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밧줄 장수의 초라한 가정에 머무르신다. 바닷물에 가까이 있기 때문에 찝찔한 냄새가 감도는 낮은 집이다. 집 뒤에는 여러 가지 구매자들이 가져가기 전에 상품을 부려 두는 별별 기분 좋지 않은 냄새를 풍기는 창고들이 있다. 앞 쪽에는 무거운 수레들이 자주 다니는 먼지투성이의 거리가 있는데, 끊임없이 왔다 갔다 하는 짐부리는 사람들과 개구쟁이들과 마차꾼들과 뱃사람들 때문에 시끄럽다. 길 저쪽에는 작은 선거(船渠)가 하나 있는데, 괴어있는 물은 거기에 버리는 찌꺼기들 때문에 기름끼가 있다. 그 선거에서 운하 모양의 작은 항구가 시작되는데, 그것은 넓어서 큰 배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진짜 항구로 통한다. 서쪽에는 모래밭으로 된 평지가 있는데, 손으로 돌려서 꼬는 윈치가 삐걱거리는 가운데 밧줄들을 만든다. 동쪽에는 남자들과 여자들이 그물과 돛을 수선하는 훨씬 더 작고, 한층 더 소란하고 어수선한 광장이 또 있다. 그리고는 반쯤 벗은 사내아이들이 우굴 거리는 찝찔한 냄새가 나는 낮은 오두막집들이 있다.
예수께서 부유한 집을 택하셨다고는 분명히 말할 수 없다. 파리, 먼지, 소음 괴어있는 웅덩이와 껍질을 벗기려고 물에 담가놓은 삼 냄새 따위가 이곳의 주인이다. 그런데 왕 중의 왕이 작은 집 뒤에 있는 광같기도 하고 창고 같기도 한 이 초라한 곳에서, 피곤하셔서 사도들과 같이, 다루지 않은 삼단 위에서 주무신다. 거기서는 역청(?靑)같이 까만 문으로 해서 역시 까만 부엌으로 들어가고, 속돌 같은 흰회색을 띠게 하는 먼지와 소금에 부식되고 벌레가 먹은 문으로 해서 사람들이 밧줄들을 만들고 있는 광장으로 나가게 되는데, 거기에서는 껍질을 벗기려고 물에 담가놓은 삼의 퀴퀴한 냄새가 온다. 광장에는, 장방형인 광장 양쪽 끝에 두 그루씩 엄청나게 큰 플라타너스 네 그루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가 쨍쨍 내리쬔다. 삼을 꼬는데 쓰이는 윈치들이 이 나무들 아래 있다. 내가 그 기구의 명칭을 잘 설명하는지 모르겠다. 남자들은 정말 품위를 지키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에 머무르는 짧은 속옷을 입고, 샤워를 하는 듯이 땀을 줄줄 흘리며 계속해서 윈치를 돌리고 있는데, 마치 갤리선의 죄수들처럼 쉬지 않고 기구를 움직이고 있다…. 그들은 일에 꼭 필요한 말밖에는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윈치의 바퀴가 삐걱거리는 소리와 삼이 꼬이면서 늘어나는 소리 말고는 광장에 다른 소리가 없어, 밧줄 장수의 집을 둘러싸고 있는 다른 장소들의 소음과는 이상한 대조를 이룬다. 그래서 밧줄 만드는 사람들 중의 하나가 “여자들이?! 이 지독한 시간에?! 저거 봐! 바로 이리로 오는데…”하고 외치는 소리는 마치 생각할 수 없는 일과 같이 놀라운 일이다.
“남편을 묶기 위해 밧줄이 필요한 모양이지…”하고 한 젊은 밧줄 제조공이 농담을 한다.
“일하는데 삼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
“아이고! 빗질을 완전히 한 삼을 공급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렇게 투박한 우리의 삼을!?”
“우리 삼은 덜 비싸거든. 알겠어? 저 여자들은 가난하단 말이야….”
“그렇지만 이곳 여자들이 아닌 걸. 저들의 색다른 겉옷을 보게나….”
“여기 여자들이 아니야. 지금은 가이사리아에 별의별 것이 다 있어….”
“저 여자들이 혹 선생님을 찾는지도 모르겠군. 병자들 인지도 몰라…. 이 더위에 저렇게 푹 뒤집어쓰고 있는 걸 보게….”
“문둥병자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빈곤은 좋아, 그렇지만 문둥병은 싫어. 하느님께 대한 인종으로라도 문둥병은 싫어”하고 밧줄 만드는 곳 주인이 말한다.
“그러나 당신은 ‘하느님께서 보내시는 것은 무엇이든지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신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지요.”
“그렇지만 문둥병은 하느님께서 보내시는 게 아니야. 그건 죄와 악습과 전염이야….”
여자들은 뒤로 해서 왔다. 말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광장 끝에 있는 사람들 말고, 집 쪽에 있는 사람들, 따라서 다가가는데 제일 가까운 사람들 뒤로 해서 왔다. 그리고 그 중의 한 여자가 밧줄 만드는 사람 중의 한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몸을 구부리니, 그 사람은 깜짝 놀라 돌아보며 얼빠진 사람처럼 그대로 있다.
