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받은 명령에 따라 사도들의 무리는 하나씩 차례로 시의 성문 근처로 온다. 예수께서는 아직 거기 계시지 않다. 그러나 곧 성곽을 따라 나 있는 골목길로 해서 오신다.
“선생님은 성공을 하셨나 봐.” 하고 마태오가 말한다. “얼마나 환히 웃으시는지 보란 말이야.”
그들은 예수께로 마주 간다. 그리고 성문으로 해서 나와 변두리의 야채밭이 양 옆으로 있는 큰 길을 다시 간다.
예수께서는 “그래, 어떻게 되었느냐? 어떻게 했느냐?” 하고 물으신다.
“아주 나빴습니다.” 하고 가리옷 사람과 바르톨로메오가 말한다.
“왜? 무슨 일이 있었느냐?”
“하마터면 그자들이 우릴 돌로 칠 뻔했습니다. 저희들이 빠져나와야만 했습니다. 이 야만인들의 고장을 떠나십시다. 사람들이 우리를 사랑하는 곳으로 가십시다. 저는 여기서는 다시는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벌써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러다가 끌려가게 됐고, 선생님은 또 저를 붙들지 않으셨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사정을 아시지요 ….” 가리옷 사람은 화가 나 있다.
“그렇지만 무슨 일을 당했느냐?”
“아! 저는 마태오와 야고보와 안드레아와 같이 갔습니다. 저희들은 말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 만큼 시간의 여유가 있는 멋쟁이들이 모이는 장소인 재판관들의 광장으로 갔습니다. 저희들은 세리들과 손님들에게 말을 해버릇한 마태오가 말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마태오는 복잡한 상속 사건에 걸린 밭 문제로 다투고 있는 두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없어지는 물건, 그리고 저 세상으로 가져가지도 못하는 것 때문에 서로 미워하지 말고 영원한 재산을 누릴 수 있도록 서로 사랑하시오. 그 영원한 재산은 우리가 승리자가 되어서 행복을 차지하기 위하여 이겨야 하는 나쁜 격정과 싸우는 것 외에 다른 싸움을 하지 않고도 마련합니다.’ 라고 자네가 그렇게 말했지? 그리고 마태오가 말을 계속하는데 두세 사람이 들으려고 가까이 왔습니다. ‘세상이 평화를 차지하도록 세상에 이것을 가르치시는 진리의 말씀을 들으시오. 당신들은 이 때문에, 즉 없어지는 물건에 대한 지나친 욕심 때문에 사람들이 얼마나 고통을 당하는지 아시지요. 그러나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닙니다. 하늘도 있고, 하늘에는 지금 이 세상의 하느님의 메시아가 있는 것과 같이 하느님이 계십니다. 메시아가 우리를 보내셔서 자비의 때가 왔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전하고 <하느님이 내 청을 들어주지 않을 거야.> 하고 말할 수 있는 죄인이 없다는 것을 알리게 하십니다. 왜냐하면 죄인이 참으로 뉘우치면 용서를 받을 것이고, 청이 들어지고 사랑을 받고 하느님 나라에 초대를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고 마태오가 말했습니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모여 왔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다소곳이 듣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질문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마태오가 당황했습니다. 저는 연설을 중단하지 않으려고 절대로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저는 말을 하고, 끝에 가서 각자에게 개별적으로 대답합니다. 그들이 말할 것을 기억해 두고 입을 다물라고 합니다. 그러나 마태오는 곧 대답을 하려고 했습니다! … 그리고 저희들에게도 질문을 했습니다. 또 이렇게 말하면서 비웃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미치광이가 있구먼! 저자는 틀림없이 저 이스라엘의 소굴에서 왔을 거야. 유다인들은 어디에나 파고 들어오는 개밀과 같은 자들이란 말이야! 그자들이 노상 지껄이는 이야기가 저런 거야! 그자들은 하느님을 한 패거리로 가지고 있단 말이야. 그자들 말을 들어보라구! 하느님은 그자들의 칼날과 날카로운 혀끝에 있어. 보라구, 보라구! 그자들이 이젠 그자들의 메시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단 말이야.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늘 그랬던 것처럼 우리를 괴롭힐 또 다른 미치광이란 말이야. 그자와 저 족속은 염병이나 걸리라구 그래!’
