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마리아의 집에서는, 겨우 새벽이 되었는데 벌써 사람들이 일어났다. 보통 때 같으면 전도하러 나가 있을 사도들도 있는 것을 보면, 안식일인 것 같다. 불과 뜨거운 물을 많이 준비하고, 마리아가 밀가루를 체로 치고 빵을 만들기 위하여 반죽 하는 일을 도와준다. 작은 노파는 소녀가 흥분하는 것처럼 몹시 흥분하였고, 부지런히 일을 하면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묻는다.
  “정말 오늘이요? 그리고 다른 방들은 준비가 됐어요? 여자들이 일곱 명이 되지 않는다는 게 확실해요?”
  어린 양 한 마리를 구울 준비를 하느라고 가죽을 벗기고 있는 베드로가 모두를 대신하여 대답한다.
  “안식일 전에 여기 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아마 여자들이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늦어진 모양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틀림없이 올 겁니다. 아! 난 참 기쁩니다! 선생님은 나가셨습니까? 아마 마중을 나가셨나보죠….”
  “응, 중부 사마리아 길 쪽으로 가시려고 요한과 사무엘을 데리고 나가셨어”하고 끓는 물을 가득 채운 물병을 가지고 나오는 바르톨로메오가 대답한다.
  “그러면 여자들이 온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어. 선생님은 언제나 무엇이든지 다 아시니까”하고 안드레아가 주장한다.
  “난 자네가 왜 그렇게 웃는지 알고 싶구먼, 내 아우가 말하는 것에서 우스운 것이 뭐가 있나?”하고 베드로가 한 구석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는 유다의 빈정거리는 웃음을 알아보고 묻는다.
  “자네 아우가 나를 웃게 하는게 아닐세, 자네들이 모두 기뻐하니 나도 기뻐할 수 있고, 그래서 이유없이도 웃을 수가 있는 걸세.”
  베드로는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나타내면서 그를 바라본다.
  그러나 그의 일을 하려고 돌아간다.
  “됐어! 나는 꽃핀 나뭇가지를 찾아내고야 말겠어. 이건 내가 원하던 것처럼 편도나무 가지가 아니야. 하지만 아주머니는 편도나무 꽃이 지면 다른 가지들을 꺾으시니까, 내가 꺾어 온 나뭇가지로 만족하실 거야”하고 타대오가 돌아오면서 말한다. 그는 수풀에 갔던 것처럼 이슬방울을 떨어뜨리면서 꽃핀 나뭇가지를 한 아름 안고 있다. 부엌을 비추고 아름답게 하는 이슬에 젖은 휜 빛깔의 기적이다.
  “오! 아름다운데! 그걸 어디서 얻었나?”
  “노에미의 집에서. 나는 노에미네 과수원이 늦어지게 하는 북풍 때문에 늦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네. 그래서 거길 올라갔었네.”
  “그래서 자네는 수풀 속에 있는 나무 같구먼. 이슬방울이 자네 머리카락에서 반짝이고 자네 옷을 적셨네.”
  “오솔길이 비가 온 것처럼 젖어 있었어. 벌써 아름다운 계절에 내리는 풍성한 이슬들이야.” 타대오는 꽃을 가지고 간다. 그리고 조금 후에 꽃 꽂는 것을 도와달라고 아우를 부른다.
  “내가 갈께. 이 일은 내가 잘 안단 말이야. 할머니, 목이 긴 항아리 없습니까. 할 수 있으면 붉은 흙으로 만든 거요?”하고 토마가 말한다.
  “당신이 찾는 거 있어요. 또 다른 꽃병들도 있어요. 명절날… 우리 아이들 결혼식이나 다른 중요한 동기에 쓰던 것들이 지요. 이 비스킷을 화덕에 넣게 조금만 기다려 주면, 제일 아름다운 것들이 있는 궤를 가서 열어 줄게요…. 아! 불행한 일을 하도 많이 당한 뒤라 이제는 별로 많지 않아요! 그렇지만… 기억을 더듬고… 괴로워하기 위해서 몇 개는 남겨 두었어요. 왜냐하면 그것들이 기쁜 기념물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끝난 것을 생각하게 하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게도 해요.”
  “그러면 아무도 그걸 청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뻔했군요. 나는 노베에서 일어난 것처럼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잔뜩 준비했는데 허사가 된다든지…”하고 가리옷 사람이 말한다.
  “한 떼의 제자들이 우리에게 알렸다는데두요?! 그 사람들이 잠꼬대를 했단 말이오? 그 사람들이 라자로와 말했답니다. 라자로가 일부러 그 사람들을 먼저 보냈대요, 그 사람들은 어머니가 라자로의 마차로, 그리고 라자로와 여자 제자들이 안식일 전에 이곳에 온다고 알리러 왔었어요….”
  “우선은 그 여자들이 안 왔거든요….”
  “그 사람을 본 당신들 말해 주시오, 그 사람이 무섭지 않던가요?”하고 작은 노파는 비스킷을 화덕으로 가져가라고 제베대오의 야고보와 안드레아에게 맡긴 다음 앞치마로 손을 닦으면서 묻는다.
  “무섭냐구요? 왜요?”
  “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니!” 노파는 매우 흥분해 있다.
  “안심하세요, 할머니, 모든 점이 우리와 같아요”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노파의 용기를 돋우어 주느라고 말한다.
  “그보다도 에프라임 사람 모두가 이리 몰려 와서 우리를 귀찮게 하지 않게 다른 여자들과 수다를 떨지 마세요”하고 가리옷 사람이 명령조로 말한다.
  “나는 당신들이 여기 온 뒤로 시내 사람들에게도 순례자들에게도 조심성없는 말을 한번도 한 일이 없어요. 나는 아는 체해서 선생님을 귀찮게 하고 선생님께 해를 끼치기보다는 차라리 바보로 보이는 것을 더 좋아했어요. 그리고 오늘도 잠자코 있을 줄 알 거예요. 토마, 이리 오시오….” 그러면서 노파는 감추어둔 보물을 가지러 나간다.
  “노파는 부활한 사람을 보게 된다는 걸 생각하고 겁을 내고 있구먼”하고 가리옷 사람이 빈정거리는 웃음을 웃으며 말한다.
  “그런건 할머니 한 사람만이 아니야. 제자들에게 들은 말인데, 나자렛 사람들도 아주 흥분했었고, 가나와 티베리아에서도 그랬다네. 나흘 동안이나 무덤에 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은 봄날에 데이지처럼 그렇게 흔히 있는게 아닐세. 우리도 그 사람이 무덤에서 나왔을때 매우 창백해 졌었네! 그렇지만 자넨 거기서 이러쿵저러쿵 입방아를 쪘고 있는 대신 일을 할 수 없겠나? 모두들 일을 하고, 아직 할일이 태산 같은데 말이야…. 오늘 할 수 있는 일이니 시장에 가서 필요한 물건이나 사 오게나. 우리가 마련한 것은 여자들이 오는 지금은 넉넉지 못하네. 그런데 우리는 물건을 사려고 시내로 다시 갈 시간이 없었네. 해가 져서 우리가 있던 곳에 꼼짝 못하고 발이 묶였을 걸세.”
  유다는 잘 정돈된 부엌으로 들어오는 마태오를 불러서 함께 나간다.
  아주 정장을 한 열성당원도 부엌으로 다시 들어오면서 말한다. “저 토마 말이야! 정말 예술가야. 아무 것도 아닌 걸 가지고 방을 혼인 잔치 하는 방처럼 꾸며 놓았단 말이야. 가서들 보게.” 그가 하던 일을 마저 끝마쳐 가는 베드로를 빼놓고는 모두가 보려고 뛰어 간다. 베드로가 말한다.
  “나는 여자들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 아마 마륵지암도 올 거야. 한달 있으면 과월절이거든. 틀림없이 그 애는 벌써 가파르나움이나 베싸이다에서 떠났을 거야.”
  “나는 마리아 어머님이 오시는 것이 기쁘네, 선생님 때문에. 어머님은 그 누구보다도 선생님의 용기를 돋우어 주실 걸세. 그런데 선생님께는 그게 필요하단 말이야”하고 열성당원이 대답한다.
  “대단히 필요해. 그러나 요한도 침울한 걸 눈치했나? 물어보았지만 소용없었네. 그 사람은 그렇게 은유하면서도 우리 모두보다 더 꿋꿋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고 하면, 그 사람에게 말을 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네. 그렇지만 그 사람은 무엇인가 알고 있는 것이 확실해. 선생님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선생님을 늘 따라 다니거든. 선생님을 늘 쳐다본단 말이야. 그리고 누가 살펴보는 것을 느끼지 않을 때에는 – 그런 때에는 호랑이라도 온순하게 할 미소로 우리의 눈길에 대답하니까 말이야. – 그러니까 누가 살펴본다고 느끼지 않을 때는 말이야. 그 사람의 얼굴이 침울해도 몹시 침울하게 된단 말이야. 자네가 물어보도록 해보게. 그 사람은 자네를 사랑하고, 자네가 나보다 더 조심성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오! 그건 그렇지 않아. 자네가 우리 모두에게 조심성의 본보기가 됐네. 자네를 이제는 이전 시몬으로 알아볼 수 없게 줬어. 자네는 정말이지 그 단단함과 속이 곽 들어찬 힘으로 우리 모두를 지탱해 주는 바위란 말일세.”
