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들의 회당은 성전의 정반대쪽 경마장 근처에 있다. 예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길 초입에서 신호로 예수 오신 것을 알리자, 여자들이 제일 먼저 마주 나온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타대오와 함께 오신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제 청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내에 들어오시는 길입니까?”
“아닙니다. 아침 일찍부터 시내에 들어와 있습니다. 성전에 갔었지요.”
“성전에요? 그들이 선생님을 모욕하지 않았습니까?”
“예. 시간이 일러서 내가 온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선생님을 모셔 오라고 했습니다…. 또 여기에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기를 원하는 이방인들이 있기도 해서 그랬습니다. 여러날 전부터 이 사람들은 선생님을 기다리려고 성전에 갔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비웃고 위협까지 했답니다. 어제 저도 성전에 갔었는데, 그들이 선생님을 모욕하려고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저는 성문마다 사람들을 보냈습니다. 돈을 가지고는 무엇이든지 얻을 수 있어요….”
“고맙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라삐인 나는 성전에 올라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여자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주님, 테웃베르그 수풀 속에서 살던 더없이 야만인 해방된 제 노예 투스닐다입니다. 많은 사람의 피를 흐르게 한 저 무모한 진격들의 희생물입니다. 제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이 여자를 선사 하셨고, 어머니는 제 결혼 선물로 주셨습니다. 이 여자의 신들에게서 우리 신들에게로 넘어왔고, 우리 신들에게서 선생님께로 넘어왔습니다. 이 여자는 제가 하는 대로 하니까요. 다른 여자들은 선생님을 기다리는 이방인들의 아내들로 여러 지방에서 남편들의 배를 타고 왔는데, 대부분이 몸이 편치 않습니다.”
“회당으로 들어갑시다….”
회당장이 문어귀에 서서 몸을 굽혀 인사를 하며 자기 소개를 한다. “마타티아스 시쿨루스올시다. 선생님, 선생님께 찬미와 축복이 있기를.”
“선생에게 평화.”
“들어오십시오. 조용히 있기 위해 문을 닫습니다. 증오가 얼마나 심한지 벽돌들이 눈이 있고, 돌들이 귀가 있어 선생님을 살피고 밀고할 정도입니다. 아마도 그들의 이익을 건드리지만 않으면 우리 하는 대로 가만 내버려두는 이 사람들이 나을 것입니다” 하고 작은 마당저쪽에 있는 회당인 넓은 방으로 예수를 인도하기 위하여 예수 곁에서 걸어가는 늙은 회당장이 말한다.
“마타티아스 선생, 우선 병자들을 고칩시다. 그들의 믿음은 갚음을 받을만합니다”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리고 이 여자에게서 저여 자에게로 옮겨가시며 두 손을 얹으신다.
어떤 여자들은 건강하다. 그러나 그들이 안고 있는 어린 것이 아프다. 그러면 예수께서는 어린 아이를 고쳐 주신다. 완전히 마비가 되었던 계집아이가 있는데, 병이 고쳐지자 “주님, 시타레가 주님의 손에 입맞춤 합니다”하고 외친다.
벌써 지나가셨던 예수께서 미소를 짓고 돌아서시며 물으신다. “너는 시리아 아이냐?” 하고
어머니가 설명한다. “주님, 시돈 저쪽에서 온 페니키아 아이입니다. 저희들은 타미리강 연안에서 살고 있는데, 저는 다른 아들 열 명과 다른 딸 두 명이 또 있습니다. 딸 하나는 시라이고, 또 하나는 타미라입니다. 시라는 겨우 아이를 면했지만 과부입니다. 그래서 자유의 몸이 되어서 여기 시내에 제 오빠 곁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애는 주님을 믿는 사람들 중의 하나입니다. 주님은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다고 그 애가 저희들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딸은 당신과 같이 오지 않았소?”
“왔습니다, 주님 저 여자들 뒤에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오시오”하고 예수께서 명령하신다.
여자는 두려워하며 나아온다.
“당신이 나를 사랑하면 나를 무서워해서는 안 되오” 하고 예수께서 그의 용기를 돋우어 주시려고 말씀하신다.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알렉산드로셴을 떠났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또 듣고 또… 제 고통을 받아들이는 일을 배우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그러면서 그 여자는 운다.
