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와 야고보, 나와 같이 가자.”
알패오의 두 아들은 즉석에서 승낙한다. 그들은 곧 일어나서 오늘 그들이 몸담고 있는 예루살렘 남쪽 변두리의 한 작은 집에서 예수와 함께 나온다.
“예수님, 어디로 갑니까?” 하고 야고보가 묻는다.
“올리브산에 있는 갈릴래아 사람들에게 인사하려고”
그들은 얼마 동안 예루살렘 쪽으로 걷다가, 녹음 속에 아마 주인들 소유의 집들이 있는 작은 언덕들을 끼고 돌아, 토펫과 실로안 사이에서 끝나는 베다니아와 예리고로 가는 길을 건너지르고, 벌써 올리브산의 지맥을 이루는 다른 야산 뒤로 돌아, 올리브산에서 직접 베다니아로 가는 다른 길을 건너지르고, 올리브나무들 사이로 지나가는 중요하지 않은 길로 해서 갈릴래아 사람들의 야영지로 올라간다. 그곳에는 벌써 천막들이 많지 않고, 군중이 있었다는 표로 땅에 뒹굴고 있는 이제는 시들은 나뭇가지들과, 야영을 한 곳에는 으레 있게 마련인 풀을 태운 불완전한 화덕들의 나머지, 재, 깜부기불, 고물들이 있다.
춥고 때 이르게 비가 많이 오는 계절 때문에 순례자들이 서둘러 떠났다. 여자와 어린이들의 무리들이 지금도 떠나려 하고 있다. 남자들, 특히 건장한 남자들은 명절을 마치려고 남았다. 주님을 믿는 갈릴래아 사람들은 모두, 그리고 내가 가장 잘 아는 모든 마을에서 온 사람들인 것으로 보아 아마 어떤 제자들에게 통지를 받은 모양이다. 나자렛은 예수께서 그의 어머니가 죽은 후에 용서해 주신 사람인 알패오와 또 한 사람, 이렇게 두 제자로 대표된다. 그러나 알패오의 요셉도 시몬도 보이지 않고, 반면에 다른 사람들도 없지 않다. 그 중에는 회당장도 있는데, 그는 예수를 몹시 방해하고 나서 공손히 인사를 하자니 분명히 거북한 것 같다. 그러나 그는 예수의 친척들이 밤바람으로 인하여 고통을 느끼는 아이들 때문에 ‘선생님이 아시는 그 친구’집에 머물러 있다고 말함으로써 곤경에서 빠져 나간다. 또 가나는 수산나의 남편과 그의 아버지와 다른 사람들이 마찬가지로 나임은 부활한 사람과 다른 사람들로, 갈릴래아의 베들레헴은 많은 주민들로 대표된다. 그리고 호수의 서쪽 도시들의 주민들도 남아 있다….
“여러분에게 평화! 여러분에게 평화!”하고 예수께서 그들 가운데로 지나가시며 말씀하신다.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갈릴래아의 마을들의 당신의 로마 친구들을 쓰다듬어 주시고, 지난 번에 없었던 것이 분하다고 말씀드리는 야이로의 말을 들으신다.
예수께서는 아페카의 과부가 가파르나움에 자리 잡았는지, 또 지스칼라의 고아를 받아들였는지 아시려고 물으신다.
“저는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아마 제가 그전에 떠났나 봅니다….”하고 야이로가 말한다.
“예, 맞아요. 어떤 여자가 왔는데 아이들에게 꿀을 많이 주고, 많이 쓰다듬어 주고, 우리한데 비스킷을 많이 줘요. 그래서 선생님에게 오던 아이들이 늘 그 집에 가요.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그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아주 아주 작은 어린 아이를 보여 줬어요. 그리고 젖 때문에 암염소 두 마리를 샀어요. 그러면서 그 아이는 하늘의 아이, 주님의 아이라고 말했어요. 그 아주머니는 명절에 오고 싶었지만 오지 못했어요. 그렇게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올 수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그 아주머니는 우리더러 그 아이를 옳바르게 사랑하겠다고, 선생님을 찬미한다고 선생님에게 말하라고 했어요.”
