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은 어떤 천을 가지고 조용히 일을 하신다. 저녁이다. 모든 문은 잠겨 있고, 불 켜는 데가 셋이 달린 등이 나자렛의 작은 방을 비추고, 특히 곁에 성모님이 앉아 계신 탁자를 비춘다. 천은 아마 모직물인 모양인데, 궤와 성모님의 무릎에서 방바닥으로 떨어지고, 짙은 파란색 옷을 입으신 성모님은 눈더미에서 나타나시는 것 같다. 성모님은 혼자 계시다. 일감 위로 머리를 숙이고 빨리 꿰매시는데, 등불은 머리 위를 비추며 거기에 연한 금빛 반사를 일으킨다. 얼굴의 나머지 부분은 희미하게 보인다.
잘 정돈된 방안은 말할 수 없이 조용하다. 또 밤에는 사람이 다니지 않는 거리에서도 아무 소리도 들려 오지 않는다. 또 정원에서도 아무 소리도 안 들려온다. 성모님이 일하고 계신 방, 보통 식사를 하시고 친구들을 맞아들이시는 방에서 정원 쪽으로 나 있는 육중한 문은 잠겨 있다. 물을 수반에 내뿜는 샘의 소리도 그 문 때문에 뚫고 들어오지 못한다. 정말이지 지극히 깊은 고요이다. 성모님의 손이 재빨리 일하고 있는 동안 그 분의 생각이 어디에 가 있는지 알고 싶다 ….
거리로 향한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는 소리. 성모님은 고개를 들고 귀를 기울이신다. … 그러나 두드리는 소리가 너무 가벼워서 성모님은 아마 어떤 밤짐승이 낸 소리이거나 바람이 조금 불어 문이 흔들린 소리일 것이라고 생각 하시는 모양이다. 성모님은 머리를 다시 일감 위로 숙이신다. 그러나 소리가 더 분명하게 들려온다. 성모님은 일어나서 문으로 가신다. 그러나 문을 열기 전에 “누구세요?” 하고 물으신다.
힘이 없는 목소리가 대답한다. “한 여자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성모님은 즉시 문을 여시고 그 나그네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시려고 등불을 쳐드신다. 한 무더기의 옷감과 뒤엉킨 머리가 보이는데, 거기에서는 아무것도 드러나보이지 않는다. 불쌍하게 뒤엉킨 것만이 있는데, 그것은 “마님, 안녕하십니까?” 하고 말하면서 몸을 깊이 숙이고, 또 “예수님의 이름으로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하고 되풀이한다.
“들어와서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세요. 나는 당신을 모르겠습니다.”
“아무도 저를 모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저를 압니다. 악이 저를 압니다. 그리고 거룩하신 분도 저를 아십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연민이 제게 팔을 버리시는 것을 볼 필요를 느낍니다. 그런데 마님은 연민이십니다 ….” 그러면서 그 여자는 운다.
“하지만 들어오세요. … 그리고 말을 하세요. … 당신이 지금까지 한 말만 들어도 당신이 불쌍한 여자라는 것을 알겠어요. … 그러나 당신이 누구인지 나는 아직 몰라요. 자매님, 이름이 뭡니까?”
“아이고! 아닙니다! 자매님이라는 말씀은 안 됩니다! 저는 어머님의 자매일 수가 없습니다. … 어머님은 선의 어머니이십니다. … 그런데 저는 … 저는 악입니다 ….” 그러면서 겉옷을 뒤집어쓴 채 점점 크게 운다. 그 여자는 겉옷에 완전히 가려져 있다.
성모님은 등잔을 의자에 내려놓으시고 문지방에 무릎을 꿇고 있는 미지의 여자의 손을 잡고 억지로 일으키신다.
성모님은 그 여자를 알지 못하신다. … 그러나 나는 안다. 그 여자는 “고운 내”의 베일 쓴 여자이다.
그 여자는 창피해 하며 몸을 떨고 울음으로 몸이 흔들리며 일어난다. 그러면서도 아직 들어오기를 망설이며 말한다. “마님, 저는 이교도입니다. 히브리 사람들이 볼 때에는 제가 성녀이더라도 쓰레기입니다. 그러나 저는 매춘부이니까 이중으로 쓰레기입니다.”
“당신이 내게 오고, 나를 통해 내 아들을 찾으면 뉘우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집은 고통이라고 불리는 모든 것을 맞아들여요.” 그러시면서 성모님은 문을 닫으시면서 그 여자를 안으로 끌어당기시고, 등잔을 탁자 위에 내려놓으시고 의자를 권하시며 말씀하신다. “말하시오.”
