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당신을 청한 사람의 집으로 들어가신다. 그 집은 성전에서 별로 떨어져 있지 않으나, 토펫산 밑에 있는 동네 쪽으로 있다.
대단히 품위가 있고 약간 간소한, 종교상의 의무를 충실히 지키는, 지나칠 정도로 지키는 사람의 집이다. 내 생각에는 못까지도 613개계명 중의 어떤 것들이 명하는 수대로, 명하는 자리에 박혀 있는 것 같다. 천에 무의 하나 없고, 벽에 장식품도 하나 없고, 자질구레한 실내장식품 하나도 없다…. 요셉과 니고데모, 그리고 가파르나움의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집에까지도 집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하여 있는 그 자질구레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이 집에서는 어디에서나 그 주인의 정신이 새어나온다. 하도 아무런 장식이 없어서 얼음장 같은 느낌을 준다. 우중충하고 둔중하고 석관(石棺)과 같이 직각으로 자른 가구들도 장식이 없다. 혐오감을 주는 집이다. 사람을 맞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들어가는 사람을 적의를 품고 가두는 집이다.
그런데 엘키아는 그것을 지적하며 자랑한다. “선생님, 제가 얼마나 경의를 표하는지 아시겠지요. 모든 것이 그것을 나타냅니다. 보십시오. 그림 없는 커튼, 장식 없는 가구, 꽃을 본뜬 조각한 그릇이나 큰 촛대 같은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있기는 다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너는 하늘 위에나 땅 위에나 또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을 나타내는 조각이나 상(像)을 만들어 가지지 말아라’ 하는 계명에 따라서 조절되었습니다. 제 집이 이렇고, 제 옷과 제 집에 있는 사람들의 옷이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선생님의 제자(가리옷 사람)의 옷과 겉옷에 있는 이 솜씨를 칭찬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이런 것을 입는 사람이 많다’고 말씀하시겠지요. ‘이것은 그리이스식 번개무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겠지요. 그러나 이 각(角)과 이 모양이 너무나 에집트의 기호들을 상기시킵니다. 소름끼치는 것입니다! 악마의 숫자입니다! 강신술의 기호! 베엘제불의 약자(略字)입니다! 시몬의 유다 당신은 그걸 입고 다니는 것이 소름끼치지 않소? 그리고 선생님은 그에게 이것을 허락하시는 것이 몹시 싫지 않으십니까?” 유다는 비꼬는 웃음을 약간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예수께서는 겸손하게 대답하신다. “나는 옷에 있는 기호보다도 마음속에 소름끼치는 기호가 없도록 보살핍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눈쌀을 찌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장식이 덜 있는 옷을 입으라고 내 제자에게 부탁하겠습니다. 아니 지금 당장 부탁합니다.” 유다는 좋은 감정의 움직임을 보인다. “사실 선생님은 제 옷이 좀 더 검소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입는 것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한 것입니다.”
“그건 좋지 못하오. 매우 좋지 못해. 갈릴레아 사람이 유다인에게 교훈을 한다는 것은 성전에 있었던 당신에게 매우 좋지 않은 일이오…. 오!” 엘키아는 완전히 분개했다는 것을 나타내고, 그의 친구들도 덩달아 일제히 찬성한다.
유다는 착하게 구는데 벌써 싫증이 났다. 그래서 대꾸한다. “오! 그러면 최고회의의 당신들에게서도 없애야 할 화려한 것이 너무나 많을 것입니다! 당신들이 당신들의 영혼의 모습을 가리기 위해서 그려 붙인 모든 그 점을 없애야 한다면, 당신들의 안색이 매우 나쁠 겁니다.”
“당신이 어떻게 그렇게 말하오.”
“당신들을 아는 사람으로 말하는 겁니다.”
“선생님! 아니, 이 사람의 말을 들으셨습니까?”
“들었습니다. 그리고 양쪽이 다 겸손이 있어야 하겠다고, 양쪽에다 진실이 있고 서로 동정을 한다고 말하겠습니다. 하느님만이 완전하십니다.”
“선생님, 말씀 잘 하셨습니다!” 하고 친구 중의 한 사람이 말한다….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박사들의 무리 가운데에서 나오는 소심하고 외로운 목소리이다.
