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베스 갈라앗 마을이 있는 깊고 나무가 우거진 계곡에는 아주 가까이에 있는 요르단강 쪽으로 거품을 일으키고 흘러가는 물이 매우 불어난 작은 급류의 요란스러운 소리가 울려 퍼진다. 어두운 하루를 마무리하는 어두운 황혼은 어두운 수풀을 더 어둡게 하고, 마을은 애초부터 음산하고 불친절한 것으로 나타난다.
항상 기분이 좋은 토마는 비록 옷이 머리에서 허리까지는 함지에서 꺼내는 빨래와 같은 상태이고, 허리에서 발까지는 길을 걸어가는 진흙 같지마는, 이렇게 말한다. “흠! 나는 이 지방이 이스라엘에게서 왔던 불쾌한 뜻밖의 일을 수백 년이 지난 오늘 우리에게 앙갚음하는 것은 원치 않는데! 이만 하면 됐어! 우리 주님을 위해서 견디기로 하세.” 마을 사람들이 그들을 괴롭히지는 않는다.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을 도둑으로 취급하여 내쫓으며, 그보다 더한 일까지 한다. 그리고 “적어도 짐승 우리에서나마” 밤을 지내게 피난처를 청하려고 양의 우리의 문을 두드리러 갔던 그들에게 어떤 목자가 내달리게 한 큰 개를 피하기 위하여 핍립보와 바르톨로메오는 “걸음아 날 살려라”하고 도망쳐야 하였다.
“그래 이젠 우리가 어떻게 한다?”
“우린 빵이 없어.”
“그런데 돈도 없어. 돈이 없으면, 빵도 숙소도 구하지 못해!”
“그리고 우린 흠뻑 젖었고, 얼고, 배가 고파.”
“게다가 밤은 오지, 수풀 속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나면 내일 아침 우리 꼴이 참 좋겠는 걸”
그들 열두 사람 중에서 일곱은 드러내놓고 투덜거리고, 셋은 불만을 얼굴에 나타내고 있으며, 비록 입을 다물고는 있지만 말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열성당원 시몬은 고개를 숙이고 걸어가고 있어서 속을 알 수가 없다. 요한은 잉걸불 위에 있는 것 같아서, 머리가 투덜대는 사람들에게서 예수께로, 예수에게서 투덜대는 사람들에게 빨리 왔다 갔다 한다. 그의 고민이 얼굴에 드러난다. 사도들이 그렇게 하기를 싫어하거나 해도 겁을 내면서 하기 때문에, 예수께서 미끄럽고 고약한 냄새가 나는 늪으로 변한 골목길을 참을성 있게 돌아다니시며 친히 이집 저집 문을 두드리신다. 그러나 어디에서나 그들을 냉대한다.
그들은 마을 끝까지 왔다. 그곳에서는 벌써 계곡이 넓어지면서 요르단강 건너편 평야의 목장들이 시작된다. 아직 집 몇 채가 드문드문 남아있다.…그러나 어디서나 실망이다.…
“밭들 가운데에서 찾아보자. 요한아, 저 느릅나무에 올라갈 수 있겠느냐? 저 위에서는 볼 수 있겠구나.”
“예, 주님.”
“비 때문에 느릅나무가 미끄럽게 되었습니다. 저 총각은 성공을 못하고 다치기나 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게다가 부상자까지 한 사람 있게 될 겁니다”하고 베드로가 볼멘소리를 한다.
그러니까 예수께서 부드럽게 “내가 올라가겠다”하고 말씀하신다.
“그건 안 됩니다!”하고 모두가 일제히 외친다. 그리고 어부들은 모든 사람보다 더 큰소리로 외치며 이렇게 덧붙인다. “어부들인 저희들에게도 위험한데, 돛대에나 동아줄에 한 번도 올라가보신 일이 없는 선생님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는 너희들을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 너희들을 위해 몸담을 곳을 찾으려고, 나로서는 아무래도 괜찮다. 내게 고통스러운 것은 비가 아니다….”
