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라에서 펠라로 가는 길은 양쪽에 죽 계속되는 야산들, 사이에 펼쳐져 있는 기름진 지방을 지나가는데, 한쪽 야산들은 다른 쪽 야산들보다 더 높다. 그 야산들은 요르단강 계곡에서 아우란의 산들로 올라가는 전설적인 거인들의 층층대의 단들 같다. 길이 서쪽 산맥 쪽으로 가까이 가면, 건너편 강가의 산들만이 내려다보일 뿐 아니라-내 생각에는 남부 갈릴래아의 산들일 것이고, 분명히 사마리아의 산들일 것이다. – 파란 강 양쪽을 따라 펼쳐지는 눈부신 푸른 공간도 내려다보인다. 길이 서쪽 산맥에서 벗어나며 동쪽 산맥 쪽으로 가까이 가면 그때에는 요르단강의 계곡은 보이지 않게 된다. 그러나 사마리아와 갈릴래아의 산맥들의 꼭대기는 보이는데, 그 산꼭대기들이 회색 하늘 위에 그 푸른 빛을 가지고 뚜렷이 나타난다. 해가 나는 때에는 우아하고 선명한 색채를 띤 아름다운 파노라마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하늘이 정말로 매우 낮은 구름에 가려져 있다. 그 구름들은 점점 더 세게 불어 더 두꺼운 새 구름 무더기들을 만들어 놓은 동남풍으로 인하여 겹겹이 싸여서, 헝클어진 그 모든 회색 솜으로 하늘을 낮게 한다. 그러므로 파노라마는 초록색의 찬란함을 잃게 되는데, 그 초록빛은 마치 빽빽한 안개로 흐려진 것 같다.
그들은 어떤 작은 마을을 지나가는데, 뚜렷한 일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무관심이 선생님을 맞이하고 뒤쫓는다. 거지들만이 어김없이 갈릴래아의 길손들의 집단에 관심을 가지고 동양을 청하려고 온다. 언제나 으레 소경들이 있는데, 그들의 대부분은 눈이 트라코마로 망가진 사람들이거나, 빛을 잘 견디지 못하여 머리를 숙이고 걷는 거의 소경이 된 사람들로,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여자나 어린아이를 데리고 벽에 착 달라붙어 걷는다. 펠라로 가는 길과 티베리아 호수 쪽의 게라사와 보즈라로 가는 길이 서로 만나는 어떤 마을에는 개짖는 소리와 같은 푸념으로 여행자의 무리를 괴롭히는 진짜 소경떼가 있다. 그들의 푸념은 가끔 중단되고, 그 대신 참다운 울부짖음이 된다. 그들은 초라하고, 더럽고, 피로한 집단을 이루고, 첫번째 집들의 벽에 기대서 귀를 기울이거나 빵껍질과 올리브들을 먹거나 졸고 있는데, 파리들은 궤양이 된 눈꺼풀에 앉아 마음 놓고 빨아먹는다. 그러나 말발굽 소리나 많은 사람의 발소리가 나기만 하면 일어나서 온다. 그리고는 고대 비극의 누더기를 걸친 합창대처럼 모두가 오는 사람들은 향하여 똑같은 말을 하고, 똑같은 몸짓을 한다.
동전닢이나 빵덩어리가 날아간다. 그러면 소경들이나 반소경들은 동전을 찾아내려고 먼지나 오물 속을 더듬더듬 뒤진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살펴보시고, 열성당원 시몬과 필립보에게 말씀하신다. “저 사람들에게 돈과 빵을 가져다주어라. 돈은 유다가 가지고 있고, 빵은 요한이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은 명령받은 것을 하려고 서둘러 앞으로 나아가서 말을 하려고 걸음을 멈춘다. 그동안 예수께서는 길을 막고 있는 나귀들의 행렬에 막혀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오신다.
거지들은 오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도움을 주는 인사와 후의에 놀라서 묻는다. “우리에게 이렇게 친절을 베푸는 당신들은 누구십니까?”
