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위로 나자렛으로 가는 길이 전개되는 계속되는 야산들에서 예수께서는 기름지고 잘 가꾸어진 이 지방의 대부분을 덮고 있는 올리브밭과 과수원들의 그늘을 이용하시며 나자렛을 향하여 가신다.
  그러나 프톨레마이스로 가는 길과 만나는 네거리에 이르시자 걸음을 멈추시고 말씀하신다. “내가 여러 번 들른 일이 있는 저 집 근처에 머물러서 식사를 하자. 그리고 해가 있는 동안에는 우리가 다시 혜어지기 전에 함께 있기로 하자. 우리는 티베리아로 가고 내 어머니와 아주머니는 나자렛으로 가시고, 요한은 헤르마스테아와 함께 시카미논으로 간다.”
  일행은 올리브밭으로 해서 넘고 낮은 농부의 집으로 향한다. 그 집은 으레 있기 마련인 무화과나무로 장식되어 있고, 꽃줄장식 같은 포도덩굴이 엉기어 있는데, 포도나무는 작은 층계를 따라 올라가서 옥상을 가지로 덮고 있다.
  “평화가 당신들과 함께 있기를. 내가 또 왔습니다.”
  “선생님, 어서 오십시오. 선생님이 오시는 것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하느님께서 선생님과 선생님의 사람들에게 평화를 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나뭇가지를 한 아름 안고 마당을 건너질러 가던 나이 먹은 남자가 대답한다. 그리고는 “사라! 사라! 선생님이 제자들과 같이 오셨소. 빵 만드는데 밀가루를 보태시오” 하고 아내를 부르고 말한다.
  어떤 방에서 밀가루를 하얗게 뒤집어 쓴 여자가 나오는데, 안에 밀가루가 섞인 밀기울이 들어 있는 체를 아직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체질을 하고 있던 것이다. 그 여인은 미소지으면서 예수 앞에 무릎을 꿇는다.
  “아주머니에게 평화, 약속했던 대로 어머니를 모시고 왔습니다. 여기 계십니다. 그리고 이분은 어머니의 동서이십니다. 야고보와 유다의 어머니시지요. 디나와 필립보는 어디 있습니까?”
  여인은 두 마리아에게 인사를 하고 나서 대답한다. “디나는 어제 세 번째 딸을 낳았습니다. 저희는 손자를 가지게 되지 못했기 전문에 좀 슬픕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만족합니다. 그렇지요 여보?”
  “그렇습니다, 예쁜 손녀이고 어쨌건 우리의 피니까요. 이제 보여 드리겠습니다. 필립보는 양친에게서 안나와 노에미를 데려오려고 갔습니다. 그렇지만 곧 돌아올 것입니다.”
  여인은 빵 만들러 돌아가고, 그동안 남자는 나뭇가지를 화덕에 넣은 다음 손님들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고, 양젖을 원하는 사람에게 갓 짠 양젖을 갖다주고 올리브를 더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올리브를 갖다 주면서 그들을 돌본다.
  아랫층은 넓기도 하고 집 앞뒤로 문이 열려 있기 때문에 시원하고 그늘이졌다. 두 문 가운데 하나는 우거진 무화과나무로 그늘이 져 있고, 또 하나는 별모양으로 생긴 꽃이 만발한 큰 울타리로 그늘이 져 있는데, 그 꽃들은 모양은 해바라기처럼 생겼지만 꽃부리는 해바라기보다 작다. 에머랄드 빛깔의 환한 빛이 이렇게 큰 방으로 들어와서 지나친 햇빛에 피로한 눈들을 달래 준다. 큰 방에는 걸상들과 탁자들이 있는데, 아마 여자들이 실을 잣고 옷감을 짜고, 남자들은 농기구를 고치거나 밀가루나 과일을 저장해 두는 방인 것 같다. 작은 들보에는 작은 갈고리들이 많이 박혀 있고, 벽을 끼고 나무로 만든 긴 상자들 외에 까치발에 얹혀 있는 선반들을 보니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 아마나 삼의 복슬복슬한 부스러기들은 회칠을 한 흰 벽에 엮은 끈을 풀어놓은 것 같고, 그대로 드러나 있는 베틀에 펼쳐진 불같이 빨간 색 옷감은 그 화려하고 아름다운 빛깔로 전체의 분위기를 명랑하게 하는 것 같다.
