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베다니아에 계신다. 저녁, 4월의 고요한 저녁이다. 연회실의 넒은 창들을 위하여 꽃이 만발한 라자로의 정원이 내다보이고, 그 너머로는 가벼운 꽃잎 구름 같은 과수원이 보인다. 신록의 향기와 과일나무 꽃과 장미꽃과 다른 여러 가지 꽃들의 달콤하고 쌉쌀한 향기가 문들에 친 방장을 가볍게 물결치게 하고 방 한가운데의 큰 촛대의 불을 펄럭이게 하는 저녁의 고요한 바람을 타고 들어와서, 막달라의 마리아가 그의 예수의 머리에 발라, 그 머리가 기름 바른 것으로 인하여 더 짙은 채로 있게 된 그 향유에서 아직 남아 있는 드문 향기에 섞인 월하향(月下香)과 은방울꽃과 쟈스민의 강한 향기와 합쳐진다.
  방안에는 아직 시몬과 베드로와 마태오와 바르톨로메오가 있다. 다른 사람들은 벌써 볼일을 보러 나갔는지 없다.
  예수께서는 식탁에서 일어나셔서 라자로가 보여 드린 양피지(羊皮紙) 두루마리를 살피신다. 막달라 마리아는 방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불빛에 끌려오는 나방과 같았다. 마리아는 그의 예수 둘레를 빙빙도는 일밖에 모른다. 마르타는 식탁에 깔았던 귀중한 식탁보를 걷는 하인들을 감독한다.
  예수께서는 까맣고 반짝반짝하는 나무에서 두드러져 보이는 상아 상감(象嵌)을 한 한 장에 두루마리를 내려놓으시면서 말씀하신다. “라자로, 밖으로 나오시오. 당신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
  “주님, 곧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면서 라자로는 창문 곁에 있는 그의 의자에서 일어나 예수를 따라 정원으로 나간다. 정원에는 넘어가는 해의 빛살이 찬란한 달의 빛살과 합쳐진다.
  예수께서는 정원 저 너머, 라자로의 무덤이었지만 지금은 빈 어귀에 만발한 장미넝쿨이 크게 둘러쳐져 있는 무덤 쪽으로 걸어가신다. 무덤 위에 약간 비스듬한 바위에는 “라자로야, 밖으로 나오너라!” 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예수께서는 거기서 발을 멈추신다. 집은 나무와 울타리에 가려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절대적인 침묵과 절대적인 적막뿐이다.
  “내 친구 라자로” 하고 예수께서는 친구 앞에 마주 서서 여위고 보통 때보다 더 창백한 얼굴에 약간 미소를 띠우시고 그를 똑바로 바라보시면서 물으신다. “내 친구 라자로, 내가 누군지 아시오?”
  “선생님이요? 그야 선생님은 나자렛의 예수님, 내 다정스러우신 예수님, 내 거룩하신 예수님, 내 능하신 예수님이시지요!”
  “당신에게는 그렇지요. 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는 내가 누구요?”
  “선생님은 이스라엘의 메시아이십니다.”  
  “또 그리고?”
  “선생님은 언약되신 분, 기다려지시는 분이십니다‥‥그런데 왜 그것을 제게 물어보십니까? 제 믿음을 의심하십니까?”
  “아니오, 라자로. 그러나 나는 당신에게 진실을 하나 말하고 싶소. 이것은 내 어머니와 내 제자들 중 한사람을 빼놓고는 아무도 모르오. 내 어머니는 모르시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알고 계시며, 또 한 사람은 이 일에 가담하기 때문에 알고 있소, 다른 제자들에게도 나와 같이 있는 이 3년 동안에 아주 여러 번 그 말을 해 주었소. 그러나 그들의 사랑이 그들에게 망우약(忘憂藥)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서 예고된 진실을 방해하였소. 그들은 모든 것을 알아듣지 못하였소‥‥그들이 알아듣지 못한 것이 낫다고 생각하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하나의 죄악을 막기 위하여 다른 죄악을 저질렀을 것이오. 그것은 쓸데없는 죄악이었을 것이니, 어떠한 살인이 있더라도 와야 할 것은 오겠기 때문이오. 그러나 당신에게는 그 진실을 말하고자 하오.”
  “선생님은 제가 그들보다 선생님을 덜 사랑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죄악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어떤 죄악이 와야 하는 것입니까? 제발 말씀해 주십시오!” 라자로는 불안하다.