“이스라엘의 선생님이신 나자렛의 예수의 제자들입니다. 구세주이시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과 불쌍한 사람들을 사랑하시고, 기쁜 소식을 전하시고 기적을 행하시면서 지나가시는 선생님이십니다.”
“기적은 이겁니다”하고 눈썹이 끔찍하게 상한 남자가 말한다. 그리고 물질적인 것밖에는 이해하지 못하고 찬미하지 않는 진짜 짐승 같은 그 사람은 그의 빵조각을 두드린다.
구리로 만든 물병들을 가지고 지나가다가 그 말을 들은 어떤 여자가 그에게 말한다. “입 닥쳐요. 메스꺼운 게으름쟁이.” 그리고 제자들에게도 몸을 돌리고 말한다. “이 사람은 이 고장 사람이 아닙니다. 이 사람은 싸우기를 좋아하고, 저와 같은 사람들에 대해서 난폭합니다. 이 사람은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훔치니까 내쫓아야 할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보복을 무서워합니다.” 그리고 가만히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이 사람은 여러 해 동안 카라카모압산과 셀라산에서 내려와서 도둑질을 하고 사람을 죽이고 했다고 합니다. 셀라산에서 광야로 가는 길을 감시하고 있는 점령군은 페트라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로마를 알리려고…여기에 온 저 로마인 부대의 탈영병이라고 합니다.…헬레오스라고 그러는 것 같아요. 또 다른 이름도 하나 있소.…술을 먹이면 당신들에게 이야기를 할 겁니다.…이제는 장님이 돼서 이리 왔답니다. 저분이 구세주이십니까?” 그리고는 이내 곧장 지나가신 예수를 가리키며 묻는다.
“저 분이시오. 선생님께 말을 하려고 그럽니까?”
“아! 아닙니다!”하고 여자는 무관심하게 말한다. 두 사도는 그 여자에게 인사하고, 선생님 계신 곳으로 간다. 그러나 소경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어나고, 어린아이의 것과 같은 신음소리가 들린다. 여러 사람이 돌아보고, 자기 집 문지방에 있는 아까 그 여자가 설명한다. “저 잔인한 사람이 제일 약한 사람들의 돈을 빼앗은 것일 겁니다. 늘 그렇게 하거든요.”
예수께서도 보시려고 돌아 서시였다.
과연 한 어린이가, 아니 오히려 한 젊은이가 피투성이가 되어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집단 속에서 나오면서 탄식한다. “저 사람이 내 것을 전부 다 빼앗았어요. 엄마는 이제 방도 못 얻게 됐어요!” 어떤 사람들은 그를 불쌍히 여기고, 어떤 사람들은 웃는다.
“누구요?” 하고 예수께서 여자에게 물으신다.
“펠라의 아이입니다. 가난하지요. 구걸을 하러 옵니다. 집 식구 모두가 소경입니다. 서로 병을 전해 주었지요. 아버지는 죽었고, 어머니는 집에 남아 있어요. 아이는 행인들과 농부들에게 잔돈푼을 청합니다.
젊은이가 지팡이를 짚고 앞으로 나아온다. 그는 찢어진 겉옷으로 눈물과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닦는다.
여자가 그를 부른다. “야이아야, 거기 서라. 내가 이마를 씻어 주고, 빵을 하나 주마!”
“나는 여러 날치 돈과 빵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없어요! 엄마는 빵을 먹으려고 나를 기다리는데….” 불쌍한 아이는 여자가 준 물로 얼굴을 씻으면서 탄식한다.
예수께서 앞으로 나아가셔서 말씀하신다. “내가 가진 것을 네게 주마. 울지 말아라.”
“그렇지만 주님! 왜요? 우리는 어디에 가서 잡니까? 우리는 어떻게 합니까?”하고 유다가 성을 내며 말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좋은 건강을 유지시키시는 주님을 찬미할 것이다. 건강이 벌써 큰 은총이다.”
소년이 말한다.”오! 그렇구 말구요! 저는 눈만 보이면, 엄마를 위해 일할 것입니다.”
“너는 눈이 나았으면 좋겠니?”
“예.”
