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지도에서 그 대단히 넓은 자연적인 만(灣)을 지도에서 볼 수 있는 이 훌륭한 임해도시에 계시다. 그 만은 잘 보호되어 있어 많은 배를 받아들일 수 있는데, 강력한 방파제로 한층 더 안전하게 되어 있다. 군인들이 타고 있는 3층의 노가 달린 배들이 거기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만을 군대로 이용하는 모양이다. 그 병사들이 배에서 내리는데, 교대를 하기 위해서인지 주둔부대를 보강하기 위해서인지 모르겠다. 항구, 즉 항만도시는 베수비우스 화산이 내려다보고 있는 나폴리를 막연히 연상시킨다.
예수께서는 항구 근처에 있는 초라한 집에 앉아 계신데, 분명히 어부들의 집이고, 또 베드로와 요한이 그 집에서 마음 편하게 행동하고 그 집에 사는 사람들과 친밀한 것으로 보아 아마 베드로나 요한의 친구들의 집인 것 같다. 목자 요셉도 가리옷 사람도 보이지 않는데, 가리옷 사람은 지금까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예수께서는 그집 사람들과 또 당신 말씀을 들으러 온 다른 사람들과 허물없이 말씀하고 계시다, 그러나 그것은 본격적인 전도가 아니고, 그분만이 주실 수 있는 조언과 위로의 말들이다.
안드레아가 돌아온다. 그가 손에 큰 둥근 빵들을 들고 있는 것을 보니 무슨 심부름을 하려고 나갔던 것 같다. 그는 얼굴이 새빨개서 가까이 온다. 자기에게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것이 그에게는 진짜 형벌이 되는 모양이기 때문이다. 그는 말을 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중얼거린다. “선생님, 저하고 같이 가실 수 있습니까? 선행을 좀 할 것이 있는데, 선생님만이 그 일을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그가 말하는 선행이 무엇인지 묻지도 않으시고 일어나신다. 그러나 베드로가 묻는다. “선생님을 어디로 모시고 가는거냐? 몹시 피로하신데. 그리고 저녁식사 시간이기도 하고. 그 사람들 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니?”
“아니야. … 즉시 해야 할 일이야. 그건 … .”
“말을 해라. 이 겁장이야! 아니 얘처럼 크고 뚱뚱한 사람이 저래야 하는지 좀 보라구! … 그물에 걸려 꼼짝못하는 고기새끼 같단 말이야!”
안드레아는 얼굴이 더 빨개진다. 예수께서는 그를 당신에게로 끌어당기시며 변호하신다. “내게는 이 사람이 그런대로 마음에 든다. 가만 내버려두어라. 네 동생은 건강에 좋은 물과 같은 사람이다. 이 물은 깊은 곳에서 소리없이 작용한다. 이 물은 가느다란 줄기처럼 땅에서 솟아 나오지만, 이물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병이 고쳐진다. 가자, 안드레아야.”
“저도 가겠습니다. 선생님을 어디로 모시고 가는지 보고 싶습니다.” 하고 베드로가 대꾸한다.
안드레아가 애원한다. “안됩니다, 선생님. 선생님과 저만 가야 합니다. 사람들이 있으면 될 수 없습니다. … 이것은 애정문제입니다 … .”
“이건 또 뭐냐? 이젠 네가 신랑신부 들러리 노릇까지 하니?”
안드레아는 형에게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예수께 말씀드린다. “아내를 버리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 제가 말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릅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이 말씀하시면 … 오! 선생님은 성공하실 것입니다. 남자가 고약한 사람은 아니니까요. 그 사람은 … 그 사람은 … 어떻든 그 사람이 선생님께 설명을 드릴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안드레아와 같이 나가신다. 베드로는 약간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말한다. “아니, 나도 가겠다. 적어도 어디로 가는지나 보고 싶다.” 그리고 다른 제자들이 그러지 말라고 말하는데도 나간다.