예수의 목소리에는 얼마나 큰 슬픔이, 당신께 대한 동정의 강조가 들어 있는가!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알아차리고 입을 다물고, 어떤 사람들은 -바르톨로메오와 마태오가 그렇다 -이렇게 말한다. “거기 대비하기에 이제 너무 늦었습니다. 전에 그걸 미리 생각했어야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비가 오는데도 펠라에서 떠나겠다는 변덕을 부리지 말아야 했습니다. 선생님은 고집을 부리고 무모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희가 그 결과를 당하는 것입니다. 이제 뭘 계획하려고 하십니까? 우리가 뿌듯한 돈주머니를 가지고 있었으면, 선생님은 모든 집들의 문이 열리는 것을 보설을 것입니다! 그런데 선생님은!…왜 기적을 행하지 않으십니까? 적어도 선생님의 사도들을 위해서 기적 하나를?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기적을 행하시면서!”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미치광이 같은 몸짓을 하며 말하는데, 하도 공격적이라, 부분적으로는 그와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은 그가 예수께 존경하는 태도를 보이도록 일깨울 필요를 느낄 지경이다. 예수께서는 벌써 당신의 사형집행인들을 온화하게 바라다보시는 사형선고 받으신 분이시다. 예수께서는 잠자코 계신다. 얼마 전부터 예수께서 점점 더 자주 보이시는 이 침묵은 최고회의 앞에서, 그리고 빌라도와 헤로데 앞에서 보이실 “큰 침묵”의 전조가 된다. 그래서 내 마음을 몹시 괴롭게 한다. 죽어가는 사람의 신음이 잠깐씩 멎는 것과 같은데, 그것은 고통 중의 진정이 아니라, 죽음의 전조이다. 내 생각에는 예수의 이 침묵들이 어떤 말보다는 더 크게 외치는 것 같고, 사람들의 이해 부족과 사랑이 없는 앞에서 당하시는 예수의 모든 고통을 말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반발이 없는 이 온유, 머리를 약간 숙이신 이 태도를 보면, 예수께서 벌써 결박되셔서 사람들의 증오에 넘겨지신 모습으로 나타나시는 것 같다.
“이 시간에는 너희의 마음이 이해하지 못할 말을 내가 하겠기 때문이다.…가자. 얼지 않기 위해서 걷자.…그리고 용서해 다오….”
예수께서는 빨리 몸을 돌리셔서 일행의 앞장을 서신다. 그들은 예수를 조금 비난하고 동료들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약간 동정을 느낀다.
요한은 걸음을 느리게 걸어서 뒤에 처진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다가 어떤 높은 나무로 간다. 그 나무는 포플라나 서양물푸레나무 같다. 그는 겉옷과 옷을 벗고, 반벌거숭이 몸으로 어렵게 올라가기 시작하여 올라가는 것을 쉽게 해 주는 첫 번째 가지들에까지 이른다. 그는 고양이처럼 올라가고 또 올라간다. 때로는 미끄러진다. 그러나 다시 올라가기 시작하곤 해서 거의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그는 낮의 마지막 빛으로 비추어진 지평선을 살펴본다. 과연 구름이 약간 벗겨졌기 때문에 평야는 계곡보다 덜 어둡다. 그는 사방을 살펴본다. 그러다가 마침내 기뻐하는 몸짓을 한다. 그는 빨리 땅으로 미끄러져 내려와서, 다시 옷을 입고는 뛰기 시작한다. 이렇게 하여 동료들을 따라가서 그들을 지나간다. 이제는 선생님 곁에 왔다. 뛰어온 것으로 인하여 숨을 헐떡이며 예수께 말한다.
“주님, 오막살이가 하나 있습니다.…동쪽으로 오막살이가 하나 있어요.…그렇지만 뒤로 돌아가야 합니다.…저는 나무에 올라갔었습니다.…오십시오, 오세요….”
“나는 요한과 같이 이쪽으로 간다. 너희들도 오고 싶으면 오너라, 그렇지 않으면 강가에 있는 다음 마을까지 계속 가거라. 거기서 다시 만나기로 하자”하고 예수께서는 정색을 하시고 단호하게 말씀을 하신다.
모두가 물에 잠긴 풀밭으로 해서 예수를 따라간다. “아니, 야베스 쪽으로 돌아가는데!”
“난 집이 보이지 않는데….”
“저 총각이 뭘 봤는지 어떻게 알아?”
“어쩌면 짚낟가리인지 몰라.”
“그렇잖으면 문둥병자의 오두막집이거나.”
