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를 제 어머니에게 데려다 주지 않으십니까?”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예수께서 옥상에서 깊은 묵상에 잠겨 계신 것을 보고 묻는다.
“아니다. 그 여자가 회당에서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겠다….”
“선생님은 거기서 주님이 그 여자에게 말씀하시고… 그 여자는… 그의 의무를 깨달으리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선생님은 지혜로우신분으로 생각하십니다. 그러나 그 여자는 현명하지 못합니다. 다른 어머니 같으면 어제 저녁에 달려 와서 아이를 도로 데려갔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로 항해를 했고… 그 여자는 우리가 어디서 오는지를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혹 그 여자가자기 아이가 폭풍우로 인해서 고통을 당하지나 않았나 알아보려고 걱정을 했습니까? 혹 오늘 아침에 올까요? 날이 샌지가 얼마 안 되는데도, 얼마나 많은 어머니들이 벌써 일어나서, 명절옷이 마저 말라서 아이들이 주님의 날에 깨끗한 옷을 입게 하려고 서둘러서 널고 있습니까? 바리사이파 사람은 저 여자들이 저 작은 옷들을 널기 때문에 천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저 여자들이 하느님과 자기 자식들에 대해서 사랑의 일을 한다고 말하겠습니다. 저 여자들은 대부분이 가난합니다. 저기 베냐민의 마리아와 미케아의 레벡가를 보십시오. 그리고 저 초라한 옥상에서 그의 아들이 선성한 임무를 하러 가는데 덜 가난해 보이도록 그의 보잘것없는 옷의 가장자리 술장식을 참을성 있게 가다듬고 있는 요안나를 보십시오. 또 저기, 머지않아 햇볕이 잘 들어 호숫가에는 셀리다가 아직 거칠은 삼베를 고와 보이게 하려고 아직 바래지 않은 삼베를 널고 있습니다. 저 삼베는 그것을 위해서 치른 셀리다의 희생 때문에만 아름답습니다. 셀리다는 창자를 쥐어뜯는 시장기를 달랠 그 많은 빵조각을 아껴서 삼실뭉치와 바꾼 것입니다. 또 저기는 작은 딸의 퇴색한 작은 옷이 더 푸르게 보이라고 푸른 풀로 문지르고 있는 아디나가 아닙니까? 그러나 저 여자는 볼 수가 없습니다….”
“주님이 그의 마음을 변하게 하시기를! 다른 말 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두 사람은 옥상의 낮은 담에 기대서, 공기를 맑게 하고 푸르름을 깨끗하게 한 소나기로 새로워진 자연을 바라본다. 호수에는 아직 물결이 조금 일고, 여느 때보다 덜 파랗다. 몇 시간 동안 물이 불은 급류들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들이 말라붙었던 개울바닥의 먼지들을 실어왔다. 그러나 그 황토색 물을 부었는데도 호수는 아름답다. 호수는 진주색 무늬가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청금석(靑金石)같고, 이제는 서쪽 산들 위로 비죽 나오며 아직 잔가지들에 매달려 있는 모든 물방울을 밝히는 맑은 해를 받아 밝아 보인다. 제비들과 비둘기들이 깨끗해진 공중을 즐겁게 누비고 날아다니며, 나뭇잎들 속에서는 가지가지의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온다.
“더위는 물러갑니다. 이제는 풍요한 아름다운 좋은 계절이로군요. 중년처럼 아름다운…. 그렇지요, 선생님?”
“아름답지… 그래….” 그러나 예수께서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르톨로메오는 예수를 쳐다보고 나서 묻는다.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회당에서 하실 말씀을 생각하십니까?”
“아니다. 병자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 우리 둘이 가서 그들을 고쳐 주자.”
“우리 둘이서만요?”
“시몬과 안드레아와 야고보와 요한은 우리가 돌아올 것을 예측하고 토마가 놓았던 통발들을 꺼내러 갔고, 다른 사람들은 잔다. 우리. 둘이서만 가자.”