“좀 들으러 가세… 저렇게 뒤집어쓴 여자들… 하지만 집안에 문둥병까지 생기면, 그 많은 아이들하고 설상가상이겠네!…”하고 밧줄 만드는 곳 주인이 윈치 돌리는 움직임을 중단하고 걷기 시작하면서 말한다. 동료들이 그를 따라 온다….
“시몬, 이 여자가 뭘 물어보지만, 외국말을 하네. 배를 타고 다닌 자네가 좀 들어보게”하고 여자가 말을 물어본 사람이 말한다.
“무슨 일입니까?” 하고 밧줄 장수는 여자의 얼굴에까지 내려오는 어두운 빛깔의 베일을 통해서 그 여자를 보려고 애쓰며 거칠게 묻는다.
그러니까 매우 순수한 그리이스말로 여자는 “이스라엘의 왕 선생님을.”
“아! 알았습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문둥병자입니가?”
“아니오.”
“그걸 누가 증명합니까?”
“선생님께서 친히. 선생님께 여쭈어 보시오.” 그 남자는 망설인다. 그러다가 말한다.
“좋습니다. 믿음의 행위를 하겠습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나를 보호해 주실 겁니다…. 부르러 갈 테니 여기 그대로 있으시오.”
여자들은 네 사람인데 말이 없는 회색빛 띤 무리를 이루고 움직이지 않는다.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모인 밧줄 만드는 사람들은 놀란 눈으로 분명히 두려워하며 그 여자들을 바라본다. 그 남자는 창고 안으로 가서 주무시는 예수를 건드린다.
“산생님… 밖으로 오십시오. 누가 선생님을 찾습니다.”
예수께서는 잠을 깨시고 곧 일어나시며 물으신다. “누구요?”
“모르겠습니다!…. 그리이스 여자들인데 베일을 푹 뒤집어썼습니다…. 그 여자들은 문둥병자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선생님이 그걸 증명하실 수 있다고 합니다….”
“곧 가겠소.” 예수께서는 벗어 놓으셨던 샌들끈과 옷깃의 끈을 매시고, 주무시는 동안 더 자유로우라고 끌러 놓으셨던 허리띠를 다시 매시면서 말씀하신다. 그리고 밧줄 장수와 같이 나오신다. 여자들은 예수께로 마주 나오려는 몸짓을 한다.
“거기 그대로 있으라니까요! 당신들이 내 아이들 노는 곳에 걸어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우선 당신들이 건강하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바랍니다.”
여자들은 걸음을 멈춘다. 예수께서 여자들에게로 가신다. 아까 그리이스말로 말한 여자 말고 키가 제일 큰 여자가 작은 소리로 한 마디 한다. 예수께서 밧줄 장수를 돌아보시며 말씀하신다. “시몬, 안심해도 되오. 이 여자들은 건강하오. 그런데 나는 이 여자의 말을 조용히 들을 필요가 있소. 집으로 들어가도 되겠소?”
“아닙니다. 할망구가 말할 수 없이 수다스럽고 호기심이 많습니다. 저 안쪽에 있는 선거의 창고로 가십시오. 거기에는 작은 방 하나가 있으니까 혼자서 조용히 계실 수 있습니다.”
“오시오…” 하고 예수께서 여자들에게 말씀하신다. 그리고 여자들과 같이 광장 저 안쪽에 악취를 풍기는 창고 안에 있는, 감방처럼 작은 방으로 가신다. 그 방에는 망그러진 연장들과 걸레들과 삽부스러기들과 왕거미들이 있고, 물에 담근 삼과 곰팡이 냄새가 어떻게나 심한지 목구멍이 막힐 지경이다. 매우 근엄하시고 매우 창백하신 예수께서 가벼운 미소를 지으시며 말씀하신다. “여기는 당신들의 취미에 맞는 장소가 아닙니다…. 그러나 나는 다른 장소가 없습니다….”
“저희들은 지금 이 장소에 사시는 분을 보기 때문에 장소는 보지 않습니다” 하고 쁠라우띠나가 베일과 겉옷을 벗으면서 대답한다. 다른 여자들도 따라서 그렇게 하는데, 그들은 리디아, 발렌시아, 그리고 해방된 노예 알불라 도미 띨라이다.
“이것으로 나는 그래도 역시 당신들이 나를 의인으로 믿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군요.”