“오히려 잘못 말씀하신 것이오”하고 엘키아가 대꾸한다.
“신명기의 저주는 분명해요. 신명기는 이렇게 말하오. ‘장색들의 손이 만드는 고약한 것인, 조각하거나 주조(鑄造)된 상들을 만드는 자는 화를 입을 것이다. ‘ 그리고….”
“그러나 이것은 옷이지 조각이 아닙니다” 하고 유다가 대답한다.
“너는 잠자코 있어라. 네 선생이 말하겠다. 엘키아, 올바르게 보고 구별을 하시오. 우상을 만드는 사람은 저주를 받습니다. 그러나 조물주께서 우주에 만들어 놓아  두신 아름다운 것을 본떠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저주를 받지 않습니다. 우리는 장식하기 위하여 꽃을 따기도 합니다….”
“저는 꽃을 따지 않습니다. 그리고 꽃으로 방을 꾸미는 것도 보기를 원치 않습니다. 제 집의 여자들도 그들의 방에라도 이런 죄를 지으면 화를 입을 것입니다. 감탄하며 바라보아야 할 것은 하느님뿐입니다.”
“옳은 생각이오. 오직 하느님뿐이시지요. 그러나 하느님께서 꽃을 만드신 분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꽃을 보면서 하느님을 감탄하며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것은 이교입니다! 이교요!”
“유딧도 에스텔도 거룩한 목적을 위해 몸을 꾸몄습니다….”
“여자들! 그리고 여자는 항상 멸시할 만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선생님, 연회장으로 들어가십시오. 그동안 저는 친구들과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잠깐 자리를 뜨겠습니다.”
예수께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시고 응하신다. “선생님… 저는 숨이 막힙니다!…”하고 베드로가 외친다. “왜? 속이 거북한가?”하고 어떤 사람들이 묻는다.
“아니야. 하지만 나는 함정에 빠진 사람처럼… 편안치 않아.”
“불안해하지 말아라. 그리고 모두 신중해라”하고 예수께서 충고하신다.
그들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하인들을 데리고 돌아올 때까지 한군데 모여서 서 있다.
“곧 식사를 시작합시다. 우리는 모임이 있기 때문에 지체할 수가 없습니다” 하고 엘키아가 명령하고 자리들을 정해준다. 그동안 하인들은 벌써 고기를 자른다.
예수께서는 엘키야 옆에 계시고, 예수 옆에는 베드로가 있다. 엘키아가 음식을 드리고, 식사는 무서운 침묵 속에 시작된다.
그러나 곧 첫번째 말이 교환된다. 그런데 다른 열두 사람은 거기에 있지 않은 것처럼 돌보지 않기 때문에 말은 자연 예수께 하는 것이다.
첫번째로 질문하는 사람은 율법 박사이다. “선생님, 그러면 선생님은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그 사람이라고 확신하십니까?”
“그것은 내가 내 입으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당신들 가운데 있기 전에 예언자들이 말한 것입니다.”
“예언자들!… 우리가 거룩하다는 것을 부인하시는 선생님은 만일 내가 우리 예언자들이 광신자들이라고 말하면 내 말이 훌륭한 말이라고 생각하시겠습니까?”
“예언자들은 성인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인이 아니란 말씀이지요? 그러나 소포니아가 예루살렘을 단죄할 때에 예언자들을 사제들과 함께 싸잡는 것을 보십시오. ‘그 예언자들은 광신자이고, 믿음이 없는 사람들이며, 그 사제들은 거룩한 것을 더럽히고 율법을 어긴다’고. 선생님은 우리더러 이렇게 한다고 끊임없이 비난하시지만, 만일 선생님이 예언자가 말하는 둘째 부분을 인정하시면, 첫째 부분도 인정하셔야 하고, 광신자들이 한 말에 의거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인정하셔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선생님, 내게 대답하시오. 몇 줄 더 가서, 소포니아가 ‘시온의 딸아, 노래하고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네게 대한 명령을 철회하셨다…. 이스라엘의 왕이 너희들 가운데 있다’고 말하는데, 당신의 마음은 이 말들을 받아들이십니까?”
“그 날을 생각하면서 그 말을 되풀이 하는 것이 내 영광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한 예언자, 따라서 광신자의 말인데요….”