  주인 여자는 빵 굽는 일을 마치고 나서 돌아와 손님들에게 갓난아기를 보겠느냐고 묻는다.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물론입니다. 내가 가서 강복하겠습니다.”  성모님도 일어나시면서 말씀하신다. “나는 산모에게 인사하러 가겠어요.”  모든 여자들이 나간다.
  “여긴 좋구먼” 하고 확실히 피로해 보이는 바르톨로메오가 말한다.
  “그래, 그늘이 있고 조용하고. 우린 아무래도 잠이 들고 말겠는 걸” 하고 벌써 반쯤 졸고 있는 베드로가 확인한다.        
  “이제 사흘만 있으면 우리들 집에 가서 오래 있게 된다. 너희들은 가파르나움에서 가까운 곳에 복음을 전하러 갈 터이니까 쉬게 될 것이다”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러면 선생님은요?”
  “나는 거의 항상 가파르나움에 있으면서 가끔 베싸이다에 머무르기도 하겠다. 그리고 그리로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겠다. 그리고 티쉬리달 시초에 여행을 다시 시작하자. 그러나 저녁에는 너희들을 완전하게 하는 일을 계속하겠다 ….”
  예수께서 잠 때문에 말이 소용없는 것을 보시고 입을 다무신다. 예수께서는 피로로 기진맥진하여 다소간 편한 자세로 잠들어 가는 사람들의 무리를 바라다보시면서 머리를 흔드시며 빙그레 웃으신다. 집과 햇볕을 받는 들판이 아주 고요하다. 마술에 걸린 곳 같다. 예수께서는 꽃이 만발한 울타리 곁에 있는 문지방에 오셔서 움직이지 않는 올리브나무들로 온통 회색을 띤 갈릴래아의 완만한 야산들을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다보신다.
  갓난아기의 분명치 않은 옹알거리는 소리와 더불어 가벼운 발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린다. 예수께서는 얼굴을 들어 아주 하얀 작은 꾸러미를 안고 내려오시는 어머니께 미소를 보내신다. 꾸러미에서는 세 개의 빨간 물건이 비주룩이 나와 있다. 작은 머리와 흔들리는 두 작은 주먹이다.
  “예수야 보아라, 얼마나 예쁜 아기냐! 아기는 난지 하루되었을 때의 너와 좀 비슷하다. 너도 이렇게 금발이었는데, 그때부터 머리카락이 구름송이같이 가볍게 곱슬거려서 들려 있지 않았더라면 머리카락이 없는 것처럼 보일정도였다. 그리고 이렇게 살갗이 장미꽃 빛깔과 같았다. 그리고 보아라, 보아. 이 그늘에서 그 작은 눈을 뜨고서 엄마 젖을 찾는 것을 보니 꼭 네 눈같이 짙은 파란색이로구나!…오! 귀여운 것, 하지만 나는 젖이 없단다. 귀여운 것, 귀여운 장미꽃, 내 귀여운 작은 멧비둘기!” 그러시면서 성모님이 아기를 흔들어 주시니 아기는 울음을 그치고 정말 작은 멧비둘기가 내는 꾸르륵 소리를 내면서 잠이 든다.
  “어머니, 저도 그렇게 해주셨습니까?” 작은 금발 머리에 뺨을 대고 아기를 흔들어 주시는 어머니를 보시며 예수께서 물으신다.  “그렇다. 그러나 네게는 ‘내 작은 어린 양’ 이라고 말했다. 아기가 예쁘지?“        
  “예쁘고 튼튼하군요. 엄마가 기뻐할 수 있겠습니다.” 예수께서도 아기의 잠자는 모습을 들여다보시려고 몸을 숙이시면서 동의하신다.
  “반대로 어미는 기뻐하질 않습니다.…사위는 아이 셋이 모두 계집 아이기 때문에 화가 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밭들 때문에 사내아기들이 더 나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저희 딸의 탓은 아닙니다…” 하고 방금 도착한 주인 여자가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그들은 젊고 서로 사랑하니까 사내 아이들도 낳게 될 것입니다” 하고 주께서 자신 있게 말씀하신다.
  “저기 필립보가 옵니다.…이제는 분위기가 침울해질 것입니다…” 하고 여인이 불안해서 말한다. 그리고 더 큰소리로 “필립보, 나자렛의 선생님이오셨네 ” 하고 말한다.
  “선생님을 뵙게 되니 매우 기쁩니다. 선생님께 평화.”  “필립보, 자네에게도 평화가 있기를. 나는 자네의 예쁜 아기를 보았네. 지금도 아직 아기를 들여다보고 있는 중일세. 아기가 칭찬을 들을 만해. 하느님께서 자네에게 예쁘고 건강하고 착한 아이들을 주시는 것으로 자네에게 강복하시네. 그것을 하느님께 감사해야 하네.…대답을 안하나? 자네 성이 난 것 같구먼….”