두 사람은 내려와서 들판을 향하여, 채소밭이나 밭들 사이에 흩어져 있는 집들 쪽으로, 항상 인심좋은 가난한 집들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병자들을 찾아간다. 그러나 선생님이 어디로 가시는지를 짐작하고 앞으로 뛰어 가는 사람들이 있고, 또 “여기 제 채소밭에서 기다리십시오. 병자들을 저희가 이리로 데려 오겠습니다…”하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이내 여러 방향에서 마치 하나밖에 없는 연못으로 모이는 실개천의 물처럼 병자들이 병을 고쳐 주는 분에게로 스스로 오거나 다른 사람들이 데리고 오거나 한다.
기적들이 행해진다. 예수께서 병이 고쳐진 사람들을 돌려보내시면서 말씀하신다.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내가 당신들을 고쳐 주었다는 말을 하지 마시오. 당신들이 있던 집으로 돌아가시오. 내 제자가 해지기 전에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원조금을 갖다줄 겁니다.”
“그렇소. 말하지 마시오. 말을 하면 선생님께 해를 끼칠 것이오. 오늘이 안식일이라는 것과 선생님을 미워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기억하시오”하고 바르톨로메오가 한술 더 떠서 말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잘해 주신 선생님께 해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서 어느 날 우리가 병이 나았다는 말을 하지 않고 이 말을 하겠습니다” 하고 전에 중풍환자였던 어떤 사람이 말한다.
또 눈병이 있던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우리가 시골 여기저기에 흩어져서 해지기를 기다렸다는 말까지도 하겠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우리가 어디 있는지를 아니까 보러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사악, 자네 말이 옳아. 어제 그들은 너무 너무 많은 걸 물어봤어…. 그들은 우리가 기다리는데 지쳐서 해가 지기 전에 떠난 줄로 생각할 거야.”
“그렇지만 어제 저녁 사도가 우리를 보았나?”하고 소경이었던 사람이 묻는다.“말하는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니었나?”
“아니야, 그 사람은 주님의 형제 중의 한 사람이야. 그이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거야.”
“내가 왔을 때 당신들을 찾을 수 있게 어디로 가는지만 말하시오,”
병자들은 자기들끼리 의논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코라진으로 가고 싶어하고, 어떤 사람들은 막달라 쪽으로 가기를 원한다. 그들은 예수께 맡겨 드린다. 그러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신다.
“막달라로 가는 길로 해서 밭들 사이로 가시오. 그러다가 둘째 개울을 따라 가면 얼마 안가서 집 한 채를 만날 것입니다. 그리 가서 ‘예수님이 우리를 보내셨습니다’ 하고 말하시오. 그러면 그들이 형제들처럼 맞아들일 것입니다. 가시오. 그리고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시고 여러분이 하느님과 함께 있으면서, 장래에는 죄를 피하기를 바랍니다.”
예수께서는 다시 길을 떠나시는데, 가셨던 길로 해서 즉시 마을로 돌아오지 않으신다. 채소밭들 가운데에서 돌아가는 길로 들어가시니 호수에 가까운 샘 근처에 이르시게 된다. 샘은 서늘한 동안, 그리고 해가 높이 올라오기 전에 물을 길어다 두려고 하는 여자들이 점령하고 있다.
“선생님이시다! 선생님이셔!”
여자들과 어린이들이 모이고, 안식일이기 때문에 한가한 대부분 나이먹은 남자들도 모여 온다.
“선생님, 한 말씀 하셔서 이 날을 기쁘게 해 주십시오”하고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있는 노인이 말한다. 노인은 틀림없이 백살이 가까운데, 어린 아이는 여섯살이 더 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마 증손자인 것 같다.
“예, 늙은 레위를 기쁘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레위와 같이 저희들도 기쁘게 해 주시구요.”
“오늘은 여러분이 야이로의 설명을 듣게 됩니다. 나도 그의 말을 들으려고 여기 왔습니다. 여러분은 지혜로운 회당장을 모시고 있습니다….”
