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젓번 환시 때와 같은 장면. 예수께서는 벌써 어린 요셉의 손을 잡으시면서 과부에게 작별인사를 하시며 그에게 말씀하신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는 이방인이면 몰라도 아무도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누가 오거든 내가 틀림없이 온다고 말하면서 모레까지 붙잡아 두시오.”
  “선생님, 그렇게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만일 병자들이 있으면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제 집에 머무르게 하겠습니다.”
  “그러면 안녕히 계시오. 그리고 평화가 당신과 함께 있기를 바랍니다. 마나엔, 갑시다.”
  이 짤막한 정보로 나는 병자들과 불행한 사람들이 예수를 찾아 코라진으로 왔었고, 예수께서는 일에 의한 교훈에 기적에 의한 교훈을 합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코라진이 여전히 무관심한 채로 있는 것은 그곳이 경작할 수 없는 황량한 땅이라는 표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당신께 인사하는 사람들에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인사를 하시면서 읍내를 지나가신다. 그리고 중단되었던 마나엔과의 대화를 다시 시작하신다. 마나엔은 마케론데로 돌아갈까 아직 한 주일을 더 머무를까 생각해 본다….
        
  …그동안 가파르나움의 집에서는 안식일을 준비한다. 약간 다리를 저는 마태오는 동료들을 맞이하여 그들에게 시원한 물과 과일을 내오며 그들의 전도에 대해서 알아본다.
  베드로는 벌써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집 근처에서 서성거리는 것을 보고 뽀로통해 있다. “제자들은 우리 안식일을 잡치려고 하는 거야. 나는 누구더러 선생님 마중을 가서 제자들을 머쓱하게 놔두시고 베싸이다로 가시라고 말씀드리게 하겠어,”
  “그렇지만 선생님이 그렇게 하실 거라고 생각해?” 하고 그의 아우가 묻는다.
  “그리고 아랫방에는 선생님을 기다리는 저 불쌍한 사람이 있단 말이야”        하고 마태오가 말한다.
   “그 사람은 누가 배로 베싸이다에 데려가고, 나나 누구 다른 사람이 선생 님 마중을 나갈 수 있을 거야.”
   “그렇지, 그래…”하고 가족이 베싸이다에 있기 때문에 기꺼이 그리 갈 마음이 있는 필립보가 말한다.
   “더군다나…자, 보라구! 오늘은 율법학자들이 경비를 강화했단 말이야.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가자구. 자네들은 병자를 데리고 정원으로 해서 집 뒤 길로 가게. 나는 자네들이 탈 배를 ‘무화과나무 우물’에 대겠어. 그리고 야고보도 그렇게 하고 열성당원 시몬과 예수님의 사촌들은 선생님 마중을 가고”
   “나는 마귀들린 사람하고 같이 가지 않겠어” 하고 가리옷 사람이 선언한 다.
  “왜? 마귀가 자네한데 대들까 봐 겁이 나나?”
  “요나의 시몬, 날 귀찮게 굴지 말아. 내가 안 간다고 말했으면 안 가는 거 야.”
  “예수의 사촌들과 같이 예수 마중을 나가게.”
  “싫어.”
  “어이구! 배로 가세.”
  “싫어.”
  “아니, 대관절 어떻하겠다는 거야? 자넨 언제나 훼방을 놓는 사람이란 말이야.”
  “나는 있는 곳에 그대로 있고 싶어, 여기에. 나는 아무도 무섭지 않아. 그래서 도망치지 않아. 또 게다가 선생님도 자네들 생각을 고맙게 여기지 않으실 거야. 그래서 또 다른 꾸지람 설교를 듣게 될 텐데, 나는 자네들 때문에 설교를 듣고 싶지 않단 말이야. 자네들이나 가게. 나는 여기 남아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사정이나 알려주지 ….”
  “바로 그게 안 된단 말이야! 다들 가든지, 아니면 아무도 안 가든지” 하고베드로가 외친다.
  “그러면 아무도 안 가는 거야. 선생님이 여기 계시니까. 저기 오신단 말이야”하고 길 쪽을 살피고 있던 열성당원이 정색을 하고 말한다.