“따라서 우리는 완전히 속고 마는 거야. 이 풀밭들은 해면 같구먼”하고 사도들이 투덜거리며 말한다. 그러나 나무들이 죽 늘어선 뒤에 보이는 것은 문둥병자의 오두막집도 아니고, 짚남가리도 아니다. 오두막집은 오두막집이다. 그 오두막집은 넓고 낮고, 초라한 양의 우리 같으며, 반쯤만 짚으로 덮여 있고 흙벽으로 되어 있는데, 귀퉁이에는 다듬지 않은 돌로 겨우 받쳐져 있다. 작은 집에는 말뚝을 박은 울타리가 드러쳐져 있고, 그 안에는 물에 젖은 채소들이 있다.
요한이 부른다. 한 늙은 남자가 나온다. “누구요?”
“예루살렘으로 가는 순례자들입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비를 피할 곳을 청합니다”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언제나요, 이것은 의무입니다. 그러나 손님들은 운이 나쁩니다. 여긴 자리가 별로 없고, 침대가 여럿이 없거든요.”
“상관없습니다. 적어도 불은 있겠지요?”
그 남자는 자물쇠를 돌려 문을 연다.
“들어오시오. 그리고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그들은 손바닥만 한 텃밭으로 해서 부엌 겸 침실노릇을 하는 하나밖에 없는 방으로 들어간다. 벽난로에는 불이 빛나고 있다. 초라하기는 하지만 잘 정돈되어 있다. 연장이라고는 꼭 필요한 것밖에 없다.
“보세요! 나는 그저 마음만 크고 선의를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지만 당신들이 까다롭지 않으시면.…빵은 있습니까?”
“아니오. 올리브 한 줌이 있습니다….”
“나는 당신들 모두에게 드릴 빵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양젖을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나는 양 두 마리가 있어요. 내게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젖을 짜 오겠습니다. 당신들의 겉옷을 주세요. 이 뒤에 있는 양의 우리에 넣게요. 그러면 좀 마를 터이고, 내일은 불에 쬐어서 마저 말리지요.”
그 사람은 젖은 옷들을 가지고 나간다. 모두가 불을 둘러싸고 따뜻한 기운을 즐긴다.
그 남자는 투박스런 자리를 하나 가지고 와서 깐다. “샌들을 벗으세요. 진흙을 없애고 매달아서 말리겠습니다. 그리고 발 씻을 뜨거운 물을 드리겠습니다. 자리가 촌스럽지요. 그렇지만 두껍고 깨끗합니다. 당신들에게는 그것이 축축하고 찬 땅바닥보다 더 기분 좋을 겁니다.” 그는 속에 야채를 삶고 있기 때문에 푸르스름한 물이 가득 찬 냄비를 꺼내서, 그 물을 반은 냄비에 붓고, 반은 대야에 붓는다. 거기에다 찬물을 타고 말한다. “자 당신들의 기분이 다시 좋아지게, 씻으시오. 여기 깨끗한 수건이 있습니다.”
그리고 말을 하면서 불을 매만져 다시 잘 타게 한다. 그는 양젖을 냄비에 붓고 불에 올려놓는다. 그것이 끊기 시작하자 낟알을 집어넣는데 내가 보기에는 남작보리나 으깬 좁쌀 같다. 그리고 죽을 젓는다.
먼저 씻은 사람들 중에 드시는 예수께서는 그에게 가까이 가셔서 말씀하신다. “하느님께서 영감님의 베푸는 마음씨에 대해서 은총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하느님에게서 받은 것을 갚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는 문둥병 자였습니다. 서른일곱 살부터 쉰 한 살까지 문둥병자였습니다. 그러다가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마을에 돌아갔더니 부모는 돌아가셨고, 아내도 죽었고, 집은 황폐해 있었습니다. 게다가 나는 ‘문둥병자’였지요. 그래서 이리로 와서 거처를 만들었습니다. 내 힘으로 그리고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처음에는 골풀로 오막살이를 만들었고, 그 다음에는 나무로 만들고, 그 다음에는 벽을 쌓았습니다.…해마다 새로운 것이 생겨났지요. 지난해에는 양들이 있을 곳을 만들었습니다. 자리를 만들어 팔고, 목기(木器)도 만들어 팔아서 양들을 왔습니다. 나는 사과나무, 배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도 한 그루씩 가지고 있습니다. 뒤에는 작은 보리밭이 하나 있고, 앞쪽에는 채소들이 있습니다. 비둘기가 네 쌍, 양이 두 마리 있습니다. 멀지 않아 어린 양들을 가지게 됩니다. 이번에 그것들이 암컷이기를 바랍니다. 나는 주님을 찬미합니다. 그리고 그 이상의 것을 청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누구십니까?”
