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의 촌스러운 화덕이 아주 오랫동안 쓰이지 않다가 불이 피워졌다. 그릇에서 끓고 있는 아교 냄새가 톱밥과 방금 만들어졌거나 또는 작업대 아래로 떨어지는 대팻밥의 독특한 냄새에 섞인다.
예수께서는 널빤지들을 톱과 대패로 의자 다리와 서랍과 그밖의 다른 물건으로 변형시키기 위하여 열심히 일하신다. 나자렛의 작은집에 가구들, 수수한 가구들이 작업장으로 옮겨졌다. 고칠 필요가 있는 빵 반죽 그릇, 성모님의 베틀 중의 하나, 등 없는 걸상 둘, 정원 사닥다리, 작은 궤, 그리고 화덕의 문이다. 화덕의 문은 쥐들이 밑을 갉아먹은 모양이다.
예수께서는 쓰거나 오래 되어서 망그러진 것을 고치느라고 일하신다.
한편 토마는 금은 세공사(細工師)가 쓰는 작은 연장 한 벌을 가지고 얇은 은조각들을 날렵한 손으로 가공하고 있다. 그 연장들은 열성당원의 침대와 같이 벽에 기대 놓은 침대 위에 놓여 있는 그의 배낭에서 꺼낸 것이 틀림없다. 끌을 두드리는 그의 작은 망치는 맑은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는 예수께서 쓰시는 연장이 내는 더 큰 소리에 빨려 들어간다.
이따금씩 그들은 몇 마디 말을 나누는데 토마는 선생님과 같이 거기 있으면서 그의 일을 하는 것이 너무도 기뻐서 -또 사실 그는 이 말을 한다.- 대화를 하는 중간 중간에 가만히 휘파람을 불 지경이다. 가끔 그는 눈을 들어 위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열중한 모습으로 연기에 그을은 방의 벽을 뚫어지게 바라다본다.
예수께서 그것을 알아차리시고 그에게 말씀하신다. “토마야, 너는 검게 된 이 벽에서 영감을 얻어내는 거냐? 하긴 벽들이 이 모습을 띠게 된 것은 한 의인이 오랜 동안 일을 한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금은 세공사에게 어떤 모티브를 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습니다, 선생님. 사실 금은 세공사는 호화로운 금속을 가지고 거룩한 가난의 시를 나타낼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금속을 가지고 자연의 아름다운 것들을 모방하고, 금과 은을 가지고 자연계에 있는 꽃과 잎들을 재생시켜서 금과 은을 고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그 꽃과 잎들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생각해 내기 위해서 이렇게 눈을 벽 쪽으로 돌린 채 꼼짝 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실제로 보는 것은 제 고향의 작은 수풀들과 목장들, 술잔이나 별을 닮은 가벼운 나뭇잎들과 꽃들, 그리고 나무줄기들과 잎들의 생김새입니다….”
“그러면 너는 시인이로구나. 다른 사람이 양피지에 써서 노래하는 것을 금속에 새겨서 노래하는 시인.”
“그렇습니다. 과연 금은 세공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금속에 새겨놓는 시인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의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일이 선생님의 수수하고 거룩한 일 만한 가치가 없습니다. 저희들의 일은 부자들의 허영에 소용되는 것인데, 선생님의 일은 집안의 거룩함과 가난한 사람들의 유익에 소용되기 때문입니다.”
“토마, 자네 말 잘 하는구먼”하고 열성당원이 정원으로 향한 문지방에 나타나면서 말한다. 그는 짧은 옷을 입고, 소매를 걷어 올렸고, 앞에는 오래된 앞치마를 두르고, 손에는 철통을 들고 있다.
예수와 토마는 몸을 돌려 그를 바라다보며 빙그레 웃는다. 그리고 토마가 대답한다. “맞아, 내가 말을 잘 해, 그렇지만 나는 금은 세공사의 일이 어떤… 좋고 거룩한 물건을 꾸미는데 소용이 되기를 바라네….”
“무슨 일인데?”