  “암, 말하지요. 당신의 사랑을 나는 의심치 않소. 당신을 조금도 의심치 않기 때문에 내 유언을 당신에게 하는 것이오‥‥.”
  “오! 내 예수님! 그렇지만 유언은 죽음이 가까왔을 때 하는 것입니다. 저도 선생님이 오시지 않으리라는 것과 제가 죽게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유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나도 죽어야 하오.”
  “안됩니다!” 라자로는 깊은 탄식소리를 지른다.
  “소리 지르지 마오. 아무도 들어서는 안되오. 나는 당신에게만 말할 필요가 있소. 내 친구 라자로, 당신이 처음 순간부터 내게 주었고, 어떠한 동기로도 결코 흔들림 없었던 충실한 우정을 가진 채 내 곁에 있는 이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소?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어린 양의 값을 흥정하고 있는 중이오. 이 어린 양의 이름이 무엇인지 아오? 나자렛의 예수라고 하오.”
  “아닙니다! 선생님이 원수를 가지고 계신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아무도 선생님을 팔지는 못합니다. 누가? 누구입니까?”
  “내 제자 중의 한 사람이오. 그는 내가 가장 심하게 실망시킨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 기다리는 데 지쳐서 이제는 그에게 개인적인 위험밖에 되지 않을 사람을 처치해 버리고 싶어하는 사람일 수밖에 없소. 그는 자기 생각대로 세상의 고위층 사람들에게서 인기를 다시 얻을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있소. 그러나 그의 생각과는 반대로 착한 사람들의 사회에서도 악인들의 사회에서도 업신여김을 받을 것이오. 그는 이와 같이 내게 싫증나게 되었고, 그가 모든 수단 방법을 다해서 달성하려고 애쓰던 그것을 기다리는데 지쳐 버리게 되었소. 그가 기다리던 것은 인간적인 영화인데 그는 그것을 처음에는 성전에서 추구했고, 다음에는 이스라엘의 왕과 더불어 달성하리라 믿었었고, 지금은 다시 성전과 로마인들에게서 얻으려 하고 있소‥‥그는 희망을 가지고 있소‥‥그러나 로마는 그를 충실히 섬기는 자들에게 상급을 줄 줄도 알지만‥‥비루한 밀고자들을 업신여겨서 짓밟을 줄도 아오. 그는 내게 싫증이 나고, 기다리는 데 지쳤고, 선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부담에 지쳤소. 악한 사람에게는 착한 사람이 되는 것, 착한 체해야 하는 것이 견딜 수 없는 짐이 되는 것이지요. 그 짐을 얼마동안은 견디어낼 수 있지만‥‥ 그 다음에는‥‥그 다음에는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되고‥‥그래서 다시 자유로운 몸이 되려고 그것을 내려놓고 마오. 자유롭게? 악한 사람들이 그렇게 믿는 것이고,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것은 자유가 아니오. 하느님께 속해 있는 것이 자유요. 하느님을 거스르는 것이야말로 족가(足枷)와 쇠사슬과 무거운 짐과 채찍질이 딸린 감옥이오. 이런 감옥은 노예선을 젓는 도형수(徒刑囚)도 건축일에 동원되는 노예도 간수의 채찍을 맞으며 겪지 않는 것이오.”
  “누구입니까? 누군지 말씀해 주십시오.”
  “소용없어요.”
  “아니, 소용 있습니다‥‥ 아! 그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선생님의 일행 중에서 항상 유별난 사람, 얼마 전에 제 누이동생을 모욕한 사람 말입니다. 가리옷의 유다!”
  “아니오. 그것은 마귀요. 하느님께서는 나 예수로 육체를 취하셨는데, 사탄은 그에게서, 가리옷의 유다로 육체를 취하였소. 매우 오래 전‥‥어느 날‥‥여기 당신의 정원에서 나는 울음을 달래고 진수렁 속에 빠졌던 한 정신을 용서해 주었소. 나는 마귀 들리는 것은 마귀가 사람에게 그의 즙을 접종하여 그 사람의 성질을 비뚤어지게 하는 사탄의 전염병이라는 말을 하였소. 그것과 정신이 사탄과 동물성과 결합하는 것이라고 말을 하였소. 그러나 마귀 들리는 것은 화신(化身)과 비교하면 또 아무것도 아니오. 나는 내 성인들에게 차지될 것이고, 내 성인들은 내게 차지될 것이오. 그러나 다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만 하늘에 계신 그대로의 하느님께서 계십니다. 내가 사람이 된 하느님이니까요. 이와 마찬가지로 다만 한 사람에게만 사탄, 마귀가 그의 나라에 있는 그대로 있소. 하느님의 아들의 암살자 안에서만 사탄이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오. 그는 내가 당신과 말하고 있는 동안 최고법원에 가 있소. 그는 나를 죽이는 일에 몰두하며 노력하고 있소. 그러나 그것은 그가 아니고 마귀요. 이제는 내 친구 라자로, 들으시오. 나는 당신에게 몇 가지 부탁을 하겠소. 당신은 내게 절대로 아무것도 거절하지 않았소. 당신의 사랑은 하도 커서, 존경을 어기는 일 없이 천만가지 도움으로, 수많은 용의주도한 도움과 지혜로운 조언으로 적극적으로 나를 감싸주었소, 나는 당신 마음속에 내 이익을 바라는 참된 갈망이 있음을 보았기 때문에 항상 그 조언들을 받아들였소.”