그러나 베일을 쓴 여자는 앉으려고 하지 않는다. 몸을 약간 구부리고 계속 울고 있다. 성모님은 그 여자의 근심이 고요해지기를 기도하시면서 기다리신다. 성모님은 그 여자의 앞에 계신데 상냥하시고 위엄있으시다. 나는 성모님의 몸에서 기도하고 계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그 분의 전체 태도로 기도를 드리고 계신 것을 본다. 베일을 쓴 여자의 작은 손을 잡고 계신 손도, 다물고 계신 입술도 기도하신다는 것을 나타내지 않지만.
마침내 눈물이 그친다. 여자는 베일로 얼굴을 닦고 나서 말한다. “그렇지만 저는 그리 멀리서 온 것도 아니기 때문에 미지의 여자로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제 구속의 시간입니다. 그래서 제 마음이 얼마나 많은 상처로 뒤덮여 있는지 보여드리기 위해서 … 제 속을 털어놓아야 합니다. 게다가 마님은 어머니이시지요. … 선생님의 어머니 … 그러니까 저를 불쌍히 여기실 것입니다.”
“그래요, 내 딸.”
“아이고! 그렇습니다! 저를 ‘내 딸’하고 불러 주십시오! … 저도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 그런데 그 어머니를 버렸습니다. … 그 후 어머니가 홧병으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 저는 아버지도 있었는데 … 아버지는 저를 저주했습니다. … 그리고 읍내 사람들에게 ‘나는 이제 딸이 없어.’ 하고 말했습니다.” … (그 여자는 별안간 울음을 터뜨린다. 성모님은 괴로워서 얼굴이 창백해진다. 그러나 그 여자를 위로하기 위하여 그 여자의 머리에 한 손을 얹으신다.) 여자는 말을 다시 잇는다. “저는 이제 저를 내 딸아! 하고 부를 사람도 없습니다. … 예, 엄마가 하던 것처럼 저를 그렇게 쓰다듬어 주십시오. … 제가 순결하고 착했을 때 엄마가 해주던 것처럼요. … 이 손에 입맞춤하고 제 눈물을 이 손으로 닦게 허락해 주십시오. 제 눈물만으로는 저를 씻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깨달은 때부터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 전에도 역시 울기는 했습니다. 남자에게 모욕을 당하는 팔린 몸뚱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니까요. 그렇지만 그것은 저를 점점 더 괴롭히고 더럽히는 사람을 미워하고 그에게 반항하는 학대받은 짐승의 신음 소리 같은 것이었습니다. … 저는 주인은 갈았지만 짐승과 같은 성격은 변함이 없었으니까요. … 여덟 달 전부터 저는 웁니다. … 제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 저는 제 비참을, 제 타락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타락으로 뒤덮여 있고 가득 차 있으며, 그것이 구역질이 납니다. … 그러나 점점 더 자각한 제 눈물도 아직 저를 씻어주지는 못합니다. 그 눈물이 제 타락에 섞이면서 그것을 씻지는 못합니다. 아이고! 어머님! 제 눈물을 닦아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깨끗해져서 제 구세주께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겠소, 내 딸, 그러겠어요. 여기 나와 같이 앉아서 조용히 이야기하시오.” 그러시면서 성모님은 앉으신다.
그러나 성모님 발 앞에 주저앉으면서 이렇게 말하고자 한다. 그 여자는 조용히 말하기 시작한다. “저는 시라쿠사에서 왔고 … 나이는 스물 여섯입니다. … 저는 로마의 큰 귀족의 집사의 딸이었습니다. 저는 외동딸이었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저희들은 해변 가까이 매우 아름다운 별장에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그 별장의 관리인이었습니다. 이따금씩 별장의 주인이나 주인의 아내가 아이들과 같이 왔는데 … 저희들을 잘 대우해 주고 제게 매우 친절히 굴었습니다. 딸들은 저와 같이 놀았습니다. 엄마는 기뻐했고 …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저는 아름답고 … 영리했습니다. … 저는 무슨 일을 해도 잘 되었습니다. … 그러나 저는 착한 일보다는 경박한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시라쿠사에는 큰 극장이 하나 있습니다. 크고 … 아름답고 … 넓은 극장입니다. 이 극장은 놀이와 연극에 쓰입니다. … 거기서 하는 희극과 비극에서는 말없는 몸짓을 많이 씁니다. 그 몸짓들은 합창대가 나타내는 것을 말없는 춤으로 눈에 띄게 합니다. 어머님은 모르시지요. … 그러나 저희들은 손으로나 몸의 움직임으로도 어떤 격정에 흥분된 사람의 감정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 극장에 인접한 체육장에서는 청춘기의 남녀에게 판토마임의 기교를 가르칩니다. 그들은 신들처럼 아름다워야 하고 나비처럼 날렵해야 합니다. … 저는 그 곳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가서 판토마임 배우들의 춤을 보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리고는 꽃이 핀 풀밭이나 별장의 정원에 있는 저희 땅의 금빛 모래 위에서 그 말없는 몸짓을 다시 해보곤 했습니다. 저는 예술적인 조각이나 위로 날아다니는 바람 같았습니다. 그만큼 조각과 같은 자세로 고정하거나 거의 땅을 밟지 않고 날아다닐 수가 있었습니다. 부유한 집의 제 친구들은 저를 감탄하며 바라보았고 … 엄마는 그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
베일 쓴 여자는 이야기를 하고 회상하고 과거를 꿈과 같이 돌아다보고 운다. 흐느낌으로 그의 말이 가끔 중단된다.
