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들이 기적 이야기를 하고 시민들도 선생님을 손가락질해서 가리키면서 기적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기적이 일어난 지가 얼마 안 되는 것 같다. 예수께서는 몸을 꼿꼿이 세우시고 근엄하게 도시의 변두리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를 향하여 가신다.
예수께서는 한 소년이 깡충거리며 나오고 그 뒤에 어머니가 따라 나오는 어떤 작은 집 가까이에서 걸음을 멈추신다. “아주머니, 당신의 정원에 들어가서 해가 덜 뜨거울 때까지 좀 있어도 되겠습니까?”
“주님, 원하시면 부엌에까지도 들어오십시오. 물과 잡수실 것을 갖다 드리겠습니다.”
“애쓰지 마시오. 나는 이 조용한 정원에 있는 것으로 족합니다.”
그러나 여인은 무엇인지 모를 것을 섞은 물을 예수께 꼭 드리려고 한다. 그리고 말을 하려는 것처럼 정원을 오락가락한다. 그러나 용기를 내서 말을 하지 못한다. 채소를 돌보지마는, 그것을 그러는 척하는 것이다. 사실은 선생님에게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어린 아이가 나비나 다른 곤충을 잡느라고 소리를 지르면 귀찮아한다. 그 때문에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여자는 참지 못하고 아이를 손바닥으로 때린다. … 그러니까 아이는 더 크게 소리를 지른다.
예수께서는 “마리아가 그 일로 감동했다고 생각하십니까?” 하고 묻는 열성당원의 질문에 대답하고 계시는 중이었다. “겉으로 나타난 것보다 더 …” 하고 대답하셨다. 예수께서는 몸을 돌리시어 어린 아이를 부르신다. 그러니까 어린 아이는 달려와서 예수의 무릎에 엎드리며 울음을 터뜨린다.
여인이 “베냐민! 성가시게 굴지 말고 이리 오너라.” 하고 외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가만 놔두시오, 가만 놔둬요. 얌전하게 있어서 당신을 걱정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에게 말씀하신다. “울지 말아라. 엄마가 너를 아프게 때린 게 아니다. 그저 네가 말을 듣게 한 것뿐이다. 네가 말을 듣게 하려고 한 것 뿐이다. 엄마가 조용히 하라고 하는데 왜 소리를 질렀니? 아마 엄마가 몸이 불편해서 네가 소리지르는 것이 귀찮은 모양이로구나.”
어린 소년은 어른들이 도무지 어떻게 할 수 없는 어린이들의 자연스러운 솔직성으로 급히 이렇게 말한다. “아니야요. 엄마는 몸이 불편하지 않고 선생님 말을 들으려고 한 거예요. … 엄마가 내게 그렇게 말했어요. 그렇지만 나는 선생님곁에 오고 싶어서, 선생님이 나를 보라고 일부러 요란스럽게 했어요.”
모두들 웃고, 여자는 얼굴이 새빨개진다.
“아주머니, 얼굴을 붉히지 말고 이리 오시오. 내가 말하는 것을 들으려고 했어요? 왜요?”
“선생님은 메시아이시니까요. 선생님이 행하신 기적을 보면 선생님이 메시아이실 수밖에 없습니다. … 저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기뻤습니다. 저는 막달라에서 나가는 일이 도무지 없습니다. … 제 남편은 까다롭고, 또 아이가 다섯이나 되니까요. 제일 어린 것은 넉 달 되었습니다. … 그런데 선생님은 이 곳에는 도무지 안 오시거든요.”
“나는 왔소, 그것도 당신 집에, 당신이 보다시피.”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 말씀을 들으려고 했습니다.”
“남편은 어디 있소?”
“주님, 바다에 나갔습니다. 남편이 고기잡이를 하지 않으면 저희들은 먹을 것이 없습니다. 제게는 이 작은 정원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일곱 식구에게 충분할 수 있습니까? 남편은 그랬으면 하지만요 ….”
“참을성을 가지시오, 아주머니. 누구나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있어요.”
