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산중턱에 내려오셨을 때 많은 제자들과 아주 조용히 제자들과 합류한 다른 많은 사람들을 만나신다. 그들은 기적이 필요해서 또는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필요를 느껴 외딴 이 곳에 온 것이다. 그들은 사람들이 일러준 것에 따라 또는 영적인 본능으로 아주 자신있게 온 것이다. 나는 수호천사들이 하느님을 갈망하는 사람들을 하느님의 아들에게로 데려왔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것이 상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일 마귀의 영이 그리스도에게 어떤 잘못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는 순간에 원수들을 재빨리 또 간교하고 꾸준하게 하느님과 그 분의 말씀에게로 데려오는 것을 생각하면, 천사들이 마귀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마귀보다 못하지 않게 그리스도께로 데려왔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니 생각할 수 있다기보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지치지 않고 염려하지 않고 당신을 기다린 그 모든 사람에게 기적의 도움과 말의 도움을 아낌없이 주신다. 기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산비탈을 아름답게 꾸미는 꽃이 만발한 것과 같이 기적이 만발하였다. 불이 붙은 낟가리에서 끔찍하게 화상입은 것을 끄집어낸 저 어린 아이의 기적과 같은 눈부신 기적들도 있었다. 화상을 입은 살덩어리 같은 그 어린 아이를 들것에 실어 데려왔는데, 화상을 입은 것이 보기가 너무 끔찍해서 수건으로 덮은 그 어린 아이는 수건 밑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아이는 죽어가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그 어린 아이 위에 입김을 불어서 고쳐 주시고 화상 흔적도 말끔히 없어지게 하셨다. 어린 아이는 일어나 발가벗은 몸으로 좋아서 어머니에게로 뛰어가니, 어머니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덴 자국이 하나도 없이 완전히 고쳐진 살을 쓰다듬고, 화상을 입은 줄로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빛나고 기쁨으로 반짝이는 눈에 입맞춤한다. 머리카락은 마치 불꽃이 태워버리지는 않고 자른 것처럼 짧다. 기침을 몹시 하는 저 노인의 기적은 작은 기적이다. 그 노인은 이렇게 말한다. “이건 나 때문이 아니라, 이 어린 고아들의 아버지 노릇을 해야 하는데 내 목에 있어 가지고 숨막히게 하는 이 체액(體液)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단 말입니다 ….”
그 다음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예수의 말씀이 일으키는 분명한 기적이 있다. “여러분 가운데에는 마음 속으로 울면서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하는 말을 감히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당신이 청하는 대로 되기 바라오. 내가 자비 자체라는 것을 당신이 알도록 모든 동정을 베풀어 주오.’ 하고. 다만 이번에 내가 당신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시오.’ 하고 말하겠소. 하느님께 대하여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시오. 과거와의 모든 관계를 끊으시오. 당신은 하느님을 느끼고 계시오. 그러면 당신이 느끼는 하느님께로 자유로운 마음과 온전한 사랑을 가지고 오시오.” 군중 가운데에서 이 말을 들어야 하는 남자나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
예수께서는 또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 사람들은 내 사도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그리스도가 되라고 내가 택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모두 그리스도입니다. 그들을 신용하고 문의하시오. 여러분의 영혼에 필요한 모든 것을 내게서 배웠습니다 ….” 사도들은 완전히 공포에 사로잡혀 예수를 쳐다본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 계속하신다. “ … 그러면 이 사람들이 여러분의 영혼에 별빛과 서늘한 이슬을 주어 여러분이 어둠 속에서 번민하지 않게 해줄 것입니다. 그런 다음 내가 와서 햇빛과 물을 충만히 주겠고, 여러분을 초자연적인 힘과 기쁨으로 강하고 행복하게 하기 위한 모든 지혜를 주겠습니다. 여러분에게 평화가 있기를. 여러분보다 더 불행하고 더 가난한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을 혼자 버려두지 않습니다. 내 사도들을 여러분에게 남겨둡니다. 그런데 이것은 내가 사랑하는 아들들을 유모 중에서 가장 다정하고 가장 확실한 유모들에게 보호하라고 맡기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께서는 작별인사와 강복을 주시고 손짓을 하시고 군중을 헤치고 떠나신다. 그러나 군중은 예수를 떠나시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이 때에 마지막 기적, 즉 손자가 데리고 온 반신불수의 작은 할머니의 기적이 일어난다. 그 노파는 전에는 꼼짝하지 않던 오른 팔을 기쁘게 내저으면서 외친다. “선생님은 지나가시면서 겉옷으로 나를 스치기만 하셨는데 내가 나았어요! 나는 늙었기 때문에 선생님께 그걸 청하지도 않았었어요. … 그러나 선생님은 내 은밀한 소원을 불쌍히 여기셨어요. 선생님은 겉옷으로, 겉옷 자락으로 병든 내 팔을 스치셨어요. 나를 고쳐 주셨어요! 아이고! 우리 다윗 성왕이 얼마나 훌륭한 후손을 두셨는지요! 그분의 메시아께 영광입니다! 자! 보세요! 자, 보시라구요! 내 다리도 팔과 같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어요. .. 아이고! 난 스무살 난 사람 같아요!”