“언제 남편을 잃었소?”
“이곳 달력의 아다프달 말에요…. 만일 주님이 거기 계셨더라면 제노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남편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주님이 말씀하시는 걸 들었고, 주님을 믿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면 남편은 죽지 않았소. 나를 믿는 사람은 살아 있기 때문이오. 육체가 살고 있는 이 인생이 진짜 생명이 아니오. 진짜 생명은 길과 진리와 생명을 믿고 따르면서, 그것의 말에 일치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얻는 생명이오. 얼마 안 되는 시간밖에는 믿고 따르지 않았다하더라도, 또 육체의 죽음으로 이내 중단되어서 얼마 안 되는 동안밖에는 일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다만 하루, 다만 한 시간만 일했다하더라도, 나 당신에게 분명히 말하지만 그 사람은 이제 죽음을 겪지 않을 것이오. 사실, 모든 사람의 아버지이신 내 아버지는 내 율법과내 믿음에서 지낸 시간을 계산하지 않으시고 죽을 때까지 이 율법과 믿음 속에 살겠다는 사람의 뜻을 헤아리실 거요, 나는 나를 믿고 내가 말하는 것에 따라 행동하며, 구세주를 사랑하고, 이 사랑을 전파하고 그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에 내 가르침을 지키는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오. 내게로 와서 ‘주님, 저를 주님의 일꾼들 가운데 받아 주십시오’하고 말하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의 하루일이 끝났다고 판단하실 때까지 그 뜻을 계속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내 포도밭의 일꾼들이오. 나 여러분에게 아주 분명히 말합니다만, 다만 한 시간 동안만, 즉 그들의 마지막 시간만 일하고서도, 첫시간부터 일했지만, 항상 열의 없이, 지옥에 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즉 벌이 무서워서 일을 하게 된 일꾼들보다 더 빠른 상급을 받을 일꾼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일하는 방식을 내 아버지께서 즉각적인 영광으로 갚아주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반대로 영원한 벌을 받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선을, 그리고 얼마 안 되는 선을 행하는데에만 관심을 가진 저 이기주의적이고 타산적인 사람들에게는 영원한 심판께서 오랜 속죄를 명하실 것입니다.
그들은 스스로 손해를 보며 오랫동안의 속죄로 온전히 하느님의 영광으로 향한 적극적인 사랑, 적극적인 참 사랑을 가진 정신을 스스로 가지는 것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합니다만, 특히 이방인들 가운데에 한 시간이나 또는 한 시간도 못 되게 일하고서 내 나라에서 영광스럽게 될 일꾼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주님의 포도밭으로 들어오라고 그들을 권유하는 은총과 일치한 오직 한 시간에 그들은 사랑의 영웅적인 완전에 도달했겠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인, 총기를 가지시오. 당신 남편은 죽지 않고 살아 있소. 당신에게는 남편이 잃어진 사람이 아니라, 얼마 동안 당신과 헤어진 사람일 뿐이오. 당신은 이제 아직 신랑집으로 들어가지 않은 신부처럼, 당신이 슬퍼하는 사람과의 불멸의 진짜 결혼식을 준비해야 하오. 오! 거룩하게 되어서, 다시는 이별도 없고 애정이 식을 염려도 없고 고뇌도 없는 곳, 영들이 하느님의 사랑과 서로의 사랑속에서 더없이 기뻐할 곳에서 영원히 결합하는 두 영의 행복한 결혼식! 의인들에게 있어서는 죽음이 참 생명이오. 그것은 영의 생명력, 즉 영이 의덕 안에 계속 있는 것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오. 울지 말고, 덧없는 것을 애석하게 여기지 마오. 시라, 정신을 들어 정의와 진리로 보도록 하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일이 내게 대한 당신 남편의 믿음을 망칠 위험에서 그를 구해 주심으로 당신을 사랑하셨소”
“주님, 주님은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살겠습니다. 주님은 찬미 받으십시오. 그리고 주님과 더불어 주님의 아버지도 영원히 찬미 받으시기 바랍니다.”
