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소에 같은 시간이다. 로마인만 빼놓고는 군중은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이 계곡으로 내려가는 오솔길이 시작되는 데까지 있는 것을 보니, 군중이 아마 훨씬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사람에게서 가장 흔한 잘못 중의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까지도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진실하고 정직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자기가 말한 길을 어쩔 수 없이 걸어가도록 하기 위해서 재갈을 만들어 가졌습니다. 그 재갈은 하기는 길들지 않은 말과 같이 그가 쉽게 자리를 옮겨 그의 걸음걸이를 제멋대로 변경하거나 그것을 완전히 치워버리는 그런 재갈이어서, 하느님에게서와 사람들에게서와 자기 자신의 양심에서 받을 수 있는 비난은 상관하지도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재갈은 맹세입니다. 그러나 정직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맹세가 필요치 않고, 하느님으로 말하더라도 그 분은 여러분에게 맹세를 가르치지 않으셨고, 오히려 ‘거짓 증언을 하지 말아라.’ 하는 말을 하게 하셨고, 다른 말은 아무것도 덧붙이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은 사람이 자기말에 충실한 것 이외에 다른 아무것도 필요없을 만큼 솔직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명기에서 서원에 대해서 말할 때, 자기가 하느님께 매여 있다고 믿는 마음에서나 필요하다는 감정이나 감사의 감정에서 오는 것이 서원에 대해서 말할 때에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 입술에서 한 번 나온 말은 네가 네 주 하느님께 약속한 것, 네가 자발적으로 말한 것을 행함으로써 지켜야 한다.’ 항상 말로 약속한 것에 대한 말을 하고 말 이외의 다른 것에 대한 말은 없습니다. 맹세를 할 필요를 느끼는 사람은 벌써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이웃이 자기에게 대해서 가지는 견해에 대해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럽니다. 또 맹세를 요구하는 사람도 그것을 하는 사람의 진실성과 정직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러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보시다시피 맹세를 하는 이 관습은 사람의 불성실의 결과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사람에게 수치가 되는 일입니다. 사람이 맹세라는 이 부끄러운 일에까지도 충실하지 못하고, 이웃을 우롱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쉽게 하느님을 우롱해서 지극히 쉽게 또 지극히 태연하게 맹세를 어기기에 이르기 때문에 이중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맹세를 어기는 사람보다 더 비열한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까? 맹세를 어기는 사람은 흔히 신성한 말투를 씁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가담과 보증을 요구합니다. 혹은 그에게 가장 소중한 정, 즉 아버지, 어머니, 아내, 자녀, 죽은 친척, 자기자신의 목숨, 그리고 자기의 지극히 귀중한 기관을 내세워서 자기의 거짓말을 뒷받침 해달라고 하고, 이렇게 해서 그의 이웃으로 하여금 자기를 믿게 합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을 속이는 것입니다. 그 사람은 독성죄(瀆聖罪)를 짓는 사람이고, 도둑이고, 배반자이고, 살인자입니다. 누구를 모독합니까? 그야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이지요. 그 사람은 진리를 그의 비열한 거짓말에 섞어 놓고 하느님께 도전하면서 이렇게 우롱하기 때문입니다. ‘할 수 있으면 나를 치고 내 말이 거짓말이라고 부인해 보시오. 당신은 저기 있고, 나는 여기 있소, 그래서 당신을 우습게 여기오.’ 하고. 그렇습니다! 웃으시오, 거짓말쟁이요 빈정거리기 잘하는 사람들, 실컷 웃으시오! 그러나 당신들이 웃지 않게 될 때가 올 것입니다. 그것은 모든 권한을 받은 그 사람이 그의 위엄 속에 무서운 모습으로 당신들에게 나타날 때인데, 그는 그의 외양만으로도 당신들의 정신이 번쩍 들게 할 것이고, 그의 눈길만으로도 당신들을 벌벌 떨게 할 것입니다. 그의 목소리가 당신들에게 그의 저주의 낙인을 찍어 당신들의 영원한 운명으로 밀어넣기 전에, 훨씬 전에 말입니다.
