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메쥬고리예를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만난 많은 젊은이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나는 8월 초 메쥬고리예에서 개최된 세계 청년 대회에 참가한 독일의 단체들을 위해 마리아 슈네 축일 전야에 강연을 했었다.
   젊은이들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천적인 것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을 보는 것은 내게 큰 기쁨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극히 세상적인 것에서 행복을 찾는다. 그러나 메쥬고리예에서 나는 그들이 하느님을 찾는 것을 보았다.

두 세계
   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저녁마다 성당에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8월의 더위를 피해 바닷가에 나갔다가 온 듯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손에는 묵주가 들려 있었다. 그들은 몇 명씩 모여 여러 시간 동안에 기도에 깊이깊이 잠겼다. 나는 마리아께서 지금까지 “세상” 속에서 세속적으로 살고 있던 당신의 자녀들을 찾아 당신께로 이끄시는 것을 보았다. 메쥬고리예에서 세상의 공기는 하늘나라의 공기와 만나 이 초자연적인 공기, 하느님의 공기 속으로 섞여들었다.

기도, 단식, 참회
   나는 교황님께서 메쥬고리예에 대해 하신 아름다운 증언을 기억한다. 1989년 8월 1일, 교황님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진력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큰 감사를 전했다. 태아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교황님의 중대한 관심사이다. 이 의사들은 메쥬고리예를 위해서도 열심히 일한다. 그들은 발현을 목격한 자들의 황홀경을 학문적으로 연구하였고, 지금은 메쥬고리예에서 일어난 모든 치유의 기적을 분석한다. 교황님께서는 이들에게 메쥬고리예에 대하여 매우 아름다운 말씀을 하셨다.
   “오늘날 세계는 초자연적인 것을 잃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추구하였고, 지금은 메쥬고리예에서 기도와 단식과 참회를 통해 그것을 발견했습니다.”
   교황님의 이 말씀은 참으로 아름다운 증언이다! 오늘날 세상은 하느님을, 하느님의 의미를, 초자연적인 기적을 정말로 잃어버렸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추구하고 있으며, 복음이 권하는 방법인 기도와 단식과 참회를 통해 메쥬고리예에서 그것을 발견하고 있다.

쇄신
   하느님께서는 마리아를 통해, 루르드와 파티마와 다른 모든 성지에서의 마리아의 발현을 통해 사람들을 다시금 당신께로 인도하고자 하신다. 교황님께서 독일을 방문하셨을 때 케벨라에서 이런 강연을 하셨다. “구원의 역사가 시작된 곳과 세상의 중심지는 번창한 대도시들이 아닙니다. 역사의 참된 중심지는 사람들이 모여 조용히 기도하는 장소입니다.” 기도가 행해지는 곳, 그곳이 결정적인 곳이다. 죽음 후의 우리 삶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사건에 대해서도.

하느님의 자비
   신념에 찬 사람들은 메쥬고리예를 찾아와 기도하고 큰 희생의 의무를 진다. 실제로 하느님께서는 오늘날 마리아를 통해 그리고 이 메쥬고리예를 통해 세상을 쇄신하신다. 파티마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는 러시아의 회개를 굳게 약속하셨다. 나는 기도 중에 마리아께 여러 번 물었다. “왜 러시아에는, 모스크바에는 발현하지 않으십니까?”
   그런데 여기 메쥬고리예의 마리아 발현에는 새롭고 아름다운 점이 있다. 마리아께서 사회주의 나라의 순례자들이 쉽게 올 수 있는 곳인 사회주의 땅에 발현하신 것이다. 사람들은 파티마의 발현을 두고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자본주의자들의 계략이라고 말해왔었으나 메쥬고리예 발현으로 그들은 더 이상 그렇게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하느님의 어머니께서는 공산주의자들의 땅에 발현하신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마리아를 더 이상 정치적으로 비난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곳 메쥬고리예에는 실제로 헝가리, 폴란드, 체코, 루마니아, 심지어 러시아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나는 러시아의 회심이 마리아의 중대 관심사라고 믿는다. 마리아는 파티마에서 그것에 대해굳게 약속하셨고 강조하셨다. 50여 년 전에 교황 비오 12세께서 말씀하셨듯이, 러시아에서 무엇이 사라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파티마의 모든 메시지를 이해할 수 없다.
   파티마의 루치아 수녀는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마리아가 러시아에 대해 처음 말씀하셨을 때, 우리들은 ‘루시아'(‘러시아’의 포르투갈어 발음은 ‘루시아’이다)가 죄를 진 한 여인의 이름일 것이며 그녀의 회심을 위해 우리가 기도해야 한다고 믿었다.”
   마리아는 파티마에서 이 “여인” 러시아에 대해 여러 번 말씀하셨고 러시아가 회심하리라고 힘주어 약속하셨다. “그러나 내 티없는 성심은 마침내 승리할 것이다!”
   어머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자녀를 구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위험에 처한 자녀들을 구하는 것이다. 마리아의 모성적 걱정은 전세계에 해당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하느님의 자비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은 영원히 죽을 위험에 빠져 있는 무신론자들이다.