예수께서 지나가시려고 하는 순간에 회당장이 말한다. “제가 이의를 한 가지 제기해도 그것이 선생님께 모욕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말씀하십시오. 나는 여기 선생으로 있는데, 그것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지혜를 주기 위해서 입니다.”
“선생님은 어떤 사람들은 곧 하늘에서 영광스럽게 되리라고 말씀하셨는데, 하늘이 닫혀 있지 않습니까? 의인들이 임보에 있으면서 하늘에 들어가기를 기다리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하늘은 닫혀 있습니다. 그리고 구속자에 의해서나 열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가 왔습니다. 나 선생께 분명히 말합니다만, 구속의 날이 벌써 동쪽하늘에 새벽처럼 밝아오고, 곧 대낮이 될 것입니다. 정말 잘 들어 두십시오, 그 날이 오기까지는 이 축제 뒤에 다른 축제가 없을 것입니다. 분명히 말합니다만, 나는 벌써 내 제헌의 산꼭대기에 와 있기 때문에 벌써 문을 밀고 들어갑니다…. 내 제헌은 벌써 하늘의 문을 떼밀고 있습니다. 벌써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요. _ 선생, 이것을 기억하십시오. 내 제헌이 완성되면, 신성한 휘장들과 하늘의 문들이 열릴 것입니다. 야훼께서 이제는 지성소에 당신 영광중에 계시지 않게 될 것이고, 알 수 없는 분과 사람들 사이에 휘장을 쳐 놓은 것이 무익할 것이고 우리를 앞서 간 의로웠던 인류는 이미 육체와 정신이 완전하게 된 맏아들을 선두로, 빛나는 옷을 입고 형제들과 같이 그가 가기로 예정되었던 곳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형제들은 그 빛나는 옷을 그들의 육체도 더없는 기쁨에 불릴 때까지 입고 있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회당장이나 라삐가 성경 말씀이나 시편을 되풀이 할때에 쓰는, 노래하는 것 같은 독특한 어조를 써서 말씀하신다. “그리고 주님은 내게 말씀하셨다. ‘이 해골들에게 예언하고 이렇게 말하여라. (바싹 마른 뼈들아,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 보라! 내가 너희에게 영을 불어넣을 것이니 너희는 살리라. 나는 너희 위에 힘줄을 놓고, 너희 위에 살이 자라게 하리라. 나는 살갗을 펼 것이고, 너희에게 영을 주리니, 너희는 살 것이고,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보라! 나는 너희 무덤을 열고… 너희를 거기에서 나오게 하리라…. 내가 너희에게 내 영을 불어넣어 주면, 너희는 생명을 가질 것이고, 나는 너희를 너희 땅인 땅 위에서 쉬게 하리라.)”’
예수께서는 다시 보통때 말씀하시는 어조를 취하시고 앞으로 내밀었던 팔을 내리시며 말씀하신다. “메마르고 생명이 죽었던 것의 이 부활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예언자의 말에 나타납니다. 첫째 부활은 아버지께서 낳으신 영이며, 아버지의 아들로 아버지와 같이 하느님이고 말씀이라고 불리는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생명에, 생명 안에서, 즉 생명인 은총 안에서 하는 부활입니다. 말씀은 생명이고 생명을 주는데, 이것은 모두에게 필요한 생명인데도, 이스라엘이나 이방인이나 모두 가지고 있지 못한 생명입니다. 이스라엘로서는 이제까지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하여 하늘에서 오는 생명을 바라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지만, 이제부터는 이스라엘이 생명을 얻기 위하여는 생명을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나 분명히 여러분에게 말합니다만, 내 백성 중에서 생명인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은 생명을 얻지 못할 것이고, 내가 온 것이 그들에게는 죽음의 원인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전해지려고 그들에게로 오는 생명을 물리쳤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산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로 갈라질 때가 왔습니다. 사는 것이나 죽는 것을 선택할 시간입니다. 말씀이 말을 했고 그의 기원과 그의 능력을 보였고 병을 고쳐 주었고, 가르쳤고,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려냈고, 이제 곧 그의 사명을 완수할 것입니다. 생명에 오지 않는 사람들은 이제 핑계가 없어졌습니다. 주님이 지나 가십니다. 주님이 한번 지나가시면, 다시 돌아오지는 않으십니다. 주님은 당신을 업신여기고 당신의 자식들을 통하여 당신을 압제한 사람들의 맏아들들에게 생명을 돌려주기 위하여 에집트로 다시 가지 않으셨습니다. 이번에도 어린양의 제헌이 운명들을 결정한 다음에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실 것입니다.