  “아니, 제발! 그런 말 하지 말게! 나는 보잘 것 없는 사람일세. 확실히… 여러 해 동안 선생님을 모시고 있노라면, 조금은 선생님 같이 되지. 조금… 아주 조금 말이야. 그렇지만 벌써 처음보다는 대단히 달라졌네. 우리 모두가 그래… 아니야, 불행히도 모두는 아니야. 유다는 늘 그대로야. ‘고운 내’에서나 여기서나….”
  “그리고 그가 제발 항상 같은 사람으로 있었으면 좋겠네.”
  “뭐라구? 그게 무슨 말인가?”
  “요나의 시몬, 아무 것도 아니기도 하고, 모두 다이기도 하네. 만일 선생님이 내 말을 들으셨더라면, ‘판단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을 걸세. 그러나 이것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염려하는 걸세. 나는 유다가 ‘고운 내’에서보다 더 나빠지지 않았나 하고 염려하는 걸세.”
  “그가 아직 그 때와 같다 하더라도 확실히 그는 더 나빠진 걸세. 그가 더 나빠졌다는 것은 그가 변해서 의덕이 자랐어야 할 텐데, 반대로 여전히 같은 사람이기 때문일세, 그러니까 그 사람은 그 때 가지고 있지 않던 정신적인 게으름의 죄를 가지고 있는 걸세. 왜그런고 하니, 처음 한동안 그가… 분별없긴 했지만, 착한 뜻은 잔뜩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야…. 이거 보게, 선생님이 사무엘을 우리와 같이 보내시고, 니산달 초승에 모든 제자를 모을 수 있는 대로 많이 예리고에 모으기로 결정하신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선생님이 처음에 그 사람이 여기 남아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고… 또 당신이 어디 계신지 말하는 것을 금하셨었는데 말이야. 무언지 수상해….”
“아닐세. 나는 사실을 명백히 논리적으로 보네. 이제는 누가 어떻게 퍼뜨렸는지 모르지만, 선생님이 여기 계시다는 소식이 팔레스티나 전체에 알려졌네. 자네는 케데스에서 엔갓디까지, 요빠에서 보즈라에 이르기까지의 순례자들과 제자들이 여기 온 걸 알지. 따라서 비밀을 더 오래 지키는 것이 쓸데없게 되었네. 게다가 과월절이 다가오는데, 선생님이 예루살렘에 돌아가시는데 제자들을 데리고 가시기를 원하시는 것이 분명하네. 자네도 들었지만, 최고회의는 선생님을 패배자라고 말하고, 제자들을 모두 잃으셨다고 말하네. 그런데 선생님은 거느리고 성 안으로 들어가시는 것으로 최고회의에 대답하신단말이야….”
  “시몬, 나는 겁이 나네! 몹시 겁이 난단 말이야…. 자네도 들었지, 응! 모두가 헤로데 당원들까지도 힘을 합해서 선생님께 대항한단 말이야….”
  “어! 그렇고 말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셨으면!….”
  “그런데 사무엘은 왜 우리와 같이 보내시나?”
  “그에게 전도를 준비시키시려는 거지. 나는 불안해 할 이유를 보지 못하겠네…. 누가 문을 두드리네! 틀림없이 여자 제자들일 거야!….” 베드로는 피투성이의 앞치마를 벗어 던지고, 집 대문으로 달려 간 열성당원을 뛰어서 따라 간다.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이 여러 문으로 해서 나오면서 모두 외친다. “저기 온다! 저기 온다!”
그러나 문이 열리자, 그들이 엘리사와 니까 앞에서 어떻게나 눈에 띄게 실망하는지 두 제자가 이렇게 물어볼 지경이다.
  “아니, 혹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러나 우리는 어머님과 갈릴래아의 여자제자들인 줄…  알았거든요….”하고 베드로가 말한다.
  “아! 그래서 형제들은 시무룩하고 있었군요! 그렇지만 우리는 반대로 형제들을 보고, 또 마리아가 곧 도착한다는 걸 알고 매우 기뻐하고 있어요”하고 엘리사가 말한다.
  “시무룩한 건 아닙니다…. 기대가 어긋났다 이거지요! 그러나 오십시오! 들어오세요! 우리 착한 자매들에게 평화”하고 타대오가 모든 사람을 대표하여 인사한다.
  “또 형제들에게도. 선생님이 여기 안 계신가요?”
  “선생님은 요한과 함께 어머님 마중을 나가셨습니다. 어머님은 라자로의 마차를 타고 세겜길로 오신다는 걸 우리는 압니다”하고 열성당원이 설명한다.
안드레아가 엘리사의 나귀 새끼를 보살피는 동안 여자들은 집 안으로 들어온다. 니까는 걸어서 왔다. 여자들은 예루살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야기하고, 친구들과 제자들과… 안날리아와 마리아와 마르타, 그리고 노베의 늙은 요한, 요셉과 니고데모,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의 소식을 묻는다. 가리옷의 유다가 없기 때문에 마음 놓고 공공연하게 말할 수 있다.
  노베 시절에 가리옷 사람과 접촉이 있어서 이제는 그를 잘 알고 드러 내놓고 말하는 것처럼 “그를 하느님께 대한 사랑으로만 사랑한다고“까지 하는 나이 많고 경험이 풍부한 엘리사는 유다가 어떤 변덕으로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서 집에 있는지 알아보기까지 한다. 그리고 물건을 사러 밖에 나갔다는 것을 알고서야 비로소 자기가 아는 것에 대하여 말한다.
  “예루살렘에는 모든 것이 조용한 것 같고, 이제는 잘 알려진 제자들에게 질문도 하지 않게 되었는데, 빌라도가 최고회의 위원들에게 언성을 높여서, 팔레스티나에서 재판권을 행사는 직책은 자기에게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그들이 재판권을 행사하는 것을 그만두라고 말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수근수근 말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말도 있어요”하고 니까가 지적한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마나헨이 말하는 것이고 마나헨과 함께 다른 사람들도 말하는 것이고, 특히 한 여자가 말하는 것입니다. 이 말을 하는 것은 발레리아이니까요. – 나라를 어지럽게 하고 그에게 난처한 일을 당하게 할 수 있는 그 반란들에 정말 지친 빌라도가 예수가 자기를 왕으로 선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유다인들이 끈질기게 암시하는 바람에 충격을 받았고 그래서 백부장들의 일치하고 유리한 보고들이 없었더라면, 그리고 특히 그의 아내의 영향력이 없었더라면, 귀찮은 일을 더 이상 당하지 않기 위해서 아마 귀양 보내는 것으로 그리스도를 벌하고야 말 것이라고 말입니다.”
  “설상가상이로구먼! 그리고 빌라도는 능히 그렇게 할 수 있어! 할 수 있고, 말구! 그것은 로마인들로서는 가장 가벼운 벌이고, 채찍질 다음으로 가장 많이 쓰는 벌이야. 아니 생각들 해보게! 예수님 혼자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가시고, 우리는 이리저리 흩어지고…”하고 열성당원이 말한다.
  “그래! 흩여진다고! 자네가 그 말을 하는 거야. 나는, 그들이 나는 흩어놓지 못할 거야. 나는 선생님을 따라갈 거야….”하고 베드로가 말한다.
  “오! 시몬! 자낸 그들이 자네가 그렇게 하게 내버려두리라는 착각을 할 수가 있나? 그들은 자네를 죄수 모양으로 묶어서 저희들 마음 내키는 데로, 갤리선이나 그들의 감옥 중의 하나로 데려갈 걸세, 그러면 자넨 자네 선생님을 더 이상 따라 가지 못하게 되네”하고 바르톨로메오가 말한다. 베드로는 어쩔 줄을 모르고 낙담하여 머리카락을 엉큰다.
  “라자로에게 말하세. 라자로는 공공연하게 빌라도를 보러 갈 거야. 빌라도는 틀림없이 라자로를 기꺼이 볼 걸세. 이방인들은 이상한 사람들을 보기를 좋아하니까….”하고 열성당원이 말한다.
  “라자로는 떠나기 전에 벌써 거기 갔을 걸세. 그러니까 빌라도가 그를 또 보려고 하지는 않을 걸세!”하고 베드로가 기가 죽어서 말한다.
  “그러면 테오필로의 아들 자격으로 갈 걸세. 혹은 동생 마리아와 함께 로마 귀부인들을 찾아가든지. 마리아가… 그렇지, 요컨대 마리아가 죄녀였을 적에 그 여자들이 친구였거든….”