“왜 의사들한테 가보지 않느냐?”
“어떤 의사도 우리 병을 고치지 못했어요. 그 의사들은 갈릴래아의 의사는 아니지만 병을 고치는 사람이 없다고 우리에게 말했어요. 그렇지만 어떻게 해야 선생님을 찾으러 갑니까?”
“예루살렘, 게쎄마니에 가거라. 올리브산 밑, 베다니아로 가는 길옆에 올리브밭이 하나 있다. 마르코와 요나를 찾아라. 오펠 변두리의 사람들 모두가 네게 알려줄 것이다. 너는 여행자의 무리와 같이 갈 수 있다. 여행자의 무리가 아주 많이 지나가니까, 요나에게 나자렛의 예수를 찾아라….”
“맞아요! 그 이름이 야요! 그분이 저를 고쳐 주실까요?”
“네가 믿음을 가지면 고쳐 주실 거다.”
“저는 믿음을 가졌어요. 선생님은 어디로 가세요? 이렇게 친절하신 선생님은요?”
“과월절을 지내러 예루살렘에 간다.”
“아이고! 저를 데리고 가세요! 귀찮게 굴지 않을게요. 저는 한데서 잘 거고, 방 한 덩어리만 있으면 돼요! 펠라에 가요.…그리 가시지요? 어머니한테 말하구서, 가요.…오! 눈을 뜬다! 착하신 주님!… .” 그러면서 소년은 예수의 발을 찾아 입맞춤하려고 무릎을 끊는다. “오너라, 내가 너를 빛으로 데리고 가마.”
“찬미 받으세요!”
그들은 다시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 예수의 날씬한 손은 소년을 정성스럽게 그를 인도하기 위하여 그의 팔을 잡는다. 그러니까 소년이 말한다. “선생님은 누구세요? 구세주의 제자분이세요?”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그분을 알기는 하겠지요?”
“그래.”
“그런데 그분이 저를 고쳐 주시리라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지만.…그분이 돈을 달라고 할까요? 저는 돈이 없는데요. 의사들은 돈을 많이 달라고 그럽니다! 우리는 병을 고치려고 배고픔을 당했어요….”
“나자렛의 예수는 믿음과 사랑밖에는 원치 않는다.”
“그러면 매우 친절하시군요. 그렇지만 선생님은 대단히 친절하세요.” 이렇게 소년이 말하면서, 그를 인도하는 손을 잡고 어루만지기 위하여 옷소매를 만져 본다. “정말 아름다운 옷을 입으셨군요! 양반이시군요! 이렇게 누더기를 입은 제가 부끄럽지 않으세요!”
“내가 부끄러워하는 건 사람의 명예를 더럽히는 잘못들뿐이다.”
“저는 제 처지를 저주하고, 따뜻한 옷과 빵과 특히 눈뜨기를 바라는 잘못이 있어요.”
예수께서는 그를 쓰다듬어 주신다.
“그것은 사람을 불명예스럽게 하는 잘못들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런 결점들까지도 가지지 않도록 힘써라. 그러면 성인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만일 제가 나으면, 그 잘못을 가지지 않게 될 거예요.… 그렇지 않고.…제가 낫지 않으면, 선생님이 그걸 알고 있으니까. 제 운명을 각오하게 해주시rpt어요? 그리고 욥처럼 거룩하게 되게 저를 가르쳐주실래요?”
“너는 낫는다. 그러나 그리고 나서도, 특히 그렇게 되고 나서, 네 처지가 아주 행복한 것이 아니더라도 네 처지에 만족해야한다.” 그들은 펠라에 도착하였다. 도시 못 미쳐에 언제나 있기 마련인 야채밭들은 그 푸른빛이 무성한 것으로 그곳 땅이 기름짐을 나타낸다. 밭고랑이나 빨래 통에서 일을 하는 여자들이 야이아에게 인사를 하며 말한다. “오늘은 빨리 돌아오는구나. 일이 잘 됐니?”또는 “가엾은 것이, 너 보호자를 한 분 만났니?” 나이 많은 한 여인이 채소밭 안에서 소리친다. 야이아야! 너 배고프면, 여기 너 주려고 가져온 사발이 하나있다. 그렇잖으면 네 어머니 갖다 드려라. 너 집으로 가지? 이거 가져가라.”