그의 행복을 목청껏 외치는 작은 노파 쪽으로 많은 사람이 몰려가는 바람에 예수께서 방해를 받지 않고 빠져나가실 수가 있다. 호수 쪽으로 퍼져가는 빽빽한 히스 덤불 가운데 왔을 때 잠시 걸음을 멈추신다. 예수 편에서는 “너희들에게 강복한다! 너희들의 일거리로 돌아가서 내가 말한 것과 같이 돌아올 때까지 일을 하여라.” 하고 말씀하시기 위해서이다.
그 때까지 줄곧 말이 없던 베드로가 폭발한다. “아니, 주님, 무슨 일을 하신 것입니까? 왜 영혼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저희들이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까? 주님이 저희들에게 많은 것을 주신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아니 적어도 저는 고집불통이어서 … 주님이 제게 주신 것 중에서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이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식사를 한 다음에 가장 무거운 것은 아직 위에 남아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나머지는 위에서 다 없어지구요.”
예수께서는 서슴없이 미소지으시며 말씀하신다. “그러면 나머지 음식은 어디에 있느냐?”
“아니 … 그건 모릅니다. 세련된 요리를 먹으면 한 시간 후에는 위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것은 압니다. 그러나 소화가 잘 안 되는 뿌리나 기름에 튀긴 완두를 먹으면, 아! 아무리 내려가게 하려구 해두!”
“내려가게 하려고 해도 안된다는 말이지. 그러나 네 위를 가장 많이 채우는 것같이 생각되는 뿌리와 완두 따위가 네게 자양분을 가장 적게 남긴다고 생각하여라. 그것은 큰 이익을 주지 않고 지나가는 채움이다. 반대로 한 시간 후에는 느끼지 못하게 되는 연한 음식들은 위 속에 있지 않고 피 속에 있는 것이다. 음식이 소화되면 위에 남아 있지 않고 그 즙이 피 속으로 가는데, 그것이 가장 유익한 것이다. 이제는 너와 네 동료들이 내가 너희들에게 말해 준 것 중에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또는 별로 남은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너희들은 너희들의 교육의 기질에 가장 잘 맞는 대목들을 잘 기억할 것이다. 과격한 사람들은 격렬한 대목들을, 명상적인 사람들은 묵상을 하게 만드는 대목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오직 사랑뿐인 대목들을 잘 기억할 것이다.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을 틀림없이 믿어라. 너희들에게는 모든 것이 사라진 것같이 생각되더라도 너희들은 모든 것을 너희 안에 간직하고 있다. 너희들은 그것을 흡수한 것이다. 생각이 너희들에게 그것을 오색실처럼 풀어주고, 필요에 따라서 부드러운 색채나 강한 색채를 띠게 할 것이다. 두려워 말아라. 나는 다 알고 있으며,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아면 절대로 너희들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것만 생각하여라. 잘 있어라, 베드로야. 자, 웃어라! 믿음을 가져라! 아니 계신 데 없이 어디에나 계시는 지혜에 대한 아름다운 믿음의 행위를 가져라. 모두들 잘 있거라. 주께서 너희들과 함께 남아 계시다.” 그리고 그들을 빨리 떠나가신다. 그런데 사도들은 그들이 해야 한다고 들은 모든 것 때문에 아직도 놀라고 불안해 하고 있다.
“그렇지만 순종해야 해.” 하고 토마가 말한다.