“의인 이상이십니다. 그리고 글라우디아가 저희를 보내는 것도 바로 선생님께서 의인 이상이시라고 믿고, 그가 들은 말을 고려에 넣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글라우디아가 선생님께 대해서 가지는 존경을 배로 늘리기 위해서 그 사실을 선생님께서 확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또는 그들이 나를 어떠한 모습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게 하려고 하는데 내가 그런 모습으로 나타나면 그 존경을 집어치우려고 말이지요. 그러나 글라우디아를 안심시키시오. 나는 인간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그렇습니다, 나는 모든 사람을 오직 하나인 나라에 모으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무엇을 말입니까? 살과 피를 말입니까? 아닙니다. 이것은, 즉 잘 변하는 물질은 불안정한 왕국들과 불확실한 제국들에 남겨 놓습니다. 나는 내 왕권 아래, 사람들의 영만을 모으고자 합니다. 불멸하는 영들을 불멸의 나라에, 나는 그 어떤 사람이 주는 것이든 이 뜻과 다른 내 의지의 다른 뜻은 일체 거부합니다. 그리고 나는 진리는 오직 한 말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당신들이 믿고, 당신들을 보낸 분에게 말하기를 부탁합니다….”
“선생님의 사도는 아주 자신만만하게 말하던데요….”
“그 사람은 흥분한 어린 아이와 같은 사람입니다. 그를 실제로 있는 그대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선생님께 해를 끼칩니다! 그를 나무라십시오…. 그를 쫓아 버리십시오….”
“그러면 내 자비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 사람은 잘못된 사랑으로 그렇게 합니다. 그러니 내가 그를 불쌍히 여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또 내가 그를 쫓아낸다고 무엇이 달라지겠습니까? 그는 자기와 내게 곱절이나 되는 해를 끼칠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선생님께 발에 맨 쇠공과 같은 존재로군요!
“내게는 그가 구속해야 할 불행한 사람입니다….”
쁠라우띠나는 팔을 내밀며 무릎을 꿇고 말한다. “아! 그 누구보다도 더 위대하신 선생님, 선생님의 마음이 선생님의 말씀 안에 있는 것을 느낄 때 선생님께서 거룩하시다는 것을 믿기가 얼마나 쉽습니까! 선생님의 지능보다도 한층 더 큰 선생님의 사랑 때문에 선생님을 사랑하고 선생님을 따르기가 얼마나 쉽습니까!”
“더 크지는 않지만, 당신들에게는 더 이해할 수 있는 것이지요…. 당신들은 너무나 많은 오류의 방해를 받는 지능을 가지고 있고, 또 진리를 받아들이기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릴 만큼 용감하지도 못합니다.”
“선생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지혜로우신 만큼 예언자이기도 하십니다.”
“지혜는 거룩함의 한 형태이므로 과거의 일이나 현재의 일에 대해서나 미래의 사건을 예고하는데 있어서나 항상 판단의 빛을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네 예언자들은….”
“그분들은 성인들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그분들과 매우 완전하게 뜻이 통했었습니다.”
“그분들이 이스라엘 사람들이기 때문에 거룩했습니까?”
“그분들이 거룩했던 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분들의 행동이 옳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면서도 이스라엘 전체가 거룩하지는 않았으니까요. 우연히 어떤 민족이나 어떤 종교에 속해 있는 것이 거룩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두 가지는 거룩하게 되는 것을 많이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들이 거룩함의 절대적인 요인은 아닙니다.”
“그러면 그 요인은 어떤 것입니까?”
“사람의 의지입니다. 좋으면 사람의 행동을 성덕으로 이끌어가고, 나쁘면 퇴폐로 이끌어가는 의지입니다.”
“그러면… 저희들 가운데에도 반드시 의인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오히려 당신들의 조상들 가운데에는 틀림없이 의인들이 있고, 또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도 확실히 의인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교도의 세계 전체가 마귀에게 속해 있다는 것은 너무나 소름끼치는 일일 터이니까요. 당신들 가운데 선과 진리에 대하여 매력을 느끼고, 악습에 대하여 혐오를 느끼며 나쁜 행동을 사람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피하는 사람들은 벌써 정의의 오솔길에 들어 있다고 생각하시오.”
“그러면 글라우디아는….”
“그렇습니다, 그리고 당신들도. 끝까지 꾸준하시오.”
“그러나 선생님께 회두하기… 전에 죽게 된다면?… 덕을 닦은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공평하게 심판하십니다. 그러나 왜 참 하느님께로 오는 것을 주저합니까?”
세 귀부인은 고개를 숙인다…. 침묵이 흐른다…. 그런 다음 그리스도교에 대한 그 많은 잔인한 행위와 저항에 대한 설명을 주는 것이 될 굉장한 고백이 나왔다….“그렇게 하면 조국을 배반하는 것같이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군대와 재력 외에 하느님을 차지하고 하느님의 보호를 받음으로 도덕적으로 정신적으로 로마를 더 강하게 만듦으로 당신들은 오히려 반대로 조국에 봉사할 것입니다. 세계적인 도시 로마, 전세계적인 종교의 도시인 로마!…. 생각해 보시오….”침묵이 흐른다.