율법 박사는 잠시 어리둥절해 있다. 한 친구가 그를 도우러 나선다. “이스라엘이 군림하리라는 것은 아무도 의심할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이 약속을 말할 것은 한 예언자가 아니라, 모든 예언자와 예언자 이전 사람들, 즉 성조들입니다.”
“그런데 예언자 이전의 사람들과 예언자들 중의 아무도 나를 내 본질 그대로 가리키기를 잊지 않았습니다.”
“오! 그래요? 그러나 우리는 증거를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선생님도 광신자이실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하느님의 아들인 메시아라는 어떤 증거를 우리에게 보이십니까? 내가 그것을 판단할 수 있게 유예 기간을 주십시오.”
“나는 당신에게 다윗과 이사야가 묘사한 내 죽음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부활에 대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선생님이? 선생님이? 부활하신다구요? 그런데 누가 선생님을 부활시킬 것입니까?”
“물론 당신들도 아니고, 대사제도 아니고, 군주도 아니고, 특권계급도 아니고, 백성도 아닐 것입니다. 나는 나 자신의 힘으로 부활할 것입니다.”
“오 갈릴레아 양반,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하지 말고, 거짓말을 하지 마시오!”
“나는 오직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진리를 말할 뿐입니다. 그리고 소포니아와 함께 당신에게 말합니다. ‘나를, 내 부활할 때까지 기다리시오’하고. 그 때까지는 당신이 의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당신들 모두가 의심을 가지고. 그 의심을 백성에게 불어넣어 주려고 애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원히 살아 있는 분이 구속한 다음에 자기 힘으로 다시 살아나서 더 이상 죽지 않게 될 때에는 당신들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범할 수 없는 심판자이며 완전한 왕인 그는 그의 완전과 정의로 세상 마칠 때까지 통치하고 심판할 것이며, 하늘에서 계속 영원히 군림할 것입니다.”
“아니 선생은 박사들과 최고회의 위원들에게 말한다는 것을 모르시오?” 하고 엘키아가 말한다.
“그래서요? 당신들이 물으니까 나는 대답하는  거요. 당신들이 알고 싶다는 욕망을 나타냈고, 나는 당신들에게 진리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옷에 있는 무늬 때문에 신명기에 있는 저주를 상기시킨 당신이 이웃을 몰래 치는 자는 화를 입을 것이다’라고 하는 신명기의 다른 저주를 내게 생각나게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나는 선생을 치지 않고, 음식을 줍니다.”
“아니지요. 그러나 교활한 질문은 등을 때리는 매요. 엘키아, 조심하시오. 하느님의 저주는 계속되고, 내가 인용한 저주 뒤에는 ‘죄없는 사람을 사형에 처하기 위하여 선물을 받는 자는 화를 입을 것이다’하는 이 저주가 또 따라 오니까요.”
“이 경우에는 선물을 받는 사람은 선생입니다. 내 손님인 선생이오.”
“나는 단죄하지 않습니다. 죄 지은 사람들까지도, 그들이 회개하면….”
“그러면 선생은 공평하지 못합니다.”
“아니오. 선생님은 공정하시오. 선생님은 뉘우침은 용서를 받을 만한 것이라고 간주하시고, 그 때문에 단죄하지 않으시니까요’하고 집안마당에서 벌써 예수께 동의하였던 그 사람이 말한다. “다니엘, 당신은 잠자코 있어요! 당신이 우리보다 더 자세히 안다고 생각하는 거요?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에 대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 아직 많은데, 그에게 유리하게 결정하도록 우리를 도우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사람에게 매혹된 거요?” 하고 어떤 박사가 말한다.
“나는 당신들이 현자들이고, 당신들이 나를 왜 당신들과 같이 있으라고 하는지도 모르는 평범한 유다인이라는 걸 압니다.”
“아니, 그건 당신이 친척이기 때문이오! 이건 이해하기 쉬운 일이오! 그리고 나는 나와 친척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거룩하고 지혜롭기를 바라오! 나는 성경과 율법과 할라샤, 미드리심, 하가다에 관해서 무식한 것을 허용할 수가 없소. 그리고 그런 무식은 참지 못하오. 무엇이든지 알아야 하고 무엇이든지 지켜야 하오….”