“그래! … 맞아! … 아이고! 그렇지만 나는 불쌍한 놈이야! 난 뛰어서 선생님을 쫓아가고 싶을 지경이야 …” 하고 베드로가 중얼거린다.
“안 돼. 그러지 말아. 선생님께 순종하는 것이 선생님을 사랑하는 거야.” 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말한다.
“그리고 선생님이 아직 가까이에 계셔서 우리가 잘못하면 조언을 주실 수 있을 때에 시작하는 것이 기본적인 일이고 거룩한 조심성이기도 해.” 하고 열성당원이 조언을 한다.
“사실이야. 예수님은 상당히 피로하셨어. 우리가 할 수 있는대로 그 피로를 덜어드려야 해. 배낭을 짊어지고 침대와 음식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그건 누구나 다할 수 있는 거야. 그것이 아니고, 선생님이 사하시는 것처럼 선생님의 사명을 도와드려야 해.”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확인한다.
“자네는 유식하니까 말을 잘하네만, 나는 … 나는 무식쟁이나 다를 게 없단 말이야 ….” 하고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탄식을 한다.
“아이고! 큰 일 났네! 저 위에 있던 사람들이 저기 오네. 어떻게 하지?” 하고 안드레아가 부르짖는다.
그러자 마태오가 이렇게 말한다. “가장 보잘 것 없는 내가 자네들에게 충고를 하는 것을 용서해 주게. 하지만 한탄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여기서 한탄만 하고 있는 것보다는 주님께 기도를 드리는 것이 더 낫지 않겠어? 자, 유다, 자네가 성경을 잘 아니까 지혜를 얻기 위한 솔로몬의 기도를 우리 모두를 대신해서 드리게. 빨리! 저 사람들이 우리 있는 데까지 오기 전에.”
그러니까 타대오는 그의 아름다운 바리톤 목소리로 시작한다. “만물을 창조하신 자비의 주님, 우리 조상들의 하느님, 운운 …” 에서부터 “ … 처음부터 당신의 마음에 든 모든 사람이 지혜에 의하여 구원을 받았습니다.” 까지. 바로 그때에 사람들이 그들 있는 데까지 와서 그들을 둘러싸고 선생님이 어디로 가셨는지 언제 돌아오시는지 알려고 수없이 많은 질문을 해서 그들을 괴롭힌다. 그리고 가장 만족시키기 어려운 질문은 “그러나 선생님을 따르되 다리로 따라가지 않고, 그 분이 일러주시는 길을 통해서 영혼으로 따라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 질문에 사도들은 당황해 있다. 그들은 서로 바라보고 있는데, 가리옷 사람이 “완전을 따르면 됩니다.” 하고 그것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대답이기나 한 것처럼 대답한다.
더 겸손하고 더 조용한 알패오의 야고보는 곰곰히 생각하고 나서 이렇게 말한다. “내 동료가 말하는 완전은 율법을 지키는 것으로 얻게 됩니다. 왜냐하면 율법은 정의이고, 정의는 완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만족하지 않고, 우두머리로 보이는 어떤 사람을 통해서 묻는다. “하지만 우리는 선의 문제에 있어서는 아이들과 같이 어립니다. 아이들은 선과 악의 의미를 아직 알지 못합니다. 구별을 못해요. 그런데 우리도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길에 대해서는 구별할 수가 없을 만큼 풋나기입니다. 우리는 아는 길을 하나 가지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오래된 길이지요. 하도 험하고 길어서 우리에게 겁을 집어먹게 하는 길이지요! 이제는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서 우리는 여기서 보이는 것은 고가식(高架式) 수로 같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래는 짐승들과 사람들이 다니는 길입니다. 그런데 윗쪽에는 가벼운 열(列)홍예 위에 새들의 목소리와 함께 바람 속에서 살랑거리고 노래하는 가장 높은 나뭇가지들 곁으로 다른 길이 하나 햇빛을 받으며 창공으로 뻗어갑니다. 그 길은 밑의 길이 울퉁불퉁하고 더럽고 어두운 것만큼이나 매끈하고 깨끗하고 환한 길이고, 맑은 물이 지나가서 울리는 길이며, 하느님에게서 오는 물로 축복을 받는 길,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 즉 햇빛과 별, 새로 돋아난 잎과 꽃과 제비의 날개가 쓰다듬어 주는 길입니다. 우리는 선생님의 길인 이 더 높은 길로 올라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 아래에서 오래된 모든 건조물의 무게에 찍어눌려 있기 때문에 그 길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합니까?”