  베드로는 불만이어서 수면 속에서 투덜거린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예수의 마중을 나간다. 처음 인사가 끝난 다음 그들은 예수께 여러 시간 전부터 예수께서 오시기를 부모와 같이 기다리고 있는 소경이요 벙어리인 마귀들린 사람에 대하여 말씀드린다.
  마태오가 설명한다. “그 사람은 생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은 빈부대 더미에 쓰러져서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부모들은 선생님께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오셔서 식사를 하시고 나서 그 사람을 구제하십시오.”
  “아니다. 지금 곧 보러 가겠다. 어디 있느냐?”
  “아랫층 방 화덕 곁에 있습니다. 제가 그 사람과 부모를 거기 있게 한 것은 망을 보는 것 같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많이 있고 율법교사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지 않는 편이 더 낫습니다” 하고 베드로가 투덜댄다.
  “시몬의 유다는 여기 없느냐?” 하고 예수께서 물으신다.
  “그 사람은 집에 그대로 있습니다. 그 사람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과 달리해야 하거든요” 하고 베드로가 또 투덜댄다.
  예수께서는 그를 바라다보신다. 그러나 나무라지는 않으신다. 그리고 마침 베드로에게 아이를 맡기시고 집 쪽으로 빨리 가신다. 베드로는 아이를 쓰다듬어 주고 허리띠에서 호각을 꺼내면서 말한다. “하나는 네 것이고, 하나는 내 아들의 것이다. 내일 저녁 내 아들을 만나라고 너를 데려 가마. 이 호각들은 내가 예수님 이야기를 해준 목자더러 만들어 달라고 한 거다.”  예수께서는 집안으로 들어가셔서 식기를 정리하는 일에 골몰한 체 하는 유다에게 인사를 하시고는 화덕에 기대어 지은 낮고 어두운 일종의 식량저장실 쪽으로 직접 가신다.
  “병자를 나오게 하시오” 하고 예수께서 명령하신다.
  가파르나움 사람이 아닌, 그러나 이 고장의 바리사이파 사람들보다도 더한층 무뚝뚝한 바리사이파 사람이 말한다. “저 사람은 병자가 아니라 마귀들린 사람입니다.”
  “이것 역시 정신의 병입니다.”
  “그러나 저 사람은 눈과 혀가 묶여 있습니다….”
  “그것도 역시 마귀들림을 지체와 기관에까지 확장하는 정신의 병입니다. 만일 당신이 내가 말을 마저 하게 가만있었더라면 그것이 무슨 뜻인지를 알았을 것입니다. 사람이 병들었을 때 피 속에 있는 열도 피에서부터 몸의 이 부분 저 부분을 침범하는 것입니다.”
   바리사이파 사람은 어떻게 대꾸할지를 몰라서 입을 다문다.
   마귀들린 사람이 예수 앞에 끌려 나왔다. 마태오가 말한 것과 같이 꼼짝 하지 않는다. 그는 마귀로 인하여 단단히 부자유스럽게 되었다. 그동안 사람 들이 많이 왔다. 말하자면 오락 시간에 사람들이 구경거리가 있는 곳에 어떻게나 빨리 몰려드는지 놀랍다. 이제는 가파르나움의 거물들도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바리사이파 사람 넷과 야이로, 그리고 한구석에는 질서를 유지한 다는 핑계로 로마의 백부장이 있고, 그와 함께 다른 도시의 사람들도 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이 사람의 눈동자와 혀에서 나가라. 내 명령이다! 이 사람을 네게서 풀어 주어라! 이제는 이 사람을 붙잡고 있는 것이 네게 허락 되지 않는다. 가라!” 예수께서 손을 펴고 명령하시며 외치신다.
  기적은 마귀의 분노한 울부짖음으로 시작되어서 해방된 사람이 ‘다윗의 후손! 다윗의 후손! 거룩하신 분이며 임금님!” 하고 외치는 기쁨의 절규로 끝난다.
  “어떻게 해서 저 사람이 자기를 고쳐준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요?” 하고 어떤 율법교사가 묻는다.
  “그야 이 모두가 연극이니까요! 이자들은 연극을 하라고 매수된 겁니다!” 하고 한 바리사이파 사람이 어깨를 들썩하면서 말한다.
  “하지만 누가 매수했단 말입니까? 당신에게 질문하는 것이 허락된다면 말이오” 하고 야이로가 묻는다.
