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라자로의 집에 있는데 마르타와 마리아가 외양이 매우 의젓한 중년이 지난 어느 남자를 배웅하느라고 정원으로 나오는 것이 보인다. 그 남자는 로마인들처럼 얼굴에 완전히 면도질을 한 것을 보면 히브리인이 아닌 것 같다. 집에서 좀 떨어지자 마르타가 그에게 묻는다.
“그래, 니고메데스 선생님, 우리 오빠가 어때요? 우리가 보기에는 대단히…병이 중한 것 같은데…말씀해주세요.”
그 남자는 사실의 회피할길 없는 성격을 확인하는 동정의 몸짓으로 양팔을 벌리고 걸음을 멈추면서 말한다.
“병이 매우 중해요…. 나는 그를 치료한 처음부터 당신들을 속이지 않았어요. 당신들도 알다시피 나는 모든 것을 시도했어요. 하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나는 또 …희망을 가지기로 했었지요. 그래요. 맛있는 음식과 내가 만들어 주는 강심제 덕택으로 병으로 인한 쇠약에 저항해서 적어도 살 수는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기도 했었어요. 나는 또 피를 썩지 않게 예방하고, 의술의 대가들의 오랜 원리에 따라 기운을 돋구어 주는데 좋다고 하는 독약도 써보았소. 하지만 병이 내가 쓴 약들보다 더 강해요. 이 병들은 일종의 부식입니다. 이 병들은 파괴하는 것인데, 그것들이 밖으로 나타날 때에는 이미 뼈속이 침범을 당한 것입니다. 나무의 수액이 밑에서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는 병이 발에서부터 온 몸에 퍼졌어요….”
“그렇지만 오빠가 병든 것은 다리뿐인데요…” 하고 마르타가 탄식하며 말한다.
“그래요 하지만 열은 당신들이 더 할 수 없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곳을 파괴합니다. 이 나무에서 떨어진 작은 가지를 봐요. 이 가지는 부러진 곳 근처 여기가 갉아 먹힌 것 같지요. 하지만 봐요 …. (그는 손가락으로 가지를 부러뜨린다) 알겠어요? 윤기있는 껍질 밑에는, 아직 작은 잎들이 붙어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같이 보이는 끝까지 부패병이 침범해 있습니다.
라자로는 이제 죽어…갑니다. 가엾은 누이들! 당신들의 조상들의 하느님, 제신들, 그리고 우리 의술의 반신(半神)들도 아무렇게도 할 수 없었거나…또는 하기를 원치 않았어요. 난 당신들 하느님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이지요…. 예, 나는 이제 핏속에 들어간 부패의 증상이 열이 더한 것으로도 그렇고, 심장의 불규칙적인 움직임과 병자와 그의 모든 기관에 자극과 반응이 없는 것으로 인해서도 그렇고 죽음이 매우 가까이 온 것으로 내다봅니다. 알겠지요? 라자로는 이제 먹지를 못하고, 그가 먹는 얼마 안 되는 것도 붙잡아 두지를 못하고, 붙잡아 두는 것도 동화하지를 못합니다.
이제 끝장입니다.…. 그리고 ―테오필로를 기억해서 당신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의사를 믿어요.― 그리고 오히려 바라야할 것은 이제는 죽음이예요…. 이것들은 무서운 병이지요. 수 천년 전부터 이 병들이 사람을 파멸시키는데, 사람은 이 병들을 소멸시키지 못합니다. 신들만이 그렇게 할 수 있을 터인데, 하기는….“
그는 말을 멈추고 수염을 깍은 턱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그 여자들을 바라다본다. 그는 곰곰 생각하더니 말한다.
“왜 갈릴래아 사람을 부르지 않아요? 그분은 당신들 친구인데, 그분은 할 수 있어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죽을병이 들렸다가 나은 사람들을 검사해 보았지요. 그분에게서는 이상한 힘이 나와요. 흩어진 반응을 되살리고 모아서 그것들에게 나을 의욕을 억지로 생기게 하는 신비로운 정신력이 나와요…. 그분을 모셔 와요. 나는 외교인이지만 당신들 국민의 불가해한 기적을 행하는 사람을 존경해요. 그리고 내가 하지 못한 것을 그분이 할 수 있으면 기쁘겠습니다.”
“그분은 하느님이세요, 니고메데스 선생님. 그러니까 무엇이든 하실 수 있어요. 선생님이 신비한 정신력이라고 하신 것은 그분의 하느님으로서의 뜻이예요.” 하로 마리아가 말한다.