말한 사람은 스물 다섯쯤 된 갈색머리의 튼튼하고 눈에 총기가 있는 젊은이인데, 그의 모습은 거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덜 서민적이다.
키가 크기 때문에 그 사람을 볼 수 있는 가리옷 사람은 동료들에게 속삭인다. “빨리, 설명을 잘 하게, 저 사람은 헤르마이고 같이 있는 사람은 스테파노야, 가믈리엘이 사랑하는 스테파노!” 이 사정으로 사도들은 완전히 당황해 버린다.
마침내 열성당원이 대답한다. “만일 어두운 길 위에 있는 기초가 없으면 열홍예가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 기초가 열홍예가 시작되는 시발점이고, 이 기초에서부터 비약해서 당신의 소원의 대상이 되는 창공을 올라가는 것입니다. 땅 속에 박혀서 햇빛과 날아다님을 누리지 못하는 돌들도 햇빛과 날아다님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아요. 그것은 이따금씩 제비가 재재거리면서 진흙 있는 데까지 내려와 열홍예의 기초를 스치고 지나가고, 햇빛이나 별빛이 내려와 창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지나간 오랜 세월 동안에 이따금씩 약속을 하는 하늘의 말씀과 지혜의 하늘 빛살이 내려와 하느님의 분노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는 돌들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돌들이 필요했던 것이니까요. 그 돌들은 전에도 결코 무익하지 않았고, 지금도 무익하지 않고, 장래에도 무익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 돌들 위에 완전한 인간 지식이 세워져서, 현재의 자유와 초인적인 지식의 지혜를 얻게 되었습니다.
나는 벌써 당신의 이의(異義)를 읽겠습니다. 그것이 당신 얼굴에 씌어 있거든요. 그것은 새 가르침인 기쁜 소식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할 줄 알기 전에 우리 모두가 가졌던 그런 이의이지요. 이 기쁜 소식은 퇴보적인 과정을 밟아 지식이라는 돌들이 올라가는 데 따라 어른이 되지 못하고, 마치 담이 캄캄한 구렁으로 무너져 내려가듯이 점점 더 어두움 속으로 가라앉은 사람들에게 전해졌습니다.
우리는 초자연적인 이 실명상태에서 벗어나려면 그 주춧돌 위에 얹힌 돌들을 모두 용감하게 치워버려야 합니다. 세워지기는 했지만 영원한 샘에서 맑은 진액을 가져다 주지는 못하는 그 담을 겁내지 말고 허물고 기초로 돌아가서 오, 기초는 바뀌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고, 변함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돌들이 모두 나쁘고 쓸 데 없는 것은 아니니까 그것들을 밀어내기 전에 하느님의 말씀의 소리로 하나하나 시험하시오. 만일 그것들이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을 알게 되거든 재건하는 데 쓰이게 하시오. 그러나 만일 돌들이 인간의 목소리의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거나 사탄의 목소리의 찢어지는 듯한 소리를 내거든 그 나쁜 돌들은 부수어 버리시오.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당신들은 틀릴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하느님의 목소리이면 사랑의 목소리이고, 사람의 목소리이면 관능성의 목소리이고, 사탄의 목소리이면 증오의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부수어 버리라고 말하는 것은 여행자를 유혹해서 나쁜 싹이나 나쁜 물건을 자신에게 불리하게 쓰게 만들 수도 있는 싹이나 물건들을 뒤에 남겨놓지 않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이 일한 것이나 글이나 가르침이나 행동에 있었던 나쁜 것은 모두 문자 그대로 부수어 버리시오. 얼마 안되는 자재를 가지고 있으면서 겨우 반 미터를 올라가더라도 좋은 돌을 쌓아서 올라가는 것이 여러 미터를 올라가더라도 나쁜 돌을 쌓아서 올라가는 것보다 낳습니다. 햇빛과 제비들이 겨우 지면 위로 비죽 나온 담에까지로 내려오고, 비탈의 보잘 것 없는 작은 꽃들이 낮은 돌들을 쉽게 어루만지게 됩니다. 그런데 쓸데 없이 울퉁불퉁하게 높이 올라가기를 바라는 우쭐하는 돌들에게는 가시덤불에 뺨이나 맞고 독초가 와서 얼싸안는 것밖에 차례가 오지 않습니다. 재건하기 위해 무너뜨리고 당신들의 묵은 돌들의 질을 하느님의 목소리의 음으로 시험하면서 올라가기 위해 부수시오.”
