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저기 올리브나무 재배지인 둔덕에 있는 어느 갈릴레아 사람의 천막에서 일찍 나오신다. 그곳에는 성전(盛典)을 계기로 해서 수많은 갈릴래아 사람들이 모인다. 야영지는 천천히 지면서 그 은빛같은 흰빛으로 천막들과 나무들과 언덕들과 저 밑에 자고 있는 시가를 감싸고 있는 달빛 아래서 온통 잠들어 있다…
  예수께서는 천막들 사이를 자신있게 소리 내지 않고 지나가신다. 그리고 야영지에서 나오시자 가파른 오솔길로 해서 게쎄마니 쪽으로 빨리 내리가셔서 게쎄마니를 건너질러 거기서 나오셔서 달을 향해 아르페지오로 연주하는 은빛띠 같은 키드론 개울에 놓인 작은 다리를 건너시어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성문에 이르신다. 닫힌 성문을 이렇게 밤에 지키는 것은 아마 지방총독의 신중을 기하는 조치일 것이다.모두 해서 네 명인 병사들은 육중한 성벽에 기대 놓은 걸상 대용이 되는 커다란 돌들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며 잔가지를 태운 불을 쬐고 있는데, 그 불에서는 불그스름한 불빛이 퍼져나와 반짝이는 갑옷과 장식이 없는 투구를 비추고, 그 투구 밑에는 그 이탈리아 사람다운 모습으로 인해 히브리 사람들의 얼굴과는 아주 다른 얼굴들이 나타난다.
  “누구얏!” 하고 성문과 이웃한 오막살이 모퉁이 뒤에서 예수의 키 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을 본 첫 번째 병사가 말하면서 곁의 성벽에 대놓았던 뾰쪽한 창의 자루를 잡고, 규정에 맞는 자세를 취하니 다른 병사들도 그렇게 한다. 그리고 예수께 대답할 시간을 드리지 않고 말한다. “못들어가오. 이경이 벌써 거의 끝나간다는걸 모르오?”
  “나는 나자렛 사람 예수요. 내 어머니가 성 안에 계시오. 나는 어머니를 찾아가는 것이오.”
  “오! 베다니아의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린 사람이야! 오! 하느님! 마침내 그 사람을 보게 되었구나!” 그러면서 예수께 다가와서 호기심을 가지고 쳐다보고 그분이 어떤 비현실적이고 이상한 존재가 아니고 참으로 모든 사람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려는 듯이 그분 주위를 빙빙 돈다. 그리고는 말한다.
  “오 하느님! 이 사람은 아폴로처럼 아름답지만 우리와 똑같구나! 그리고 지팡이도 사각모자(성직자들이 쓰는)도, 그 권능을 나타내는 아무런 휘장도 가자고 있지 않구나!” 그는 어쩔줄을 몰라한다. 예수께서 그를 보고 빙그레 웃으시면서 참을성 있게 그를 바라다보신다.
  호기심이 덜한 병사들은- 그들은 벌써 몇 번 예수를 보았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말한다. “이분이 오늘 아침 죽은 아름다운 처녀를 무덤으로 옮겨간 일경 중간쯤에 여기 있었으면 좋았을걸 그랬어. 우리는 그 처녀가 다시 살아나는 걸 보았을텐데….”
  예수께서는 조용히 말씀하신다. “내 어머니를 찾아가도 되겠소?”
  네 병사는 분발하고 그 중 나이 많은 병사가 말한다. “정말이지 아무도 통과시키지 말라는 명령이지만, 선생은 그래도 통과하실 거요. 지옥의 문을 부수는 사람이야 성문도 부술 수 있지요. 그리고 또 선생은 폭등을 선동할 사람도 아니오. 선생 앞에서는 금령도 사라지오. 성 안에서 순찰에게 들키지 않도록 하시오. 마르쿠스 그라뚜스, 열어드리게. 그리고 선생은 소리없이 지나가시오. 우리는 병사들이니 복종을 해야 합니다.”
  “두려워 마시오. 당신들의 호의가 당신들의 벌로 변하지 않을 것이오.”
  병사 하나가 굉장히 큰 문에 뚫린 쪽문을 조심스럽게 영고는 말한다. “빨리 지니가시오. 조금 있으면 경(更)이 끝나고 우리는 새로 오는 병사들과 교대하오.”
  “그대들에게 평화가 있기를.”
  “우리는 군인들이오….”
  “전쟁 중에도 내가 주는 평화는 남아있소. 그것은 마음의 평화이니까.”
  예수께서는 두꺼운 성벽에 나있는 홍예문의 어둠 속으로 빨려들어 가신다. 예수께서는 열린 문으로 기름 등의 흔들리는 불빛이 흘러가게 버려둔 수비대 앞을 조용히 지나 가신다. 그 등은 낮은 천장의 고리에 매달린 보통 초롱으로 땅에 깐 자리 위에서 그들의 무기를 곁에 놓은 채 겉옷을 둘러쓰고 잠이 든 병사들의 몸을 볼 수 있게 한다.
  예수께서는 이제는 성 안으로 들어오셨다…. 그리고 나는 조금 전의 병사 두사람이 자는 병사들을 교대하라고 깨우러 들어가기 전에 예수께서 멀리 가셨는지 둘러보는 것을 보고 있는 동안 예수를 놓쳤다.
  “벌써 보이지 않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이었을까? 알고 싶은데” 하고 그 중 젊은 병사가 말한다.