“당신의 믿음을 나는 비웃지 않아요. 오히려 나는 그것을 불가능한 것에까지 밀고 갑니다. 게다가…책에 보면 신들이 때로는 이 세상에 내려온다는 말이 있어요. 나는…그걸 한번도 믿지 않았어요…. 하지만 인간과 의사의 지식과 양심을 가지고 나는 사실 그렇다고 말해야하겠어요. 그 갈릴래아 사람은 신만이 행할 수 있는 치유를 행하니까 말이오.”
“잡신이 아니예요. 니고메데스 선생님, 참 하느님이세요.”하고 마리아가 강조한다.
“좋아요. 그렇다고 합시다. 그리고 나는 만일 라자로가…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면 그분을 믿고 제자가 되겠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부터는 병이 낫는다는 말보다는 오히려 부활이라는 말을 해야겠으니 말이오. 그러니까 급히 모셔 와요…. 내가 바보가 되지 않았다면 라자로는 많아야 오늘 황혼서부터 세 번째 황혼까지는 죽을 터이니까 말이오. ‘많아야’라고 말한 것은 이제는 그보다 일찍 일 수도 있어서 그런 거요.”
“오! 우리가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렇지만 그분이 어디 계신지 우리는 몰라요…” 하고 마르타가 말한다.
“나는 알아요. 그분의 제자 한 사람이 내게 말해주었는데, 그 제자는 병자들을 데리고 그분 있는 곳으로 가는 중이었지요. 병자 중 두 사람이 내 환자들이었습니다. 그분은 요르단강 건너편 도선장 근처에 계시답니다. 그 제자가 내게 그렇게 말했어요. 당신들이 아마 그 장소를 더 잘 알겠지요.”
“아! 틀림없이 살로몬의 집이예요” 하고 마리아가 말한다.
“아주 멉니까?”
“아니요.”
“그러면 즉시 하인 한사람을 그분에게 보내서 오시라고 해요. 나는 나중에 다시 와서 여기 있으면서 그분이 라자로에게 행하시는 일을 보겠어요. 그럼 안녕히…, 그리고…서로 용기를 돋구도록 하시오.”
그는 몸을 숙여 절하고 출구 쪽으로 나간다. 거기에서는 하인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가 그의 말을 잡아 주고 큰 대문을 열어준다.
“어떻게 할까, 마리아야?” 하고 의사가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 마르타가 물어본다.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요. 오빠가 죽은 다음에 모시러 보내라 하셨으니 그대로 해요.”
“그렇지만 오빠가 죽고 나면… 선생님을 여기 모셔야 무슨 소용이 있겠니? 우리 마음에는 그야 유익하겠지. 그러나 오빠에게는!…. 모셔오라고 하인을 한 사람을 보내겠다.”
“안 돼. 언니는 기적을 망치게 될 거야. 선생님은 어떤 반대 사실이 있어도 바라고 믿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어. 그리고 그렇게 하면 우리는 기적을 얻을 거야. 그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해. 만일 우리가 그렇게 할 줄을 모르면 하느님께서는 그분보다 더 잘하려고 하는 거만한 마음을 가진 우리를 그대로 버려두시고 아무 것도 주시지 않을 거야.”
“그렇지만 넌 오빠가 얼마나 고통을 겪고 있는지 보지 못하니? 넌 오빠가 정신이 말짱할 때에는 얼마나 선생님을 뵙기를 바라는지 알아차리지 못하니? 이 마지막 기쁨을 우리 불쌍한 오빠에게 거절하다니, 넌 인정머리도 없구나!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오빠도 없어지고! 집이 엉망이 되고 우리 둘은 사막에 있는 두 종려나무 같을 거다.”
마르타는 고통의 발작을 일으킨다. 아주 동양적인 신경 발작을 일으킨다고까지 말해야겠으니, 흥분하여 제 얼굴을 때리고 머리를 풀어헤친다.
마리아는 마르타를 붙들고 위압한다.
“입 다물어, 입 다물라니까! 오빠가 들을지도 몰라. 난 오빠를 언니보다 더 많이 더 낫게 사랑하지만 자제할 줄을 안단말이야. 언니는 무식한 여자 같아. 입 다물라니까 그러네! 이렇게 흥분한다고 운명을 바꾸지도 못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지도 못하는 거야. 내 마음을 감동시키려고 그런다면, 언니는 잘못 생각하는 거야. 잘 생각해 봐. 내 마음은 복종하느라고 부수어지고 있어. 그렇지만 순종으로 인해서 잘 견디어낸단 말이야.”
마르타는 동생의 힘과 말에 압도되어 약간 진정된다. 그러나 지금은 좀 더 가라앉은 고통 속에서 어머니를 부르며 한탄한다.