그 사람은 도둑입니다. 그가 받을 자격이 없는 존경을 제 것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웃은 그의 맹세로 심각한 인상을 받아 그를 존경하고, 그리고 뱀은 그것을 가지고 장식을 만들어 실제로 그렇지 않은 모습을 나타냅니다. 그가 배반자라고 말한 것은 그가 지키고자 하지 않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그가 배반자라고 말한 것은 그가 지키고자 하지 않는 것을 약속하기 때문입니다. 그가 살인자라고 말한 것은 그의 거짓 맹세로 이웃이 누리는 존경을 빼앗음으로 그의 명예를 죽이거나 자기 자신의 영혼을 죽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의 영혼을 죽인다는 것은 맹세를 어기는 사람은 다른 아무 사람도 보지 못하는 것, 즉 진리를 보시는 하느님의 눈으로 볼 때에는 비열한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거짓말로도 위선적인 행동으로도 속이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다 보시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 하나하나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의 눈길이 뚫고 들어가지 못하는 요새도 없고 지하실도 없습니다. 각 사람이 그의 마음 둘레에 만들어 놓고 있는 요새인 여러분의 마음 속까지도 하느님은 뚫고 들어가십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맹세를 가지고 심판하시지 않고, 여러분의 행동을 가지고 심판하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짓말을 억제하고 약속을 쉽게 어기는 것을 억제하기 위하여 맹세를 사용하게 되었을 때 주어진 명령에 나는 다른 명령으로 바꿉니다. 나는 옛날 사람들처럼 ‘거짓 맹세를 하지 말아라, 그리고 너희가 맹세한 것은 지켜라.’ 하고 말하지 않고, ‘아예 맹세를 하지 말라.’고 말하겠습니다. 하늘은 하느님의 옥좌이니까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고, 땅은 하느님의 발판이니까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고, 예루살렘과 성전은 크신 임금님의 도성이고 우리 주 하느님의 집이니까 예루살렘과 성전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 것입니다.
죽은 사람들의 무덤이나 그들의 영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시오. 무덤에는 사람에게서 하등의 것, 짐승과 공통된 것에서 남은 것이 가득 차 있습니다. 영은 그들이 있는 곳에 그대로 놓아두시오. 벌써 하느님을 미리 알고 있는 의인들의 영이라면, 그들을 괴롭히지 말고 그들이 놀라 소스라치게 하지 마시오. 그리고 그들이 가진 지식은 예지(豫知), 즉 구속의 순간까지는 그들이 찬란하신 하느님의 광휘를 완전히 차지하지 못해서 부분적인 지식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여러분이 죄짓는 것을 보고 괴로워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또 만일 그들이 의인이 아닌 경우에는 여러분의 죄로 그들의 죄를 상기시킴으로써 그들의 고통을 더하지 마시오. 버려두시오, 거룩하게 죽은 사람들을 평화 속에, 거룩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들의 벌 속에 버려두시오. 전자들에게서는 아무 것도 빼앗지 말고, 후자들에게는 아무것도 보태지 마시오. 왜 죽은 사람들에게 호소합니까? 그들은 말을 하지 못합니다. 성인들은 애덕이 말하는 것을 금하기 때문에 말을 못합니다. 여러분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부인해야 할 때가 너무 많을 테니까요. 지옥에 간 사람들은 지옥이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또 지옥에 간 사람들은 저주하기 위해서나 입을 벌리기 때문에, 또 어떤 목소리도 사탄과 작은 사탄들의 증오에 눌려 버리기 때문에 말을 못합니다. 작은 사탄이라고 한 것은 지옥에 간 사람들도 역시 사탄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아버지의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말고, 어머니의 머리나 아내의 머리나 죄없는 여러분의 자녀의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마시오. 여러분은 그렇게 할 권리가 없습니다. 혹 그들이 돈이나 상품입니까? 어떤 서류에 적혀 있는 서명입니까? 그들은 이런 것들보다 낫기도 하고 못하기도 합니다. 사람이여, 그들은 그대가 가지고 있는 피의 피요 살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자유로운 인간들이어서, 그대가 만든 위조문서를 보증하기 위한 노예로 쓸 수는 없습니다. 또 그들은 그대 자신의 서명보다 못합니다. 그것은 그대가 총명하고 자유로운 어른이지, 금치산자(禁治産者)나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자기 부모의 대리자가 되어야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대는 이런 사람입니다. 즉 그대는 이성을 가진 사람이고, 따라서 그대의 행동에 대하여 책임이 있고, 그대 자신이 행동해야 하며, 그대의 행동과 말을, 그리고 그대가 이웃에게 일으킬 수 있는 존경을 그대의 정직과 그대의 진실성으로 보증해야 합니다. 부모의 정직과 성실성, 또 그들이 일으킬 수 있었던 존경을 보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들은 자식들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그러나 자식들은 미성년일 동안만 그렇습니다. 그 다음에는 각 자가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의인들의 자식들이 반드시 의인들은 아니고, 거룩한 여자가 반드시 거룩한 남자와 결혼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왜 여러분의 보증을 여러분의 배우자에게 근거를 두게 합니까? 이와 같이 한 죄인에게서 거룩한 아이들이 태어날 수 있으니, 아이들이 순진한 동안 모두가 성인들입니다. 그러면 나중에 어기기를 원하는 맹세라는 그 불순한 행위를 보증하기 위하여 순수한 인간을 끌어들이는 것입니까?