  “당신까지도 말이오.”
  “그러면 무슨 목적으로?”
  “가파르나움을 유명하게 하려고요.”
  “어리석은 말을 해서 당신 지성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말고, 거짓말로 당신 혀를 더럽히지 마시오. 당신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어리석은 말을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일어난 일은 이스라엘의 여러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면 매수하는 사람이 사방에 있단 말입니까? 사실 나는 이스라엘에서는 서민들이 대단히 부자라는 것을 알지 못했었습니다! 당신들은, 그리고 당신들과 같이 다른 모든 유력자들은 분명히 이 일에 돈을 내지 않을 것이니까 말입니다. 그렇다면 서민이 돈을 내는 거지요. 선생님을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인 서민이 말입니다.”
  “당신은 회당장인데 그를 사랑합니다. 여기에는 마나엔이 있고, 베다니아 에는 데오필로의 라자로가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서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정직합니다. 나도 그렇구요. 그리고 우리는 무슨 일 에도 아무도 속이지 않습니다. 더구나 믿음의 일에서는 더욱 속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감히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두려워하기 때문이 고, 또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것은 정직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야이로에게 등을 돌리고 병이 고쳐진 사람의 부모를 공격한다. “누가 당신들에게 이리로 오라고 말했소?”
  “누가요? 많은 사람이 말했습니다. 이미 병이 고쳐진 사람들이나 그들의 부모요.”
  “하지만 그 사람들이 당신들에게 무엇을 주었소?”
  “주다니요? 선생님이 이애를 고치실 거라는 보증을 주었지요.”
  “하지만 저 사람이 정말 병이 들었었소?”
  “아이고! 음험한 사람들! 당신들이 이 모두가 조작이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가다라에 가보시오. 그리고 믿지 않으면 이스마엘의 안나의 가족의 불행에 대해서 알아보시오.”
  가파르나움 사람들은 분개해서 떠들석하게 시위를 하는데, 나자렛 근처에서 온 갈릴래아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긴 해도 저 사람은 목수 요셉의 아들인데 !”
  예수께 충실한 가파르나움 주민들은 외친다. “아닙니다. 그분은 당신도 그렇다고 말씀하시고 병이 고쳐진 사람도 ‘하느님의 아들이요 다윗의 후예’라고 부른 그분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의 단언으로 민중을 더 이상 열광케 하지 마시오.”
  “그럼 당신의 견해로는 누구란 말입니까?”
  “벨제붓이오!”
  “아이고! 독설가! 하느님을 모독하는 사람! 마귀들린 놈! 마음이 눈먼 사람들! 우리를 파멸시키는 사람! 메시아의 기쁨까지도 우리에게서 빼앗아 가려는 거요, 웅? 고리대금업자들! 바싹 마른 조약돌 같은 사람들!” 굉장한 야단법석이다!        
  물을 좀 마시려고 부엌으로 물러가셨던 예수께서 마침 때맞추어 문지방에 나타나셔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되풀이하는 이치에 맞지 않는 비난을 다시 한 번 들으신다. “마귀들이 그 사람에게 복종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은 벨 제붓에 지나지 않아요. 그의 아비 대벨제붓에 지나지 않아요. 그의 아비 대 벨제붓이 그를 돕는 거지요. 그래서 다만 마귀들의 왕 벨제붓의 영향으로만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문지방의 두 단을 내려오셔서 엄하고 침착하게 곧바로 앞으로 나아가시어 바로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집단 앞에서 걸음을 멈추신다. 그리고 꿰뚫어 보는 눈길로 그들을 똑바로 들여다보시며 말씀하신다. “이 세상에서도 적대하는 파당으로 갈라진 나라는 내부적으로 약해져서 쉽게 공격을 받게 되고, 이웃 나라들이 유린해서 예속시키는 것을 우리가 봅니다. 이 세상에서도 반대되는 파당으로 갈라진 도시는 번영을 잃는 것을 우리가 봅니다. 식구들이 미움으로 서로 갈라진 집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가족은 쇠퇴해서 산산조각이 나서 아무에게도 소용이 되지 않고. 동향인들의 웃음을 사게 됩니다. 화합은 의무일 뿐 아니라 좋은 솜씨이기도 합니다. 화합하면 사람들이 예속하지 않고 강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 있을 것이니까요. 개인적인 이익을 갈망해서 분리와 억압으로 이끌릴 때에 애국자들이나 동향인들이나 같은 가족의 식구들이 이것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분리와 억압은 이 집단 저 집단을 서로 대립시키고 애정을 파괴하기 때문에 항상 위험한 것입니다.