  “발레리아는 남편이 이혼한 다음에 개종자가 되었다는 걸 아세요? 그 여자는 정말로 개종을 했어요. 의인의 생활을 해서 우리 중의 많은 사람에게 본보기가 된답니다. 발레리아는 그의 노예들을 해방했고, 모두에게 참 하느님을 가르쳐요. 그 여자는 시온에 집을 한 채 있었지만, 그러나 끌라우디아가 온 지금은 자기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럼 !….”
  “아니예요”하고 니까가 말한다. “발레리아는 저보고 ‘요안나가 오면, 요안나와 같이 가겠어요. 그러나 지금은 끌라우디아를 설득하고 싶어요’하고 말했어요…. 끌라우디아는 그리스도에 대한 그의 믿음의 한계를 넘게 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끌라우디아의 생각에는 선생님이 한 현인입니다. 그 이상 아무 것도 아니예요…. 예루살렘으로 오기 전에, 사람들이 퍼뜨린 소문에 어느 정도 마음에 혼란을 일으켜 반신반의하면서 ‘그분은 우리네 철학자들 같은 분인데, 그분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으니까 가장 훌륭한 철학자들 중에도 들지 못하는 분이야’하고 말했다나 봐요. 그리고 그런… 그런… 요컨대 전에 버렸던 일들을 서슴지 않고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내 그럴 줄 알았어! 이교도들의 영혼! 흠! 착한 영혼이 하나쯤 있을 수 있지만…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쓰레기야! 쓰레기!”하고 바르톨로메오가 격언조로 말한다.
  “그럼 요셉은요?”하고 타대오가 묻는다.
  “어느 요셉이요? 세포리스의 요셉이요? 그 사람 겁이 많아요! 아! 당신의 형님 요셉이 있지요. 왔다가 이내 떠나갔어요. 그렇지만 베다니아에 다시 들러서 두 자매에게 어떻게 해서든지 선생님이 예루살렘 시내로 가셔서 그곳에 머무르시는 것을 막으라고 말했어요. 내가 거기에 있어서 들었어요. 이렇게 해서는 나는 세포리스의 요셉이 귀찮은 일을 많이 당했고, 그래서 지금은 매우 겁을 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당신 형님은 그에게 성전에서 음모 꾸미는 것을 알려달라는 책임을 지웠어요. 세포리스의 요셉은 처젠지 처제의 딸인지 하고 결혼한 사람으로 성전에서 일하는 그 인척을 통해서 그걸 알 수 있어요’하고 엘리사가 말한다.
  “겁이 많기도 하구먼! 이제는 예루살렘에 갈 때에 나는 내 아우를 안나에게 보내겠어. 나도 그 늙은 여우를 잘 알고 있으니까, 나도 갈수 있을 거야. 그러나 요한은 더 솜씨있게 행동할 줄 안단 말이야. 그리고 전에 우리가 그 늙은 늑대를 어린 양인 줄로 생각하고 그의 말을 잘 들었을 때, 그는 요한을 매우 사랑했었단 말이야! 난 요한을 보내겠어. 요한은 모욕까지도 반항하지 않고 참아 견딜 줄 알 거야. 나는…. 만일 그가 선생님을 저주한다든지, 또는 내가 선생님을 따르기 때문에 저주받을 놈이라고 말하기만 하더라도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물을 비게 해야 할 그물처럼 비틀 거야. 나는 그의 안에 가지고 있는 음험한 영혼을 내놓게 할 거야! 그 자가 성전의 모든 병정과 사제들에 둘러싸여 있더라도!”
  “오! 선생님이 자네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시면!”하고 안드레아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한다.
  “선생님이 여기 안 계시니까 이런 말을 하는 걸세!”
  “자네 말이 옳으네. 그렇게 하기를 원할 사람이 자네 혼자만이 아닐세. 나도 그러고 싶네”하고 베드로가 말한다.
  “나도, 그리고 안나에 대해서 뿐이 아니야”하고 타대오가 말한다.
  “오! 그 일이라면, 나는… 여러 사람에게 봉사할 걸세. 나는 길다란 명단을 가지고 있네…. 가파르나움의 저 해골바가지 같은 세 사람 – 바리사이파 사람 시몬은 어지간히 착해 보이니까 그 사람은 빼놓네. – 에스드렐론의 저 늑대 두 마리, 가나니아의 저 늙은 해골바가지, 그리고… 학살, 예루살렘에 학살을 하는데, 제일 먼저 엘키아. 나는 저 모든 교활한 자들이 망을 보고 있는 것을 그대로 보고 견딜 수가 없단 말이야!” 베드로는 몹시 화가 났다.
  침착하게 말하지만, 그의 냉랭한 침착 속에서도 베드로 만큼이나 화가 난 것보다도 더 무시무시한 타대오가 말한다.
  “그러면 나는 자넬 도와줄 걸세. 그러나… 나는 아마 우선 아주 가까이에 있는 교활한 자들을 없애버릴 거야.”
  “누굴? 사무엘을?”
  “아니야, 아니야! 사무엘 혼자만이 우리 가까이에 있지 않아, 어떤 얼굴을 보이면서, 그들이 보이는 얼굴과 다른 영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주 많아! 나는 그들을 절대로 놓치지 않고 있어, 나는 행동하기 전에 확실히 알기를 바라네. 하지만 확실히 알고 나면! 다윗의 피는 뜨겁고, 갈릴래아의 피도 뜨겁네. 나는 이 두 가지 피를 부계와 모계를 통해서 가지고 있네.”
  “오! 내게 그걸 말해 주기만 하면 되네. 어! 내가 자넬 도와줄 걸세…”하고 베드로가 말한다.
  “아니야. 피의 복수는 친척에게만 관계되는 걸세. 내게 관계되는 일이야.”
  “이거 보시오! 이거 봐요! 그렇게들 말하지 말아요! 선생님이 가르치시는 것은 그것이 아니예요. 당신들은 어린 양의 어린 양들 같지 않고, 성난 새끼 사자들 같아요! 그 많은 복수의 정신을 버리세요. 다윗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나갔어요! 피와 동태복수법(同態復讐法)은 그리스도에 의해서 폐지되었어요. 그리스도는 변함없는 십계명은 보존하지만, 모세의 엄격한 다른 법률들은 그리스도께서 폐지하십니다.
  모세에게서는 우리 예수님에 의해서 ‘하느님을 온 힘을 기울여 사랑하고, 이웃을 우리 자신같이 사랑하고 우리를 모욕하는 사람들을 용서하고,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주라’는 당신의 가장 큰계명으로 요약되고 완성된 연민과 인정과 정의의 계명들이 남아 있어요. 오! 여자인 내가 감히 내 형제들에게, 그리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친 것을 용서하세요! 그러나 나는 늙은 어미예요 그런데 어머니는 언제나 말을 할 수 있어요. 여러분, 내 말을 믿어요! 만일 당신들이 원수들에 대한 미움과 원수 갚겠다는 욕망을 가지고 당신들 안에 사탄을 불러들이면, 당신들을 타락시키기 위해서 당신들에게 들어갈 거예요. 사탄은 힘이 아니예요. 정말이예요. 힘은 하느님이세요. 사탄은 약함이고, 무거운 짐이고, 무기력이예요.
  만일 당신들이 증오와 복수로 당신 자신들을 묶어 놓았으면,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가 없을 터인데, 원수들에 대항해서뿐 아니라 고민하시는 우리 예수님께 애무를 드리기 위해서도 그럴 거예요. 그래요, 내 아들들, 모두 내 아들들! 내 연배이거나 어쩌면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을지도 모르는 당신들도. 당신들을 사랑하는 여인, 당신들 모두를 아들들처럼 사랑함으로 어머니가 되는 기쁨을 다시 찾은 한 어미에게는 모두가 자식들이예요. 사랑하는 아들을 다시, 그것도 영원히 잃은 것 때문에 나를 다시 고민하게 하지 말아요.
  왜냐하면 만일 당신들이 증오나 죄악 속에서 죽으면, 당신들은 영원히 죽는 것이고, 우리는 저 위에서 우리의 공동의 사랑일 예수 둘레에 기쁨 속에 서로 모이지 못하게 될 거니까요. 당신들에게 애원하는 내게, 가엾은 여인이고 가엾은 어미인 내게 그런 생각을 다시는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여기서 즉시 약속하세요. 오! 당신들의 얼굴까지도 보기 흉하게 됐어요. 당신들은 내가 모르는 사람들 같고, 딴 사람들이 된 것 같아요! 원한으로 당신들이 얼마나 보기 흉하게 되는지 몰라요! 당신들이 그렇게도 유순했었는데!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예요? 이거 보세요! 마리아도 당신들에게 같은 말을 할 거예요. 마리아는 마리아이니까 더 힘있게 말할 거예요.