  “저는 아들을 바랐었습니다!”
  “그렇지만 자네는 아기가 딸이라고 비난을 해서 옳지 못한 사람이 되고, 더구나 자네 아내에게 냉혹한 태도를 취해서 옳지 못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하고 예수께서 엄하게 물으신다.
  “저는 아들을 원했습니다! 주님을 위해서도 저를 위해서도!” 하고 필립보가 성이 나서 외친다.
  “그래서 불의와 반항으로 아들을 얻는다고 믿는 건가? 자넨 아마 하느님의 생각을 읽은 모양이지? 자네는 하느님보다 더 강해서 그분께 ‘이것이 옳으니까 이렇게 하시오’ 하고 말하겠다는 건가? 내 제자인 이 여자는 아이가 없는데 내게 와서 이렇게 말했네. ‘저는 선생님을 따르기 위한 날개를 제게 주는 수태하지 못함을 축복합니다’ 하고 또 네 아들의 어머니인 이 부인은 아들 넷 모두가 자기의 것이 아니게 되는 순간을 갈망하고 있네. 수산나와 아주머니, 그렇지요? 들었나? 그런데 자네는 아기를 잘 낳는 여자와 결혼한지가 몇 해 안 되는데, 자네 사랑을 요구하는 장미 꽃봉오리 셋으로 축복을 받았으면서도 성이 나 있단 말인가? 누구한데? 왜? 말하기 싫은가? 내가 말하지, 그건 자네가 이기주의자이기 때문이야. 즉시 자네 원한을 버리고 자네에게서 태어난 이 아기를 품에 안고 사랑하게. 자! 아기를 안으라구!” 그러면서 예수께서는 작은 꾸러미를 들어 젊은 아버지의 팔에 안겨 주신다. 예수께서 말씀을 이으신다. “울고 있는 자네 아내에게 가서 사랑한다고 말하게. 그렇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정말 장래에 자네에게 아들을 절대로 주시지 않을 걸세. 분명히 말하네. 자 가게!…”
  그 사람은 그의 아내가 있는 방으로 올라간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하고 장모가 가만히 말한다, “저 사람이 어제부터 대단히 흉포했습니다….”
  그 사람이 몇 분 후에 다시 내려와서 말한다. “시키시는 대로 했습니다. 주님, 아내는 주님께 감사하며 아기 이름을 주님께 청하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제가 옳지 않은 미움으로 아기에게 너무 기분 나쁜 이름을 붙여 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라고 부르게. 아기는 첫번 젖방울과 더불어 쓴 눈물도 마셨네. 자네의 무정으로 인해서 쓴 눈물이기도 했지. 아기를 마리아라고 할 수 있네. 그리고 마리아가 아기를 사랑할 걸세. 어머니, 그렇지요?”
  “그렇다. 가엾은 어린 것. 아기는 아주 귀엽게 생겼고 분명히 착하게 되어 하늘의 작은 별이 될 것이다.”
  일행은 피로한 사도들이 깊은 잠을 자고 있는 방으로 돌아온다. 가리옷 사람만이 자지 않고 곤란한 입장에 있는 것 같다.
  “유다야, 나를 보고자 했느냐?” 하고 예수께서 물으신다.
  “아닙니다. 선생님. 그러나 저는 잠을 이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밖에 좀 나가고 싶습니다.”
  “누가 나가지 말라느냐? 나도 나간다. 나는 저 작은 언덕에 올라간다. 거 긴 아주 그늘이 많다…나는 기도하면서 쉬겠다. 나와 같이 가겠느냐?”
  “아닙니다, 선생님. 저는 기도를 드릴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선생님께 방 해가 될 것입니다…아마 저는 속이 좀 거북한 모양이어서 이 때문에 불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남아 있거라. 나는 아무에게도 강요하지 않는다. 잘 있어라. 부인 들, 안녕. 어머니, 엔도르의 요한이 깨거든 제게로 보내 주십시오, 혼자만요.”
  “그러마, 평화가 너와 함께 있기를.”
  예수께서는 나가신다. 마리아와 수산나는 베틀에 매 있는 옷감을 보려고 몸을 굽힌다. 성모님은 손을 무릎에 얹고 앉으신다. 아마 성모님도 기도를 하시나 보다.