  “오! 주님! 하지만 주님을 돌봐 드리는 것이 제 기쁨이었습니다. 제 스승이시고 주님이신 분을 돌보아 드릴 일이 없어지면, 저는 이제 무엇을 하겠습니까! 선생님은 너무나 적은 일, 너무나 적은 일밖에 제게 하도록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마리아를 제 사랑과 명예에 돌려주시고, 제게 목숨을 돌려주신 주님께 대한 제 빚은 하도 커서‥‥오! 저를 다시 살아나게 하셔서 이 시간을 살게 하십니까? 그 후로 죽음에 대한 모든 공포와 영원하신 재판관 앞에 나타나는 순간 제 정신을 몰아넣었던 모든 불안을 극복했었는데, 그것은 암흑이었습니다‥‥예수님, 무슨 일입니까? 왜 몸을 떠시고 전보다도 더 창백하십니까? 선생님의 얼굴이 달빛에 축 늘어진 저 흰 장미보다 더 창백합니다. 오! 선생님! 피와 생명이 선생님에게서 빠져나가는 것 같습니다‥‥.”
  “사실 나는 혈맥이 터져서 죽는 사람과 같소. 예루살렘 전체가 이 말은 ‘이스라엘의 유력자들 중에 있는 내 모든 원수다’ 라는 뜻이오. 그러니까 예루살렘 전체가 그 탐욕스런 입을 내게 갖다 대고 내 생명과 피를 빨아올리고 있는 것이오. 그들은 3년 동안 그들을 사랑하면서도 괴롭힌 목소리를 침묵시키려고 하는 것이오. 그것은 내 모든 말이 비록 사랑의 말이기는 해도 잠자는 그들의 영혼을 일어나라고 흔들어 깨우는 것이었기 때문이오. 게다가 그들은 세 가지 관능성으로 옭아 매놓은 그들의 영혼의 말도 듣기를 원치 않았소. 고위층 사람들만이 그런 것은 아니오‥‥예루살렘 전체가 무죄한 사람을 악착스럽게 공격하고, 그의 죽음을 요구할 참이오‥‥또 예루살렘과 더불어 유다‥‥또 유다와 더불어 베레아, 이두매아, 데카폴리스, 갈릴래아, 시로-페니키아도 그럴 것이오‥‥이스라엘 전체가 그리스도가 생명에서 죽음으로 ‘건너가는 것’을 보려고 시온에 모였소‥‥ 라자로, 당신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니 말해 보시오, 죽음은 어떤 것이오? 당신은 무엇을 느꼈소? 무엇이 기억나오?”
  “죽음이오? ‥‥ 그것이 어떤 것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큰 고통에는 큰 피로가 뒤따랐습니다. 이제는 괴롭지 않고 다만 몹시 졸린 것만 같았습니다‥‥빛과 소리가 점점 더 약해지고 멀어졌습니다‥‥제 누이동생들과 막시미노는 제가 심한 고통의 표를 나타냈다고 말합니다만‥‥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렇소. 아버지의 연민은 죽어가는 사람들에게서 지적인 감각중추(感覺中樞)가 둔하게 되어 연옥이라고도 할 만한 임종의 고통으로 정화되어야 하는 육체에만 고통을 느끼게 되오. 그러나 나는 ‥‥  그러면 죽음에 대하여는 무엇이 기억나오?”
  “선생님, 아무것도 기억 안납니다. 제 정신에는 희미한 공간, 빈 공간이 있습니다. 제 일생 중에는 제가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모르는 빈곳이 있습니다. 기억나는 것이 없습니다. 만일 저를 나흘 동안 간직했던 이 컴컴한 구멍 속을 들여다보면, 비록 방이고 제가 거기서 그림자 같겠지만, 그 속에서 올라와서 얼굴에 와 닿는 것을 보지는 못한 채 느끼기는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흘 동안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요. 문자 그대로입니다.”