소돔과 고모라
   언젠가 교황님께서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다. “그래, 러시아가 회심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성흔을 받은 성덕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비오 신부의 말을 교황님께 들려주었다. “무신론자가 있는 만큼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있다면 러시아는 회심할 것입니다.” 그리고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비오 신부님의 말씀은 ‘바라고 믿고 사랑하라. 믿지 않는 자들을 위해. 무엇보다 하느님의 자비를 가장 필요로 하는 그들을 위해,’ 라는 파티마의 메시지와 다를 게 없습니다. 아마도 그 수에 있어서 우리는 비오 신부가 그랬던 것처럼 낙관해도 좋을 것입니다. 만 명의 주민이 살았던 도시에서 의인 열 명이 있었더라면 구해졌을 도시, 소돔과 고모라(창세 18,23-33)의 예가 성서에 있으니까요.” 교황님은 계속해서 이렇게 물었다. “오늘날 세계를 구하는 데는 몇 명의 의인이 필요할까요?” 그것은 하느님의 지상 대리자에게 아주 중대하고도 진지한 문제이다.
   하느님께서는 소돔과 고모라를 벌하려고 하셨을 때 먼저 아브라함에게 알리셨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협조자로, 또 수많은 후손들의 선조로 택하셨던 아브라함에게 왜 그 사실을 숨기지 않으셨을까?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이 소돔과 고모라를 구하기 바라셨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이 열 명의 의인을 찾아냈더라면, 아니 하느님께 더 졸라서 다섯 명 아니 세 명의 의인이라도 흥정하여 찾아냈더라면, 소돔과 고모라는 멸망하지 않았으리라.
   오늘날 이 임무는 마리아에게 주어졌다.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며 우리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에게는 확신이 있다. 마리아가 필요로 하는 의인의 수는 최소이다. 마리아는 이제 세상 구원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러시아의 회심을 위해 “열 명의 의인”을 찾고 계신다. 그것 때문에 벌써 8년 동안이나 발현하고 계신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내게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믿을 수 없다! 하느님의 어머니께서 매일같이 어린이들에게 나타나는 것 말고는 하실 일이 없단 말인가?”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렇다면 그런 일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세상이 거룩하다는 말인가? 성모님께서 이 세상을 보시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계실 수 있다는 말인가?” 나의 어머니도 만약 당신 자식이 위험에 빠져있다는 것을 아신다면 똑같은 일을 하셨을 것이다. 주무시지도 못하고 쉬지도 못하실 것이다. 그것이 어머니들의 본성이다! 자녀들을 구하는 것, 그것이 어머니의 첫 번째 임무이다.

서로 도와라
   마리아는 착한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을 위해 애쓰도록 도움을 청하신다. 그것은 하느님의 계획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미 말했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책임져야 한다. 예를 들면, 홍수가 날 때 누가 살아남을 수 있는가? 오로지 수영을 잘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은 또한 다른 많은 사람들도 구할 수가 있다.
   도덕적 관점에서 보는 홍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성모님의 메시지는 신, 망, 애, 덕으로 하느님을 흠숭하는, 즉 ‘생명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영적으로 수영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진력하라는 호소이다. 나는 그것을 메쥬고리예에서 본다. 마리아는 그곳에서 자신들의 구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구원하는 데 진력하도록 많은 자녀들을 찾고 부르신다. 사람들은 메쥬고리예에서 하느님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분주한 이들을 본다.
   내가 메쥬고리예 모임 때문에 제노아에 갔을 때 그곳 추기경이셨던 지금은 돌아가신 시리(Siri) 추기경이 저녁 식사 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는 메쥬고리예에 다녀온 사람들이 사도가 되는 것을 주목합니다. 그들은 교구를 쇄신합니다. 그들은 모음을 만들고 성체 앞에 모여 기도를 합니다. 그들은 강연회를 열고 대화를 이끌고, 사람들을 메쥬고리예로 인도합니다. 이 기도 모임들은 점점 커가고 교회를 쇄신합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침례교인이나 재림론자, 유대교인들은 우리 가톨릭 신자들보다 훨씬 더 가족 같다. 우리에게는 그런 점이 부족하다. 그러나 메쥬고리예에서는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새로운 가족 정신을 이어받기 때문에 그곳에 모인 사람 모두를 하나의 가족으로 여기게 된다.
   내가 미국이나 다른 곳에 가서 메쥬고리예 뿐만 아니라 파티마나 다른 주제에 대해 강연을 할 때면, 메쥬고리예에 갔던 사람들이 찾아와 강의를 듣곤 했다. 그러면 나는 곧 그들을 한 가족처럼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이 성령의 힘이라고 고백한다. 마리아는 모든 사람들의 어머니이시다. 우리가 마리아를 참된 어머니라고 고백하면, 우리가 흑인이건 아시아이건 무슨 언어를 쓰건 마리아의 자녀임을 서로서로 고백하게 되는 것이다.