“아이고! 아닙니다! 뻔뻔스러운 여자들은 쾌락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여자들은 즐기고 사람들을 괴롭힙니다. 그 여자들이 한 일을 보셨지요. 그 여자들은 아이들을 기르고 일을 하느라고 애를 쓰지 않습니다. 그 여자들은 괭이질을 하느라고 손에 물집이 생기지 않고, 빨래를 하느라고 손의 껍질을 벗기지 않습니다. 그 여자들은 아름답고 싱싱합니다. 그 여자들에게는 하와에 대한 선고가 유효하지 않습니다. 그 여자들은 오히려 저희들에게 대한 선고가 됩니다. 왜냐하면 … 남자들은 … 제 말을 이해하시지요.”
“알아듣소. 그러나 그 여자들도 그들의 무서운 십자가를 지고 있다는 것을 아시오. 제일 무서운 십자가를. 눈에 보이지 않는 십자가를. 그들을 단죄하는 양심과 그들을 경멸하는 세상 사람들과 그들을 배척하는 가문과 그들을 저주하시는 하느님이라는 십자가를 지고 있소. 정말이지 그 여자들은 행복하지 않소. 그 여자들은 아기를 낳고 일을 하느라고 애를 쓰지 않고, 일하느라고 손에 상처를 입지 않아요. 그러나 그 여자들도 마찬가지로 몹시 피로하고, 게다가 불명예를 가지고 있소. 그들의 마음은 상처투성이요. 그들의 좋은 안색과 싱싱함과 허울뿐인 차분함을 부러워 마시오. 그것은 그들의 가책 가득한 파멸을 가리는 베일이지만 그들에게 평화를 가져다 주지는 못하는 것이오. 당신의 천진난만한 아이들 꿈을 꾸는 성실한 어머니인 당신은 그 여자들의 잠을 부러워 마시오. … 그들에게는 베개 위에 악몽이 도사리고 있소. 그리고 내일 그들이 죽게 되거나 늙으면 가책과 공포가 있을 거요.”
“맞습니다. … 용서하십시오. … 여기 그냥 있어도 되겠습니까?”
“여기 있으시오. 베냐민에게 훌륭한 비유를 하나 이야기해 주겠소. 그런데 어린 아이들이 아닌 사람들이 그것을 자기 자신들과 막달라의 마리아에게 적용할 거요. 다들 들어라.
너희들은 마리아가 선으로 돌아오리라는 것을 의심하고 있다. 마리아에게서는 그가 이 한 걸음을 내디디리라는 아무런 표도 볼 수 없다. 파렴치하고 뻔뻔스럽고 자기의 지위와 권력을 의식하는 그 여자는 감히 사람들에게 도전해서, 자기 때문에 울고 있는 집의 문지방에까지 왔었다. 베드로의 비난에 깔깔거리는 웃음으로 받아넘겼다. 그에게 권하는 내 눈길을 접하고 오만하게 저항했다. 너희들은 아마 라자로에 대한 사랑을 마리아에게 직접 오랫동안 말해서 구세주 메시아로서의 내 힘을 보임으로써 내 능력으로 그를 굴복시키기를 바랐을 것이다. 안 된다. 그래서는 안 된다. 여러 달 전에 다른 죄녀에 대하여도 이 말을 했다.
영혼들은 그들이 스스로 만들어져야 한다. 나는 지나가면서 씨를 뿌린다. 씨는 비밀리에 작용한다. 영혼이 일하는 것을 존중해야 한다. 만일 첫 번에 뿌린 씨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다른 씨를 또 뿌리고, 또 다른 씨를 뿌리고 … 씨를 아무리 뿌려도 소용이 없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기 전에는 단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도한다. 기도는 흙덩어리 위에 내리는 이슬과 같아서 그것을 싱싱하고 기름지게 보존한다. 그래서 씨가 싹틀 수 있다. 아주머니, 당신은 채소의 씨를 뿌릴 때 이렇게 하지 않나요?
이제는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마음에 당신 나라를 세우기 위하여 하시는 일에 대한 비유를 들어보아라. 사람의 마음 하나하나가 이 세상에 있는 하느님의 작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 후 죽은 다음에는 이 모든 작은 나라들이 하늘나라에서 오직 한 나라로 모아진다. 끝이 없고 거룩하고 영원한 나라로 말이다.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하느님의 나라는 씨를 뿌리시는 하느님에 의해서 세워진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소유지에 – 어떤 사람이든지 생겨날 때부터 하느님께 속해 있기 때문에 사람은 하느님의 것이다. – 오셔서 씨를 뿌리신다. 그리고는 다른 소유지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으로 가신다. 밤이 지나 낮이 되고, 낮이 지나 밤이 된다. 낮에는 해와 비가 온다. 이 경우에는 하느님의 사랑의 빛남과 영에게 말하는 하느님의 지혜를 부어 주는 것이다. 밤에는 별들과 아늑한 적막이 온다. 우리 경우에는 영혼이 정신을 가다듬고 묵상을 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 대한 명쾌한 기억과 영을 위한 적막이 온다.