그때에는 제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그에게 경의를 표하기나 하는 듯이 미소를 지으면서 계속 말하는 마태오를 뒤로 물러나게 하고 제가 예레미야에 의거해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물이 북쪽에서 올라와서 황폐하게 하는 급류가 될 것입니다 …’ 그들이 떠드는 소리를 듣고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악의 있는 족속인 당신들에 하느님께서 내리실 벌은 급류와 같은 요란스러운 소리를 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당신들의 완고함을 벌하기 위하여 하느님의 백성의 우두머리들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땅의 군대와 군사들, 그리고 하늘의 천사들의 투석수(投石手)들일 것입니다. 그들의 소리를 들으면 당신들은 힘이 빠질 것이고, 당신들로서는 모든 것이 당신들의 자존심과 용기와 당신들의 팔힘과 감정, 모두를 버릴 것입니다. 죄의 대피소의 찌꺼기요, 지옥의 문인 당신들은 전멸할 것입니다. 당신들은 헤로데가 당신네 도시를 재건해 주었다고 다시 거만해진 겁니까? 그러나 당신들은 치료할 수 없을 만큼 대머리가 될 정도로 완전히 무너질 것이고, 당신들의 도시와 촌락에서 당신들의 계곡과 평야에서 가지가지 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예언은 아직 죽지 않았어요 ….’ 그리고 더 계속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저희들에게로 몰려왔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어떤 거리로 대상이 하나 지나갔기 때문에 겨우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벌써 돌들이 날아오고 있었거든요. 돌들은 낙타와 낙타부리는 사람들에게 맞았습니다. 그 때문에 싸움판이 벌어져 저희들은 줄행랑을 쳤습니다. 그런 다음 저희들은 변두리의 어떤 작은 마당 안에 조용히 있었습니다. 아! 저는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겠습니다 ….”
“그러나 실례지만, 자네가 그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했네! 그건 자네가 잘못한 거야! 이제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까지 적의를 품고 와서 우리를 쫓아냈는지 알겠네.” 하고 나타나엘이 외친다. 그리고 계속해서 말한다. “선생님, 들어오세요. 저희들은, 즉 요나의 시몬과 필립보와 저는 바다를 내려다보는 탑이 있는 쪽으로 갔습니다. 거기에는 키프로스와 그리이스와 그보다도 더 멀리로 가는 상품을 싣고 있는 배들의 선원과 선장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해와 먼지와 피로를 저주했습니다. 또 그들이 왕이 될 수도 있었는데 권력자들의 노예가 됐다고 말하면서 펠리시데 사람으로 태어난 그들의 운명을 저주했습니다. 그리고 예언자들과 성전과 저희들 모두에 대해서 모독하는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곳을 떠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시몬은 떠나려고 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야, 그렇기는 커녕! 저런 죄인들이야말로 우리가 접근해야 하는 거야. 선생님은 그렇게 하실 터이고, 우리도 그렇게 해야 돼.’ ‘그럼 자네가 말하게나.’ 하고 필립보와 제가 말했습니다. ‘능란하게 하지 못하면 어떻해?’ 하고 시몬이 말했고, 저희들은 ‘그땐 우리가 도와줄께.’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니까 시몬은 배 위로 들어올리지 못한 큰 짐 위에 올라앉아 있는 땀을 뻘뻘 흘리는 두 선원에게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서 말했습니다. ‘짐이 무겁지요?’ ‘무거운 정도가 아닙니다. 우리가 힘이 다 빠져서 그런 겁니다. 그런데 주인이 시키는 일이니까 짐싣는 일을 다 끝냈어야 할 참입니다. 주인은 물이 고요할 때에 닻을 올리려고 하거든요. 왜냐하면 오늘 저녁에는 바다가 더 거칠어질 것인데, 위험을 당하지 않으려면 그전에 암초들을 지나가야 하니까요.’ ‘바다에 암초가 있습니까?’ ‘그렇지요, 저기 물에 거품이 일고 있는 곳이예요. 거기가 좋지 못한 목이지요?’ ‘물이 흐르는 거지요? 맞아요! 남풍이 저 갑(岬)의 끝을 돌면서 거기서 해류와 부딪히는 거지요 ….’ ‘당신은 뱃사람이요?’ ‘밀물의 어부입니다. 그러나 물은 역시 물이고, 바람은 역시 바람이지요. 나도 물을 먹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고, 짐이 물 속에 가라앉은 것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우리 직업은 훌륭한 것이지요. 하지만 힘들 일입니다. 그러나 무슨 일에나 훌륭한 면과 고약한 면이 있고,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어요. 악인들만 있는 곳도 없고, 모든 사람이 잔인한 종족도 없습니다. 착한 뜻만 좀 가지면 사람들은 언제나 타협이 되고, 어디에나 선량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 내가 당신들을 도와주고 싶소.’ 그러면서 시몬은 필립보를 부르며 말했습니다. ‘자! 자넨 이쪽을 들게, 난 저쪽을 들 테니까, 그리고 이 선량한 선원은 우리를 저 배로 올라가서 화물창으로 안내하시오.’