“어느날 … 그것은 5월이었습니다. … 시라쿠사는 온통 꽃에 뒤덮여 있었습니다. 축제가 끝난 지 얼마 안 되었었고, 저는 극장에서 춘 무용에 대한 열광이 식지 않았었습니다. … 저희 주인들이 딸들과 같이 저를 극장에 데리고 갔었습니다. 저는 그 때 열네 살 이었습니다. … 그 춤에서는 말없는 몸짓이 봄의 물의 요정들이 케레스(Ceres) 여신을 경배하려고 달려가는 것을 나타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여자들은 장미꽃 관을 쓰고 장미꽃 옷을 입고 춤추었습니다. … 장미꽃만을 입고요. 그것은 그들의 옷이 마치 거미줄 같은 매우 가벼운 보일(반투명의 엷은 피륙)로 되어 있었고, 그 위에 장미꽃들이 흩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 춤을 출 때에 그 여자들은 어떻게나 가볍게 뛰어다니는지 날개달린 헤베(Hebe. 청춘의 여신.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와 헤라의 딸) 와 같았습니다. 그 여자들의 눈부신 육체는 그들 뒤에 날개를 이루어놓은 보일로 만든 쇼올을 통해 들여다보였습니다. … 저는 그 춤을 익혔습니다. … 그러던 어느 날 … 어느 날 …” 베일 쓴 여자는 한층 더 크게 운다. … 그리고 다시 말을 잇는다. “저는 아름다웠습니다. 지금도 아름답습니다. 보십시오.” 여자는 베일을 빨리 뒤로 젖히고 겉옷을 미끄러내리게 하면서 일어선다. 그래서 나는 깜짝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한 채로 있었다. 그것은 그가 내던진 옷 가운데에서 수수한 옷을 입고 소박하게 땋아늘인 머리채에 보석도 없고 값진 옷감도 없는 대단히 아름다운 아글라에가 날씬하고 그러면서도 완전한 진짜 꽃과 같은 육체에 엷은 갈색의 매우 아름다운 얼굴과 부드러우나 정열적인 눈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 여자는 다시 성모님 앞에 무릎을 꿇으며 말한다. “저는 아름다웠습니다. 그것은 제 불행이 되었고, 저는 또 들떠 있었습니다. 그날 저는 보일로 된 옷을 걸쳤습니다. 저희 주인의 딸들이 저를 도와주었습니다. 그 여자들은 제가 춤추는 것을 보기를 좋아했습니다. … 저는 해변 한구석에서 파란 바다를 바라보며 옷을 입었습니다. 해변의 그곳에는 사람이 없고 편도나무나 바닐라, 갓 피어나려고 하는 육체의 스며드는 향기를 가진 들꽃들이 있었습니다. 서양 자두나무에서도 잘 스며드는 향기가 풍겼고, 시라쿠사의 장미꽃들도 향기를 내뿜었고, 받다도 모래도 향기르 내뿜었습니다. 해는 모든 것이 향기를 내뿜게 하고 있었습니다. … 제 머리에는 막연한 공포의 감정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역시 물의 요정이 된 것같이 느껴졌고 경배하고 있었습니다. … 무엇을 경배했는지요? 비옥한 땅을 경배한 것입니까? 땅을 기름지게 하는 해를 경배한 것이었습니까? 저는 모르겠습니다.
이교도 중에서도 철저한 이교도인 저는 제 전제군주인 관능을 경배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관능을 제 안에 가지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러나 어떤 신보다도 더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 저는 정원에서 딴 장미꽃으로 관을 만들어 썼습니다. … 그리고 춤을 추었습니다. … 저는 빛과 향기에 취하고 젊고 날렵하고 아름답다는 즐거움에 취해 있었습니다. 저는 춤을 추었습니다. … 그런데 누가 보았습니다. 저는 누가 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남자의 탐욕스런 두 눈 앞에 벗은 몸으로 나타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가 날아다니는 것을 과장하는 데서 만족을 느꼈습니다. … 찬미를 받는 즐거움으로 제게는 정말 날개가 달린 것 같았습니다. … 그런데 이것이 제 파멸이었습니다. 사흘 후에는 주인들이 로마의 그들 귀족 저택으로 돌아가려고 떠났기 때문에 저는 혼자 남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집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 그 감탄하는 두 눈이 춤 아닌 다른 것을 제게 알려주었던 것입니다. … 그 두 눈은 관능과 성을 제게 알려준 것입니다.”
