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가파르나움의 토마의 집 옥상에 혼자 계신다. 시내는 안식일인데다가 인구가 줄어들어서 한가하다. 인구가 줄어든 것은 신앙생활을 가장 열성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벌써 예루살렘으로 떠났기 때문이고, 또 오랫동안 걸을 수가 없어서, 어른들로 하여금 자주 쉬고 노정(路程)을 짧게 잡을 수밖에 없게 하는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가족끼리 예루살렘에 가는 사람들도 떠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렇지 않아도 약간 안개가 낀 낮에 매력적인 어린이들의 금처럼 아름다운 색조가없다.
예수께서 깊은 생각에 잠겨 계시다. 둘러친 담 곁, 한구석에 매우 낮은 걸상에 앉으셔서, 층계 쪽으로 등을 돌리시고, 말하자면 이 담에 가려지신 채, 팔꿈치 하나를 무릎에 얹으시고, 마치 괴로워하시는 것처럼 피로한 몸짓으로 손으로 이마를 괴신다.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떠나기 전에 인사를 하고자하는 어린아이로 인하여 묵상이 중단된다. 예수께서는 담에 가려서 아래 있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으므로 예수가 안 보이기 때문에, 어린아이는 단 하나하나를 올라올 때마다 “예수님! 예수님!”하고 외친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너무도 생각에 골똘히 잠기셔서 그 작은 목소리와 새걸음 같은 걸음 소리를 듣지 못하신다.…그래서 꼬마가 옥상에 다 올라왔을 때에도 예수께서는 아직 이 괴로운 자세를 취하고 계신다.
그래서 어린아이는 겁을 먹고 그대로 서 있다. 그는 옥상 가장자리에 멈추어 서서 새끼손가락을 입술 사이에 끼우고 곰곰히 생각한다.…그러다가 결심을 하고.…천천히 나아간다.…이제는 꼬마가 예수 뒤에 와 있다.…아이는 예수께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 보려고 몸을 굽히다가.…말한다. “안 돼, 걱정하지 말고 울지 말아! 왜 울어? 어저께 그 상스러운 사람들 때문에? 아빠도 그리고 야이로도 그러는데, 그 사람들은 예수님을 볼 자격이 없대. 그렇지만 아저씨는 울면 안 돼. 난 아저씨를 참 좋아하거든. 그리고 내 여동생도 그렇고, 야고보도 토비트도 요안나도 마리아도 미케아도, 가파르나움의 어린아이들은 모두 다 아저씨를 좋아해, 이젠 울지 말아, 아저씨….” 그러면서 예수의 목을 얼싸안고 쓰다듬으면서 끝으로 이렇게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도 자꾸만 울거야.…길을 가는 동안 줄곧….”
“아니다. 다윗아. 이제는 울지 않는다. 네가 나를 위로해 주었다. 너 혼자니? 너희들은 언제 떠나니?”
“황혼 후에 떠날 거야. 배로 티베리아까지 갈 거야. 아저씨도 우리하고 같이 가. 아빠가 아저씨를 아주 좋아해. 아저씨 알아?”
“그래 안다. 그렇지만 나는 다른 어린이들도 보러 가야 한다. 꼬마 다윗아, 나한테 인사하러 와 주어서 고맙다. 그리고 네게 강복한다. 작별의 입맞춤을 해라. 그리고 엄마에게 가라. 엄마가 너 여기 온 걸 아니?….”
“아니. 난 아저씨가 제자들하고 같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해서, 아저씨가 울고 있는 줄로 생각해서 몰래 빠져나왔어.”
“봐라, 이젠 울지 않는다. 엄마가 걱정하면서 널 찾을지 모르니까 엄마한데 가거라, 안녕. 여행자 무리의 나귀들을 조심해라. 알겠니? 나귀들이 사방에 머물러 있다.”
“그렇지만 아저씨가 이젠 울지 않는다는 거 정말이야?”
“그래. 나는 이제 괴롭지 않다. 네가 괴로움을 없애 주었다. 고맙다, 얘야.”
꼬마는 계단을 급히 뛰어 내려가고, 예수께서는 그를 살펴보신다. 그리고는 머리를 흔드시고, 당신 자리로, 당신의 고통스러운 묵상으로 돌아가신다.