  “그분한데 물어보지 그랬어. 그분은 우리를 업신여기지 않아. 우리를 업신여기지 않고 어떤 모양으로도 혼내 주지 않는 유일한 히브리인이야” 하고 한창 나이가 다른 군인이 대답한다.
  “나는 감히 묻지 못했어. 나 같은 베네벤또의 농삿군이 사람들의 신이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말을 하다니?”
  “나귀를 탄 신이라? 아! 아! 박쿠스(주신-酒神)처럼 취하기라도 했다면 또 몰라도, 하지만 그분은 취하지 않았단 말이야. 나는 그분이 물숨(mulsum) 포도주도 마시지 않는다고 생각하네. 그분이 얼마나 창백하고 말랐는지 못봤나?”
  “그렇지만 히브리인들은?…”
  “그 사람들은 마시지, 안마시는체들 하지만 마시지! 그리고 그들 산지의 독한 포도주와 그들의 과주에 취해서 사람을 신으로 본 걸세. 내 말을 믿게. 신이라는건 지어낸 얘기야. 올림프스산은 텅텅 비었어. 그리고 땅에는 신들이 없고.”
  “신들이 당신 말을 들으면!…”
  “자넨 후보자가 되지 못할 정도로, 그리고 시저 자신도 신들을 믿지 않고, 대제관들도 점복관(占卜官)들도 장점을 치는 승려들도, 아르발들도 베스탈들도 아무도 신들을 믿지 않는다는 걸 모를 만큼 아직 어린애야.”
  “그러면 왜?…”
  “왜 제식을 행하느냐 말이지? 그건 백성들이 그걸 좋아하고 사제들에게 유익하고 카이사르에게도 그가 올림프스산의 신들이 붙들어 인도하는 지상의 신인 것처럼 복종을 하게 하는 데 소용이 되기 때문이야. 하지만 제일 먼저 믿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가 신들의 사제로 존경하는 그 사람들일세. 나는 회의주의잘세. 나는 세계를 두루 다녔고 많은 경험을 했어. 내 관자놀이의 머리털이 희어가고 내 생각은 성숙해졌어. 나는 개인적인 규칙으로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네. 유일한 여신이고 유일한 확실성인 로마를 내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사랑하는 것, 신성하고 불멸하는 조국을 빼놓고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환상인 만큼 아무것도 믿지 않는 것, 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도 확실치 않은 만큼 우리 자신도 의심해야 되네. 오관과 이성도 우리에게 진리를 알게 되리라는 확신을 주는 데 충분하지 못하고, 삶이 무엇이고 죽음이 무엇인지를 우리가 모르기 때문에 삶과 죽음은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걸세” 하고 뛰어난 인간이 가지는 철학적인 회의주의를 가장하면서 말한다….
  다른 병사는 주저하면서 그를 쳐다본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나는 반대로 믿어. 그래서 알았으면 좋겠어… 조금 전에 지나간 그 사람에 대해서 알고 싶단 말이야. 그 사람은 틀림없이 진리를 알거야. 그 사람에게서는 무엇인지 이상한 것이 나와. 우리를 꿰뚫는 빛과 같은 것이야!”
  “에스꿀라쁘(Esculape)가 자넬 구해 주기 바라네! 자넨 병이 들었어! 자넨 계곡에서 도시로 올라온지가 얼마 안되는데, 이 여행을 한 사람으로 아직 이 지방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열병이 쉽게 일어나네. 자넨 헛소리를 하고 있어. 이리 어게. 요르단강의 열병의 독을 땀으로 나오게 하는 데는 따끈한 포도주와 향료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 그러면서 젊은 병사를 수비대 쪽으로 민다.
  그러나 젊은 병사는 몸을 빼치면서 말한다. “나는 병이 들지 않았어. 그리고 나쁜 것을 섞은 포도주를 안마시겠어. 나는 저기 성 밖에서 (그는 능보(稜堡) 안쪽을 가리킨다) 자지 않고 있으면서 자기가 예수라고 말한 사람을 기다리고 싶어.”
  “그렇게 기다리는게 귀찮지 않으면… 나는 저자들을 교대하라고 가서 깨우겠네. 잘있게….”
  그리고는 요란스럽게 수비대 안으로 들어가서 동료들을 소리쳐 깨운다.
  “벌써 시간이 됐네. 자, 이 게으름뱅이들! 아이 피곤해!…” 그는 요란스럽게 하품을 하며 그들이 불을 꺼뜨리고 “팔레스티나의 이슬을 견디어내는 데 대단히 필요한…” 따끈한 포도주를 다 마셨기 때문에 투덜거린다.
  젊은 병사는 서쪽에 가 있는 달이 스치는 성곽에 기대 서서 예수께서 돌아오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별들이, 그의 희망을 지켜보고 있다….
  예수께서는 그동안 시온 언덕에 있는 라자로의 집에 도착하셔서 문을 두드리신다. 레위가 문을 열어 드린다.
  “선생님이시군요?! 주인 아가씨들은 주무십니다. 무슨 일이 필요하시면 하인을 하나 보내시지 그러셨습니까?”
  “그들이 통과 시키지 않았을 걸일세.”
  “아! 참 그렇군요! 그런데 선생님은 어떻게 통과하셨습니까?”
  “나는 나자렛 사람 예수일세. 그래서 병사들이 나는 통과시켰네. 하지만 레위, 이 말을 해서는 안되네.”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 사람들이 우리 중의 많은 사람들보다 낫군요!”
  “어머니가 주무시는 곳으로 나를 데려다 주게. 그리고 집 안에 다른 사람은 아무도 깨우지 말게.”