“그래서 당신이 그렇게도 많이 마음을 써 준 것을 고맙게 생각하오. 그러나 자격 없이 당신의 친척이 된 평범한 농부인 나는 내 생활에서 격려를 받기 위해서만 성경과 예언자들을 알려고 몰두했소. 그리고 학자가 아닌 사람의 어리석음으로 선생님을 메시아로 우리에게 일러준 예고자의 뒤를 따라 오신 메시아로 인정한다는 것을 고백하오…. 그런데 요한은 하느님의 성령께서 차지하신 사람이었다는 것을 당신은 부인할 수 없소.”
침묵이 흐른다. 세례자가 과오를 범하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그들이 원치 않는다. 그가 과오를 범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기도 원치 않는 것이다.
그 때에 다른 한 사람이 말한다. “자… 예고자는 그리스도의 길을 닦으라고 하느님께서 보내시는 그 천사의 예고자라 말합시다. 그리고… 갈릴레아 선생에게는 선생 자신을 이 천사라고 판단하기에 충분한 성덕이 있다고 인정합시다. 이분 뒤에는 메시아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 내 생각이 모든 사람에게 타협적인 것으로 생각되지 않습니까? 엘키아, 당신은 이것을 인정하오? 그리고 내 친구 당신들은? 그리고 나자렛 선생은?”
“아니오.” “아니오.” “아니오.” 세개의 아니오는 확신에 차 있다.
“뭐라구요? 왜 찬성하지 않습니까?”
엘키아는 잠자코 있다. 그의 친구들도 입을 다물고 있다. 예수만이 솔직하게 대답하신다. “나는 틀린 생각에 동의할 수가 없기 때문이오. 나는 천사보다 더한 사람이오. 천사는 그리스도의 예고자인 세례자였소. 그리고 그리스도는 나요.”
차디찬 침묵이 오랫동안 계속된다. 엘키아는 식탁용 침대에 팔굼치를 얹고, 손으로 턱을 괴고, 냉혹하고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얼굴로 곰곰이 생각하고 그의 집에 있는 모든 사람도 그렇다.
예수께서는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신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엘키아, 엘키아, 율법과 예언자들을 하찮은 것들과 혼동하지 마시오!”
“나는 선생이 내 생각을 읽었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그러나 선생은 계명을 어겨서 죄를 지었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하실 겁니다.”
“당신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당신은 계략으로 했고 따라서 더 큰 잘못을 저지르면서 했기 때문에 환대의 의무를 어겼소. 또 당신은 그것을 그렇게 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했소. 당신은 내 주의를 딴 데로 돌리고 나서 나를 이리로 보냈고, 그 동안에 당신은 당신 친구들과 함께 손을 씻었소. 그리고는 돌아와서 당신이 어떤 모임에 가야 하니까 우리더러 일을 재빨리 해치우라고 말했소. 그런데 이 모든 것은 내게 ‘당신이 죄를 지었소’하고 말할 수 있기 위해서 한 것이오.”
“선생은 선생을 깨끗하게 할 만한 것을 드릴 의무가 내게 있다는 것을 상기시킬 수가 있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상기시킬 수 있을 것이 너무나 많소. 그러나 그것은 당신을 더 비타협적이고 더 적의를 품은 사람이 되게 하는 소용밖에는 없을 거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우리는 선생의 말을 듣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리고 나를 대사제에게 고발하려는 거지요. 이 때문에 내가 당신에게 마지막 저주와 끝에서 둘째 저주를 상기시킨 거요. 나는 그것을 아오. 나는 당신들을 알아요. 나는 여기 당신들 가운데 무장이 없는 채 와 있소. 나는 여기에 나를 사랑하는 대중에서 떨어져서 있소. 그 대중 앞에서는 당신들이 나를 감히 공격하지 못하지요. 그러나 나는 두렵지 않소. 나는 타협에 응하지 않고, 비열한 행동을 하지 않겠소. 그리고 나는 당신들에게 당신들의 죄를 말하고 당신들의 계급 전체의 죄를 말하오. 그리고 율법을 거짓 순수하게 지키는 사람들인 바리사이파 사람들, 참된 선과 거짓 선을 고의적으로 혼동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외부적인 일에까지 완전을 강요하고 요구하면서, 당신들 자신에게는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 거짓 현자들 박사들, 당신들의 죄도 말하오. 당신들은 당신들과 나를 청한 주인과 짜고서, 식사하기 전에 손을 씻지 않았다고 나를 비난하오. 당신들은 내가 성전에서 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성전에는 먼지와 길에서 묻은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씻지 않고는 가까이 갈 수가 없소. 그러면 거룩한 곳이 더러운 것이라고 인정하고자 하는 거요?”