그런 다음 리디아가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개지며 말한다. “선생님, 얼마 전부터 저희들은 우리 비르질리우스의 글에서도 선생님을 찾아보았습니다. 그것은 수천년째 내려오는 신앙의 영향을 그들에게서 느낄 수 있을 선생님네 예언자들의 예언보다는, 이스라엘의 어떤 믿음에도 물들지 않은 예언자들의 예언이… 저희들에게는 더 가치가있으니까요…. 그래서 저희들끼리 토론을 합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또 어떤 나라와 종교를 막론하고 선생님을 예감한 예언자들을 대조하면서요. 그러나 우리 비르질리우스보다 더 정확하게 선생님을 예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희들은 그날, 글라우디아가 소중히 여기는 점성가(占星家)인 그리이스인 해방된 노예 디오메데스와도 거기에 대해서 정말 많은 말을 했습니다! 디오메데스는 그 때는 더 가까운 때였고 천체들이 그것들의 합(合)으로 말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는 선생님께서 어린 아이였을 때 경배하러 와서 로마를 소름끼치게 한 학살을 유발했던 동방의 세 나라의 세 현자의 사실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확신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50년 이상이나 전세계의 어떤 현자도 천체를 내 세우면서 선생님에 대해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비록 그들이 선생님의 현재의 발현에 한층 더 가까웠는데도 말입니다. 글라우디아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우리에겐 선생님이 필요해! 선생님께서는 진리의 말씀을 주실 거야. 그래서 우리는. 가장 위대한 우리 시인의 지위와 운명을 알게 될 거야!’ 하고. 선생님,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글라우디아를 위해서… 글라우디아가 선생님을 의심한 것 때문에 선생님께 미운사람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저희들에게 보이시기 위한 선물로.”
“나는 글라우디아의 로마 여인으로서의 반응을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원한을 품지 않았습니다. 글라우디아를 안심시키시오. 그리고 들으시오. 비르질리우스는 다만 시인으로만 위대한 사람이 아니었지요?”
“오! 그러믄요! 인간으로도 그랬습니다. 벌써 타락하고 악습에 젖어 있는 사회 안에서 그는 정신적인 순결성으로 빛났습니다. 그가 음란했다고, 진탕 먹고 마시는 것과 방탕한 놀이를 좋아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의 글은 순결합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더 순결했습니다. 그가 가장 많이 살던 곳에서는 그를 ‘처녀’라고 부를 정도였습니다. 행실이 고약한 사람들은 업신여겨서 그랬고, 착한 사람들은 존경으로 그랬습니다.”
“그러면, 순결한 사람의 맑은 영혼 안에 하느님께서 나타나실 수 없겠습니까. 그가 이교도라 하더라도? 완전하신 덕행이 덕있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셨겠습니까? 그리고 그의 정신의 순수한 아름다움 때문에 그에게 진리에 대한 사랑과 진리를 보는 혜택이 주어졌다면, 그가 예언자적인 번득임을 가질 수 없었겠습니까? 진리를 알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그에게 상을 주고, 그를 항상 점점 더 큰 진리로 이끌어가기 위하여 그에게 나타나는 진리 외의 다른 것이 아닌 예언의 번득임 말입니다.”
“그러면… 비르질리우스가 실제로 선생님을 예언했습니까?”
“순결과 천재로 불타는 그의 정신은 내게 관한 한 페이지에 대한 지식에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그를 이교도이지만 의로운 시인이라고, 예언자적이고 그의 덕행을 보상하는 그리스도 이전의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오! 우리의 비르질리우스! 그럼 그가 상을 받을 것입니까?”
“‘하느님은 공평하시다’고 내가 말했습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그 시인을 본받아서 그의 한계에서 멈추지 마시오. 당신들에게는 진리가 직관으로나 부분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완전히 나타나서 당신들에게 말을 했으니까, 앞으로 나아가시오.”
“고맙습니다.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가겠습니다. 글라우디아는 정신상의 문제에 있어서 그가 선생님께 유익한 일을 할 수 있겠는지 여쭈어보라고 말했습니다” 하고 쁠라우띠나가 예수의 의견에는 응하지 않은 채 말한다.
“그리고 글라우디아는, 만일 내가 참칭자(僭稱者)가 아니면 그 말을 내게 하라고 그랬지요….”
“아이고! 선생님! 어떻게 그것을 아십니까?”
“나는 비르질리우스와 예언자들보다 더한 사람입니다….”
“맞습니다! 모두가 참말입니다! 저희가 선생님을 도와드릴 수 있습니까?….”
“나를 위해서는 믿음과 사랑밖에 필요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큰 위험을 당하고 그의 영혼이 오늘밤에 죽을 인간이 있습니다. 글라우디아는 그를 구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요? 누굽니까? 죽임을 당하는 영혼이라니요?”
“당신들의 귀족 중의 한 사람이 연회를 베푸는데…”
“아! 예! 엔니우스 깟시우스. 제 남편도 초대를 받았습니다…”하고 리디아가 말한다.