펠리시데 사람들은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저희들이 하는 대로 내버려두었습니다. 짐을 제 자리에 갖다놓고 갑판에 있던 다른 짐들도 제 자리에 갖다놓고 나자, 시몬은 능란하게 배를 칭찬하고 바다와 바다에서 보는 몹시 아름다운 이 도시를 찬양하기 시작하고, 항해와 다른 나라들의 도시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그를 둘러싸고 감사하고 칭찬했습니다. … 그러다가 어떤 사람이 물었습니다. ‘아니, 당신은 어디서 온 사람이요? 나일강 지방에서 왔소?’ ‘아니오, 갈릴래아 바다에서 왔어요. 그렇지만 당신들이 보다시피 나는 호랑이가 아닙니다. ‘맞았소, 당신은 일자리를 구합니까?’ ‘그렇습니다.’ ‘당신이 좋다면 내가 당신을 쓰겠소. 보아하니 당신은 능력있는 뱃사람이군요.’ 하고 주인이 말하자 ‘오히려 내가 당신을 잡겠습니다.’ ‘나를? 아니, 일자리를 구한다고 하더니만?’ ‘맞습니다. 내 일은 사람들을 하느님의 메시아에게로 데려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사람이니 내가 당신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펠리시데 사람인데요!’ ‘그런 도대체 무슨 뜻입니까?’ ‘당신들이 우리를 옛날부터 미워하고 박해한다는 뜻이지요. 당신네 우두머리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 ‘예언자들 말이지요, 응? 그러나 이제는 예언자들이 외치지 않는 목소리가 되었어요. 이제는 오직 한 분, 위대하시고 거룩하신 예수님밖에 없어요. 예수님은 외치지 않으시고 오히려 다정한 목소리로 부르십니다. 그 분은 저주하지 않으시고 축복하십니다. 그 분은 병을 주지 않으시고 사라지게 하십니다. 그 분은 미워하지 않으시고 사람들이 미워하기를 원치 않으시고, 오히려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고 우리 더러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그 분의 나라에는 진 사람도 이긴 사람도 없을 것이고, 자유인도 노예도 없을 것이고, 친구도 원수도 없을 것입니다. 악을 낳는 이 유별(類別)은 없어질 것입니다. 이것들은 인간의 악의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다만 그 분의 제자들, 즉 사랑과 자유 속에서, 짐스럽고 고통스러운 모든 것을 이긴 승리 속에서 사는 사람들만이 있을 것입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내 말을 믿고 그 분을 갈망하도록 하시오. 예언서들이 써졌지만, 그 분은 예언자들보다 더 위대하시고, 그 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예언은 이제 없어졌습니다. 여러분의 도시인 이 아름다운 도시를 보시지요? 만일 여러분이 우리 주 예수, 하느님의 그리스도를 사랑하게 되면, 하늘에서 한층 더 아름답게 된 여러분의 도시를 다시 만날 것입니다.’
시몬은 일상적이면서도 영감을 받은 말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주의깊게 공손히 듣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공손히 듣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어떤 거리에서 몽둥이와 돌을 든 시민들이 아우성을 치면서 나왔습니다. 그 사람들은 저희를 보고, 저희들의 옷 때문에 외부 사람인 것으로 알아보고, 이제는 알겠네만 유다 자네와 같은 족속의 외부인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자네와 한 패거리라고 생각했단 말이야. 만일 뱃사람들이 저희들을 보호하지 않았더라면, 저희들을 꼴좋을 뻔했습니다. 그 뱃사람들이 종선(縱船)을 내려서 저희들을 우리가 오정 때에 있었던 채소밭들 근처 해변에 내려주었습니다. 거기서 이 고장 부자들을 위해 꽃을 가꾸는 사람들과 같이 돌아온 것입니다. 그렇지만 유다 자넨 모든 것을 망치네! 그 무례한 감정 표시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건 진실이야.”