안드레아는 어떤 골목길로 돌아간다. 그리고 베드로가 그를 따라간다. 안드레아는 다시 수다스러운 여자들이 잔뜩 몰려 있는 작은 광장을 돈다. 그리고 베드로도 여전히 따라간다. 안드레아는 낮고 초라한 집들이 빙 둘러싸고 있는 넓은 마당으로 통하는 마차가 드나들 수 있는 대문을 지나간다. 위에 홍예가 있기 때문에 대문이라고 말하였지만, 그것은 그저 통로에 지나지 않는다. 베드로는 여전히 그를 따라간다. 예수께서는 안드레아와 같이 그 집들 중 하나에 들어가신다. 베드로는 밖에 멈춰 선다. 어떤 여자가 그를 보고 묻는다. “아아바의 친척이세요? 그리고 저 두 사람두요? 아아바를 데리러 왔어요?”
“입다물어요, 수다장이 아줌마, 난 들키면 안돼요.”
“여자에게 입을 다물게 하다니!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 베드로가 그 여자를 무섭게 노려보지만, 그 여자는 다른 수다스러운 여자들에게 가서 말한다. 눈깜짝할 사이에 가엾은 베드로는 여자들과 어린이들과 어른들에게까지도 빙 둘러싸인다. 이번에는 남자들도 조용하게 하라고 말하느라고 오히려 더 소란을 피워서 그들의 존재를 드러낸다. 베드로는 속이 상하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집안에는 몹시 피로한 여자목소리와 거칠고 쉰 남자 목소리와 함께 예수의 옹골지고 상냥하고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 나온다. “만일 부인이 항상 착한 아내였으면, 왜 버리려는 것입니까? 부인이 실수를 한 적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선생님,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남편을 더없이 소중히 여기고 사랑했습니다.” 하고 여자가 탄식을 한다.
남자는 몹시 퉁명스럽게 말한다. “아닙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 말고는 실수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자식을 원합니다. 저는 제 이름에 하느님의 저주가 내리기를 원치 않습니다.”
“당신 아내가 그런 것은 아내의 탓이 아닙니다.”
“제 남편은 저와 제 가족의 잘못인 것처럼 저를 비난하고, 이것을 배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인, 솔직히 말하시오. 당신은 그런 줄을 알고 있었습니까?”
“아닙니다. 저도 모든 것이 다른 여자들과 똑같았고, 지금도 똑같습니다. 그렇지만 아기를 가질 수가 없습니다.”
“부인이 당신을 배신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겠지요. 부인도 그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솔직히 대답하시오. 부인이 아기를 낳아도 버리겠습니까?”
“아닙니다. 절대로 안그러겠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교사도 이렇게 말하고 율법학자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는 집안에서 하느님의 저주이다. 너는 아내에게 이혼장을 주어서 아이를 가지지 못함으로 인해서 네 남자 생식력을 슬프게 하지 않을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말입니다. 저는 율법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입니다.”
“아니오. 잘 들으시오. 율법은 간음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간음을 하려고 합니다. 처음에 주었던 계명은 이런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신들의 마음이 냉혹하기 때문에 모세가 이혼을 허락한 것은 하느님께서 미워하시는 부도덕한 관계와 축첩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후 당신들의 타락이 모세의 예외조항을 확대하여 여자들의 현재 처지인 비인간적인 구속와 살인적인 돌들을 얻어내기까지 하였고, 여자들은 항상 당신들 남자의 지배와 변덕과 애정문제에 있어서의 귀머거리됨과 소경됨의 희생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당신에게 분명히 말하지만, 당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해서는 안됩니다. 그 행위는 하느님께 죄를 짓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혹 사라를 버렸습니까? 또 야곱이 라헬을 버렸고요? 또 엘카나가 안나를 버렸나요? 마노아가 그의 아내를 버렸습니까? 세례자를 압니까? 알아요? 그러면 그의 어머니가 하느님의 성인을 낳기 전에 늙은 나이까지 수태를 못하지 않았습니까? 마노아의 아내가 삼손을 낳고 엘카나의 안나가 사무엘을 낳고, 라헬이 요셉을, 사라가 이사악을 낳은 것과 같이 말입니다. 남편의 절제와 수태하지 못하는 아내에 대한 그의 동정과 그의 약속을 충실히 지키는 데 대하여 하느님께서는 보상을, 긴 세월을 두고 찬양받은 보상을 주셨고, 수태를 못하여 눈물로 지내다가 이제는 임신을 하게 되어 업신여김을 받지 않고 오히려 어머니가 된 기쁨으로 영광스럽게 된 여자에게는 미소를 주셨습니다. 당신의 아내의 사랑을 모욕하는 일은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올바르고 정직한 사람이 되시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공로를 넘치는 상으로 주실 것입니다.”
