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들의 무리와 같이 뒤에 따라오면서 마나헨과 바르톨로메오와 말을 하고 있던 토마가 동료들을 떠나, 마륵지암과 이사악과 같이 앞장서 가시는 예수께로 온다. “선생님, 곧 라마 근처에 이르게 됩니다. 제 누이의 아이에게 강복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제 누이는 선생님을 뵙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그의 집에 우리가 머무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있을 자리가 있으니까요. 주님, 제게 이 즐거움을 주십시오.”
“그러마, 그리고 기쁘게! 내일 우리는 휴식을 취한 몸으로 예루살렘에 들어갈 것이다.”
“아이고! 그러면 제가 먼저 가서 알리겠습니다! 가도 괜찮습니까?”
“가거라. 그러나 나는 사교계의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라. 네 가족들에 지출을 많이 하게 하지 말아라. 나를 ‘선생’으로 대우해라. 내 말 알아들었느냐?”
“예, 주님. 부모께 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마륵지암, 나하고 같이 가겠니?”
“예수님이 가라고 하시면….”
“그래, 가거라. 가!”
토마와 마륵지암이 내 생각에는 사마리아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이 길 약간 왼쪽에 있는 라마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본 다른 사람들은 무슨 일이 생겼는지 물어보려고 걸음을 재촉한다.
“우리는 토마의 누이 집으로 간다. 나는 너희 부모들의 모든 집에서 머물렀었다. 그러니 토마의 집에도 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그를 앞으로 보낸다.”
“그러면 선생님께서 허락하시면, 저도 앞서 가서 새로운 것이 아무것도 없는지 좀 알아보겠습니다. 귀찮은 일이 있으면 선생님께서 다마스커스문으로 들어오실 때 거기 있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선생님을…어디서 뵐까요?” 하고 마나헨이 말한다.
“마나헨, 베다니아에서 만납시다. 나는 곧 나자로에게로 가겠소. 그러나 여자들은 예루살렘에 남겨 두겠소. 나는 혼자 가겠소. 그리고 부탁이오만, 오늘의 휴식 후에는 여자들을 그들의 집에까지 데려다 주시오.”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마차몰이에게 우리를 따라 라마로 오라고 알리시오.” 과연 마차는 사도들의 집단을 따라가려고 천천히 뒤에서 온다. 이사악과 열성당원은 마차를 기다리느라고 멈추어 서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라마 있는 낮고 작은 구릉으로 가는 가파르지 않은 언덕길로 된 중요하지 않은 도로로 들어선다.
토마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른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 나타나는 기쁨 때문에 얼굴이 한층 더 빨갛다. 토마는 마을 어귀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예수께로 마주 달려오며 말한다.
“선생님, 얼마나 큰 행복인지요! 제 가족이 전부 모여 있습니다! 선생님을 몹시 뵙고 싶어하던 아버지와 어머니와 형제들이오! 저는 정말 기쁨니다!” 그리고 개선하는 시간의 정복자처럼 뻐기며 예수 곁에 선다.
토마의 누이 집은 시내의 동쪽 한 네거리에 있다. 그 집은 창문이 없다시피 한 정면과 내다보는 구멍이 뚫린 철대문과 지붕 노릇을 하는 옥상이 있고 집 뒤까지 연장되고, 그 위로 과일나무의 잎들이 올라와있는 정원의 높고 우중충한 담이 둘러쳐 있는 넉넉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전형적인 집이다.
그러나 오늘은 하녀가 내다보는 구멍으로 내다볼 필요가 없다. 대문이 활짝 열려 있고, 집의 식구들이 모두 안마당에 모여 있다. 어른들은 사내고 계집아이고 간에 아이들을 보살피느라고 정신이 없다. 이 소식으로 인하여 흥분하여 소란스러운 빽빽한 아이들의 무리는 끊임없이 위계질서를 깨뜨리고, 맨 앞줄에 토마의 부모와 그의 누이와 남편이 있는 상좌에서 어른들 앞에서 놀고 있다.