  그렇지만 마리아는 모든 고통을 다 겪지 않는 것이 더 나아요…. 아이고! 불쌍한 어머니! 아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예요? 도대체 나는 정말 어두움의 때가 벌써 다 왔다고 믿어야 하겠어요? 모든 사람을 삼켜버릴 시간, 사탄이 거룩하신 분만 매놓고 모든 사람 안에 왕이 되어서, 당신들을 비경하고 맹세를 어기는 사람, 그가 그런 것처럼 잔인한 사람이 되게 해서 성인들까지도, 당신들까지도 타락시킬 시간이 주어졌다고 믿어야 하겠어요? 오! 이제까지는 나는 항상 희망을 가졌었어요! 나는 항상 이렇게 말했어요.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능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그러나 지금은! 지금은 처음으로 두려워하고 벌벌 떨어요! 아다르달의 이 맑은 하늘에 루치펠이라는 이름을 가진 큰 어두움이 길게 뻗고 침범해서, 당신들 모두를 어둠 속으로 처넣고, 독을 비오듯 쏟아지게 해서 당신들을 병들게 하는 것을 보아요, 아이고! 무서워요!”벌써 얼마 전부터 조용히 울고 있던 엘리사는 앉아 있는 옆에 있는 식탁에 머리를 대고 몸을 내맡긴 채 비통하게 흐느낀다.
  사도들은 서로 쳐다본다. 그리고 몹시 슬퍼서 엘리사를 위로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엘리사는 그들의 위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말한다.
  “한 가지, 꼭 한 가지만이 내게는 가치가 있어요. 당신들의 약속이오. 당신들의 이익을 위해서요! 예수님이 당신의 많은 고통 중에서 제일 큰 고통, 즉 예수님이 지극히 사랑하시는 당신들이 지옥 가는 것을 보는 고통을 보지 않기 위해서 말이예요.”
  “아무렴요, 엘리사. 엘리사가 그러라고 하면! 울지 마세요. 아주머니! 그러겠다고 약속합니다. 이거 보세요. 우리는 아무에게도 손가락하나 대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보지 않기 위해 눈을 들지도 않겠습니다. 울지 마세요! 울지 마세요! 우리를 모욕하는 사람들을 용서하겠습니다.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자! 울지 마세요!”
  엘리사는 눈물이 반짝이는 주름이 잡힌 얼굴을 들며 말한다. “기억들 해요, 당신들은 내게 약속했어요! 약속을 되풀이 하세요!”
  “아주머니께 약속합니다.”
  “내 사랑하는 아들들! 이제는 당신들이 내 마음에 들어요! 당신들이 다시 착해진 것을 발견했어요. 이제는 내 고민이 끝났고, 그 쓰디쓴 누룩이 있은 후에 당신들이 다시 깨끗해졌으니, 마리아를 맞이할 준비를 합시다. 어떻게 해야 하지요?” 엘리사는 눈물을 마저 닦으면서 말한다.
  “정말… 우리는 남자들처럼 했었지만, 야곱의 마리아가 우리를 도와주었습니다. 사마리아 여자이지만 매우 친절합니다. 이제 보실 겁니다. 부엌에서 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혼자 몸입니다. 아이들은 죽거나 소홀히 하거나 하고, 재산은 다 없어졌습니다. 그렇지만 할머니는 원한을 품고 있지 않습니다….”
  “아! 봐요! 이교도들, 사마리아인들 가운데에서도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겠지요? 그리고 아들을 용서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이겠는지 아시오!…. 죄인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죽었으면 하는 거지요! 아! 유다가 여기 있지 않다는 것이 확실해요?”
  “그가 새가 되지 않았으면 여기 있을 수가 없습니다. 창문들은 열려 있지만, 문들은 이것만 빼놓고는 잠겨 있으니까요”
  “그러면… 시몬의 마리아가 친척과 함께 예루살렘에 왔었어요. 성전에 제물을 바치러 왔었는데, 그리고 나서 우리에게 왔었어요. 고통받는 사람 같았어요. 어떻게나 괴로워하는지! 그의 아들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느냐고 내게 물었고, 모든 여자에게 물었어요. 그 사람이 선생님과 같이 있는지, 항상 같이 있었는지.”
  “그 여자가 무슨 일이지요?”하고 안드레아가 놀라서 묻는다.
  “아들 때문이지. 자네 생각에는 이것으로 충분치 않은 것 같은가?”하고 타대오가 묻는다.
  “내가 그를 위로해 주었지요. 우리와 같이 성전에 또 가겠다고 했어요. 우리는 모두 일치해서 기도하려고 성전엘 갔지요…. 그리고 여전히 괴로워하며 다시 떠나갔어요.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와 함께 있으면, 얼마 안 있어 우리는 선생님을 만나러 가요. 당신 아들이 선생님 곁에 있습니다’하고 그 여자는 예수께서 여기 계신 것을 벌써 알고 있더군요. 이 사실은 팔레스티나의 끝에까지 알려졌어요, 여자는 이렇게 말했어요. ‘안 돼요, 안 돼! 선생님은 나더러 봄에 예루살렘에 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나는 순종합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이 돌아오시는 시기 전에 성전에 오고 싶었습니다. 내게는 하느님이 몹시 필요해요’하고. 그리고 이상한 말을 했어요….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죄가 없어요. 그렇지만 내 안에 지옥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서 몹시 괴로움을 당합니다’하고…. 우리는 오랫동안 물어보았지만 그 여자는 그 이상 말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의 고통도, 예수님이 금지한 이유도. 우리에게 예수나 유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부탁했어요.”
  “불쌍한 여인! 그러면 여기서 과월절을 지내지 못하겠군요.”
  “오지 않을 거예요.”
  “만일 예수께서 그것을 요구하셨으면, 이유가 있어서 그러실 거야…. 자네들 들었지, 응! 예수님이 여기 계시다는 걸 정말 어디서나 다 알고 있네!”하고 베드로가 말한다.
  “그래오. 그리고 그 말을 하는 사람은 예수의 이름으로 모이라고 호소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폭군들에 대해’ 봉기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선생님의 정체가 드러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여기 와 계시다고 말했어요….”
  “항상 같은 이유들! 그들은 사방에 밀사들을 보내느라고 성전의 재산을 다 썼을 거야”하고 안드레아가 평한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왔다!”하고 말하면서 그들은 문을 열러 뛰어 간다. 그렇기는커녕, 그것은 물건을 사 가지고 오는 유다이다. 마태오가 그를 따라 온다. 유다는 엘리사와 니까를 보고 인사를 하며 묻는다.
  “두 분뿐이십니까?”
  “우리들뿐이오, 마리아는 아직 오지 않았소.”
  “마리아 어머님은 남쪽 지방에서 오지 않으시니까 아주머니들과 같이 오실 수가 없지요, 저는 아나스티시카가 없느냐고 물은 겁니다.”
  “없어요. 벳수르에 남아 있어요.”
  “왜요? 아나스타시카도 제자인데. 우리가 과월절을 지내러 여기서 예루살렘으로 간다는 것을 모르세요. 아나스타시카가 여기 왔어야할 텐데. 만일 여자 제자들이 완전하지 않고 또 충실하지 않으면, 누가 그렇게 되겠어요? 모두가 선생님을 버렸다는 지어낸 이야기를 뒤엎기 위해서 누가 선생님을 호위하겠어요?”
  “오! 그 일이라면! 보잘 것 없는 여자 하나가 빈자리들을 채우지는 못할 거요! 장미꽃은 가시들 사이와 울타리를 둘러친 정원에 잘 있어요. 내가 아나스타시카의 어머니 노릇을 하는데, 내가 그렇게 하라고 했어요.”
  “그러면 과월절에 오지 않을 겁니까?”
  “오지 않을 거예요.”
  “그럼 두 사람!”하고 베드로가 외친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둘이라니 누구누구야?”하고 항상 의심 많은 유다가 묻는다.
  “아무 것도 아니야! 아무 것도? 세는 거야. 셀 수 있는 건 얼마든지 있지 않아? 예를 들어, 가죽을 벗긴 내 어린 양에 와서 앉는 파리들… 까지도 말이야.”
  야곱의 마리아가 들어오고 그 뒤에 화덕에서 꺼낸 빵들을 가지고 사무엘과 요한이 따라 들어온다. 엘리사가 여인에게 인사하고 니까도 인사한다. 그리고 엘리사는 즉시 여인의 마음을 편하게 하려고 다정스러운 말을 한다.
  “마리아, 할머니는 고통으로 자매인 사람들 가운데 계십니다. 저는 남편과 아들들을 잃었기 때문에 혼자구요. 이 사람도 과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 사랑할 겁니다. 울어본 사람만이 이해하니까요.”
  그러나 그 동안 베드로가 요한에게 말한다.
  “대관절 자네가 어떻게 여기 있나? 그럼 선생님은?”
  “어머님과 같이 마차 위에 계시지.”
  “그런데 그 말을 안 했었나?”
  “말할 여유를 자네가 주질 않았네. 여자들이 전부 오네. 그러나 자네들은 나자렛의 마리아 어머님이 얼마나 변하셨는지 보게 될 걸세! 여러 달 늙으신 것 같아. 라자로가 말하는데, 예수님이 이곳에 피신해 계시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어머님은 몹시 괴로워하시더라네.”