“선생님, 그런 말을 하는 분은 선생님뿐이십니다. … 저는 몰랐었습니다. 저는 박사들에게 물었는데, 그들은 ‘그렇게 하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착한 행동을 당신 선물로 보상하신다는 말은 한마디도 안했습니다. 저희들은 그들의 손안에 들어 있고 … 그들은 저희들의 눈과 마음을 가혹한 손으로 막고 있습니다. 선생님, 저는 악인이 아닙니다. 저를 업신여기지 마십시오.”
“나는 당신을 업신여기지 않습니다. 울고 있는 이 여인보다 당신이 더 불쌍하게 생각됩니다. 이 여인의 고통은 그의 목숨과 함께 끝날 터이니까 말입니다. 그 때에는 당신의 고통이 시작될 것이고 영원히 끝이 없을 것입니다. 그것을 생각하시오.”
“아닙니다. 제 고통은 시작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원치 않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진리라는 것을 아브라함의 하느님을 걸고 맹세하실 수 있습니까?”
“나는 진리요, 지식이요. 나를 믿는 사람은 그의 안에 정의와 지혜와 사랑과 평화를 가질 것입니다.”
“선생님을 믿기를 원합니다. 예, 선생님을 믿기를 원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는 어떤 것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보십시오. 이제 사제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내 아내를 버리지 않겠습니다. 아내를 그대로 두고, 다만 하느님께 아이 없는 고통을 덜 느끼도록 도와주시기 만을 청하겠습니다.’ 하고 말입니다. 아아바, 울지 마오. 내가 착한 사람이 되게 또 오십사고 선생님께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당신은 … 나를 계속 사랑해 주오.”
여인은 지금의 기쁨과 지난 날의 고통이 대조가 되기 때문에 더 크게 운다.
예수께서는 반대로 미소를 지으신다. “부인, 울지 말고, 나를 보시오. 부인, 나를 보세요.”
여인은 고개를 들고 눈물 사이로 예수의 빛나는 얼굴을 쳐다본다.
“여보시오, 이리 와서 아내 곁에 무릎을 꿇으시오. 이제 나는 당신 두 사람에게 축복하고 당신들의 결합을 거룩하게 합니다. 들으시오. ‘우리 조상들의 주 하느님, 주님은 진흙으로 아담을 만드시고 하와를 그에게 동무로 주시어 주님을 위하여 이 세상에 인류를 번식하게 하시고, 그들을 주님께 대한 거룩한 두려움을 가지고 살게 가르치셨습니다. 주님의 축복과 자비를 가지고 내려오시어 원수가 간음과 실망이라는 두 가지 죄로 이끌어가기 위하여 닫아 놓았던 태를 열어 수태시켜 주십시오. 지극히 높으신 조물주, 거룩하신 아버지, 이 두 자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이들을 행복하고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 아내는 포도나무와 같이 번식력이 있게 하시고, 남편은 그를 받쳐주는 지주(支柱)와 같이 그의 보호자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오 생명이여, 내려와 생명을 주십시오. 오 불이여, 내려와 다시 따뜻하게 하십시오. 능하신 분이여, 내려와 행하십시오. 내려오십시오! 올해의 풍성한 수확에 대한 찬미의 축제를 위하여 이들이 산 곡식다발을, 즉 주님께 바라는 자들에게 복을 내리시는 영원하신 주님께 봉헌된 그들의 맏아들을 바치게 해 주십시오’.” 예수께서는 두 사람의 숙인 머리에 손을 얹으시고 우뢰 같은 목소리고 기도하셨다.