“비밀이야. 오래 전부터 이걸 생각하고 있네. 우리가 라마에 갔던 때부터 나는 이 순간을 기다리면서 항상 금은 세공사의 작은 연장들을 가지고 다니네…. 그런데 시몬, 자네 일은?”
“오! 나야 토마 자네처럼 완전한 예술가는 아니지. 붓을 들어 보는 것이 생전 처음이야. 그래서 내가 칠하는 것이 아무리 착한 뜻을 들여도 불완전하네. 그래서 손을 익히기 위해… 가장… 보잘것없는 곳들부터 시작했네…. 그런데 정말이지 내가 어떻게나 서투른지 소녀가 기꺼이 웃게 되었단 말이네. 그러나 난 그게 기쁘네! 선생님, 그 애는 시간이 지날수록 차분한 생활로 다시 돌아옵니다. 그런데 그 애의 과거를 지우고 그 애를 선생님께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게 하는 데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봐! 하지만 발레리아가 그 애를 놓아주지 않을지도 몰라…”하고 토마가 말한다.
“오! 저 애를 데리고 있거나 데리고 있지 않거나 발레리아에게 무슨 상관이 있겠나? 발레리아가 저 애를 데리고 있었던 것은 저 애를 세상에서 헤매게 내버려 두지 않기 위해서였어. 그리고 확실히 소녀가 영원히, 모든 면에서, 특히 정신면에서 구원을 받는 일이 좋은 일일 거야. 그렇지요, 선생님?”
“사실이다. 이를 위해 많이 기도해야 한다. 저 애는 순박하고 정말 착하다. 그러니까 진리로 키워지면 많은 것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저애는 본능적으로 빛을 향해 가고 있다.”
“물론입니다! 저 애는 이 세상에서는 위안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하늘에서 찾습니다. 불쌍한 아이! 저는 선생님의 기쁜 소식이 세상에 전해질 수 있게 되면, 제일 먼저, 그리고 제일 많이 받아들일 사람들은 바로 노예들일 것이라고 아무런 인간적인 위안도 없어, 위안을 얻으려고 선생님의 약속을 찾을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말씀드릴 것은, 제가 바로 선생님을 전할 영광을 얻게 되면, 저 불행한 사람들에 대해서 특별한 사랑을 가지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잘하는 일일 것이다, 토마야!”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맞아. 그러나 자네가 어떻게 그 사람들에게 가까이 갈 건가?”
“오! 나는 귀부인들에게 금은 세공사 노룻을 하겠네…. 그리고 그들의 노예들에게는 선생 노릇을 하고 금은 세공사는 부잣집에 드나들거나 그들의 하인들이 집으로 그를 찾아오거나 하네…. 그러면 나는 일을 할 걸세…. 두 가지 금속을 가공할 거란 말이야. 부자들을 위해서는 이 세상의 금속을…, 그리고 노예들을 위해서는 정신의 금속을.”
“하느님께서 네 계획에 강복하시기를 바란다, 토마야. 그 의향을 꾸준히 간직해라….”
“그러겠습니다, 선생님.”
“그럼, 토마에게 대답하셨으니, 이제는 저와 같이 가셔서… 제가 일한 것을 보시고, 이제는 무엇을 칠해야 할지 말씀해 주십시오. 아직 보잘것없는 일들입니다. 저는 매우 쓸모없는 견습공이니까요.”
“가자. 시몬아….” 그러시면서 예수께서 연장을 내려놓으시고 열성당원과 같이 나가신다.