  사실 세상의 지배자들이 이용하는 것은 이 좋은 솜씨입니다. 우리에게는 지극히 괴로운 로마의 그 부정할 수 없는 힘을 살펴보시오. 로마는 세계를 지배합니다. 그러나 ‘지배한다’는 같은 목적과 오직 하나의 의지로 결합해있습니다. 그들 가운데에도 분명히 대립과 반감과 반항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밑바닥에 남아 있습니다. 표면으로는 분열이 없고 소란이 없는 오직 하나의 덩어리일 뿐입니다. 그들은 모두가 같은 것을 원하고 있고, 또 원하기 때문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같은 것을 원하는 동안은 성공할 것입니다.
  빈틈없는 단결의 이 인간적인 예를 보고 이렇게 생각하시오. 이 세상의 자식들이 저러하니 사탄은 어떠하겠는가. 우리가 볼 때에 저들은 사탄들입니다. 그러나 저 이교도들의 악마성(惡魔性)은 사탄과 그 부하 마귀들의 악마성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세월도 없고 끝도 없고 계략과 악의가 한이 없는 저 영원한 나라 그곳에서는 하느님과 사람들을 해치는 것을 즐기며, 해치는 것을 숨쉬듯 하고, 그것이 저주스러울 만큼 완전히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유일한 즐거움이 되어 있는 그곳에서는 ‘헤친다’는 오직 한 가지 의지로 일치한 마귀들의 융합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내 능력을 의심하게 하려고 주장하려는 것과 같이, 만일 내가 부하 벨제붓이기 때문에 사탄이 나를 도와주는 자라면, 그래서 그가 차지하고 있던 사람들에게서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사탄이 자기 자신과 그의 마귀들과 대립해 있는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만일 불화가 있으면, 그의 나라가 지속할 수가 있겠습니까? 아니, 그렇게는 안 됩니다. 사탄은 더없이 음흉한 자여서 자기 자신을 해치지는 않습니다. 그놈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의 왕국을 확장하는 것을 노리지, 축소하는 것을 노리지는 않습니다. 그놈의 생활은 ‘훔치고, 해치고, 거짓말하고, 상처를 입히고. 혼란시키는’ 것입니다. 하느님에게서 영혼들을 훔치고, 사람들에게서 평화를 훔치는 것이고, 아버지의 피조물들을 해쳐서 아버지께 큰 슬픔을 드리는 것이며, 길을 잘못 들게 하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즐기기 위해서 상처를 입히는 것이고, 그놈은 무질서이기 때문에 혼란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놈은 변할 수가 없습니다. 그놈은 영원히 같은 존재이고, 같은 방법을 씁니다.
  그러나 이 물음에 대답하시오. 만일 내가 벨제붓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낸다면, 당신들의 아들들은 누구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냅니까? 그렇다면 그들도 벨제붓이라고 인정하려는 것입니까? 그러나 만일 당신들이 그렇게 말하면, 그들은 당신들을 중상(中傷)하는 사람으로 볼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그들의 성덕이 대단해서 비난에 대해서 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면, 이스라엘에 마귀가 많다고 인정함으로 당신들 자신이 자기를 심판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마귀라고 비난을 받은 이스라엘의 아들들의 이름으로 당신들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심판이 어디에서 오건, 심판이 인간의 영향으로 매수되지 않은 곳에서는 결국 당신들의 아들들이 당신네 심판자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만일 사실이 그런 것과 같이 내가 하느님의 영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면, 하느님의 나라와 그 나라의 왕이 당신들에게 왔다는 증거입니다. 이왕은 너무나 큰 힘을 가지고 있어서 그의 나라에 반대하는 어떤 힘도 그에게 대항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 나라의 아들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자들인 마귀들을 결박해서 그놈들이 차지하고 있는 곳에서 나가게 강요해서 그들의 희생물을 내가 다시 차지하도록, 돌려주게 하는 것입니다. 힘센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에 들어가서 정당하게나 부정하게 얻은 그의 재산을 빼앗으려고 하는 사람은 혹 이렇게 하지 않던가요? 그 사람은 이렇게 합니다. 그 사람은 들어가서 집에 있는 사람을 묶고, 내게서 빼앗아 갔던 재물을 그에게서 도로 빼앗습니다. 그리고 나만이 강한 사람이고 장차 올 세월의 아버지이고 평화의 왕이기 때문에 나만이 이렇게 할 수 있습니다.”