가파르나움의 어린이들은 회당장조차 알지 못하는 것을 자기들이 안다는 것과 어른들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주의 깊게 그들의 말을 들으시는 좋은 선생님에게 자기들이 사자(使者) 노릇을 한다는 것이 아주 자랑스러워서 예수의 둘레에서 조잘거린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신다. “그럼 너희들은 그 아주머니에게 나도 아주머니에게 강복한다고 말하고, 어린이들을 내 대신 사랑하란다고 말해라. 그리고 너희들도 아주머니를 많이 사랑하고, 그분의 친절을 남용하지 말아라. 또 아주머니를 꿀과 비스킷 때문에만 사랑하지 말고, 아주머니가 착하기 때문에 사랑해라.
내 이름으로 어린이를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알아들었을 만큼 착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고 내 이름으로 한 어린 아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하늘에 뚜렷이 표시된 자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늘 생각하고, 어린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모두 그 아주머니를 본받도록 해라, 자비는 내 이름으로 주는 물 한잔에 대해서도 갚음을 받지만, 어린이들을 굶주림과 목마름과 추위에서 뿐 아니라 세상의 타락에서도 구해 줌으로 그들에게 베푸는 자비는 무한히 갚음을 받기 때문이다…. 나는 여러분이 떠나기 전에 여러분에게 강복하려고 왔습니다. 내 강복을 여러분의 아내와 집에 가져가시오….”
“그러나 선생님은 저희들에게로 다시 오시지요?”
“다시 오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고, 과월절 뒤에….”
“오! 선생님이 그렇게 지체하시면, 틀림없이 약속을 잊으실 것입니다….”
“염려 마시오. 태양이 빛나지 않게 될 수는 있어도 예수는 자기에게 희망을 거는 사람들을 잊지 않습니다.”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릴 겁니다!”
“또 쓸쓸하고!”
“저희들이 병이 들면….”
“저희가 걱정거리가 생기면….”
“만일 죽음이 저희들 집에 내려오면….”
“누가 저희를 도와주겠습니까?”하고 여러 군데서 온 여러 사람이 말한다.
“하느님께서. 만일 여러분이 여러분의 뜻으로 내 안에 남아 있으면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같이 계십니다.”
“그럼 저희들은요? 저희들은 선생님을 믿는 지가 얼마 안 되는데요. 저희들은 그걸 인정합니다. 그러면 저희들은 위안을 받지 못하게 됩니까? 그렇지만 지금은, 선생님이 기적을 행하시는 것을 보고 성전에서 말씀하시는 걸 들은 다음부터는, 오! 선생님을 믿습니다….”
“그래서 나는 매우 기쁩니다. 내 고향 사람들이 구원의 길로 나아오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열렬한 소원이니까요.”
“저희들을 그토록 사랑하십니까? 그러나 아주 오랫동안 선생님의 기분을 상해 드리고, 선생님을 비웃고 했는데요!….”
“그것은 과거입니다. 과거는 없어졌습니다. 미래에 충실하시오. 그러면 나 진정으로 말하지만 여러분의 과거는 땅에서도 하늘에서도 지워졌습니다.”
“저희들과 함께 계시지요? 저희가 모두 같을 때, 안식일에 저희들이 올리브 밭에서 쉬고 있을 때 나자렛에서, 또는 선생님이 그저 예수이기만 하고 명절을 지내려 저희들처럼 예루살렘에 오실 때 그렇게도 여러번 한 것처럼 식사를 같이 하십시다….” 이제는 믿는 나자렛 사람들의 목소리에는 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향수가 들어 있다.
“나는 요셉형과 시몬형을 보러 가려고 했지만, 나중에 가겠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내게는 하느님 안에서 형제인데, 살과 피는 죽지만 영과 믿음은 죽지 않기 때문에 내게는 영과 믿음이 살과 피보다 더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고기를 구으려고 서둘러 불을 피우고, 식사를 준비하려고 올리브나무 가지들을 때는데, 갈릴래아의 모든 지방에서 온 가장 나이 많고 사회적으로 가장 높은 사람들은 예수 둘레로 다가와서 왜 그날 아침과 그 전날 아침에 성전에 오지 않으셨는지, 명절의 마지막 날인 그 이튿날에는 성전에 가시려는지 묻는다.