“그리고 제 남편두요. 그리고 저희들도, 정말. 그렇지만 글라우디아가 거기 가지 않겠다니까 저희도 가지 않겠습니다. 저희가 거기 가는 경우에는 저녁식사 후에 곧 자리를 뜨기로 결정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저녁은 진탕 먹고 마시는 것으로 끝나는데… 저희들은 이제 그것을 견딜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무시당한 아내들의 멸시를 가지고 저희 남편들을 거기에 남겨 놓습니다…”하고 리디아가 말한다.
“멸시를 가지고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도덕적인 빈곤에 대한 연민으로 그래야지요”하고 예수께서 바로 잡으신다.
“선생님, 그것은 어렵습니다. 저희들은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습니다….”
“나도 마음속에 일어나는 것을 아주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용서합니다….”
“선생님은 성인이시지요….”
“당신들도 성인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그것을 바라니까, 그리고 당신들의 의지가 당신들을 격려하니까….”
“선생님!….”
“그렇습니다. 당신들은 나를 알기 전과 마찬가지로 행복하다고, 그들이 육체 이상의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교도 여자들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관능적인 하찮은 행복으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당신들이 지혜를 조금 아는 지금 말입니다….”
“아닙니다, 선생님. 솔직히 고백합니다. 저희들은 어떤 보물을 찾는데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불만이고 불안합나다.”
“그런데 그 보물이 당신들 앞에 있습니다! 당신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빛을 향한 당신들의 정신의 갈망이고, 당신들의 정신이 요구하는 것을 당신들이 주는 것을… 지체하는 데에서 오는 그 정신의 고통입니다….”
침묵이 흐른다…. 그러다가 다시 쁠라우띠나가 이 주제를 계속하지 않고 말한다. “그런데 글라우디아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 여자를 구해내는 것입니다. 로마 사람의 향략을 위해서 사 온 소녀, 내일이면 처녀가 아닐 처녀입니다.”
“그가 그 처녀를 샀으면… 처녀는 그 사람의 것입니다.”
“그 처녀는 가구가 아닙니다. 그의 안에는 정신이 들어 있습니다….”
“선생님… 저희 법률은….”
“여보시오, 하느님의 법이오!….”
“글라우디아는 연회에 가지 않는데요….”
“나는 글라우디아에게 연회에 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들에게 글라우디아에게 이렇게 말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글라우디아가 자기를 비난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 저 어린 영혼을 위해 도움을 청합니다’하고….”
“저희들이 이 말은 하겠습니다. 그러나 글라우디아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온 노예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물건입니다….”
“그리스도교는 노예도 카이사르의 영혼과 같은 영혼, 대부분의 경우에는 더 좋은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가르칠 것이고, 그 영혼은 하느님의 것이며, 그 영혼을 타락시키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는 것을 가르칠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실 때에 위엄이 있다. 여자들은 그 권위와 엄함을 느낀다. 여자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겉옷을 다시 입고 해일을 다시 쓰고 말한다. “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히 계십시오.”
“안녕히들 가시오.”
여자들은 여전히 더운 광장으로 나온다. 그러나 쁠라우띠나가 돌아서며 말한다.
누구에게나 저희들은 그리이스 여자들이었습니다. 아셨지요?”
“좋습니다. 안심하고 가시오.”
예수께서는 낮은 대문 아래 머물러 계시고, 여자들은 왔던 길로 해서 돌아간다.
밧줄 만드는 사람들은 일을 하러 돌아간다.
예수께서는 천천히 창고로 돌아오신다. 생각에 잠겨 계신다. 이제는 눕지 않으시고, 둘둘 말아 놓은 밧줄 더미에 앉으셔서 열심히 기도 하신다…. 열한 사람은 계속 깊이 잠들어 있다….
얼마 동안 이렇게 지나간다…. 한 시간쯤, 그런 다음 밧줄 장수가 머리를 들이밀고, 예수께 문으로 오시라는 손짓을 한다. “노예가 한사람 와서 선생님을 뵙겠다고 합니다.”
누미디아 사람인 노예는 밖에 해가 아직 쨍쨍 내리쬐는 광장에 있다. 그는 절을 하고 말없이 밀랍 서판(書板)을 건네 드린다. 예수께서 그것을 읽으시고 말씀하신다. “내가 새벽까지 기다리겠단다고 말하시오. 알아들었소?” 그 남자는 머리를 끄덕여 그렇다는 뜻을 나타낸다. 그리고 왜 말을 하지 않는지를 이해시켜 드리려고 입을 벌려 혀가, 잘린 것을 보인다. 예수께서는 그를 쓰다듬으시며 “불쌍하게도!”하고 말씀하신다.
노예는 눈물 두 줄기를 그의 검은 뺨 위로 흘리며 큰 원숭이의 손같이 검은 두 손으로 예수의 흰 손을 잡아 얼굴에 갖다 대고 입맞춤하고, 자기 가슴에 갖다 댄다. 그런 다음 땅에 엎드린다. 그는 예수의 발을 잡아 자기 머리에 얹는다…. 연민 가득한 그 사랑의 몸짓에 대한 그의 고마움을 나타내는 일련의 몸짓으로 하는 언어이다…. 그러니까 예수께서는 “불쌍하게도!”하고 되풀이 하신다. 그러나 그를 고쳐 주지는 않으신다.