“그렇지만 그걸 적용할 줄 알아야 해. 베드로도 거짓말은 안했어. 그렇지만 말할 줄은 알았단 말이야!” 하고 나타나엘이 대꾸한다.
“오! 나는! 나는 ‘선생님이 이렇게 부드러우실 거야. 그럼 나도 …’ 이렇게 생각하면서 선생님의 입장에 서려고 애쓴 거야.” 하고 베드로는 솔직하게 말한다.
“나는 강경한 방식을 좋아해. 그게 더 위엄있단 말이야.”
“자네는 고정관념이야! 유다 자네 생각은 옳지 않아. 선생님이 일년 전부터 자네의 이 점을 고쳐 주려고 하시지만, 자네는 고치려 들지 않아. 자네도 자네가 공격하는 저 펠리시데 사람들처럼 자네 잘못을 고집한단 말이야.” 하고 열성당원 시몬이 반박한다.
“언제 이 점을 고쳐 주셨어? 그리고 또 각자가 자기 방식이 있어서 그것을 적용하는 거야.”
열성당원 시몬은 이 말을 듣고 펄쩍 뛴다. 그는 잠자코 계신 예수를 쳐다본다. 예수께서는 전의 일을 상기시키는 그의 눈길에 당신의 동의를 나타내는 가벼운 미소로 응답하신다.
“그건 말이 안돼.” 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조용히 말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잘못을 고쳐 주기 전에 우리의 잘못을 고치기 위해 여기 와 있어. 선생님은 우선 우리의 선생님이셨어. 선생님이 우리더러 우리의 습관과 우리의 사상을 바꾸라고 하시지 않았다면 선생님이 아니셨을 거야.”
“선생님은 지혜로우시니까 우리 선생님이셨어 ….”
“우리 선생님이셨다구? 지금도 우리 선생님이셔.” 하고 타대오가 정색을 하고 말한다.
“궤변이 많기도 하구먼! 지금도 우리 선생님이셔, 그래. 지금도 우리 선생님이셔.”
“또 나머지 일에 대해서도 선생님이셔. 지혜에 대해서뿐이 아니야. 선생님의 가르치심은 우리에게 있는 모든 것에 적용된단 말이야. 선생님은 완전하시고, 우리는 불안전해. 그러니까 선생님같이 되도록 힘쓰세.” 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조용히 충고한다.
“나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어. 이 종족은 저주받은 종족이기 때문이야. 모두가 타락했단 말이야.”
“그렇지 않아. 자넨 그렇게 말할 수 없어.” 하고 토마가 감정을 폭발시킨다.
“요한은 가장 비천한 사람들, 즉 시장에 자기들이 잡은 생선을 가져가는 사람들에게 갔었네. 그리고 이 젖은 배낭을 보게. 이건 일급 생선이야. 그 사람들은 이익을 포기하고 이걸 우리에게 주었단 말이야. 아침 생선이 저녁에 먹기에는 싱싱하지 못할까 봐 다시 바다로 가면서 우리를 꼭 데려가려고 했어. 꼭 갈릴래아 호수에 있는 것 같았어. 정말이지 그곳은 갈릴래아 호수를 연상시켰고, 친절한 얼굴들이 가득한 배들도 그걸 연상시켰고, 요한은 한층 더 그걸 연상시켰지. 요한은 또 한 사람의 예수님 같았어. 웃는 그의 입에서는 말들이 꿀처럼 달게 흘러내렸고, 그의 얼굴은 또 하나의 태양같이 빛나고 있었네. 선생님, 요한이 어떻게나 선생님 비슷한지! 저는 그 때문에 감격했습니다.
저희들은 부표들 사이에 쳐놓은 그물에 고기가 가득 걸리기를 기다리면서 세 시간 동안 바다에 있었습니다. 그 세 시간은 지극히 기쁜 세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다음 그 사람들은 선생님을 보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요한은 ‘가파르나움에서 만나기로 약속합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마치 ‘당신네 마을의 광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합니다.’ 하고 말하는 것과도 같이 말입니다. 그런데도 그 사람들은 ‘가겠습니다.’ 하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잘 기억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그 사람들이 물고기를 너무 많이 주지 않도록 거절해야 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제일 고급 생선을 주었습니다. 이걸 구우러 가세. 오늘 저녁에는 어제 굶은 것을 보충하고 기력을 회복하게 큰 잔치를 벌이는 거야.”
“그런데 자넨 무슨 말을 할 수 있었나?” 하고 가리옷 사람이 매우 놀라서 묻는다.