  “그렇소. 돌아오는 사람들은 말을 할 수가 없소‥‥신비는 거기 들어가는 사람에게 차차 드러나오. 하지만 라자로, 나는 내가 어떤 고통을 겪을는지를 아오. 나는 완전히 의식하면서 고통을 당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소. 내 임종의 고통을 덜 혹독하게 할 음료나 무기력에서 오는 완화가 전혀 없을 것입니다. 나는 내가 죽는 것을 깨달을 것이오. 나는 벌써 그것을 느끼고 있소‥‥라자로, 나는 벌써 죽어가오. 불치의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처럼 나는 이 33년 동안을 계속해서 죽고 있소. 그리고 죽음의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세월은 점점 더 빨라졌소. 우선, 죽음은 내가 구속자가 되려고 났다는 것을 아는 것이었고, 다음에는 자기가 반대를 받고, 고발되고, 조롱거리가 되고, 박해를 받고, 구속을 당하는 것을 보는 사람의 죽음이었소‥‥얼마나 피곤한 일이오! 그리고는‥‥마치 난파당한 사람에게 감겨 붙는 낙지처럼 끈질기게 붙어 다니는 배신자에 의한 죽음이었소. 얼마나 구역질나는 일이오. 지금은 가장 사랑하는 벗들과 내 어머니에게 ‘작별인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괴로움으로 죽어가오‥‥.”
  “오! 선생님! 우시는군요? 선생님이 저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제 무덤 앞에 우셨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지금‥‥다시 우시는군요. 선생님 몸이 차디찹니다. 선생님의 손은 벌써 시체와 같이 싸늘합니다. 괴로워 하시는군요‥‥너무나 괴로워 하셔요!‥‥”
  “라자로, 나는 사람이오. 나는 하느님만이 아니오. 나는 인간의 감수성과 정을 가지고 있소. 그래서 내 어머니를 생각하면 내 마음은 고민을 느끼오‥‥그리고 당신에게 말하지만, 배반자가 곁에 있는 것, 많은 사람의 악마 같은 증오, 미워하지는 않으면서도 적극적으로 사랑할 줄을 모르는 사람들의 귀먹음을 참아 견디는 내 고통은 굉장히 무서운 것이오. 적극적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 받는 사람이 원하고 가르치는 것과 같은 사람이 되기에 이르는 것이기 때문이오. 그런데 이와 반대로 여기에는‥‥그렇소,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소. 하지만 그들은 ‘그들인 채로’ 남아 있소. 그들은 내게 대한 사랑으로 다른 ‘자아’를 얻지 못하였소. 가장 친밀한 내 벗들 중에서 누가 그의 성질을 바꿔서 그리스도가 원하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사람이 될 줄을 알았는지 아시오? 여자 한 사람뿐, 당신의 여동생 마리아요. 마리아는 완전히 타락한 동물성에서 출발하여 천사와 같은 영성에 도달하였소. 그런데 이것은 순전히 사랑의 힘으로 된 것이오.”
  “선생님이 그 애를 속량(贖良)하셨습니다.”
  “나는 그들을 모두 말로 속량 하였소. 그러나 마리아만이 홀로 사랑의 작용으로 온전히 변하였소. 한데 내가 이런 말을 하고 있었지요. 그 모든 것에서 내게 오는 고통이 하도 엄청나서 그것이 완전히 끝나는 것을 갈망 할 뿐이라고 ‥‥십자가도 정신과 감정의 이 고통보다는 덜 무거울 거요‥‥.”