“선생님, 왜 그렇게 말씀하십니까? 선생님은 그들 모두의 지도자이시고, 이스라엘의 선생님이십니다. 저희들은 선생님밖에는 모릅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회당장들은 여러분의 선생이 되라고, 여러분을 충실한 이스라엘 사람들로 만들기 위하여 여러분에게 본보기를 주면서 여러분 가운데에서 종교예식을 행하라고 세워졌습니다. 내가 가고 난 다음에도 그들은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다른 이름을 가질 것이고 의식을 행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종교예식을 행하는 사제들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들을 사랑해야 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훌륭한 지도자가 있는 곳에는 훌륭한 신자들이 있고, 따라서 하느님께서 그곳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저희들에게 말씀해주십시오. 선생님이 저희들을 떠나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팔레스티나에 흩어져 있는 양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 양들은 모두 그들의 목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점점 더 많아지고 현명한 제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언제나 훌륭하고 저희 무식한 사람들에게는 알아듣기가 쉽습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무슨 말을 할까요?….”
“예수, 우린 자네를 사방으로 찾아다녔네!” 하고 동생 시몬과 한떼의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같이 뜻밖에 온 알패오의 요셉이 외친다.
“사람의 아들이 보잘것없고 마음이 소박한 사람들 가운에 있지 않고, 어디에 있을 수 있습니까? 무슨 일로 찾아 오셨습니까? 제가여기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전에 이 사람들에게 한 마디 말하게 해 주십시오.
들으시오. 여러분은 내가 여러분을 떠나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나는 이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을 떠나기 전에 여러분에게 한 가지 계명을 주겠습니다. 여러분 자신을 잘 알기 위하여 여러분을 잘 살피고, 잘 보기 위하여 빛에 점점 더 가까이 오라는 계명입니다. 내 말은 빛입니다. 이것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시오. 그리고 그 빛에서 반점이나 그늘을 발견하거든, 여러분의 마음에서 그것들을 내쫓으려고 애쓰시오. 내가 여러분을 알기 전에 여러분이 어떠하였던 그대로 다시 되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이 지금은 훨씬 많은 것을 아니까 훨씬 더 착하게 되어야 합니다.
전에는 여러분이 황혼과 같은 것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여러분 안에 빛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빛의 아들들이어야 합니다. 아침에 새벽빛이 하늘을 비출 때 하늘을 쳐다보시오. 하늘에 소나기구름이 덮여 있지 않기 때문에만 하늘이 맑은 것같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빛이 더 많아지고, 해의 강렬한 빛이 동쪽에서 발달함에 따라서, 파란 하늘에 볼그레한 반점들이 형성되는 것을 놀란 눈으로 보게 됩니다. 그것은 무엇입니까? 오! 그것은 가벼운 구름이었습니다. 하도 가벼워서 빛이 분명하지 않은 동안은 있는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해가 그것을 비추는 지금은 하늘의 시계(視界)에 가벼운 거품처럼 나타납니다. 그리고 거기 그대로 남아 있다가, 마침내 해가 그 큰 광채로 녹여 사라지게 합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영혼을 위하여 같은 일을 하시오. 아무리 가벼운 안개라도 모두 발견하기 위하여 여러분의 영혼을 점점 더 빛에 가까이 데려가고, 그런 다음 영혼을 사랑의 큰 태양 밑에 계속 있게 하시오. 새벽에 해가 사라지게 하는 아주 가벼운 구름속에 응결되었던 가벼운 습기를 해가 증발시키듯이 사랑이 여러분의 불완전을 소멸시킬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철저하게 사랑속에 머물러 있으면, 사랑이 여러분 안에서 끊임없이 경탄할 만한 일을 할 것입니다. 이제는 가시오. 그리고 착하게 사시오….”
예수께서는 그들을 돌려보내시고, 두 사촌을 보러 가셔서 거기 있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몸을 많이 굽혀 절을 하신 다음 사촌들에게 입맞춤을 하신다. 바리사이파 사람들 가운데에는 가파르나움의 바리사이파 사람 시몬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새로운 얼굴이다.
“우리가 자네를 찾은 것은 우리보다도 이분들 때문이네. 이분들이 자네를 찾아 나자렛에 왔네. 그래서….”