노예는 일어나 밀랍 시판을 달라고 한다…. 글라우디아는 그가 편지로 연락한 흔적을 남기기를 원치 않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서판을 돌려주신다. 누미디아 사람은 떠나가고, 예수께서는 밧줄 장수 곁으로 가신다.
“나는 새벽까지 있어야 하오…. 괜찮겠소?….”
“무엇이든지 선생님 원하시는 대로 입니다. 저는 가난한 것이 유감입니다….”
“당신이 정직한 것이 내 마음에 드오.”
“그 여자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습니까?”
“조언이 필요한 외국여자들이었소.”
“건강합니까?”
“당신과 나와 마찬가지로.”
“아! 좋습니다!…. 저기 사도들이 옵니다….” 과연 아직 잠이 덜 깬 열한 사도가 눈을 비비고 기지개를 켜며 창고에서 나와 선생님제로 간다.
“선생님… 오늘 저녁에 떠나시려면 저녁 식사를 해야겠습니다…”하고 베드로가 말한다.
“아니다. 새벽에나 떠난다.”
“왜요.”
“누가 그렇게 하라고 청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왜요? 누가요? 밤에 길을 가는 것이 나을 텐데요. 지금은 초생달이니까요….”
“나는 어떤 인간을 구해내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것이 달보다 더 밝고, 내게는 밤보다 더 시원하다.”
베드로가 예수를 따로 끌고 간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로마 여자들을 보셨습니까? 그 여자들의 기분이 어떻습니까? 그 여자들이 개종을 하는 것입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대답을 하게 나를 가만 내버려두면 말을 해주마. 호기심이 너무 많은 사람아. 로마 여자들을 보았다. 그 여자들은 진리를 향해 천천히 올 뿐이다. 그러나 뒤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그것만이라도 대단한 것이다.”
“그리고… 유다가 말하던 것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 여자들은 나를 현인으로 계속 존경한다.”
“그러나… 유다의 일은요? 그가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그 여자들은 나를 찾아왔지, 그를 찾아온 것이 아니라….”
“아니 그럼, 그 사람이 왜 로마 여자들을 만나는 것을 겁냈습니까? 왜 선생님을 가이사리아에 못 오시게 하려고 했습니까?”
“시몬아, 유다가 이상한 변덕을 부리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그 로마 여자들이 오늘 밤에 옵니까?”
“그 여자들은 벌써 왔었다.”
“그러면 왜 새벽을 기다리십니까?”
“그런데 너는 왜 그렇게 호기심이 많으냐?”
“선생님, 선심을 쓰셔서 모두 말씀해 주십시오.”
“네 의심을 모두 없애기 위해서 그러마… 너도 저 로마인 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들었지….”
“예, 더러운 놈들! 지긋지긋한 놈들! 마귀들! 그렇지만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아! 알겠습니다! 로마 여자들이 저녁식사에 가는군요. 그래서 그 추악한 것에 가는 것에 대해서 선생님께 용서를 청하러 왔군요…. 선생님께서 그것을 받아들이셨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나는 네가 경솔한 판단을 하는 것에 놀란다!”
“용서하십시오, 선생님!”
“그러마, 그러나 로마 여자들이 저녁 식사에 가지 않는다는 것과 내가 그 계집 아이를 위해 나서서 손을 쓰라고 글라우디아에게 부탁했다는 것을 알아라….”
“오! 그러나 글라우디아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계집아이를 로마 사람이 샀으니, 그 애에 대해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글라우디아는 그 로마인에 대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글라우디아는 내게 새벽까지 기렸다가 떠나라는 전갈을 보냈다.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만족하냐?”
“예, 선생님. 그러나 우선은 선생님이 쉬지 못하셨습니다…. 이제는 이리 오십시오…. 선생님은 피로하셨습니다! 선생님을 방해하지 않도록 제가 지키겠습니다….오십시오, 오세요….” 그러면서 사랑을 기울여 우격다짐으로 끌고 밀고하며 다시 누우시도록 강제한다….
시간이 흐른다. 황혼이 내려오고, 일이 멎고, 거리와 작은 광장들에서는 어린이들이, 하늘에서는 제비들이 더 크게 소리를 지른다. 그러다가 처음 어두움이 내리덮이니, 제비들은 둥지를 찾아가고, 어린이들은 침대로 간다. 소리들이 하나씩 차례로 멎고, 마침내 운하를 따라서 흰 물결을 일으키는 물이 가볍게 찰싹거리는 소리와 바닷가에 파도가 부딪는 소리만이 남게 된다. 집들은, 피로한 일꾼들의 저 집들은 문을 닫고, 집안에서는 불빛이 꺼지고, 휴식이 와서 모든 눈을 감게 하고. 사람들을 소경과 벙어리가 되게 하여… 멀리 떠나가게 한다…. 달이 떠서 그 은빛 빛살로 작은 선거의 더러운 거울까지 고상하게 만들어서, 이제는 그것이 은으로 만든 판같이 보인다….