그들은 조금 후에 돌아온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정원의 층계를 그에게 가리키신다. “이것을 칠해라. 칠은 나무를 아름답게 하는 것 외에, 나무에 물이 스며들어가지 못하게 해서 더 오랫동안 보존한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덕행들이 보호하고 아름답게 하는 것과 같다. 사람의 마음은 교양이 없고 거칠 수도 있다…. 그러나 덕행들로 감싸면 아름답고 기분 좋게 된다. 알겠느냐? 아름답고 실제로 효과 있는 칠을 얻으려면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우선, 칠을 만드는데 필요한 것을 주의해서 골라야 한다. 즉 흙이나 이전 칠을 말끔히 없앤 그릇과 좋은 기름과 좋은 염료를 써야 하고 그것들을 참을성 있게 섞고 다루어서 너무 되지도 않고 너무 묽지도 않은 액체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아주 작은 덩어리까지 풀어지도록 싫증나지 않고 다루어야한다. 그렇게 한 다음에는 붓을 써야 하는데, 털이 빠지지 않는 붓을 써야 하고, 털이 너무 뻣뻣하지도 않고 너무 보드라워도 안 된다. 붓에서는 이전 칠을 말끔히 없애야 하고, 칠을 하기 전에 나무에서 꺼칠꺼칠한 것과 전에 발랐던 칠이 딱딱해진 것과 흙과 그밖의 모든 것을 없앤 다음, 질서 있게 확실한 솜씨로, 항상 같은 방향으로 붓을 놀리며 참을성 있게, 매우 참을성 있게 칠을 해야 한다. 과연 같은 널빤지에도 저항이 각각이다. 예를 들어, 마디에는 칠이 반들반들하게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마디에서는 나무가 칠을 거부하기 때문에 잘 먹지 않는다. 반대로 나무의 부드러운 부분에는 칠이 이내 먹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부드러운 부분은 덜 반들거리고, 그래서 부풀어 오르거나 가느다란 홈이 생기기가 쉽다…. 그러니까 칠을 바르는데 정성스럽게 손을 써서. 수리를 해야 한다. 또 그리고, 헌 가구에는, 예를 들어 이 층계의 단처럼 새로 갖다 붙이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 보잘것없는 층계에 조각을 갖다 붙인 것이 아니라 매우 오래 된 것같이 보이게 하기 위해서, 새로 만든 단이 옛날 것들과 같도록 해야 한다…. 자, 이렇다!” 층계 밑에 몸을 구부리고 계신 예수께서는 일을 하시면서 말씀하신다….
끌들을 놓아두고 가까이에서 보려고 왔던 토마가 묻는다. “왜 위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으시고 아래서부터 시작하셨습니까? 반대로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나아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다. 과연 아랫쪽은 더 많이 상했고, 땅에 놓여 있기 때문에 더 상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아랫쪽은 여러번 손질을 해야 한다. 한번 칠하고, 두번 칠하고, 필요하면 세번도 칠해야 한다…. 그리고 아랫쪽이 칠을 또 한 번 할 수 있도록 마르는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지 않기 위해서, 그동안 충계의 윗쪽을 칠하고 다음에는 가운데를 칠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다가 옷을 더럽히고 먼저 칠한 부분을 망그러뜨릴 수도 있겠는데요.”
“솜씨 있게 하면 옷도 더럽히지 않고 아무 것도 망그러뜨리지 않는다. 자 보아라. 이렇게 하는 거다. 옷을 꼭 여미고 멀찍이 떨어진다. 칠에 대해서 혐오감을 가져서가 아니라, 새로 칠한 것이 망그러지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시면서 예수께서는 팔을 들어 이제는 층계 윗쪽을 칠하신다.