“당신들에게 평화. 무엇이 필요하십니까?”
“오! 필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선생을 보고, 선생의 말씀을 듣고, 다만 선생의 말씀의 지혜를 듣기 위해 선생을 보고자 한 것뿐입니다….”
“그것뿐입니까?”
“그리고 선생님께 정말 충고도 하려고… 선생은 너무 착하십니다. 그래서 대중이 그것을 남용합니다. 선생도 잘 아시다시피 이 백성은 착하지 않습니다. 왜 죄인들을 저주하지 않으십니까?”
“아버지께서는 제게 구원하라고 명령하시지. 지옥에 떨어뜨리라고 명령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선생은 불행을 향해 가시게 될 것입니다….”
“상관없습니다. 나는 어떤 인간적 이익을 위해서도 지극히 높으신분의 명령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만일… 아시겠습니까?… 선생이 민중을 선동해서 이용하려고 민중의 비위를 맞춘다고 은근히 말들 합니다. 우리는 그것이 사실인지 선생에게 물어보려고 왔습니다.”
“당신들이 스스로 오셨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파견되셨습니까?”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들과 당신들을 보낸 사람들에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 들통에서 넘쳐흐르는 물은 평화의 물이고, 내가 뿌리는 씨는 포기의 씨입니다. 나는 교만한 가지를 잘라 냅니다. 나는 나쁜 식물들이 접붙이는데 적합하지 않으면, 그것들이 좋은 나무에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뽑아버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좋다’고 부르는 것은 당신들이 ‘좋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나는 ‘좋다’는 이름을 순종과 가난과 포기와 겸손과, 그리고 모든 겸손과 모든 자비에 동의하는 사랑에 붙여 줍니다. 아무도 두려워하지 마시오. 사람의 아들은 인간 권력에 대해서 계략을 꾸미지 않고, 정신에 힘을 주입하러 왔습니다. 가서 어린 양은 절대로 늑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하시오.”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 선생은 우리를 잘못 이해하고, 우리는 선생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아닙니다. 당신들과 나는 서로 썩 잘 이해합니다….”
“그러면 선생은 우리가 왜 왔는지 아시는군요?”
“압니다. 나더러 군중에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려고 오신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곳, 할례를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말할 권리가 있는 그곳에 내가 어느 이스라엘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들어가는 것을 금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지 않으십니다.”
“누가 선생에게 그 말을 했습니까? 야이로지요? 우리는 그것을 보고하겠습니다.”
“나는 아직 야이로를 보지 못했습니다.”
“거짓말입니다.”
“나는 진리 입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에서 어떤 사람이 말한다.
“선생님은 거짓말 하지 않으십니다. 야이로는 어제 해가 지기 전에 아내와 딸을 데리고 떠났습니다. 여기에는 대리를 남겨 두고 아내와 딸과 같이 갔습니다. 그들을 돌아가시게 된 어머니께로 데려갔고, 정결례를 행한 다음에나 돌아올 것입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께서 거짓말을 하신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기쁨은 누리지 못한다. 그러나 예수께서 가파르나움에서 가장 유력한 친구를 가지진 못하시게 된 것을 아는 기쁨은 누린다. 그들은 서로 바라다보는데, 눈짓으로 여러 가지 표현을 한다.
집안의 맏이인 요셉이 자기가 예수를 옹호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바리사이파 사람 시몬에게로 돌아서며 말한다.
“당신은 나와 식사를 같이 하고자 하는 경의를 내게 표했습니다. 그래서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다윗의 후손에게 표한 이 경의를 참작하실 것입니다. 당신은 내게 대해서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보였습니다. 내 아우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어제 이분들은 가장인 나에게 그들의 유일한 비통은 예수가 유다를 돌보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는 이스라엘의 메시아이므로 이스라엘 전체를 똑같이 사랑하고 이스라엘 전체에 복음을 전할 의무가 있으니까 그렇다고 말입니다. 나는 이분들의 논리가 옳다고 생각해서 아우에게 그 말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면 왜 오늘 이렇게 말하시는 겁니까? 최소한 예수가 왜 말을 해서는 안 되는지 말하라고 하시오. 내 생각에는 예수가 율법과 성서에 반대되는 말은 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이유를 말하시오. 그러면 다르게 말하라고 예수를 설득하겠습니다.”
