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에는 정말 사람이 가득 찼다. 그러나 여자들과 어린이들은 없다. 바람이 불고, 비록 짧기는 하지만 때이른 세찬 소나기가 오는 계절이 계속되기 때문에 여자들은 어린이들과 함께 떠나기로 결심한 모양이다. 그러나 온 팔레스티나의 남자들과 디아스포라의 개종자들은 문자 그대로 성전을 채우고 마지막 기도를 드리고, 마지막 제물을 드리고, 율법학자들의 마지막 가르침을 듣는다. 예수를 따르는 갈릴래아 사람들은 모두 있고, 가장 중요한 우두머리들이 맨 앞줄에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친척이라는 자신에 찬 알패오의 요셉이 아우 시몬과 함께 있다. 빽빽이 모여서 기다리는 다른 집단은 72 제자의 집단이다. 내가 그들을 이렇게 부르는 것은 복음을 전하라고 예수께 선택된 제자들을 가리키기 위해서이다. 그 수는 변하였고, 얼굴들도 바뀌었다. 그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빵에 대한 말씀이 있은 후에 있은 탈퇴 후에 오래된 제자들 중의 어떤 사람들이 없어지고, 안티오키아의 니콜라이 같은 새 제자들이 왔기 때문이다. 역시 한데 몰려 있고 수가 매우 많은 셋째 집단은 유다인들의 집단인데, 그들 가운데에는 엠마오와 헤브론과 가리옷의 회 당장들이 보이고, 한편 유다에서는 사라의 남편이 와 있고, 벳수르에서는 엘리야의 친척들이 와 있다.
그들은 아름다운 문 곁에 있는데, 선생님이 나타나시자마자 에워싸겠다는 의사가 분명하다. 과연 예수께서 구내에 한 발을 들여놓으시기가 무섭게 이 세 집단은, 마치 예수를 악의를 품은 사람들이나 그저 호기심만 가진 사람들에게서도 격리시키려는 것처럼 예수를 둘러싼다.
예수께서는 기도를 하시기 위하여 이스라엘 사람들의 안마당으로 향하시는데 다른 사람들도 군중 가운데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한 빽빽이 떼를 지어 따라 간다. 그래서 예수를 에워싸고 가는 사람들의 많은 수에 밀려 비켜나야 하는 사람들의 불만을 자아낸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형제들 가운데 계신다. 그런데 어떤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표정 풍부하게 위아래로 훑어보는 알패오의 요셉의 눈길은 예수의 눈길처럼 부드럽지 않고, 태도도 예수의 태도처럼 겸손하지 않다….
그들은 기도를 하고 이교도들의 마당으로 돌아온다. 예수께서는 행각의 벽에 등을 기대시고 겸손하게 땅에 앉으신다. 반원이 하나 생기고, 예수 더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뒤에는 와서 빽빽이 몰려 있는 사람들의 줄로 인하여 점점 더 빽빽해진다. 그들은 앉기도 하고 기대서 있기도 한다. 얼굴과 눈길들이 오직 한 얼굴로 집중한다. 구경꾼들과 멀리서 와서 모르는 사람들과 악의를 품은 사람들은 신자들의 이 울타리 저쪽에 있는데, 목을 길게 빼고 발돋움을 하면서 보려고 애쓴다.
그동안 예수께서는 조언을 청하거나 소식을 전해 드리는 이 사람 저 사람의 말을 들으신다. 가령 엘리사의 친척들은 엘리사의 소식을 전하며, 엘리사가 선생님께 봉사하러 와도 되느냐고 묻는다. 그러니까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신다. “나는 이곳에 머물지 않습니다. 엘리사는 나중에 오라고 하시오.”
가리옷의 유다의 어머니인 시몬의 마리아의 친척은 농장을 지키기 위하여 남아 있었으나, 마리아는 거의 언제나 요안나의 어머니와 같이 있다고 말한다. 유다는 놀라서 눈을 크게 뜬다. 그러나 말은 하지 않는다. 그 다음에는 사라의 남편이 다른 아이가 난 것을 알리며 무슨 이름을 주어야 하겠느냐고 묻는다. 예수께서는 “사내아이면 요한, 계집아이면 안나라고 하시오”하고 대답하신다. 엠마오의 늙은 회당장은 어떤 양심문제를 조용히 속삭이고, 예수께서도 가만히 대답하신다 등등.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진다. 예수께서는 머리를 쳐들고 바라보신다. 행각은 계단의 몇 단쯤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예수께서는 앉아 계시면서도 이쪽 마당의 대부분을 내려다보시고, 그래서 많은 얼굴을 보신다.