  “그 얼간이가 왜 그 말을 어머니에게 했지? 그 사람이 죽기 전에는 똑똑했었는데. 그러나 아마 무덤 속에서 그 사람의 뇌가 박살이 났다가 재건이 되지 못한 모양이지. 죽고 파면 탈이 없을 수가 없지!…”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빈정거리고 업신여기는 태도로 말한다.
  “절대로 그렇지 않소. 말을 하려거든 알고 나서 하시오. 베다니아의 라자로는 벌써 길을 오고 있는 중에 어머님께 그 말씀을 드렸소. 그것은 라자로가 이 길로 들어서는 것을 보고 어머님이 이상히 여기셨기 때문이오”하고 사무엘이 엄하게 말한다.
“그래. 라자로가 처음 나자렛에 들렸을 때는 그저 ‘한 달 후에 아드님 계신 곳으로 모시고 가겠습니다’하고만 말씀드렸었네. 그리고 떠날 때에도 ‘우리는 에프라임으로 갑니다’하고 말씀드리지 않았어. 그러나…”하고 요한이 말한다.
  “예수님이 여기 계시다는 건 다들 아는데, 어머니 혼자만 모르고 계셨단 말이야?”하고 유다가 동료의 말을 가로막으며 여전히 무례하게 묻는다.
  “어머님은 알고 계셨지. 그 말을 들으셨어. 그렇지만 가지가지 거짓말이 강물처럼 진흙을 나르며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소식도 진짜로 받아들이지 않으셨던 거야. 어머님은 묵묵히 기도 속에 쇠약해지고 계셨던 거야. 그러나 여행을 시작했을 때, 라자로가 나자렛 사람들과 가나와 세포리스와 갈릴래아의 베들레헴의 모든 사람에게 방향을 알지 못하게 하려고 강을 끼고 가는 길로 들어섰기 때문에….”
  “아! 노에미도 마르타와 아우레아와 같이 오나?”하고 토마가 묻는다.
  “아니야, 그 여자들은 예수님에게서 금지령을 받았어. 이사막이 갈릴래아에 돌아갈 때에 그 명령을 가져갔어.”
  “그러면… 이 여자들도 작년과 같이 우리와 함께 있지 못하겠구먼.”
  “우리와 함께 있지 못할 거야.”
  “또 셋!”
  “우리 아내들과 딸들도 오지 못할 거야. 선생님이 갈릴래아를 떠나시기 전에 그들에게 그 말씀을 하셨어. 아니 그보다도 그 말씀을 되풀이 하셨어. 왜그러냐하면 내 딸 마리안나가 지난 과월절에 벌써 예수님이 그 말씀을 하셨다는 말을 내게 했거든.”
  “그러나… 좋아! 적어도 요안나와 살로메와 알패오의 마리아는 오겠지?”
  “응, 그리고 수산나도”
  “그리고 틀림없이 마륵지암도…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마차들이야! 마차들! 그리고 자기들이 졌다고 인정하지 않고 라자로를 따라 온 모든 나자렛 사람들과… 가나 사람들….” 이렇게 대답하며 요한은 다른 사람들과 뛰어서 멀어져 간다.
  열린 대문으로 요란스러운 광경이 눈앞에 나타난다. 당신 아들 곁에 앉으신 성모님과 여자 제자들과 라자로와 자기 마차에 마리아와 마티아, 에스테르와 다른 하인들과 충실한 요나타와 같이 있는 요안나 외에 많은 사람이 온다. 아는 얼굴도 있고, 모르는 얼굴도 있고 나자렛과 가나와 티베리아와 나임과 엔도르 사람들이다. 그리고 여행 중에 소식을 들은 모든 마을과 다른 마을들의 사마리아인들이다. 그들은 마차들 앞으로 달려들어 나오고자 하는 사람들과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통행을 막는다.
  “아니, 저 사람들은 뭘 하려는 거야?저 사람은 왜 온 거야?어떻게 알았지?”
  “어! 나자렛 사람들은 망을 보고 있었어.라자로가 저녁에 와서 아침에 떠나려고 했는데, 밤 동안에 그들은 이웃의 도시에 달려 갔었어. 또 가나 사람들도 그렇게 했어. 라자로가 수산나를 데려오고 요만나를 만나려고 거기 들렀었거든. 그래서 예수를 보고 라자로를 보려고 따라 오기도 하고 앞서 오기도 한 거야.또 사마리아 사람들도알고 그들과 합류한 거야. 그래서 저렇게 모두 온 거야·..”하고 요한이 설명한다.
  “이거 보게! 자넨 선생님이 호위하는 사람들이 없을까 봐 걱정을 했는데, 저만 하면 넉넉해 보이지 않나?”하고 필립보가 가리옷 사람에게 말한다.
  “저 사람들은 라자로를 보러 온 거야….”
  “저 사람들이 라자로를 보았으니까 떠나갈 수도 있었을 걸세, 그러나 반대로 여기까지 그대로 남아 있었네. 이건 선생님 때문에 오는 사람들이 그래도 있다는 표네.”
  “됐어. 쓸데없는 토론을 그만 하세. 오히려 그보다도 저분들을 빼내서 들어오시게 하도록 힘쓰세. 이 사람들, 가세! 운동 좀 다시 해보세! 우리가 선생님께 길을 트느라고 팔꿈치를 놀리지 않은 것이 아주 오래 됐단 말이야!” 그러면서 베드로가 제일 먼저 나아가며, 경우에 따라 호기심을 가지고, 충성스럽게, 또는 수다스럽게 지껄이며 호산나를 외치는 군중을 헤쳐 길을 내기 시작한다. 베드로는 다른 사도들과 또 군중 속에 흩어져 있으면서 사도들 있는 데로 오려고 애쓰는 많은 제자들의 도움으로 그렇게 하고 나서, 여자들이 집 안으로 피해 들어올 수 있도록, 그리고 예수와 라자로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빈 공간이 유지되도록 한다. 그런 다음 맨 나중에 빠져 나와서 대문을 닫는다. 그는 대문을 빗장과 막대기로 걸고, 다른 사도들을 보내서 정원 쪽도 걸게 한다.
  “오! 마침내! 복되신 마리아 어머님께 평화! 마침내 어머님을 다시 쉽게 되는군요! 이제는 어머님이 우리와 같이 계시니까 모든 것이 기분좋습니다!”하고 베드로가 성모님께 인사를 드리느라고 땅바닥에까지 몸을 굽히며 절한다. 슬프고 창백하고 피로한 얼굴, 벌써 애통하시는 어머니의 얼굴을 가지신 마리아이시다.
  “그렇네. 이제는 내가 예수 곁에 있으니까 모든 것이 덜 고통스럽네.”
  “제가 진실만을 말씀드린다고 잘라 말씀드렸었지요!”하고 라자로가 말한다.
  “당신 말이 맞아요…. 그렇지만 내 아들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내 눈에는 해가 흐려지고, 평화가 모두 사라졌어요…. 나는 깨달았어요…. 오!” 성모님의 창백한 뺨에 다른 눈물이 또 흘러내린다.
  “울지 마세요, 어머니! 울지 마세요! 저는 여기 이 선량한 사람들 가운데, 어머니이신 다른 마리아 곁에 있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어머니를 조용한 정원 쪽으로 향한 방으로 인도하신다. 모두가 두 분을 따라 간다.
  라자로가 사과한다. “어머님이 길을 알고 계셨는데, 제가 왜 이 길로 돌아가는지를 이해하지 못하셨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님은 선생님께서 저와 함께 베다니아에 계신 줄로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또 세겜에서는 어떤 사람이 ‘우리도 선생님이 계신 에프라임으로 갑니다’하고 외치기까지 했습니다. 아무런 변명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또 밤에 엉뚱한 길로 해서 떠나서 다른 사람들을 앞질러 오기를 바랐었습니다. 어림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저 사람들이 사방에서 지키고 있다가 한 떼가 저를 따라 오는 동안 또 한 떼는 근처에 가서 알리곤 했습니다.”
  야곱의 마리아가 양젖과 꿀과 버터와 갓 구워낸 빵을 가지고 와서 우선 성모님께 드린다. 노파는 조금은 호기심을 가지고 조금은 무서워하며 라자로를 밑에서 슬쩍 올려다본다. 그리고 라자로에게 양젖을 주다가 그의 손을 스쳤을 때 노파의 손이 흔들리고, 라자로가 다른 사람 모두와 같이 비스킷을 먹는 것을 보았을 때 그의 입은 “오!” 소리를 억제하지 못한다.
  라자로가 제일 먼저 그것을 보고 웃으면서, 명문가 출신의 모든 사람이 그런 것처럼 상냥하고 세련되고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그렇습니다. 할머니, 저는 할머니처럼 무엇이든지 먹고. 또 할머니의 빵과 양젖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제가 시장기를 느끼는 것처럼 피로도 느끼니까 할머니의 침대가 틀림없이 제 마음에 들 것입니다.”그리고 모든 사람을 돌아보며 말한다.