기도와 희생
   파티마의 첫 번째 발현 때 마리아가 어린이들에게 맨 처음 요구한 것은 ‘주님께서 주시는 매일의 십자가와 모든 고통을 죄인들을 위해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라는 것이었다. 마리아는 그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공동 구속자로서의 임무를 요구하신 것이다. 마리아가 십자가 밑에서 고통을 겪고 공동 구속자가 되었듯이,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 역시 공동 구속자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오늘날 마리아는 당신의 가족을 활성화시키고 계신다. 그녀의 첫번째 임무는 구약성서에 나와있다. “나는 너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창세3,15).
  오늘날 사탄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그 추종자들은 백만 명에 이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리아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죄인들의 구원을 위해, 하느님의 자비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진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려고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활성화시키고 계신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러한 마리아의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마리아를 공경하고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리아의 승리는 역사 안에서 가장 위대한 승리가 될 것이다. 우리는 사탄의 깃발이 하느님과 거룩한 모든 것에 대적하여 올려지는 것을 보았다. 역대 교황들의 여러 호소들을 분석해보면, 사탄은 1917년 러시아 혁명을 통해 하느님께 전쟁을 선포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마리아는 그녀의 진정한 임무로 이 선전포고를 받아들이고 이에 응하였으며, 파티마에서 당신의 승리를 예언하셨다. 이 승리는 곧 하느님의 승리이며 하느님의 자비이다. 어머니의 마음은 자비의 상징이다.
   이제 사탄과 마리아 사이에 두 번째 전쟁이 벌어졌다. 이 전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파티마와 메쥬고리예의 메시지대로 하느님의 자비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단식하며 희생해야 한다. 둘째, 성서를 읽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몇 년 전 내가 러시아에 갔을 때, 그곳 신자들이 내가 로마에서 왔다는 것을 알고 “교황님께 우리의 안부를 전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나는 알겠다고 대답하고 교황님께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성서! 성서! 성서를 보내주십시오. 우리말로 된 성서를 보내주십시오!” 내가 이 일을 교황님께 말씀드리자 교황님은 이 일에 깊은 인상을 받으신 듯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렇군요. 그들은 금도, 돈도, 먹을 빵도 요구하지 않는군요. 그들은 다만 하느님의 말씀을 원하고 있군요.” 그러나 수많은 러시아 민족에게 줄 천만 권이나 천 오백만 권의 성서를 교황님 혼자서는 마련할 수가 없는 것이다. 성서를 보내달라는 러시아로부터의 외침, 교황님께 드리는 이 청원은 모든 가톨릭 신자들에게 하는 청원이다. 성서가 없는 모든 형제 자매들에게 성서 한 권을 주는 것은 모든 신자들, 특히 마리아의 자녀인 우리들의 진정한 의무일 것이다.
   러시아에서 정교회 신부들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리는 세례식 때에 어린이의 가슴에 십자가를 대어주고 나중에 그 십자가를 그 어린이에게 주는 관습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제가 십자가를 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제들은 십자가를 하나밖에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미 많은 가톨릭 사제들에게 ‘그렇게 상징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러시아에서 흔히 그랬듯이 세례식 때 아이에게 십자가를 준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15실링 정도밖에 되지 않는 ‘단순한 십자가’지만 동방 교회의 사제들에게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동방 교회의 사제들뿐만 아니라 매우 많은 사람들이 메달과 묵주를 원하고 있다. 누가 묵주나 성서나 십자가를 그들에게 보낼 것인가? 오로지 성서를 읽고 성서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만이, 묵주기도를 바치고 묵주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만이, 십자가를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사람만이 그 마음을 이해할 것이다. 배고픈 사람들에게 줄 빵을 모으는 것보다는 성서를 모으는 것이 훨씬 쉬울 것이다. 왜냐하면 성서를 읽고 소중히 여기는 그리스도인은 아마도 10퍼센트밖에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너무 늦었다