  “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라자로는 집들을 관리하는 모든 사람에게 무슨 일에나 따지지도 말고 지체하지도 말고 선생님께 순종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새벽 조금 지나서 이 명령을 어떤 하인이 가져왔고, 여러 하인에 의해서 모든 집에 전달되었습니다. 순종하고 입을 다물라는 것입니다. 저희는 그렇게 할 것입니다. 선생님이 주인을 저희들에게 돌려 주셨습니다….”
  그 사람은 시온 언덕에 있는 라자로의 화려한 저택의 회랑같이 넓은 복도로 해서 앞으로 종종걸음을 친다. 그리고 그가 들고 있는 등불은 그 넓은 복도를 장식하는 가구와 장식 융단을 환상적으로 비춘다. 그 사람은 닫혀 있는 어느 문 앞에서 발을 멈춘다. “여기에 어머님이 계십니다.”
  “자네는 가도 되네.”
  “등불은요? 등불을 원치 않으십니까? 저는 어두워도 돌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집에 익숙해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났거든요.”
  “등불은 거기 놔두고 문에서 열쇠는 빼지 말게. 나는 곧 나가니까.”
  “제가 어디 있는지 아시지요. 신중을 기해서 문을 잠그겠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이 오실 때에는 선생님께 문을 열어 드릴 준비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혼자 남아 계신다. 문을 가볍게 두드리신다. 잠이 아주 깨어 있는 사람만이 들을 수 있을 만큼 아주 가볍게 두드리신다.
  방 안에서는 의자 옮겨 놓는 것 같은 소리와 가벼운 발소리와 “누구예요?” 하는 낮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예요 어머니, 열어주세요.”
  곧 문이 열린다. 조용한 방을 비추고 있는 그대로의 침대에 그 빛살을 퍼뜨리는 것은 오직 달빛뿐이다. 밤의 신비를 향해 활짝 열려 있는 창문 곁에 의자가 하나 있다.
  “아직 안 주무셨어요? 늦었는데요!”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얘야 오너라. 내가 앉았던 자리에 앉아라.” 그러면서 창문 곁에 있는 의자를 가리킨다.
  “지체 할 수 가 없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오벨(ophel) 동네에 있는 엘리사의 집에 가려고 왔습니다. 안나리아가 죽었어요. 아직 모르고 계셨어요?”
  “아니, 아무도… 예수야, 언제냐?”
  “제가 지나온 뒤에요.”
  “네가 지난 다음에! 그러면 안나리아에게는 네가 해방자 천사였구나! 이 세상이 그 처녀에게는 지독한 감옥 이었으니! 지금은 행복하구나! 나도 그 애 자리에 있고 싶다! 그애가 자연히… 죽었니? 어떤 불행으로 인해서 죽은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그 처녀는 사랑하는 기쁨으로 죽었습니다. 저는 성전으로 올라가는 길에 일어날 그 일을 알았습니다. 어머니 저하고 같이 가십시다. 우리는 초자연적인 기쁨으로 죽은 딸을 안았던 어머니를 위로하느라고 우리 자신을 더럽힐 염려는 없어요… 우리는 첫 번째 동정녀! 저를 찾고 이 기쁨을 제게 청하려고 나자렛으로 어머니께로 왔던 처녀… 오래된 평화로운 세월이었어요.“
  “그저께 그 처녀는 사랑에 들뜬 깨새 모양으로 노래를 부르며 ‘저는 행복해요’ 하고 말하면서 나를 껴안고, 네게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싶어했단다. 어떻게 하느님께서 너를 만드셨고, 어떻게 하느님께서 나를 선택하셨으며, 성별(聖別)된 동정녀의 첫 번 꿈틀거림이 어떠했는지…를 알고싶어 했다… 이제는 이해 하겠다… 얘야, 준비가 다 됐다.”
  마리아는 일변 말하면서 어깨에 내려와서 그를 아주 젊게 보이게 하던 땋아 내린 머리를 핀을 꽂아 모으고 베일을 쓰고 망토 를 입었다.
  두 분은 할 수 있는 대로 소리를 덜 내면서 나오신다. 레위는 벌써 큰 대문 곁에 와 있다. 그는 이렇게 이유를 말한다. “저는 이것이…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아내 때문이지요… 여자들은 호기심이 많거든요. 제 아내는 제게 수없이 질문을 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아내가 모릅니다….”
  그는 문을 열고 다시 닫으려고 한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경이 끝나기 전에 어머니를 다시 모시고 오겠네.”
  “아주 가까이서 지키고 있을 터이니 염려 마십시오.”
  “자네에게 평화가 있기를.”
  두분은 조용하고 인기척이 없는 거리로 해서 가시는데, 거기에서는 달빛이 천천히 물러가면서도 아직은 시온 언덕의 높은 집들 꼭대기를 비추고 있다. 더 보잘 것 없고 더 낮은 집들이 있는 변두리 동네 오벨은 더 밝다.
  문이 닫히고 어둡고 조용한 안나리아의 집이 저기 있다.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 위에는 아직도 시들은 꽃들이 있다. 아마 동정녀가 죽기 전에 던진 꽃이거나 그의 상여에서 떨어진 꽃일 것이다.
  예수께서 문을 두드리신다. 다시 두드리신다…
  위에서 창문 열리는 소리. 쇠약해진 목소리가 “누구세요?” 하고 묻는다.
  “나자렛의 마리아와 예수예요” 하고 마리아가 대답한다.