씨는 눈에 띄지 않는 섭리적이고 강력한 이 연속적인 영향을 받아 부풀어 터져서 뿌리를 내리고, 밖으로는 최초의 작은 잎들을 내밀어서 자란다. 이 모든 것이 사람의 도움없이 이루어진다. 땅은 씨에서 나온 풀을 저절로 만들어내고, 그 다음에는 풀이 든든해져서 이삭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삭은 우뚝서서 부풀어오르고 단단해지고 누렇게 되고 딱딱해져서 완전하게 낟알로 형성된다. 낟알이 여물면, 씨를 뿌린 이는 다시 와서 낫질을 한다. 그것은 그 씨가 완성되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낟알이 더 발달할 수는 없을 것이니 이 때가 그것을 거두어들일 때이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내 말도 같은 일을 한다. 씨를 받아들이는 마음에 대해서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일이 느리게 진행된다. 시기에 적적하지 않은 간섭으로 모든 것을 망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작은 씨가 터져서 땅에 뿌리를 내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냉혹하고 거칠은 마음에 있어서도 이 일은 어렵다. 마음은 문을 활짝 열고, 파헤치게 내버려두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여서 그것을 유지하기 위하여 고생을 해야 하고, 전에 그가 걸치고 있던 매력있고 화려하고 쓸 데 없고 넘쳐흐르는 장식은 이제 집어치우고 보잘 것 없지만 유익한 것들을 걸치게 되었기 때문에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는 하느님의 생각을 유익하게 실현시키기 위하여 사람들의 찬미을 일으키지 않고 수수하게 일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는 씨가 자라서 이삭을 만들도록 그의 모든 능력을 활발히 움직이게 해야 한다. 그는 낟알이 되기 위하여 사랑으로 불타야 한다. 그리고 정말 지극히 힘든 체면을 극복하고, 새 옷에 자기를 맞추기 위하여 애쓰고 고통을 당하고 나서는 그 옷을 벗고 무자비한 가지치기를 겪어야 한다. 모든 것을 얻기 위하여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 하늘에서 성인들의 옷을 입기 위하여 옷을 벗은 채로 있어야 한다. 성인이 되는 죄인의 생활은 가장 오래 걸리고 가장 영웅적이고 가장 영광스러운 싸움이다. 내가 분명히 말한다.
내가 말한 것으로 내가 마리아에게 한 것과 같이 행동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것을 깨달아라. 마태오야, 혹시 내가 네게 대해서는 달리 행동했느냐?”
“아니올시다, 주님.”
“그러면 진실을 말해라. 너를 더 설득한 것은 내 참을성이었느냐, 그렇지 않으면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신랄한 비난이었느냐?”
“제가 지금 여기 와서 있을 정도로 선생님의 참을성이 그랬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그들의 업신여김과 저주로 저를 경멸하는 사람이 되게 했고, 경멸로 저는 그때까지 하던 것보다도 한층 더 나쁘게 행동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즉 죄중에 있으면서 죄인으로 취급당하는 것을 듣게 되면 더 저항을 하게 됩니다. … 그리고 울면 죄의 뼈대가 무너져 내립니다. 그러면 인자(仁慈) 앞에서 발가벗은 채로 있으면 인자(仁慈)로 우리에게 옷을 입혀 주십사고 진심으로 간청하게 됩니다.”
“훌륭하게 말했다. 베냐민아, 비유가 마음에 드니? 그래? 브라보! 그런데 엄마는 어디 갔니?”
알패오의 야고보가 대답한다. “비유가 끝날 때쯤 나갔는데, 이 길로 달음박질해서 갔습니다.”
“아마 남편이 오는지 보려고 바다에 간 것 같습니다.” 하고 토마가 말한다.