“나는 딴 곳에 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일은 틀림없이 가겠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실 겁니까?”
“할 수 있으면….”
사라의 알패오가 목소리를 낮추고, 주위를 둘러보며 아주 작은 목소리로 선생님께 말한다. “선생님의 형제들이 선생님께 도움을 확보하려고 시내에 갔습니다…. 이러저러한 사람이 많은 일을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여자들 편으로 성전의 어떤 사람과 친척이니까요…. 요셉은 선생님 걱정을 합니다. 아시겠어요? 결국… 그 사람은 착합니다.”
“나도 아네. 그리고 요셉형이 영적으로 착하게 되면 점점 더 착하게 될 걸세.”
시내에서 다른 갈릴래아 사람들이 온다. 그들의 수는 예수 둘레에 늘어난다. 그래서 어른들에게 밀려서 예수께 가까이 올 수가 없게 된 어린이들이 매우 기분이 나쁘다. 마침내 예수께서 그 죄없는 무리가 뿌루퉁한 것을 눈치 채시고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내 어린이들을 내게로 오게 놔두시오.”
오! 그래서 둘러싼 사람들이 비키니까 어린이들은 다시 기뻐하며 새들이 날아오듯 이 예수께로 뛰어 온다. 예수께서는 어른들과 말씀을 계속하시면서 그들을 쓰다듬어 주신다. 아직도 여름해에 그을은 예수의 긴 손이 갈색 머리와 밤색머리, 그리고 그 머리들 가운데 섞여 있는 작은 금발 머리 몇 위로 왔다 갔다 한다. 어린이들은 할 수 있는 대로 예수 가까이로 다가와서 작은 얼굴들을 옷 속과 겉옷 속으로 숨기고, 무릎과 옆구리에 매달리며 애무를 탐내고, 애무를 받는 것을 몹시 기뻐한다.
예수께서 음식에 강복하시고 나누어 주신 다음 그들을 빙 둘러 앉아서 마음이 조용하고 정답게 일치한 가운데 먹는다. 다른 사람들, 즉 예수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멀리서 빈정거리고 의심쩍은 태도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그들에 대하여 걱정을 하지 않는다.
식사가 끝났다. 예수께서 제일 먼저 일어나셔서 야이로, 알패오, 나임의 다니엘, 코라진의 엘리야, 사무엘(어디 사는지 모르겠지만 전에 불구자였던), 그리고 우리아라는 사람, 다음에는 그 수많은 요한 중의 한 사람, 수많은 시몬 중의 한 사람, 레위라는 사람, 이사악이라는 사람, 베들레헴의 아벨, 그리고 다른 사람들, 요컨대 한 마을에서 한사람씩을 부르신다. 그리고 사촌들의 도움을 받아 돈이 잔뜩 들어 있는 돈 주머니 둘을 똑같은 몫으로 노느매기를 하셔서 불린 사람 하나하나에게 한 몫씩을 주시며, 그의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쓰라고 하신다.
그런 다음 돈이 다 없어지자, 모두에게 강복하시고 작별 인사를 하신다. 그리고 그들과 헤어져 양들의 성문으로 해서 시내로 다시 들어가시기 위하여 게쎄마니 쪽으로 가려고 하신다. 그러나 거의 모두가 따라 왔고, 특히 어린이들은 예수의 옷과 겉옷 자락을 놓지 않아 틀림없이 귀찮으시겠지만, 그들이 하는 대로 그냥 놔두신다….
그런데 막달라의 그 어린이, 어느날 가리옷의 유다에게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명백히 말한 베냐민이 예수의 옷을 끌어당겨, 마침내 예수께서 그의 말을 개별적으로 들으시려고 몸을 구부리셨다.
“이제는 그 나쁜 사람이 선생님하고 같이 있지 않아요?”