  알패오의 마리아가 일감을 들여다보는데 이내 싫증이 난다. 그래서 가장 어두운 구석에 앉는다. 그리고 빨리 잠이 든다. 수산나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깨어 있는 사람은 성모님과 유다뿐이다. 성모님은 완전히 정신집중을 하고 계시고, 유다는 성모님을 바라다보는데, 눈을 크게 뜨고 성모님에게서 결코 눈을 떼지 않는다.
  마침내 일어나서 소리를 내지 않고 천천히 성모님께로 가까이 간다. 나는 그가 분명히 미남자인데도 불구하고 웬지 모르게 그가 먹이에 가까이 가는 고양이과 동물이나 뱀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내가 그에 대하여가지는 반감 때문에 그의 걸음가지도 음험하고 잔인한 것으로 보게 되는지도 모르겠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어머님?”하고 부른다.
  “유다, 무슨 일인가?” 하고 성모님은 조용히 물으시며 매우 다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다보신다.
  “어머님께 말씀을 드렸으면 합니다….”
  “말하게나. 들을 테니 .”
  “여기서 말구요…저는 다른 사람들이 듣는 것이 싫습니다.…저기 밖으로 좀 나가실 수 없겠습니까? 저기도 그늘이 있는데요….”
  “그러면 가세. 그러나 자네도 보다시피 …모두 자고 있으니…여기서도 말할 수 있을 건데” 하고 성모님이 말씀하신다, 그러나 일어나셔서 꽃이 만발한 높은 울타리에 의지하며 먼저 나가신다.
  “날더러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유다?” 하고 성모님은 날카로운 눈길로 사도를 뚫어지게 보시면서 다시 물으신다. 사도는 약간 혼란에 빠지고 할 말을 찾아내기가 어려운 것같이 보인다. “몸이 거북한가? 그렇지 않으면 나쁜 짓을 했는데, 그것을 어떻게 말할지를 모르는 건가? 아니면, 자네가 나쁜 짓을 할 찰나에 있는데, 유혹을 당한다고 고백하기가 힘들어서 그러는 건가? 여보게, 말해 보게. 자네 육체를 돌보아준 것같이 자네 영혼도 돌보아 주겠네. 무엇 때문에 자네가 불안에 빠지는지 말하게.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면 자네 마음을 다시 차분하게 해주겠네, 만일 내가 혼자서 할 수 없으면 예수에게 말하겠네. 자네가 죄를 많이 지었다 하더라도 내가 자네 대신 용서를 빌면 예수가 자네를 용서해 줄 걸세. 참말이지 예수도 자네를 즉시 용서해 줄 걸세…그러나 혹 선생인 그에게는 자네가 말하기가 부끄러울지도 모르지… 나는 어머니일세…내게 말하는 것은 부끄러울 것이 없네….”
  “그렇습니다. 어머님은 어머니이시고 또 너무도 인자하시니까 부끄럽지 않습니다. 어머님은 정말 저희들 가운데 평화이십니다. 저는…저는 대한히 불안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아주 고약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머님, 제 피와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때때로 저는 그것들을 억누를 줄을 모르게 됩니다.…그때에는 제가 아주 이상한 일과…가장 나쁜 일도 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를 아주 가까이 모시고 있으면서도 유혹하는 자에게 저항을 하지 못하게 된단 말인가?”
  “그런 때에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괴롭습니다, 진정입니다. 그러나 어떻든 이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불행한 사람입니다.”
  “유다, 내가 자네를 위해 기도하겠네.”
  “그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내가 의인들에게 청하는 기도가 누구를 위한 것이란 말을 하지 않고 기도를 하라고 시키겠네.”
  “그것도 부족합니다.”
  “어린이들에게 기도하라고 하겠네. 내 집 정원에는 낟알을 찾는 새들처럼 어린이들이 아주 많이 오네. 그런데 그들의 낟알은 내가 주는 애무와 말이야. 나는 하느님에 대해서 말을 하지…그러면 그 죄없는 어린이들은 놀이나 옛날이야기보다도 그걸 더 좋아하네. 어린이들의 기도는 주님의 뜻에 맞는 걸세 .”
  “절대로 어머님의 기도만큼은 못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아직 충분치 않습니다.”
  “예수더러 자네를 위해 아버지께 기도하라고 말하겠네,”
  “그것으로도 아직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그것보다 더한 것은 없는데! 예수의 기도는 마귀들까지도 이기네 .”        