사도들은 다시 삼단 위에서 잠이 들었다… 예수께서는 움직이지 않는 윈치 중의 하나에 올라 앉으셔서 양손을 가슴에 모으시고 기도하시고, 곰곰이 생각하시고, 기다리신다…. 시내에서 오는 길에서 눈을 떼지 않으신다.
달은 계속 하늘로 올라간다. 달은 예수의 머리 위에 와 있다. 바다의 소리는 더 두드러지게 들리고, 파도는 더 짙은 냄새를 풍긴다. 빛나는 원추형과 같은 달빛은 점점 더 넓어져서 예수 앞에 있는 물거울 전체를 둘러싸고, 그 빛살은 점점 더 멀리 퍼져 나간다. 그것은
세상 끝에서부터 예수를 향하여 오면서 운하를 거슬러 올라와서 선거(船渠)에 와서 멎는 것 같은 빛의 길이다.
그런데 이 길로 작고 흰 배 한 척이 나아오고 있다. 배는 제가 지나오자마자 다시 제대로 되는 액체로 된 길에 제가 지나온 흔적을 남기지 않고 나아오고 또 나아온다…. 배는 운하를 거슬러 올라온다…. 이제는 조용한 선거에 이르렀다. 기슭에 닿고, 멎는다. 그리고 배에서는 그림자 셋이 내린다. 근육이 발달한 남자 한 사람, 여자 한사람,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있는 가냘픈 윤곽이다. 그들은 밧줄 장수의 집으로 간다. 예수께서 그들에게로 마주 가신다.
“당신들에게 평화, 누구를 찾소?”
“선생님을 찾습니다” 하고 리디아가 베일을 벗고, 혼자 앞으로 나아오면서 말한다. 그리고 말을 계속한다. “그것은 옳은 일이고 극히 도덕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글라우디아가 선생님께 봉사했습니다. 이 소녀입니다. 발레리아가 얼마 후에 어린 파우스따를 돌보는 아이로 데려갈 것입니다. 그러나 발레리아는 그동안 이 애를 맡으시라고, 아니 그 보다도 선생님의 어머님이나 선생님의 친척들의 어머니에게 맡기십사고 청합니다. 이애는 완전히 이교도입니다. 아니 이교도 이상입니다. 이 애를 기른 주인은 이 애 안에 절대적인 무(無)를 넣어주었습니다. 이애는 올림포스산의 신들이나 다른 아무 것도 알지 못합니다. 이애는 다만 남자들에 대한 유별난 공포감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얼마 전부터 인생이란 것이 아주 생생하게 이 애에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오! 슬픈 말! 너무 늦었나요?”
“육체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이 애를 그의… 신성 모독이라고 할 것을 위해 준비시키고 있었고, 처녀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글라우디아는 저녁 식사 동안 줄곧 이 애를 그 치한 곁에 놓아두고, 술 때문에 그가 깊이 생각을 할 수 없게 될 때까지 행동을 보류해야만 했습니다. 남자는 그의 관능적인 사랑에 있어서 항상 음탕하지만, 취했을 때에 가장 그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선생님께 상기시켜 드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때에는 어떤 힘이 억압해서 그의 보물을 빼앗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글라우디아가 그 점을 이용했습니다. 엔니우스는 실총(失寵)으로 인해서 멀리 떨어지게 된 이탈리아로 돌아가기를 갈망합니다…. 글라우디아는 소녀와 맞바꿔서 그의 귀국을 약속했습니다. 엔니우스는 낚시를 물었습니다…. 그러나 내일 술이 깨면 반항하고, 소녀를 찾고, 떠들어댈 것입니다. 하기는 내일은 글라우디아가 그의 입을 막을 방법을 찾아내겠지만요.”
“폭력 입니까? 그것은 안 됩니다.”
“오! 폭력도 좋은 목적을 위해서는 유익합니다! 그러나 글라우디아가 폭력은 쓰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오늘 저녁에 술을 너무 마셔서 아직 얼이 빠진 빌라도가 앤니우스에 대해서 로마에 보고하러 가라는 명령에 서명할 것입니다…. 아! 아!… 그러면 그는 첫번째 군선으로 떠날 것입니다. 그러나 우선은 … 빌라도가 후회하고 그의 명령을 철회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니, 소녀가 다른데 가 있는 것이 낫습니다. 빌라도는 하도 잘 변하니까요! 또 할 수 있으면, 소녀가 인간의 비열한 언동을 잊어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오! 선생님! 저희들은 이 때문에 저녁 식사에 갔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몇 달전만 해도 그렇게 진탕 먹고 마시는데 가면서도 어떻게 심한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요? 저희들은 목적을 달성하자 이내 도망쳤습니다…. 거기서 저희 남편들은 아직 짐승 같은 사람들과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얼마나 불쾌감을 주는 일입니까!…. 그런데 저희들은 그런 다음… 그런 다음… 남편들을 받아주어야 합니다….”