“갈릴래아 사람입니다. 영감님은 편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비록 내가 유다 족속이긴 하지만 편견은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만일 내가 자식을 낳았다면, 당신 같은 아들이 있었을지도 모르지요.…나는 비둘기의 아버지 노릇을 합니다.…나는 혼자 사는 것이 습관이 됐지요.”
“그럼 명절 때에는요?”
“구유를 가득 채워놓고 가지요. 나귀 한 마리를 세냅니다. 뛰어 다니면서 볼 일을 보고 돌아옵니다. 나ant잎 하나 없어진 일이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자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착한 사람들에게 그렇게 하시고, 덜 착한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하십니다. 그러나 착한 사람들은 하느님의 보호 아래 있습니다.”
“예, 이사야가 그렇게 말합니다.…나는 하느님께서 보호해 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영감님은 문둥병이였지요”하고 토마가 지적한다.
“그래서 나는 가난하게 되고 고독하게 됐어요. 그러나 보시오 내가 다시 사람이 되고 집과 빵을 가지게 된 것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불행중에서 내 본보기가 된 사람은 욥입니다, 나는 욥과 같이 하느님의 강복을 받을 자격이 있기를 바랍니다. 재산에 있어서가 아니라, 은총에 있어서 말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가지실 것입니다. 영감님은 의인이시니까요. 성함이 어떻게 됩니까?”
“마티아입니다.”그러면서 냄비를 내려서 식탁으로 가져간다. 그리고 거기에다 버터와 꿀을 넣어서 젓고, 전체를 다시 불에 올려놓으면서 말한다. “나는 접시와 사발 모두 해서 식기가 여섯 개밖에 없습니다. 번갈아가면서 드시오.”
“영감님은요?”
“손님을 맞아들인 사람은 맨 나중에 먹는 법입니다. 처음에 먹을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보내시는 형제들입니다. 자, 다 됐습니다. 그리고 이건 몸에 좋습니다.” 그러면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을 몇 숟갈씩 접시 네 개와 사발 두 개에 따른다. 나무 숟가락들이 있다.
예수께서는 가장 나이 적은 사람들에게 먹으라고 권하신다.
“아닙니다. 선생님 드세요”하고 요한이 말한다.
“아니다, 아니야. 유다가 배불리 먹고, 아들들에게는 언제나 먹을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좋다.”
가리옷 사람은 얼굴빛이 변한다. 그러나 먹는다.
“당신은 선생님 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제자들입니다.”
“나는 세례자가 베타바라에 있을 때 보러 가곤 했지요. 당신은 메시아에 대해서 좀 아십니까? 메시아가 왔고, 요한이 그를 가르친다고들 말하는데요. 내가 예루살렘에 갈 때는 언제나 메시아를 보기를 바라지만 성공하지 못했어요. 의식을 행하고는 떠나곤 하거든요. 그래서 메시아를 보지 못하는 거지요. 여기서 나는 외따로 떨어져 살고, 또…베레아의 사람들은 좋지 않아요. 나는 목자들에게 말하지요. 풀밭 때문에 여길 오거든요. 그 사람들은 알더군요. 그 사람들이 내게 말해 주었는데, 훌륭한 말들이었소. 게다가 메시아가 한 말이니!….”
예수께서는 당신을 알리지 않으신다. 이번에는 예수께서 음식을 드실 차례이다. 예수께서는 착한 노인 곁에서 차분하게 드신다.
“그럼 이제는? 잠은 어떻게 자지요? 내 침대를 당신들에게 내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침대가 하나밖에 없어요.…나는 양들한테로 가겠습니다.”
“아닙니다. 우리가 그리로 가겠습니다. 피곤할 때는 건초가 좋습니다.”
저택 식사가 끝났다. 그들은 새벽에 떠나기 위하여 잠자리에 들 생각을 한다. 그러나 노인이 하도 간청하는 바람에 감기가 몹시 든 마태오가 그의 침대에서 자기로 한다.