성모님은 어쩔 수 없는 불쾌감의 몸짓을 하시니 아글라에는 그것을 눈치챈다. “아이고! 어머님은 순결하시니까 아마 제가 혐오감을 주는 존재일 것입니다 ….”
“내 딸이여, 말하시오, 말해. 예수께 말씀드리는 것보다는 마리아에게 말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마리아는 씻어 주는 바다이니까요 ….”
“예, 어머님께 말씀드리는 것이 더 낫습니다. 전도 선생님께 어머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 왜냐하면 처음에 선생님이 다른 어떤 사람하고도 다르시고 전적으로 영이신 오직 한 분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 지금은 영이 있다는 것과 영이 어떤 것인지를 저도 압니다. – 사람이시면서 그렇게 관능성이 없는 아드님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말할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혼자 생각하기를 어머니가 없고, 제가 그 중 제일 큰 불행인 소름끼치는 불행들을 구하시려고 이렇게 세상에 내려오신 줄로 생각했습니다 ….
저는 날마다 그 젊고 갈색 머리를 가진 미남자를 다시 보기를 바라면서 그 곳에 다시 갔습니다. … 그리고 얼마 후에 다시 만났습니다. … 그 남자는 제게 말을 했습니다. 그 남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와 같이 로마에 가자. 너를 황제의 조정에 데려가마. 너는 로마의 더없는 보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저는 말했습니다. ‘예, 저는 선생님의 충실한 아내가 되겠어요. 제 아버지한테 가십시다.’ 그 남자는 조롱하는 웃음을 웃고 제게 키스했습니다. ‘아내가 아니라 여신이 되는 거다. 나는 네 신관이 되어서 인생과 쾌락의 비밀을 네게 가르쳐 주겠다.’ 저는 경박하고 어렸습니다. 그러나 어리긴 했어도 인생이 무엇인지 모르지는 않았습니다. … 저는 꾀발랐습니다. 저는 경박하기 했지만 아직 타락하지는 않았습니다. … 그래서 그 남자의 제안에 혐오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 남자의 품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뛰어 왔습니다. … 그렇지만 어머니에게는 그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 그리고 그 남자를 다시 보고자 하는 욕망을 억제할 줄을 몰랐습니다. … 그의 키스가 저를 더 들뜨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 그래서 다시 갔습니다. 그 호젓한 해변에 가자마자 그 남자는 저를 껴안고 열광적으로 키스했습니다. 키스를 수없이 하고 사랑의 말을 하고 물어보고 했습니다. ‘이 사랑 속에 모든 것이 들어 있지 않느냐? 이것이 결혼 관계보다 더 달콤하지 않느냐? 다른 무슨 소원이 있느냐? 너 이것없이 살 수 있느냐?’ 하고요.
아이고! 어머님! … 저는 그날 밤으로 그 몹시 더러운 귀족과 함께 도망했습니다. 저는 그의 숫성(獸性)에 짓밟힌 걸레조각이었습니다. … 여신이 아니라 진흙이었습니다. 진주가 아니라 두엄이었습니다. 그 남자는 제게 인생을 알려 주지 않고, 인생의 추잡함, 치욕, 불쾌감, 고통, 부끄럼, 제 자신의 몸이 아니라는 무한한 비참을 알려 주었습니다. … 그러다가 전적인 타락이 왔습니다. 여섯달 동안 진탕 먹고 마시고 놀고 나서 그 남자는 제게 싫증이 나서 새 사랑을 찾아갔고 저는 거리에 내쫓기고 말았습니다. 저는 제 춤재간을 이용했습니다. … 그 때는 어머니가 홧병으로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이제 집도 없고 아버지도 없었습니다. … 어떤 춤선생이 저를 체육장에 받아들여서 제 춤을 세련되게 하고 … 저를 이용했습니다. … 그 사람은 저를 로마의 타락한 귀족계급 사회에 모든 관능적인 흐름에 꽃처럼 던졌습니다.  이미 더럽혀진 꽃은 시궁창에 빠졌습니다. 그것은 10년 동안을 구렁으로 떨어져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점점 더 밑으로, 그러다가 헤로데의 여가를 즐겁게 해주라고 이리 끌려와서 새 주인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아이고! 붙잡아맨 개도 저희들 중의 한 사람보다 더 구속을 당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여자를 차지한 남자보다 더 난폭한 개주인도 없습니다! 어머님 … 몸을 떠시는군요! 제가 어머님을 소름끼치게 하는군요!”