“저는 병이 나으려고 이 친절하신 양반하고 같이 예루살렘에 간다고 엄마에게 말할래요. 이분이 나자렛 예수님을 아신대요. 그래서 저를 그분께 데려다 주신대요.”
길에는 거의 펠라의 성문에 이르기까지 군중이 뒤덮였다. 상인들도 있지만 순례자들도 있다.
남녀 하인을 데리고 노새를 타고 여행하는, 옷을 잘 입은 여자가 예수에 대하여 말하는 소리를 듣고 돌아다본다. 그 여자는 고삐를 당겨 노새를 멈추고 내려서 예수께로 향하여 온다. “선생님은 예수님을 아십니까? 그리고 그분을 만나러 가십니까? 저도 거기 갑니다.…제 아들 병을 고치려고, 선생님과 말씀 좀 했으면 좋겠는데요. 왜냐하면….” 그 여자는 고운 베일을 쓴 얼굴로 울기 시작한다.
“당신의 아들은 무슨 병이 들렸습니까? 지금 어디 있습니까?”
“그애는 게라사에서 났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유다쪽에 있습니다. 그애는 마귀들린 사람처럼 다닙니다.…아이고! 내가 무슨 말을 했지?”
“마귀들린 사람이라고요?”
“주님, 그애는 마귀 들렀다가 나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전보다도 더 마귀가 됐습니다. 그것은…오! 거기 대해서는 나자렛의 예수님께나 말할 수 있습니다!”
“야고보야, 아이를 너와 시몬 사이에 잡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앞서가라. 성문 저쪽에서 기다리고 있어라. 부인, 하인들을 앞장서 가라고해도 됩니다. 우리끼리 이야기합시다.”
여자가 말한다. “그러나 선생님은 나자렛 선생님이 아니신데요! 나는 나자렛 선생님께만 말하려고 합니다. 그분만이 이해하실 수 있고 자비를 베푸실 수 있습니다.”
이제는 둘이만 남았다. 다른 사람들은 앞장서 가면서 저희들 일을 이야기한다. 예수께서는 길에 사람이 없기를 기다리시다가 말씀하신다. “당신이 말을 해도 됩니다. 내가 나자렛의 예수요.” 여자는 신음을 하고 무릎을 끊으려고 한다.
“그러지 마시오. 당장은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 됩니다. 갑시다. 저기 문이 열려 있는 집이 하나 있습니다. 좀 쉬어 가겠다고 청합시다. 그리고 이야기합시다. 갑시다.”
두 사람은 채소밭들 사이로 난 오솔길로 해서 서민의 집을 향하여간다. 그 집 마당에서는 어린이들이 뛰놀고 있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있기를 잠깐 동안 부인을 쉬게 하는 것을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나는 부인과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함께 말을 하려고 멀리서 왔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목적지 이전에 우리를 만나게 해 주셨습니다.”
“들어오십시오. 손님은 하나의 축복입니다. 양젖과 빵을 드리겠습니다”하고 한 작은 노파가 말한다.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말할 수 있는 조용한 장소만 있으면 됩니다.”
“이리 오세요.” 그러면서 노파는 에머랄드 빛깔의 잎들이 돋아나는 포도덩굴을 올려 장식한 옥상으로 인도한다.
두 사람만이 남았다. “부인, 말하시오. 나는 하느님께서 길가는 목적지에 이르기 전에 우리를 서로 만나게 하셔서 당신을 위로해 주셨다고 말했습니다.”