예수께서는 일어나셔서 큰 소리로, 정화하고 힘찬 당신 목소리를 다하여 말씀하신다. “목마른 사람은 내게로 와서 마시시오. 나를 믿는 사람의 품에서는 맑게 흐르는 강물이 솟아날 것입니다.”
예수의 목소리는 넓은 마당과 정려한 행각들을 채우고, 틀림없이 이쪽에 있는 행각들을 넘어 다른 곳에까지 퍼지며, 기대가 큰 듣기 좋은 천둥소리 같이 다른 모든 목소리를 압도한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하시고 나서, 마치 연설의 주제를 발표하신 다음 듣는 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나중에 방해하지 말고 가라고 여유를 주시려는 것처럼 얼마 동안 잠자코 계신다. 율법학자들과 박사들은 잠자코 있다. 아니 그보다도 목소리를 낮추어 분명히 악의를 품은 말을 속삭인다. 가믈리엘은 보이지 않는다.
예수께서는 반원의 한가운데로 나아가신다. 그러니까 예수께서 가시면 사람들이 비켜났다가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온다. 그래서 반원이 고리로 변한다. 예수께서는 천천히 위엄있게 걸으신다. 약간 벌어지고 뒤에 끌리고 옷자락 같이 된 겉옷을 입으신 채 바닥에 깔린 여러가지 빛깔의 대리석 위를 미끄러져 가시는 것 같다. 예수께서는 행각의 모퉁이까지 가셔서 마당에 면한 계단의 단 위에서 걸음을 멈추신다. 이렇게 해서 첫째 성벽의 양쪽을 굽어보신다. 그리고 말씀을 시작하실 때에 보통 그렇게 하시는 몸짓으로 오른 팔을 드시고, 왼손은 가슴에 얹어 겉옷을 바로 잡으신다.
예수께서는 처음에 하신 말씀을 되풀이 하신다. “목마른 사람은 내게로 와서 마시시오! 나를 믿는 사람의 품에서는 맑게 흐르는 강물이 솟아날 것입니다!
주님의 나타나심을 본 사람인 사제요 예언자인 에제키엘은 더럽혀진 주님의 집에서 행해지는 부정한 행위들을 예언자로서 본 다음, 그리고 타우(T 그리이스 자모의 제 19번째 자)자로 표가 된 사람들만이 참 예루살렘에서 살아 있는 사람이 될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하나같이 학살과 단죄와 벌을 겪게 되리라는 것을 역시 예언자로서 본 다음에 -그런데 내 말을 듣고 있는 여러분, 때가 가까웠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나는 여러분에게 구원하는 표를 하는 것을 더 미루지 말고, 여러분 안에 빛과 지혜를 받아들이는 것을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여러분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여러분이 구원을 받을 수 있기 위해서 뉘우치고 우는 것을 더 이상 지체하지 말라고 선생과 구새주로서 권고합니다. – 그러니까 에제키엘은 이 모든 것과 그 밖에 또 다른 것을 본 다음에 무시무시한 환시(幻視), 즉 말라빠진 해골에 대한 환시 이야기를 합니다.