여러분의 머리, 여러분의 눈, 여러분의 혀, 여러분의 손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시오. 여러분은 그럴 권리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가진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입니다.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주신 정신적 또는 물질적 보물들의 일시적인 관리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면 왜 여러분의 것이 아닌 것을 마음대로 씁니까? 여러분은 여러분의 머리에 머리카락 하나를 보태거나 머리카락의 빛깔을 바꿀 수 있습니까? 그런데 만일 여러분이 그렇게 할 수 없으면, 왜 여러분이 하는 맹세를 여러분의 시력이나 말이나 여러분의 지체의 자유로 보증하십니까? 하느님께 도전하지 마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여러분의 과수원의 나무들을 말리실 수 있는 것처럼 여러분의 눈을 말리시거나 여러분의 집을 뽑아내실 수 있는 것처럼 여러분의 자녀들을 빼앗아가셔서 당신은 주님이시고 여러분은 그분의 신민(臣民)이라는 것과 거짓말로 하느님께 도전하면서 하느님보다 자기가 높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기를 숭배하는 사람은 저주를 받는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일깨워 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저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하시오. 그 이상의 것은 아무것도 말하지 마시오. 그 이상으로 말하는 것은 악마가 여러분에게 권하는 것인데, 그것은 여러분이 말한 것을 다 기억할 수가 없어서 거짓말을 하게 되고, 그러면 사람들이 여러분을 망신시키고, 여러분은 거짓말쟁이라는 평판을 얻게 되기 때문에, 나중에 여러분을 비웃으려는 것입니다. 여러분, 솔직하시오. 말이나 행동 모두.
여러분은 위선자들처럼 하지 마시오. 위선자들은 기도할 때에 사람들이 그들을 보고 독실하고 의로운 사람이라고 칭찬하도록 하려고 회당이나 광장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가정에서는 하느님과 이웃에게 죄를 짓습니다. 깊이 생각해 보면, 이것이 일종의 거짓 맹세라는 것을 알지 못하겠습니까? 왜 여러분이 받을 자격이 없는 존경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사실이 아닌 것을 주장하려고 합니까? 위선적인 기도는 이렇게 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정말이지 나는 성인이다. 나는 내가 기도하는 것을 보고 내가 기도하는 것을 보는 것을 거짓말이라고 부인할 수 없는 사람들의 눈 앞에서 이것을 맹세한다.’ 이것은 실제적인 악의를 가리키는 베일입니다. 이런 의향으로 하는 기도는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이 됩니다.
여러분을 성인이라고 선포하는 일은 하느님께 맡겨 드리시오. 그리고 여러분의 생활 전체가 ‘여기 하느님의 종이 있다.’ 하고 외치게 하시오. 그러나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을 위한 사랑으로 침묵을 지키시오. 여러분의 혀가 여러분의 교만의 부추김을 들어 천사들의 눈에 빈축의 대상으로 비치게 하지 마시오.