  “십자가라구요? 안됩니다! 아! 안돼요! 그것은 너무 잔인합니다! 그것은 너무 불명예스럽습니다.! 안됩니다!” 얼마 전부터 예수의 차디찬 손을 양손으로 잡고 스승 앞에 서 있던 라자로가 손을 놓고 그의 곁에 있는 돌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절망적으로 운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가까이 가셔서 흐느낌으로 들먹이는 어깨에 손을 얹으시고 말씀하신다. “아니! 죽어 가는 내가 살아 있는 당신을 위로해야 하오? 벗이여, 내게 힘이, 도움이 필요하오. 그래서 그것을 당신에게 청하는 것이오. 내게 힘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소.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것이 좋소. 알면 피가 흐를 것이니까. 그런데 나는 죄 없는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라도 어린 양들이 늑대가 되는 것을 원치 않소. 내 어머니‥‥오! 어머니에 대해서 말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오!‥‥내 어머니는 벌써 지극히 고민하고 계시오! 어머니도 지쳐서 돌아가고 계신 분이오‥‥어머니가 죽음을 당하고 계신 것도 33년이 되고, 지금은 혹독한 형벌을 받은 희생자처럼 온통 상처 투성이오. 당신에게 단언하지만, 어머니를 멀리하고, 어머니가 당신을 어머니가 되게 한 사랑을 끊임없이 꿈꾸시고, 그 사랑의 불같은 입맞춤의 맛을 음미하시고, 그 추억의 황홀 속에서 마음 설레시며, 천사의 빛으로 충격을 받아 휘저어진 바람이 부는 것을 영혼의 눈으로 끊임없이 보고 계시는 어머니의 집으로 돌려보내 드리는 것이 옳은지 어떤지 결정하는 데에는 내 정신과 마음 사이, 사랑과 이성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었소. 갈릴래아에는 죽음의 소식이 거의 내가 ‘어머니, 제가 이겼습니다!’하고 말씀드릴 수 있을 때에 도착할 것이오. 하지만 나는 할 수 없소,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세상의 죄를 짊어진 가엾은 예수는 격려가 필요한데, 그것을 내 어머니가 주실 것이오. 그보다 더 가련한 세상은 희생이 둘이 필요하오. 남자가 여자와 같이 죄를 지었으므로, 남자가 속량 하는 거소가 같이 여자도 속량해야 하오. 그러나 시간이 되기까지는 내 어머니에게 나의 미소를 보여드리오‥‥어머니는 고문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계시므로 어머니가 떨고 계시다는 것을‥‥나는 아오. 나는 그것을 알아요. 그리고 어머니는 마치 내가 죽어야 하는 ꡐ살아 있는 자ꡑ이기 때문에 죽음을 밀어내는 것과 같이 자연적인 혐오와 거룩한 사랑으로 죽음을 밀어내려 하오. 그러나 어머니가 닷새 후의 일을 아시면 불행한 일일 것이오‥‥어머니는 그 시간까지 살아 계시지 못할 것이오. 그런데 나는 어머니의 품에서 생명을 끌어냈던 것처럼 어머니의 입술에서 힘을 얻어내기 위하여 어머니가 살아 계시기를 원하오. 그 하느님께서는 어머니의 동정녀의 눈물을 하느님의 피의 포도주에 섞어 첫 번째 미사를 드리라고 내 어머니가 내 골고타에 계시기를 원하시오. 미사가 어떤 것이지 아오? 모르지요. 당신이 알 수가 없지요. 그것은 살거나 고통받는 인류에게 영구히 적용될 내 죽음일 것이오. 라자로, 울지 마오. 내 어머니는 꿋꿋하시오. 어머니는 울지 않으시오. 어머니로서 일평생을 울고 지내셨지만, 이제는 울지 않으시오. 내 어머니는 얼굴에 미소를 붙박아 놓으셨소‥‥ 어머니가 요사이 어떤 얼굴을 하고 계신지 보셨소? 어머니는 나를 위로하시기 위해 얼굴에 미소를 붙박아 놓으셨소. 당신도 내 어머니를 본받으라고 부탁하오. 나는 내 비밀을 나 혼자 가지고 있을 수가 없었소. 진실하고 확실한 친구를 찾으려고 내 주위를 둘러보았소. 나는 당신의 성실한 눈길을 만났소. 나는 이렇게 말했지요. ‘라자로에게’ 하고. 나는 당신이 마음에 무거운 짐을 가지고 있을 때, 당신의 비밀을 존중하여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호기심에 대해서까지도 그 비밀을 옹호하였소. 내 비밀에 대하여도 같이 해 달라고 당신에게 부탁하오. 이 다음‥‥내가 죽은 다음에 , 이 말을 하시오. 이 대화에 대해서 말하시오. 예수가 잘 알면서 죽음으로 아는 고통을 향하여 갔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도록, 또 예수가 사람들에 대하여나 자기 운명에 대하여 하나도 모르는 것이 없었다는 것을 그들이 알도록 말이오. 예수가 아직 도망칠 수 있는 동안에 그렇게 하기를 원치 않았는데, 그것은 사람들을 위한 그의 무한한 사랑이 그들을 위한 자기의 희생을 완성하기만을 열망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도록 말이오.”