  “오! 갑니다!…”
  조금 기다리고 나니 빗장 여는 소리가 들린다. 대문이 열리면서 문설주에 간신히 의지하고 있는 엘리사의 일그러진 얼굴이 나타나고, 마리아가 들어가 그에게 팔을 벌리자 너무 울어서 이제는 울음 소리도 들리지 않게된 약한 흐느낌 소리를 내면서 마라아의 품으로 쓰러진다.
  예수께서는 문을 닫으시고 어머니가 그 슬픔을 가라앉히시기를 기다리신다. 대문 곁에 방이 하나 있다. 그들은 그 방으로 들어가는데, 예수께서는 엘리사가 대문을 열기 전에 출입구 포석에 놓아 두었던 등을 들고 들어가신다.
  어머니의 울음이 그칠 수가 없을 것 같다. 목이 쉰 흐느낌 사이사이에 마리아에게 말을 한다. 어머니가 어머니에게 말하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어느 벽에 기대서 계시며 말씀을 안하신다…. 엘리사는 이렇게 들이닥친 죽음을 감수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의 고통 가운데에서 그 원인을 맹세를 어긴 약혼자 사무엘에게 돌린다. “그 고약한 녀석이 그애의 마음을 상하게 했습니다! 그애가 말은 안했지만 분명히 괴로워 했는데, 그것이 언제부터였는지 누가 알겠어요? 그래서 기쁨 속에서 부르짖다가 그 가슴이 터진 것입니다. 그 녀석은 영원히 저주 받아야 합니다.”
  “아닙니다, 아니예요. 저주하지 마세요. 그게 아니예요. 하느님께서 그애를 지극히 사랑하셔서 당신 평화 속에 갖다 두고자 하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애가 사무엘 때문에 죽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실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잠깐 가장하고- 그 애가 당한 기쁨으로 인한 죽음을 생각하고 나쁜 행동이 행복한 죽음을 마련해 주었다고 말하세요.”
  “저는 이제 딸을 잃었어요! 그애가 죽었습니다! 그애가 죽었어요! 마리아님은 딸을 잃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릅니다! 저는 이 고통을 두 번 맛보았습니다. 벌써 그 애가 죽은 것으로 생각하고 슬퍼하고 있을 때 아드님이 그애를 낫게 하셨거든요. 그렇지만 지금은…그렇지만 지금은… 아드님이 돌아오지 않으셨어요! 아드님이 불쌍히 여기지 않으셨어요… 저는 딸을 잃었습니다! 잃었어요! 제 딸은 벌써 무덤 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아이가 임종하는 것을 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세요? 그 애가 죽게 되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어떤 것인지요? 나아서 튼튼해졌다고 믿고 있을 때 죽은 것을 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 말입니다. 마리아님은 모르세요. 마리아님은 그것에 대해서 말씀하실 수가 없어요… 그 애가 오늘 아침 성장(盛裝)을 하는 동안 해뜰 무렵에 핀 장미꽃처럼 아름다웠습니다. 그애는 결혼식때 입으라고 제가 마련했던 옷을 입겠다고 했습니다. 신부처럼 화관을 쓰기를 원하기까지 했어요. 그러다가 벌써 다 만들어진 꽃장식을 풀어 헤쳐서 아드님께 꽃잎을 따서 던지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고 부르고 했습니다! 그애 목소리가 집안에 가득했었어요. 그애는 봄처럼 우아했습니다. 기쁨으로 인해서 그애의 눈은 별처럼 빛나고, 흰 이를 드러내보이며 벌어진 그애의 입술은 석류의 살처럼 빨갛고, 그애의 뺨은 이슬로 더 아름다워진 갓핀 장미꽃 모양 불그레하고 싱싱했습니다.
  그러다가 겨우 피기 시작한 백합처럼 하얗게 되었습니다. 그애는 부러진 꽃대처럼 제 품에 쓰러졌어요 … 말을 못하고! 한숨도 쉬지 못하고! 화색도 없어지고! 보지도 못하고! 조용하고 하느님의 천사와 같이 아름다웠지만 생명이 없었습니다. 아드님의 개선을 기뻐하시고 아드님이 건강하고 튼튼하신 것을 보시는 마리아님은 제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모르십니다! 왜 아드님이 뒤로 돌아오지 않으셨어요? 그애가, 그리고 그애와 함께 제가 무슨 일로 아드님을 화나게 해드렸기에 제 기도를 불쌍히 여기지 않으셨습니까?“
  “엘리사! 엘리사! 말하지 마세요… 고통 때문에 엘리사는 소경이 되고 귀머거리가 되었어요… 엘리사, 엘리사는 내 고통을 모릅니다. 그리고 내 고통이 깊은 바다같이 되리라는 것도 모릅니다. 엘리사는 그애가 조용하고 아름답게 평화롭게 몸이 굳어지는 것을 보았지요. 엄마의 품에서. 나는… 나는 내 아들을 들여다 보고, 내가 들여다 보고 쓰다듬어 주는 그 매끈하고 깨끗한 피부 너머로 장차 고통의 사람이 될 내 아들의 상처들을 보는 것이 30년이 넘습니다. 아이가 두 번 죽음을 향해 가고, 한 번 죽음 속으로 들어가서 평안히 머물러 있는 것을 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내가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엘리사는 그 오랜 세월을 두고 환상을 보는 것이 어머니에게 어떤 것인지 아세요? 내 아들 보세요. 내 아들은 벌써 피로 목욕하고 나오는 것처럼 붉은 옷을 입고 있어요. 그리고 멀지 않아 조금 후에는, 무덤에 있는 따님의 얼굴이 어두운 빛깔로 변하지 않았는데, 나는 내 아들이 죄없는 그의 피, 내가 그에게 준 그 피의 붉은 옷을 입은 것을 볼 것입니다. 그리고 엘리사는 딸을 가슴에 안았지만, 내 아들은 악인처럼 나무에 매달려 죽는 것을 보는 내 고통이 어떠할지 아세요? 내 아들을 보세요, 모든 사람의 구세주를!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왜냐하면 그가 구원했을 사람들의 육체는 썩지 않고 그의 나라에서 지극히 행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를 보세요! 시시각각으로 아들을 희생으로 데리고 같이 가는- 오! 나는 그를 한 걸음도 붙잡지 않을 것입니다- 이 어머니를 보세요. 나는 가엾은 엄마인 엘리사를 이해해요. 그렇지만 엘리사도 내 마음을 이해하시오! 내 아들을 미워하지 마세요. 안나리아는 그의 주님의 임종의 고통을 견디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주님이 환희의 시간에 그애를 행복하게 만드셨습니다.”