   “‘장차 올 세월의 아버지’라고 당신이 말할 적에 무슨 뜻으로 말한 것인지 설명해 주시오. 새 세기까지 살겠다고 믿는 것입니까? 또 그보다도 한층 더 어리석게 시간을 창조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까? 보잘 것 없는 사람인 당신이? 시간은 하느님의 것입니다” 하고 한 율법학자가 묻는다.
  “그런데 율법학자인 당신이 그것을 내게 묻는단 말입니까? 시작은 있지만 끝이 없을 세기가 있으리라는 것, 그리고 그것이 내 세기일 것이라는 것을 모르십니까? 나는 이 세기에서 그 세기의 아들들인 사람들을 내 주위에 모아서 성공을 거둘 것이고 그 아들들은 내가 창조한 이 세기와 같이 영원히 살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육체와 세상과 내가 쫓아내는 지옥보다도 정신을 강조함으로써 이 세기를 벌써 창조하고 있는 중입니다.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나와 함께 있지 않은 사람은 내게 반대하는 사람이고, 나와함께 모으지 않는 사람은 흩트려 놓는다고 내가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예언된 이것을 믿지 않는 사람은 성령께 대한 죄를 짓습니다. 성령의 말씀은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고, 그 말씀은 거짓말도 아니고 틀린 것도 아니어서 반대하지 않고 믿어야 하는 것입니다.
  나 분명히 말합니다만,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영만 가지고 있지 않고 육체도 가지고 있는데, 그 육체가 유혹을 당하고 뜻하지 않게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아시기 때문에 어떤 죄에 대해서도 하느님을 모독하는 어떤 말에 대해서도 사람이 모두 용서를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언사는 용서받지 못할 것입니다. 사람의 아들을 반대해서 말하는 사람은 그래도 용서를 받을 것입니다. 그것은 나를 둘러싸고 있고 또 나를 반대해서 말하는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둔한 육체로 인해서 사람이 아직 오류에 끌려 들어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령을 반대해서 말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도 내세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입니다. 그것은 진리는 본질적으로 명백하고 거룩하고 부정할 수 없는 것이며, 오류로 이끌어 가지 않는 방식으로 정신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뜻에서 스스로 오류를 원하는 사람이 오류를 범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말씀하신 진리를 부인하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과 이 말씀이 사람들에 대한 사랑으로 준 사랑을 부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랑을 거스르는 죄는 용서받지 못합니다.”
  그러나 각 사람은 그의 나무의 열매를 맺습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열매를 맺는데 그것은 좋은 열매가 아닙니다. 만일 당신들이 좋은 나무를 주어서 과수원에 심게 하면 그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당신들이 나쁜 나무를 주면, 그 나무에서 따는 열매는 나쁠 것이고. 모든 사람이 ‘이 나무는 좋지 않다’고 말할 것입니다. 열매를 보고 그 나무를 알아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좋지 못한 당신들이 어떻게 좋은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입은 마음에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 잔뜩 가지고 있어서 넘치는 것에서 우리의 행위와 말이 오는 것입니다. 선한사람은 그의 좋은 저장물에서 좋은 물건들을 꺼내고, 악한 사람은 그의 저장물에서 나쁜 물건들을 꺼냅니다. 사람은 안에 들어 있는 것에 따라서 말하고 행동합니다.