그러나 새벽에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다. 이렇게 억수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 어떻게 떠나겠는가? 그들은 노인의 말을 듣고 그대로 있기로 한다. 그동안 옷들은 솔질이 되고 말랐고, 샌들에는 기름을 바르고, 그들은 쉰다. 노인은 모두를 위하여 다시 양젖에 보리를 넣어 끊이고, 그 다음에는 사과들을 잿속에 넣는다. 이제 그들의 식사가 준비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그것을 먹고 있는데, 밖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순례자가 또 한 분오시나? 우린 어떻게 하지요?” 하고 노인이 말한다. 그러나 다루지 않은 양털로 만든 방수성(防水性)의 담요로 몸을 감싸고 나간다. 부엌에서는 불을 죄고 있으나 기분들이 좋지는 않다. 예수께서는 잠자코 계신다.
노인은 눈을 둥그렇게 뜨고 돌아온다. 그는 예수를 쳐다보고, 다른 사람들도 쳐다본다. 겁을 집어먹은 것 같다.…그리고 자신이 없는 것 같고, 탐색하는 듯하다.
마침내 이렇게 말한다. “당신들 중에 메시아가 계십니까? 말해 주시오. 그분이 행한 기적 때문에 펠라 사람들이 그분에게 경배하려고 찾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제 저녁부터 강까지의 모든 집 문을 두드렸고, 첫번째 마을에까지 가서 모든 집 문을 두드렸답니다.…이제는 돌아가다가 내 생각을 한 것입니다. 누군가가 내 집을 일러 주었답니다. 그들은 마차들을 가지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한 떼가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일어나신다. 열 두 사도가 말한다. “가지 마십시오. 선생님이 펠라에 머무르는 것은 신중한 일이 못 된다고 말씀하셨으니, 이제 나타나시는 것은 무익한 일입니다.”
“아니 그러면!…아이고! 찬미 받으십시오! 선생님과 선생님을 보내신 분은 찬미 받으십시오! 그런데 제가 선생님을 모셨다니! 선생님이 그 예수 선생님이시군요.…아이고!” 그 사람은 무릎을 끊고 머리를 땅바닥에 갖다 댄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나를 찾는 사람들에게 가게 놔두시오. 그리고는 마음 착한 영감님께로 돌아오겠습니다.” 예수께서는 집주인의 손에 붙잡힌 발목을 빼시고 물에 잠긴 텃밭으로 나가신다.
“선생님이시다! 선생님이시다! 호산나!”
그들은 마차에서 뛰어내린다.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고, 어제의 어린소경과 그의 어머니가 있고, 게라사의 여인도 있다. 그들은 진흙탕도 상관하지 않고 무릎을 끊고 간청한다. “돌아오십시오, 돌아오세요! 저희에게로. 펠라로.”
“아닙니다. 야베스로 오십시오”하고 다른 사람들이 외친다. 틀림없이 야베스의 주민들이다.
“저희들은 선생님을 원합니다. 선생님을 내쫓은 것을 뉘우칩니다!”하고 야베스의 주민들이 외친다.
“아닙니다. 저희에게로 오십시오. 선생님의 기적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펠라로 오십시오. 이 사람들에게는 눈을 주셨고, 저희들에게는 영혼의 빛을 주셨습니다.”
“나는 이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나는 예루살렘으로 가니까요. 거기서 나를 만나실 것입니다.”
“저희가 선생님을 내쫓았기 때문에 노하신 것이군요.”
“선생님은 저희가 한 죄인의 중상하는 말을 믿은 것을 아시기 때문에 불쾌감을 가지시는 것이지요.”
마르코의 어머니는 울면서 얼굴을 감싼다.
“야이아야, 너를 사랑하신 선생님께 돌아오시라고 네가 말씀드려라.”
“여러분은 예루살렘에서 나를 만날 것입니다. 가시오, 그리고 꾸준하시오. 모든 방향으로 부는 바람처럼 하지 마시오. 안녕히들 가시오.”
“안 됩니다. 오십시오. 안 오시면, 강제로 모시고 가겠습니다.”
“내게 손을 대지 마시오. 그것은 우상숭배이지 참된 믿음이 아닙니다. 믿음은 보지 못하더라도 믿습니다. 공격을 당하더라도 끝까지 꾸준합니다. 기적이 없어도 커집니다.”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서도 믿었고 의인인 마티아의 집에 머무르겠습니다.”