“제게는 위로가 없습니다. 이제는 위로가 없어졌습니다! 제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애가 마귀가 들렸습니다. 무덤 속에서 사는 야생동물입니다. 그 애를 막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아무것도 그 애를 낫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 애가 선생님을 보았습니다. 그 애는 마귀의 입을 빌어서 선생님을 숭배했고, 선생님은 그 애를 고쳐 주셨습니다. 그 애는 선생님을 따라가려고 했는데, 선생님은 그 애 어머니를 생각하시고, 제게로 그 애를 보내셔서, 마귀들린 아들이 제게 주는 고통 때문에 가물가물하던 생명과 이성을 제게 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그 애가 선생님을 사랑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선생님을 전파하라고 그애를 보내셨습니다. 저는…오! 다시 어미가 되고 그것도 거룩한 아들의 어미가 되다니! 선생님의 봉사자가 될 아들의 어미! 그러나 제발 말씀해 주십시오! 선생님이 그 애를 돌려보내실 때에 그 애가 다시 마귀가 되었다는 것을…다시 마귀가 되리라는 것을 아셨습니까? 그 애가 선생님께 그렇게 많은 것을 받고, 선생님을 알고, 하늘을 위해 선택을 받은 다음, 선생님을 떠나는 마귀이기 때문에 이러는 것입니다.…말씀해주십시오! 그 일을 알고 계셨습니까? 그러나 지금 제가 헛소리를 하는군요! 저는 말을 하면서도 그 애가 왜 마귀인지는 말씀드리지 않는군요.…그 애는 얼마 전부터 미치광이같이 되었습니다. 오! 며칠 전부터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며칠 동안이 제게는 그 애가 마귀 들렸던 그 오랜 세월보다도 더 고통스러웠습니다.…그래서 그보다 더 큰 고통은 결코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 애가 와서…선생님과 그 애덕택으로 게라사 사람들이 선생님에 대해서 기르고 있던 믿음을 선생님에 대해서 야비한 언동을 함으로써 손상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애는 선생님보다 먼저 예리고의 걸어서 건너가는 곳에 가서 선생님께 해를 끼치고 또 끼칩니다!”
베일을 벗지 않은 채로 찢어지는 듯한 마음으로 흐느껴 울던 여자가 예수의 발 앞에 쓰러지며 애원한다.
“선생님, 떠나십시오! 떠나세요! 모욕을 당하지 마십시오! 저는 병든 남편과 합의하고, 선생님을 만나게 해 주십사고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 청을 들어 주셨습니다! 오! 이 때문에 하느님은 찬미 받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구세주이신 선생님이 제 아들 때문에 학대 받으시는 것을 원치 않고, 그렇게 되도록 허락하기도 원치 않습니다! 아이고! 왜 제가 그 애를 낳았을까요? 주님 그 애는 주님을 배반했습니다! 그 애는 선생님의 말씀을 왜곡합니다. 마귀가 그 애를 다시 붙잡았습니다. 그리고…아이고! 아이고! 지극히 높으시고 지극히 거룩하신 주님! 한 어미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그 애는 지옥에 갈 겁니다. 제 아들이, 제 아들이! 전에는 마귀가 가득 차 있었어도 그 애의 잘못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그 애가 당한 불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선생님이 그 애에게 은총을 주셨던 지금은, 그 애가 하느님을 안 지금은, 선생님이 그 애를 가르치신 지금은! 지금은 그애가 마귀가 되기를 원한 것이니, 이제는 아무 힘도 그 애를 구해내지 못할 것입니다! 아이고! 아이고!” 그 여자는 땅에 털썩 엎드렸다. 흐느낌에 흔들리는 옷무더기요 살무더기이다.
그러면서 탄식한다. “말씀해 주십시오. 말씀해 주세요. 선생님을 위해서, 제 아들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속죄하기 위해서! 구원하기 위해서! 아니, 속죄하기 위해서요! 선생님은 제 고통이 속죄가 된다는 것을 아십니다. 그러나 구원하는 것은! 저는 하느님을 버린 사람을 구할 수가 없습니다. 그 애는 지옥에 가게 되었습니다.…그런데 이스라엘 사람인 제게는 이것이 무엇입니까? 하나의 고통입니다.” 예수께서는 몸을 숙이시고 여자의 어깨에 손을 얹으신다. “일어나서 진정하시오! 당신은 내게 소중합니다. 가엾은 어머니, 내 말을 들으시오.”