  엘리사는 새 사실을 알고 울음을 그쳤다. 그 여자는 조용한 눈물에 젖어 창백한 순교자같은 얼굴을 한 마리아를 쳐다보고, 그를 불쌍히 여기시며 내려다보시는 예수를 쳐다보고… 예수 발 아래로 미끄러지듯이 가며 한탄한다. “그렇지만 그애는 죽었습니다! 주님, 그애는 죽었어요! 백합처럼, 꺾어진 백합처럼 말입니다. 시인들은 주님에 대해서 백합들 가운데 계시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고 말합니다! 오! 참말로, 백합이신 마리아님에게서 나신 주님은 꽃이 만발한 화단에 자주 내려오셔서 붉은 장미꽃을 가지고 백합을 만드시고, 그것들을 꺾으셔서 세상에서 빼앗아 가십니다.왜요? 주님, 왜 그러십니까? 왜 붉은 빛깔을 백합의 차디찬 죽음의 흰빛깔로 흐리게 하십니까?”
  “백합들! 백합은 내 어머니가 하느님을 사랑하신 것처럼 나를 사랑할 여자들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이신 왕의 흰 화단이지요.”
  “그렇지만 저희 어머니들은 울 것입니다. 저희 어머니들은 저희 아이들에 대해 권리가 있습니다. 왜 저희 아이들의 생명을 빼앗아 가십니까?”
  “내 말은 그 뜻이 아니오, 여인이여. 처녀들은 남아 있을 것이오. 그러나 솔로몬의 궁전에 있던 동정녀들처럼 바쳐질 것이오. 아가를 기억하시오… 그리고 그들은 땅과 하늘에서 지극히 사랑받는 신부들이 될 것이오.”
  “그렇지만 제 딸은 죽었습니다! 죽었어요!” 엘리사의 울음은 또 다시 애절하게 시작된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오. 나를 믿는 사람은 죽게 되더라도 삽니다. 그리고 잘들어 두시오. 그런 사람은 영원히 죽지는 않는 것이오. 엘리사의 딸은 살아 있어요. 그 처녀는 생명을 믿었기 때문에 영원히 살고 있소. 내 죽음은 그에게 완전한 생명이 될 것이오. 안나리아는 내가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는 고통을 맛보기 전에 내 안에서 사는 기쁨을 맛보았소. 엘리사는 고통으로 인해서 소경이 되고 귀머거리가 되었소. 내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옳아요. 하지만 멀지 않아 엘리사는 내가 오늘 아침에 일러 보낸 말을 할 것이오. ‘참으로 그애의 죽음이 하느님의 은혜였다’고. 여인이여, 그것을 믿으시오. 소름끼치는 일이 이곳을 기다리고 있소. 그리고 엘리사처럼 타격을 받은 어머니들이 ‘ 이 날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당하지 않게 해 주신 하느님을 찬미합시다’ 하고 말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리고 타격을 받지 않았을 어머니들은 하늘을 향해 ‘하느님, 왜 우리 아이들은 이 시간 전에 죽이지 않으셨습니까?’ 하고 외칠 것입니다. 그것을 믿으시오. 여인이여, 내 말을 믿으시오. 엘리사와 안나리아 사이에 갈라놓은 진짜 담장을, 서로 다른 믿음의 담장을 세우지 마시오. 알겠소? 나는 안올 수도 있었소. 내가 얼마나 미움을 받고 있는지 엘리사도 알지요. 한 시간의 개선으로 착각을 가지지 말아요! …가장 구석진 곳마다 복병이 숨어 있을 수가 있소. 그런데도 나는 혼자서 밤에 엘리사를 위로하고 이런 말을 해 주려고 왔소. 나는 한 어머니의 고통에 동정하오. 그러나 엘리사의 영혼의 평화를 위해 방금 그 말들을 해 주었소. 평화를 가지시오! 평화를!”
  “주님이 제게 평화를 주십시오! 저는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고통 중에서 저 자신에게 평화를 줄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죽은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시고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건강을 주시는 주님은 한 어머니의 찢긴 가슴에 평화를 주십니다.”
  “그렇게 되기를 원하오, 여인이여. 그대에게 평화가 있기를!” 예수께서 엘리사에게 강복하시고 그의 위에서 조용히 기도하시면서 손을 얹으신다. 마리아도 역시 엘리사 곁에 무릎을 꿇고 엘리사를 한 팔로 안는다.
  “안녕, 엘리사. 나는 가오….”