  “맞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항상 기도하지는 않으실 것이고, 저는 도로 저 자신이 되고 말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언젠가는 떠나실 것이라는 이 말씀을 끊임없이 하십니다. 저는 예수님이 안 계시게 될 때를 생각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이제 저희들을 복음을 전하라고 보내고자 하십니다. 저는 제 원수, 즉 저 자신이라는 이 원수를 데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펴러 가는 것이 겁이 납니다. 저는 그 시간을 위해서 교육받았으면 합니다.”
  “그러나 여보게, 예수 자신이 성공하지 못하는 것을 누가 할 수 있단 말인가?”
  “어머님이요! 얼마동안 어머님과 같이 있게 허락해 주십시오. 이교도들과 창녀들도 어머님 댁에 머물렀습니다. 저도 거기 머무를 수 있습니다. 밤에 어머님이 사시는 곳에 제가 머물러 있는 것을 원치 않으시면, 알패오의 집과 플레오파의 마리아의 집에 가서 자겠습니다. 그러나 낮에는 어머님과 어린이들과 같이 지내겠습니다. 다른 때에는 저 혼자서 해보려고 했는데, 그것은 더 나빴습니다. 제가 예루살렘에 가면 저는 나쁜 친구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처해 있는 여건에서는 걸려들기만 하면 그들의 노리개가 됩니다…다른 도시에 가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길가는 데에서 오는 유혹은 제가 이미 가지고 있는 유혹과 동시에 저를 흥분시킵니다. 가리옷의 어머니 곁에 가면 저는 교만의 노예가 됩니다. 만일 제가 호젓한 곳에 가면 정적이 사탄의 목소리로 제게 극심한 고통을 줍니다. 그러나 어머님 댁에서는…오! 어머님 댁에는 사정이 다르리라는 것을 느낍니다! 가게 허락해 주십시오! 제게 그것을 허락해 주시라고 예수님께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파멸하는 것을 원하십니까? 제가 무서우십니까? 어머님은 마치 습격하는 사람 앞에서 달아날 힘이 없게 된 상처입은 영양과 같은 눈길로 저를 바라보시는군요. 저는 절대로 어머님께 모욕을 드리지 않겠습니다. 저도 어머니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머님을 제 어머니보다도 더 사랑합니다. 어머님,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보십시오, 저는 어머님 발 앞에서 울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유다는 실제로 성모님 발 앞에서 운다. 성모님은 공포가 섞인 동정과 고민의 눈길로 그를 바라다보신다. 성모님의 얼굴은 매우 창백하다.
  그러나 성모님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오신다. 너무 가까이 오는 유다를 피하시려고 거의 울타리 속에 가서 박히다시피 하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리옷 사람의 갈색 머리에 한 손을 얹으시고 말씀하신다. “입을 다물게! 사람들        이 듣지 않게. 예수에게 말하겠네. 그래서 예수가 원하면…내 집에 오게. 나는 세상 사람들의 판단은 상관하지 않네. 세상 사람들의 판단은 내 영혼에 상처를 입히지 못하네, 그리고 내가 하느님께 죄짓는 것만을 나는 몹시 싫어할 걸세. 나는 중상을 당해도 아무렇지도 않네. 그러나 나자렛은 그의 딸이 그의 도시에 대해서 스캔들이 아니라는 것을 아니까 나는 중상을 당하지 않을 걸세.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상관없네. 나는 자네가 정신적으로 구원을 받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까. 예수를 만나러 가겠네. 마음을 편히 가지고 있게.” 성모님은 당신의 옷과 같이 흰 베일로 얼굴을 감싸시고, 올리브나무가 뒤덮인 작은 언덕으로 가는 오솔길로 해서 빨리 가신다.
  성모님은 당신의 예수를 찾으시다가 깊은 묵상에 잠겨 계신 것을 발견하시고 말씀하신다. “아들아, 나다…내 말좀 들어라!”
  “오! 어머니 ! 저와 같이 기도하러 오십니까? 참 기쁘군요, 제게 큰 위로를 주시니 ! “
  “뭐라구? 아들아! 정신적으로 피로하냐? 슬프냐? 어미한테 말해라.”
  “어머니 말씀대로 피로하고 몹시 슬픕니다, 피곤한 것과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불행들을 보기 때문에 그런 것보다는 오히려 제 친구인 사람들이 변하지 않는 것을 보기 때문에 더 슬픕니다. 그러나 그들을 부당하게 다루고자 하지는 않습니다. 한 사람만이 저를 피로하게 하는데, 그 사람은 시몬의 유다입니다….”