“우리는 식사하러 가기 전에 손을 씻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가서 기다리시오’하고 명했소. 그리고는 이내 ‘지체하지 말고 식사를 시작합시다’하고 말했군요. 그러니까 그림이 없는 당신의 벽에 둘러싸인 방안에는 어떤 계획이 하나 있었소. 나를 속이겠다는 계획. 어떤 손이 그것을 당신 벽에 썼소? 가능한 고발의 이유를 말이오. 당신의 정신이 그랬소?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정신을 인도하고 당신이 그 말을 따르는 어떤 다른 힘이 그랬소? 그러면 모두 잘 들으시오.”
예수께서는 일어나셔서 식탁 가장자리에 두 손을 짚으시고 당신의 비난을 시작하신다. “당신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마치 접시와 잔과 손발이 당신들이 깨끗하고 완전하다고 공언하는 당신들의 정신 속에 들어가게 되는 것처럼 잔과 접시의 거죽을 씻고, 당신들의 손발을 씻으오. 그러나 당신들의 정신이 어떻다는 것을 공언하는 것은 당신들이 아니라, 하느님이셔야 하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당신들의 정신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아시오. 하느님께서는 당신들의 정신에 거짓말과 더러운 것과 폭력이 가득 차 있고, 악의가 가득 차 있어서, 밖에서 오는 아무 것도 이미 부패한 것을 부패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하시오.”
예수께서는 오른 손을 식탁에서 떼시고, 본의 아니게 손짓을 하기 시작하시며 계속 말씀을 하신다. “그러나 당신들의 육체를 만드신 분께서 당신들이 외부에 대해 가지는 존경을 내부에 대해서 적어도 같은 정도로는 가지라고 요구하실 수 없겠소? 두 가지 가치를 그 중요성을 전도(轉倒)시키면서 바꾸는 어리석은 사람들,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영에 대해서, 즉 당신과 비슷하게 만드시고 타락으로 인해서 영원한 생명을 잃는 영에 대해서 손이나 발에 대해서 들이는 것보다 더 큰 정성을 들이기를 원치 않으시겠소? 손발의 더러움은 쉽게 씻을 수 있고, 또 더러운 채로 있다 하더라도 내적인 깨끗함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을 터인데 말이오. 잔이나 접시는 영혼 없는 물건들이고, 당신들의 영혼에 영향을 미칠 수가 없는데, 하느님께서 잔이나 접시가 깨끗한 것에 대해서 걱정을 하시겠소?
시몬 보에토스, 나는 당신의 생각을 읽는데, 그렇지 않소. 이 깨끗함은 필요불가결한 것이 아니오. 당신들이 이런 주의를 하고 이런 정결례를 지키는 것은 건강을 염려해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오. 육욕의 죄, 또 탐식과 무절제와 음란의 죄는 손이나 접시에 있는 먼지 조금보다 몸에 더 해롭소. 그러나 당신들은 당신들의 몸을 보호하고 당신들의 가족을 보호할 걱정은 하지 않고 그런 일들을 행하고 있소. 그리고 당신들은 여러 가지 종류의 죄를 짓소. 당신들의 영과 육체의 오염, 물질의 낭비, 당신들의 가족들에 대한 존경의 부족 외에 당신들은 성령의 옥좌가 있어야 하는 당신들의 영의 성전인 당신들의 육체를 더럽힘으로 주님께 죄를 짓기 때문이오. 그리고 또 당신들은 약간의 먼지에서 올 수도 있는 병에 대해 당신들을 보호하는 것이 당신들의 소관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짓는 죄로도 주님을 모욕하오. 마치 당신들이 깨끗한 정신으로 주님의 도움을 청하면 당신들을 육체의 병에서 보호하기 위하여 개입하실 수 없는 것같이.