  “주님, 이제는 서로 보지 못하게 되겠군요. 저는 여러 날 동안 집에서 나가지 않을 것이고, 주님은 과월절 명절이 지난 뒤에는 가시겠지요. 주님을 보면 아직도 약간 제 딸이 생각납니다… 안나리아가, 안나리아가 주님 안에서 주님을 위해 살고 있었으니까요” 엘리사도 좀 더 조용히 운다. 그러나 얼마나 우는지 모른다!
  예수께서는 엘리사를 내려다보시고… 백발이 된 머리를 쓰다듬으신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말씀 하신다. “엘리사는 나를 또 볼 것이오.”
  “언제요?”
  “여덟 밤을 자고 나면.”
  “그러면 주님은 저를 또 위로하시겠습니까? 제게 힘을 주시기 위해 강복을 주시겠습니까?”
  “내 마음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내 사랑의 온전한 충만을 가지고 그대에게 강복 할 것입니다. 어머니 가십시다.”
  “아들아, 네가 허락하면 나는 아직 이 어머니와 같이 남아 있고 싶다. 고통은 평화를 주는 분이 멀리 가고 난 다음에는 다시 돌아오는 물결과 같은 것이다… 나는 제1시(아침 여섯시) 에 돌아가겠다. 나는 혼자 가는 것이 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너도 알지. 그리고 나는 하느님을 통한 형제를 위로하기 위해서는 많은 적군 사이로라도 지나가리라는 것을 너는 안다.”
  “어머니 좋으실대로 하세요. 저는 갑니다. 하느님께서 두 분과 함께 계시기를 바랍니다.”
  예수께서는 소리없이 나가시면서 방문과 대문을 닫으신다. 예수께서는 성곽을 향해 에브라임문인가 오물문인가 거름문인가로 가신다. 왜냐하면 나는 이웃해있는 이 두 성문을 이렇게 세 가지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여러 번 들었기 때문인데, 그것은 아마 결국 에브라임으로 가는 길인 예리고로 가는 가는 길로 뚫려 있고, 다른 성문은 이 도시의 쓰레기를 태우는 힌놈 골짜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문들이 어떻게나 비슷한지 나는 그것들을 혼동하게 된다.
  하늘은 아직 별이 총총 박혀 있으면서도 동쪽이 희끄무레해지기 시작한다. 길들은 달이 그 흰 빛으로 완화하던 밤의 어둠보다도 더 고통스러운 희미한 빛에 싸여 있다.
  그러나 로마병사는 눈이 좋다. 그래서 예수께서 문쪽으로 걸어 오시는 것을 보고 마주 간다.
  “안녕하십니까? 선생님을 기다렸습니다….” 그는 망설이며 말을 중단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말하시오. 내게서 무엇을 원하오?”
  “알고 싶습니다. 선생님은 ‘내가 주는 평화는 영혼의 평화이기 때문에 전쟁 중에서도 머물러 있다’고 말씀하셨지요. 그 평화가 어떤 것인지 또 영혼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전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평화안에 있을 수 있습니까? 야누스의 신전의 문을 열때에 평화의 문은 닫습니다. 이 세상에는 이 두가지가 함께 있을 수 없습니다.” 그는 들에 있는 축축하고 우중충한 어두운 오솔길처럼 초라한 집들 가운데 있는 좁은 골목길에 있는 어느 푸르스름한 낮은 담장에 기대서서 말한다. 광을 낸 투구에서 나오는 희미한 빛을 빼고는 말을 하는 두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밤이 얼굴들과 몸들을 어둠으로 감싸고 있다.
  예수의 목소리는 이교도의 마음 속에 빛의 씨앗을 뿌린다는 기쁨으로 부드럽게 밝게 울린다. “세상에는 사실 평화와 전쟁이 함께 있을 수가 없소 서로 용납을 하지 않지요. 그러나 군인에게는 그가 명령된 전쟁을 하더라도 평화가 있을 수 있소. 내 평화가 있을 수 있는 것이오. 그것은 내 평화가 하늘에서 오고 전쟁의 소음과 학살의 잔인성으로도 상처를 입지 않기 때문이오. 하느님의 것인 이 평화는 사람이 그의 안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영혼이라고 부르는 하느님의 것 안으로 침입하오.”
  “하느님의 것? 내 안에요? 카이사르는 신성합니다. 나는 농부의 아들입니다. 지금 나는 아무 계급도 없는 병사입니다. 내가 만일 용감하면 어쩌면 백부장도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신성하게는 못됩니다.”
  “당신 안에도 신성한 부분이 있소, 그것은 영혼이오. 그 영혼은 하느님에게서, 참 하느님에게서 오지요. 영혼도 신성하고 사람 안에 살아 있는 귀중한 보배이며, 신성하고 살아 있는 것, 즉 믿음과 평화와 진리로 살아 가오. 전쟁도 그것을 어지럽게 하지 못하고, 박해도 그것에 상처를 입히지 못하고, 죽음도 그것을 죽이지 못하오.오직 악만이, 나쁜 짓을 하는 것만이 영혼에 상처를 입히거나 죽이고, 내가 주는 평화를 빼앗아가기도 하오. 왜냐하면 악은 사람을 하느님에게서 떼어놓기 때문이오.”
  “그러면 악은 무엇입니까?”
  “인자하신 참 하느님께서 참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시는데 이교에 남아서 우상을 숭배하는 것이오. 아버지와 어머니와 형제와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것, 도둑질 하고, 반역을 하고, 음란하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오. 이것이 악이오.”