사람들은 이제는 참지 못하고 예수를 에워싸는데, 베드로가 맨 앞줄에 있다.
“일어나시오. 믿음을 가지고 거룩하게 사시오.”
“아이고! 선생님 가지 마십시오.” 하고 화해한 두 부부가 청한다.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또 오지요. 아주 여러번.”
“가지 마시고 계셔서 말씀을 해 주세요!” 하고 군중이 외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걸음을 멈추지 않으시고 축복하신다. 예수께서는 멀지 않아 다시 오겠다고 약속하시면서 당신을 환대하는 집으로 가시는데, 작은 군중이 뒤따른다.
“호기심많은 사람, 네게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하고 도중에 베드로에게 물으신다.
“선생님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렇지만 우선 저는 보았습니다 ….”
그들은 집으로 들어가서, 그들이 들은 말을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군중을 돌려보내고 식사를 시작한다.
베드로는 여전히 호기심이 많다. “선생님, 그런데 그 사람들이 정말 아들을 가지게 되겠습니까?”
“내가 약속한 일이 그대로 되지 않는 것을 본 일이 있느냐? 네 생각에는 내가 아버지께 대한 신뢰를 감히 거짓말을 하고 실망시키는 데 쓸 수 있을 것 같으냐?”
“아닙니다. … 그렇지만… 모든 부부에게 그렇게 하실 수 있습니까?”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떤 아들이 자기를 거룩하게 하는 데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곳에서만 그렇게 한다. 방해가 있을 곳에서는 하지 않는다.”
베드로는 반백이 된 머리를 긁적거리며 입을 다문다.
그런데 목자 요셉이 온다. 그는 먼 길을 걸어온 사람처럼 먼지투성이다.
“네가 대관절 어찌된 일이냐?” 하고 그에게 인사로 입맞춤을 하시고 예수께서 물으신다.
“선생님께 드릴 편지들을 가지고 왔습니다. 선생님의 어머님이 주셨습니다. 한장은 어머님의 편지입니다. 여기 있습니다.” 그러면서 요셉이 리본으로 맨 얇은 양피지(羊皮紙) 같은 작은 두루마리 세 개를 내민다. 제일 부피가 큰 것은 봉인까지 해서 봉해져 있다. 또 하나는 매기만 하였다. 셋째 것은 봉인이 뜯어져 있다. “이것이 선생님 어머님의 편지입니다.” 하고 매여 있는 두루마리를 가리키며 요셉이 말한다.
예수께서 그것을 펴서 읽으신다. 처음에는 작은 목소리로 읽으시다가 나중에는 큰 소리로 읽으신다. “사랑하는 내 아들에게 평화와 축복. 엘룰(Ellul)달 초하룻날 일찍 베다니아에서 심부름꾼이 왔다. 목자 이사악이었다. 나는 그 사람에게 너 대신으로 또 내 감사하는 마음으로 평화와 위로의 입맞춤을 해 주었다. 여기 네게 보내는 이 편지 두 장을 가져왔는데, 베다니아의 친구 라자로가 그의 청을 들어 달라고 네게 부탁한다고 구두로 전하더라. 복된 내 아들이고 내 주님인 지극히 사랑하는 예수야, 나는 두 가지를 네게 간곡하게 청하고 싶다. 한 가지는 네 말을 가르쳐 주려고 이 가엾은 어미를 부르겠다고 약속한 것을 기억하라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내게 미리 말하지 않고는 나자렛에 오지 말라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갑자기 읽는 것을 중단하시고 일어나셔서 야고보와 유다 사이로 가신다. 그리고 그들을 꼭 껴안으시며 이 말을 외어서 되풀이하시고 끝내신다.
“‘알패오는 지난 달 보름날 아브라함의 품으로 돌아갔고, 시민들은 몹시 슬퍼했다 ….’” 두 아들은 예수의 가슴에 안겨 운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끝내신다. “‘… 마지막 시간에 너를 보고자 했다. 그러나 너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렇기는 하지만 마리아에게는 그것이 위안이 되었으니, 마리아는 그것을 하느님의 용서의 보장으로 보고, 또 조카들에게까지도 평화를 주게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들었지?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것은 틀림없다.”