“특별한 말 한 건 아무것도 없어. 예수님에 대해서 말했어.” 하고 요한이 대답한다.
“그렇지만 자네가 말하는 것처럼 요한도 예언자들을 인용했어. 하지만 요한은 예언자들을 뒤집어 놓았어.” 하고 토마가 설명한다.
“뒤집어 놓다니?” 하고 가리옷 사람이 깜짝 놀라서 묻는다.
“그래. 자네는 예언자들에게서 신랄함을 끌어냈는데 요한은 부드러운 면을 끌어냈어. 결국 예언자들의 엄격함도 사랑이기 때문이야. 자네가 정 그렇게 말하고 싶다면 배타적이고 과격한 사랑이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모두 주님께 충실하기를 그들이 원하는 영혼들에 대한 사랑임에는 변함이 없어. 율법교사들 가운데에서 교육받은 자네가 이런 걸 곰곰히 생각해본 일이 있는지 모르겠네. 금도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망치로 두드리고 도가니에 넣어서 정제하네. 미워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고 사랑으로 그렇게 하는 거지. 예언자들도 영혼들에 대해서 이렇게 한단 말이야. 나는 마침 금은 세공사이기 때문에 이걸 이해하네. 요한은 즈가리야를 인용했는데, 그의 예언에서 하드락과 다마스커스에 대해 말했는데, ‘이것을 보고 아스칼론은 질겁을 하고 가자는 아카론과 마찬가지로 큰 고통을 당하리니 그것은 네 바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가자에서는 왕이 없어질 것이다.’ 하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어떻게 되어서 이 모든 일이 일어났느냐 하면 사람이 하느님을 떠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사랑의 용서이신 메시아가 오신 것에 대한 말을 하면서, 이 세상 사람들이 그들의 나라를 위해서 바라던 것과 같은 초라한 왕권 대신에, 메시아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은 하늘에서 영원하고 무한한 왕권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어. 이 말을 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렇지만 요한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 음악을 듣는 것 같고, 천사들에게 들려서 높이 올라가는 것 같았어. 그래서 자네에게 몽둥이질을 준 예언자들이 우리에게 훌륭한 생선을 주었어.”
유다는 어쩔 줄 몰라하며 입을 다문다.
“그럼 너희들은?” 하고 선생님이 사촌들과 열성당원에게 물으신다.
“저희들은 배의 널빤지 틈을 메우는 직공들이 일하는 조선소에 갔습니다. 저희들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로 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배 만드는 것을 감시하는 부유한 펠리시데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희들은 누가 말을 할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처럼 점수 놀이를 했습니다. 유다가 일곱 손가락, 제가 네 손가락, 시몬이 두 손가락을 내놓았습니다. 결국 유다가 말할 책임을 맡게 되어서 말을 했습니다.” 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설명한다.
“무슨 말을 했나?” 하고 모두가 묻는다.
“나는 내가 누구라는 것을 솔직히 알리고, 그들이 극진한 대접에 대해서 그들을 같은 기원과 같은 목적, 그리고 같지는 않지만 사랑 가득한 바람을 가지고 있는 형제로 보는 나그네의 말을 받아들이는 호의를 베풀어 달라고 청하고, 그들을 아버지의 집으로 데려가서 하늘의 크나큰 기쁨 속에서 그들을 영원히 ‘형제’라고 부를 수 있는 호의를 베풀어 달라고 청했어. 그런 다음 이렇게 말했어. ‘우리의 예언자 소포니아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바닷가 일대는 목자들이 양떼나 몰고 다니는 목장이 되고 … 거기서 그들은 양떼에게 풀을 뜯기다가 저녁이 되면 아스칼론 집에 가서 쉬리라.>하고.’ 그러면서 그 생각을 이렇게 부연해서 설명했어. ‘가장 높으신 목자가 여러분 가운데 오셨습니다. 화살을 지니고 오지 않으시고 사랑을 지니고 오셨습니다. 그 분은 여러분에게 팔을 내밀고 당신의 거룩한 목장을 여러분에게 가리키십니다. 그 분은 사람들이 경박한 어린 아이들같이 미워함으로 인해 그들 자신에게 가하고 있고 전에도 가한 커다란 불행에 대한 당신의 동정을 그들에게 말하기 위해서만 과거를 기억하십니다. 사람들은 형제들이기 때문에 서로 사랑했으면 많은 고통을 피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이 땅은 최고의 목자의 종들인 거룩한 목자들의 목장이 될 것입니다. 그들은 여기에 그들의 가장 기름진 목장과 가장 좋은 양떼들을 가질것임을 벌써 알고 있고, 그래서 그들의 인생의 황혼기에 가서 그들의 마음은 친한 친구들의 집의 더 친근한 여러분의 마음과 여러분의 자녀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평안히 쉴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마음들이 우리 주 예수를 선생님으로 모시겠기 때문입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들은 알아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게, 아니 오히려 저희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시몬이 그의 병이 고쳐진 이야기를 했고, 형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선생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증거가 여기 있어요. 우리가 길 가는 중에 만나는 거지들에게 줄 돈이 가득 들어있는 돈주머니요. 저희들에게도 예언자들이 해를 끼치지 않았습니다 ….”