그리고 말씀을 계속하신다. “영혼들과도 이렇게 한다. 나는 처음에 칠이 사람의 마음을 덕행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칠은 나무를 아름답게 하고 벌레와 비와 해에서 나무를 보호한다. 칠을 한 물건들을 돌보지 않고 망그러지게 내버려 두는 집주인은 화를 입을 것이다! 나무에서 칠이 벗겨지는 것을 보면, 때를 놓치지 말고, 칠을 다시 하고 칠을 다시 손질해야 한다…. 덕행들도 정의를 향한 첫번 충동에서, 집주인이 조심하지 않으면, 죽거나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육체와 영이 벌거벗은 채로 일기불순과 기생식물, 즉 격정과 타락에 내맡겨지면, 공격을 받아 그것들을 아름답게 하던 칠을 잃고 불을 때는… 소용밖에는 안 되고 말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있어서나 우리 제자들과 같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있어서, 우리의 자아(自我)를 보호하는데 소용되던 덕행들이 가치가 떨어지고 빛깔이 흐려지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면, 즉시 목숨이 다할 때까지 부지런하고 참을성 있는 노력으로 대비해서, 영광스럽게 부활할 자격이 있는 육체와 영을 가지고 죽음 안에 잠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덕행이 참되고 훌륭하기 위하여는, 어떤 찌꺼기도, 어떤 얼룩도 없애는 순수하고 용감한 의향이 있어야 하고, 덕을 닦는데 있어서 결점을 남기지 말아야 하며, 그 다음에는 너무 엄격하거나 너무 너그럽지 않은 태도를 취해야 한다. 지나치게 강경한 태도와 지나친 너그러움은 해롭기 때문이다. 그리고 붓, 즉 의지는 물질적인 줄로 영적인 칠에 나뭇결무늬를 만들어 놓을 수도 있을, 전에 있던 인간적인 경향이 일체 없이 깨끗해야 하며, 적절하고 피로하게 하지만, 이전의 딱지를 모두 말끔히 치우고 덕행을 받도록 묵은 자아를 깨끗하게 하기 위하여는, 필요한 작업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준비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준비시켜야 한다. 사실 헌 것과 새 것을 섞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일을 질서 있게 잘 생각해 가면서 해야 한다. 중대한 동기 없이는 한 군데에서 다른 데로 건너뛰지 말아야 하고 이쪽으로 칠하다가 저 쪽으로 칠하다가 하지 말아야 한다. 덜 피로하기는 하겠지만, 칠이 고르지 않을 것이다. 무질서한 영혼들에게는 이런 일이 생긴다. 그런 영혼들은 완전한 곳들을 보이는가 하면, 그 곁에는 변형된 곳이 있고, 다른 빛깔들이 있다…. 옹이같이 칠을 잘 받지 않는 곳, 즉 물질의 결점이나 지나친 격정은 계속 칠을 해야 한다. 그런 결점과 격정은 그것들을 힘들여 매끈하게 하는 의지에 의하여 억제되기는 하지만, 자르기는 했어도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은 옹이처럼 남아서 계속 저항을 한다. 그리고 그것들에는 이내 떨어져 나가는 칠이 한 겹밖에 없는데도 덕행들로 잘 감싸여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어떤 때는 사람들을 속인다. 사욕의 옹이를 조심해야 한다. 그것들이 다시 나와서 새 자아를 더럽히지 못하도록 덕행으로 여러번 칠하도록 하여라. 그리고 무른 부분, 즉 칠을 쉽게 받지만, 변덕스럽게 받아서 부풀어 오르거나 줄이 생기는 부분은 사포(砂布)로 여러번 문질러서 매끈하게 하고 매끈하게 하고 또 매끈하게 하고 칠을 한번 또는 여러번 다시 해서 치밀한 에나멜처럼 매끈하게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칠을 더덕더덕 덧바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덕행에 있어서 지나친 열심은 인간이 반발을 하고 부글부글 끊어서, 충격을 받으면 즉시 칠이 비늘처럼 떨어진다. 그래서는 안 된다. 너무 많은 것도 너무 적은 것도 안 된다. 자기 자신과 육체와 영혼으로 된 인간들에 대한 일에 중용(中庸)을 지켜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아우레아 같은 경우는 예외이지 으레 그런 것은 아니니까.- 옛날 부분에 섞인 새 부분이 있다. 모세에서 그리스도에게로 건너오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경우도 그렇고, 여러 가지 믿음을 가진 이교도들의 경우도 그렇다. 이 믿음들이 대번에 사라질 수는 없을 것이고, 적어도 가장 순수한 일에 있어서는 향수와 추억을 가지고 나타날 것이다. 그 때에는 새 덕행들을 보충하기 위하여 그전부터 있던 것들을 써서 묵은 것이 새 것과 조화를 이루며 섞이도록 한층 더 주의와 요령을 가져야 하고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이와같이, 로마인들에 있어서는 애국심과 씩씩한 용기가 중요한 요소이며, 이 두가지는 말하자면 신화적인 것이다. 그러면 이것들을 쳐부술 것이 아니라, 애국심에 새 정신을, 즉 로마를 그리스도교 세계의 중심을 만들어서 정신적인 위대함도 로마에 주겠다는 의향을 주입해야한다. 로마인들의 씩씩함을 써서 싸움에서 용맹한 사람들을 믿음에서도 용맹하게 되도록 하여라. 또 한가지 예는 아우레아이다. 폭로된 동물적인 사실에 대한 혐오감은 아우레아로 하여금 깨끗한 것을 사랑하게 하고 부정한 것을 미워하도록 이끌었다. 그러면 이 두가지 감정을 이용해서, 그 애가 타락을 동물적인 로마인인 것처럼 미워함으로써 완전한 순결에 이르도록 이끌어라.