언젠가 천사들이 나팔 소리에 죽은 사람들의 해골과 그 해골이 죽은 세상에 빛이 사라진 하늘 아래 나타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아기를 낳기 위하여 배가 갈라지는 것처럼, 땅은 아담으로부터 마지막 사람에 이르기까지 땅 위에서 죽어서 진흙 속에 묻힌 사람들의 모든 해골을 그 속에서 내놓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때에는 중요한 최고의 심판을 위한 죽은 사람들의 부활일 것인데, 그 심판이 있은 다음에는 마치 소돔의 사과처럼 세상이 비어서 허무가 되고 천공과 천체의 종말이 올 것입니다. 모든 것이 끝나고,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두 심연 끝에 형태와 모습과 그 안에서 영원히 계속될 방식으로는 서로 대립된 멀리 떨어진 두 가지 영원한 것만이 남을 것입니다. 즉 빛과 기쁨과 평화와 사랑인 천국과 어두움과 고통과 공포와 증오인 지옥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아직 죽지 않았고, 천사들의 나팔이 아직 모이라고 울리지 않았다고 해서 끝없는 땅의 들판에 지나치게 말라빠지고, 생명력이 없고 분리되어 죽고 죽고 또 죽고 또 죽은 목숨 없는 해골들이 뒤덮여 있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직 숨을 쉬고 있기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들 가운데, 시체와 같은 사람, 에제키엘이 본 말라빠진 해골과 같은 사람이 수없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입니까? 그들안에 정신의 생명을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온 세상에도 그렇고 이스라엘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방인들과 우상숭배자들 가운데에는 생명으로 생기가 주어지기를 기다리는 죽은 사람들만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로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은 진짜 진리를 가진 사람들뿐입니다. 그것은 영원하신 분께서 피조물들을 창조하신 것은 당신을 위해하신 것이지 우상숭배를 하라고 그러신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죽음 속에 그렇게도 많은 사람이 있는 것을 보시고 슬퍼하신다는 것을 지혜가 그들에게 이해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이 고통을 가지고 계시고, 그 고통이 벌써 큰데, 생명이 없고 영이 없는 하얗게 된 해골 같은 당신 백성의 죽은 사람들에 대하여는 그분의 고통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지극히 높으신 분에 의해서 선택되고 특별한 사랑을 받고 보호되고 길러지고 하느님께 직접, 또는 하느님의 종들과 그분의 예언자들을 통하여 가르침을 받은 사람들이, 그들을 위하여는 하늘에서 항상 생명을 주는 물줄기가 흘러 생명과 진리의 물을 먹여 주었는데, 어째서 죄가 되게 말라빠진 해골이 돼야 합니까? 주님의 땅에 심어진 그들이 왜 말랐습니까? 영원하신 영께서 그렇게도. 많은 지혜의 보물을 그들에게 맡기셔서 거기에 도달해서 그것으로 살게 하셨는데, 왜 그들의 정신이 죽었습니까? 만일 그들이 하느님께서 주신 샘과 풀밭과 빛을 버리고, 안개 속을 더듬거리며 나아가고, 깨끗하지 못한 샘물을 마시고, 거룩하지 않은 양식을 실컷 먹으면, 그들 중의 누가, 또 어떤 기적으로 생명에 돌아올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면 그 사람들은 절대로 생명에 돌아오지 못할 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이것을 지극히 높으신 분의 이름으로 단언합니다. 많은 사람이 생기를 되찾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벌써 기적을 준비하셨고, 기적이 벌써 활동 중이기까지 하고, 기적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벌써 작용해서 말라빠졌던 해골이 다시 생명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아무 것도 못하실 것이 없는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당신 약속을 지키셨고 지금도 지키시며, 항상 더 보충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하늘 높은 곳에서 생명을 기다리는 해골들에게 외치십니다. ‘자, 내가 너의 안에 영을 부어 주리니, 너희는 살 것이다.’ 그리고 당신 영을 가지시고, 당신 자신을 가지시고, 육체를 만들어 당신의 말씀을 그 안에 넣으셔서, 그 죽은 사람들에게 보내셔서, 그들에게 말함으로써 그들 안에 생명을 다시 쏟아 넣어 주게 하셨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스라엘은 얼마나 여러번 부르짖었습니까. ‘우리의 뼈는 말라빠졌고, 우리의 바람은 죽었고, 우리는 갈라졌다!’하고? 그러나 약속은 어느 것이나 신성하고, 예언은 어느 것이나 참 됩니다. 자 이제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와서 무덤을 열고 죽은 사람들을 나오게 해서 그들에게 생명을 주어 진짜 이스라엘로, 주님의 나라, 내 아버지와 여러분의 아버지이신 분의 나라로 데리고 갈 때가 왔습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입니다! 나는 어두움 속에 누워있던 사람들을 비추러 온 빛입니다! 나는 영원한 생명이 솟아나는 샘입니다. 내게로 오는 사람은 죽음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생명을 목말라하는 사람은 와서 마시시오. 생명, 즉 하느님을 차지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나를 믿으시오. 그러면 그의 가슴에서는 맑은 물이 방울방울 흐르지 않고 강물처럼 흐를 것입니다. 그것은 나를 믿는 사람들은 에제키엘이 말하는 건강에 이로운 물이 솟아나오는 새 성전을 나와 함께 만들겠기 때문입니다.
