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간 신문에서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사건의 하나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꼽은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내에서뿐만 아니라 바깥 세상에서도 대 변혁의 사건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런 변혁의 결과가 주었던 후유증은 너무도 큰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성직자, 수도자들이 환속을 하였고 교회를 떠났습니다. 교회가 곧 쓰러질 것 같은 위기감도 있었습니다.그때 한 노 수사님께서 교황님께 알현을 요청하였습니다.

수사님은 교황님께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이 혼란의 시기에 우리가 지녀야 할 영성은 무엇입니까?
예수 성심 영성입니까? 성령의 영성입니까?
성모신심의 영성입니까?,
아니면 프란치스코성인의 가난과 순명의 영성입니까?”

오랜 기도 끝에 내리신 교황님의 답변은 이러하셨습니다.

“이 변화의 시기에 우리 신앙인들이 지녀야 할 영성은
예수 성심영성도, 성령의 영성도,
성모신심의 영성도, 프란치스코 성인의 가난과 순명의 영성도 아닙니다.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영성은 ‘교회를 사랑하는 영성’입니다.”

주님이 누구신지 모르는 이들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백이 아니라 예수께서 이루어 놓으신 반석 위의 교회가 찬연히 빛나도록 교회 구성원 모두가 빛과 소금 역할을 다하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죽음의 힘도 교회를 어쩌지 못하도록 교회를 사랑하는 영성, 어쩌면 그 영성이 가장 필요한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야곱의 우물] 춘천교구 배광하(신부님)강론에서*
* 옮긴이 주 – 사랑하는 엘리사벳 자매님이 올려주신 것을 옮깁니다. 새삼 중요성을 느끼게되는 밤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