성모님은 마치 타격을 입으신 것처럼 한 손을 심장있는 데로 가져가셨다. 그러나 이렇게 대답하신다. “아니오, 당신이 아니오. 나를 소름끼치게 하는 것은 그렇게까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악이오, 가엾은 사람, 계속하시오!”
“그 사람은 저를 헤브론으로 데려왔습니다. … 제가 자유로웠습니까? 제가 부유했습니까? 제가 감옥에 갇혀 있지 않고, 보석을 듬뿍 지니고 있었으니까 자유롭고 부유했지요. 그러나 그 사람이 보라고 하는 사람들밖에는 볼 수가 없고 제 몸을 제 마음대로도 할 수 없었으니까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헤브론에 한 사람이 왔습니다. 아드님이신 그 사람이었습니다. 그 집이 그 분에게는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알고 들어오시라고 청했습니다. 쉬암마이는 집에 없었습니다. … 그래서 창문을 통해서 벌써 말소리를 듣고 어떤 사람을 보고 제 마음이 격동했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님, 맹세코 육체로 아드님 예수께로 끌렸던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것이 일반인의 희롱을 무시하고 저를 문지방으로 밀고 나가 선생님께 ‘들어오세요.’ 하고 말씀드리게 했는데, 선생님이 그 어떤 것이 무엇인지 나중에 알려 주셨습니다. 그것은 제 영혼이었습니다. 저는 제 영혼의 계시를 그 때 받은 것입니다.
선생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이름은 구세주라는 뜻이오. 나는 정말로 구원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구하오. 나는 순결하게 되는 것을 가르치고, 고통도 원하지만 어떤 댓가를 치르더라도 명예와 선을 원하도록 가르침으로써 구원하오. 나는 타락한 사람들을 찾는 사람이고 생명을 주는 사람이오. 나는 순결이고 진리요.’ 하고. 선생님은 제게도 영혼이 있는데, 제가 제 영혼을 제 생활 방식으로 죽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저를 저주하지 않으시고 조롱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선생님은 잠깐 동안 저를 바라보셨습니다. 저를 탐욕스러운 눈으로 뚫어지게 보지 않은 첫 번째 남자이셨습니다. 저는 남자를 끌어당기는 무서운 저주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 선생님은 당신은 사람들에게 의사와 약이 필요한 곳에 계시니까 당신을 찾는 사람은 당신을 만나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떠나셨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씀은 여기 있었고, 다시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저를 고치기 시작하시려는 것처럼 당신의 이름은 구세주라는 뜻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은 이렇게 남아 있엇고, 선생님의 친구들인 목자들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목자들에게 동냥을 좀 주고 기도를 청하는 것으로 접근을 했습니다. … 그리고 … 도망했습니다 ….
오! 그것은 거룩한 도망이었습니다! 저는 구세주를 찾아 죄를 피한 것입니다. 저는 선생님이 약속을 하셨기 때문에 만나게 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찾아 나섰습니다. 어떤 사람이 그 분이 선생님이라고 하면서 저를 요한이라는 사람에게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은 선생님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히브리 사람이 저더러 ‘고운 내’에 가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금을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금을 팔아서 살아갔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찾아 다닌 여러 달 동안 저는 얼굴을 베일로 가려야 했습니다. 그것은 다시 잡히지 않기 위한 것이었고, 또 실제로 아글라에는 그 베일 속에 묻혀 버렸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아글라에는 죽었습니다. 그 베일 뒤에는 의사를 찾는 상처로 인해 핏기가 없는 그의 불쌍한 영혼이 있었습니다. 제 옷으로 이렇게 변장했는데도 저를 쫓아다니는 사람을 피해야 했습니다. 아드님의 친구 중의 한 사람까지도 ….
‘고운 내’에서 저는 짐승같이 살고 있었습니다.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소나기와 강물보다도 선생님의 말씀이 저를 더 깨끗하게 해주었습니다. 오! 선생님의 말씀은 한 마디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한 번은 살인자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듣고 ‘저도 용서해 주십시오.’ 하고 선생님께 말씀드리려고까지 했습니다. 또 한 번은 결백을 잃은 데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 아이고!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또 한 번은 문둥병자를 낫게 하셨습니다. … 그래서 ‘제 죄도 깨끗이 씻어 주십시오 ….’ 하고 부르짖을 뻔했습니다. 또 한 번은 미친 사람을 낫게 하셨는데, 그 사람은 로마 사람이었습니다. … 그래서 저는 울었습니다. … 그랬더니 선생님은 사람을 시켜 조국은 사라지지만 하늘은 남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날 선생님은 저를 집안에 거두어 주셨습니다. … 그런 다음 관리인을 통해서 숙소를 얻게 해주셨습니다. … 그리고 한 어린이를 시켜서 ‘울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오! 선생님의 인자하심! 아이고! 제 비참! 두 가지가 다 하도 크기 때문에 저는 제 비참을 감히 선생님의 발 앞에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 비록 선생님의 제자 중의 한 사람이 밤에 와서 아드님의 무한한 자비에 대해서 가르쳐 주었지만요. 그 다음 선생님은 한 영혼이 재생하고자 하는 갈망을 죄로 보는 사람들의 계략에 직면하시게 되었습니다. 제 구세주는 떠나셨습니다. … 그리고 저는 기다렸습니다. … 그러나 저보다도 선생님을 쳐다볼 자격이 훨씬 더 없는 사람들의 복수로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교도로 저 자신에 대해서 죄를 지었지만, 그 사람들은 벌써 하느님을 알면서 하느님의 아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니까요. … 그리고 그들은 저를 쳤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돌보다도 그들의 비난이 제게 더 상처를 입혔고, 제 영혼을 실망으로 이끌어감으로써 제 육체보다는 제 불쌍한 영혼에 더 큰 상처를 입혔습니다.