그러나 내부를 창조하신 분이 외부도 창조하시고, 또 외부를 창조하신 분이 내부도 창조하지 않으셨소? 그리고 더 고귀하고, 하느님과의 유사(類似)의 자국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내부가 아니오? 그러면 하느님께 어울리는 행동을 하지 먼지보다 더 높이 올라가지 못하는 비루한 짓들은 하지 마시오. 먼지를 위하여 먼지로 이루어진 비루한 짓, 동물적인 피조물로 본 인간, 형체를 받았다가 세월이라는 바람이 흩어 놓는 먼지로 돌아가는 진흙인 인간이라는 보잘것없는 먼지보다 더 올라가지 못하는 비루한 짓을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오래 남아 있는 행동, 완전하고 거룩한 행동, 하느님의 강복으로 상을 받는 행동을 하시오. 자선사업을 하고 애긍을 하시오. 당신들의 행동과 의향을 정직하고 깨끗하게 하고 깨끗하게 가지시오. 그러면 목욕재계하는 물의 힘을 빌지 않더라도 당신들에게 있는 모든 것이 깨끗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당신들이 어떻다고 생각하시오? 향신료(香辛料)에 대해서‘십일조를 내기 때문에 흠이 없다고 생각하시오? 그렇지 않소. 박하와 운향(芸香), 겨자와 커민(미나리과의 풀), 회향, 그 밖의 향신료용 식물에 대한 십일조를 바치면서, 그 다음에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은 소홀히 하는 바리사이파 사람, 당신들에게 화가 미칠 것입니다. 십일조를 내는 것은 의무이므로 그것은 해야 하오. 그러나 그보다 더 고상한 의무들이 있는데, 그것들도 지켜야 하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지키면서,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에 바탕을 둔 내부적인 의무를 소홀히 하는 사람은 화를 입을 것입니다. 회당과 모임에서 상석을 좋아하고, 공공장소에서 공경받기를 좋아하면서, 하늘에 당신들의 자리를 마련해 주고, 당신들이 천사들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게 하는 행동들은 할 생각을 하지 않는 당신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화를 입을 것입니다. 당신들은 그것을 스치는 사람은 보지 못하고 지나가지만, 만일 그 속에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면 혐오감을 가지게 될 숨어 있는 무덤들과 같소.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가장 은밀한 것들도 보시고, 당신들을 심판하실 때는 실수를 하지 않으시오.”
예수의 말씀은 한 율법 박사에 의하여 중단된다. 그도 예수께 반대하기 위하여 일어섰다. “선생, 그렇게 말하는 것은 우리도 모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다음에 우리가 선생을 심판해야 하기 때문에 선생께 적절하지 않습니다.”
“아니오, 당신들이 아니오. 당신들은 나를 심판할 수 없소. 당신들은 심판을 받는 사람들이지 심판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오. 그리고 당신들을 심판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시오. 당신들은 말할 수 있고, 당신들의 입술로 소리를 낼 수 있소. 그러나 아무리 힘 있는 목소리라도 하늘에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온 땅을 돌아다니지도 못하오. 약간의 공간을 지나가면 잠잠해지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는 잊혀지오. 그러나 하느님의 심판은 늘 남아 있는 목소리이고, 잊혀지지 않는 것이오. 하느님께서 루치펠을 심판하시고, 아담을 심판하신 것이 오랜 옛날의 일이오. 그러나 그 심판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고, 그 심판의 결과는 남아 있소. 그리고 내가 완전한 희생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은총을 다시 가져다주려고 왔지만, 아담의 행위에 대한 심판은 그대로 남아 있고, 또 언제나 ‘원죄’라고 불릴 것이오. 사람들은 다른 어떤 정화보다도 뛰어난 정화로 씻어져서 구속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 낙인을 가지고 날 거요. 그것은 하느님께서 여인에게서 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이 낙인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셨기 때문이오. 사람이 행위로가 아니라, 성령에 의해서 만들어진 사람과, 미리 예방이 된 여인과 미리 거룩하게 된 남자를 빼놓고는 말이오. 미리예방이 된 여인은 하느님의 동정녀 어머니가 되실 수 있기 위해서였고, 미리 거룩하게 된 남자는 구속하는 구세주의 무한한 공로를 미리 얻은 결과로 벌써 깨끗해져서 태어남으로써 죄 없는 분의 예고자가 될 수 있기 위해서였소.