만일 여러분이 여러분 자신을 의인이요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고 선언하도록 부추기는 여러분의 교만과 여러분의 혀를 지배할 힘이 없으면, 당장 벙어리가 되는 편이 더 나을 것입니다. 교만하고 불성실한 사람들에게 이 보잘 것 없는 영광을 가지라고 하시오! 그들에게 이 덧없는 상을 가지라고 하시오. 보잘 것 없는 상급! 그러나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이 상급입니다. 그리고 상급을 하나밖에는 받을 수 없으므로 그들은 다른 상급은 받지 못할 것입니다. 하늘에서 오고 영원하고 공평한 진짜 상이나 땅에서 오고 사람의 일생만큼 또는 그보다도 덜 오래 가는 가짜상이나 둘 중의 하나인데, 이 마지막은 옳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죽은 후에 대단히 굴욕적인 벌로 갚아야 합니다.
어떻게 여러분의 입술과 여러분의 일과 여러분 전체로 그리고 하느님을 아버지로 보면서 그 분을 사랑하는 마음의 자극으로 기도해야 하는지, 그러나 하느님은 조물주이시고 여러분은 피조물이라는 것도 기억하고 기도를 하거나 사업을 하거나, 걸음을 걷거나 쉬거나, 급료를 받거나 급료로 다른 사람이 혜택을 입게 하거나 항상 하느님 앞에서 공손한 사람을 가지고 조심하는 마음의 자극을 받아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들어 보시오. 마음의 자극을 받아서 기도하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것이 마음에서 오기 때문에 이것이 첫 째이고 기본적인 특성입니다. 마음이 어떠하면 생각도 말도 눈길도 행동도 그러합니다.
의인은 선행을 그의 마음에서 끌어냅니다. 그리고 선행을 끌어내면 끌어낼수록 더 많이 얻게 됩니다. 그것은 우리가 행하는 선행이 새로운 선행을 낳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피가 정맥을 도는 동안에 새로워지고, 그것이 흡수하는 산소와 동화한 자양물의 즙에서 오는 새로운 성분을 가지고 심장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반대로 타락한 사람은 어둡고 거짓말과 독이 가득 찬 그의 마음에서 거짓말과 독밖에 끌어낼 수가 없는데, 이것들은 착한 사람 위에 하느님의 축복이 쌓이는 것과 같이 그들이 쌓아올리는 잘못으로 강화되기 때문에 점점 더 발전합니다. 사실 마음에 너무 가득 찬 것이 입술로 넘쳐흐르고 행동에 나타난다고 믿으시오.
겸손하고 깨끗하고 사랑하고 신뢰하는 솔직한 마음을 가지시오. 신랑에 대한 처녀와 같은 정숙한 사랑으로 하느님을 사랑하시오. 나 진정으로 말합니다만, 어떤 영혼이든지 모두 영원히 사랑하시는 분이신 우리 주 하느님과 결혼한 동정녀입니다. 이 세상은 각 사람에게 수호자로 주어진 천사가 들러리 노릇을 하는 약혼 시절이고, 인생의 시간과 모든 우발 사건은 모두 혼수를 준비하는 하녀들입니다. 죽는 시간이 결혼이 이루어지는 시간으로 그 때에는 알고 포옹하고 결합하는 것이며, 결정적인 신부 옷차림을 한 영혼은 베일을 벗고, 그의 하느님의 품으로 뛰어들 수 있으며, 신랑의 이 사랑이 다른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여러분이 아직 하느님과의 약혼 관계 안에서 제물로 바쳐진 영혼들입니다. 여러분이 약혼자에게 말하고자 하면 조용한 여러분의 집 안으로, 특히 여러분의 조용한 내적인 집 속으로 들어가서, 여러분의 수호 천사의 도움을 받는 육체를 가진 천사로서 천사들의 임금님께 말씀을 드리시오. 은밀한 여러분의 마음 속에서 그리고 여러분의 내적인 집 안에서 아버지께 말씀 드리시오. 세상에 속한 것은 모두 밖에 놔두시오. 남의 시선을 끌겠다는 편집(偏執)도, 남을 감화하겠다는 편집도, 단조롭고 미지근하고 사랑없는 말, 말, 말만 가득찬 긴 기도의 거리낌도 모두 하느님 사랑을 위하여! 기도에 있어서 계량(計量)을 하지 마시오. 실제로, 입술로만 되풀이하는 독백으로 수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의 수호 천사조차도 듣고 있지 않으니까 그것은 진짜 혼자말입니다. 그만큼 쓸 데 없는 잡음이어서 수호 천사는 그가 지키고 있는 어리석은 사람을 위해 열렬한 기도에 잠김으로서 그 소음을 고쳐 보려고 애씁니다. 사실,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나타나셔서 ‘세상의 구원은 너희들이 그 얼빠진 수다를 버리고, 아주 소박하게 우물에 가서 물이나 길어가지고 나와 사람들에 대한 사랑으로 땅에 물을 뿌리기를 요구한다.’고 말씀하시더라도 그 시간들을 달리 쓰지 않을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실, 그들의 혼잣말을 손님을 예의바르게 맞아들이는 것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인정많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기도의 우상숭배에 빠진 사람들입니다.