  “제가 살과 뼈를 가지고 있는지, 체온이 있고 숨을 쉬는지 느끼기 위해서 핑계도 없이 저를 만져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것이 약간 귀찮은 일입니다. 그래서 제 임무만 끝나면 베다니아로 돌아가겠습니다. 선생님, 제가 선생님 곁에 있으면 너무나 많은 정신 산만을 일으킬 것입니다. 저는 시리아에까지 가서 빛나는 선생님의 능력을 증언했습니다. 이제는 제가 사라지겠습니다. 선생님 혼자만이 기적의 하늘에서, 하느님의 하늘에서 그리고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빛나셔야합니다.”
  성모님은 그 동안 작은 노파에게 말씀하신다.
  “할머니는 제 아들에게 친절하셨습니다. 아들이 제게 그 말을 얼마나 했는지 모릅니다. 할머니께 감사한다는 말씀을 드리게 입맞춤하게 해 주세요. 할머니께 갚아드리기 위해서는 제 사랑밖에 아무것도 없어요. 저도 가난합니다…. 그리고 제 아들은 하느님의 것이고 그의 사명의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제가 아들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모두가 거룩하고 올바른 것이니까, 항상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성모님은 상냥하시다. 그러나 벌써 얼마나 낙심하시는가!…. 모든 사도가 성모님을 동정의 눈으로 바라보느라고, 밖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잊어버리고, 먼 곳에 살고 있는 친척들의 안부를 묻는 것을 잊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나는 옥상에 올라가서 사람들을 보내고, 그들에게 강복을 주겠다.” 그러니까 베드로가 퍼뜩 정신이 들며 말한다.
  “그런데 마륵지암은 어디 있습니까? 제자들은 모두 보이는데, 그 애는 보이지 않는군요.”
  “마륵지암은 여기 오지 않았네”하고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 살로메가 대답한다.
  “마륵지암은 오지 않았어요? 왜요? 병이 들었나요?”
  “아닐세. 잘 있네. 자네 댁네도 잘 있고, 그렇지만 마륵지암은 오지 않았네. 폴피레아가 떠나보내질 않았네.”
  “바보같은 여편네! 한달 있으면 과월절이고, 그 애는 과월절을 지내러 와야 할 텐데! 지금부터 오게 해서 아들에게 이 기쁨을 주고 내게도 기쁨을 줄 수 있었을 덴데. 그렇지만 그 여편네는 양보다도 더 느리게 이해하고 또….”
  “요한과 요나의 시몬, 그리고 라자로 당신과 열성당원 시몬, 나를 따라 오너라. 너희들 모두는 사람들을 보내서 그들과 제자들을 갈라놓을 때까지 그대로 여기 있어라”하고 예수께서 명령하시고, 네 사람과 같이 나가시면서 문을 닫으신다.
  예수께서는 복도와 부엌을 지나 정원으로 나가시는데, 투덜거리는 베드로와 다른 사람들이 따라 간다. 그러나 옥상에 발을 들여놓으시기 전에 계단에서 걸음을 멈추시고 돌아서시어 베드로의 어깨에 손을 얹으시니, 베드로가 불만스러운 얼굴을 든다.
  “시몬 베드로야, 내 말을 잘 듣고 폴피레아를 비난하고 책망하는 일을 그만두어라. 폴피레아는 죄가 없다. 내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다. 내가 장막절 전에 마륵지암을 유다에 보내지 말라고 그에게 명령했다….”
  “그렇지만 과월절은요, 주님?”
  “네가 제대로 말했다. 나는 주님이다. 그래서 주님으로서 나는 무엇이든지 명령할 수 있다. 내가 하는 명령은 어느 것이든지 옳은 것이니까. 따라서 소심증으로 인해서 불안해하지 말아라. 민수기에 있는 말을 기억하느냐? 만일 너희 민족의 어떤 사람이 죽은 사람 때문에 부정하거나 멀리 여행을 하고 있으면, 주의 과월절을 둘째달 열나흗날 저녁 무렵에 지내야 한다.”
  “그렇지만 마륵지암은 부정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저는 폴피레아가 마침 지금 죽을 생각을 하지 않기를 바라구요. 마륵지암은 여행도하고 있지 않습니다…”하고 베드로가 반박한다.
  “상관없다. 내가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 죽은 사람보다도 더 부정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는 것이다. 마륵지암…. 나는 마륵지암이 부정을 타기를 원치 않는다. 베드로야, 내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어라. 나는 안다. 네 아내와 마륵지암이 순종할 줄 아는 것처럼 너도 순종할 줄 알아라. 우리는 둘째달 열 나흗날에 그와 함께 제2의 과월절을 지낼 것이다. 그리고 그 때에는 우리가 몹시 행복할 것이다. 네게 약속한다.”
  베드로는 “체념합시다”하고 말하려는 것 같은 몸짓을 한다. 그러나 반대하는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열성당원이 이렇게 지적한다.
  “과월절에 예루살렘 도성에 있지 않을 사람들의 수를 세는 것을 계속하지 않는 것이 낫겠네!”
  “이젠 셀 마음이 없어졌네. 이 모든 것이 내게 어떤 감명을 주네…. 요한을…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있을 거야?”
  “아니다. 내가 일부러 너희들을 따로 데리고 나왔다.”
  “그러면… 나는 라자로에게 개인적으로 할 말이 있소.”
  “말해 보시오.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일이면 대답하겠소”하고 라자로가 말한다.
  “오! 당신이 대답하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나로서는 당신이 빌라도를 만나러가서 – 이건 당신의 친구 시몬의 생각이오. – 이렇게 이런 얘기 저런 얘기하면서 그가 예수님에 대해서 좋게든 나쁘게든 어떻게 하려고 생각하는지를 당신에게 말하게 하기만 하면 되니까요…. 아시겠지요…. 능란하게… 별별 말들을 하니까 말이오!….”
  “예루살렘에 도착하는 대로 그렇게 하겠소. 나는 예리고로 해서 베다니아에 가기보다는 오히려 베델과 라마로 해서 가서 시온에 있는 내 집에 머무르겠소. 그리고 빌라도를 보러 가겠소. 베드로, 나는 능란하고 솔직할 터이니 안심하시오.”
  “그런데 당신은 공연히 시간을 허비할 거요. 빌라도는 -당신은 사람으로서 그를 알지만, 나는 하느님으로서 그를 알고 있소 – 폭풍우를 피해 보려고 폭풍우와 반대되는 쪽으로 휘는 갈대에 지나지 않소. 그는 언제나 그 순간에 자기가 말하는 것을 하기를 원하고 또 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결코 진실성이 없지는 않소. 그러나 그 순간이 지나면, 다른 쪽에서 오는 폭풍우의 날카로운 소리의 결로 잊어버리오. -오! 그것은 그의 약속과 그의 뜻을 어기는 것이 아니오. – 그가 전에 원하던 것을 잊어버리오, 그뿐이오. 그가 그것을 잊어버리는 것은 그의 의지보다 더 강한 의지의 소리가 다른 소리가 거기에 넣었던 모든 생각을 잊어버리게 하고, 불어서 날려 보내는 것처럼 없애버리고 그의 마음속에 새 생각들을 넣어주기 때문이오.
  또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안해 주면 갈라서겠다고 위협하는 아내의 목소리를 비롯해서 -그런데 아내와 갈리지기만 하면, 사람들이 그 카이사르가 자기들보다도 더 비열하다고 확신하면서도 말하는 것처럼 ‘신성한’ 카이사르에게서 받는 그의 모든 힘과 일체의 보호가 끝장이오. – 수많은 목소리를 가진 모든 폭풍우를 초월해서…. 그러나 그들은 사람 안에서 사상을 볼 줄 알고, 또 사상은 그것을 나타내는 사람을 무효화하기까지 하오. 또 사상에 대해서는 그것이 부정(不淨)하다고 말할 수 없소. 시민은 누구나 조국을 사랑하오. 그리고 그가 조국을 사랑하고, 조국이 승리하기를 원하는 것은 옳은 일이오…. 그런데 카이사르는 조국이오…. 그러니까…. 하찮은 인간도 그가 나타내는 세상 덕택으로 위대하게 되는… 것이오….
  그러나 나는 카이사르에 대해서 말하려던 것이 아니라, 빌라도에 대해서 말하려고 했었소! 그러니까 내가 말하던 것은 그의 아내의 목소리에서 군중들의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목소리 위에 그의 자아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이었소 오! 그 목소리는 기가 막힌 목소리요! 소인(小人)의 작은 자아, 탐욕스러운 사람의 탐욕스러운 자아, 교만한 사람의 교만한 자아의 목소리요. 이 빈약함, 이 탐욕, 이 교만이 위대하게 되기 위해 통치하기를 원하고, 돈을 많이 가지기 위해 통치하기를 원하고 복종으로 굽실거리는 국민의 무리를 지배할 수 있기 위하여 통치하기를 원하오. 굽실거리는 밑에 증오가 은밀히 진행되고 있소.