내가 지나가기 전에 나를 받아들이지 않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 나를 미워할 사람들은 그들의 영들 위에 그 영들을 거룩하게 하기위한 내 피를 받지 못할 것이고 이 세상의 그들의 나그네길의 나머지 부분을 위하여 하느님을 모시지 못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만나 없이, 보호하고 빛나는 구름 없이, 하늘에서 오는 물도 없이, 하느님을 모시지 못한 그들은 세상이라는 넓은 광야를 떠돌아다닐 것입니다. 만일 세상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에게 하늘과의 결합과 아버지이시요 친구이신 분, 즉 하느님과의 이웃함이 없으면 사막과 같은 온 땅을 떠돌아다닐 것입니다.
둘째 부활이 있는데, 그것은 오랜 세월을 두고 검게 타고 흩어졌던 뼈들이 다시 생생하게 되어 신경과 살과 살갗이 덮히게 될 전반적인 부활입니다. 그리고는 심판이 있을 것입니다. 의인들의 살과 피는 영과 더불어 영원한 나라에서 몹시 기뻐할 것이고, 지옥벌의 선고를 받은 사람들의 살과 피는 영과 더불어 영원한 벌을 당할 것입니다. 오 이스라엘아, 나는 너를 사랑한다. 오 이교도들아, 나는 너희를 사랑한다! 오 인류야, 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리고 이 사랑 때문에 나는 여러분을 생명으로 지극히 행복한 부활로 청하는 것입니다.”
넓은 방에 모인 사람들은 마치 황홀해진 것 같다. 히브리인들의 놀람과 다른 곳과 다른 종교에서 온 다른 사람들 놀람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 놀람에 가장 많은 존경이 나타나는 것은 이방인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어떤 사람, 매우 점잖은 한 작은 노인이 입 속으로 중얼거린다.
“여보세요,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하고 예수께서 몸을 돌리시며 물으신다.
“제가 말한 것은… 저는 젊었을 때 재 선생님에게서 들었던 말을 혼자서 되풀이 하고 있었습니다. 그 말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사람에게는 덕행으로 신의 완전에 올라가는 것이 허락되어 있다. 인간 안에는 조물주의 반영이 있는데, 그것은 사람이 물질을, 말하자면 덕행의 불로 태워서, 덕행 안에서 자기 자신을 높이면 높일수록 더 잘 드러난다. 또 사람에게는 일생 동안에 적어도 한 번은 엄하거나 온정이 넘치는 애정으로 인간에게 나타나, 인간으로 하여금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게 하는 존재를 알도록 허락된다. <나는 착하게 되어야 한다. 만일 내가 착하지 않으면 불행한 사람일 것이다! 그것은 무한한 능력이 내 앞에서 빛나서 나로 하여금 덕행이 하나의 의무이고, 사람의 고귀한 성질의 표라는 것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신의 이 빛을 때로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서 만날 것이고, 때로는 죽어가는 사람의 말에서나 너희들을 바라보고 심판하는 불행한 사람의 눈길에서나 또는 너희들의 수치스러운 행동을 아무 말 없이 비난하는 사랑하는 사람의 침묵에서도 발견할 것이고, 너희들은 이 빛을 너희들의 폭력행위 중의 하나를 보고 어린 아이가 느끼는 공포에서나 너희들이 혼자 있는 밤의 고요 속에서도 만날 것이며, 가장 단단히 잠기고 가장 외따로 떨어진 방에서도 너희들은 너희들의 자아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소리가 없는 소리를 말하는 다른 <자아>를 느낄 것이다.
그런데 그 자아는 신일 것이다. 존재할 것이 틀림없는 그 신, 만물이 의식하지 못하면서도 숭배하는 그 신, 우리의 의식(儀式)과 우리의 학설로 만족과 위로를 느끼지 못하고, 비록 그 위에 조상이 놓여있더라도 빈, 텅빈 제단 앞에서도 만족과 위로를 느끼지 못하는 덕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유일하게 참으로 만족시키는 그 신일 것이다.’