얼마 동안이 이렇게 지나간다. 져가는 해가 구름 거친 사이로 나타난다.
더 무거운 발소리가 층계에서 들려온다. 예수께서 다시 고개를 드신다. 야이로가 당신께로 향하여 오는 것을 보시고 인사를 하신다. 야이로가 공손하게 답례를 한다.
“야이로, 당신이 여길 오다니 웬일이오?”
“주님! 제가 잘못을 저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을 보시는 주님은 제 마음속에 나쁜 의향이 없었다는 것을 보실 것입니다. 오늘은 회당에서 말씀하시라고 주님께 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제 저는 주님 때문에 몹시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이 너무 괴로워하시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감히 청하지 못했습니다. 제자들에게 물어보았더니, 그들은 ‘선생님은 혼자 계시고 싶으시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그러나 조금 전에 다윗의 아버지 필립보가 와서, 그의 어떤 아들이 주님께서 우시는 것을 보았다고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그 사람은 주님께서 다윗이 주님께 간 것을 고맙다고 하셨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왔습니다. 선생님, 아직 가파르나움에 있는 사람들은 회당에 모일 것인데, 제 회당은 주님의 것입니다.”
“야이로, 고맙소. 오늘은 다른 사람들더러 말하라고 하시오. 나는 그리 신자로서만 가겠소….”
“선생님께서는 회당에 오실 의무는 없습니다. 선생님의 회당은 세상입니다. 그러나 정말 오지 않으시겠습니까, 선생님?”
“안 가겠소, 야이로. 나는 나를 이해하시고, 내게 잘못이 있는 것으로 생각지 않으시는 아버지 앞에 여기 머물러 있겠소.” 눈물 한 방울이 예수의 몹시 슬퍼하는 눈에서 반짝인다.
“저도 선생님께 질못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안녕히 계십시오, 주님.”
“잘 가시오, 야이로.”그러면서 예수께서는 다시 앉으셔서 여전히 명상에 잠기신다.
흰옷을 입은 야이로의 딸이 비둘기처럼 가볍게 올라온다. 그는 쳐다보고.…조용히 부른다. “저를 구해 주신 주님?” 예수께서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시고 미소를 보내시며 말씀하신다. “이리 오너라!”
“예, 주님. 그렇지만 저는 주님을 다른 사람들에게 모셔 가고 싶어요. 왜 회당이 오늘은 말이 없어야 하겠어요?”
“회당에 말을 가득 채우는 데는 네 아버지가 계시고, 다른 많은 사람이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말들입니다.…주님의 말은 말씀입니다. 오! 주님! 주님의 말씀으로 저를 엄마와 아빠에게 돌려 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죽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회당으로 가는 저 사람들을 보세요! 많은 사람이 제가 그때 죽어 있던 것보다도 더 죽어 있습니다. 가서 그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세요.”
“얘야, 너는 그럴 만한 자격이 있었다. 그러나 저 사람들은…자기를 위해 죽음을 택한 사람에게는 어떤 말도 생명을 줄 수가 없다.”
“그렇습니다. 주님, 그렇지만 그래도 오세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서 점점 더 사는 사람들도 있어요.…오세요. 선생님 손으로 제 손을 잡으시고 가십시다. 저는 선생님의 능력의 증언입니다. 그리고 저는 선생님의 원수들 앞에서도, 제 두 번째 목숨을 잃는 대가로라도 증언을 할 각오가 되어 있어요. 하긴 이 두 번째 목숨은 제 목숨이 아닙니다. 착하신 선생님이 한 어머니와 한 아버지를 불쌍히 여기셔서 제게 이 목숨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깨끗하고 영리한 그의 얼굴에서 빛나는 상냥스러운 눈을 가진 처녀가, 벌써 거의 어른이 다 된 아름다운 처녀가긴 속눈썹에서 뺨으로 흘러내리면서 목을 메게 하는 많은 눈물 때문에 걸음을 멈춘다.
“이제는 왜 우느냐?” 하고 예수께서 그의 머리에 손을 얹으시며 물으신다.
“그것은.…선생님이 돌아가실 거라고 말씀하셨다는 말을 들어서 그럽니다….”
“얘야, 누구나 다 죽는 거다.”
