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네 자신의 비참, 네 마음의 싸움과 고뇌. 네 몸의 불편과 병을 나는 알고 있다. 네 비천함과 네 죄도 나는 환히 보고 있다.
그러나 그것과는 상관없이 나는 네게 말하고 싶다.
“네 마음을 원한다. 지금 그대로의 네가 좋으니 나를 사랑해 주렴”
사랑에 몸을 맡기려고 천사가 되기까지 기다린다면 아무리 기다려도 너는 나를 사랑하지 못하리라.
임무 수행이나 덕을 실천하는 데 네가 꾸물거려도
그리고 두 번 다시 범하고 싶지 않은 잘못에 종종 떨어져도
그렇다고 그것을 구실로 나를 사랑하지 않음을 나는 그냥 내버려둘 수 없다.
지금 그대로의 네가 좋으니 나를 사랑해 주렴.
언제 어느 때나, 열심할 때나, 메마른 때나
충실할 때나 불충실할 때도 나를 사랑해 주렴. 지금 그대로 좋으니까…
나는 네 빈약한 마음의 사랑으로 만족한다.
만일 완전한 사람이 되기까지 기다린다면 너는 아무리 기다려도 나를 사랑하지 못하리라.
내가 모래 한 알로 깨끗하고 고귀함과 사랑으로 빛나는 세라핌을 만들지 못한다고 여기는가
나는 전능하다.
전능한 내가 저 훌륭한 천사들을 제쳐놓고 오히려 네 마음의 초라한 사랑을 선택하더라도 나는 사랑의 지배자로 행동할 뿐이란다.
아이야, 너는 나를 사랑해 주렴. 네 마음을 원한다.
물론 조금씩 네 진보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너를 나는 사랑한다.
그러니 네게도 이렇게 하길 바란다.
가련하고 낮은 곳에서 사랑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싶구나.
나는 네 약함도 사랑한다. 약하고 가난한 자의 사랑을 원한다.
하찮은 자의 입에서 나오는 “예수님,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부르짖음을 듣고 싶구나.
나는 네 마음의 노래만을 원한다. 네 학식도 재능도 내게는 필요 없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은 사랑으로 일하는 네 자신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네 덕은 아니다.
덕이라면 네게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너는 약하기에 덕을 가지면 자기 만족에 빠질 것이다.
그러므로 덕이 있든 없든 얽매일 필요는 없다.
너를 위대한 자로 만들어도 좋겠지만 그만두자.
너는 쓸모 없는 종으로 있음이 그것으로 좋다.
나는 네가 가진 작은 것까지 빼앗는다.
너는 사랑 때문에만 만들어 졌으니까.
지금 나는 거지처럼 네 마음의 문 앞에 섰다. 왕중에 왕인 내가 말이다.
그리고 네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서둘러 열어주렴.
네 가련함을 문을 열지 못하는 핑계로 삼지 말아라.
가련함이라고 하는데 만일 네 가련함을 정말 안다면 부끄러워 죽어버릴 것이다.
내 마음을 상하게 함은 네가 나를 의심하고 내게 신뢰가 모자라는 점이다.
제발 낮에도 밤에도 끊임없이 나를 생각해 주렴.
아무리 하찮게 여겨지는 일이라도 사랑 때문에만 행하기를 바란다.
나를 기쁘게 해 주렴.
어쨌든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그대로가 좋으니 나를 사랑하는 것을 내 어머니를 내가 준다.
모든 것을 이 어머니의 깨끗한 마음을 통해서 받으려무나.
어떤 일이 일어나도 사랑에 몸을 맡기는데 성인이 되는 날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
몇 번이고 되풀이하는데 기다린다면 아무리 있어도 나를 사랑할 수 없으리라.
자, 지금 당장 나를 사랑해 주렴.
몬시뇰 르블랑 / 부산 가르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