기도는 사랑의 행위입니다. 기도를 하거나 빵을 만들면서도 사랑할 수 있고, 묵상을 하거나 병약자를 돌보면서도, 어린 양을 제물로 바치거나 주님 안에서 정신을 가다듬고자 하는 우리의 정당한 소원까지 희생하면서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자기 전체와 자기의 모든 활동에 사라이 배어들게 하면 됩니다. 두려워 마시오! 아버지께서는 보시고, 이해하시고 귀 기울여 들으십니다. 아버지께서 필요한 것은 주십니다. 아버지께서는 참되고 완전한 사랑의 한숨, 다만 한번에도 얼마나 많은 은총을 내려 주십니까! 사랑으로 행한 남모르는 희생에 대해서도 얼마나 은총을 풍성하게 내려 주십니까! 이방인들을 닮지 마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니까 어떻게 하셔야 된다고 여러분이 말씀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말을 들을 수 없는 그들의 우상들에게 이교도들이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하느님과, 신령하신 참 하느님과 이렇게 하지 마시오. 하느님은 하느님과 왕이실 뿐 아니라 여러분의 아버지이기도 하시며, 여러분이 말씀드리기 전에 여러분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십니다.
구하시오, 그러면 받을 것입니다. 찾으시오, 그러면 얻을 것입니다. 두드리시오, 그러면 열어줄 것입니다. 누구든지 구하면 받을 것이고, 찾으면 얻을 것이고, 문을 두드리면 문이 열리는 것을 보게 될 테니까요. 어떤 아이가 ‘아버지, 배고파’ 하고 말하면서 그 작은 손을 내미는데, 여러분은 혹시 돌을 주겠습니까? 그 아이가 생선을 달라고 하는데 뱀을 주겠습니까? 물론 아니지요, 오히려 빵과 생선을 주면서 게다가 쓰다듬어 주고 축복을 해줍니다. 그것은 자기 자식에게 먹을 것을 주고 그 자식의 행복한 미소를 보는 것이 아버지에게 기분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불완전한 마음을 가진 여러분이 동물도 새끼에 대해서 가지는 자연적인 사랑만으로도 여러분의 자녀들에게 좋은 것들을 줄 줄 아니, 더구나 하늘에 계신 여러분의 아버지께서는 그들의 이익에 좋고 필요한 것을 청하는 자녀들에게 주실 것입니다. 두려워 말고 청하시오, 그리고 받지 못할까 봐 겁내지 마시오!
그러나 여러분은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오류를 경계하시오. 여러분은 믿음과 사랑이 약한 사람들처럼, 즉 종교 안에 있는 이교도들처럼 하지 마시오. 과연 믿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미신과 믿음이 함께 뒤섞여 우글거리는 약한 종교심을 가진 이교도들이 있습니다. 그 흔들리는 건물은 가지가지 종류의 기생식물의 침범을 받아 마침내 부스러져서 쓰러지고 맙니다. 이 약하고 이교도 같은 사람들은 그들의 청이 들어지는 것을 보지 않으면 그들의 믿음이 죽는 것을 느낍니다.