백성들이여, 내게로 오시오! 인간들이여! 내게로 오시오! 나는 아무도 물리치지 않고, 사랑으로 여러분이 나와 함께 내 일에, 내 공로에, 내 영광에 같이 있기를 원하니까, 와서 오직 하나인 성전을 만듭시다.
‘그리고 나는 동쪽에 있는 집의 문 아래에서 솟아나오는 물을 보았다…. 그리고 물은 제단 남쪽 오른쪽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그 성전은 주님의 메시아를, 그리스도를, 새 율법을, 구원과 평화의시대의 가르침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이 성전의 벽이 돌로 된 것과 같이, 영원히 죽지 않고, 그 창시자와 같이 투쟁과 시련을 겪은 다음에는 땅에서 하늘을 향하여 올라갈 성전의 신비적인 벽은 살아 있는 영들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물이 솟아나오는 그 제단, 동쪽에 있는 그 제단은 나입니다. 그리고 내 물이 오른쪽에서 솟아나오는 것은 오른쪽이 하느님 나라의 선택된 사람들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이 물은 내게서 솟아나와 내 선택된 사람들에게 부어져서 그들을 동서남북 사방으로 데리고 가서 널리 퍼뜨릴 임무를 가진 생명수로 부유하게 해서 땅과, 즉 빛의 시기, 장차 올 시기를 기다리는 그 땅의 민족들에게 생명을 주게 할 것입니다. 이 시기는 땅이 그 존재를 그치기 전에 어디에나 올 것이고, 또 반드시 와야 할 시기입니다.
내 물은 솟아나와서, 내가 나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주었고 장차도 줄 물과 섞여서 퍼집니다. 그리고 땅을 기름지게 하기 위하여 퍼지면서 그 물은 하나밖에 없는 은총의 강에 합쳐질 것인데, 은총의 강은 점점 깊고 점점 넓게 되고, 날이 갈수록, 거리가 멀어질수록 새로운 신자들의 물로 불어나서 마침내 온 땅을 거룩하게 하기 위하여 모든 곳을 잠글 바다 같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그것을 원하시고, 하느님께서 그렇게 하실 것입니다. 홍수는 죄인들에게 죽음을 줌으로써 세상을 깨끗이 했습니다. 새로운 홍수는 비가 아닌 액체로 세상을 깨끗이 해서 생명을 줄 것입니다.
그리고 신비로운 은총의 작용으로 사람들은 그들의 뜻에 내 뜻에, 그들의 피로를 내 피로에, 그들의 고통을 내 고통에 합침으로 이 거룩하게 하는 홍수에 속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은 진리와 생명을 알 것이고, 거기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생명의 물로 길러지기를 원치 않을 사람들만이 질퍽하고 악취를 풍기는 곳이 되거나 또는 그런 사람으로 계속 남아 있어서 내 안에서 살 사람들이 알게 될 은총이 지혜와 구원의 열매를 풍성하게 거두는 일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정말 다시 한 번 진정으로 말합니다만, 목이 말라 내게로 와서 마실 사람은 다시는 목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내 은총과 그의 안에 맑은 물이 흐르는 샘과 강을 터 놓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은 생명이 존속할 수 없는 염전과 같이 죽을 것입니다.
나 분명히 말합니다만, 나는 죽지 않고 살 것이니까 나 이후에도 이 샘은 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하늘의 문을 열기 위하여 가고 난 다음에는, 죽는 것이 아니라 가고 난 다음에는, 나와 같은 다른 분이 오셔서, 여러분으로 하여금 내가 말한 것을 이해하게하고, 여러분이 빛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여러분으로 ‘빛’을 만들기 위하여 여러분 안에 불을 질러놓음으로써 내 사업을 보충할 것입니다.”