“무슨 나쁜 사람 말이냐? 나에게는 나쁜 사람이 없는데…”하고 예수께서는 그에게 미소를 보이시며 말씀하신다.
“아니예요, 있어요! 웃고 있던 그 키 크고 갈색 머리를 가진 사람이요…. 선생님도 알지요. 겉으로 아름답지만 속은 추하다고 내가 말해 준 그 사람이요…. 그 사람은 나빠요.”
“유다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하고 예수 뒤에 있어서 어린 아이의 말을 들은 타대오가 말한다.
“나도 안다”하고 예수께서는 몸을 돌려 대답하신다. 그리고는 어린아이에게 말씀하신다. “그 사람은 물론 나와 같이 있다. 그 사람은 내 사도들 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이제는 매우 착하다…. 왜 머리를 내젓니? 이웃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면 안 된다. 특히 알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어린이는 고개를 숙이고 잠자코 있다.
“나한테 대답 안 하니?”
“선생님은 나더러 거짓말 하지 말라고 그랬어요…. 그리고 나는 거짓말 하지 않겠다고 선생님께 약속했고, 그렇게 했어요. 그렇지만 내가 지금 선생님한데 그렇다고 그 사람이 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 참말이 아닌 걸 말하는 거예요. 나는 그 사람이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나는 선생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입은 다물고 있어요. 그렇지만 생각을 못하게 내 머리를 닫고 있을 수는 없어요.
엉뚱한 말이 하도 격렬하고, 순박한 가운데 하도 논리적이어서 그의 말을 듣는 사람들이 모두 웃기 시작한다. 예수를 때고는 모두. 예수께서는 한숨을 쉬며 말씀하신다. “그러면 네가 할 일이 한 가지 있다. 만일 네 생각에 그 사람이 정말 나쁜 사람 같으면, 착한 사람이 되도록 기도해야 한다. 그렇게 하겠니? 그 사람이 나아지면 나는 더 기쁠 거다. 그러니까 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면 내가 행복하라고 기도하는 것이 된다.”
“그렇게 하겠어요. 그렇지만 그 사람이 선생님에 대해서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제 기도는 아무 소용이 없을 거예요.”
예수께서는 걸음을 멈추시고, 어린이들에게 입맞춤 하시려고 몸을 구부리심으로 토론을 중단하신다. 그리고 모두에게 돌아가라고 명하신다….
예수와 두 사촌만이 있게 되었을 때 알패오의 유다는 잠시 침묵을 지킨 다음, 속으로 추리를 한 것처럼 결론으로 이렇게 말한다. “그 애 말이 옳습니다! 전적으로 옳아요! 저도 그 애처럼 생각합니다.”
“아니! 누구 이야기를 하는 거야?” 한 사람밖에는 지나갈 수 없는 좁은 오솔길에 약간 생각에 잠긴 채 앞서 걸어가고 있던 동생 야고보가 묻는다.
“베냐민과 그 애가 말한 것에 대해서 말하는 거다. 그리고… 그러나 선생님은 그 애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으시지요. 그런데 저도 유다가… 아니, 그 사람은 사도가 아닙니다…. 그 사람은 진실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유다야! 유다야! 왜 나를 괴롭히느냐?”
“선생님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가리옷 사람이 무섭습니다. 뱀보다도 더 무섭습니다….”
“너는 불공평하다. 그가 아니었더라면 내가 벌써 붙잡혔을지도 모른다.”
“예수님의 말씀이 옳아. 유다는 많은 일을 했어, 그 사람은 거침없이 미움과 비웃음을 샀어. 그래도 예수님을 위해 일했고, 또 일하고 있어”하고 야고보가 말했다.