그러나 예수께서 문지방에 오셨을 때 누가 이 어린이들을 붙잡을 수 있겠는가? 그들은 하룻밤을 쉬고 나서 둥지에서 나오는 한배의 병아리와 비슷하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당신의 무릎에 달려들며 둘러싸는 소란스럽고 귀여운 이 무리의 충격을 받으신다. 그들은 입맞춤을 해달라고 작은 얼굴들을 쳐들고, 아버지나 어머니가 주의를 주고, 토마가 질서를 회복시키려고 뺨을 몇 대 때렸는데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가만 내버려두어라! 가만 내버려두어!”하고 예수께서 외치시며, 즐거워하는 이 모든 무리를 만족시키시려고 몸을 구부리신다. 마침내 예수께서 어른들의 더 공손한 인사를 받으며 들어가실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특히 내 마음에 드는 것은 전형적인 유다 노인인 토마의 아버지의 인사이다. 예수께서는 “당신께 사도 한 사람을 드리는 노인의 아량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그를 껴안기를 원하기 때문에 일으키신다.
“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보다도 저를 더 사랑하셨습니다. 히브리 사람이면 누구나 주님께 바친 맏아들을 가지는데, 저는 봉헌된 아들을 둘 가지고 있습니다. 맏아들과 막내아들입니다. 그리고 막내아들은 한층 더 신성합니다. 그것은 그 아이가 레위파 사람도 아니고 사제도 아니면서, 대사제 자신도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는 끊임없이 하느님을 뵙고, 그분의 명령을 받기 때문입니다!”하고 토마의 아버지는 약간 떨리는 노인의 음성으로 말한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감격으로 한층 더 떨린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끝낸다. “제 영혼을 만족시키기 위해 한마디 말씀만 해주십시오.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는 선생님, 말씀해 주십시오. 제 아들이 선생님을 따르는 방식으로 선생님께 봉사할 자격이 있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자격이 있습니까?”
“아버지, 안심하고 계십시오. 아버지의 토마는 그가 행동하는 방식으로 하느님의 마음속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숨을 쉴 때까지 하느님을 섬길 그 방식으로 하늘에서 큰 자리를 차지할 것입니다.”
토마는 그가 듣는 말에서 받는 감동으로 물 밖에 나온 물고기처럼 숨을 헐떡 인다. 노인이 떨리는 손을 드는데, 눈물 두 줄기가 깊은 주름을 타고 내려와 그의 노인장다운 수염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한다. “네 위에 야곱의 축복이 내리기를 성조의 축복이 아들들 중에서 의로운 아들에게 내리기를, 전능하신 분께서 우리 위에 내리시는 하늘의 축복으로 네게 강복하시고, 밑으로는 심연의 축복으로, 그리고 젖과 태의 축복으로 강복하시기를, 네 아비의 축복이 그가 아버지에게서 받은 축복을 능가하기를, 그리고 영원한 구릉의 소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아비의 축복이 토마의 머리 위에, 형제 중에서 수도자인 그의 머리 위에 내리기를 바라노라!”
그러니까 모두가 “그대로 이루어지이다”하고 대답한다.
“그리고 이제는 주님, 이 집과 특히 제 피를 받은 피인 이들에게 강복해 주십시오”하고 노인이 아이들을 가리키며 말한다.
예수께서는 팔을 벌리시고, 모세의 축복을 읊으신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신다. “당신들의 조상들이 늘 모시고 살아간 하느님께서, 내가 어렸을 때부터 이 날까지 나를 길러 주신 하느님께서 나를 모든 악에서 구해 준 천사가 이 어린이들에게 강복하시기를 이 어린이들이 내 이름을 지니고, 내 조상들의 이름도 지니고 세상에 많이 퍼지기를.” 그리고 막내아들을 어머니의 품에서 받아 이마에 입맞춤을 하시며 이렇게 끝마치신다. “네가 그 이름을 받은 의인 안에 있었던 정예(精銳)의 덕행들이 꿀과 버터처럼 네게로 내려와 하늘나라를 위하여 네게 생명을 가득하게 하고, 종려나무가 야자대추로 꾸며지듯이, 서양 삼송이 그 아름다운 잎으로 꾸며지듯이 꾸미기를 바라노라.”
