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열 살에서 두 살 가량까지의 많은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작은 노파가 있는 초라한 집에 맞아들여 진다. 집은 별로 손질이 잘 되어 있지 않은 작은 밭들 가운데 있는데, 밭 여러 뙈기가 풀밭으로 변하였고, 살아남은 과수들이 우뚝우뚝 서 있다.
“요안나 할머니에게 평화. 오늘은 좀 낫습니까? 그 사람들이 도움을 드리러 왔습니까?”
“예, 선생님 그리고 예수님. 그리고 그 사람들은 다시 와서 씨를 뿌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시기가 늦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은 아직도 싹이 날 거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싹이 날겁니다. 그것은 땅의 기적일 것이고, 또 씨가 하느님의 기적이 될 것입니다. 할머니의 밭들은 이 지방에서 제일 훌륭한 밭이 될 것이고, 할머니를 둘러싸고 있는 이 아이들은 입을 가득 채울 풍부한 낟알을 가질 것입니다. 할머니, 이젠 울지 마세요. 오는 해에는 벌써 훨씬 더 나아질 겁니다. 그렇지만 저는 할머니를 더 도와 드리겠습니다. 아니 그보다도 할머니는 할머니와 같은 이름을 가진 어떤 사람의 도움을 받으실 것인데, 그 사람은 친절이 싫증나는 일이 결코 없는 사람입니다. 보세요, 이건 할머니께 드리는 것입니다. 이걸 가지면 곡식을 거둘 때까지 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작은 노파는 돈주머니를 받고 동시에 예수의 손을 잡고 그 손에 입맞춤하며 운다. 그리고 묻는다. “제가 주님께 그 이름을 말씀드리게 그 착한 여자가 누군지 말씀해 주세요.”
“제 제자 중의 한 사람이고, 할머니의 자매입니다. 그 이름은 저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아십니다.”
“아이고! 선생님이시군요! …”
“요안나 할머니, 저는 가난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것을 줍니다. 저 자신으로서는 기적밖에 주지 못합니다. 그리고 할머니의 불행을 더 일찍 알지 못한 것을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수산나가 제게 그 말을 해주자마자 왔습니다. 벌써 늦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하느님의 업적이 더 빛날 것입니다.”
“늦었었지요! 예, 늦었었어요! 여기서는 죽음이 그렇게도 빨리 쓰러뜨렸습니다! 그것도 젊은이들을 빼앗아 갔지요. 쓸 데 없는 저를 데려가지 않고, 또 능력이 없는 이것들을 데려가지 않고, 튼튼해서 일할 수 있는 놈들만 데려갔습니다. 화를 미치게 하는 작용을 잔뜩 가지고 있는 고약한 엘룰달입니다!”
“달을 저주하지 마세요. 달은 이 일에 아무상관도 없습니다.…이 어린아이들이 착합니까? 이리들 오너라. 알겠니? 이 애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없는 아이다. 그리고 할아버지하고도 같이 살 수가 없단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 아이를 버리지 않으신다. 그리고 이 아이가 착한 아이로 있는 동안은 버리지 않으실 것이다. 그렇지, 마륵지암아?”
미륵지암은 수긍한다. 그리고 그에게 바싹 다가오는 어린 아이들에게 말한다. 나이는 그보다 더 어리지만, 어떤 아이들은 마륵지암보다 눈에 띄게 더 크다. 마륵지암은 이렇게 말한다. “오! 하느님께서 버리지 않으신다는 건 정말 사실이야. 나는 이 말을 할 수 있다. 할아버지가 나를 위해서 기도했고, 또 아버지 어머니도 저 세상에서 분명히 기도했어. 그러니까 하느님께서도 그 기도들을 들어 주셨어. 하느님은 대단히 착하시니까. 그리고 죽었든지 살아 있든지 의로운 사람들의 기도는 언제나 들어주신다. 너희들을 위해서도 너희 집의 죽은 사람들이 틀림없이 기도했어. 그리고 이 사랑하는 할머니도 기도하셨고. 할머니를 많이 사랑하니?”