예수께서 입을 다무신다.
강연의 영향력에 눌려 말이 없던 군중이 이제는 속삭이고, 이러쿵저러쿵 여러 가지로 평을 한다.
어떤 사람이 말한다. “기막힌 말이야! 저분은 진짜 예언자야!”
다른 어떤 사람은 말한다. “저분은 그리스도라니까. 요한 자신도 저렇게는 말하지 못했고, 아무 예언자도 저렇게 강력하지는 못해.”
“그리고 저분은 몹시 모호한 상징이 들어 있는 에제키엘까지 포함해서 예언자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단 말이야.”
“자네 들었나, 응? 물! 제단! 분명하단 말이야!”
“그리고 말라빠진 해골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제들이 얼마나 당황하는지 보았나? 그들은 강연의 말뜻을 알아들었어!”
“그래! 그래서 그들은 경비원들을 보냈어. 그렇지만 경비원들은!… 선생님을 붙잡는 것을 잊고 천사들을 보는 어린 아이들처럼 우두커니 있었어. 저기 저 사람들을 보게! 저 사람들은 깜짝 놀란 것 같네.”
“저거 보게! 저거 보라구! 어떤 관리가 저 사람들을 도로 불러들여 가지고 야단을 치고 있네. 가서 들어보세!”
그동안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데려오는 병자들을 고쳐 주시며 다른 일은 상관하지 않으신다. 마침내 모든 사람이 공포와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피하는 30세 내지 35세쯤 된 남자를 앞세운 사제와 바리사이파 사람 한떼가 예수 앞에 이르렀다.
“당신 아직 여기 있소? 가시오! 최고 대사제의 명령이오!”
예수께서는 몸을 일으키신다. -어떤 마비환자에게로 몸을 숙이고 계셨었다. -그리고 그를 침착하고 부드럽게 바라보신다. 그리고 병자에게 손을 얹어 주시려고 다시 몸을 숙이신다.
“가시오! 알아들었소? 군중 선동자, 그렇지 않으면 당신을 체포하게 하겠소.”
“가시오. 그리고 거룩한 생활로 주님을 찬미하시오”하고 예수께서 병이 고쳐져서 일어나는 병자에게 말씀하신다. 예수를 위협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독설을 뱉어내는데, 이것이 예수의 유일한 대답이다. 그러나 군중은 그들의 호산나로 예수께 해를 끼치지 말라고 그들에게 경고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온화하시지만, 알패오의 요셉은 그렇지 않다. 그는 가슴을 펴고, 더 커 보이려고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몸을 일으키고 외친다. “엘르아잘, 당신의 동류(同類)들과 같이 하느님의 선택된 아들이고 다윗의 후손인 사람의 왕권을 무너뜨리고 싶어하는 당신, 당신은 지금 당신이 몹시 자랑하는 당신의 나무를 위시해서 나무란 나무는 모두 베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아시오. 왜냐하면 당신의 타락이 당신 머리 위에 주님의 칼을 흔들어 놓기 때문이오!” 그리고 다른 말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예수께서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시고 말씀하신다. “조용하세요. 조용하세요, 형님!” 그러니까 분개하여 얼굴이 시뻘개진 요셉은 입을 다문다.
그들은 출입문을 향하여 간다. 그리고 구내 밖으로 나오자, 사람들이 와서 사제장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경비원들에게 예수를 붙잡지 않았다고 꾸짖었는데, 경비원들은 예수처럼 말한 사람은 일찍이 아무도 없었다고 말하면서 변명 하였다는 것을 예수께 말하였다. 이 대답으로 사제장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몹시 화가 났는데 그들 중에는 최고회의 위원이 여럿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나 화가 났던지 미치광이에게 유혹당할 수 있는 것은 바보들뿐이라는 것을 경비원들에게 증명하기 위하여 예수를 하느님을 모독한 말을 한 자로 체포해서 군중에게 진리를 알아듣도록 가르치려고 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곳에 있던 니고데모가 이렇게 말하면서 반대하였다.