  “오! 선생님, 피하세요! 피하세요! 저는 오늘밤 당장이라도 선생님을 피신하시게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한 번 이집트로 피난하신 적도 있지요! 지금도 피신하십시오. 오세요, 떠나십시다. 마리아를 모시고, 제 누이동생들을 데리고 떠나십시다. 제 재산에 대하여는 아무 미련도 없다는 것을 선생님이 아십니다. 제 재산이시며 마리아와 마르타의 재산은 선생님이십니다. 떠납시다.”
  “라자로, 그때는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신하였었소. 그러나 지금은 때가 되었으므로 여기 남아 있소.”
  “그러면 저도 선생님을 따라가겠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안되오. 당신은 여기 남아 있으시오. 거처가 안식일의 길보다 멀리 있지 않을 때에는 자기 집에서 어린 양을 먹는 것이 허락되므로, 늘 그랬던 것처럼 당신의 어린 양은 여기서 자시오‥‥그러나 당신 누이동생들은 가게 버려 두시오‥‥어머니를 위해서‥‥오! 순교자 어머니, 하느님의 사랑의 장미꽃들이 당신에게 무엇을 숨겼었소? 심연을! 끝없는 고통의 심연을 숨겼었오! 그런데 그곳에서 지금은 증오의 불길이 솟아올라 당신의 심장을 물려고 하오! 당신의 여동생들은 좋소. 그들은 용감하고 적극적이오, ‥‥그리고 어머니는 내 시체를 들여다보시며 임종의 고통을 겪는 사람일 것이오. 요한만으로는 부족하오. 요한은 사랑이오, 그거나 아직 원숙이 모자라오. 오 ! 요한도 성숙하여 오는 며칠 동안의 가슴 찢기는 비통 속에서 어른이 될 것이오. 그러나 여자는 그의 무서운 상처를 입을 때에 여자들이 필요하오. 동생들을 내게 주겠소?”
  “그야 저는 항상 선생님께 모든 것을, 절대로 모든 것을 기꺼이 드렸습니다. 다만 선생님이 제게 달라시는 것이 별로 없어서 괴로웠을 뿐입니다!‥‥”
  “아시겠소? 나는 다른 어떤 사람에게서도 베다니아의 내 친구들에게서 만큼 받아들이지 않았소. 이것이 옳지 못한 사람이 내게 여러 번 한 비난 중의 하나였소. 그러나 나는 여기 당신네들 가운데에서 인간으로서의 그의 모든 고민에서 사람을 위로할 만한 것을 넉넉히 얻어 만났었소. 나자렛에서는 하느님이 하느님의 유일한 환희 곁에서 위로를 받았었소. 여기서는 사람이 위로를 받았소. 그래서 죽음을 향하여 올라가기 전에 충실하고 다정하고 상냥하고 친절하고 조심성 있고 박식하고 사려깊고 너그러운 친구인 당신에게 감사하오. 모든 것에 대하여 감사하오. 이 다음에 내 아버지께서 당신에게 여기에 대하여 갚아 주실 것입니다‥‥.”
  “저는 선생님의 사랑과 마리아 속량으로 이미 모든 것을 받았습니다.”
  “오! 아니오. 당신은 아직 많이 받아야하오. 그리고 받게 될 것이오. 이봐요. 그렇게 실망하지 말아요. 내가 당신에게 또 부탁하는 말을 할 수 있게 당신의 지혜를 내게 주시오. 당신은 여기 남아서 기다리시오‥‥.”
  “안됩니다. 그건 안됩니다. 왜 마리아와 마르타는 되고 저는 안됩니까?”
  “나는 당신이 모든 사람이 부패할 것처럼 부패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오. 오는 며칠 동안 예루살렘은 부패하고 있는 짐승의 썩은 시체가 행인의 분별없는 발길질로 갑작스레 터져서 그 둘레에 있는 공기가 썩는 것과 같을 것이오. 악취가 스며들고 독기를 풍길 것이오. 그 독기가 가장 덜 포학한 사람들까지, 내 제자들에게도 미치게 할 것이오. 내 제자들은 도망칠 것이오. 그런데 혼란에 빠진 그들이 어디로 가겠소? 라자로의 집으로 올 것이오. 지난 3년 동안에 그들이 빵과 잠자리와 보호와 피난처를 얻고 스승을 찾으려고 얼마나 여러 번 이곳에 왔었소!‥‥이제 그들이 또 올 참이오. 목자를 사로잡아 간 늑대 때문에 흩어진 양들처럼 그들은 어떤 양의 우리로 달려갈 것이오. 그들을 모아서, 용기를 돌려주시오. 내가 그들을 용서해 준다고 말해 주시오. 내가 당신에게 그들에게 주는 용서를 맡기오. 그들은 도망친 것 때문에 마음이 편안치 않을 것이오. 그들에게 내 용서에 대해 절망함으로 더 큰 죄를 짓지 말라고 하시오.”