“응,응 …” 한떼의 고아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열광적으로 일어난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린 제자와 고아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시느라고 잠자코 계시다.
“너희들 생각이 옳다. 노인들을 울게 해서는 안된다. 하긴 아무도 울게 해서는 안 된다. 이웃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은 하느님께 고통을 드리는 거니까. 그렇지만 노인들은! 선생님은 모든 사람을 잘 대우하신다. 그렇지만 노인들은 어린이들에게 하시는 것처럼 아주 다정하게 어루만져 주신다. 그건 어린 아이들은 죄가 없고, 노인들은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야. 노인들은 벌써 많이 울었단 말이야! 노인들을 사랑하지 않게 된 모든 사람을 대신해서 노인을 곱절, 세 곱절, 열 곱절 사랑해야 한다. 노인을 공경하지 않는 사람은 어린 아이를 구박하는 사람처럼 곱절 고약한 사람이라고 예수님이 늘그랬어. 노인들과 어린이들은 자기를 지킬 수가 없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너희들은 할머니한테 착하게 굴어야 한다.”
“나는 어떤 때 할머니를 도와주지 않아 …” 하고 큰 아이들 중 하나가 말한다.
“왜 ? 그렇지만 너는 할머니가 힘들여 만들어 주는 빵을 먹지! 네가 할머니를 슬프게 할 때에는 할머니의 눈물 맛이 나지 않니? 그럼, 너 여인은 할머니를 도와드리니? (문제의 여인은 기껏해야 열 살이나 되었을 가냘프고 창백한 계집아이다.)”
어린 동생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오! 라헬은 착해! 라헬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얼마 안 되는 양털과 목화로 실을 갖느라고 늦게까지 안자고 일해. 그리고 아빠가 앓는 동안 씨 뿌릴 걸 준비하느라고 밭에서 일하다가 열병이 걸렸어.”
“하느님께서 네게 갚아 주시기를 바란다”하고 마륵지암이 정색을 하고 말한다.
“하느님은 할머니의 고생을 덜어주시는 걸로 벌써 내게 갚아 주셨어.” 예수께서 개입하신다. ‘너는 그 이상 청하지 않니 ?”
“아니요. 주님.”
“그렇지만 너 병이 나았니?”
“아니오. 그렇지만 상관없어요. 이제는 제가 죽어도 할머니가 도움을 받아요. 전에는 제가 할머니를 도왔기 때문에 죽는 것이 싫었어요.”
“그러나 죽음은 고약한 것이란다. 얘야 ….”
“하느님께서 제가 살아 있는 동안에 도와주시니까, 제가 죽을 때에도 도와주실 거예요, 그리고 저는 가서 엄마를 만날 거예요.…아이고! 할머니 울지 말아! 할머니 정말 사랑해. 이 말 해서 할머니가 울어야 한다면 다신 이말 안 할께. 그리고 할머니가 그러기를 원하면 내 병을 고쳐 달라고 주님께 청하겠어… 할머니 울지 말아 ….”그러면서 슬퍼하는 할머니를 껴안는다. “주님, 이애 병이 낫게 해주세요. 주님은 제 할아버지를 저 때문에 행복하게 하셨지요. 이제는 이 할머니를 행복하게 해주세요.”
“은총은 희생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너는 이 은총을 얻기 위해 어떤 희생을 하겠니?” 하고 예수께서 정색을 하고 물으신다. 마륵지암은 곰곰히 생각한다.…그는 무엇을 포기하는 것이 그에게 더 괴롭겠는지를 찾는다.…그리고는 미소를 짓는다.
“한달 동안 내내 꿀을 안 먹겠어요.”
“그것은 별로 많지 않다. 기슬레달은 벌써 많이 흘렀다 ….”
“제가 한 달이라고 하는 건 4주를 말하는 거예요. 그리고 요새는 등불 명절때라 꿀 바른 비스켓이 있다는 걸.…생각하세요 ….”