“아니야요. 내 동생들을 데리러 외할머니 집에 갔어요. 엄마는 일을 할 수 있게 동생들을 외할머니 집에 데려다 주곤 해요.” 하고 어린이가 말하면서 예수의 무릎에 은밀히 몸을 기댄다.
“그리고 너는 여기 남아 있단 말이지, 이 사람아? 네가 혼자 집에 있는 걸 보면 네가 몹시 심술궂은 모양이로구나.”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말한다.
“내가 제일 커서 엄마를 도와줘요 ….”
“천국에 가게 말이지. 가엾은 여인! 너 몇 살이냐?” 하고 베드로가 묻는다.
“3년 있으면 율법의 아들이 돼요.” 하고 어린애가 으스대며 대답한다.
“글 읽을 줄 아니?” 하고 타대오가 묻는다.
“예 … 그렇지만 이럭저럭 해나가요, 그건 … 그건 선생님이 거의 날마다 나를 내쫓아서 그래요 ….”
“내가 뭐랬어!”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말한다.
“그렇지만 내가 그렇게 하는 건 선생님이 늙고 못 생기고 늘 같은 말만 해서 졸려서 그래요! 선생님이 이 분(그러면서 예수를 가리킨다.) 같으면 정신을 차릴 거야요. 선생님은 자거나 장난하는 아이는 때려요?”
“나는 아무도 때리지는 않고 학생들에게 ‘너희들의 이익과 내게 대한 사랑으로 주의를 기울여라.’ 하고 말한다.”
“예, 그거야요! 사랑으로, 그래요. 겁으로 하지 않고.”
“네가 착하게 굴면 선생님이 너를 사랑하실 것이다.”
“선생님은 착한 사람만 사랑하세요? 착하지 않은 사람에게 참을성을 가졌었다고 금방 말하구서 …” 어린 아이의 논리는 치밀하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다. 그렇지만 착하게 되는 사람을 많이 많이 사랑하고, 그 사람한테는 정말 친절을 많이 베푼다.”
어린 아이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머리를 들고 마태오에게 묻는다.
“아저씨는 어떻게 해서 착한사람이 됐어요?”
“나는 선생님을 사랑했다.”
어린 아이는 또 곰곰히 생각한다. 그리고 열 두 사도를 쳐다보면서 예수께 말한다. “이 아저씨들은 전부 착해요?”
“물론 착하고말고.”
“그게 확실해요? 나도 얌전해요. 그렇지만 그건 더 큰 장난을 … 하려고 할 때에 그래요.”
모두가 떠들썩하게 웃는다. 어린 아이도 몹시 솔직하게 웃는다. 예수께서도 웃으시며 어린 아이를 껴안고 입맞춤을 하신다.
이제는 모두와 허물없이 된 어린 아이가 장난을 하고 싶어서 말한다. “이제는 누가 착한지 말해 줄께요.” 그리고는 그의 선택을 시작한다. 그는 모두를 살펴보더니 이웃해 앉아 있는 요한과 안드레아에게로 직접 가서 말한다. “아저씨와 아저씨는 이리 와요.” 그리고는 두 야고보를 골라서 처음 두 사람과 합치게 한다. 그리고는 타대오를 잡는다. 열성당원과 바르톨로메오 앞에서는 깊은 생각에 잠긴 듯이 있다가 말한다. “아저씨들은 늙었어요. 그렇지만 착해요.”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과 합치게 한다. 어린 아이는 베드로를 살펴본다. 베드로는 익살스러운 눈짓을 해가며 시험을 치르는데, 아이는 베드로도 착하다고 생각한다. 마태오도 합격하고 필립보도 통과한다. 토마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아저씨는 너무 많이 웃어요. 난 점잖거든요. 늘 웃은 사람은 나중에 시험에 낙제한다고 우리 선생님이 말하는 걸 몰라요?” 그러나 결국 토마도 나쁜 점수로 통과한다. 그러나 시험에 합격은 하였다. 그리고 어린 아이는 예수께로 돌아온다.
“어, 이거 봐, 꼬마야, 나도 있어. 난 나무가 아니란 말이다. 난 젊고 아름다워. 왜 나는 시험하지 않니?”