여러분은 청합니다. 그리고 청하는 것이 여러분에게는 옳은 일로 생각됩니다. 사실 그 순간에는 그 은총이 무익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생명은 순간에 끝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오늘 좋은 것이 내일은 좋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현재만을 알기 때문에 그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것만도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미래도 아시고, 그래서 흔히 여러분에게 더 큰 곤란을 면하게 하시려고 기도를 들어주지 않은 채로 두시는 일이 있습니다. 공생활을 하는 일년 동안에 나는 사람들이 이렇게 한탄하는 것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내 청을 들어 주지 않으신 그 때에 나는 매우 괴로웠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되는 것이 좋았다. 만일 그 은총을 받았으면 하느님의 이 시간에 오지 못하게 되었을 테니까.>’ 하고. 또 내게 이렇게 말하는 다른 사람들의 말도 들었습니다. ‘주님, 왜 제 청을 안 들어 주십니까? 다른 사람들의 청은 들어 주시면서 제 청은 안 들어 주시는군요.’ 하고. 그러나 괴로워하는 것을 보는 것이 괴로우면서도 ‘할 수 없습니다.’ 하고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의 청을 들어주는 것은 그들이 완전한 생활을 향하여 날아가는 것을 막는 것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께서도 ‘나는 할 수 없다.’ 하고 말씀하시는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즉각적인 행위를 하실 수가 없어서 그러시는 것이 아니라, 장차 어떤 결과가 있을지를 아시기 때문에 거부하시는 것입니다. 잘 들으시오. 어떤 어린 아이가 배앓이를 합니다. 어머니가 의사의 왕진을 청했는데, 의사는 ‘이 애 병을 고치려면 단식을 해야 합니다.’ 하고 말합니다. 아이는 울고, 부르짖고, 간청하고, 활기를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 항상 연민이 가득한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단식을 합니다. 이렇게 음식을 절대로 금하는 것이 의사 쪽에서 너무 심하게 하는 것같이 생각합니다. 그러나 의사는 막무가내로 말을 안 들어줍니다. 마침내 의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부인, 나는 알지만 부인은 모릅니다. 아들을 잃기를 원하십니까, 내가 살려내기를 원하십니까?’ 하고. 어머니는 ‘살려주세요!’ 하고 부르짖습니다. ‘그렇다면, 음식을 먹으라고 허락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죽을 테니까요.’ 하고 의사가 말합니다. 아버지께서 어쩌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의 에 대한 동정심이 가득한 어머니와 같은 여러분은 여러분의 가 은총을 거절한다고 해서 우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나는 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네게 불행이 올 것이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하느님, 제 어리석은 청을 들어 주시지 않은 것을 감사합니다!’ 하고 말할 어느 날 또는 영원이 올 것입니다.
기도에 대해서 한 말을 나는 단식재(斷食齋)에 대해서도 말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단식을 할 때에는 위선자들이 하는 것처럼 침울한 태도를 취하지 마시오. 위선자들은 교활하게 그들의 얼굴을 마르게 해서 그들이 단식을 한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하고, 또 그것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믿게 합니다. 그들도 세상 사람들의 칭찬으로 벌써 상을 받았으니, 다른 상은 받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단식할 때에 명랑한 태도를 취하고, 세수를 여러 번 해서 얼굴이 신선하고 반들반들하게 하고, 수염에 기름을 바르고, 머리에 향수를 뿌리고, 입술에는 아침식사를 잘 한 사람처럼 미소를 띠시오. 오! 정말로 음식이 여러분을 지탱하지 않고 사랑이 지탱하기를 바랍니다! 또 사랑으로 단식 하는 사람은 사랑으로 양분을 취합니다. 정말 잘 들어두시오. 혹 세상 사람들이 여러분을 ‘허영심이 많은 사람’으로 ‘세리’로 취급하더라도 여러분의 아버지께서는 여러분의 영웅적인 비밀을 보실 것이고, 단식재와 여러분이 받을 수 있을 칭찬을 희생한 것 때문에 이중으로 상을 주실 것입니다.
이제는 여러분의 영혼이 양분을 섭취했으니 가서 여러분의 육체에 먹을 것을 주시오. 이 가난한 두 사람은 우리와 같이 남아 있게 하시오. 이 두 사람은 우리의 빵을 맛있게 해줄 축복받은 손님일 것입니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있기를.”
그래서 두 거지는 남아 있다. 대단히 야윈 여자와 늙은, 대단히 늙은 남자이다. 그러나 그들은 같이 있지 않다. 그들은 우연히 여기서 만났고, 한구석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쓸 데 없이 손을 내밀면서 창피하게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감히 앞으로 나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 그들에게로 가셔서 그들의 손을 잡으시고 베드로가 쳐놓은 일종의 천막 아래 있는 제자들의 무리 가운데로 데려오신다. 그들은 아마 밤에 그 밑에서 이슬을 피하거나 낮에 가장 더운 시간에 모이는 모양이었다. 그것은 나뭇가지와 … 겉옷으로 만든 천막이다. 그러나 대단히 낮아서 제일 키가 큰 예수와 가리옷 사람은 몸을 구부려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이지만 그래도 유용하다.