가리옷 사람은 이제 한마디 말도 없다.
“자!” 하고 예수께서 가리옷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주시려고 말씀하신다. “이 다음 번에는 유다도 낫게 할 것이다. 유다는 잘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러니까 올바른 목적으로 행동했으므로 조금도 죄를 짓지 않았다. 그래서 유다에 대해서도 만족한다. 사도직은 쉬운 직업이 아니고, 배워지는 것이다. 한 가지 섭섭한 것은 그 돈을 좀 더 일찍 얻지 못한 것과 너희들을 만나지 못한 것이다. 시련을 겪고 있는 어떤 가족을 내가 돕는 데 소용되었을 터인데 말이다.”
“저희들이 뒤로 돌아가도 괜찮습니다. 아직 시간이 있는 걸요. … 그렇지만 선생님 죄송합니다만, 그 가정을 어떻게 발견하셨습니까? 선생님은 무슨 일을 하셨습니까? 정말 아무것도 안하셨습니까? 기쁜 소식을 전하지 않으셨습니까?”
“나? 나는 거닐었다. 내 침묵으로 어떤 창녀에게 ‘네 죄를 떠나라.’ 하고 말했고, 좀 장난꾸러기인 어린아이를 만나 선물을 교환하면서 복음을 전했다. 나는 그 어린이에게 마리아 살로메가 베다니아에서 내 옷에 달아 주었던 고리쇠를 주었고, 그 어린이는 그가 만든 이 물건을 내게 주었다.” 그러시면서 예수께서는 당신 옷에서 풍자적인 꼭두각시를 꺼내신다. 모두가 들여다보고 웃는다. “그리고 어떤 아스칼론 사람이 에집트와 다른 곳에서 팔려고 만드는 호화로운 양탄자를 가 보았다. … 그리고 아버지를 잃은 소녀를 위로해 주었고, 그의 어머니의 병을 고쳐주었다. 그뿐이다.”
“그런데 이것이 선생님께는 적은 일로 생각됩니까?”
“그렇다. 돈도 있어야 했을 텐데, 나는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아무에게도 귀찮게 굴지 않은 … 우리가 그리 도로 가세.” 하고 토마가 말한다.
“그럼 자네 생선은 어떡하구?” 하고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놀린다.
“생선? 여기 있네. 저주를 받은 자네들은 우리를 환대하는 노인 집에 가서 요리나 하기 시작하게. 우린 시내로 가네.”
“그러자.”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러나 나는 멀리서 집만 가리켜 주겠다. 사람들이 많이 있을 터이니 나는 가지 않겠다. 가면 그들이 나를 붙들 것이다. 우리를 기다리는 주인의 초대를 모르는 체해서 그 사람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고 싶지는 않다. 예의를 어기는 것은 언제나 애덕에 어긋나는 것이다.”
가리옷 사람은 한층 더 고개를 숙이고 그로 인하여 얼굴이 빨개진다. 그만큼 그는 얼마나 여러 번 이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생각하면서 얼굴빛이 변하는 것이다.
예수께서 말씀을 계속하신다. “너희들은 그 집으로 가서 소녀를 찾아라. 계집 아이라곤 그 소녀밖에 없으니까 혼동할 수가없다. 그 소녀에게 이 돈 주머니를 주면서 이렇게 말하여라. ‘이것은 네가 믿을 줄 알았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보내시는 것이다. 너와 엄마와 어린 동생들을 위해서.’ 아무 말도 더하지 말아라. 그리고 즉시 돌아오너라. 가자.”
그리고 집단이 갈라진다. 예수와 요한과 토마와 사촌들은 시내로 가고, 다른 사람들은 펠리시데인 야채 재배인의 집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