제가 이 말들을 잘 아는 것은 오래 전부터 이 말들을 제 계율과 제 소망처럼 되풀이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살고 일했고, 또 고통을 당하고 울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알게 될 것이라고 헤르모게네스가 약속했던 그 신을 죽기 전에 만나기를 바라면서 모든 것을 참아 받았고, 덕을 가지고 참아 견디었기를 바랍니다. 이제 저는 그 신을 정말 보았다고 혼잣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번쩍 하는 빛 같지도 않았고, 소리 없는 소리처럼 말을 들은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 않고,신은 차분하고 매우 아름다운 사람의 형상으로 제게 나타나셨고, 저는 그분의 말을 들었고, 제 안에는 신성한 놀람이 가득찼습니다. 참다운 사람들은 인정하는 그 존재인 영혼, 제 영혼은, 오 완전하신 분이여, 선생님을 받아들이면서 말씀드립니다. ‘선생님의 길과 선생님의 생명과 선생님의 진리를 제게 가르쳐 주셔서, 외로운 사람인 제가 언젠가는 최고의 아름다움이 신 선생님과 모이게 해 주십시오’하고.”
“우리는 함께 모일 것입니다. 또 할아버지께는 헤르모게네스와도 모이실 것이라는 말도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이는 선생님을 알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는데요.”
“나를 차지하는데 필요한 것은 나를 실제적으로 아는 것만이 아닙니다. 그의 덕행으로 알지 못하는 하느님을 느끼고, 알지 못하는 그 하느님을 찬양하기 위하여 덕행을 닦으며 살기에 이르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그의 고결한 생활을 갚아 주시기 위해 당신을 그에게 드러내셨기 때문입니다. 나를 직접 아는 것이 필요하다면 불행한 일일 것입니다! 머지않아 아무도 나를 만날 방법이 없게 될 것입니다. 과연 내가 여러분에게 하는 말인데, 머지않아 산 사람은 죽은 사람들의 나라를 떠나 생명의 나라로 돌아갈 것이고 사람들은 믿음과 정신으로 나를 아는 것외에 다른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게 대한 앎은 멎지 않고 퍼져나갈 것이고, 그것도 완전하게 퍼져 나갈 것이니, 그 앎은 관능의 둔중함에서 완전히 벗어나겠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실 것이고, 하느님께서 행하실 것이고, 하느님께서 사실 것이며, 하느님께서 당신의 알 수 없는 완전한 천주성을 가지고 신자들의 영혼에 당신을 나타내실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하느님이요 사람인 이를 사랑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이요 사람인 이는 새로운 방법으로, 그가 모든 것을 이룩한 다음에 아버지께로 돌아가기 전에 세상에 남겨 놓았을 이루 말할 수 없는 방법으로 사람들을 사랑할 것입니다.”
“오! 주님! 주님!” 하고 여러 사람이 외친다. “주님이 떠나신 다음에는 저희들이 어떻게 주님을 만날 수 있을지, 저희들에게 말하는 것이 주님이신지, 주님이 어디 계신지 어떻게 알지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덧붙인다. “저희들은 이방인이라 주님의 율법을 알지 못합니다. 저희들은 여기 남아서 선생님을 따를 시간이 없습니다. 저희들에게 하느님을 아는 자격을 가지게 하는 그 덕행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예수께서는 이방인들 가운데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끄신 것이 기뻐서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말씀하신다. “내 가르침을 많이 알려고 걱정하지 마시오. 세상에 내 가르침을 가져다주기 위해 이 사람들이(그러시면서 베드로와 타대오의 어깨에 손을 얹으신다) 갈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가지 않는 동안은, 내 구원의 가르침 전부가 들어 있는 다음 몇 구절을 내 가르침으로 여기시오. 여러분의 마음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시오. 당국자들과 부모와 친구들과 하인들과 일반 대중과 원수들까지도 여러분 자신과 같이 사랑하시오. 그리고 죄를 짓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지기 위하여는, 명령된 것이건 자발적인 것이건, 어떤 행동이라도 하기 전에 여러분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시오. ‘내가 이 사람에게 하려는 것을 다른 사람이 내게 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겠는가?’하고 그래서 여러분이 그것을 좋아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거든, 그 일을 하지 마시오.