아이고! 그것은 저 자신과의 무서운 싸움이었습니다! 찢기고, 피흘리고, 상처입고, 열이 나는데, 제 의사 선생님은 안 계시고, 집도 없고, 빵도 없이 저는 과거를 되돌아보고, 앞을 내다보았습니다. … 과거는 ‘돌아오너라.’ 하고 말하고, 현재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라.’ 하고 말하고 미래는 ‘희망을 가져라.’ 하고 말했습니다. 저는 바랐습니다. … 저는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습니다. 만일 선생님이 저를 쫓아내신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전의 저로 돌아가기는 원치 않으니까요! … 저는 몸을 의지할 곳을 찾아 어떤 마을까지 간신히 걸어갔습니다. … 그러나 정체가 탄로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짐승처럼 이리저리 피해 다녀야 했습니다. 항상 쫓기고, 항상 업신여김을 당하고, 항상 저주를 받으면서 쫓겨 다녔습니다. 그것은 제가 올바르게 살려고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저를 통해서 아드님에게 타격을 가하려고 원하는 사람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강을 따라 갈릴래아에까지, 여기에 왔습니다. … 어머님은 여기 안 계셨습니다. 그래서 가파르나움으로 갔습니다. 어머님은 방금 그 곳을 떠나신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늙은이가 저를 보았습니다. 선생님의 원수 중의 한 사람이었는데, 아드님이신 선생님께 대한 비난의 글을 제게 써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울고 있으니까 제게 이렇게 …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내 정부가 되고 나자렛 사람 선생을 비난하는 데 나와 공모하기를 원하면 네게 대한 모든 사정이 바뀔 수도 있을텐데. 내 친구들 앞에서 나자렛 사람 선생이 네 애인이었다고 말하기만 하면 되는 거다 ….” 저는 꽃이 핀 덤불이 벌어지면서 뱀굴이 나타나는 것을 보는 사람처럼 도망쳤습니다.
저는 이 모양으로는 선생님의 발 앞에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그래서 어머님 발 앞에 왔습니다. 자, 저는 진흙에 지나지 않으니 저를 짓밟으십시오. 자, 저는 죄녀이니 내쫓으십시오. 자, 제 이름을 매춘부라고 불러 주십시오. 어머님에게서 오는 것은 모두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나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어머님. 더럽혀진 제 영혼을 받아서 선생님께로 가져가십시오. 제 음란을 어머님의 손에 맡겨드린다는 것은 죄가 됩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원하는 세상에게서 보호를 받고, 그것을 속죄할 곳은 이곳 밖에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제 더 이상 아글라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제게서 무엇을 잘라내야 합니까? 다시는 죄가 되지 않고, 유혹이 되지 않고, 저 자신과 사람에게서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게 되려면 제게서 무엇을 뽑아내야 합니까? 눈을 빼야 합니까? 입술을 태워야 합니까? 혀를 잘라야 합니까? 눈과 입술과 혀가 제가 악을 행하는 데 소용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악을 원치 않고 저를 벌하고 그것들을 희생해서 그것들을 벌할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를 타락한 사랑으로 이끌어간 탐욕 많은 제 콩팥을 떼어내라고 하시겠습니까? 다시 살까 봐 항상 염려되는 탐욕스러운 제 내장을 뽑아내라고 하시겠습니까? 자기가 여자라는 것을 잊어버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고, 자기가 여자라는 것을 잊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말씀해 주세요!”
성모님은 마음에 격동을 겪으신다. 성모님은 우시고 괴로워하신다. 그러나 성모님의 고통의 유일한 표는 뉘우치는 여자 위에 떨어지는 눈물뿐이다.
“저는 용서를 받고 죽고 싶습니다. 저는 제 구세주에 대한 것이 아니 다른 추억은 가지지 않고 죽고 싶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지혜를 친구로 가지고 죽고 싶습니다. … 그런데 저는 세상이 저희들을 비난하려고 선생님과 저의 동정을 살피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선생님께 가까이 갈 수도 없습니다 ….” 아글라에는 정말 넝마조각처럼 땅바닥에 엎드려 운다.