  “모두가 도망칠 것입니까?”
  “요한을 빼놓고는 모구가.”
  “선생님, 유다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하지는 않으시겠지요? 제가 고문을 당해 죽게 해 주실지언정, 이것만은 제게 요구하지 마십시오. 집안의 치욕을 죽이기를 열망하는 제 검 위에서 제 손이 부들부들 떤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난폭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라는 유혹을 받았을 뿐입니다. 그렇지만 유다를 다시 보기만 하면 속죄의 염소 모양으로 죽일 것을 맹세합니다.”
  “당신은 그를 절대로 다시 보지 못할 것이오. 나는 단언하오.”
  “도망칠 것입니까? 상관없습니다. 저는 ‘그를 보면’ 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세상 끝까지라도 그를 따라 잡아서 죽이겠습니다.’하고”
  “당신이 그것을 바라서는 안되오.”
  “저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당신은 그렇게 못할 것이오. 그가 있는 곳에 당신은 가지 못할 터이니까.”
  “최고법원에 있을 것입니까? 성전에 있을 것입니까? 거기까지도 그를 따라가서 죽이겠습니다.”
  “거기 가 있지 않을 것이오.”
  “헤로데에게 가 있을 것입니까? 제가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전에 그를 죽이겠습니다.”
  “그는 마귀에게 가 있을 것인데, 당신은 절대로 마귀에게는 가지 못할 것이오. 그러나 그 살인할 생각을 즉시 버리시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떠나겠소.”
  “오! 오! ‥‥ 그렇지만‥‥이것은 선생님을 위해서입니다.‥‥오!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그렇소, 당신의 선생‥‥내 제자들을 받아들여 용기를 돋구어 주시오. 그들을 평화 쪽에 다시 데려오시오. 내가 평화요. 그리고 또 그 다음에도‥‥ 그 다음에 그들을 도와주시오. 베다니아는 언제나 베다니아이지요. 증오가 이 사랑의 불꽃을 흩어놓으려 하여 이 사람의 아궁이를 뒤집어 놓았다하더라도 사랑의 불꽃은 반대로 그로 말미암아 온 세상에 흩어져서 더욱 더 불을 잘 붙이게 될 것이오. 라자로 당신이 해 준 모든 것과 당신이 앞으로 해 줄 것에 대하여 당신에게 축복하오‥‥.”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선생님이 저를 죽음에서 건져 주셨는데, 제가 선생님을 지키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는군요. 그러면 제가 무엇을 했습니까?”
  “당신은 내게 당시의 집들을 주었소. 아시겠소? 그렇게 씌어 있었소. 첫 번째 숙소는 시온에 있는 당신의 땅에 있었고, 마지막 숙소도 당신 땅 중의 하나에 있을 것이오. 당신의 손님이 되는 것이 내 숙명이었소. 이 대화가 시작될 때에 당신에게 “내가 누구인지 아시오?” 하고 물었었소. 지금은 내가 대답을 하겠소. ‘나는 구속자요’ 구속자는 제헌을 마지막 희생까지 완성해야 하오. 그뿐 아니라 이것을 믿으시오. 십자가에 올라가서 세상 사람들의 시선과 멸시에 내맡겨질 사람은 산 사람이 아니라 죽은 사람일 것이오. 나는 고문으로 죽임을 당하기 전에 사랑이 상실됨으로 인하여 더 죽임을 당한 이미 죽은 사람이오. 벗이여, 그리고 또 한 가지 있소. 내일 아침 내가 예루살렘에 가는데, 당신은 시온이 나귀 새끼를 타고 들어오는 지극히 다정스러운 그의 왕을 승리자처럼 환호하며 맞이하였다는 말을 들을 것이오. 이 개선으로 인하여 착각을 일으키지 말고 당신에게 말하는 지혜가 이 고요한 저녁에는 지혜롭지 못하였다고 판단하게 되지 말기 바라오. 하늘에 줄을 그으며 미지의 공간을 거쳐 사라지는 별보다도 더 빨리 백성들의 호의는 사라질 것이고, 다섯 밤 후 같은 이 시간에는, 내일은 호산나를 외치는데 골몰할 일들을 끔찍한 모독의 말과 사나운 비난의 고함을 일제히 외치라고 벌리게 할 거짓 입맞춤과 더불어 나는 고통을 받기 시작할 것이오.