내 말을 알아듣겠느냐? 그리고 풍습을 가지고 파고 들어가는 수단을 만들어라. 거침없이 쳐부수지 말아라. 너희는 건설하는 데 필요한 것을 즉시 얻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지 말고, 사랑과 참을성과 끈기로, 개종자에게 남아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을 천천히 갈아치우도록 하여라. 그리고 이교도들에 있어서는, 개종한 후에도, 특히 물질이 지배하고, 또 그들이 살아야 하는 주위환경과 항상 관계를 유지해야 하므로, 관능적인 쾌락을 피하라고 많이 강조하여라. 관능을 통해서 나머지 것이 침투하는 것이다. 이교도들에 있어서 과격한 기분, 또 솔직히 말해서 우리들 사이에서도 매우 날카로운 기분을 살펴보아라. 그래서 세상과의 접촉으로 인하여 보호하는 칠이 부스러지는 것을 보거든, 계속 윗쪽을 칠하지 말고, 다시 아랫쪽으로 돌아와서, 영과 육체, 위와 아래를 균형 잡히게 유지하도록 하여라, 그러나 항상 육체부터 시작하고 육체적인 악습부터 시작해서 부정한 육체에나 관능적인 타락의 악취를 풍기는 정신에는 살지 않으시는 손님을 받아들이도록 준비시켜라…. 내 말 알아듣겠느냐?
그리고 너희들이 정신을 돌보는 사람들의 낮은 부분, 물질적인 부분을 너희 옷으로 건드려서 너희들이 손상될까봐 염려하지 말아라. 건설하지 않고 오히려 망그러뜨리지 않도록 조심성있게. 하느님으로 영양을 취하고, 덕행들로 감싸인 너희 자아로 살아라. 그리고 특히 남의 매우 민감한 정신적인 자아를 보살펴야 할 때에는 조심성있게 행동하여라. 그러면 틀림없이 가장 멸시할 만한 사람들을 가지고도 하늘에 갈 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만드는데 성공할 것이다.”
“정말 아름다운 비유를 저희들에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마륵지암을 위해서 이것을 쓰겠습니다!”하고 열성당원이 말한다.
“그리고 저는 주님을 위해서 저를 아주 아름답게 해야 하겠습니다”하고 아우레아가 단어들을 찾아 가면서 천천히 말한다. 아우레아는 얼마 전부터 정원으로 난 문지방에 맨발로 서 있다.
“오! 아우레아! 너 우리말을 듣고 있었니?” 하고 예수께서 물으신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 있었어요. 참 아름다워요! 제가 잘못했나요?”
“아니다, 얘야. 거기 있는지가 오래 됐니?”
“아니요. 그리고 그게 아까워요. 선생님이 전에 말한 건 제가 알지 못하니까요. 선생님의 어머니가 곧 식사 시간이 라고 말하라고 저를 보내셨어요. 빵을 화덕에서 꺼내려고 해요…. 저는 빵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정말 아름다워요! 그리고 빨래를 하는 법도 배웠어요. 그리고 선생님의 어머니는 빵과 천에 대해서 다른 비유 두 가지를 말해 주셨어요.”