  그러나 빌라도라고 불리는 작은 카이사르, 우리의 작은 카이사르는 그것을 보지 못하오…. 그는 복종하는 체하고 그의 앞에서 벌벌 떠는 체하거나 실제로 그렇게 하는 굽은 등마루들밖에는 보지 못하오, 그리고 자아의 이 휘몰아치는 목소리 때문에 그는 무엇이든지 할 기분으로 있소. 무엇이든지 말이오. 그가 계속 본시오 빌라도이고, 총독이고, 카이사르의 봉사자이고, 제국의 수많은 지방 중의 하나의 통치자로 있기만 하면, 이 모든 것 때문에 지금은 나를 옹호하는 사람일지라도 내일은 내 재판관이 될 것이고, 그것도 냉혹한 재판관이 될 것이오. 사람의 생각은 항상 유동적이오. 그리고 그 사람이 본시오 빌라도라고 불리는 사람인 때에는 더할 나위 없이 유동적이오. 그러나 라자로 당신은 베드로를 만족시켜 주어도 되오…. 그것이 그를 위로하게 된다면 말이오….”
  “위로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를 더 침착하게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착한 베드로를 만족시키게 빌라도를 만나러 가시오.”
  “가겠습니다, 선생님.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어떤 역사가나 철학자도 할 수 없었을 만큼 총독을 생생하게 표현하셨습니다. 완전합니다!”
  “나는 역시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이든지 그의 모습과 성격을 묘사할 수 있을 거요, 그러나 소란을 많이 피우는 저 사람들을 만나러 갑시다.”
  예수께서는 마지막 몇개의 단을 올라 가셔서 나타나신다.
  “갈릴래아와 사마리아 사람, 내 제자들, 그리고 나를 따르는 여러분. 여러분의 사랑과 나를 공경하고자 하는 소원, 그리고 내 어머니와 내 친구의 마차를 호위해서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한 소원으로 나는 여러분의 생각이 어떠한지를 압니다. 여러분의 생각인 이 생각 때문에 그저 여러분에게 강복할 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집으로 돌아가서 여러분의 일을 돌보시오. 갈릴래아의 여러분, 가서 집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나자렛의 예수가 그분들에게 강복한다고 말해주시오. 갈릴래아의 여러분, 내가 과월절 전의 안식일 다음 날 예루살렘에 들어갈 터이니, 과월절에 그곳에서 만납시다. 사마리아의 여러분, 여러분도 돌아가시오. 그리고 내게 대한 여러분의 사랑을 세상의 길에서 나를 따르고 찾는데 한정하지 말고, 영의 길에서 나를 따르고 찾을 줄 아시오. 가시오. 그리고 빛이 여러분 안에서 빛나기를 바랍니다. 선생의 제자들은 신자들에게서 갈라져서 에프라임에 남아내 지시를 받도록 하시오. 가시오. 순종하시오.”
  “선생님의 말씀이 옳아. 우리가 선생님을 방해하네. 선생님은 어머니와 함께 계시고 싶어하셔!”하고 제자들과 나자렛 사람들이 외친다.
  “우리도 떠나겠어요, 그러나 그전에 선생님의 약속을 원합니다. 과월절 전에 새겜에 오시겠다는 약속을. 새겜에! 새겜에!”
  “새겜에 가겠습니다. 가시오. 나는 과월절을 지내러 예루살렘에 올라가기 전에 가겠습니다.”
  “예루살렘에는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우리와 같이 계십시오! 우리와 같이! 우리가 선생님을 지키겠습니다! 우리는 선생님을 왕과 대사제로 삼겠습니다! 그들은 선생님을 미워합니다! 우리는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유다인들을 타도하자! 예수 만세!”
  “조용하시오! 그렇게 소란을 피우지 마시오! 내 어머니는 나를 저주하는 목소리보다도 더 내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그 외침 때문에 고통을 당하십니다. 아직 내 때가 되지 않았습니다. 가시오. 내가 세겜에 들르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인간적인 야비한 비열로, 그리고 내 아버지의 뜻을 어기는 독성적(瀆聖的)인 반항으로 참 하느님을 흠숭할 수 있는 유일한 성전에서 그분을 흠숭함으로써 이스라엘 사람으로서의 내 의무를 지키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또 위대한 예언자들의 말과 그들이 본 진실에 따라 보편적인 왕으로 기름바름을 받을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왕관을 받음으로 메시아로서의 내 의무를 다하지 않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여러분의 마음에서 없애세요.”
  “타도하자! 모세 이후에는 다른 예언자가 없습니다! 선생은 몽상가요.”
  “그럼 당신들도 그렇습니다. 당신들은 혹 자유롭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세겜을 뭐라고 부릅니까? 세겜의 새 이름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세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마리아와 유다와 갈릴래아의 다른 많은 도시도 그렇습니다. 그것은 로마의 석궁(石宮)이 우리를 모두 같은 수준에 올려놓기 때문입니다. 세겜이 혹 세겜이라고 불립니까? 아닙니다. 네아폴리스라고 불립니다. 베츠칸이 쉬토폴리스라고 불리고 또 다른 많은 도시가 로마인들의 뜻에 의해서나 로마인들에게 아부하는 봉신(封臣)들의 뜻에 의해서 지배나 아부로 강요된 이름을 가지게 된 것과 같이 말입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당신들 각자는 도시보다 더 나은 사람, 우리 지배자들보다 더 나은 사람, 하느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해서 정해진 것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나는 바른 길을 갑니다. 당신들도 나와 함께 영원한 나라에 들어가고 싶으면 나를 따르시오.”
  예수께서 물러나려고 하시는 참이다. 그러나 사마리아 사람들이 하도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갈릴래아 사람들이 반항하게 되었고, 동시에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이 집 밖의 정원으로, 그리고는 계단으로, 옥상으로 달려오게 되었다. 제일 먼저 예수 뒤에 성모님의 창백하고 슬프고 걱정스러운 얼굴이 나타나고, 어머니는 예수를 안고, 저 아래에서 올라오는 욕설에서 예수를 지키려는 듯이 가슴에 꼭 죄신다.
  “당신은 우리를 배반했소! 당신은 우리를 사랑한다고 믿게 하려고 우리 고장에 피신해 와서는 우리를 업신여기는구려! 우리는 당신 탓으로 한층 더 업신여김을 받게 됐소!” 운운.
  여자 제자들과 사도들도 예수께로 가까이 오고, 마지막으로 겁을 집어먹은 야곱의 마리아가 온다. 아래에서 들려오는 외침이 이 소란의 근원을, 오래 되었지만 확실한 근원을 설명한다.
  “왜 당신은 제자들을 우리에게 보내서 당신이 박해당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게 했소?”
  “나는 아무도 보내지 않았소. 저기 세겜 사람들이 있는데, 앞으로 나아오시오. 내가 산에서 어느 날 무슨 말을 했소?”
  “맞습니다. 선생님은 모든 사람에게 새 시대가 오지 않은 동안은 성전에서 흠숭하는 사람일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선생님, 저희들은 죄가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저 사람들은 가짜 사자(使者)들에게 속았습니다.”
  “나도 압니다. 그러나 이제는 가시오. 그래도 세겜에는 가겠습니다. 나는 아무도 무섭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당신 자신들과 당신들 혈족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가시오. 저기 길을 내려오는 병사들의 갑옷이 해에 반짝이는 것이 보입니까? 틀림없이 그들은 이렇게 많은 수행원을 보고, 당신들을 거리를 두고 멀리서 따라 온 겁니다. 그들은 수풀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당신의 고함소리에 그들이 끌려오는 것입니다. 당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떠나시오.”
  실제로 멀리, 산으로 올라가는 큰 길, 예수께서 굶주린 사람을 만나신 큰 길에 움직이는 빛이 반짝이며 전전하는 것이 보인다. 사람들은 천천히 흩어진다. 에프라임 사람들과 갈릴래아 사람들과 제자들이 남아 있다.
  “에프라임의 여러분도 집으로 돌아가고, 갈릴래아 분들도 떠나시오. 당신들을 사랑하는 사람의 말을 들으시오!” 그들도 간다. 제자들밖에 남지 않았는데, 예수께서는 그들을 집 안과 정원으로 들어오게 하라고 명령하신다. 베드로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대문을 열려고 내려간다.
  가리옷의 유다는 내려가지 않는다. 그는 웃고 있다! 그는 웃으면서 말한다.
  “이제 선생님은 ‘착한 사마리아 사람들’이 선생님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보시게 될 겁니다! 나라를 건설하신다고 선생님은 돌들을 흩뜨리시는데, 어떤 건축물에서 흩어진 돌들은 타격을 가하는 무기가 됩니다. 선생님은 저들을 업신여기셨습니다! 그래서 저들은 그것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나를 미워하라고 해라. 그들의 증오가 무서워서 내 의무를 행하는 것을 피하지는 않겠다. 어머니, 오십시오. 제자들을 떠나보내기 전에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말해 주러 가십시다.” 그러면서 집 안으로 들어가시기 위하여 성모님과 라자로 사이에서 계단을 내려오신다. 집 안에는 에프라임에 온 제자들이 가득 차 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사방으로 흩어져 그들의 모든 동료들에게 니산달 초승에 예리고로 가서 당신이 도착하실 때까지 기다리라고 알리라는 명령을 주시고, 그들이 지나가는 곳의 주민들에게는 당신이 에프라임을 떠나실 것이니, 당신을 과월절에 예루살렘에서 찾으라고 말하라고 하신다.
