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나는 말할 수 없이 기분좋게 잠을 깼다. 아직 꿈속을 헤매고 있었는데, 느린 자장가를 조용히 부르는 아주 깨끗한 자장가 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나 느리고 예스러운지 옛날의 성탄 자장가 같이 들렸다. 나는 점점 더 커지는 행복을 내게 주고 그 조용한 소나기로 잠을 깨워 주는 그 주제와 목소리를 열심히 듣고 있었다. 마침내 나는 잠에서 깨서 알았다. 그래서 나는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하고 말하였다. 노래를 부르는 분이 어머니이셨으니까. 그리고 “너도 잘 있었니? 와서 행복을 누려라!” 하고 내게 말씀하시고 나서 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셨다.

  나는 베들레헴의 집, 마리아가 지내던 방에서 예수를 잠들게 하려고 흔들어 주고 있는 것을 보았다. 방안에는 마리아의 베틀과 바느질감이 있었다. 마리아는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 주려고 일을 중단한 것 같았다. 아니 기저귀라기보다는 오히려 씨트라고 해야 옳겠다. 벌써 몇 달, 여섯 달이나 많으면 여덟 달은 되었을 아기였으니까. 아기가 잠이 들면 일을 다시 시작할 작정이었다.
  저녁 무렵이었다. 벌써 황혼이 완전히 깔리면서 군데군데 황금빛 구름이 떠 있는 하늘이 고요하였다. 양떼들이 양우리로 돌아오면서 꽃이 핀 풀밭의 마지막 풀을 뜯고 부리를 틀면서 울고 있었다.
  아기는 잠이 이내 들지 않았다. 이가 나려고 하기 때문이거나 어린아이에게 흔히 있는 어디가 좀 아픈 것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처럼 좀 흥분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겨우 아침이 되었을까 말까 한 그 시간의 어둠 속에서 종이 조각 하나에 쓸 수 있는 대로 썼던 것을 지금 여기에 옮겨 쓰는 것이다.

  “주님의 양떼 같은 금빛 구름들아, 꽃이 만발한 풀밭에서는 또 다른 양떼가 쳐다본다. 그러나 내가 세상에 있는 모든 양떼를 다 가진다 해도, 항상 네가 내게 가장 소중한 어린 양일 것이다.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울음을 그쳐라‥‥
  저 하늘에서 빛나는 수많은 별들이 내려다본다. 아리따운 네 눈동자들을, 아아! 더는 울리지 말아라. 청옥색 네 눈은 내 마음의 별들이다. 네 눈물은 내 고통이로구나! 아아! 울음을 그쳐라.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울음을 그쳐라‥‥
  천국에 있는 빛나는 모든 천사들이 네 얼굴을 보고 즐기려고 순진한 너를 위해 화관을 만든다. 그러나 너는 울면서 엄마를 찾는구나. 엄마를, 엄마를, 여기 네 곁에서 ‘자장’, 자장, 자장, 자장‥‥ 하고 말하는 엄마를 찾는구나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울음을 그쳐라‥‥
  하늘이 온통 볼그레해졌다. 다시 새벽이 되었지만, 엄마는 네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아직 자지 않고 있다. 잠이 깨면 너는 ‘엄마’ 하고 부를테지. 그러면 나는 ‘아가’ 하고 대답하면서 네게 입맞추고 젖과 함께 네게 사랑과 생명을 주리라.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울음을 그쳐라‥‥.
  네 엄마가 없으면 네가 하늘을 꿈꾸더라도 그대로 있을 수가 없다. 오너라, 오너라! 내 베일로 가려 너를 잠들게 해 주마, 내 가슴은 네 베개, 내 팔은 네 요람, 내가 네 곁에 있으니 아무것도 두려워 말아라. 자장, 자장, 자장‥‥ 울음을 그쳐라.
  나는 언제나 너와 같이 있겠다. 너는 내 마음의 생명이다. 아가 자는구나‥‥ 가슴에 내려앉은 꽃 한 송이라고나 할까. 아가 자는구나‥‥ 조용히들 하거라! 어처면‥‥ 어쩌면 아기가 거룩하신 아버지를 뵙고 있는지도 모르니‥‥ 이렇게 뵙는 것으로 내 온유한 예수의 눈물이 닦아지는구나‥‥아기가 잔다, 잔다, 잔다, 잔다, 울음을 그쳤다‥‥.”
  이 광경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말할 수가 없다. 아기를 흔들어 주고 있는 한 어머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어머니이고 어떤 아기인가! 이 작으면서도 위대하고 매혹적인 광경에 어떤 우아함과 어떤 사랑, 어떤 순수함, 어떤 하늘이 있는지 생각할 수 있다. 그 광경을 생각만 해도 나는 즐겁고, 그 광경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을 확증하려고 이 곡조가 남아있어 당신들에게도 그것을 들려주려고 당신들을 위하여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마리아와 같은 지극히 깨끗한 은구슬 소리를, 동정녀의 동정녀다운 목소리를 가지지 못했다!‥‥ 나는 보잘 것 없는 아코디언 같은 것이다. 그러나 상관없다. 나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겠다. 성탄의 구유 둘레에서 이 노래를 부르면 얼마나 아름다운 목가가 되겠는가! 엄마가 처음에는 나무로 만든 요람을 천천히 흔들고 있었다. 그러다가 예수가 진정되지 않는 것을 보고는, 요람 곁에 열린 창문 근처에 앉아서 아기를 안아 무릎에 올려놓고 노래의 리듬에 맞추어 천천히 흔들어 주면서 자장가를 두 번 되풀이하였다. 그 때에야 아기 예수는 그 작은 머리를 엄마의 가슴쪽으로 돌리고 눈을 감고, 한 손은 어머니 가슴 위에 닿은 볼그레한 뺨 곁에 얹고, 또 한 손은 가슴위에 내려뜨린 채 작은 얼굴을 따뜻한 엄마 품에 파묻고 잠이 들었다. 마리아의 베일은 그의 거룩한 어린 아들을 덮어 주고 있었다. 그런 다음 마리아는 한없이 조심하며 일어나서 예수를 요람에 내려놓았다. 마리아는 아기를 가벼운 린네르천으로 덮어 주고, 파리와 바람을 막기 위하여 베일을 파서 덮었다. 그리고 그의 소중한 아들이 잠든 것을 들여다보느라고 거기에 그대로 있었다.
  마리아는 한 손은 가슴에 얹고, 또 한 손은 아기가 깨려고 하면 흔들어 줄 채비를 하고 아직 요람에 댄 채, 요람쪽으로 약간 몸을 구부리고 환히 미소짓고 있었다. 그동안 어둠과 고요가 땅 위에 내려와 동정녀의 작은 방에 스며들고 있었다.
  얼마나 평화롭고!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이 광경에 넋을 빼앗겼다!

  이것은 굉장한 환상이 아니다. 그래서 이것이 아무 특별한 것도 알려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른 환상들의 전체 속에서 쓸데 없는 것이라고 판단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것을 안다. 그러나 내게는 이것이 하나의 참된 매력이다. 그래서 이 환상을 나는 높이 평가한다. 그것은 이 환상이 내 정신을 어머니의 손으로 다시 만들어진 것같이 평온하고 순수하고 사랑이 가득 차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뜻으로 이 환상이 당신들의 마음에도 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린아이들”이다. 그것이 낫다. 예수님의 마음에 드니까. 유식하고 까다로운 다른 사람들은 마음대로 우리를 “유치하다”고 생각하리라. 우리는 그런 것 상관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