“나는 네가 바보라고, 네가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하겠다…. 그리고 저는 선생님이 왜 유다를 두둔하시는지 의아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질투나 증오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그가 나쁘다고, 그가 진실성이 없다고 마음속으로 느끼기 때문입니다…. 제가 선생님께 대한 사랑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미치광이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이런 뜻으로, 내일은 저런 뜻으로 헛소리를 하는 불쌍한 미치광이입니다. 그러나 착하다니, 아닙니다. 그는 착하지 않습니다. 예수님, 조심하세요! 경계하세요…. 저희들 중의 아무도 착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저희를 잘 보십시오. 저희들의 눈은 맑습니다. 저희를 잘 살펴보십시오. 저희들의 행동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그의 빈정거림에 대해서 앙갚음을 하지 않는 것이 아무렇게도 생각되지 않습니까? 성전 사람들이 그의 말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아무렇게도 생각되지 않습니까? 그가 명백히 모욕하는 바로 그 사람들 가운데 항상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이 아무렇게도 생각되지 않습니까? 언제나 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무렇게도 생각되지 않습니까? 저는 저희 두 사람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부자인 나타나엘도 재산이 없지 않은 토마도 겨우 필요한 것이나 가지고 있을 뿐인데, 그 사람은… 오!….”
예수께서는 잠자코 계신다.
야고보가 지적한다. “제 형의 말이 부분적으로는 맞습니다. 유다가 언제나 혼자 있고, 혼자 가고… 하게 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저는 원망하고 판단하기는 원치 않습니다. 선생님도 아시지요….”
“그래, 안다. 그리고 이 때문에 나는 판단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너희들이 내 대신 일을 하려고 세상에 가 있게 될때, 너희들은 유다보다도 훨씬 더 이상한 사람들을 가까이 하게 될 것이다. 만일 그 사람들이 괴상하다고 해서 너희가 무시하면, 너희는 어떤 사도가 되겠느냐? 바로 그들이 괴상하기 때문에 너희들은 그들을 주님의 어린 양을 만들기 위해 참을성 있는 사랑으로 사랑해야할 것이다. 이제는 요셉형과 시몬형에게 가자. 너희들도 들었지? 형님들은 나를 위해서 은밀히 일하고 있다. 너희들은 가족의 사랑이라고 말하겠지. 그래,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역시 사랑은 사랑이다. 지난 번에 너희들은 사이가 나쁘게 헤어졌지. 이제는 화해해라. 형님들과 너희들이 모두 옳고 그른 것이 있다. 각자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자기가 옳게 생각하는 면을 강조하지 말아야 한다.”
“형님은 선생님을 극도로 모욕해서 제 마음을 많이 상하게 했습니다”하고 야고보가 말한다.
“너는 내 아버지 요셉을 많이 닮았다. 그리고 네 형 요셉은 네 아버지 알패오를 닮았고 그런데 내 아버지 요셉은 형에게 자주 비난을 받았지만, 큰 의인이었기 때문에 항상 너그러웠고 용서했다! 너도 그렇게 되어라.”
“그런데 형님이 마치 제가 아직 어린 아이인 것처럼 꾸지람을 하면요? 형님은 화가 나면 도리를 따르지 않습니다. 아시겠지요?….”
“너는 잠자코 있어라. 분노를 가라앉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겸손하고 참을성 있게 잠자코 있어라. 그리고 예의를 어기지 않고는 그렇게 할 수가 없으면, 그 자리를 떠나라. 비겁해서도 아니고, 무슨 말을 할지 알지 못해서도 아니고, 덕행으로, 조심성으로, 사랑으로, 겸손으로 입을 다물 줄 알아야 하고, 피할 줄 알아야 한다. 말다툼을 할 때에는 공평하기가 몹시 어렵다! 정신의 평온을 보존하기도 어렵고. 무엇인가 항상 내려와서 마음 속 깊은 곳을 변질시키고, 흔들고, 소란을 피운다. 착한 영에는 어떤 것이나 반영되는 하느님의 모습이 흐리게 되고 사라져서 그분의 말씀을 듣지 못하게 된다.