“여기 할아버지와 자매가 있다. 우리가 가진 것을 가져오너라. 그리고 음식을 먹는 동안 이분들의 이야기를 듣기로 하자.” 그러면서 예수께서는 부끄러워하는 두 사람의 시중을 친히 드시면서 그들의 애처로운 이야기를 들으신다. 노인은 딸이 남편과 같이 멀리 가서 아버지를 잊은 뒤로 혼자 산다. 여인도 열병으로 남편이 죽은 다음부터 혼자 사는데 게다가 병까지 들었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가난하기 때문에 업신여깁니다.” 하고 노인이 말한다. “나는 과월절 의무를 다할 만한 것을 모으려고 동냥을 하러 다닙니다. 나는 여든 살입니다.나는 늘 과월절을 지냈는데, 이번에 아마 마지막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나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없이 아브라함의 품에 가고 싶습니다. 내가 내 딸을 용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도 용서를 받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내 과월절 의무를 다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길이 멉니다. 할아버지.”
“의식을 행하지 않으면 하늘의 길은 더 멉니다.”
“혼자서 길을 가십니까? 그러다가 도중에 병이라도 나면 어쩌시려고요?”
“하느님의 천사가 내 눈을 감겨 주겠지요.”
예수께서는 그의 떨리는 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고, 여인에게 물으신다. “아주머니는요?”
“저는 일거리를 구하러 갑니다. 제가 더 낫게 먹으면 열병이 나을 것입니다. 그리고 병이 낫기만 하면 곡식 다루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음식만으로 병이 나을 것으로 생각하세요?”
“아닙니다. 선생님도 계시지요. … 그렇지만 저는 보잘 것 없는 것, 너무 보잘 것 없는 것이어서 동정을 청할 수도 없습니다.”
“만일 내가 병을 고쳐 주면 그 후에는 뭘 원하겠어요?”
“그 이상 아무것도 없습니다. 벌써 제가 바랄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을 받은 셈이 될 테니까요.”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음료로 사용되는 식초를 탄 물에 약간 적신 빵 한 조각을 주신다. 여인은 말없이 빵 조각을 먹고 예수께서는 계속 미소지으신다.
식사는 이내 끝났다. 아주 간소한 식사였다! 사도들과 제자들은 비탈에 있는 수풀 속으로 그늘을 찾아간다. 예수께서는 그대로 천막 안에 계시다. 노인은 풀 위에 누워서 피곤해서 잠이 든다.
얼마 안 있어, 그늘에서 쉬려고 떠나갔던 여인이 예수께로 온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미소를보이시며 용기를 주신다. 여인은 조심스럽게 그러나 기쁘게 나아와 천막 근처에까지 온다. 그러다가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마지막 몇 걸음을 빨리 옮겨놓고 땅에 털썩 엎드리면서 목소리를 죽이며 부르짖는다. “선생님이 제 병을 고쳐 주셨어요! 찬미 받으세요! 지금은 몸이 굉장히 떨릴 시간인데 떨리지를 않습니다. … 아이고!” 그러면서 예수의 발에 입맞춤한다.
“병이 나았다는 것이 확실합니까? 나는 그 말을 하지 않았는데요. 우연일지도 모르지요 ….”
“아이고! 아닙니다! 이제는 선생님이 제게 빵을 주시면서 왜 빙그레 웃으셨는지 알겠습니다. 그 빵 한 입과 함께 선생님의 능력이 제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는 대신으로 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 마음 말고 다른 것은 없어요. 주님, 종에게 명령하십시오. 그러면 죽기까지 순종하겠습니다.”
“그러지요. 이 노인을 보시오. 이 분은 외톨이인데 의인입니다. 아주머니는 남편이 있었는데 세상을 떠났지요. 이 분은 딸이 있었는데, 이기심이 딸을 빼앗아 갔습니다. 그건 더 나쁩니다. 그런데도 이 노인은 불평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분이 그 마지막 시간을 향해서 혼자 가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 분의 딸이 되어 주시오.”
“주님, 그러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두 사람 몫의 일을 한다는 말이 됩니다.”