   이런 도움은 매우 시급한 일이다. 왜냐하면 동방은 하루가 다르게 아주 빠른 발전을 하고 있어서 내일이면 너무 늦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우리의 전교 활동이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아마도 우리의 선교 행렬이 마지막일 것이다. 러시아에는 이미 침례교인과 재림파와 여호와의 증인과 오순절 주의자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그들은 수백만 권의 책을 준비하고, 수천 명의 사도들과 러시아어를 말할 줄 아는 평신도들과 기술자와 과학자 등을 동방에 보내고 있다.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하느님의 도우심뿐이다. 마리아는 지금 우리에게 기도와 희생,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 그리고 성서 보급을 위한 헌금과 사목적인 도움을 통해 전교에 임하라고 요구하신다.
   러시아에는 지금까지 백화점과 공공 건물로 쓰였던 수백 개의 교회가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를 사용하려면 일정한 시간 안에 빨리 서둘러야 한다. 국가는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다. 러시아의 그리스도인들은 교회를 다시 사용하기 위해 그곳을 청소하고 수리하느라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성작, 성체포, 성작수건, 성광, 주수병 등 필요한 것이 너무나 많다.
   러시아의 사제들은 이제 칠팔십 세가 되었다. 그들은 이제야 비로소 공식적으로 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은 교회를 다시 꾸미기 위해 우리에게 성구를 청해왔다. 그래서 나는 폴란드 추기경과 함께 로마에서 가장 싼 성작 등을 구해서 러시아로 보냈고, 교황님은 당신이 받았던 많은 것들을 그곳으로 보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아직 너무나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러시아는 순교자의 피가 뿌려진 곳으로 사제 성소에 대한 부르심이 많은 곳이다. 인스부르크에는 로마에서 공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세 명의 러시아 신학생들이 있다. 러시아와 폴란드에는 이들처럼 후원이 필요한 신학생들이 많다. 서방에서는 가족이나 주교가 한 명의 신학생을 책임지고 후원한다. 그러나 동방에서는 사제가 되려는 사람에게 후원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러시아의 복음화를 위해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희생할 준비
   돈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은 ‘마음’을 줄 수 있다. 러시아의 구원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우리들은 수많은 무신론자들을 영적인 방법으로 ‘입양’하고 마리아에게 이렇게 청해야 한다. “마리아님, 저는 그들을 위해 고통을 참아 바치고 기도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한 명 또는 열 명의 무신론자를 회심시키는데 얼마만큼의 희생이 필요하신지 말씀만 하십시오.” 그러면 마리아는 틀림없이 우리에게 말씀해주실 것이다.
   헌금을 하려는 사람들은 그 액수가 얼마든지 간에 단식하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포기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나는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러시아의 어린이를 위해 성서 한 권을 봉헌하기를 원합니까? 그런데 성서는 여러분이 가질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여러분의 부모님께 요구해서는 안됩니다. 성서를 봉헌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이나 장난감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파올로 신부님, 저는 벌써 열 번이나 아이스크림을 포기했어요!”라는 편지와 함께 자신의 용돈을 보내왔다. 올해에도 만 명의 어린이가 최소한 한 권의 복음서를 위해 절약을 하였다. 아이들은 우리에게 봉투를 받아서 “러시아의 회심한 사람을 위한 복음서”라고 쓰고 그것을 특별히 조직된 순례단에게 맡겨 교황님께 보냈다. 이 어린이들은 그 일을 큰 기쁨으로 여기고 기꺼이 동참했다.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이 절약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자신이 모든 것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쳐서는 안 된다. 특히 복음을 전하고 영혼의 구원을 위한 희생의 마음으로 절약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이콘의 나라, 마리아의 땅
   텔레비젼과 신문에는 요즘 매일같이 러시아에 관한 보도가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 정치 경제에 관한 것으로 그리스도교적인 필요와 의무 등 그리스도를 믿는 러시아에 대해서는 거의 보도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런 것에 관한 기사를 쓴다면 좋을 것이다. 러시아는 사실 마리아의 나라이다. 마리아는 그곳에서 공경받아 왔다. 많은 러시아의 작가들이 러시아를 마리아의 나라로 묘사해왔다. 러시아의 모든 가정에서는 언제나 이콘을 찾아볼 수 있다. 마리아가 그렇게 공경받고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이탈리아나 폴란드에서도 그 정도는 아니다.
   나는 사탄이 마리아와 마지막 전쟁을 치를 전장으로 러시아를 택한 것은 전략적 실수라고 생각한다. 사탄은 그 곳에서 패배할 것이다. 마리아는 러시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사탄은 러시아를 잃을 것이다. 마리아는 러시아에 대해서 그 어떤 다른 나라보다도 굳게 약속했다. 우리는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마리아를 공경하는 자들이 오늘날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 독일의 잡지 ‘Medjugorje’ 1989년
– 마리아지 124, 12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