  “아들아, 나는 그 사람에 대해서 말하러 온 거다….”
  “그 사람이 나쁜 짓을 했습니까? 어머니께 고통을 드렸습니까?”
  “아니다. 그러나 몹시 타락한 사람을 보는 것만큼이나 가슴이 아팠다. 불쌍한 사람! 그 사람의 정신은 대단히 병들었다!”
  “그래서 그 사람을 불쌍히 여기시는 것입니까? 이제는 그 사람이 무섭지 않으십니까? 전에는 그 사람을 무서워하시더니…”
  “아들아, 내 연민은 내 공포보다 더 크다. 그리고 나는 그의 정신을 구하는 일에 너와 그 사람을 돕고 싶다. 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내 도움이 필요없다, 그러나 너는 모든 사람이 구속사업에 그리스도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지…그런데 저 사람이 구속이 몹시 필요하구나!”
  “제가 그 사람을 위해 하는 것 외에 또 무슨 일을 해야 합니까?”
  “너는 더 이상의 일을 할 수 없다. 그렇지만 내가 하는 일을 가만 놔둘 수 있을 거다. 그 사람은 우리 집에 머물게 허락해 달라고 내게 청했다. 거기에서는 그 사람이 그의 괴물에게서 해방될 수 있을 것같이 생각되기 때문이란다.…너는 머리를 흔드는구나. 너는 원치 않는단 말이냐? 그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마.”
  “아닙니다, 어머니. 제가 원치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제가 머리를 흔드는 것은 그것이 무익한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유다는 물에 빠진 사람과 같은데요. 자기가 빠져 죽는다는 것을 깨달으면서도 사람들이 그를 물가로 도로 데려오려고 보내는 밧줄을 교만으로 인해서 물리치는 사람과 같습니다. 때로는 물에 빠져 죽게 되었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도와달라고 찾고 부르고 밧줄에 매달리기도 합니다.…그러다가 다시 교만에 사로잡혀서 밧줄을 놓고 밀어내고, 혼자서 곤경에서 빠져나오려고 합니다.…그래서 그를 집어삼키는 흙탕물 속으로 점점 더 빠져 들어갑니다. 그러나 제가 한 가지 약은 시험도 하지 않고 내버려두었다는 말을 사람들이 하지 못하도록 이 시도를 또 해보십시다. 가엾은 어머니… 그렇습니다. 한 영혼에 대한 사랑으로… 어머니가 무서워하시는 어떤 사람을 아주 가까이에 두시는 고통을 자진해서 받으시는 가엾은 어머니십니다.”
  “아니다, 예수야. 그렇게 말하지 말아라. 나는 아직 반감을 가질 수 있으니까 보잘 것 없는 여자이다. 그것 때문에 나를 비난해라. 나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나는 네게 대한 사랑으로 누구에 대해서도 반감을 가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른 것에 대해서는 가난하지 않다. 오! 내가 정신적으로 병이 나은 유다를 네게 돌려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니! 네게 한 영혼을 주는 것은 보물을 주는 것인데, 보물을 주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 아니다. 아들아! …유다에게 가서 네가 허락한다는 말을 하랴? 너는 이런 말을 했지. ‘어머니께서 (구세주의 어머니 노릇하기는 정말 어렵구나)하고 말씀하실 때가 올 것입니다’ 하고. 나는 이 말을 벌써 한 번 했다…아글라에 때문에… 그러나 절대로 한 번밖에 안한다는 것은 뭐냐? 인류는 수가 그렇게도 많은데! 그리고 너는 모든 사람의 구세주인데. 아들아!… 아들아!…네가 강복을 주도록 내가 아기를 품에 안았던 것처럼 유다를 네 강복에 데려가기 위해 내 품에 안는 것을 가만 내버려두어라….”
  “어머니… 어머니… 그 사람은 그럴 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내 예수야, 네가 마륵지암을 베드로에게 주는 것을 망설일 때에 나는 그렇게 하면 베드로가 명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너는 베드로가 그때부터 딴사람이 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가 없을 거다. 유다에게 대해서도 내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어라.”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그리고 저와 유다에게 대한 사랑의 이향 때문에 축복받으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함께 기도하십시다, 어머니. 어머니와 함께 기도하는 것은 몹시 즐겁습니다….”        

  …황혼이 겨우 시작되었는데, 일행을 받아들였던 집에서 일행이 떠나는 것이 보인다.
