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사라의 상점 문지방에서 아페카 사람들에게 말씀하신다. 예수께서는 주의를 기울이기 보다는 오히려 호기심 있는 매우 다양한 군중에게 말씀하신다. 히브리인들이 가장 적은 편이다. 대부분은 지나가는 사람들인 상인들과 여행자들이기 때문인데, 어떤 사람들은 호수쪽으로 가고, 어떤 사람들은 예리고의 걸어서 강을 건너는 곳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동방의 여러 도시에서 와서 바닷가의 여러 도시로 간다.
지금은 본격적인 연설이 아니라, 예수께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하시는 대답으로 하나의 대화이다. 그러나 이 대화를 비록 각기 다른 감정을 가지고 듣지만 모두 듣는다. 그 감정들은 거기 있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과 의견으로 잘 나타나며, 그것을 가지고 나는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디로 가는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 대화가 때로는 말투와 사람이 바뀌기도 한다. 그것은 예수는 곁에 내버려둔 채 거기 있는 사람들 사이에 인종이나 생각이 달라서 토론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가령 예수께서 민족들이 기다리는 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자 하지 않는 유다인들의 불신에 대하여 선생님을 웅호하는 시돈의 상인을 요페에서 온 늙은이 한 사람이 공격한다. 그리고 성경을 닥치는 대로 많이 인용하는데, 그것들이 시로-페니키아 사람의 단순한 단언의 저항을 받는다. “나는 그 말들은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분의 기적들을 보고 말씀을 들었기 때문에 이분이 그분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토론은 다른 사람들이 거기 끼어들기 때문에 확대된다. 그리스도의 반대자들은 외친다. “베엘제불이 이 사람을 도와주는 거요. 그러니까 이 사람은 하느님의 성인이 아니오. 하느님의 성인은 거짓 선생도 아니고 거지도 아니오.” 그러면 시돈 사람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현인들은 정직하기 때문에 가난한 거요. 현인들은 당신들의 거짓 선생들과 사제들같이 광장히 돈이 많지도 않고 독선적인 사람들도 아니오.” 그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그들이 히브리인들이 아니라, 팔레스티나에 우연히 왔거나 귀화는 했어도 여전히 이교도의 정신을 보존하고 있는 사람들이가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들!”
“하느님을 모독하는 건 당신들이오. 선생님의 사상의 신성(神性)을 보지도 못하는 당신들이 말이오” 하고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당신들은 선생님을 모실 자격이 없소. 그러나 젠장! 우리는 소크라테스를 업신여겼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했소. 그래서 말하는 건데, 당신들 조심하시오. 우리가 아주 여러번 신들에게서 벌을 받은 것처럼, 신들이 당신들을 벌하지 않도록 조심하시오”하고 어떤 사람이 외치는데, 그는 그리이스 사람이 틀림없다.
“쳇! 이스라엘의 왕을 옹호하는 자들!! 이방인들이 말이야!”
“또 사마리아 사람들도 있소! 그리고 우리는 사마리아 사람이라는 것을 자랑하오. 우리는 선생님이 사마리아에 오시면 당신들보다 더 잘 선생님을 모셔둘 줄 알테니까 말이오. 그러나 당신들은… 성전을 지었소. 매우 아름다운 성전을, 그러나 그 성전에 금과 값진 대리석을 입혔지만, 그것은 하찮은 것이 잔뜩 들어있는 무덤이오”하고 군중 끝에서 키가 큰 사람이 외친다. 그 사람은 밑자락 장식과 허리띠에 자수와 줄무늬가 있는 아마포 옷을 입었고, 리본을 달고 팔찌를 끼었다…
“쳇! 사마리아민!” 융통성이 없는 히브리인들 문둥병자를 피하듯이 비키면서 어떻게나 무서워하며 소리를 지르는지, “마귀다” 하고 말하는 것 같다. 그들은 피하면서 예수께 외친다. “그 사람을 내쫓으시오! 로 사람은 더러운 사람이오!….”
그러나 예수께서는 아무도 내쫓지 않으신다. 예수께서는 질서와 침묵을 요구하려고 하시고, 사도들도 예수와 함께 애를 쓰지만, 별 성과가 없다. 그러자 토론을 끝내게 하시려고 전도를 시작하신다.
