게 튀어나왔고 짧은 목이 쇄골(鎖骨)속으로 파묻혔으며, 다리들은 벌어졌다!….
  노에미가 그의 옷을 벗기고, 따뜻한 담요로 감싸기 전에 몸을 닦아주는 동안, 예수께서는 그 아이를 불쌍히 여기는 눈으로 바라보신다. 라자로도 동정심을 가지고 바라본다.
  “주님, 이 애에게 따뜻한 양젖을 준 다음 제 침대에 누이겠습니다”하고 노에미가 말한다.
  “아니, 날 죽게 하지 않으세요? 불쌍히 여겨 주세요! 내가 이 모양으로 있으면서 많이 고통을 당하게 왜 살게 하는 거예요?” 그리고 이렇게 말을 끝맺는다. “나는 주님에게 바랐었는데요.”하고 그런데 그의 목소리에는 비난과 실망의 기운이 들어있다.
  “착한 마음을 가지고 순종해라. 그러면 하늘이 너를 위로해 줄 것이다”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시면서 또 그를 쓰다듬으려고 몸을 굽히시고, 손으로 가엾은 보기흉한 사지를 어루만지신다.
  “침대로 데리고 가서 보살피게 나중에…. 마련을 하도록 하지.”
  눈물을 펑펑 쏟는 아이를 데려간다.
  “그런데 그들은 자기네들이 거룩하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하고 라자로가 나훔을 생각하며 외친다.
  선생님을 부르는 베드로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 선생님! 예기 계십니까? 만사가 잘 돼 갑니다. 난처한 일이 없습니다. 오! 오히려 아주 조용합니다. 성전에서 아무도 저희들을 귀찮게 하지 않았습니다. 요한도 좋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자들을 편안하게 놔둡니다. 사람들이 선생님을 기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기쁩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무엇을 하셨습니까?”
  그들은 말을 하면서 함께 멀어져 간다. 그 동안 라자로는 막시민이 부르는 곳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