“선생은 말을 잘하십니다. 그러나 올라가다니! 어떻게 올라갑니까? 우리는 어린 아이들보다 못하다고 말했지요. 누가 우리를 가파른 기둥을 기어올라가게 해줄 겁니까? 우리는 돌들을 하느님의 목소리의 음으로 시험하겠습니다. 그리고 덜 좋은 돌들은 부수어 버리겠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올라갑니까? 그걸 생각만 해도 현기증이 납니다.” 하고 스테파노가 말한다.
자기자신에게 미소를 보내며 고개를 갸웃하고 듣고 있던 요한이 빛나는 얼굴을 들고 말을 한다. “형제들! 그것은 현기증이 납니다. 사실입니다. 그러나 누가 직접 올라가라고 말합니까? 이것은 어린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조차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천사들이 물질적인 무게가 도무지 없으니까 창공으로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가운데에서는 성덕의 영웅들밖에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대해 살아 있는 본보기를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분은 마치 성조들이 하느님의 벗이었을 때, 그리고 영원한 법전(法典)의 말만이 있었지만 올바른 인간이면 누구나가 다 그것을 지키던 때 이스라엘에서 번창했던 옛날 사람들과 같이 타락한 이 세상에서 성덕의 영웅이 될 줄 아는 분입니다. 그리스도의 왕도에 원죄의 역한 냄새를 풍기지 않고 메시아의 앞장을 서서 갈 수 있도록 예언자로서의 그의 입술을 치품(熾品) 천사들이 깨끗하게 한 것과 같이, 어머니의 태중에서부터 그를 깨끗하게 함으로써 그 분에게 하느님의 불이 주었던 은총이 요한에게 천사의 날개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천사의 날개는 고행으로 인해서 더 커졌습니다. 그것은 그 분이 여인에게서 났다는 성질로 인해서 그대로 지니고 있던 인간성의 무게가 고행으로 인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한은 그 분이 회개를 설교하는 그의 굴에서, 그리고 은총과 결합한 영이 그 안에서 불타고 있는 그 분의 육체를 가지고 그 너머에는 하느님께서, 지극히 높으신 우리 주 하느님께서 계신 열홍예 꼭대기까지 비약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굽어보면서 영원한 태양을 똑바로 쳐다보고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독수리의 눈과 같은 그의 눈과 예언자로서의 그의 목소리로 ‘보라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을’하고 알리고, 이 숭고한 노래를 부른 다음 죽을 수가 있습니다. 그 숭고한 노래는 한정된 이 시대에만 소용되지 않고, 한계가 없는 세월에 영원하고 행복한 예루살렘에서 제 2위를 환호하고, 그 분께 인간의 비참을 상기시키며, 영원한 광채 속에서 그 분께 환희의 노래를 부르는 데 소용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어린 양, 하느님의 불이 불과 같은 포옹을 하고 있는 하늘의 빛나는 그의 궁궐을 떠나신 지극히 다정하신 어린 양은 – 오! 당신의 한없고 완전히 거룩하신 생각으로 당신의 말씀을 품으시고, 그 안에 능력과 지혜의 중심이 있는 사랑의 성령을 생기게 하는 사랑의 융합을 이루면서 당신께로 끌어들이시는 아버지의 영원한 낳으심! – 그러나 당신의 지극히 순수하고 무형인 형태를 떠나, 당신의 무한한 순수성 당신의 거룩하심, 당신의 천주성을 죽어야 할 육체 안에 감추신 하느님의 어린 양은 우리가 은총으로 깨끗하게 되지 못했다는 것을, 우리가 아직 깨끗하게 되지 못했다는 것을 아시고, 우리가 요한이라는 독수리가 하는 것과 같이 높은 곳을 향해서, 하나이시요, 세위이신 하느님께서 계신 저 꼭대기를 향해 돌진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아십니다. 우리는 지붕과 길에 있는 작은 참새들이고, 창공에까지 올라가지만 곤충을 먹고 사는 제비들이며, 천사들을 흉내내려고 노래하려고 하지만 천사들에 비하면 우리의 노래는 여름에 우는 매미의 시끄러운 떨리는 소리와 같은 종달새 같은 존재들입니다. 세상의 죄를 없애려고 오신 다정한 어린 양은 이것을 아십니다. 