“제가 지금은 힘이 셉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면 저기 저 비탈에 가서 거기서 쉬고 있는 사람, 갈색옷을 입고 있는 사람에게 나를 보러 오라고 하시오.”
여인이 재빨리 가서 열성당원 시몬과 같이 돌아온다.
“시몬아, 이리 오너라. 네게 할 말이 있다. 아주머니는 기다리세요.”
예수께서는 몇 미터쯤 물러가신다.
“라자로가 일하는 여자 한 사람을 더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느냐?”
“라자로요? 아니 그 사람은 하인이 몇이나 되는지도 모를 줄로 생각합니다. 한 사람 더 있고 덜 있는 것은! … 그렇지만 누굽니까?”
“저 여자다. 내가 병을 고쳐 주었는데 ….”
“선생님, 그만하며 알겠습니다. 선생님이 병을 고쳐 주셨으면, 그 여자를 사랑하신다는 표가 됩니다. 선생님이 사랑하시는 것은 라자로에게는 신성한 것입니다. 그 사람 대신 제가 약속드리겠습니다.”
“그것은 사실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라자로에게 신성한 것이다. 네가 말 잘했다. 그리고 이 이유로 라자로는 성인이 될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므로 완전을 사랑하겠기 때문이다. 나는 저 노인을 이 여인과 결합시키고자 한다. 그래서 이 할아버지에게 마지막 과월절을 기쁘게 지내게 하고자 한다. 나는 거룩한 노인들을 대단히 사랑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평온한 황혼을 줄 수 있으면 기쁘다.”
“선생님은 어린이들도 사랑하시지요 ….”
“그렇다, 그리고 병자들도 …”
“또 우는 사람들도 …”
“그리고 외로운 사람들도 …”
“아이고! 선생님! 아니 선생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는 것을 깨닫지 못하시는군요? 원수들까지도?”
“나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시몬아, 사랑하는 것은 내 본성이다. 자 할아버지가 잠이 깨셨다. 그 분이 딸 하나를 데리고 과월절을 지낼 것이라고, 그리고 이제는 빵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가서 말해 주자.”
두 분은 여인이 기다리고 있는 천막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세 사람이 일어나 앉아서 샌들 끈을 매고 있는 노인 곁으로 간다.
“할아버지, 뭘 하십니까?”
“계곡으로 다시 내려가겠습니다. 밤을 지낼 곳을 얻어 만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내일은 길에서 구걸을 하고, 그리고 … 조금씩 조금씩 … 내가 죽지 않으면 한 달 후에는 성전에 가게 되겠지요.”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됩니까? 왜요?”
“하느님께서 그렇게 하시는 것을 원치 않으시니까요. 할아버지 혼자 가지 않으실 것입니다.이 여인이 내가 말하는 곳으로 할아버지를 모시고 갈 것이고, 두 분은 내게 대한 사랑으로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과월절은 지내실 것입니다. 그러나 지치지 않고 지내실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십자가를 벌써 지셨습니다. 이제는 그 십자가를 내려놓고, 마음을 가다듬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세요.”
“아니 왜 … 아니 왜 … 나를 나를, 나는 그만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 선생님은 … 딸을 … 이것은 내게 스무 살을 더 젊게 해주시는 것보다도 더합니다. … 그리고 나를 어디로 보내시는 겁니까? …” 노인은 덤불로 이루고 있는 긴 수염 속에서 운다.
“데오필오의 라자로 집입니다. 할아버지가 그 사람을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오! … 나는 시리아 경계에서 태어나서 데오필로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 그러나 … 아이고! 하느님의 축복 받으신 아드님, 선생님께 내가 축복을 하게 해주십시오!”
그러자 예수께서는 노인 앞에 풀 위에 앉아 계셨기 때문에 노인이 당신 머리위에 엄숙하게두 손을 얹을 수 있게 하시려고 실제로 몸을 숙이신다. 노인은 우뢰 같은 굵고 우렁찬 목소리로 옛날 축복의 말을 한다. “주께서 선생님을 축복하시고 지켜 주실지어다. 주께서 당신 얼굴을 선생님께 보이시고 선생님을 불쌍히 여기실지어다. 주께서 선생님을 바라보시고 평화를 주실지어다.”
예수와 시몬과 여인은 함께 “그렇게 이루어지이다.” 하고 대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