“가데스에서 마리아가 죽은 다음, 하느님의 백성이 물이 없는 것 때문에 광야에서 반항을 하고 그들의 구제자이고, 죄의 땅에서 언약의 땅으로 인도하는 사람인 모세에게 마치 미친 파괴자인 것처럼 소리를 지르고, 아론에게 무익한 사제라고 욕을 하였을 때, 모세는 그의 형과 함께 장막 안으로 들어가서 주님께 말씀을 드리면서, 험구를 중단시키기 위해서 기적을 요구했습니다. 주님은 어떠한 청탁도 들어주셔야 할 의무는 없고, 특히 그 청탁이 난폭한 것이고, 아버지의 섭리에 대한 거룩한 신뢰를 잃은 정신에서 올 때는 더우기 들어주실 의무가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론은 비록 대사제이었지만 어느 날 우상을 숭배해서 하느님의 인자를 누릴 자격을 잃었기 때문에, 주님이 모세에게만 말씀하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다시 아론을 시험하고자 하셨고, 하느님의 눈앞에서 은총으로 자랄 수 있는 방법을 주시고자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꽃이 활짝 피고 편도(扁桃)를 열게 한 다음 장막 안에 넣어 둔 아론의 지팡이를 가지고 와서, 그것을 가지고 가서 돌에게 말을 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러면 돌이 사람들과 짐승들이 먹을 물을 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모세가 아론과 같이 주님이 명령하시는 대로 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다 주님을 완전히 믿을 줄을 알지 못했고, 그 중에서 제일 덜 믿은 사람은 이스라엘의 최고사제 아론이었습니다. 지팡이로 친 바위는 벌어지면서 사람들과 짐승들이 목마름을 풀 만큼 넉넉히 솟아 나오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물을 반대의 물이라고 불렀습니다. 그것은 그 곳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주님과 다투고, 주님의 행동과 명령을 비난했고, 또 모두가 똑같이 충실하지 않고, 오히려 최고 사제를 비롯해서 하느님의 말씀의 진실성에 대한 의심이 나타나고,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다음 아론은 언약된 땅에 도달하지 못한 채 산 사람들 가운데에서 제거되었습니다.
지금도 백성은 ‘당신은 우리를 민족으로 또 개인으로 압제자들의 지배 아래에서 죽게 했습니다’ 하고 말하면서 주님께 시위를 합니다. 그리고 내게는 ‘왕이 되어서 우리를 해방해 주시오’ 하고 외칩니다. 그러나 어떤 해방을 말하는 것입니까? 어떤 벌을 말하는 것입니까? 물질적인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것입니까? 그러나 물질적인 것에는 구원도 없고 벌도 없습니다! 훨씬 더 큰 벌과 훨씬 더 큰 해방은 여러분의 자유의 힘이 미치는 데에 있고, 여러분은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십니다.
이 말은 여기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위해서, 성서의 상징들을 읽고 이해할 줄 알아야 할 사람들을 위해서 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내가 그들의 영적인 왕인 내 백성을 불쌍히 여기기 때문에, 나는 여러분이 내가 누구인지 깨닫도록 도와주기 위하여 적어도 하나의 상징을 이해하도록 도와주고자 합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팡이를 가지고 가서 바위에게 말하여라. 그리하여 백성의 갈증을 풀어줄 강물이 솟아 나와 백성이 더 이상 한탄하지 못하게 하여라.’ 영원한 사제에게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는 당신 백성이 탄식을 끝나게 하시기 위해서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새(다윗왕의 아버지)의 가문에서 싹튼 막대기를 집어라. 그러면 거기에서 인간의 진흙이 닿지 않은 꽃 한 송이가 나올 것이고, 그 꽃은 달고 몹시 부드러운 편도열매가 될 것이다. 그러면 이새의 혈통에서 나온 그 편도를 가지고, 주님의 성령께서 일곱 가지 선물을 가지고 그 위에 머무르실 기묘한 그 싹으로 이스라엘의 돌을 쳐서 그 돌이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하여 풍부한 물을 내놓게 하여라.’
하느님의 사제는 사랑 자체입니다. 그리고 사랑을 진흙이 키우지 않은 이새의 뿌리에서 그의 순을 돋아나게 해서 육체를 만들어 내셨습니다. 그런데 그 육체는 강생하신 말씀의 육체, 기다려지는 메시아의 육체였고, 메시아는 바위가 갈라지도록, 바위가 그 교만과 탐욕의 단단한 껍데기를 갈라서 주님이 보내신 물, 그분의 그리스도에게서 솟아나는 물과 그의 사랑의 감미로운 기름을 받아들여, 유순하고 착하게 되어 그 마음속에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당신 백성에게 주시는 선물을 받아들임으로써 자기 자신을 거룩하게 하도록 바위에게 말을 하라고 보내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맑게 흐르는 물을 가슴에 받아들이기는 원치 않습니다. 이스라엘은 단단하게 닫힌 채로 있고, 더구나 그 실력자들의 인격이 그런대로 남아 있어서, 다만 하느님의 능력 덕택으로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린 막대로 그들을 치고 그들에게 말을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 여러분에게 진정으로 말합니다만, 이 민족의 많은 사람이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인데, 이 민족에 속하지 않은 많은 사람이 이스라엘의 사제들이 믿고자 하지 않은 것을 믿을 줄 알았기 때문에 들어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여러분 가운데 반대의 표적으로 있으며, 여러분은 나를 이해할 줄 아는 방식에 따라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말합니다. 하느님의 백성이 피하는 하느님의 집은 빛을 찾는 사람들에게 열려있습니다. 와서 나를 따르시오. 내가 반대의 표적으로 세위지기도 했지만, 모든 민족을 위한 표적으로도 세워졌습니다. 그래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선생님은 우리보다 외국인들을 더 사랑하시는군요. 만일 우리에게 복음을 전하시면 우리도 마침내 선생님을 사랑하게 될 터인데요! 그러나 선생님은 유다만 빼놓고 사방으로 다니십니다” 하고 예수의 말씀에 충격을 받은 유다인 하나가 말한다.