  정말 잘 들어 두시오. 게으름은 잘못입니다. 그러나 나쁜 일을 하는 것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자는 것이 낫습니다. 또 분명히 말합니다만, 쓸데없는 말이나 악의 있는 말을 하는 것보다는 입을 다물고 있는 편이 더 낫습니다. 비록 침묵이 무위(無爲)라 하더라도 혀로 죄를 짓기보다는 차라리 침묵을 지키시오. 한가함으로 한 말은 어떤 말에 대하여도 심판날에 사람들에게 그의 무지를 증명하라고 요구되리라는 것을 확언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이 한 말로 무죄가 중명되기도 하고, 그들의 말로 인하여 단죄를 받을 것이라는 것도 분명히 말합니다. 따라서 한가한 것 이상의 말을 그렇게도 많이 하는 당신들은 조심하시오 그 말들이 한가한 말일 뿐 아니라, 해를 끼치는데, 그것도 내가 당신들에게 말하는 진리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멀리 떠나가게 할 목적으로 그렇게 하기 때문입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율법학자들과 서로 상의한다. 그리고는 모두 함께 공손한 체하며 청한다. “선생님, 우리가 보는 것을 믿기가 더 쉽습니다. 그러니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말씀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우리가 믿을 수 있게 표를 하나 보여 주십시오.”
   “당신들은 내가 사람이 된 말씀이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알려주신 성령을 거스르는 죄가 당신들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립니까? 내가 여러 가지 예언적인 표를 앞세우고 뒤따르게 하면서 정해진 때에 와서 성령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행하는 말씀이요 구세주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는 성령은 믿습니다. 그러나 우리 눈으로 어떤 표를 보지 않으면 어떻게 선생님을 믿을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당신들의 눈으로 감각할 수 있는 내 행동을 믿지 않으면서, 어떻게 신령한 행동을 하는 영을 믿을 수 있습니까? 내 생활에는 표가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까? 충분하지 않습니다. 나는 나 자신 넉넉지 않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이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표를 찾는 간음하고 타락한 이 세대에는 표가 하나밖에 주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 것은 요나의 표입니다. 과연 요나가 사흘 동안 고래 뱃속에 들어가 있었던 것과 같이 사람의 아들도 사흘 동안 땅속에 들어가 있을 것입니다. 나 분명히 말합니다마는, 니느웨 사람들이 심판날에 다른 모든 사람과 함께 부활해 서 이 세대를 반대하고 단죄할 것입니다. 그들은 예언자 요나의 목소리를 듣고 회개했지만 당신들은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요나보다 더한 어떤 사람이 있습니다. 또 이와 같이 남쪽 나라의 여왕이 부활해서 당신들을 반대하고 단죄할 것입니다. 그것은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의 말을 들으려고 땅끝에서 왔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솔로몬보다 더한 어떤 사람이 있습니다.”
   “왜 이 세대를 간음하고 타락했다고 말씀하십니까? 이 세대가 다른 세대들보다 더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른 세대들에 있었던 것과 같은 성인들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회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우리를 모욕하십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영혼을 해침으로서 스스로 당신들을 모욕합니다. 당신들의 영혼을 진리에서 멀어지게 하고, 따라서 구원에서 멀어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당신들에게 대답은 하겠습니다. 이 세대는 옷과 거죽으로만 거룩하고, 속으로는 거룩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에는 같은 사물을 가리키는 같은 이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물의 실재는 없습니다. 같은 풍습이고 같은 옷이고 같은 의식이지만, 거기에는 정신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당신들이 간통자인 것은 당신들이 하느님의 율법과의 영적인 결혼을 버리고, 불륜의 두 번째 결합으로 사탄의 율법과 결혼했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은 탈락성(脫落性)의 지지체에만 할례를 받았지, 마음의 할례는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나쁜 것은 자신을 악마에게 팔았기 때문입니다. 내 말은 끝났습니다.”
  “선생님은 우리를 너무 모욕 하십니다. 그러나 그렇다면 선생님은 왜 이스라엘을 마귀에게서 구해내서 거룩하게 되게 하지 않으십니까?”