거기 있는 모든 사람이 감격하고 경탄해 마지않는다. 그러나 곧이어 모든 입에서 기쁨이 폭발해 나오고 집안으로 들어가시는 예수를 따라온다. 그리고 예수께서 마당으로 들어가셔서 주인들에게 당신 어머니와 여자제자들과 사도들과 제자들을 소개하실 때에야 기쁨의 함성이 멎는다.

이제는 아침도 아니고, 오정도 아니다. 약한 햇살이 회복되기가 어려운 이 날씨의 헝클어진 구름들을 어렵게 뚫는다. 해가 거반 다 져간다. 황혼이다.
여자들은 여기 없고, 이사악도 마나편도 없다. 반면에 마륵지암은 남아 있고, 예수 곁에 있는 것을 몹시 기뻐한다. 그는 특수한 품질을 가진 포도나무들을 보기 위하여, 예수와 사도들과 토마의 남자 친척 모두와 같이 집에서 나온다. 토마의 아버지도 매부도 포도밭의 방위와 포도나무의 희귀성 (稀貴性)을 자랑하는데, 포도나무들은 지금은 매우 연한 새 잎들밖에 없다.
예수께서는 가지치기와 김매기에 대한 흥미있는 설명들을 마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기나 한 것처럼 친절하게 들으신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 웃으시며 토마에게 말씀하신다.
“네 쌍동이 누이의 이 지참 재산에 내가 강복을 해야 하느냐?”
“아이고! 주님! 저는 도라도 아니고 이스마엘도 아닙니다. 저는 선생님이 어떤 곳에 계시면서 숨 쉬시는 것이 벌써 강복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이 포도나무들에 오른 손을 들기를 원하시면 그렇게 하십시오. 그러면 그 열매가 거룩할 것입니다.”
“또 풍부하지는 않고? 아버지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거룩하기만 하면 충분합니다. 그것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저는 포도를 짜서 다음번 과월절에 쓰시게 보내 드리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의식에 쓰는 잔으로 드십시오.”
“알았습니다. 꼭 기대합니다. 나는 오는 과월절에 참다운 이스라엘 사람의 포도주를 마시기를 원합니다.”
그들은 마을로 돌아오기 위하여 포도밭에서 나온다.
나자렛의 예수가 마을에 와 계시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래서 라마의 사람들은 모두 예수께 가까이 오기를 갈망하면서 길로 나왔다.
예수께서 그들을 보시고 토마에게 말씀하신다. “저 사람들이 왜 오지 않느냐? 나를 무서워하느냐? 내가 저들을 사랑한다고 말해라.”
오! 토마는 즉시 그대로 한다! 그는 이 집단에서 저 집단으로 어떻게나 빨리 가는지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날아다니는 나비와도 같은 지경이다. 그리고 청하는 말을 들은 그 사람들도 즉석에서 행동으로 옮긴다. 그들은 서로 짜며 예수의 주위로 모두 달려온다. 그래서 그들이 토마의 집이 없는 네거리에 이르렀을 때에는, 사도들과 토마의 모두에게 공손하게 말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조심성 있는 하나의 군중이 되었다.
나는 토마가 겨울 몇 달 동안에 일을 많이 하여, 복음의 가르침의 일부분이 이 고장에 알려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에게서 특별한 설명을 듣기를 바란다. 예수께서 주인집의 어린아이들에게 주신 강복과 토마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으로 깊은 감명을 받은 어떤 사람이 이렇게 묻는다. “그러면 이들 모두가 선생님의 강복 때문에 의인이 되었습니까?”
“내 강복 때문에가 아니라 그들의 행동 때문에 그렇게 될 것입니다. 나는 그들이 행동을 하는데 굳세게 하기 위해서 내 강복의 힘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행동을 해야 하고, 또 하늘을 얻기 위하여는 올바른 행동만을 해야 합니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강복합니다.…그러나 이스라엘에서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지는 못할 것입니다.”