“아! 그래? 무슨 말씀을 해 주셨니?”
“제가 아직 체에 있는 밀가루 같지만, 선생님의 친절이 저를 정제하고, 선생님의 은총이 저를 가공하고, 선생님의 포교가 저를 길러주고, 선생님의 사랑이 저를 구워서 밀기울이 많이 섞인 거친 밀가루이던 것이, 만일 제가 선생님이 가공하시게 가만 둬 두면 결국은 제물 만드는데 쓰는 밀가루가 되고, 제물로 바치는 밀가루와 빵이 되어 제단에 올라가도 되는 좋은 빵이 될 것이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어둡고, 기름기가 있고, 꺼칠꺼칠했었는데, 거품 나는 풀을 많이 쓰고, 하도 두드려서 깨끗하고 녹질녹질하게 된 천에, 이제는 해가 빛살을 보내서 희게 될 거라고요…. 그리고 선생님의 어머니는 제가 늘 태양 아래 있고, 또 왕중의 왕, 즉 주님이신 선생님께 어울리는 사람이 되도록 연하게 하는 것도 받아들이면, 하느님의 태양이 저를 그렇게 하실 거라고요. 저는 정말이지 아름다운 것을 너무나 많이 배워요…. 저는 꿈을 꾸는 것같아요…. 아름답고! 아름답고! 아름다운 꿈! 여기는 모두가 아름다워요…. 주님, 저를 다른 데로 보내지 마세요!”
“미르타와 노에미하고 기꺼이 가지 않겠니?”
“저는 여기가 더 좋겠어요…. 그렇지만… 그 아주머니들하고라도. 그렇지만 로마 사람들과는 싫어요. 싫어요, 주님….”
“얘야, 기도해라!” 하고 예수께서 꿀빛깔같은 금발에 손을 얹으시며 말씀하신다. “너 기도를 배웠니?”
“그러믄요! ‘우리 아버지!’ 하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요. 그리고 하늘을 생각하는 것두요…. 그렇지만… 하느님의 뜻이 좀 무서워요…. 하느님이 제가 원하는 걸 원하시는지 모르거든요
“하느님께서는 네 행복을 원하신다.”
“그래요? 주님이 장담하세요? 그럼 저는 이젠 무섭지 않아요…. 저는 제가 이스라엘에 남아 있으리라는 것을 느껴요…. 제 아버지도 되시는 그 아버지를 점점 더 알기 위해서요…. 그리고… 주님, 갈리아의 첫번째 제자가 될 줄을 알기 위해서요!”
“네 믿음이 훌륭하기 때문에 네 믿음이 청하는 것이 들어질 것이다. 가자….”
그러면서 그들은 모두 샘 아래 있는 웅덩이에 손을 씻으러 가고, 아우레아는 뛰어서 성모님께로 간다. 그리고 여자의 두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완전히 여유있게 말씀하시는 성모님의 목소리와 단어를 찾는 다른 여자의 자신 없는 목소리이다. 그리고는 성모님이 조용히 고쳐 주시는 잘못된 말 때문에 발랄하게 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계집아이가 빨리 잘 배우는군요”하고 토마가 지적한다.
“그렇다. 그 애는 재치가 있고 착한 뜻을 많이 가지고 있다.
“또 그리고 선생님의 어머님을 선생님으로 모셨거든요!…. 사탄 자신도 어머님께는 저항하지 못할 것입니다!…”하고 열성당원이 말한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하지 않으시고 한숨을 쉬신다….
“선생님, 왜 그렇게 한숨을 쉬십니까? 제가 말을 잘못 했습니까?”
“아니다, 썩 잘 말했다. 그러나 사탄보다도 더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다. 사탄은 적어도 내 어머니를 보면 도망치는데 말이다. 어머니의 이웃에 있으면서 어머니에게 교육을 받는 데도 더 좋아지는데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저희들은 그렇지 않지요, 예?” 하고 토마가 말한다.
“너희들은 그렇지 않다…. 가자….”
그들은 집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환시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