“그렇구나. 그럼 라헬이 네 덕택으로 나을 거다. 이제는 가자. 요안나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 떠나기 전에 또 오겠습니다. 안녕, 라헬 그리고 토비아 너도 항상 착하게 굴어라. 꼬마들, 모두 안녕. 너희들 위에는 내 강복이 머무르고, 너희들 안에는 내 평화가 있기를.”
그들은 작은 노파와 어린 아이들의 축복의 배웅을 받으면서 나온다. 일단 “사도와 희생”의 역할을 하고 난 마륵지암은 어린 염소처럼 깡총깡총 뛰면서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시몬이 미소를 지으며 지적한다. “저애의 첫번째 설교와 첫번째 희생. 선생님, 장래가 유망한 것 같지 않습니까?”
“그렇다, 그러나 설교는 벌써 여러 번 했다. 시몬의 유다를 위해서도 했다
“… 그 사람에게는 주님이 어린이들을 시켜서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어쩌면 그 사람 편에서 앙갚음이 오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
“앙갚음은 아니다.…나는 그가 그런 지경에 이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날카로운 반응은 있을 수 있다.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은 진실을 좋아하지 않는다.…그러나 진실을 말해야 한다 ….”
시몬은 예수를 살펴보고 나서 묻는다. “선생님, 진실을 말씀해 주십시오. 선생님이 그를 멀리하시고, 등불 명절을 지내라고 모두를 집으로 보내기로 결정하신 것은 그때에 유다가 갈릴래아에 있는 것을 막기 위해서지요. 가리웃 사람이 우리 가운데 있지 않은 것이 왜 좋은지 선생님께 여쭈어 보지도 않고 제게 말씀해 주시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제가 알아 맞혔다는 것만 알면 됩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시겠어요? 토마 자신도. 그래서 토마는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밑에 중대한 이유가 깔려 있다는 걸 이해하기 때문에 나는 반항하지 않고 떠나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그렇게 하시는 게 잘하시는 거야. 유다와 친한 사람 중에는 나훔, 사독, 죠가나, 엘르아잘 같은 사람이 너무 많아…’ 토마는 우둔하지 않습니다! …비록 대단히 인간적이긴 하지만 나쁜사람은 아닙니다. 선생님께 대한 그의 애정은 매우 진실합니다 ….”
“나도 안다. 그리고 너희가 생각한 것도 사실이다. 너희들은 곧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
“저희는 선생님께 그 이유를 여쭈어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도움을 청할 일이 있고, 그 이유를 너희에게 말해야 할 것이다.”
마륵지암이 발리 돌아온다. “선생님, 저기 오솔길이 큰길로 합쳐지는데에 선생님의 사촌 시몬이 있어요. 많이 뛰어온 것처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어요. 그이는 저보고 ‘예수가 어디 있니?’ 하고 물었어요. 저는 ‘이 뒤에 열성당원 시몬과 같이 계셔요’ 하고 대답했어요. 그랬더니 ‘이리로 지나가니?’하고 말하기에, ‘물론이지요’ 하고 대답했어요. ‘날아서 사방으로 돌아다니다가 제 둥지로 오는 새들처럼 하지 않으면 이리로 해서 집으로 돌아가지요. 예수님을 보려고 하세요?’ 하고 묻기도 했어요. 선생님의 사촌은 어떻게 할지 확실히 알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선생님을 보고 싶어해요. 확실히 그래요.”
“선생님, 그 사람은 벌써 자기 아내를 본 것입니다.…이렇게 하십시다. 마륵지암과 저는 선생님이 마음대로 하시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들은 뒷길로 해서 가겠습니다. 어떻든 … 저희는 집에 돌아가는 것이 급하지는 않습니다. 선생님은 곧은길로 가시지요.”
“그러자, 시몬아, 고맙다. 두 사람, 안녕.”