“나는 유다에도 내려가서 오랫동안 머무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많은 사람의 마음에 있는 돌이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피가 돌 위에 흘러 내려올 때에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회당장이지요?”
“그렇습니다.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압니다. 그러면 당신은 내가 말하는 것을 알아들을 수 있지요.”
“피가 돌 위에 흘러 내려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죄입니다.”
“피는 돌 위에 남아 있으라고 당신들이 기꺼이 돌 위에 흘러내리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참다운 어린 양의 피를 흘리게 한 그 돌이 당신들에게는 승리의 기념물로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곧이어 당신들이 깨달을 날이 올 것입니다…. 당신들은 진짜 벌을 깨달을 것이고, 당신들에게 제공되던 참 구원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깨달을 것입니다. 갑시다….”
한 남자가 사람들을 떼밀면서 앞으로 나아온다. “저는 시로-페니키아 사람입니다. 저희들 중의 많은 사람이 선생님을 모시지 못하고서도 선생님을 믿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은 병자가 많이 있습니다…. 저희 고장에는 가지 않으십니까?”
“당신네 고장에는 가지 않습니다.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안식일이 지난 다음에는 당신들의 국경 쪽으로 가겠습니다. 은총이 필요한 사람은 그 근처에서 기다리라고 하시오.”
“동포들에게 그렇게 말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선생님과 함께 계시기를.”
“당신에게 평화.”
예수께서는 과부에게 작별 인사를 하신다. 아니 그 보다도 하고자 하신다. 그러나 과부는 무릎을 꿇고, 자기가 결정한 것을 예수께 알려 드린다. “저는 사무엘을 여기 남겨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사무엘은 믿는 이들보다는 하인으로 더 훌륭하니까요. 그리고 저는 가파르나움으로 가서 선생님 곁에 있기로 결정했습니다.”
“나는 오래지 않아 가파르나움을 떠날 것입니다. 그것도 영영.”
“그렇지만 거기에는 좋은 제자들이 있지요.”
“그것은 사실이오.”
“저는 이렇게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제가 재물에서 초탈할 줄 알고, 올바르게 사랑할 줄 안다는 증거를 선생님께 드리는 것이 될 것입니다. 여기서 모이는 돈은 선생님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쓰고, 또 가엾은 어린 아이는 어머니가 사랑하지는 않으면서도 정말 데리고 있겠다면, 그 애를 첫번째 가난한 사람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우선 이것을 받으십시오.” 그러면서 무거운 돈주머니를 바친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강복과 당신의 은혜를 입은 사람들의 축복으로 당신에게 강복하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얼마 안 되는 동안에 많이 진보했습니다.”
여인은 얼굴을 붉힌다. 그리고 둘레를 휘 둘러보고 나더니 말한다.
“제가 진보를 한 것이 아닙니다. 선생님의 사도가 저를 가르쳤습니다. 갈색 머리 젊은이 뒤에 숨는 저 사람입니다.”
“사도들의 우두머리, 시몬 베드로. 그래, 그가 당신에게 무엇이라고 말했습니까?”
“오! 그이는 제게 아주 소박하고 아주 적절하게 말했습니다! 사도인 그이가 자기도 저와 같이 옳지 못한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인정할 정도로 자기를 낮추었습니다. 오! 저는 그것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이는 그러나 자기가 원하는 것을 받을 만한 자격을 얻기 위해서 착한 사람이 되기를 힘썼고, 자기가 얻은 선을 가지고 악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점점 더 착하게 되려고 힘쓴다고 말했습니다. 저희 보잘것없는 사람들끼리 말하는 것은 이해가 더 잘 된다는 것을 아 시지요…. 주님께 무례한 말씀을 했습니까?”
“아닙니다. 당신의 진실됨과 내 사도들 칭찬하는 것으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그가 권고한대로 하시오. 그리고 하느님께서 의덕을 향해 가는 당신과 항상 함께 계시기를 바랍니다.”
예수께서는 과부에게 강복하시고, 갑자기 일어난 바람에 흔들리는 푸른 과수원 아래로 서북쪽을 향하여 앞장서 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