  엔도르의 요한과 헤르마스테아는 큰길에 나오자마자 즉시 예수께 하직인사를 한다. 한편 성모님은 여자들과 더불어 야산의 올리브나무들 사이로 아들과 같이 길을 계속하신다. 그들은 자연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베드로가 말한다. “저 필립보는 단단히 미친 사람입니다! 선생님이 설복하지 않으셨더라면, 그 사람은 아내와 딸을 버릴 뻔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지금의 뉘우치는 마음을 그대로 간직해서 이내 다시 여자들을 경시하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았으면 좋겠어. 요컨대… 여자들 덕택으로 세상이 발전하거든” 하고 토마가 말하니, 그의 엉뚱한 말에 모두 웃는다.
  “물론이지, 그건 사실이야. 그러나 여자들은 우리보다 더 부정해, 그리고  ”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대답한다.
  “설마! 부정으로 말하면! … 우리도 천사가 아니야. 자, 나는 구속 후에도 여자가 여전히 지금 같은 취급을 당할지 알고 싶은 걸. 우리는 어머니를 공경하고, 누이들과 딸들과 아주머니들과 며느리들과 형수, 제수, 처제 등등에 대해서…아주 큰 경의를 표하라고 배우는데 말이야… 그런데 여기서도 배척하고, 저기서도 배척하고! 성전에는 문제도 안 되고. 여자들과 자주 만나는 것도 안된단 말이야… 하와가 죄를 지었다주? 그건 사실이야. 그렇지만 아담도 죄를 지었단 말이야. 하느님께서 하와에게 벌을 주셨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아?”
  “그렇지만, 토마! 모세도 여자를 부정한 것으로 보는 걸.”
  “그런데 모세는 여자들이 아니었더라면 물에 빠져 죽었을 거야…그렇지만 바르톨로메오, 내 말 좀 들어보게. 나는 자네처럼 유식하지 않고 그저 금은 세공사뿐이긴 하지만 말이야, 모세가 여자의 육체적인 더러움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여자를 존중하라고 그런 것이지 여자를 맹렬히 비난하라고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걸 상기시키겠네.”
  토론이 열을 떤다. 마침 여자들과 요한과 가리옷 사람과 같이 앞에 가시던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돌아서시며 끼어드신다. “하느님께서는 도덕적으로 영적으로 틀이 잡히지 않고 우상숭배자들과의 접촉으로 오염한 백성을 대하고 계셨다. 하느님께서는 그 백성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강한 백성을 만들고자 하셨다. 그래서 육체적으로 튼튼하게 되는데 유익하고 품행을 올바르게 지키는 데에도 유익한 규범을 계명으로 주셨다. 그런 죄로 인해서 땅이 물에 잠겼었고, 고모라와 소돔이 불에 타버린 그 죄들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남자들의 격정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달리 하실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장래에는 구속된 여자가 지금 당하는 것과 같은 압제는 당하지 않을 것이다. 육체적인 조심성에 관한 금지사항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자가 주님께 오는 것을 막는 장애는 없어질 것이다. 나는 미래의 첫번째 여사제들을 준비하기 위해서 그 장애물들을 벌써 없앤다.”
  “아이고! 여사제들이 있게 됩니까?” 하고 필립보가 깜짝 놀라서 묻는다.
  “착각하지들 말아라. 여자들은 남자들의 사제직을 가지지는 못할 것이고, 하느님의 선물을 축성하지도 못하고 베풀지도 못할 것이다. 너희들이 지금은 알지 못하는 그 선물들을 말이다. 그러나 그래도 여자들은 여러 가지로 사제와 더불어 영혼들의 이익에 협력함으로 사제계급에 속할 것이다.”
  “여자들도 전도를 하게 됩니까?”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쉽게 믿지 않고 묻는다.
  “내 어머니가 벌써 전도하시는 것과 같이.”
  “여자들도 사도로서의 여행을 하게 됩니까?” 하고 마태오가 묻는다.
  “그렇다, 믿음을 먼 곳에 전하면서 그렇게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말해야할 것은 남자들보다도 한층 더 용감하게 그렇게 하리라는 것이다.”
  “기적도 행하게 됩니까?” 하고 가리옷 사람이 웃으면서 묻는다.
  “어떤 여자들은 기적도 행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들은 기적을 절대로 필요한 것처럼 근거를 삼지 말아라. 여자들, 즉 거룩한 여자들은 기도로 많은 회개의 기적을 행할 것이다.”
  “흠! 여자들이 기적을 행할 정도로 기도한다구요?” 하고 나타나엘이 투덜거린다.