“제가 그 애를 낳은 것을 저주하지 않으십니까?”
“천만에요! 당신은 아들의 잘못에 대해서 책임이 없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그의 구원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위안을 삼으시오. 아들들의 몰락이 어머니들에 의해서 회복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그렇게 할 것입니다. 당신의 고통은 훌륭한 것이기 때문에 헛되지 않고 많은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당신의 고통으로 당신이 사랑하는 영혼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당신은 아들을 위해 속죄합니다. 그런데 당신이 하도 올바른 의향으로 속죄하기 때문에, 아들에게 관용을 얻어줄 만한 값어치가 있습니다. 당신의 아들은 하느님께로 돌아올 것이니, 울지 마시오.”
“그렇지만 그게 언제입니까? 대관절 언제입니까?”
“당신의 눈물이 내 피에 섞일 때입니다.”
“선생님의 피라니요? 아니, 그럼 그 애가 말하는 것이 참말입니까? 선생님이 죽어 마땅하기 때문에 죽임을 당하실 거라고 말입니다.…하느님께 대한 소름끼치는 모독입니다!”
“둘째 부분은 참말입니다. 나는 당신들을 생명을 누릴 자격이 있게 하기 위해서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 부인 나는 구세주입니다. 그런데 구원은 말과 자비와 희생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당신 아들에게는 이것이 필요한데, 그것을 내가 줄 것입니다. 그러나 나를 도와주시오. 당신의 고통을 내게 주시오. 내 축복을 가지고 가시오. 이 축복을 간직해서 당신 아들에 대해서 자비롭고 참을성 있을 줄을 알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한사람이 그에 대해서 자비로웠다는 것을 그에게 상기시키도록 하시오. 가시오, 평안히 가시오.”
“그러나 선생님은 펠라에서 말씀하지 마십시오! 베레아 지방에서 말씀하지 마세요! 그 애가 주민들을 선생님께 반대하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애만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제 아들만을 보고, 그 애에 대해서만 말합니다…”
“나는 행동으로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다른 사람들이 일한 것을 넉넉히 무효화시킬 것입니다. 안심하고 집으로 가시오.”
“주님 그 애를 낳은 것을 용서해 주신 지금, 어머니가 극심한 고통을 당할 때 그의 얼굴이 어떻게 되는지 아시게 제 얼굴을 보십시오!” 그러면서 얼굴을 드러내고 말한다. “메시아를 버리고 저에게 생명을 준 어미에게 고통을 준 요시아의 아들 마르코의 어미의 얼굴을 보십시오.” 그리고는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에 고운 베일을 내리면서 탄식한다. “이스라엘의 어떤 어머니도 저만큼 고통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두 사람은 인심을 베풀어 준 곳에서 내려와 다시 길을 간다. 그들은 펠라로 들어가서 여자는 그의 하인들과 합류하고 예수께서는 당신 사도들과 합류하신다. 그러나 여자는 매혹된 듯이 예수를 따라간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소년을 따라 그의 오막살이를 향하여 가신다. 그 오막살이는 단구(段丘)로 되어 있는 이 도시의 독특한 건축인 산복에 기대 지은 건물의 지하에 위치해 있다. 건축이 이렇기 때문에 서쪽에서는 1층이면서 동쪽에서는 2층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곳도 땅이다. 그것은 2층 높이에 있는 위에 있는 길로 해서 그리로 들어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설명을 잘 했는지 모르겠다.
소년은 큰 소리로 부른다. “어머니! 어머니!” 비참하고 어두운 동굴에서 아직 젊은 소경 여자가 나오는데, 그의 주위를 잘 알기 때문에 거침없이 나온다. “얘야, 벌써 돌아왔니? 동양을 왜 많이 받아서 아직 대낮인데 돌아왔니?”
“엄마 나자렛의 예수님을 아는 분을 만났어요. 그리고 이분이 내 병을 고치게 예수님께로 데려다 주시겠대요. 아주 친절한 분이예요. 엄마, 나 가게 해 주겠어요?”