그들은 헤어지고, 예수께서는 큰길을 향하여 걸음을 재촉하신다. 시몬이 저기 어떤 나무줄기에 기대어 서서 숨을 헐떡거리며 땀을 씻고 있다. 예수를 보자, 그는 팔을 쳐들었다가… 떨어뜨리며, 창피해서 고개를 떨어뜨린다. 예수께서 그에게로 가셔서 한 손을 어깨에 얹으시며 물으신다. “시몬 형, 내게서 뭘 원하고 있어? 내가 오래 전부터 기다리는 사랑의 말을 해서 나를 기쁘게 하려는 거야?”
시몬은 한층 더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다.
“말해 봐. 혹 내가 형에게는 관계가 없는 사람이야? 아니야, 사실은 형이 내게는 언제나 착한 시몬 형이고, 또 나는 형에게 있어서 우리가 나자렛에 돌아왔을 때 힘들게, 그렇지만 많은 사랑을 가지고 안어 주던 어린 예수이고”
그 사람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무릎을 꿇으며 신음한다. “오! 내 예수! 내가 죄지은 놈일세, 그렇지만 나는 벌을 넉넉히 받았네 ….”
“자, 형, 일어나요! 우리는 친척이야, 자. 형은 뭘 원하는 거야?”
“우리 아이가! 저 …”눈물로 목이 멘다.
“형의 아이가? 그래서 ?”
“그애가 정말 죽어가네. 그리고 그애와 함께 살로메의 사랑도 죽어가고 …그리고 나는 두 가지 가책을 가지고 있네, 아이와 아내를 동시에 잃었다는… 지난밤에는 그애가 벌써 죽은 줄 알았네, 그리고 살로메는 하이에나 같아 보였네, 살로메는 내 얼굴에다 대고 ‘당신 아들의 살인자!’ 하고 외쳤네. 나는 만일 아이가 살아나면, 내가 쫓겨난다 하더라도 -또 사실 나는 쫓겨나 마땅하지 -자네에게 와서 자네만이 내 불행을 막을 수 있다고 알리겠다고 맹세하면서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주십사고 기도를 드렀네. 새벽에 아이가 정신을 다시 좀 차렸네.…나는 집을 빠져 나와 장애를 만나지 않으려고 뒷길로 해서 집엘 갔네.…문을 두드렸더니, 자네 어머니가 놀라서 문을 열어 주셨네, 아주머니는 나를 냉대하실 수 있었는데, 이렇게만 말씀하셨네. ‘가엾은 시몬, 무슨 일이냐?’ 하고. 그리고 내가 어린 아이이기나 한 것처럼 나를 어루만져 주셨어.…그래서 나는 많이 울었네. 교만과 망설임이 이렇게 해서 사라졌네. 유다가, 내 아우 말고 자네의 사도 유다가 말한 것이 사실일수가 없어. 이 말을 아주머니께는 드리지 않았네. 하지만 그때부터 가슴을 치고 나 자신에게 갖은 욕설을 다 퍼부으면서 나 자신에게는 그 말을 했네. 아주머니께는 이렇게 말씀드렸네. ‘예수가 집에 있습니까? 알패오 때문에 그럽니다. 그애가 죽어갑니다 …’ 그랬더니 아주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네. ‘뛰어 가라! 예수는 아이와 사도 한 사람과 가나 쪽으로 갔다. 가나로 가는 길로. 그러나 빨리 해라. 새벽에 나갔으니까 돌아오는 참일 거다. 네가 예수를 만나도록 기도하마.’ 비난하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네. 비난을 얼마든지 들어 마땅할 내게 비난하는 말 한마디도 없었어!”
“나도 형에게 비난하는 말을 하지 않겠어. 오히려 두 팔을 벌리고 …”
“아아 ! 알패오가 죽었다는 말을 내게 하려는 거지! …”
“아니야. 형을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려고 그러는 거야.”
“그럼, 가세! 빨리! 빨리!”