“엄마, 엄마, 날 위로해 주세요.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는 내게는 평화가 없어졌어요. 엄마가 살아 계셨더라면! 엄마가 울화병으로 돌아가시지 않았더라면! 엄마가 살아 계셨더라면, 엄마가 우리를 인도하고 우리는 엄마에게 순종해서 모두의 이익이 되었을 건데…. 아!….”
마리아의 얼굴빛이 변한다. 마리아는 소리를 내지 않고 괴로워하는 얼굴로 말없이 손을 마주 비틀면서 운다.
마르타가 그를 보고 말한다.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시게 되었을 때 나더러 오빠에게 엄마 노릇을 하겠다고 약속하라고 하셨다. 어머니가 살아 계셨더라면….”
“엄마는 의로운 여인이었으니까 선생님께 순종하셨을 거야. 언니가 날 감동시키려고 해봐도 소용없어. 그럼 내가 엄마에게 드린 고통으로 해서 엄마를 죽였다고 말해. 그럼 나는 말할 거야. ‘언니 말이 맞아’하고. 그렇지만 언니가 선생님을 모시려고 하는 것을 잘하는 일이라고 말하게 하련다면, 난 언니에게 ‘아니’라고 말할 거야. 그리고 언제까지나 ‘아니’라고 말하겠어. 그리고 엄마가 아브라함의 품에서 나를 칭찬하고 나서 내게 축복을 주실 거라고 확신해. 자 집으로 가.”
“이젠 아무 것도 없어! 아무 것도 없어!”
“다 있어! 언닌 다 있다고 말해야 할 거야. 사실 언니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 그분이 말씀하시는 동안 주위를 기울이는 것 같지만, 그 다음에는 선생님이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기억하지 못한단 말이야. 사랑하고 순종하면 우리가 하느님의 자식이 되고 당신 나라의 상속자가 된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시지 않았어? 그런데 우리가 충실한 덕택으로 하느님을 모시하고 하늘 나라를 차지한다면, 언니는 어떻게 우리가 빈털털이가 된다고 말할 수 있어? 진리에 있어서 우리가 절대적이어야 하는 것처럼, 내가 악에 절대적이었던 것처럼, 선에 있어서도, 순종과 소망과 믿음과 사랑에 있어서도 절대적일 수 있어야 하고 절대적일 줄을 알아야 하고 절대적이기를 원해야 하는 거야….”
“넌 유다인들이 선생님을 조롱하고 그분에 대해서 암시적인 비난을 하는 것을 가만 두면서. 그저께 그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었지.”
“그래 언니는 아직도 그 까마귀들의 짖는 소리와 저 독수리들의 울음소리를 생각하고 있는 거지?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속해 있는 것을 뱉아버리게 내버려둬! 세상 사람이 무슨 상관이야? 하느님에 비하면 세상 사람이 뭐야? 이거 봐. 추위로 마비되었거나 오물을 빨아 먹어 중독이 되어서 내가 이렇게 으깨버리는 이 등에만도 못하단 말이야” 하고 말하면서 마리아는 오솔길의 자갈 위를 천천히 기어가고 있는 등에를 뒤축으로 힘껏 밟는다. 그리고는 마르타를 한 팔로 안으면서 “자, 집으로 가서…”하고 말한다.
“선생님께 알려 드리기라도 하자꾸나. 사람을 보내서 다른 말을 하지 말고 라자로가 죽어 간다고만 말씀드리라고 하자.”
“선생님이 그 소식을 우리한테서 들으셔야 하시는 것처럼 말하는구먼! 내가 안 된다고 말했지. 그건 쓸데없는 짓이야.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 ‘라자로가 죽거든 내게 알려라’ 하고. 그러니까 그렇게 하는 거야. 그전에는 안 돼.”
“아무도, 아무도 내 고통을 동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너는 그 누구보다도 더 하고….”
“그렇게 우는 것 그만 둬요. 견딜 수가 없어….”
자기 고통 속에서 마리아는 언니에게 용기를 주고 자기마저 울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문다.
마르첼라가 집 안에서 뛰어 나오고 그 뒤를 막시민이 따라 운다.
“마리아, 마리아! 빨리 뛰어 오세요! 라자로가 좋지 않아요. 이젠 대답을 못해요….”
두 자매는 뛰어와서 집 안으로 들어가고…조금 후에는 필요한 도움을 얻으려고 명령을 내리는 마리아의 큰 목소리가 들리고, 강심제와 끓는 물 대야를 가지고 달려오는 하인들이 보이고, 속삭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고통을 나타내는 몸짓들이 보인다.….
한참 소란이 벌어지고 나서 천천히 다시 조용해진다. 저희들끼리 말하는 하인들이 보이는데, 그들은 덜 흥분해 있지만 큰 낙망을 나타내는 몸짓으로 그들의 말을 강조한다. 더러는 머리를 내젓고 어떤 사람들은 팔을 벌리고 높이 쳐들며 “그렇게 됐어”하고 말하려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울고 더러는 아직 어떤 기적을 바라려고 한다.