“편지를 좀 주세요.” 하고 야고보가 애원한다.
“안된다. 편지를 보면 네 마음이 아플 것이다.”
“왜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보다 더 괴로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
“아버지가 우리를 저주하셨다고” 하고 유다가 말하며 한숨짓는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 저희들을 슬프게 하지 않으려고 그러시는 거지요. 그렇지만 그건 틀림없어요.”
“그렇다면 읽어보아라.”
그래서 유다가 읽는다. “‘예수야, 어미도 부탁하고 마리아도 부탁한다마는 복상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나자렛에 오지 말아라. 알패오에 대한 나자렛 사람들의 사랑으로 그 사람들은 네게 대해 불공평하게 되었고, 어미는 그것을 슬퍼한다. 우리의 친한 친구 알패오가 나를 위로하고 이 고장 사람들의 마음을 진정시킨다. 쿠자의 아내에 대한 아세르와 이즈마엘의 이야기에 대해 소문이 많이 퍼졌었다. 그러나 나자렛은 지금 역풍에 뒤집힌 바다와 같다. 내 아들아, 네게 축복을 보내며, 내 영혼에 평화와 축복을 보내 주기를 바란다. 조카들에게도 평화를. 어미.’”
사도들은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며, 울고 있는 두 형제를 위로한다. 그러나 베드로가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저 편지들은 안읽으십니까?”
예수께서는 읽겠다는 표를 하시고 라자로의 편지를 펴신다. 그리고 열성당원 시몬을 부르셔서 한구석에서 같이 읽으신다. 그런 다음 다른 두루마리를 펴서 역시 읽는다. 둘이 서로 의견을 교환한다. 열성당원이 무슨 일에 대하여 예수를 설득하려고 애쓰는 것이 보이는데, 그 일을 성공하지 못한다.
예수께서는 두루마리들을 들고 방 한 가운데로 오셔서 말씀하신다. “너희들 들어라.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을 이룬다, 그래서 우리들 사이에는 비밀이 없다. 나쁜 일이면 감추어 두는 것이 동정이다. 그러나 좋은 일은 알게 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다. 베다니아의 라자로가 무슨 말을 썼는지 들어보아라. ‘주 예수께 평화와 축복. 나의 친구 시몬에게 평화와 인사. 선생님의 편지를 받고, 종의 자격으로 선생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선생님께 무익하지 않은 종이 되는 영광을 얻기 위하여 제 마음과 말과 모든 방법을 선생님을 섬기는 데 쓰기로 하였습니다. 선생님이 바라시는 것과 같이 그의 종 요나를 제게 달라고 도라에게 청하려고 유다에 있는 그의 저택으로 그를 만나러 갔습니다. 제 충실한 친구 시몬의 부탁이 없었더라면 저 빈정거리고 잔인하고 해로운 남을 이용하는 비열한(卑劣漢)을 상대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제 스승이시고 친구이신 선생님을 위해서는 맘몬 자신까지와도 맞설 수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선생님을 위하여 일하는 사람에게는 선생님이 아주 가까이 계시고, 따라서 선생님이 그를 지켜 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분명히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모든 예상을 뒤엎고 제가 이겼기 때문입니다. 힘드는 토론이었고 처음의 거절은 모욕적인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간수 앞에 세 번이나 머리를 숙여야 했습니다. 그런 다음 그는 얼마 동안 기다리라고 강요했습니다. 마침내 이 편지를 받았습니다. 독사 같은 자가 쓸 만한 편지입니다. 그래서 저는 선생님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양보하십시오.” 하고 말씀드릴 용기를 거의 가지지 못할 지경입니다. 그것은 그자가 선생님을 모실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달리는 할 도리가 도무지 없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대신해서 수락하고 서명을 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으면 저를 나무라십시오. 그러나 믿어 주십시오. 저는 선생님을 도와드리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제 선생님의 제자 중의 한 사람인 유다인이 와서 선생님 대신으로 왔다고 하면서 선생님께 전해 드릴 소식이 없느냐고 알고자 했습니다. 가리옷의 유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안식일마다 이사악이 제 집에 와서 쉰다는 것을 선생님이 알고 계신데, 다른 사람을 보내신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말씀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는 다만 선생님의 거룩한 발에 입맞춤할 뿐입니다. 저는 선생님이 약속하신 것과 같이 선생님의 종이요 친구인 라자로의 집으로 그 발길을 돌리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시몬에게 안부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스승이시고 친구이신 선생님께는 평화의 입맞춤과 축복의 기도를 보내 드립니다.  라자로 드림.’