그리고 나 당신들에게 분명히 말 하오 마는, 하느님께서 당신들을 심판하시는데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심판하시오. ‘너희들 율법 박사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들은 사람들이 질 수 없는 무거운 짐을 그들에게 지워 주어서,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당신 백성에게 주신 온정 넘치는 십계명을 가지고 하나의 벌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조심성 없고 무식하고 영원한 어린 아이인 사람이 올바른 인도자의 도움을 받으라고, 사랑을 가지고 또 사랑으로 십계명을 주셨소. 그런데 당신들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피조물인 인간들에게 당신 길로 걸어 나아와서 당신의 마음에 이를 수 있게 하기 위하여 그들을 다정스럽게 부축하느라고 쓰시던 걸음마 어린이를 인도하는 끈 대신에, 날카롭고 무겁고 고통을 주는 돌로 된 산들과, 사람을 찍어 누르고, 길을 잃게 하고 걸음을 멈추게 하고 그로 하여금 하느님을 원수처럼 무서워하게 만드는 미로(迷路)와 같은 명령들과 악몽과 같은 불안을 가져다주었소. 당신들은 사람들의 마음이 하느님께로 걸어가는데 장애물을 갖다 놓소. 당신들은 아버지를 당신의 자녀들에게서 갈라놓소. 당신들은 당신들의 과중한 짐으로 이 다정스럽고 축복받은 참된 부성을 부인하오. 그러나 당신들 편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짊어지우는 그 무거운 짐을 손가락 끝으로도 건드리지 않소. 당신들은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한 것만으로 당신들이 정당화된다고 믿고 있소.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들, 당신들은 구원을 받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당신들이 판단한 그것에 대해서 심판을 받으리라는 것을 모르시오? 당신들은 하느님께서 당신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리라는 것을 모르시오? ‘너희들은 너희들의 말이 신성하고 옳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나는 너희들의 말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너희들은 그 말을 모든 사람에게 받아들이게 하고 너희 형제들은 그 말을 받아들이고 실행한 방식에 따라서 판단했으니, 나도 너희들을 너희들의 말을 가지고 심판한다. 그런데 너희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하라고 말한 것을 하지 않았으니, 선고를 받아라.  
당신들의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가꾸는 당신들은 화를 입을 것입니다. 아니!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들은 조상들의 죄를 작게 한다고 믿고 있소? 아니오, 오히려 반대로 당신들은 조상들이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을 증언하는 것이오. 그것뿐이 아니라, 당신들은 그들이 행한 대로 할 기분이 완전히 되어 가지고 그들이 한 일을 찬성하오. ‘우리는 이 분을 공경했소’ 하고 말할 수 있으려고, 박해받은 예언자의 무덤을 세우면서 말이오. 위선자들! 이 때문에 하느님의 지혜는 이렇게 말씀하시오. ‘나는 저들에게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보내겠다. 그런데 그들은 어떤 사람들은 죽이고 어떤 사람들은 박해하여, 세상창조때부터 그후까지, 아벨의 피에서부터 제단과 지성소 사이에서 죽임을 당한 즈가리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흘린 모든 예언자들의 피를 이 세대에 요구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렇소. 나 진정으로, 정말 진정으로 당신들에게 말 하오 마는, 성인들이 흘린 이 모든 피에 대하여는 하느님께서 계신 곳에서 그분을 알아볼 줄을 모르고, 그들의 불의와 생생한 대조가 되기 때문에 의인을 박해하는 이 세대에 그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지식의 열쇠를 빼앗아 가지고. 지식의 전당에 들어가 지식에 의해 심판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그 전당의 문을 잠그고, 다른 사람들이 그곳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은 율법박사 당신들은 화를 입을 것입니다. 사실 당신들은 백성이 참 지식, 즉 거룩한 지식을 가지게 되면 당신들을 심판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소. 그래서 그들이 당신들을 심판하지 못하도록 무식한대로 있는 것을 당신들은 더 좋아하오. 그리고 내가 영원하신 지혜의 말씀이기 때문에 당신들은 나를 미워하고 내가 다시는 말을 못하도록 정해진 때가 되기 전에 나를 감옥이나 무덤에 가두고 싶어 하오.