  “아! 그럼 저는 선생님의 평화를 가질 수가 없습니다. 저는 병사이고 우리는 죽이라는 명령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에게는 구원이 없군요?”
  “평화시에나 전쟁에서나 올바른 사람이 되시오. 잔인하지 않고 탐욕스럽지 않게 그대의 의무를 다하시오. 싸움을 하고 정복하는 동안 적도 그대와 같은 사람이고 어느 도시에나 그대의 어머니와 누이들 같은 어머니들과 처녀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짐승같은 사람이 되지 말고 기사(騎士)가 되시오. 그러면 그대가 정의와 평화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고 내 평화가 그대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오.”
  “그 다음에는요?”
  “그 다음에는요라니? 무슨 뜻이오?”
  “죽은 다음에는요? 제가 악을 행하지 않으면 제가 한 선행과 선생님이 죽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영혼은 어떻게 되느냐는 말씀입니다.”
  “영혼은 살고 있소. 그대가 행한 선행으로 꾸며져서 기쁜 평화 안에서, 세상에서 우리가 누리는 평화보다 더 큰 평화 안에서 살지요.”
  “그러면 팔레스티나에서는 오직 한 사람 만이 선행을 하고 있군요. 알겠습니다.”
  “그게 누구요?”
  “베다니아의 라자로입니다. 그의 영혼은 죽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 사람은 올바른 사람이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와 비슷한데 죽어서 다시 살아나지 않소. 그러나 그들의 영혼은 참 하느님안에서 살고 있소. 그것은 영혼에게는 하느님의 나라에 다른 집이 있기 때문이오 그리고 나를 믿는 사람은 이 나라에 들어갈 것이오.”
  “로마인인 저두요?”
  “그대가 진리를 믿으면 그대도 들어가오.”
  “진리란 무엇입니까?”
  “나는 진리이고, 진리로 가는 길이고 생명이오. 그리고 나는 생명을 주오. 왜냐하면 진리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생명을 받아들이기 때문이오.”
  젊은 병사는 곰곰 생각하며… 말이 없다…. 그러다가 얼굴을 쳐든다. 젊은이다운 깨끗한 얼굴이며 맑고 차분한 미소를 띠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이것을 기억하도록. 그리고 여기 대해서 더 많이 알도록 힘쓰겠습니다. 이것이 제 마음에 듭니다….”
  “이름이 무엇이오?”
  “베네벤또 사람 비딸리스입니다. 도시 근처 시골입니다.”
  “ 그대의 이름을 기억하겠소. 그대의 정신을 진리로 길러 참으로 생명이 있는 것이 되게 하시오. 안녕히 계시오. 성문을 여니, 나는 성 밖으로 나가오.”
  “안녕히 가십시오.”
  예수께서는 빨리 성문을 향해 가셔서 키드론 개울과 게쎄마니 동산으로 그리고 거기에서 갈릴래아 사람들의 야영지로 가는 길로 급히 접어드신다.
  산에 있는 올리브나무들 사이에서 예수께서는 그도 역시 잠을 깨고 있는 야영지를 향해 올라가고 있는 가리옷의 유다를 만나신다.
  유다는 예수의 면전에 있게 되자 거의 갑작스러운 공포에 사로잡힌 것 같다. 예수께서 말씀을 하지 않으시고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신다.
  “저는 나환자들에게 음식을 갖다 주러 갔었습니다. 그렇지만…나환자를 힌놈(Hinnom)에서둘, 실로암에서 다섯을 만났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았었습니다. 아직 거기 있기는 하지만 아주 말끔히 나아서 저더러 사제에게 알려 달라고 하더군요. 저는 그 다음에는 자유롭게 되려고 새벽에 내려 왔었습니다. 이 일이 소문 날 것입니다. 선생님이 그 많은 사람이 있는 데에서 그들에게 강복하신 다음 그렇게 많은 나환자들이 함께 병이 나았으니 말입니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안하신다. 유다가 말을 하게 내버려두신다. “잘했다”는 말씀도 유다의 행동과 기적에 관계되는 다른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다만 갑자기 걸음을 멈추시고 사도를 뚫어지게 보시면서 물으신다. “그런데? 네게 자유와 돈을 남겨 주었다고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런 말이다. 즉 내가 네게 자유와 돈을 돌려준 뒤로 네가 거룩하게 되었느냐고 묻는 것이다. 그리고 너는 내 말을 알아 듣는다… 아! 유다야! 기억해라! 항상 기억해라. 네게서는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것보다 사랑을 덜 받으면서도 내가 그 누구보다도 더 사랑한 것이 너라는 것을 말이다. 그것이 내가 친구로 취급하는 어떤 사람의 증오이기 때문에 가장 잔인한 바리사이파 사람의 가장 사나운 증오보다도 더 큰 증오를 받으면서까지도 말이다. 그리고 또 이것도 기억해라. 지금도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고, 사람의 아들에게 달린 한에서는 너를 용서한다는 것을. 이제는 가거라. 너와 나 사이에 이제는 서로 할 말이 아무것도 없다. 이미 모든 것이 이루어졌으니….”
  유다는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명령적인 몸짓으로 그에게 앞으로 가라는 표를 하신다…. 그러니까 유다는 패배자처럼 머리를 떨어뜨리고 간다….
  갈릴래아 사람들의 야영지 경계에 이르니 사도들과 라자로의 두 하인은 벌써 준비를 하고 있다.
  “선생님, 어디 다녀오십니까? 그리고 자네 유다는? 두 분이 같이 계셨습니까?”
