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혀와 언어 >

1. 만일 누구든지 말로써 상처를 주지 않는다면 그는 완전한 사람이다. 아들아, 네가 네 자신을 신심가라고 생각하면서도 네 혀를 제어하지 않고 네 마음을 따로 이끈다면 네 신심은 헛된 것이다. 네 입은 하느님의 성전이며 그리스도의 지성소이다. 네 목구멍은 축복의 원천이며 찬미와 기도와 감사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네 혀는 거룩함의 뿌리이므로 거룩한 소리를 통하여 빛의 아버지로부터 은총을 발하는 데 알맞고, 제단에서 하느님께 나아가는 데 알맞도록 만들어졌다. 아들아, 하느님과 아버지를 찬미하는 혀로써 사람들을 저주하는 것은 천부당 만부당한 일이다. 같은 샘에서 달고 쓴 물이 계속해서 나올 수 없고 축복과 저주가 동시에 나올 수 없음은 진리이다.

2. 사람들은 자기들을 잘 따르게 하기 위해 말에 재갈을 물린다. 선원들은 선장의 명령 한마디에 작은 키로 큰 배를 움직인다. 영혼의 목자들은 자기의 거룩한 강론을 통하여 양들이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도록 한다. 사제들 중에서 누가 악의 있고 치명적 독기가 가득찬 말을 올바로 길들일 줄 아는가?

3. 아들아, 네 작은 방 안에서 마음의 문을 닫고 네 말들을 다시 생각하고 열심히 네 혀를 규명하여라. 지혜롭고, 근신하고,평화롭고,단정하고,권고적이고,착한 것들을 따르고, 아주 자비롭고, 좋은 열매를 맺고, 판단하지 않고 겉 꾸미지 않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라.

4. 사랑하는 아들아, 너의 혀로써 짓는 대죄를 미워하고 능욕과 욕설, 비방과 모함, 설독,과 저주, 음담패설을 토하지 말아라.실제로 너는 다른 많은 이에게 상처를 주고 사방에서 혀로 실수하고 있지 않느냐?  네 혀는 상처를 주는 화살도 아니고 뱀의 혀처럼 뾰족하지도 않지만 불평과 비난과 판단으로써 하느님의 사절인 네 장상들에게 때때로 상처를 입힌다. 너는 형제들의 단점들을 감추어 주지 않고 드러내며, 기회 있을 때마다 함부로 퍼뜨리고 혹은 이미 알려진 것들에 대해 비난하며 헛되이 논쟁한다. 목자이고 아버지인 네가 네 양들의 잘못이나 악습에 대해 비밀을 지켜야 함을  잘 알면서도 아무런 필요와 이유 없이 드러낸다. 너는 유머와 농담을 구실로 친구들을 지나치게 놀리고 우롱하며 그들을 부끄럽게 하고, 분노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작은 불씨를 큰 분노의 불꽃으로 키운다. 마음에 감추어진 시기와 질투에 못 이겨 다른 이들의 노력이나 순조로운 성공과 명예를 네 말들로써 때때로 억누르고 깍아 내려 빛 바래게 한다. 악을 행하면서  악으로 다져지고 열심한 이를  비웃으면서 완덕에서 멀어져 간다. 너는 네 양들과 가까운 사람들과 일꾼들과 가족들에게 지나치게 모질게 말하고 아무 이유없이 저들을 심하게 질책한다. 너는 사제로서 온순해야 한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항상 화를 내며 혹독하게 말한다.

5. 물론 네가 고해 비밀을 누설 하기보다는 차라리 죽기를 더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너는 성무와 고해성사에 대해 너무 경솔히 말한다. 해석해주고 충고해 주어야 할 것은 얼마 되지 않는데 너는 너무 많은 말을 한다. 그리하여 너는 분별없는 자로 인식되어 고백자들이 별 신뢰와 성의 없이 고백하도록 만들었다.

6. 그런즉 어떻게하든 순결한 자가 되고 네 입에서 절대로 더러운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여라. 농담이나 쓸데없는 우스갯소리를 만들지 말고, 네 말들이 예의 범절의 일정한 한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여라.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너를 경솔하다고 말하고, 무게 있는 사제가 아니라고 할뿐 아니라 온갖 부정에 대해 진실하고 완전한 마음으로 맞서 싸우지 않는 사제로 보인 것이다.

7. 모독의 말을 하거나 절대적 맹세를 발하는 것보다 그러한 네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단속하길 더 원하여라. 사실 덜 열심하고, 자기 구원에 덜 힘쓰는 사람들에게는 네가 흔히 쓰는 모독이나 허황된 맹세가 더 친근하게 다가갈 것이다. 그러나 이것 때문에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고, 네가 사제다운 말투보다 군인의 말투를 쓴다고들 말한다.

8. 너는 신앙과 온갖 거룩함에 대해 확실하고 깊은 존경을 드러낼 것이다.  너는 성서의 말씀들을 장난조로 경솔하게 혹은 다른 어떤 천한 말과 섞지  말아라. 이는 하느님의 말씀을 욕되게 하는 짓이다.

9. 네가 진정 거짓말을 싫어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너는 어떠한 상황에 처했을 때 가볍게 말을 돌리거나 임기응변으로 건너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러한 일을 통해서 네가 많은 이에게 죄를 지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하지 않겠느냐?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고 감히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10. 그러므로 너는 넘어지지 않고 네 말로 너 자신을 죽이지 않도록 네 입에 엄한 파수꾼을 두어 네 입술을 잘 지켜라. 쓸데없이 지껄인 말에 대해 셈 바칠 것을 상기하면서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가운데 너를 지켜라.
너무 자유로운 자가 되지 말아라. 마음의 경솔함 때문에 자주 죄에 떨어진다. 몸에 배인 습관에 대항하여 용감히 싸워라. 습관은 또 다른 습관으로 극복해라.  가능한 한 사람들의 소란스러움을 조심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네가 그 분위기에 휘말려 너를 지키려는 노력이 헛되게 된다.진지하게 지켜라. 나태는 입을 지키지 못한다. 많이 말하지 말아라. 많은 말에는 죄가 없지 않고, 말로써 하는 것보다 침묵하는 것이 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아들아, 나를 믿어라. 네가 아무리 좋은 평판으로 빛난다 하더라도 머지않아 네가 한 과도한 말로 인해 스스로 마음이 언짢을 것이다. 착하고 평화스런 습성을 간직하여라. 다른 사람들에 대해 침묵을 지켜라. 그리고 무분별 하게 모든 것을 믿지 말고 대중의 송사에 함부로 뛰어들지 말아라.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든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관해 쓸데없이 상관하지 말고 오직 네가 무엇을 해야 할지 살피고, 먼저 네 자신에 대해 열중하여라. 말을 해야 할 때에는 선하고 건설적인 것만을 말하도록 주의할 것이다. 응답을 해야 할 때에는 항상 네 말이 은총 가운데서 지혜의 소금에 절여진 것이 되도록 힘쓸 것이다.
아들아, 이것을 지켜라. 이로써 너는 혀를 길들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