“그러나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은 아닙니다! 저는.…오! 이제는 그것을 보지 않기 위해서, 그 무서운 일이 일어날 때에…거기 있지 않기 위해서…다시 살아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거예요….”
“그러면 네가 지금 내게 주는 위로를 주기 위해서도 그곳에 있지 않겠구나. 깨끗한 사람과 나를 사랑하는 사랑의 말이, 다만 한마디 말이라도, 내게서 어떤 근심 걱정도 없애 준다는 것을 너는 알지 못하느냐?”
“그렇습니까? 오! 그러면 선생님은 근심 걱정이 이제는 없게 될 것입니다, 저는 선생님을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제 목숨보다도 더 사랑하니까요.”
“그렇다.”
“그럼, 오세요. 혼자 계시지 마세요. 저와 제 아버지와 엄마와 어린 다윗과, 요컨대 선생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말씀하세요. 저희는 많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더 많아질 것입니다. 그렇지만 혼자 계시지는 마세요. 우울증이 오거든요.” 그러면서 정숙한 여자는 누구나 그런 것과 같이 본능적으로 어머니답게 되어서 이렇게 말을 끝마친다. “제가 선생님 곁에 있으면, 아무도 선생님께 해를 입히지 못할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제가 선생님을 지키겠습니다.”
예수께서 일어나셔서 그에게 이 기쁨을 주신다. 손에 손을 잡고, 두 사람은 거리들을 지나 옆문으로 회당에 들어간다. 큰 소리로 두루마리를 읽고 있던 야이로가 읽기를 중단하고 몸을 깊이 숙이며 말한다. “선생님, 마음이 곧은 사람들을 위해 제발 말씀을 해주십시오. 거룩한 말씀으로 저희들의 과월절을 준비해 주십시오.”
“당신은 열왕기를 읽고 있는 중이었지요?”
“예, 참 하느님과 떨어지는 사람은 금송아지의 우상숭배에 빠진다는 것을 이해시키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말을 제대로 하셨소. 아무도 무슨 할 말이 없습니까?” 군중 가운데에서 소음이 일어난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바라고,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외친다. “우리는 바쁩니다. 기도를 하고 빨리 모임을 끝냅시다. 하기는 우리는 예루살렘에 가니까, 거기서 선생님들의 말을 들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외치는 사람들은 어제의 많은 변절자들로, 안식 일 때문에 가파르나움에 붙잡혀 있는 사람들이었다.
예수께서는 몹시 서글프게 그들을 바라다보시며 말씀하신다. “당신들이 바뿐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도 당신들을 심판하기가 바쁘십니다. 그러면 가시오.” 그리고 그들을 나무라는 사람들 쪽으로 몸을 돌리시고 말씀하신다! “저 사람들을 나무라지 마시오. 나무는 각각 제 나름 대로의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주님, 느헤미야의 행동을 되풀이하셔서, 최고의 사제이신 주님께서 그들에 맞서서 말씀하십시오! ”하고 야이로가 분개하여 외친다. 그리고 사도들과 제자들과 가파르나움 사람들이 일제히 그와 함께 외친다. 예수께서는 팔을 †자 모양으로 하시고, 매우 창백한 얼굴로, 괴롭기는 하나 매우 부드러운 태도로 외치신다. “오 내 하느님, 저를 기억하십시오! 호의를 가지시고! 또 저들도 호의를 가지고 기억하십시오!저는 그들을 용서합니다!”
회당에서는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예수께 충실한 사람들밖에 남지 않았다.…한구석에 외부 사람이 한 사람 있다. 아무도 바라다보지 않고, 아무도 말을 붙이지 않는 건장한 사람이다. 그뿐 아니라, 그 사람도 아무와도 말을 하지 않는다. 그는 예수를 물어지게 바라보기만 한다. 그래서 선생님도 눈을 그쪽으로 돌리시고, 그를 보신다. 그리고 야이로에게 그 사람이 대관절 누구냐고 물으신다.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지나가는 사람일 것입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물으신다. “당신은 누구시오?”
“과월절을 지내려고 예루살렘에 가는 안티오키아의 개종자 니콜라이입니다.”
“누구를 찾소?”
“주님이시고 나자렛의 예수이신 선생님을 찾습니다.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시오.”그리고 당신 곁으로 오게 하시어, 그의 말을 들으시려고 회당 뒤 정원으로 나가신다.