“또 만일 그들이 앞으로도 지금 하는 것과 같이 계속 해나가면, 구원을 받는 사람이 정말 별로 없을 것입니다”하고 토마가 중얼거린다.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요?”
“진리를 말하는 거요. 그리스도를 박해하고 중상하며,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시는 것을 실행하지 않는 사람은 그분의 나라에 한 몫끼지 못할 것입니다”하고 토마가 그의 큰 목소리로 말한다. 어떤 사람이 그의 소매를 끌면서 “저분이 매우 엄격한가?” 하고 예수를 가리키며 말한다.
“아니야, 오히려 매우 착하셔.”
“자네 생각엔 어떤가? 내가 구원을 받겠나? 나는 제자들 축에 들지는 않아. 그렇지만 자네는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자네가 말해준 걸 항상 얼마나 믿었는지 자네가 알지. 그러나 나는 그 이상의 일은 할 줄 모르네. 내가 구원되기 위해서는 내가 벌써 하는 것 외에 정확히 뭘 해야 하나?”
“선생님께 여쭈어보게. 선생님은 수완이 있고, 내 판단보다 더 부드럽고 더 정확한 판단을 하시네.”
그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 말한다. “선생님, 저는 율법에 충실합니다. 그리고 토마가 선생님의 말씀을 되풀이해 들려 준 다음부터는 더 충실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나 저는 별로 너그럽지 못합니다. 절대로 해야 하는 것은 합니다. 저는 지옥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좋지 않은 일은 하는 것을 삼갑니다. 그러나 저는 안락을 좋아합니다. 그리고…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죄를 짓지 않도록 일을 하려고 애쓰지만, 그래도 너무 부자유스러운 생활은 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합니다. 이렇게 하면서도 제가 구원을 받겠습니까?”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에게 몹시 너그러우신 하느님께 대해서 왜 그렇게 인색합니까? 왜 자신을 위해서 어렵게 얻어지는 구원만을 갈망하고, 즉시 영원한 평화를 주는 큰 성덕은 갈망하지 않습니까? 자, 이거 보시오! 당신 영혼에 대해서 너그러워지시오!” 그 사람은 겸손하게 말한다. “주님, 생각해 보겠습니다. 생각해 보겠습니다. 선생님 말씀이 옳다는 것과 제가 평화를 얻기 전에 제 영혼에게 오랜 정화(淨化)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은 제 영혼에 해를 끼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겠습니다.”
“됐습니다! 그 생각이 벌써 완전하게 되는 것의 시작입니다.” 라마의 또 한 사람이 이렇게 묻는다. “주님, 구원을 받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까?”
“만일 사람이 자기를 존중하고 하느님께 대한 존경을 곁들인 사랑을 가지고 행동할 줄 알면, 모든 사람이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과 같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이렇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바보같이 참다운 금을 가지는 대신에 금박을 가지고 놉니다. 여러분이 선을 찾는데 용감하시오. 그것이 어렵습니까? 공로가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쓰시오. 넓고 매력 있는 다른 문은 여러분을 빗나가게 하려는 사탄의 유혹입니다. 하늘의 문은 좁고, 낮고, 장식이 없고, 소박합니다. 그리로 지나가려면 날To고, 가볍고, 호사스러움이 없고, 물질성이 없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영적인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음의 시간이 왔을 때에 하늘의 문을 지나가게 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이지, 너무도 물질성으로 인해 지나치게 살이 찌고, 세상의 사치로 너무도 복잡하게 되고, 죄의 딱딱한 껍질로 너무도 뻣뻣해지고, 그들의 해골인 교만으로 인해 몸을 구부릴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에, 들어가려고 애쓰지만 들어 갈 수가 없는 많은 사람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때에는 나라의 주인이 와서 문을 닫을 것인데, 그러면 제때에 들어가지 못해서 밖에 있는 사람들은 밖에 그대로 있으면서 문을 두드리며 부르짖을 것입니다. ‘주님, 열어 주십시오! 