“엄하게 굴고 참을성을 가지시오. 당신들은 모범으로 남편들을 더 나은 사람을 만들 것입니다.”
“오! 그것은 될 수 없는 일입니다!…. 선생님께서는 모르십니다….” 여인은 고통으로 보다는 분해서 운다. 리디아는 다시 말을 잇는다. “글라우디아는 선생님을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공경한다는 것을 선생님께 보여 드리기 위해서 이 일을 했다고 말씀드리라고 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 영혼과 순결의 가치를 가르쳐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한다는 말씀을 드리라고 했습니다. 글라우디아는 이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소녀를 보시겠습니까?”
“그러지요. 그리고 남자는 누굽니까?”
“이 사람은 글라우디아가 가장 비밀을 요하는 일에 쓰는 누미디아사람입니다. 밀고의 위험은 없습니다…. 이 사람은 혀가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오후에 그러신 것처럼 “가엾게도!” 하고 되풀이 하신다. 그러나 지금도 기적을 행하지 않으신다.
리디아는 가서 계집아이의 손을 잡고, 말하자면 예수 앞으로 끌고 온다. 그리고 설명한다. “라틴어를 몇 마디 압니다. 그리고 유다인들의 말은 더 모릅니다…. 작은 야수와 같습니다…. 오직 쾌락의 대상입니다.” 그리고 계집 아이에게 말한다. “겁내지 말고, ‘고맙습니다’하고 말씀드려라. 이분이 너를 구해 주셨다…. 무릎을 꿇고 이분의 발에 입맞춤해라. 자! 떨지 말고!… 선생님, 용서하십시오! 이 애는 술이 취한 엔니우스의 마지막 애무에 겁을 먹었습니다….”
“가엾은 소녀!” 하고 예수께서는 베일을 쓴 소녀의 머리에 손을 얹으시면서 말씀하신다. “무서워하지 말아라! 나는 너를 내 어머니께로 데리고 가서 얼마 동안 거기 있게 하겠다. 어머니께 말이다. 알겠니? 그리고 네 주위에는 착한 오빠가 아주 많이 있을 거다…. 얘야, 무서워하지 말아라!”
예수의 목소리와 눈길에는 무엇이 있는가? 모든 것이 다 있다. 평화, 안전, 순결, 거룩한 사랑. 계집아이가 그것을 느끼고, 예수를 더 잘 보려고 겉옷과 두건을 뒤로 젖힌다. 그러니까 아직 거의 어린 아이이고, 이제 겨우 사춘기의 문턱에 들어선 소녀의 가냘프고 예쁜 모습과 청소년기의 약간 성숙하지 않은 아름다움과 순진한 태도를 가지고, 그에게는 너무 큰 옷을 입은 소녀가 나타난다.
“이 애는 반쯤 벗은 상태였습니다…. 저는 가방을 뒤져서 찾아낸 아무 옷이나 입혔습니다…”하고 리디아가 설명한다.
“어린 아이로군!” 하고 예수께서 동정을 가지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소녀의 손을 잡으시며 물으신다. “무서워하지 않고 나를 따라오겠니?”
“예, 주인님.”
“아니다, 나는 주인이 아니다. 선생님이라고 말해라.”
“예, 선생님”하고 소녀는 좀 더 담대하게 말한다. 그리고 매우 흰 그의 얼굴의 겁먹은 표정 대신에 수줍은 미소를 보인다.
“너 오래 걸을 수 있겠니?”
“예, 선생님.”
“그런 다음, 내 어머니께 가서 내 집에서 쉴 거다. 어린 아이인… 파우스따를 기다리면서, 너는 파우스따를 많이 이뻐할 거다…. 좋으냐?”
“예! 그러믄요!….” 그리고 소녀는 금빛 속눈썹 사이로 보이는 매우 아름다운 회색을 띤 파란 색의 맑은 눈을 담대하게 치뜨고 용기를 내서 묻는다.  “이제는 그 주인이 없습니까?” 하고 그리고 공포의 빛이 아직도 그의 눈길을 흐리게 한다.
“다시는 절대로 없다” 하고 예수께서 소녀의 꿀빛깔의 숱이 많은 금발에 다시 손을 얹으시며 약속하신다.
“안녕히 가십시오, 선생님. 며칠 후에는 저희들도 호수에 가겠습니다. 어쩌면 또 만나 뵐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엾은 로마 여자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리디아, 안녕히 가시오. 글라우디아에게 내가 열망하는 정복은 이런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라고 말하시오. 얘야, 이리 오너라. 우리는 곧 떠난다….”
그리고 소녀의 손을 잡고, 사도들을 부르시려고 창고 문에 나타나신다.
배가 왔던 흔적을 남기지 않은 채 넓은 바다로 돌아가는 동안, 예수와 사도들은 겉옷으로 휩싸인 소녀를 일행의 가운데에 두고 변두리의 길로 해서 들판을 향하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