죽은 사람처럼 얼굴이 창백한 마르타가 다시 나타난다. 마르타는 누가 따라 오나 보려고 뒤를 돌아다본다. 마르타는 근심스럽게 그를 둘러싸는 하인들을 둘러본다. 집 안에서 누가 그의 뒤를 밟으려고 나오는지 보려고 몸을 돌린다. 그런 다음 어느 하인에게 “넌 나를 따라 오너라”하고 말한다.
그 하인은 다른 하인들의 무리에서 떨어져서 마르타를 따라 재스민이 뒤덮인 정자를 향하여 가서 그 속으로 들어간다. 마르타는 뒤얽힌 가지들 사이로 볼 수 있는 집에서 눈길을 떼지 않은 채 말한다.
“내 말 잘 들어라. 하인들이 모두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가고 그들이 집 안에서 일하도록 내가 명령하면, 너는 마구간으로 가서 제일 빠른 말 중의 한 놈을 골라서 안장을 얹어라…. 혹 누구에게 들키면 의사를 모시러 간다고 말해라…. 정말 너를 축복받으신 의사 선생님을 모시러 보내는 것이니까 너는 거짓말 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너더러 거짓말 하라고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말을 먹일 귀리와 네가 먹을 식량, 그리고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이 돈주머니를 가지고 가거라. 작은 문으로 나가서 말발굽이 소리를 내지 않게 갈아놓은 밭으로 지나 가거라. 집에서 멀어진 다음에는 예리고로 가는 길로 들어서서 절대로 멎지 말고 밤에도 네 굽을 놓고 달리게 해라. 네가 아직 달리고 있는데 어두워지면 초승달이 길을 비춰줄 것이다. 네 주인의 목숨이 네 손과 네 속도에 달려 있다는 것을 생각해라. 너를 믿는다.”
“주인님, 충실한 종처럼 주인님을 도와드리겠습니다.”
“베타바라를 걸어서 건너는 데로 가서 강을 건너 요르단강 건너 베다니아 다음 마을로 가거라. 알겠니? 요한이 처음에 세례를 주던 곳 말이다.”
“압니다. 저도 깨끗하여지려고 거길 간 적이 있습니다.”
“그 마을에 선생님이 계신다. 누구나 다 그분이 사시는 집을 일러 줄 것이다. 그렇지만 큰 길을 따라 가지 말고 강을 끼고 가면 더 나을 것이다. 사람 눈에 덜 띌 것이고 네가 직접 집을 찾게 될 것이다. 들에서 강으로 가는 하나밖에 없는 마을길의 첫 번째 집이니 잘못 찾을 수가 없다. 평면 지붕도 없고 2층 방도 없고 정원이 달린 집인데, 강에서 가면 그 정원이 집보다 먼저 나오고 작은 나무문과 아마 산사나무 울타리를 둘러친, 어떻든 울타리를 둘러친 정원이다. 알았니? 내가 말한 것을 다시 말해보아라.”
하인은 참을성 있게 복창한다.
“됐다. 선생님께, 선생님께만 말씀을 드리겠다고 청해서 네 여주인들이 너를 보내서 선생님께 라자로의 병이 대단히 중해져서 죽어간다고, 우리는 이제 도무지 손을 쓸 수 없다고, 라자로가 선생님을 뵙고 싶어 하니 곧 와 주십사고, 제발 곧 와 주십사한다고 말씀드리라고 했다고 말씀드려라. 잘 알았니?”
“잘 알았습니다, 주인님.”
“그런 다음 즉시 돌아와서 네가 집에 없는 것을 아무도 잘 알아차리지 못하게 해라. 어두울 때 쓸 초롱을 가지고 가거라. 자 달려라, 네 굽을 놓고 달리게 해서 말이 지쳐빠지도록 만들어라. 그렇지만 선생님의 대답을 들어가지고 빨리 돌아오너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주인님.”
“자! 가거라! 알겠느냐? 그들이 벌써 모두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네가 길 떠날 차비를 하는 것을 보지 못할 것이다. 내가 직접 음식을 가져오마. 자, 그것을 작은 문 문지방에 갖다 놓으마. 가라! 그리고 하느님께서 너와 같이 하시기를 바란다. 가라!….”
마르타는 불안해서 하인을 밀고 나서 조심조심하면서 빨리 집으로 뛰어 간다. 그리고 조금 후에는 남쪽 샛문으로 살그머니 밖으로 나와 손에는 작은 자루를 들고 울타리를 끼고 첫 번째 터진 틈까지 가서는 돌아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