저희들도 여기 왔습니다’ 하고. 그러나 주인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정말이지, 나는 너희들을 알지 못하고, 어디서 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저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아니. 저희를 모르시다니요? 저희들을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저희들은 주님과 같이 먹고 마셨고, 주님이 저희들의 광장에서 가르치실 때에 주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하고. 그러나 주인은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정말이지, 나는 너희를 알아보지 못하겠다. 너희들을 보면 볼수록 너희들은 내가 부정한 음식이라고 분명히 말한 것을 배불리 먹은 것처럼 보인다. 정말이지, 너희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살펴 볼수록 너희들은 내 가족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실은 이렇다. 이제는 너희가 누구의 아들이고 신민인지 알겠다. 즉 다른 자의 아들이요 신민이다. 너희들은 아버지로는 사탄을 두었고 어머니로는 육체를, 유모로는 교만을, 하인으로는 미움을, 보물로는 죄를 가졌고, 악습들은 너희들의 보석들이다. 너희들 마음에는 (이기주의) 라는 말이 씌어 있다. 너희 손은 형제들에게서 훔친 도둑질로 더럽혀져 있다. 여기서 나가라! 죄를 행한 자들인 너희들 모두 내게서 멀리 물러가라’ 하고. 그때에는 하늘 저 안쪽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모든 예언자들과 하느님 나라의 의인들이 영광으로 찬란히 빛나며 올 터인데, 사랑을 가지지 않고 이기주의를 가졌었고, 희생을 하지 않고 무기력했던 그들은 멀리 쫓겨나, 눈물이 영원히 마르지 않고 공포만이 있을 곳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그리고 영광스럽게 부활한 사람들은 동서남북에서 와서 하느님 나라 왕인 어린 양의 혼인 잔치 상에 모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에는 세상의 군대에서 ‘가장 작은 자’로 보이던 많은 사람이 하늘나라의 주인들 가운데에서는 첫째가 될 것입니다. 또 이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모든 유력자들이 하늘에서는 모두 유력자가 아니리라는 것과, 그리스도가 그의 봉사자로 뽑은 사람 모두가 혼인잔치 상에 앉도록 뽑힐 자격을 얻지는 못했다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또한 ‘첫째들’이라고 믿어지던 많은 사람들이 꼴찌가 될 뿐 아니라, 꼴찌조차도 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부름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그들의 선택됨을 가지고 자기들의 참 영광을 만들어 가질 줄을 안 사람은 별로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동안에, 숙소를 구하러 오는 예루살렘에 가는 또는 거기서 오는 순례단과 더불어 뜻밖에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온다. 그들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인지 보려고 가까이 온다. 그들은 토마의 집의 우중충한 담에 뚜렷이 나타나는 예수의 금발을 이내 알아보았다.
“우리가 나자렛 선생에게 말을 한마디 하고 싶으니, 지나가게 비키시오”하고 그들은 안하무인격으로 소리친다.
군중이 마지못해 비켜서고, 사도들은 바리사이파 사람 한 떼가 그들에게로 오는 것을 본다.
“선생님께 평화!”
“당신들께 평화. 무슨 일입니까?”
“선생님은 예루살렘에 가십니까?”
“충실한 이스라엘 사람이면 누구나 그러는 것처럼.”
“가지 마십시오! 선생님이 위험한 일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가족들 마중을 가느라고 예루살렘에서 오기 때문에 그것을 압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라마에 계시다는 말을 듣고서 알려 드리러 왔습니다.”
“물어봐도 된다면 누구한데서 들었소?” 하고 베드로가 의심 적어하고, 싸움을 걸 차비를 하고 묻는다.
“여보시오. 그건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오. 우리를 교활한 자라고 부르는 당신은 선생님 곁에 교활한 자가 너무 많다는 것만 아시오. 그리고 너무나 많고 너무나 유력한 제자들을 경계하는 것이 좋으리라는 것만 아시오.”