“저는 안티오키아에서 펠릭스라고 하는 선생님의 제자 중의 한 사람과 말했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알기를 갈망했습니다. 그분은 선생님이 가파르나움에 머무르시고, 선생님의 어머님은 나자렛에 계신다고 말했습니다. 또 선생님은 게쎄마니나 베다니아에도 가신다고 말했습니다. 영원하신 분께서 첫 번째 장소에서 선생님을 만나 뵙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어제 거기 있었습니다.…그리고 오늘 아침에, 선생님이 샘 근처에서 기도하시며 우실 때 아주 가까이 있었습니다. 주님, 주님은 거룩하시고 온유하시기 때문에 주님을 사랑합니다. 주님을 믿습니다. 주님의 행동과 주님의 말씀은 저를 벌써 주님의 사람으로 만들었었습니다. 그러나 죄지은 사람들에 대한 조금 전의 푸념의 자비를 보고 저는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님, 주님을 버리는 사람들 대신에 저를 받아주십시오! 저는 제가 가진 모든 것, 즉 생명과 재산 모두를 가지고 주님께로 옵니다.” 그는 마지막 말을 하면서 무릎을 꿇는다.
예수께서는 그를 뚫어지게 들여다보신다.…그리고 말씀하신다. “오시오. 오늘부터 당신은 선생님의 사람이오. 당신 동료들 곁으로 갑시다.”
두 사람은 사도들과 제자들이 야이로와 활발히 회화를 하고 있는 회당 안으로 돌아온다.
“여기 새 제자가 한 사람 왔다. 아버지께서 나를 위로하신다. 이 사람과 같이 가서 식사를 하자. 그리고 밤에 너희들은 이 사람과 같이 예루살렘으로 떠나라. 우리는 배로 이포에 가겠다.…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붙잡지 못하게 내가 가는 길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아라.”
그러나 그러는 동안 안식일이 끝났고, 예수를 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티베리아로 가는 배삯을 흥정하기 위하여 호숫가로 몰려와 있다. 그리고 그들은 열두 사도와 더불어 예수의 야간출발을 위하여 벌써 베드로의 배 옆에 준비가 되어 있는 그의 배를 그들에게 내주려고 하지 않는 제베대오와 다투고 있다.
“제가 가서 도와주겠습니다!”하고 화가 난 베드로가 말한다. 예수께서는 너무 격렬한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그를 말리시며, 말씀하신다. “너 혼자 가지 말고, 우리 모두 가자.” 그리고 간다.…그리고 그들은 예수에게서 멀어지기 위하여 말다툼하던 것을 딱 끊고 도망치는 사람들이 인사 한마디 없이 가는 것을 보는 슬픔을 맛본다.…그리고 몇 마디 멸시하는 말투와 충실한 제자들에게 주는 신랄한 권고들을 듣는다….
예수께서는 적의를 품은 군중이 떠난 다음 집으로 돌아오시려고 방향을 바꾸신다. 그리고 새 제자에게 말씀하신다. “저 사람들의 말을 들었느냐? 네가 내게로 오면 저런 것이 너를 기다린다.”
“저도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남아 있습니다. 저는 선생님을‘왕’이라고 부르면서 환호하는 군중 가운데 계시던 영광의 날에 선생님을 보았었습니다. ‘또 하나의 착각을 일으킨 보잘 것 없는 사람! 이스라엘의 또 하나의 불운!’하고 말하면서 어깨를 들썩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왕같이 보였기 때문에 선생님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생각도 하지 않게 되었었습니다. 지금은 선생님을 따르는 것은, 선생님의 말씀과 선생님의 인자 속에서 약속되신 메시아를 보기 때문입니다.”
“정말이지, 너는 다른 많은 사람보다 더 올바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한다. 나를 세상의 왕으로 생각하고 희망을 거는 사람은 물러가라. 비난하는 세상 앞에서 부끄러워할 것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물러가라. 내가 범죄자로 취급되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릴 사람은 물러가라. 너희들이 세상 사람들의 눈에 명예가 위태롭게 되지 않고 아직 그렇게 할 수 있을 때에 이 말을 하는 것이다. 나중에 영광중에서 나와 운명을 같이 하기 위하여, 치욕 중에서 나와 운명을 같이할 용기가 없다고 느끼면 저 배로 달아나는 사람들을 본받아라. 이런 일이 일어나겠기 때문이다. 즉 사람의 아들은 고발된 다음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인데, 사람들은 그를 범죄자 모양으로 죽이고, 그를 이겼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쓸데없이 죄를 지은 것이 될 것이다. 나는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나 개선하겠기 때문이다. 끝까지 나와 함께 있을 줄 알 사람은 참으로 행복할 것이다!”