  “이스라엘이 그런 의향을 가지고 있습니까. 아닙니다. 자기들 안에 마귀를 무거운 짐과 수치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해방되기 위해서 오는 저 불쌍한 사람들은 그런 의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해방된다 하더라도 쓸 데 없는 일일 것입니다. 왜 그런고 하니 당신들은 해방되고자 하는 의욕이 없으므로 곧 다시 붙잡힐 것이고, 그것도 한층 더 단단히 붙잡히겠기 때문입니다. 더러운 마귀가 어떤 사람에게서 나가면 메마른 곳을 돌아다니면서 휴식을 찾지만 얻지를 못합니다. 물질적으로 메마른 곳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시오. 그곳들이 메마르다고 하는 것은 마치 메마른 땅이 씨앗에 대해서 적대적인 것과 같이 그곳들이 그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그에게 적대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마귀는 이렇게 말합니다. ‘강제로 그리고 그의 의사에 어긋나게 내가 쫓겨난 내 집으로 돌아가겠다. 나는 그가 나를 받아들여 내게 평온을 주리라고 확신한다.’ 과연 마귀는 그에게 속해 있었던 사람에게로 돌아오는데, 흔히는 그를 맞아들일 마음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것은, 나 분명히 말합니다만, 사람이 하느님보다는 오히려 사탄을 더 그리워해서 사탄이 다시 그의 지체를 차지하지 않으면 한탄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마귀는 그 집으로 가서 집이 비고 청소되고 꾸며지고 순수한 향수를 뿌려서 향기롭게 된 것을 발견합니다. 그러자 그 마귀는 그 집을 다시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 다른 마귀 일곱을 가서 데려옵니다. 그래서 그보다 더 고약한 마귀 일곱 놈과 함께 그 집에 들어가서 모두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한 번 회개했다가 다시 타락한 어떤 사람의 이 두 번째 처지는 첫번째 처지보다 더 나쁩니다. 그것은 사람이 어느 정도까지 사탄에게 애착을 느끼고 하느님께 대해서 배은망덕 하는지를 마귀가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고, 또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당신의 은총을 짓밟는 곳에는 다시 오지 않으시고, 또 한 번 마귀에게 차지되었던 사람들은 더 심하게 차지되는 것을 다시 환영하기 때문입니다. 악마정신에 다시 빠지는 것은 이미 한 번 나았던 치명적인 폐병에 다시 걸리는 것보다 더 나쁩니다. 그것은 더 이상 개선될 수도 없고 나을 수도 없습니다. 세례자에 의해서 회개하였다가 나보다는 악에 대해서 더 애착을 느끼기 때문에 다시 죄인이 된 이 세대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찬성이나 항의에서 오는 것이 아닌 웅성거리는 소리가 군중 사이에서 일어난다. 군중이 이제는 얼마나 많이 몰려오는지 정원과 옥상은 물론 거리까지도 꽉 찼다. 낮은 담에 걸터앉은 사람들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정원에 있는 무화과나무에 올라가 있고, 옆집 정원에 있는 나무에도 올라가 있다. 모두가 예수와 그분의 적대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토론을 듣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웅성거리는 소리는 먼 바다에서 기슭으로 오는 파도와 같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서 예수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도들, 즉 베드로와 요한과 열성당원과 알패오의 아들들에게까지 이른다. 과연 다른 사도들은 혹은 옥상에, 혹은 부엌에 있고, 가리옷의 유다만은 길 위에 군중들 틈에 있다.
  그리고 베드로와 요한과 열성당원과 알패오의 아들들이 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알아듣고 예수께 말한다. “선생님, 어머님과 형제들이 왔습니다. 저기 밖에 길에 계신데, 선생님께 말씀드리려고 하기 때문에 선생님을 찾습니다. 그분들이 선생님을 찾으려고 여기까지 오신 것은 확실히 중요한 동기 때문일 것이니까 그분들이 선생님께 오실 수 있도록 비키라고 군중에게 명령하십시오”
  예수께서는 머리를 들어 군중 뒤에서 알패오의 요셉이 몹시 홍분해서 당신에게 말하는 동안 울지 않으시려고 애쓰시는 어머니의 괴로워하시는 얼굴을 보신다. 그리고 요셉이 고집하는데도 불구하고 어머니께서 여러 번 되풀이해서 힘있게 부정하시는 표를 보신다. 예수께서는 또 분명히 괴로워하고 진저리내는 시몬의 당황한 얼굴도 보신다.…그러나 예수께서는 미소도 짓지 않으시고 명령도하지 않으신다. 예수께서는 고민하시는 어머니가 고통당하시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두시고 사촌들도 있는 그 자리에 그대로 내버려두신다.        