“여보시오! 당신은 마나헨이나 누구를…암시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베드로야, 입 다물어라. 그리고 바리사이파 사람 당신은 어떤 위험도 신자가 자기 의무 지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아시오. 목숨을 잃는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중대한 것은 율법을 어겨서 자기 영혼을 죽이는 일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것을 안다는 것도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나를 시험하시오? 당신은 아마 내가 당신이 왜 그렇게 하는지를 안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지요?”
“나는 선생님을 시험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들 중의 많은 사람이 선생님의 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부는 그렇지 않습니다.…우리는 선생님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헤로데가 선생님을 찾는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떠나십시오 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떠나세요. 만일 헤로데가 선생님을 붙잡으면 선생님을 죽일 터이니까요. 그가 원하는 것이 이것입니다.”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는 이것을 압니다. 그뿐 아니라, 그 교활한 노인에게 가서 그가 찾는 사람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말하시오. 과연 나는 숨지 않고, 마귀들을 물아내고 병을 고쳐 주면서 예루살렘으로 갑니다. 그리고 지금 그렇게 하고, 오늘, 내일, 모레도 그렇게 하고, 내 때가 다 될 때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나 나는 기한이 차기 전에는 걸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그리고 또 한번, 또 한번, 그리고 또 한번 예루살렘에 들어가야 합니다. 내 길이 그전에 멎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 길은 당연히 그래야 할 것과 같이, 즉 예루살렘에서 끝나야 합니다.”
“세례자는 다른 곳에서 죽었습니다.”
“그는 성덕 중에서 죽었습니다. 그런데 성덕은 ‘예루살렘’을 뜻합니다. 지금은 예루살렘이 ‘죄’를 뜻하지만, 그것은 다만 현세적인 것, 멀지않아 사라질 것에 대해서만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것은 영원하고 영적인 것, 즉 하늘의 예루살렘에 대해서입니다. 모든 의인들과 예언자들은 이 예루살렘 안에서, 그 거룩함 안에서 죽는 것입니다. 내가 죽을 곳도 그곳입니다. 그래서 당신들이 나를 죄로 이끌어 가려고해도 쓸데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나는 또 예루살렘의 언덕 위에서 죽을 것인데, 헤로데의 손으로 죽지 않고, 헤로데보다도 더 교묘하게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의 뜻에 의해서 죽을 것입니다. 그들은 나를 미워하는 것은, 나를 그들이 탐내는 사제직을 침해하는 사람으로 보고, 이스라엘에서 그를 썩게 하는 모든 병을 없애서 이스라엘을 깨끗하게 하는 사람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죽이고자 하는 욕망 전부를 헤로데에게 전가하지 말고, 당신들 각자가 자기의 몫을 지시오. 정말로 어린양은 그를 죽이기 위하여 늑대들과 재칼들이 사방에서 올라오는 산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미묘한 진실들이 우박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도망친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달아나는 것을 바라다보신다. 그런 다음 아마 예루살렘을 가리키는 더 환한 빛이 있는 남쪽으로 몸을 돌리시고 슬프게 말씀하신다.
“예언자들을 죽이고, 네게 보냄을 받은 사람들을 돌로 치는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새가 둥지 위에서 새끼들을 날개 밑에 모으듯이 내가 몇 번이나 네 자식들을 모으려고 하지 않았더냐? 그런데 너는 그것을 원치 않았다! 네 참 주인의 집을 빈 채로 네게 남겨둘 것이다. 네 참주인은 와서, 관례에 따라서 이스라엘의 맏이와 막내가 해야 하는 것과 같이 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갈 것이다. 그는 더 이상 네 성곽 안에 머물러서 그의 현존으로 네 성벽을 깨끗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또 나 너에게 분명히 말 한다마는, 너와 네 안에 사는 사람들은 너희들이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받으소서’ 하고 말할 그 날까지는 내 참 얼굴을 보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라마의 주민 여러분은 하느님의 벌에 휩쓸려 들어가지 않기 위하여 이 말들과 다른 모든 말들을 기억하시오. 충실하시오.…이제 가보시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있기를.”
예수께서는 토마의 모든 가족과 당신 사도들과 함께 그의 집으로 물러 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