성모님은 몹시 가슴아파하시며 “속죄자가 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로구나!” 하고 중얼거리시면서 일어나신다.
이 중얼거림을 듣고 성모님의 반응을 본 아글라에는 탄식한다. “보세요! 제가 어머님께도 혐오감을 일으킨다는 것을 아시겠지요? 이제 저는 가겠습니다. 저는 이제 끝장입니다!”
“아니오, 내 딸이여. 아니. 끝장은 나지 않았어요. 당신에게는 이제 시작일 뿐이오. 잘 들으시오, 가엾은 여인. 나는 당신 때문에 탄식하는 것이 아니고, 잔인한 세상 때문에 탄식하는 거요. 나는 당신이 떠나게 버려두지 않고, 광풍에 휩쓸려 내 집 벽에 부딪힌 가엾은 제비 같은 당신을 거두어 주겠어요. 나는 당신을 예수에게 데려가겠어요. 그러면 예수가 구속의 길을 일러 줄 것입니다.”
“저는 더 이상 바람을 가지지 못하겠습니다. … 세상 사람들의 말이 옳습니다. 저는 용서받을 수가 없습니다.”
“세상에게는 용서를 받지 못하겠지요. 그러나 하느님에게는 용서를 받습니다. 세상에 그 아들을 주기 위하여 한 아들을 내게 준 최고의 사랑의 이름으로 말할 테니 들어봐요. 그 사랑은 세상이 용서를 받을 수 있게 하려고 바쳐진 내 동정의 복된 무지에서 나를 꺼내 주었어요. 그 사랑은 아기를 낳는 것으로 피를 쏟게 하지 않고, 내 아들이 큰 희생이라는 것을 내게 알림으로써 내 마음에서 피를 쏟게 했어요. 내 딸이여, 나를 쳐다봐요. 이 마음에는 커다란 상처가 있어요. 이 상처는 삼십여년 전부터 신음하고 있어요. 이 상처는 점점 커져서 내 속을 태우고 있어요. 이 상처의 이름이 무엇인지 알겠어요?”
“고통이오.”
“아니, 사랑이오. 이 사랑 때문에 내 아들이 혼자서 구원 사업을 하지 않게 하려고 내가 피를 흘리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이 내게 불을 넣어주어서 감히 내 아들에게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내가 깨끗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오. 이 사랑이 내게 눈물을 주어서 내가 죄인들을 씻을 수 있게 하는 것이오. 당신은 내가 쓰다듬어 주기를 바랐지요. 나는 당신이 내 주님을 쳐다볼 수 있도록 벌써 당신을 씻어주는 내 눈물을 줍니다. 그렇게 울지 말아요. 당신만이 주님께 와서 구제되어서 떠나가는 죄녀가 아닙니다. 다른 죄녀들이 이미 있었고, 후에도 다른 죄녀들이 있을 것입니다.
주님이 당신을 용서하실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합니까? 그러나 당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에서 하느님의 인자의 신비로운 뜻을 보지 못해요? 누가 당신을 유다로 데려왔어요? 누가 당신을 요한의 집으로 데려갔어요? 그날 아침 누가 당신을 창문 앞으로 가 있게 했어요? 주님의 말씀을 비추도록 누가 빛을 밝혔어요? 은혜를 받는 사람의 기도와 합쳐진 사랑은 하느님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을 누가 당신에게 주었어요? 누가 당신에게 쉬암마이의 집에서 도망쳐 나올 힘을 주었어요? 처음 며칠 동안 주님이 오실 때까지 꾸준히 버티나갈 힘을 누가 당신에게 주었어요? 누가 당신을 주님이 지나는 길에 갖다 놓았어요? 누가 당신으로 하여금 당신의 영혼을 점점 더 깨끗하게 하기 위해 속죄하는 여자로 살 수 있게 했어요? 누가 당신을 순교자의 영혼, 믿는 여자의 영혼, 끝까지 항구한 영혼, 깨끗한 영혼이 되게 했어요? …