그러나 나는 내가 말하는 것이 내 아버지의 마음에 드는 동안에는 말을 하겠소. 그 다음에는 내 행동이 내 말보다도 한층 더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내 공로가 행동보다도 한층 더 말을 할 것이고, 세상이 교육을 받아 알 것이고, 당신들을 심판할 것입니다. 당신들이 당할 첫째 심판이오. 그런 다음 둘째 심판이 올 것인데, 당신들 각자가 죽어서 받는 사심판(私審判)이오. 마침내 맨 마지막 심판, 즉 공심판(公審判)이 올 것입니다. 그러면 당신들은 이 날과 이 시기를 기억할 것이고, 순박한 사람들의 정신 앞에 마치 악몽의 환상인 것처럼 흔들었던 무서운 하느님을 당신들만이 알게 될 것입니다. 순박한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하면서, 당신들은 당신들의 무덤 속에 들어앉아서 하느님을 비웃었고, 첫째이고 주요한 계명, 즉 당신들이 존중하지 않고 따르지 않은 시나이산에서 받은 마지막 계명인 사랑의 계명을 우습게 알았소.
엘키아, 당신 집에 형체로 나타낸 상(像)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쓸데없는 일이오. 당신들 모두, 당신들 집에 조각한 물건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쓸데없는 일이오. 당신들의 마음속에 우상을, 여러 개의 우상을 가지고 있소. 당신들이 신이라고 믿는 우상은 당신들의 사욕의 우상들이오. 너희들은 이리 오너라. 가자.”
그리고 열두 제자를 앞세우시고 맨 마지막으로 나오신다.
침묵…
그러다가 남아 있는 사람들이 모두 함께 크게 부르짖으며 말한다.
“저자를 뒤쫓아서, 위반하는 현장을 잡아 고소 거리를 찾아내야 하오!”
“저자를 죽여야 하오!”
또 다시 침묵이 흐른다.
그럼 다음 두 사람이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증오와 말에 진저리가나서 떠난다. 한 사람은 엘키아의 친척이고, 또 한 사람은 두 번이나 선생님을 옹호한 사람이다. 그동안 남아 있는 사람들은 서로 묻는다.
“그런데 어떻게 한다?”
또 다시 침묵이 흐른다.
그러다가 쉰 목소리로 웃음을 터뜨리며 엘키아가 말한다.
“시몬의 유다를 선동해야 하오….”
“좋소! 좋은 생각이오. 하지만 당신이 그에게 모욕을 주었소!….”
“내가 생각을 하는데”하고 예수께서 시몬 보에토스라고 부르신 사람이 말한다. “나와 안나의 엘르아잘이… 그를 구슬리겠소….”
“약속을 좀 하고….”
“겁을 좀 주고….”
“돈을 듬뿍 주고….”
“아니오. 많이 줄 필요는 없고… 약속, 돈을 많이 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거요….”
“그리고는?”
“뭐가 그리고는이오?”
“어! 그리고는 다 끝난 다음에는 그에게 뭘 주느냐 말이오.”
“그야 아무 것도 안 주지요! 죽음을 주지요. 그러면… 그가 말을 못하게 될 거요”하고 엘키아가 천천히 잔인하게 말한다.
“우우! 죽음이라!….”
“당신은 그게 소름끼치오? 그렇지만 여보! 우리가 의인인… 나자렛 사람을 죽이니… 죄인인 가리옷 사람도 죽일 수 있는 거요….”
망설임이 있다…
그러나 엘키아는 일어나면서 말한다. “안나에게도 의견을 물읍시다…. 그리고 두고 보시오…. 안나도 이 생각이 좋은 생각이라고 말할 거요. 그리고 당신들도 찬성할 거요…. 오! 당신들도 찬성하고말고….” 그들은 모두 주인의 뒤를 따라 나온다. 집주인은 “당신들도 찬성할 거요…. 당신들도 찬성할 거요!” 하고 말하면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