“당신들은 저 사람을 반대하는 행동을 할 수 없소. 우리 율법은 어떤 사람의 말을 들어보고, 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기 전에 그 사람을 단죄하는 것을 금하오. 그런데 우리가 저 사람에게서 듣고 본 것은 비난받을 만하지 않은 일들뿐이오.” 그러자 예수의 원수들의 분노는 니고데모에게로 방향을 돌렸고, 그들은 니고데모를 위협하고, 바보와 죄인인 것처럼 욕을 하고 망신을 주었다. 그리고 엘르아잘 벤 안나가 군중 때문에 그 이상의 일을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므로 예수를 내쫓으려고 직접 가장 성이 많이 난 사람들과 같이 떠나왔다는 것이었다.
알패오의 요셉은 화가 나 있다. 예수께서는 그를 바라보시고 말씀하신다. “보세요, 형님!” 그 이상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이 말에는 많은 것이 함축되어 있다! 당신이 말씀을 하시건 잠자코 계시건 당신의 생각이 옳다는 경고가 있고, 당신의 말씀을 회상시킴이 있고, 유다에 있어서의 지도계급이 어떤 것이며 성전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지시 등등이 들어 있다.
요셉은 머리를 숙이며 말한다. “자네 말이 옳으네….” 그는 입을 다물고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가 갑자기 예수의 목을 두 팔로 껴안고, 예수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운다.
“불쌍한 내 동생! 불쌍한 마리아 아주머니! 불쌍한 어머니!” 내 생각에는 이 순간에 요셉이 예수의 운명에 대한 분명한 예감을 가진 것 같다….
“울지 마세요! 형님도 저처럼 우리 아버지의 뜻을 행하세요!” 하고 예수께서 그의 용기를 돋우어 주시려고 말씀하시고, 그를 위로하기 위하여 껴안으신다.
요셉이 조금 진정되자, 일행은 요셉이 머무르는 집으로 가서, 거기서 서로 포옹하며 인사한다. 그리고 극도로 감동한 요셉은 마지막 말을 하듯이 말한다.
“예수, 평안히 가게! 무엇보다도- 내가 나자렛 근처에서 자네에게 말한 것을 다시 되풀이 하네, 그리고 한층 더 강하게. 평안히 가게. 자네 일만 걱정하게. 나머지 일은 내가 떠맡겠네. 가게, 그리고 하느님께서 자네의 힘을 북돋아 주시기 바라네.” 그러면서 예수를 다시 아버지다운 태도로 껴안는다. 그리고 가장으로서의 그의 축복을 예수의 머리에 남겨 놓으려는 듯이 예수를 쓰다듬는다. 그런 다음 요셉은 아우들에게 인사한다. 시몬도 그들에게 인사한다. 그러나 나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모르지만 야고보가 요셉에 대하여는 꽤 조심성 있는 태도를 취하고 요셉도 야고보에 대하여 그런 태도를 취한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반면에 시몬과는 더 다정스럽다.
요셉이 야고보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래 네가 내게는 없어진 사람과 같다고 말해야 하겠니?”
“형님, 아니예요. 형님은 제가 어디 있는지 아시니까 저를 찾아내는 것은 형님이 하실 일이라고 말씀하셔야 합니다. 원한은 없어요.
오히려 저는 형님을 위해서 많이 기도해요. 그러나 영의 일에서는 동시에 두 갈래의 오솔길을 가서는 안 됩니다. 형님은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지요….”
“내가 예수를 보호한다는 걸 너도 알지….”
“형님은 사람과 친척을 보호하십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그 은총의 강물을 형님에게 주는 데는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세상을 무서워하지 말고, 이해타산을 하지 않고 하느님의 아들을 옹호하세요. 그러면 형님이 완전할 것입니다. 안녕히 계세요. 우리 어머니와 요셉 아저씨의 마리아 아주머니를 형님께 부탁합니다….”
예수께서는 다른 나자렛 사람들과 갈릴래아 사람들과 인사하시는데 골몰하고 계셨기 때문에 들으셨는지 모르겠다. 인사가 끝나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명령하신다. “올리브산으로 가자. 거기서 다른 곳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