그래요, 머리를 내젓지 말아요. 관능을 알지 못하는 사람만이 깨끗하다고 생각해요? 영혼은 다시는 도저히 동정이 되고 아름답게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오! 내 딸이여! 그러나 순전히 주님의 은총인 내 순결과 잃어버린 당신의 순결의 극치에 돌아가기 위한 당신의 영웅적인 금욕정신 중에서 당신의 금욕이 더 훌륭하다는 것을 믿으시오. 관능과 필요와 습관에 대항해서 그 금욕을 건설하는 것은 당신이오. 내 경우에는 이것이 호흡과 마찬가지로 자연적인 선물이오. 그러나 당신은 기억을 하지 않고 가지고 싶어하지 않고 도움을 주지 않기 위해 당신의 생각과 애정과 육욕을 생으로 부수어야 해요. 나는 … 오! 몇 시간 밖에 안 된 어린 아이가 육체의 욕망을 가질 수 있어요?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그에게 공로가 있겠어요? 내 경우가 그래요. 나는 인류를 희생시킨 저 비극적인 욕구가 어떤 것인지 몰라요. 나는 하느님께 대한 지극히 거룩한 욕구가 아닌 다른 것은 몰라요. 그러나 당신은 이 욕구를 알지 못했었는데, 당신 스스로 그것을 알게 되었어요. 당신은 비극적이고 소름끼치는 다른 욕구를 지금은 당신의 유일한 사랑이 된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위해서 억눌렀어요. 하느님의 자비의 딸, 웃어요! 내 아들은 헤브론에서 당신에게 말한 것을 지금 당신에게 이룩하고 있어요. 아니 벌써 이룩했어요. 당신은 구원을 받겠다는 진실한 뜻을 가졌기 때문에, 순결과 고통과 선을 배웠기 때문에 벌써 구원을 받았어요. 당신의 영혼은 다시 생명을 얻었어요. 그래요. 당신에게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네 죄가 사해졌다.’고 말하는 예수의 말이 필요해요. 나는 그 말을 할 수가 없어요. 그러나 용서의 약속, 용서의 시작으로 내 입맞춤을 주겠어요 ….
오 영원하신 성령이여, 당신의 마리아 안에는 항상 당신이 조금 들어 계십니다! 거룩하게 하시는 성령이여, 울고 바라는 이 사람에게 마리아가 당신을 부어주게 허락해 주십시오. 오 사랑의 하느님, 하느님에게서 구원을 기다리는 이 여자를 우리 아들의 이름으로 구해 주십시오. 하느님께서 제게 가득히 채워 주셨다고 천사가 말한 은총이 기적적으로 이 여자 위에 내려와 그의 힘을 돋우어 복되신 구세주요 최고의 사제인 예수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 여자의 죄를 사해 주기를 기다리게 해주십시오 ….
내 딸이여, 밤이 되었소. 당신은 몹시 피로해 있어요. 쉬시오. 그리고 내일 떠나시오. … 당신을 성실한 사람들의 가정으로 보내겠어요. 여기는 이제는 너무나 사람이 많이 오니까요. 그리고 내 것과 꼭 같은 옷을 한 벌 주겠어요.
그러면 사람들이 당신을 이스라엘 여자로 알 겁니다. 나는 내 아들을 유다에서 다시 만나기로 되어 있어요. 과월절이 가까워 오고 또 새 달 4월에는 우리가 베다니아에 가야 하니까요. 그 때 당신 이야기를 하겠어요. 열성당원 시몬의 집으로 와요. 거기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고, 나는 당신을 예수에게 데려가겠어요.”
아글라에는 아직도 울고 있다. 그러나 조용히 운다. 그 여자는 방바닥에 앉았다. 성모님도 앉으셨다. 아글라에는 머리를 성모님의 무릎에 얹고 성모님의 손에 입맞춤을 한다. … 그러다가 탄식한다. “사람들이 저를 알아볼 겁니다 ….”
“오! 못 알아봐요, 염려 말아요. 당신 옷은 이제까지는 너무나 알려져 있었어요. 그렇지만 용서를 향해 가는 이번 당신의 여행은 내가 준비를 시켜 주겠어요. 그래서 당신은 결혼식에 가는 처녀와 같을 거요. 달라져서 관습을 모르는 군중 속에서 알려지지 않은 채로 있을 거요. 이리 와요. 내 방 옆에 작은 방이 하나 있어요. 그 방에는 성인들과 하느님께로 가기를 원하는 나그네들이 들었었지요. 그 방이 당신도 받아줄 겁니다.”
아글라에는 그의 겉옷과 베일을 다시 집으려고 한다.
“그냥 놔둬요. 그것은 타락한 가엾은 아글라에의 옷이오. 그 아글라에는 이제 없어졌어요. … 아글라에에게서는 이 옷마저도 남아 있어서는 안 돼요. 이 옷은 너무나 많은 미움을 받았어요. … 그런데 미움은 죄만큼이나 해를 끼칩니다.”
두 여자는 어두운 정원으로 나갔다가 요셉의 작은 방으로 들어간다. 성모님은 작은 탁자 위에 있는 등잔에 불을 켜시고, 뉘우치는 여자를 다시 쓰다듬어 주시고 문을 닫으신다. 그리고 아무 손님도 다음날 그것을 보지 못하게 찢어진 겉옷을 어디로 가져갈지 보시려고 불꽃 셋 달린 등불을 켜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