이 간단한 방침만 가지면,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오시고, 여러분이 하느님께로 갈 길을 여러분 안에 닦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아들이 자기에 대해 배은망덕하고, 어떤 사람이 자기를 죽이고 어떤 사람이 자기의 물건을 훔치거나 자기 아내를 유괴하거나 누이동생이나 딸을 욕보이거나 자기의 집이나 밭이나 충실한 하인들을 빼앗아가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 계율만 지키면, 여러분은 착한 아들과 착한 부모. 착한 남편, 착한 형제, 착한 상인, 참다운 친구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덕행이 있는 사람이 될 것이고,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오실 것입니다.
내 주위에는 악의가 없는 히브리인들과 개종자들, 즉 여러분이 생명으로 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성전에서 내쫓은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내가 잘못 하는 것을 잡으려고 온 사람들이 아닌 히브리인과 개종자들뿐 아니라, 세상의 여러 나라에서 온 이방인들도 있습니다. 크레타섬 사람들과 페니키아 사람들이 뽄또와 프리기아 사람들과 섞여 있는 것이 보이고 알지 못하는 땅으로 가는 길인 알려지지 않은 바다 연안에서 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거기에서도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 또 그리이스인들과 시칠리아 동쪽의 원주민들과 키레나이카의 주민들과 아시아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가시오! 여러분의 나라에 가서 세상에 빛이 왔다고, 그 빛을 찾아오라고 말하시오 지혜가 사람들을 위하여 빵이 되고, 활기를 잃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물이 되려고 하늘을 떠나 왔다고 말하시오. 병자나 죽은 사람을 고쳐 주거나 다시 살아나게 하려고 생명이 왔다고 말하시오. 그리고 말하시오…. 시간은 여름의 번갯불 같이 빨리 지나간다고 말하시오. 하느님을 원하는 사람은 오시오. 그의 영이 하느님을 알 것입니다. 병낫기를 원하는 사람은 오시오. 내 손이 자유로운 동안은 믿음을 가지고 비는 사람들에게 병나음을 줄 것입니다.
말하시오…. 그렇습니다! 가시오, 빨리 가서 구세주가 하느님의 도우심을 기다리고 원하는 사람들을 과월절에 성도에서 기다린다고 말하시오. 하느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그저 호기심만 가진 사람들에게도 이 말을 하시오, 호기심이라는 불순한 충동에서도 그들에게 내게 대한 믿음의 불똥, 구원하는 믿음의 불똥이 솟아오를 수 있습니다. 가시오! 이스라엘의 왕, 세상의 왕인 나자렛의 예수는 그들에게 그의 은총의 보물들을 주기 위해서, 그리고 왕중의 왕, 주님들 중의 주님으로서의 그의 승리를 영원히 인정할 들어 올려짐의 증인을 삼기 위하여 세상의 대표자들을 모으려고 그들을 부릅니다. 가시오! 가시오!
내 지상 생활의 시초에, 무한하신 분이 그 안에 감추어 계신 갓난아이에게 경배하기 위하여 내 백성의 대표자들이 여러 곳에서 왔었습니다. 자기가 권위 있다고 믿고 있었지만, 사실은 하느님의 뜻의 하인이었던 한 사람의 뜻이 제국 안에 인구조사를 명령했습니다. 이 이교도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항거할 수 없는 알지 못하는 명령에 복종하여 세상의 곳곳에 퍼져 있는 이스라엘의 모든 사람들을 에프라타의 베들레헴 근처에 있는 이 민족의 땅에 오게 하여 갓난 아기의 첫번 울음소리에서 하늘에서 온 표들을 보고 놀라게 하기를 원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알리는 사자(使者)가 되어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으로는 아직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표들이 이방인들에게 말했고, 그 대표자들이 왕중의 왕에게 경배하러 온 것입니다. 그 왕중의 왕은 어리고 가난하고 세상에서의 대관식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었지마는, 그러나 벌써, 오! 그러나 벌써 천사들 앞에서는 왕이었습니다.