“적어도 저희들의 선물이라도 받으십시오. 돈과 빵입니다. 선생님이 가지셨던 것 모두를 야이아와 그애 어머니에게 주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마차를 하나 받으십시오. 가실 때 쓰시고, 예리고의 여관 주인 티몬에게 맡기십시오. 마차를 타고 가세요. 지금도 비가 오고, 비가 또 올 것입니다. 비를 피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빨리 가실 것입니다. 선생님이 저희들을 미워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보여 주십시오.”그들은 울타리 바깥에, 예수께서는 안쪽에 계시며, 서로들 바라다보는데, 그들은 흥분해 있다. 예수 뒤에는 늙은 마티아가 무릎을 꿇고 있고, 사도들은 서 있다.
예수께서 손을 내미시며 말씀하신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받쳤습니다. 그러나 마차는 필요 없습니다. 나는 가난한 사람들 중에 가난한 사람입니다. 조르지 마시오. 야이아와 어머니, 그리고 게라사의 부인은 개별적으로 강복하게 이리 오시오.” 그리고 마티아가 울타리 문을 열어 주었기 때문에 그들이 예수 곁에 왔을 때, 예수께서는 그들을 쓰다듬어 주시고, 강복을 하시고 돌려보내신다. 그리고 울타리 문턱에 모여 와서 사도들에게 돈과 먹을 것을 주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강복하시고, 돌려 보내신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신다.…
“왜 그 사람들에게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까?”
“두 소경의 기적이 말을 하고 있다.”
“왜 마차를 받지 않으셨습니까?”
“걷는 것이 좋으니까 그랬다.”
그리고 마티아에게로 몸을 돌리시고 말씀하신다. “영감님께는 내 강복으로 갚아드리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영감님이 지출을 하신 것에 대해서 돈을 좀 보탤 수도 있게 했습니다….”
“아닙니다. 주 예수님…저는 싫습니다. 저는 이걸 기쁜 마음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지금은 주님을 섬기기 위해서 합니다. 주님은 돈을 내시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은 그런 의무가 없습니다. 제가 받았지, 선생님이 받지는 않으셨습니다! 오! 이 날은! 이 날의 기억은 제가 저 세상으로 갈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영감님 말씀 잘 하셨습니다. 나그네들에 대한 영감님의 자비심은 하늘에 씌어져 있는 것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빨리 믿으신 것도 마찬가지로 하늘에 씌어질 것입니다.…날씨가 좀 개는 대로 영감님을 떠나겠습니다. 저 사람들이 다시 올지도 모릅니다. 기적으로 충격을 받는 동안은 꾸준할 것입니다, 그러다가.…전처럼 둔해지거나 적이 되겠지요. 나는 갑니다. 지금까지는 그들을 회개시켜 보려고 남아 있었습니다. 이제는 와도 머무르지 않고 지나갑니다. 나는 나를 재촉하는 내 운명을 향해 갑니다. 하느님과 사람이 나를 분발시키십니다. 그래서 나는 멈출 수가 없습니다. 사랑이 나를 고무하고, 증오가 나를 자극합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따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인이 이제는 말을 듣지 않는 양들을 뒤쫓아 뛰어다니지는 않습니다.”
“하느님이신 선생님을 그들이 사람하지 않습니까?”하고 마티아가 묻는다.
“그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 사람들은 고약하군요.”
“그들은 사욕으로 둔해져 있습니다.”
그 사람은 이제는 처음처럼 안심하고 있지 못하다. 그는 제단 앞에 있는 것 같다. 반대로 예수께서는 이미 모르는 사람이 아니신 지금은 덜 신중하셔서, 늙은이에게 마치 친척에게 하시듯이 말씀하신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오후가 시작된다. 구름이 흘어지면서 비가 멎는다는 것을 알린다. 예수께서는 출발을 명령하신다. 그리고 노인이 마른 겉옷들을 가지러 간 동안 돈을 서랍 속에 넣으시고, 방과 치즈들을 반죽통에 넣어 두신다.
노인이 돌아오니, 예수께서는 그에게 강복하신다. 그리고 길을 다시 떠나시면서 어두운 울타리 위로 나온 흰 머리를 보시기 위하여 또 돌아보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