“아저씨가 내 맘에 들지 않아서 그래요. 내 맘에 들지 않는 게 있으면 건드리지 말라고 엄마가 말했어요. 탁자 위에 올려놔서 맘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가지게 해요. 그리구 누가 맘에 들지 않는 걸주면 ‘그건 내 맘에 들지 않아요.’ 하고 말하지 말구 ‘고맙습니다만 배가 고프지 않아요.’ 하고 말하라고 엄마가 그랬어요. 난 아저씨가 먹고프지 않아요.”
“아니 뭐라고? 자 봐라. 내가 착하다고 말하면 이 돈을 주마.”
“그걸 가지구 뭘 하겠어요. 거짓말을 가지구 뭘 사요? 엄마가 그러는데 속임수로 버는 돈은 지푸라기가 된대요. 한 번은 거짓말을 해서 할머니한테서 한 드라크마(옛날 그리이스의 은화)를 받아서 꿀에 절인 푸아스를 사려구 했는데, 밤 사이에 그 돈이 지푸라기가 되구 말았어요. 난 그걸 문 아래 있는 이 구멍에 넣어서 아침에 꺼내려구 했는데, 지푸라기가 한 무더기 있었어요.”
“그렇지만 왜 나를 좋은 사람으로 보지 않는 거냐? 내게 뭐가 있니? 발이 갈라졌니? 못 생겼니?”
“아니야요, 아저씨가 무서워요.”
“아니 왜?” 가리옷 사람이 그 아이에게로 가까이 가며 묻는다.
“몰라요. 날 가만 놔둬요. 날 건드리면 할퀴겠어요.”
“참 사귀지 어려운 녀석이로군! 이 녀석 미쳤어.” 유다는 쓴 웃음을 짓는다.
“난 미치지 않았어요. 아저씨가 고약해요.” 하고 말하면서 어린 아이는 예수의 품으로 피신한다. 예수께서는 말없이 그를 쓰다듬어 주신다.
사도들은 가리옷 사람에게는 별로 신통치 않은 작은 사건에 대하여 농담들을 주고 받는다. 그러는 동안 그 여인이 사람 열 두어 명과 같이 돌아온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이 오고 한다. 모두 해서 50명쯤 된다. 모두 초라한 사람들뿐이다.
“이 사람들에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조금만이라두요. 이 분은 제 시어머님이고 이 애들은 제 아이들입니다. 이 사람은 제 남편입니다. 주님,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하고 여인은 애원조로 말한다.
“아주머니의 환대에 대해 감사하는 뜻으로 그러겠습니다. 말을 하겠습니다.”
여인은 아기가 우는 집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문지방에 앉아서 아기에게 젖을 먹인다.
“여러분, 들으시오. 여기 내 무릎에는 매우 지혜로운 말을 한 소년이 있습니다. 이 소년은 ‘속임수로 얻는 것은 모두 지푸라기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엄마가 그에게 이 진리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것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영원한 진리입니다. 정직하게 않게 하는 일은 절대로 잘 되지 않습니다. 사실 말이나 행위나 신앙에 있어서의 거짓말은 언제나 거짓말의 선생인 사탄과 동맹했다는 표입니다. 하늘 나라를 얻을 수 있게 하는 행동이 시끄럽고 떠들썩하다고 생각하지 마시오. 그렇지 않고 흔히 있는 보통 행동이지만 초자연적인 사랑의 목적으로 한 행동들입니다. 사랑은 여러분 안에서 나서 하늘에까지 올라가는 나무의 씨입니다. 그리고 이 나무 그늘에서 다른 모든 덕행이 생겨납니다. 나는 사랑을 아주 작은 겨자씨에 비교하겠습니다. 겨자씨는 얼마나 작습니까! 사람이 뿌리는 씨 중에서 가장 작은 축에 듭니다. 그런데도 그 나무가 발육하면 그 숱한 잎들하고 얼마나 튼튼해지고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습니까? 백에 대해서 백이 아니라, 하나에 대해서 백입니다. 가장 작은 씨이지만 가장 활동적인 씨입니다. 그 씨가 얼마나 여러분에게 이득을 줍니까?