그리고 다른 편지는 이런 것이다. ‘라자로씨에게 인사드립니다. 나는 결정했습니다. 2배의 금액을 주시면 요나를 데려가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이 조건들을 붙이고, 어떠한 이유로도 그것을 변경하지는 않겠습니다. 나는 우선 요나가 금년 추수를 끝마치기를 원합니다. 즉 티쉬리(Tisri)달 그믐까지 여기 남아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나자렛의 예수가 직접 와서 요나를 데려가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알게 우리 집에 들어오기를 요구합니다. 계약 서명 후 즉시 지불해 주기를 원합니다.  도라 드림.’”
“빌어먹을!” 하고 베드로가 외친다. “아니 돈을 누가 내는 겁니까? 그 자가 돈을 얼마나 요구하는지 누가 압니까? 그리고 저희들은 … 저희들은 동전 한푼 없구요!”
“나와 불쌍한 요나를 기쁘게 하려고 시몬이 돈을 내는 것이다. 시몬은 그에게는 아무 쓸모가 없을 실속없는 사람을 얻는데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하늘을 위하여는 큰 공로를 얻는다.”
“자네가? 오!” 모두가 깜짝 놀란다. 알패오의 아들도 놀라서 그들의 마음 고통을 잊게 된다.
“시몬이다. 이것이 알려지는 것이 옳은 일다.”
“가리옷의 유다가 왜 라자로의 집에 갔는지 아는 것도 옳은 일일 것입니다. 누가 그를 보냈습니까? 선생님이십니까?”
그러나 예수께서는 베드로에게 대답을 하지 않으신다. 예수께서는 매우 근심스러운 모습이고 생각에 잠겨 계시다. 이렇게 말씀하실 적에야 겨우 명상에서 깨어나신다. “요셉에게 저녁식사를 주어라. 그런 다음 쉬러 가자. 나는 라자로에게 보낼 답장을 준비하겠다. … 이사악이 아직 나자렛에 있느냐?”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그리로 간다.”
“아이고, 안됩니다! 선생님의 어머니미…” 모두가 깜짝 놀란다.
“입다물어라. 이것은 내 뜻이다. 어머니는 당신의 사랑하는 마음으로 말씀을 하시는 것이고, 나는 내 이성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다. 나는 이 행동을 차라리 유다가 없는 동안에 하고 싶다. 그리고 사촌형 시몬과 유다에서 정다운 손을 내밀고, 복상기간이 끝나기 전에 형들과 같이 울고 싶다. 그런 다음 우리는 가파르나움과 겐네사렛으로, 요컨데 호수로 돌아가서 티쉬리달 그믐날을 기다리기로 한다. 우리는 두 분 마리아를 모시고 간다. 너희 어머니는 사랑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그분께 사랑을 드릴 것이다. 그리고 내 어머니는 평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내가 어머니의 평화이다.”
“선생님 생각에는 나자렛에서 …” 하고 베드로가 묻는다.
“나는 무슨 일이 있으리라고 믿지 않는다.”
“아! 그렇지! 만일 그 사람들이 선생님을 해치게 된다거나 어머님을 괴롭히게 된다면! … 저와 상대를 해야 할 터이니까요!” 하고 베드로가 머리털을 잔뜩 곤두세우고 말한다.
예수께서는 그를 어루만지신다. 그러나 어떤 생각에 골똘하신 모습이다. 슬퍼하시는 것 같다. 그런 다음 유다와 야고보를 위로하시려고 그들 사이에 가서 앉으셔서 그들을 껴안으신다.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고통을 방해하지 않기 위하여 조용히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