  그렇다, 오 시온성아, 오 이스라엘 백성아, 너희는 마침내 과월절의 어린 양을 가질 것이다! 너희는 그 어린 양을 오는 제식(祭式) 때에 가지게 될 것이다. 어린 양이 여기 있다. 수천 년 전부터 준비한 희생제물이다. 사랑이 티없는 태(胎)를 신혼 자리처럼 꾸며서 이 희생제물을 낳았다. 그리고 사랑이 그것을 사린다. 자 보아라. 이것은 의식이 있는 희생제물이다. 백정이 그의 목을 따기 위하여 칼을 갈고 있는데 아직 목장의 풀을 뜯어먹거나 알지 못한 채 볼그레한 주둥이를 어미 젖에 부딪는 어린 양과 같지 않다.
  나는 의식하여 그의 생명에, 엄마에게, 친구들에게 ‘안녕’이라고 말하고 제관에게로 가서 ‘여기 왔습니다!’ 하고 말하는 어린 양이다. 나는 사람들의 양식이다. 사탄은 결코 가라앉혀지지 않는, 가라앉힐 수 없는 굶주림을 가져다주었다. 사람을 배부르게 하는 음식은 한 가지밖에 없다. 그 음식이 허기를 달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음식이 여기 있다. 사람아, 여기 네 빵이 있고, 네 포도주가 있다. 오 인류야, 네 과월절의 어린 양을 먹어 치워라! 마귀의 불꽃이 이글거리는 홍해를 지나거라. 인류야, 내 피를 바르면, 너는 지옥 불을 무사히 지날 갈 것이다. 너는 지나갈 수 있다. 하늘이 내 소원에 못 견디어 벌써 영원의 문을 벙싯 연다. 오 죽은 자들의 영혼들아, 보아라! 오 살아 있는 사람들아, 보아라! 장차 한 육체를 가지게 될 영혼들아, 보아라! 천당의 천사들아, 보아라! 지옥의 마귀들아, 보아라! 오 아버지, 보십시오, 오 파라클레토, 보십시오! 희생물이 웃습니다, 이제는 울지 않습니다‥‥.
  이제 말을 다 하였소. 벗이여, 안녕히. 나는 죽기 전에 당신도 다시 못 보겠소. 작별의 입맞춤을 나눕시다. 그리고 의심하지 마시오. 그들은 당신에게 말할 것이오. ‘그자는 미치광이였고, 마귀였고, 거짓말쟁이였소! 자기가 생명이라고 말하던 그자가 죽었소’ 하고, 그들에게, 그리고 특히 당신 자신에게 이렇게 대답하시오. ‘그분은 진리와 생명이셨고, 지금도 그러하시다. 그분은 죽음을 이기셨다. 나는 그것을 안다. 그분은 영원히 죽은 자로 계실 수 없다. 나는 그분을 기다린다. 그리고 승리자의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을 비추어 주기 위해 친구가 완전히 준비해 가지고 들어 있는 등의 기름 전부가 신랑이신 그분이 돌아오실 때까지 다 타서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빛이 영원히 꺼질 수가 없을 것이다’하고. 라자로, 이것을 믿으시오. 내 소원을 따르시오. 당신의 흐느낌 때문에 잠잠하였던 저 밤꾀꼬리가 얼마나 아름답게 노래하는지 들리오? 당신도 그렇게 하시오. 당신의 영혼도 희생에 대하여 어쩔 수 없는 울음을 운 다음 당신의 믿음의 찬미가를 자신 있게 노래해야 하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강복을 받으시오.”

  제가 얼마나 고통을 당하였는지 모릅니다! 3월 1일 목요일 23시부터 금요일 새벽 다섯 시까지 밤새껏 저는 예수님이 특히 당신 어머니와 배반자에 대한 말씀을 하시고, 죽음에 대한 당신의 공포를 보이실 때, 게쎄마니의 괴로움보다 별로 덜하지 않은 큰 괴로움을 당하고 계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수난을 더 자세하게 묘사하기 위하여 딴 수첩에 쓰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명령에 복종하였습니다. 오늘 아침 제 얼굴을 보셨죠‥‥그것은 제가 겪은 고통의 희미한 모습이었습니다‥‥그리고 저는 그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찌할 도리가 없는 수치심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