이제는 내가 떠나 온 곳으로 돌아가기 전에 여러 민족들 앞에서 내가 왕이 될 시간이 왔습니다.
내 지상의 생활의 끝머리에, 인간으로서의 내 일생의 황혼에, 사람들이 경배해야 하고 그 안에 온 자비가 감추어 있는 그 사람을 보기위하여 모든 민족의 사람들이 와 있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추수의 맏물인 착한 사람들은 에제키엘서에 있는 것과 같이 니산달의 구름들이 갈라져서 강가에 심은 나무들에 열매를 맺게 할 수 있는 유익한 물이 흐르는 강물을 불어나게 하는 것처럼, 갈라져서 내려올 그 자비를 누리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남녀 병자들을 다시 고쳐 주기 시작하시는데, 이제는 모두가 그들의 이름을 말하고자 하기 때문에 그들의 이름을 들으신다. “저는 질라입니다…. 저는 잡디… 저는 가일… 저는 안드레아… 저는 테오파노스… 저는 셀리마… 저는 올린토… 저는 필립보… 저는 엘릿사… 저는 베레니스… 제 딸 가이야… 저는 아르제니드… 저는… 저는… 저는….”
이제는 끝마치셨다. 그래서 떠나고자 하신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좀 더 계시면서 말씀을 해 주십사고 청하는가! 그리고 한 눈을 붕대로 가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애꾸인 어떤 사람이 예수를 더 붙들기 위하여 이렇게 말한다. “주님, 저는 제장사가 잘 되는 것을 새암내는 사람에게서 맞았습니다. 간신히 목숨은 구했습니다마는, 매를 맞아 터진 눈 하나를 잃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제 경쟁자가 가난하게 됐고 호평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고린토 근처의 마을로 피해 갔습니다. 그런데 저는 고린토 사람입니다. 저를 죽일 뻔한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다른 사람에게 받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마는, 저는 그 사람에게서 벌써… 손해를, 많은 손해를 입었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얼굴은 “그래서 저는 복수를 해야 할 것입니다…” 하는 표현되지 않은 그의 생각을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표정이 풍부해진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 사파이어같이 파란 눈에 어렴풋한 미소를 띠시고, 그러면서도 온 얼굴에 선생으로서의 위엄을 갖추시고 그를 바라보시며 말씀하신다. “그리이스인인 당신이 그걸 내게 물으시오? 인간들은 신이 당신과 같게 되라고 그들에게 준 두 가지 은혜에 일치할 때에 신과 비슷하게 되는데, 그 두 가지 은혜란 진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것과 이웃에게 선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말을 혹 당신네 위인들이 하지 않았소?”
“아! 예! 피타고라스!”
“또 사람은 지식으로나 권력으로나 또는 달리 신과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고, 선을 행함으로써 가까워진다고 그들이 말하지 않았소?”
“아! 예! 데모스테네스! 그러나 선생님께 질문하는 것을 용서하십시오…. 선생님은 히브리인이실 뿐이고, 히브리인들은 우리 철학자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어떻게 그런 것들을 아십니까?”
“이거 보시오, 그것은 내가 이 말들이 나타내는 것을 지성에 불어넣어 주는 지혜였기 때문이오. _ 나는 선이 활동하는 곳에 있소. 그리이스인인 당신은 현인들의 권고를 들으시오. 거기에서는 역시 내가 말하고 있는 것이오, 당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에게 선을 행하시오. 그러면 하느님께 성인이라고 불릴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는 나를 가게 놔두시오. 나를 기다리는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다. 발레리아, 안녕히 계십시오. 그리고 나 때문에 걱정은 마십시오. 아직 내 시간이 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되면, 카이사르의 모든 군대도 내 반대자들에게 방책을 막아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선생님, 안녕히 가십시오. 그리고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평화가 부인을 차지하도록. 안녕히 계십시오. 회당장님에게 평화. 믿는 이들과 평화를 지향하는 분들에게 평화.” 그리고 인사와 강복인 손짓을 하시면서 방에서 나오셔서 마당을 건너질러 길로 나오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