왜냐하면 그 분은 죽어야 하는 육체를 가진 사람이 되셨기 때문에 이제는 하늘의 무한한 영은 아니시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분의 무한성이 줄어들지도 않았고, 또 그 분의 지혜가 여전히 무한해서 모든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분은 우리에게 당신의 길, 즉 사랑의 길을 가르치십니다. 그 분은 당신 자비로 우리를 위해 사람이 되신 사랑이십니다. 그러므로 이 자비로운 사랑은 우리를 위해 어린 아이들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 길을 만드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분은 당신에게 필요해서가 아니라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쳐 주시려고 제일 먼저 그 길로 걸어가시는 것입니다. 그 분이 아버지와 합해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날개를 펼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정말이지 그 분의 영은 여기 이 비참한 세상에 갇혀 계시지마는 항상 아버지와 함께 계십니다. 그것은 하느님은 무엇이든지 다하실 수 있는데, 그 분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분은 당신 성덕의 향기와 당신 사랑의 금과 불을 뒤에 남기면서 우리들의 앞장을 서서 가십니다. 그 분의 길을 쳐다보시오. 오! 그 길은 열홍예의 꼭대기까지 분명히 올라갑니다! 그러나 확실하고 안전합니까? 그것은 직선이 아니고 나선(螺線)입니다. 더 먼 길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 분의 자비로운 사랑의 희생이 이 긴 길에 나타납니다. 그 분이 약한 우리를 위해 거기 서 계시는 것입니다. 길이 더 멀기는 하지만 우리의 미약함에는 더 잘 어울립니다. 사랑을 향하여, 하느님을 향하여 올라가는 것은 사랑 자체가 단순한 것과 같이 단순합니다. 그러나 이 길은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심연이시기 때문인데, 만일 하느님께서 당신을 낮추셔서 당신을 사랑하는 영혼들이 당신에게까지 이르게 하시고 그들에게서 입맞춤을 받는 것을 느끼고자 하지 않으셨더라면 아무도 거기까지 다다를 수 없다고 할 심연인 것입니다. (요한은 하느님을 드러내보인다는 황홀감에서 말을 하면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하느님이라는 심연은 밑바닥이 없고 하도 넓어서 누가 그 곳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순박한 사랑의 길은 멉니다. 그러나 이 놀라운 심연이 우리의 비참한 구렁을 부릅니다. 그 심연이 그 빛으로 우리를 부르며 ‘내게로 오너라.’하고 말합니다.
오 하느님의 권유! 아버지의 권유! 들으시오! 들어요! 그리스도께서 하늘의 문들을 활짝 열어 놓으셨기 때문에 하늘은 열려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늘의 문들을 열린 채로 있게 하라고 자비와 용서의 천사들을 배치하셔서 사람들 위에 은총이 쏟아져 내릴 때까지 적어도 사람들의 마음을 거룩하게 끌 수 있는 빛과 향기와 노래가 흘러나오고, 지극히 감미로운 말이 우리들에게로 오도록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목소리가 말씀하시는데, 그 목소리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들이 어리다고? 그러나 그것이 너희들의 가장 훌륭한 보물이다! 나는 너희들이 너희들 안에 어린아이들이 가지는 겸손과 솔직성과 사랑을 가지고, 아버지에 대한 아주 작은 어린 아이들의 신뢰하는 사랑을 가지기 위하여 아주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기를 바란다. 너희들은 무능하다고? 그러나 그것은 내 영광이다! 아! 오너라. 나는 너희들에게 좋은 돌인지 나쁜 돌인지 돌의 소리를 너희들이 직접 시험하라고 요구하지도 않겠다. 그러지 말고 그 돌들을 내게 다오! 돌은 내가 고를 터이니, 너희는 재건이나 하여라. 완전을 위하여 기어올라간다고? 아! 아니다. 내 어린 자식들아. 지금은 너희들의 형제가 된 내 아들과 손에 손을 잡고, 그렇게 그의 곁에서 올라오너라 ….’ 올라가겠습니다! 영원하신 사랑이여, 당신께로 가겠습니다! 당신과 같이 되겠습니다. 즉 사랑이 되겠습니다!