  그런 다음 그들을 세 사람씩의 집단으로 나누어서 이사악과 헤르마와 스테파노와 새 제자 사무엘에게 맡기신다. 스테파노는 새 제자에게 이렇게 인사한다.
  “자네를 빛 속에서 보는 기쁨이 모든 것이 선생님께 돌이 되는 것을 보는 내 고민을 덮어 주네.”
  그리고 헤르마도 역시 “자네는 사람을 떠나 하느님을 찾아왔네. 그래서 지금은 하느님께서 정말 자네와 함께 계시네.” 이사악은 겸손하고 조심성 있게 이렇게만 말한다. “평화가 형제와 함께 있기를.”
  에프라임 사람들이 드리려고 생각하는 빵과 양젖을 드리고 나자 제자들도 떠나고, 마침내 조용해졌다…. 그러나 어린 양을 요리하는 동안, 예수께서는 아직도 일을 하신다. 라자로에게로 가셔서 말씀하신다. “나하고 개울가로 갑시다.”
  라자로는 평소와 같이 재빨리 순종한다.
  두 분은 집에서 200미터쯤 벗어난다. 라자로는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기다리면서 잠자코 있다. 그러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당신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런 것이오, 당신도 보다시피 내 어머니는 매우 의기소침하시오. 당신의 누이동생들을 이리 보내시오. 사실은 나는 모든 사도들과 여자 제자들을 데리고 세겜 쪽으로 갈 작정이오. 그러나 곧 이어서 내가 얼마 동안 예리고에 머무르면서 여자 제자들은 베다니아로 먼저 보내겠소. 나는 여기서는 아직 감히 여자들을 데리고 있을 수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하오.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정말 염려를 하시는 것이로군요…. 오! 그렇다면, 왜 저를 다시 살려내셨습니까?”
  “친구를 한 사람 가지기 위해서요.”
  “오!!! 만일 그 때문이라면, 제가 여기 있습니다. 만일 제 우정으로 선생님의 용기를 돋우어 드릴 수만 있다면, 어떤 고통도 아무 것도 아닙니다.”
  “나도 아오. 그리고 이 때문에 당신을 가장 완전한 친구로 이용하고 있고, 장차도 이용하겠소.”
  “제가 실제로 빌라도를 만나러 가야 합니까?”
  “당신이 원하면 가시오, 그러나 베드로를 위해서이지. 나를 위해서는 아니오.”
  “선생님께 알려 드리겠습니다…. 언제 이곳을 떠나십니까?”
  “1주일 후에 내가 가고자하는 곳에 갔다가 곧 이어 과월절 전에 당신 집에 가려면 시간이 빠듯하겠소. 예루살렘의 소란 속에 잠기기전에 평화의 오아시스인 베다니아에서 다시 힘을 얻기 위해서 말이오.”
  “선생님, 최고회의는 고소거리가 얻기 때문에 고소거리들을 만들어내서 선생님으로 하여금 영원히 도망치지 않을 수 없게 하기로 단단히 결정했다는 것을 아십니까? 저는 이것을 프톨레마이스에서 우연히 만난 최고회의 위원 요한에게서 들어서 압니다. 그 사람은 머지않아 나게 된 새 아들 때문에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요한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최고회의의 그 결정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나는 아들이기를 바라는 아기의 할례에 선생님께서 참석하시기를 바랐었기 때문입니다. 아기는 타무즈달 초순에 나게 됩니다. 그러나 그때까지 선생님께서 아직 우리들 가운데 계실는지요? 또 내가 바라는 것은…. 어린 엠마누엘이, 이 이름이 내 생각을 당신에게 말해 줍니다만, 세상에 태어날 때에 강복을 주시게 선생님을 모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매우 행복할 내 아들은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하는 것처럼 믿기 위해서 투쟁할 필요가 없겠기 때문입니다. 그 애는 메시아시대에 자랄 터이니까 메시아의 사상을 받아들이는 것이 그 애로서는 쉬울 것입니다. ‘요한은 선생님께서 약속되신 분이시라고 믿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많은 다른 사람 가운데에 그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내게 배상을 해 주오. 라자로, 여기서 조용한 가운데 작별인사를 합시다.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해서 감사하오. 당신은 참다운 친구요. 당신과 같은 사람이 열 명만 있으면, 그래도 이 많은 증오 가운데에서 사는 것이 즐거울 거요….”
  “주님, 이제는 어머님을 모시고 계십니다. 어머님은 라자로 열명 백명 몫을 하십니다. 그러나 선생님께 필요할지도 모르는 것이 어떤 것이든,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면, 제가 마련해 드리겠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명령만 내리십시오. 그러면 모든 일에 선생님의 하인이 되겠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사랑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지혜롭지도 못하고 거룩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요한을 빼놓고는 저보다 더 충실한 다른 사람을 얻어 만나지 못하실 것입니다. 이렇게 말한다고 제가 교만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선생님에 대해 말했으니, 신디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신디카를 보았습니다. 신디카는 선생님을 따라 다닐 수 있은 그리이스 여자만이 그럴 수 있는 것처럼 활동적이고 지혜롭습니다. 신디카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괴로워합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길을 준비하는 것이 기쁘다고 말합니다. 죽기 전에 선생님을 쉽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틀림없이 나를 볼 거요. 나는 의인들의 소망을 절대로 저버리지 않소.”
  “신디카는 여러 원주지에서 온 소녀들이 많이 다니는 작은 학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녁에는 혼혈이어서 아무 종교도 가지고 있지 않은 가엾은 소녀 몇명을 데리고 선생님께 대한 것을 가르칩니다. 제가 ‘왜 개종자가 되지 않아요? 그렇게 하면 많은 도움이 될 텐데’ 하고 말했더니, 신디카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이스라엘의 제단에 몸 바치고 싶지 않고, 하느님을 기다리는 빈 제단에 몸 바치기를 원합니다. 저는 그 제단들이 내 주님을 받도록 준비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나라가 세워지면, 저는 조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래서 그리이스의 하늘 아래서 선생들을 위해 사람들의 마음을 준비하는데 제 생애를 다 쓰겠습니다. 이것이 제 꿈입니다. 그러나 만일 제가 그전에 병으로나 박해로 죽으면 역시 기꺼이 가겠습니다. 그것은 제가 제 일을 다 했다는 표이고,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랑한 여종을 당신께로 부르시는 표이니까요 하고”
  “그것은 사실이오. 신디카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실제로 나를 사랑했소.”
  “저는 선생님께서 얼마나 고통을 당하시는지 말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안티오키아는 조개껍질 모양으로 넓은 로마 제국의 모든 소문이 울려 퍼집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소문도 퍼집니다. 그래서 신디카는 선생님의 고통을 잘 알고 있고, 그것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더 괴로워합니다. 신디카는 제게 돈을 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돈을 소녀들을 위해서 쓰라고 말하면서 거절했습니다. 다만 신디카가 보통 길이의 곱절이 되는 비단으로 짠 두건은 받아왔습니다. 선생님의 어머님께서 가지고 계십니다.
  신디카는 선생님의 이야기와 자기 이야기와 엔도르의 요한의 이야기를 실로 그려 넣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했는지 아십니까? 네모꼴 둘레로 빙 돌아가며, 한 떼의 하이에나에 대항해서 비둘기 두 마리를 보호하는 어린 양을 짜 넣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비둘기 중의 한 마리는 두 날개가 부러졌고, 또 한 마리는 결박되어 있던 사슬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번갈아가며 계속되다가, 마침내 날개가 부러진 비둘기는 하늘 높이 날아 올라가고, 또 한 마리의 비둘기는 자발적으로 포로가 되어 어린 양의 발 앞에 있습니다. 그리이스의 조각가들이 신전의 꽃줄장식이나 그들의 죽은 이들의 표석에 대리석으로 새겨 놓거나 또는 화가들이 꽃병에 그려 넣는 저 이야기들 중의 한 가지 같습니다. 신디카는 제 하인 중의 한 사람을 시켜서 그것을 선생님께 보내 드리려고 했는데, 제가 가지고 왔습니다.”
  “훌륭한 여자 제자에게서 오는 것이니까, 그 두건을 내가 쓰겠소. 집으로 갑시다. 언제 떠날 생각이오?”
  “말들을 쉬게 하기 위해 내일 새벽에 떠날 생각입니다. 그리고 예루살렘까지는 멎지 않고 가서 빌라도를 만나겠습니다. 만일 제가 빌라도에게 말할 수 있게 되면 그의 대답을 마리아를 통해서 보내 드리겠습니다.”
  두 분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대하여 말하면서 천천히 집 안으로 다시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