  예수께서는 눈을 내리떠서 군중을 내려다 보시고 또 당신 곁에 있는 사도들에게 대답하시고, 의무보다는 핏줄을 더 강조하려고 하는 멀리 있는 분들에게도 대답하여 이렇게 말씀하신다. “누가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입니까?” 그리고 의무를 애정과 혈연위에 두시고, 또 아버지를 섬기기 위하여 당신을 어머니께 메어놓는 관계를 부인하기 위하여 당신 감정을 억제해야하는 노력 때문에 창백해지는 얼굴로 엄한 눈길을 돌리시고, 횃불의 붉은 빛과 거의 만월이 된 달의 은백색 빛 아래 당신 주위로 몰려드는 군중을 커다란 손짓으로 가리키시며 말씀하신다. “여기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들은 내 형제이고 자매이며 내 어머니입니다. 나는 다른 형제자매와 어머니가 없습니다. 그리고 내 일가친척들도 제일 먼저,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들보다 더 완전하게 하느님의 뜻을 행해서 일체의 다른 의사나 혈연과 애정의 목소리를 전적으로 희생하기까지 하면 내 형제자매와 어머니가 될 것입니다.”
  군중은 마치 갑자기 바람이 불어서 흔들린 바다 소리같이 더 큰 웅성거리는 소리를 낸다.
  율법학자들은 “저 사람은 마귀 들렸다! 제 핏줄까지 모른다고 한다” 고 말하면서 도망하기 시작한다.
  친척들은 “저 사람 미쳤어! 제 어머니까지 괴롭힌단 말이야!” 하고 말하면서 앞으로 나아온다.
  사도들은 말한다. “정말이지 이 말씀은 영웅적인 말씀이야!”  군중은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이 우리를 그처럼 사랑하시는구먼!”  성모님은 요셉과 시몬과 함께 간신히 군중을 헤치신다. 성모님은 그저 상냥하실 뿐인데, 요셉은 아주 미친 듯이 화가 났고, 시몬은 어쩔 줄을 모른다. 그들은 예수 가까이에 왔다.
  그리고 요셉은 즉시 애수를 공격한다. “자네는 미쳤어! 자넨 모든 사람을 모욕한단 말이야. 자넨 어머니조차도 존경하지 않아. 그러나 이제는 내가 여기 왔으니까, 내가 자네가 그러지 못하게 막겠어. 자네가 일꾼으로 여기저기 다닌다는 게 참말인가? 그래 그게 사실이라면, 자넨 왜 자네 가게에서 일을 해서 어머니를 봉양하지 않나? 게으르고 배은망덕 하는 자네가 자네 일은 전도하는 거라고 말하면서, 그 다음에는 돈을 벌려고, 다른 사람 집에 가서 일을 한다면,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 건가? 정말이지 내게는 자네가 마귀들려서 횡설수설하는 것같이 생각되네, 대답해 보게.”
  예수께서는 이런 요셉의 손을 붙잡아 당신 곁으로 끌어당기셔서 그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들어올리시며 말씀하신다. “내가 일한 것은 이 죄없는 어린 아이와 그 가족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하느님께서는 인자하시다는 것을 그들에게 믿게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내 일은 코라진에서 겸손과 사랑을 설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코라진 사람들에게뿐 아니라, 옳지 못한 요셉 형님에게도 가르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나는 형님이 뱀의 이빨에 물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형님을 용서합니다. 또 마음이 잘 변하는 시몬형도 용서합니다. 어머니는 정의로 판단하시니까 어머니께 용서해 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고, 어머니께 용서받을 것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세상은 저하고 싶은 대로 하고 하십시오. 나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내 어머니의 축복이 있으니까 온 세상이 나를 세상의 기준에 의한 왕으로 환호하는 것보다 더 행복합니다. 어머니, 울지 마시고 오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들을 용서하십시오.”
  “아이고! 아들아! 나는 안다. 그리고 너도 안다. 더 할 말이 하나도 없다….”        
  “사람들에게는 ‘평안히들 가시오’ 하는 이 말밖에 다른 말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군중에게 강복하신다. 그런 다음 오른 손으로는 어머니를, 왼손으로는 어린 아이를 잡으시고 계단 쪽으로 가셔서 제일 먼저 올라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