사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여러분의 마음 속에 지극히 거룩하신 여러분의 하느님과 여러분의 이웃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사랑이 여러분의 행동의 동기가 되면, 여러분은 십계명의 아무 계명도 어기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영성으로 하지 않고 행동으로만 하는 종교행위로 하느님께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배은망덕하는 자식들처럼, 간통하거나 또는 그저 너무 까다로운 남편이나 아내처럼, 부정직한 상인들처럼, 인간관계에 있어서 거짓말을 하거나 자기들에게 적대적인 사람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처럼 행동함으로써 이웃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더운 시간에 얼마나 많은 새가 이 정원의 나뭇잎 사이에 피해 들어와 있는지 보시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아직은 작은 이 겨자나무가 새들이 와서 앉는 진짜 홰가 될 것입니다. 모든 새가 아주 무성하고 인심좋은 이 나무들의 피난처와 그늘을 찾아올 것입니다. 새 새끼들은 올라가는 사다리와 떨어지는 것을 막는 그물 노릇을 하는 이 가지들 사이에서 나는 것을 배울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의 기초가 되는 사랑도 이와 같습니다.
사랑하시오, 그러면 여러분도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 사랑하고 동정하시오. 사랑하시오, 그리고 여러분에게 복종하는 사람들에게서 허용된 것 이상을 요구해서 무자비한 사람이 되지 마시오. 하늘의 평화와 영광을 얻기 위하여는 사랑과 진실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베냐민이 말한 것처럼 사랑과 진실에 거짓말하면서 행한 여러분의 모든 행위가 여러분의 지옥 침대의 짚으로 변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다른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렇게만 말하겠습니다. 사랑의 중요한 계명을 마음 속에 새겨두고, 진리이신 하느님께 충실하며, 어떤 말이나 행동이나 감정에 있어서도 진실에 충실하시오. 진리는 하느님의 딸이기 때문입니다. 점점 자라서 완전하게 되는 씨와 같이 여러분 편에서도 완전하게 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고 참을성 있는 노력 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싸움을 보고 계시며, 한 번 이긴 이기주의, 여러분이 참는 상스러운 말 한 마디, 강요하지 않는 요구 하나에 대해서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싸우려고 무장을 하고 적을 죽이는 것에 대해서보다도 더 많은 상을 주시리라는 것을 확신하시오. 여러분이 의인으로 살면 차지하게 될 하늘 나라는 매일매일의 작은 사실들로 세워집니다. 자기가 가진 것으로 만족하는 가운데 사랑과 절제와 참을성으로, 서로 동정함으로, 사랑으로, 사랑으로 또 사랑으로.
착하게들 사시오. 서로서로 평화롭게 사시오. 비밀을 말하지 말고, 남을 판단하지 마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내 축복으로 또 내게 대해서 가진 여러분의 믿음에 대한 감사로 내 평화를 여러분에게 드립니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그 여인을 향하여 말씀하신다. “당신은 거룩한 아내이고 거룩한 어머니이니까 하느님께서 특별히 강복하시기를 바랍니다. 꾸준히 덕행을 닦으시오. 안녕, 베냐민. 진리를 점점 더 사랑하고 엄마의 말 잘 들어라. 너와 네 동생들에게도 축복을 하고, 또 어머니에게도 축복을 드립니다.”
한 남자가 앞으로 나아와서 송구스러워하며 말한다. “아니, 아니 … 선생님이 제 아내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감격했습니다. … 저는 알지 못했었습니다 ….”
“당신은 혹시 눈과 이해력이 없소?”
“왜요?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걸 쓰지 않소? 내가 그것들을 열어 줄까요?”
“주님, 벌써 열어 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아내를 많이 사랑합니다. 아시겠어요? 그저 습관이 돼서 … 그만 … 그만 …”
“그래서 상대가 우리보다 나으니까 지나친 요구를 해도 된다고 생각한단 말이지요. … 이제는 그렇게 하지 마시오. 당신은 직업으로 인해서 항상 위험을 무릅쓰고 있소. 만일 하느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시면 돌풍을 두려워 마시오. 그러나 옳지 않은 일이면 대단히 두려워하시오. 알아들었소?”
“말씀하시는 것보다도 더 깨달았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께 순종하도록 힘쓰겠습니다. … 저는 알지 못했었습니다 ….” 그러면서 아내를 처음 보는 것처럼 바라본다.
예수께서는 강복하시고 작은 길로 나오신다. 예수께서는 시골을 향하여 길을 다시 떠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