“당신 말이 옳습니다. 이분에게 대답들 하시오…”하고 바리사이파 사람 시몬이 말한다. “선생이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했습니까?”
“아닙니다. 그러나 최고회의는 선생이 국민을 갈라놓는다고 비난합니다. 왕은 이스라엘 전체의 왕이어야지, 갈릴래아의 왕만이어서는 안 됩니다.”
“조국 전체가 소중하지만, 조국에서도 우리가 태어난 고장은 매우 소중합니다. 갈릴래아에 대해서 예수가 가지는 사랑은 벌을 받아야할 만큼 그렇게 중대한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다윗의 후손입니다. 따라서….”
“그러면 선생이 유다에 오셔야 하고, 우리를 업신여기지 마셔야 합니다.”
“이분들 말을 들었지? 이것은 자네와 우리 집안에 영광이 되는 일일세!”하고 요셉이 약간 빈정거리며 말한다.
“들었습니다.”
“이분들의 소원을 존중하기를 권고하네. 이 소원은 좋은 것이고, 또 아주 명예로운 걸세. 자네는 평화를 원한다고 말하지. 그러면 두 지방에서 다 자네를 사랑하니까 두 지방을 대립시키는 불화를 끝내도록 하게. 틀림없이 그렇게 하겠지. 오! 확실히 그렇게 할 것입니다.형들에게 순종하는 예수에 대해서 내가 보증합니다.”
“나보다 더 큰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 위에 있는 다른 신은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항상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따르겠습니다.”
“이 사람의 말을 들으셨지요. 그럼 안녕히들 가십시오.”
“우리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요셉, 떠나기 전에 우리는 선생의 생각에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내가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어떤 것입니까. 말씀하시오.”
“내가 이스라엘의 양들을 모아서 오직 하나의 양떼로 합쳐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선생의 말에 유의하겠습니다.”
“그게 좋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들과 함께 계시기를.” 그러시면서 예수께서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무리에 등을 돌리시고 집으로 가신다.
사촌 요셉은 반쯤 만족하고 또 보호자라는 태도로 예수 옆에 와서 걸으며, (자기처럼) 행동할 줄 알고, (다행히도 오늘처럼) 친척들에게 의지하고, (다윗의 후예로서) 왕위에 오를 권리가 있다는 것을 환기시키고… 등등 하면서 바리사이파 사람들 자신도 좋은 친구가 된다는 것을 지적한다.
예수께서는 그의 말을 막으시며 말씀하신다. “그래, 형님은 그 사람들을 믿으십니까? 그 사람들의 말을 믿으십니까? 정말이지 교만과 거짓 칭찬은 가장 날카로운 눈도 넉넉히 가리는군요.”
“그렇지만 나같으면… 그들을 만족시키겠네. 자낸 그들이 대번에 호산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자네를 개선장군처럼 떠받들기를 바랄 수는 없네…. 자넨 그들의 마음을 끌어야 하네. 예수, 겸손을 조금, 참을성을 조금 가지게. 명예는 모든 희생을 치를 가치가 있는 걸세.”
“그만 해 두십시오! 그것은 인간적인 말들이고, 그보다도 더 못한 것입니다. 형님, 하느님께서 형님을 용서하시고, 빛을 형님께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형님이 저를 슬프게 하시니 비키십시오. 그리고 아주머니와 동생들과 제 어머니께는 그 어리석은 권고를 말씀하지 마십시오.”
“자넨 파멸하기를 원하는구먼! 자넨, 우리와 자네 자신의 파멸의원인일세! ”
“형님이 여전히 변하지 않으셨으면, 왜 오셨습니까? 저는 아직 형님을 위해 고통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 때에는….”
요셉은 화를 내고 갔다.