   “바르톨로메오야, 율법학자 모양으로 시야를 좁게 가지지 말아라. 네가 생 각 하기에 기도란 어떤 것이냐?”
   “저희들이 아는 경문으로 하느님께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것도 있고, 또 한층 더한 것이 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마음의 대화이 며,이것이 사람의 일상적인 상태이어야할 것이다. 여자는 우리 생활보다 더 호젓한 생활 때문에,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강한 애정을 나타내는 기능으로 인해서 우리보다 더 쉽게 하느님과 대화를 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여자는 이 하느님과의 대화에서 그의 고통에 대한위안을 얻고, 가사와 해산에서 오는 피로만 아니라 우리 남자들을 참아 견디는 데에서 오는 것이기도한 그의 피로에 대한 위안을 얻으며, 그의 눈물을 씻어주고 미소를 마음에 도로 가져다주는 것을 얻는다. 그것은 여자가 하느님과 말을 할 줄 알기 때문이고, 또 미래에는 훨씬 더 잘 알겠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가르치는 일에 거장(巨匠)이 될 것이고. 여자들은 그들의 기도로 항상 거장들과 세상까지도 뒷받침해 주는 사람이 될 것이다. 여자들의 기도 덕택으로 많은 불행이 막아질 것이고 많은 벌을 면하게 되겠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자들은 대개의 경우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하느님만이 아시는 기적을 행 할 것이다. 그렇다고 그 기적이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선생님도 오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실제적인 기적을 행하셨지 요?” 하고 타대오가 묻는다.
  “그렇다.”
  “볼 수 있는 기적을 행하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하고 필립보가 지적한다.
  “너는 내가 아기를 사내아이로 바꾸기를 바랐었느냐? 사실에 있어서 기적은 고정된 현실의 변질이고, 따라서 하느님께서 사람의 기도를 숭낙하시기 위하여, 또는 당신이 사람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그에게 보이시기 위해서나 당신이 존재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사람에게 믿게 하기 위하여 허락하시는 이로운 무질서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질서이신 만큼 질서를 지나치게 어기지는 않으신다. 계집아이는 여자로 태어났으니, 여자로 있는 깃이다.”
  “나는 오늘 아침에 매우 슬펐었다!” 하고 성모님이 한숨을 쉬신다.        
  “왜요? 계집 아이가 어머님의 딸은 아니었는데요” 하고 수산나가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저는 어떤 아이에게 무슨 불행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아이가 없어 다행이다!’ 하고요.”
  “수산나야, 그런 말 하지 말아라. 나도 내 유일한 출산은 자연 법칙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거다. 그러나 내가 그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늘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일 하느님께서 내가 동정녀이기를 원치 않으셨더라면, 어쩌면 그 씨가 내게 떨어져서 저 불행한 사람의 어미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고. 그래서 나는 모든 사람을 동정한다.…그것은 내가 ‘저 사람이 내 아들이었을 수도 있다’ 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머니로서 나는 그 아이들이 모두 착하고 건강하고 사랑받고 사랑스럽기를 바란다. 이것이 자녀들에 대한 어머니들의 소원이기 때문이다” 하고 성모님이 조용히 말씀하신다. 그리고 예수께서 어머니를 바라다보실 때에 어떻게나 빛나는 얼굴이 되시는지 어머니를 빛으로 감싸시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저를 동정하시는군요…” 하고 가리옷 사람이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모든 사람을 불쌍히 여기네, 내 아들을 죽인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그 사람이야말로 용서와…사랑이 가장 필요하겠기 때문일세. 틀림없이 모든 사람이 그를 미워할 터이니까 말일세.”
  “어머님, 어머님은 그사람에게 회개할 시간을 주시기 위해서 그를 옹호하느라고 많은 고생을 하셔야 될 것입니다.…저 같으면 우선 그 사람을 즉시 제거 하겠습니다…” 하고 베드로가 말한다.
  “우리가 헤어질 곳에 왔습니다, 어머니, 하느님께서 어머니와 함께 계시기 바랍니다. 아주머니와도 함께 계시기를. 또 유다 너와도 함께 계시기를 바란다.”
  그들은 서로 포옹한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더 덧붙이신다. “유다야, 내가 네게 큰 은혜를 베풀었다는 것을 기억하여라. 그것을 가지고 선을 만들지, 악을 만들지 말아라. 안녕.”
  그리고 예수께서는 남아 있는 열 한 사도와 수산나와 더불어 동쪽을 향하여 빨리 가시고, 성모님과 성모님의 동서와 가리옷 사람은 곧바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