사랑하는 것! 이것이 비결입니다! … 사랑하는 것! 그것은 자기를 주는 것이고 … 사랑하는 것! 그것은 자기를 없애는 것이고 … 사랑하는 것! 그것은 섞여 없어지는 것입니다. … 육체요? 그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고통이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시간이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 하느님, 죄까지도 만일 네가 그것을 당신 불에 녹이면 없어집니다! 사랑밖에 없습니다. 사랑! 사람이 되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용서해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것은 아무도 아주 어린 아이들보다 더 잘 할 수 없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또 아무도 아주 어린 아이보다 더 사랑을 받지 못합니다.
내가 알지는 못하는 사람이지만, 악과 구별하기 위해, 창공과 하늘의 태양과 초자연적인 기쁨이 되는 모든 것을 가지기 위해 선을 알기를 원하는 당신은 사랑하시오. 그러면 그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사랑하시오. 당신은 이 세상의 목숨으로는 죽겠지만 영으로는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새로운 영을 가진 당신은 돌을 사용할 필요도 없이 영원히 불멸의 불이 될 것입니다. 불꽃은 위로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데는 충계도 날개도 필요없습니다. 당신의 나를 일체의 건조물에서 행방하고, 당신 안에 사랑을 넣으시오. 그러면 당신은 불꽃이 될 것입니다. 아무 제한도 하지 말고 이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 두시오. 오히려 반대로 당신의 과거의 모든 정열과 지식을 땔감으로 불에 던져서 불꽃을 일으키시오. 덜 좋은 것은 불꽃 속에서 타버릴 것이고 벌써 고귀한 금속이 된 것은 정련될 것입니다. 내 형제여,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활발하고 즐거운 사랑 속으로 뛰어드시오. 제물을 바치는 불에 자기를 남김없이 바치는 사람들에게만 이해되실 수 있는 하느님을 당신이 이해할 것이므로 지금은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도 당신이 이해할 것입니다. 마침내 당신은 불꽃같은 포옹으로 하느님 안에 고정될 터이니, 사랑에 대해서 감히 당신에게 말한 그리스도의 제일 어린 제자인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시오.”
사도, 제자, 신자 … 할 것 없이 모두 깜짝 놀랐다. 갑자기 부름을 받은 사람은 얼굴이 창백해졌는데 요한은 얼굴이 새빨갛다. 피로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마침내 스테파노가 부르짖는다. “당신은 축복받으시오! 그렇지만 당신이 누군지 말해 주시오.”
요한은 동정녀 마리아가 천사의 통고를 받았을 때 보인 태도를 많이 상기시키는 그런 태도를 보인다. 그는 마치 그가 이름을 말한 그 분에게 경배하는 것처럼 몸을 구부리며 조용히 말한다. “나는 요한입니다. 당신은 나를 볼 때에 주님의 가장 보잘 것 없는 종을 보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전에 당신의 선생은 누구였습니까?”
“하느님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하느님께서 미리 거룩하게 하신 요한의 영적인 젖을 먹었고, 지금은 하느님의 말씀이신 그리스도의 빵을 먹고, 하늘에서 내게 내려오는 하느님의 불을 마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 영광!”
“아! 그렇지만 나는 당신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당신도 안 떠나고 이 분도 안 떠나고, 나는 이제 아무도 떠나지 않겠습니다. 나를 받아 주세요!”
“그건 … 아! 그렇지만 여기 우리들의 우두머리 베드로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요한은 아주 어리둥절해 있는 베드로를 가리키면서 이렇게 “수석”이라고 선언한다.
그리고 베드로는 제 정신으로 돌아와 말한다. “젊은이, 중대한 사명을 위해서는 신중한 심사숙고가 필요합니다. 이 사람은 우리들의 천사이고 불을 타오르게 해요. 그렇지만 우리 안에 있는 불꽃이 오래 갈 수 있을지 알아야 합니다. 반성을 해보고 나서 주님께로 오시오. 우리는 지극히 사랑하는 형제에게 하듯이 당신에게 우리 마음의 문을 열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당신이 우리의 생활을 더 잘 알고 싶으면 그대로 머물러 있으시오. 그리스도의 양떼는 엄청나게 자라서 완전한 사람들과 불완전한 사람들, 진짜 어린 양들과 가짜 숫양들을 골라낼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말과 더불어 사도들의 첫 번째 나타남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