“자넨 형님을 낙담시키네…. 형님은 우리 아버지 같은 분이야, 알겠나? 오래된 이스라엘 사람이야…”하고 시몬이 중얼거린다.
“형님이 이해하시게 되면, 지금 형님을 당황하게 하는 내 행동이 거룩한 것이었다는 것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두 사람은 집의 문지방에 왔다. 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간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에게 명령하신다. “해질 무렵에 배가 준비되어 있도록 해라. 우리는 두 분 마리아를 티베리아로 모시고 가고, 시몬이 그분들을 집으로 모셔 갈 것이다. 네 동료 어부들 외에 마태오가 너와 같이 가고, 다른 사람들은 여기서 우리를 기다린다.”
베드로가 예수를 따로 모시고 가서 말한다. “그런데 안티오키아 사람이 오면 어떻게 합니까? 가리옷의 유다 때문에 이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당신의 선생님이 우리가 당신을 티베리아의 부두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고.”
“아! 그러면!” 그리고 큰 소리로 말한다. “배를 준비해 놓겠습니다.”
“어머니, 저와 같이 올라가십시다. 이 몇 시간 동안 같이 있도록 하십시다.”
성모님은 말없이 예수를 따라 가신다. 두 분은 그것을 덮은 포도나무와 그늘을 지게 하려고 달아 놓은 커튼으로 그늘이 져서 시원한 위충 방 안으로 들어가신다.
“예수야, 너 떠난다지?!” 성모님의 얼굴은 매우 창백하다.
“예, 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장막절을 지내러 가서는 안 되니? 아들아!…” 성모님은 흐느끼신다.
“어머니! 왜 그러세요? 우리가 이별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그래 맞았다. 그렇지만… 오! 나는 네가 가말라 근처의 숲속에서 말해 준 것을 기억한다…. 아들아! 이 불쌍한 여인을 용서해라. 네말을 따르겠다…. 나는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강하게 되겠다…. 그러나 네게서 한 가지 약속을 원한다….”
“어떤 약속입니까, 어머니?”
“그 무서운 시간을 이 어미에게 숨기지 말라는 것이다. 내게 대한 연민으로, 내게 대한 불신으로 그러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너무나 큰 고통일 것이다…. 너무나 큰 고민…. 내가 모든 것을 뜻하지 않은 때에, 그리고 네가 이 가엾은 어미를 사랑하는 것처럼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어떤 사람에게서 들어서 알게 되겠기 때문에… 너무나 큰 고통일 것이다…. 또 내가 실을 잣고, 옷감을 짜고, 비둘기들을 돌보는 순간에 내 아들인 네가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것은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
“염려 마세요, 어머니. 어머니는 아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번이 마지막 작별도 아닙니다. 우리는 또 만나게 됩니다….”
“참 말이냐?”
“예, 또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 너는 내게 ‘저는 제헌을 끝마치러 갑니다’ 하고 말하겠지? 오….”
“그 말씀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깨달으실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는 평화가 올 것입니다. 말할 수 없는 평화… 이렇게 생각하십시오. 다른 모든 자녀들을 위해서 하느님께서 당신의 자녀인 우리들에게서 원하시는 모든 것을 했다고. 아주 큰 평화… 완전한 사랑의 평화….”
예수께서는 어머니를 안으셨다. 그리고 아들의 애정을 담은 포옹으로 꼭 껴안으신다. 예수께서는 훨씬 더 크시고 더 튼튼하시고, 어머니는 더 작으시고, 당신 육체의 손상되지 않은 젊음으론 또 때묻지 않은 당신의 정신의 영원한 젊음을 감싸고 있는 육체가 표현하는 것으로 젊으시다. 그러고 성모님은 영웅적으로, 정말 말할 수 없이 영웅적으로 되풀이 하신다.
“그래, 그래.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다른 말씀은 없다. 완전하신 두분은 벌써 당신들의 가장 힘든 순종의 희생을 완수하신다. 눈물도 입맞춤까지도 없다. 완전히 사랑하시고, 당신들의 사랑을 하느님의 발 앞에 내려놓으시는 두분이 계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