평화! 형제 사이에 평화. 원수들 하고도 평화가 있어야 한다. 그들이 우리의 원수면, 사탄의 친구들이다. 그러나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들을 미워해서 우리도 사탄의 친구가 되기를 원하겠느냐? 만일 우리가 사랑 밖에 머물러 있으면, 어떻게 그들을 사랑으로 데려올 수 있겠느냐? 너희들은 이렇게 말한다. ‘예수님, 그 말은 벌써 수없이 했고, 또 그렇게 하십니다. 그러나 여전히 미움을 받으십니다’하고. 나는 그 말을 항상 하겠다. 내가 너희들과 같이 있지 않게 되었을 때에는 하늘에서 그 말을 너희 마음에 불러일으키겠다. 또 나는 패배를 세지 말고, 승리를 세라고 말하겠다. 그것에 대해서 하느님을 찬미하자! 어떤 쟁취가 기록되지 않은 달이 지나가지 말아야 한다. 하느님의 일꾼은 이것에 주의하고, 그것을 주님 안에서 몹시 기뻐하며, 그들의 보잘것없는 승리들을 잃을 때에 세상 사람들이 가지는 분한 마음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 너희들이 이렇게 하면….” “선생님께 평화. 저를 못 알아보십니까?” 하고 시내에서 게쎄마니쪽으로 올라오던 젊은이가 말한다.
“당신이?… 당신은 작년에 우리와 함께 사제와 같이 있던 레위파 사람이구려.”
“저올시다. 주위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보시는 선생님이 어떻게 저를 알아 보셨습니까?”
“나는 얼굴과 정신의 특징을 잊지 않소.”
“제 정신의 특징이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정신은 착하고 불만족스럽소. 당신은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에 싫증이 나고 당신의 정신은 더 나은 것을 목표로 삼고 있소. 당신은 그것들이 있다는 것을 느끼오. 당신은 지금이 영원한 행복을 위하여 결정할 때라는 것을 느끼고, 안개 저쪽에는 해가 있고, 빛이 있다는 것을 느끼오. 당신은 빛을 원하고 있소.”
젊은이는 무릎을 꿇는다. “선생님, 바로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제 마음 속에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결정을 내릴 줄을 몰랐습니다. 노인 사제 요나타는 믿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분은 연세가 많았습니다만, 저는 젊습니다. 그러나 저는 선생님이 성전에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주님, 저를 물리치지 마십시오. 거기 있는 사람들이 모두 주님을 미워하지는 않는데, 저는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축에 듭니다. 레위파 사람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을 말씀해 주십시오….”
“새 시대까지 당신의 의무를 다하시오. 내게로 오는 것은 영광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고 고통을 향해 가는 것이니까 곰곰 생각하시오. 끝까지 꾸준하면 당신은 하늘에서 영광을 얻을 거요. 내 가르침을 배우고, 그것을 단단히 따르시오….”
“무엇으로 그렇게 합니까?”
“하늘이 직접 그 표들로 그것을 단단하게 해줄 거요. 그리고 내 제자들의 도움으로 다시 단단히 믿고, 내가 가르친 것을 점점 더 배우고 실천하시오. 이렇게 하시오. 그러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거요.”
“주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나… 아직 성전에서 일을 해도 됩니까?”
“내가 새 시대가 올 때까지라고 말했소.”
“선생님, 제게 강복해 주십시오. 그것이 제 새로운 축성이 될 것입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강복을 주시고 입맞춤 하신다. 그들은 헤어진다.
“보았느냐? 주님의 일꾼들의 생활은 이런 것이다. 1년 전에 저 마음속에 씨가 떨어졌는데, 그가 즉시 우리에게 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이 승리로 보이지 않았다. 1년 후에 와서 내가 방금 한 말을 확인해 준다. 하나의 승리다. 그리고 그 승리가 우리에게 이 날을 아름답게 해 주지 않느냐?”
“예수님, 예수님의 말씀은 항상 옳습니다…. 그러나 유다는 조심하세요!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건 압니다. 선생님도 아시지요…. 그렇지만 제 마음 속에는 이 고통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것을 말하지 않지만, 있기는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사람들도 이 고통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예수께서는 대꾸를 하지 않으신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요셉과 니고데모가 그 돈을 내게 준 것이 기쁘다. 이렇게 해서 갈릴래아의 내 정다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보낼 수가 있다….”
그들은 성문에 이르러 시내로 들어가서 군중 속에 섞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