그들은 집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예수께서 새로 온 사람을 제자들에게 맡기신다. 예수께서 혼자서 처음에 계시던 곳으로 올라가신다. 그리고 윗층 방 안에까지 들어가셔서 곰곰히 생각하시려고 앉으신다. 조금 후에 가리옷 사람이 베드로와 함께 올라온다.
“선생님, 유다가 제게 올바른 일을 곰곰히 생각하게 했습니다.”
“말해 보아라.”
“선생님은 개종자인 저 니콜라이를 받아들이시는데, 우리는 그 사람의 과거를 모릅니다. 우리는 귀찮은 일을 많이 당했고, 지금도 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요? 그 사람에 대해서 우리가 무엇을 알고 있습니까? 그 사람을 믿을 수 있습니까? 유다는 그 사람이 원수들이 보낸 첩자일 수도 있다고 말하는데, 그 말이 옳습니다.”
“그렇구 말구요! 그 사람은 왜 어디서 왔고 누가 보냈는지 말하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그 사람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저 ‘나는 개종자인 안티오키아의 니콜라이입니다’하고만 말합니다. 저는 대단히 수상스럽게 생각합니다.”
“나는 내가 배반당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온다는 것을 네게 상기시키겠다.”
“그것은 거짓말일지도 모릅니다! 배신인지도 모릅니다!”
“어디에서나 거짓말이나 배신을 보는 사람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는 자기의 본에 따라서 판단하기 때문이다”하고 예수께서 정색을 하고 말씀하신다.
“주님은 제게 모욕을 주십니다!”하고 유다가 분개해서 외친다.
“그러면 나를 떠나서, 나를 버리는 사람들과 같이 가라.”
유다는 문을 쾅 소리가 나게 난폭하게 닫으면서 나간다.”
그렇지만 주님, 유다가 모두 잘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저 사람이 요한에 대해서 말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저 사람을 선생님께 보낸 저 펠릭스는 엔도르의 사람일 수밖에 없습니다….”
“틀림없다. 그러나 요한은 신중해서 그의 이런 이름을 다시 쓴다. 시몬아, 안심하여라. 내 인간적인 이익은 이미 글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제자가 되는 사람은 올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은 방금 나간 사람과는 매우 다르다. 방금 나간 사람은 세력있는 왕의 총리대신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내게 왔고… 또 내가 다만 영혼만을 위한 왕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주님은 그에 대해서 의심을 하십니까?”
“나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네게 분명히 말 한다마는, 제자이며 개종자인 니콜라이가 도달할 그곳에 이스라엘 사람이고 유다인이며 사도인 시몬의 유다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주님, 저는 요한…에 대해서 니콜라이에게 물어보고 싶은데요.”
“그러지 말아라. 요한은 신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에게 아무런 임무도 맡기지 않았다. 네가 조심성 없는 사람이 되지 말아라.”
“그러겠습니다, 주님, 저는 그저 선생님께 여쭈어본 것뿐입니다….”
“내려가서 식사를 재촉하자. 날이 아주 어두우면 떠나자.…시몬아…나를 사랑하느냐?”
“아이고! 선생님! 아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시몬아,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의 호수보다도 더 어둡다. 그리고 그 호수만큼이나 어지럽다….”
“아이고! 선생님!…저는 선생님보다도 한층 더… 어둡고 어지러우니, 무슨 말씀드려야 하겠습니까? 이렇게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여기 선생님의 시몬이 있습니다. 그러니 만일 제 마음이 선생님을 위로해드릴 수 있으면, 제 마음을 가지십시오’하고. 저는 이 마음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마음은 진정입니다.” 예수께서는 잠시 머리를 넓고 튼튼한 가슴에 얹으신다, 그러다가 일어나셔서 베드로와 같이 내려오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