“물론이지, 야이아야! 내가 혼자 남아 있게 된다 해도, 너는 축복을 받으며 가거라, 가. 그리고 구세주를 나를 대신 해서도 봐라!” 여자의 동의와 믿음은 절대적이다.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신다. “당신은 나를 의심치 않고, 구세주도 의심치 않소?”
“의심 안합니다. 선생님이 구세주를 아시고 그분의 친구시면, 선생님도 착한 분이실 수밖에 없습니다. 마침내 그분을! 얘야! 가거라 가! 잠시도 지체하지 말아라. 우리 입맞춤을 하자, 그리고 하느님을 모시고 가라.”
그들은 서로 더듬어 찾아서 껴안는다. 예수께서는 투박한 탁자 위에 빵 한 개와 주화 몇닢을 놓으신다.
“아주머니, 안녕. 여기 양식을 장만할 만한 돈이 있어요. 평화가 당신과 함께 있기를.”
그들은 나오고, 일행은 다시 걷기 시작한다. 비가 오기 시작한다.
“아니 여기서 머무르지 않습니까? 비가 오는데요….”하고 사도들이 말한다.
“야베스 갈라앗에 가서 머무르기로 한다. 걸어라.”그들은 겉옷을 머리에 얹고, 예수께서는 당신의 겉옷을 소년의 머리위에 펴신다. 요시아의 마르코의 어머니는 노새를 타고 하인들과 같이 그들을 따라온다. 예수와 헤어질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들은 펠라에서 나와서, 비가 오는 이 날에 푸르고 음산한 들판으로 들어간다.
일행는 적어도 1킬로미터는 간다. 그리고는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신다. 예수께서는 어린 소경의 머리를 두 손으로 붙잡으시고, 꺼진 그의 눈에 입맞춤을 하시면서 말씀하신다. “그럼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어머니에게 가서 주님은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 상을 주신다고 말해라. 그리고 펠라 사람들에게 가서 그분이 주님이라고 말해라.” 예수께서는 그 소년을 가게 내버려두시고 빨리 그곳을 떠나신다.
그러나 3분도 지나지 않아서 소년이 외친다. “아니 저는 눈이 보입니다! 아이고 달아나지 마세요! 선생님은 예수님이시군요! 제가 제일 먼저 선생님을 보게 해 주세요!” 그러면서 비에 젖은 길바닥에 무릎을 꿇는다.
한편에서는 게라사의 여인과 그의 하인들이, 또 한편에서는 사도들이 기적을 보려고 달려온다. 예수께서도 미소를 지으시며 천천히 돌아오신다. 예수께서는 몸을 굽히시고 소년을 쓰다듬어 주신다.
“가라, 엄마를 보러 가라. 그리고 항상 나를 믿을 줄을 알아라.”
“그러겠습니다. 주님… .그렇지만 엄마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없습니까?! 저와 마찬가지로 믿는 엄마는 어둠 속에 그대로 있을 겁니까?”
예수께서 한층 더 밝게 미소 지으신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시다가 길옆에 비에 젖은 데이지 꽃 한 포기를 보신다.
예수께서는 몸을 굽혀 그 꽃들을 따서 아이에게 주신다. “이 꽃들로 어머니의 눈을 문질러라. 그러면 어머니의 눈이 보일 것이다. 나는 너희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앞으로 가겠다. 착한 사람은 정신으로 나를 따르고,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내게 대 해서 말하기 바란다. 너는 믿음이 흔들리는 펠라에서 내게 대해 말해라. 가라! 하느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기를.”
그리고 예수께서는 게라사의 여인에게로 몸을 돌리시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당신은 저 아이를 따라가시오. 이것은 그리스도께 대한 사람들의 믿음을 줄어들게 하려고 시도하는 모든 사람에 대한 하느님의 대답입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당신의 믿음과 요시아의 믿음이 굳게 되기를 바랍니다. 평안히 가시오.”
그들은 헤어진다. 예수께서는 다시 남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하고, 소년과 게라사의 여인과 그의 하인들은 북쪽을 향하여 간다. 비의 장막이 마치 연막(煙幕)과 같이 그들을 갈라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