“아니야. 그럴 필요가 없어.”
“가지 않겠다는 건가? 아! 나를 용서하지 않는 건가? 혹은 또 알패오가 죽은 건가? 그러나 그애가 죽었다 하더라도, 예수, 예수, 예수, 죽은 사람들도 다시 살아나게 하는 자네는 내 아들을 다시 살려주게! 오! 착한 예수!… 오! 거룩한 예수! … 오! 내가 버린 예수! … 오! 예수, 예수…” 사나이의 울음이 사람 없는 거리에 울려 퍼진다. 그동안 그는 예수의 옷을 경련적으로 구기거나 고통과 가책과 부정애에 짓눌린 채 예수의 발에 입맞춤하거나 한다….
“형은 여기 오기 전에 집에 들르지 않았어?”
“아니. 나는 미친 사람처럼 여기까지 달려왔네.…왜? 또 다른 고통이 있는 건가? 살로메가 벌써 도망치고 있나? 살로메가 미쳤나? 살로메는 지난밤에 벌써 미친 것 같았어 ….”
“형수가 내게 말했어, 형수는 울었고, 믿었어. 시몬 형, 집으로 가봐. 형의 아들은 나았어,”
“자네가! …자네가! …그 교활한 자의 말을 믿고 자네를 모욕한 내게 자네가 그렇게 해주었나? 오! 주여! 나는 그만큼 은혜를 받을 자격이 없네! 용서하게! 용서하게! 용서해! 속죄하기 위해서, 자네를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거리를 두고 살아오는 것이 괴로웠다는 것을 자네에게 믿게 하기 위해서, 자네가 여기 와 있는 때부터 알패오가 병이 들기 전에 벌써 내가 자네에게 말을 하기를 간절히 바랐다는 말을 하기 위해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지 말해 주게! …그러나 …그러나 …”
“그만둬요. 그건 모두가 과거야. 나는 그걸 더 이상 기억하지 않겠어. 가리웃의 유다의 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잊어버려요. 그 사람은 어린 아이야.형에게서는 이것만을 원해, 즉 지금도 또 어느 때도 이 말을 내 제자들과 사도들에게 하지 말고, 또 누구에 게보다도 내 어머니께는 더구나 하지 말라는 거야. 이것뿐이야. 이제는 시몬형, 집에 가봐. 가라고, 그리고 마음 편히 있어요.…형의 집에 가득 차 있는 기쁨을 지체하지 말고 누려요. 가보아요.” 예수께서는 그를 껴안으시고 나자렛 쪽으로 가만히 미신다.
“나하고 같이 가지 않을 건가?”
“우리 집에서 형이 형수와 알패오와 같이 오는 것을 기다리겠어. 가봐요. 그리고 형이 지금의 기쁨을 가지는 것은 진리를 믿을 줄 알기만 한 형의 아내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해요. 형수 때문이라는 것을.”
“자네 말은 내게는 …”
“아니야. 형에게서는 뉘우침을 느꼈다는 뜻이야…그런데 형의 뉘우침은 형수의 비난하는 어조에서 왔어.…정말이지 하느님께서는 착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말씀하시고, 그들을 통해 주의를 주시고 권고를 하셔! …그런데 나는 형수의 겸손하고 강한 믿음을 보았어. 빨리 집에 가보라니까. 더 지체하지 말고 형수에게 가서 ‘고맙다’고 말해요.”
예수께서는 그에게 가도록 결심시키기 위하여 거의 거칠게 밀다시피 하신다. 그리고 마침내 시몬이 떠나자, 그에게 강복하신다.…그런 다음 소리 없는 혼잣말을 하시며 머리를 끄덕이시고, 창백한 얼굴에는 눈물이 천천히 흘러내린다….
“유다!”라는 한마디 말만이 예수의 생각이 어디로 가는지를 말해 준다 ….
예수께서는 열성당원이 간 작은 길로 들어서서 시의 경계 뒤로 해서 당신 집을 향하여 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