예수께서는 유다의 대답을 앞질러 말씀하신다. “나는 어떤 마음들에게 할 말이 있었고, 유다는 나환자들을 찾아갔었다… 그러나 그들은 일곱명만 빼고는 모두 나았다.”
  “오! 왜 거기 갔었어? 나도 가고 싶었는데!” 하고 열렬한 사람이 말한다.
  “이제는 우리와 같이 가려고 자유롭게 되기 위해서 그랬다” 하고 예수께서 또 말씀하신다. “가자, 우리는 짐승떼의 문으로 해서 문안에 들어간다. 빨리 하자.”
  예수께서는 앞서 가시며 야영지에서 베다니아와 예루살렘 사이에 있는 길 중간으로, 짐승떼의 성문 근처에 키드론 개울에 놓인 다른 작은 다리로 가는 길을 올리브나무 재배지를 통해 지나가신다.
  농가들이 비탈에 드문드문 흩어져 있고, 맨아래 급류의 물 가까이에 있는 헝클어진 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개울 위로 기울어져 있다. 예수께서는 그 무화과나무 쪽으로 가셔서 빽빽하고 기름진 그 잎사이에 익은 무화과가 있는지 찾아 보신다. 그러나 무화과나무는 쓸데없는 수많은 잎만 있을 뿐, 그 가지에는 열매가 하나도 없다. “너는 이스라엘의 많은 마음과 같구나. 너는 사람의 아들을 위한 단 것을 가지고 있지 않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도 없다. 이제 네게서 단 한 개의 열매도 결코 열 수 없을 것이고, 장래에는 아무도 네게서 포식하지 못하도록 되어라”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사도들은 서로 쳐다본다. 어쩌면 열매맺지 못하는 야생목일 수도 있는 초목에 대한 예수의 분노에 사도들은 놀란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나중에 키드론 개울을 건넘 다음에야 비로소 베드로가 예수께 여쭙는다. “어디서 식사를 하셨습니까?”
  “아무데서도.”
  “오! 그럼 시장하시겠군요! 저기 풀을 뜯고 있는 염소 몇 마리를 데리고 있는 목동이 있군요. 가서 선생님을 위해 염소젖을 얻어 오겠습니다. 빨리 하겟습니다.” 그러면서 성큼성큼 갔다가 염소젖이 가득 찬 헌 대접을 가지고 천천히 돌아온다.
  예수께서는 염소젖을 드시고 베드로와 같이 왔던 목동에게 대접을 돌려 주시며 그를 쓰다듬으신다….
  일행은 시내로 들어와서 성전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주께 흠숭을 드리신 다음 예수께서는 스승들이 강의를 하고 있는 마당으로 돌아오신다.
  사람들이 예수를 둘러싸고, 친티움(Cintium)에서 온 어떤 어머니가 아마 무슨 병으로 소경이 된 것으로 생각되는 그의 아이를 예수께 내보인다. 동공(瞳孔)에 넓은 백내장이나 백반(白斑)이 있는 것처럼 두 눈이 희다.
  예수께서 눈구멍을 손가락으로 살짝 스치셔서 그를 고쳐 주신다. 그리고 나서 즉시 말씀을 시작하신다.
  “어떤 사람이 땅을 사서 포도나무를 심고 소작인들을 위한 집과 감시하기 위한 망루와 포도주 지하저장실과 포도송이를 짜는 곳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는 일을 신임하는 소작인들에게 맡겼습니다. 그리고는 멀리 떠나 갔습니다.
  포도나무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을 정도로 자라서 열매를 맺을 만한 때가 되자 포도밭 주인은 추수에서 나온 소득을 받아 오라고 하인들을 소작인들에게 보냈습니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하인들을 둘러싸고 더러는 몽둥이로 때리고, 더러는 무거운 돌로 쳐서 중상을 입히고, 더러는 죽였습니다. 살아서 주인에게 돌아올 수 있는 하인들은 그들이 당한 일을 이야기 했습니다. 주인은 그들을 치료해 주고 위로하고, 더 많은 다른 하인들을 보냈습니다. 소작인들은 처음에 왔던 하인들에게 했던 것과 같은 취급을 했습니다.
  그 때 포도밭 주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사랑하는 아들을 그들에게 보내겠다. 내 상속자는 분명히 존중할 것이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그가 오는 것을 보고, 또 그가 상속인이라는 것을 알고 서로 불러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와서 수가 많아지게 모이자. 그 녀석을 바깥 으쓱한 곳으로 끌고 가서 죽여버리자. 그의 유산은 우리 차지가 될 것이다.’ 소작인들은 주인의 아들을 위선적인 경의로 맞이해서 그를 환영하려는 것처럼 애워쌌습니다. 그런 다음 그에게 입맞춤을 하고 나서 결박을 지어 몹시 때리고 수없이 많은 조롱을 하면서 형벌하는 장소로 데리고 가서 죽였습니다.
  이제는 여러분, 말해 보시오. 이 아버지요 주인인 사람이 어느 날 상속인인 아들이 돌아오지 않음을 알아차리고, 그를 대신해서 가꾸어 정당한 것을 향유하고 또 마땅히 주인에게 주어야 할 것은 주인에게 주라고 기름진 땅을 주었던 소작인들이 그의 아들을 죽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 주인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면서 예수께서는 햇빛으로 불타는 것같은 청옥빛 홍채(虹彩)로 거기 온 사람들, 특히 군중 속에 흩어져 있는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 같은 가장 영향력있는 유다인 집단을 쏘아보신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
“이것 보세요! 적어도 이스라엘의 스승들인 여러분. 백성들에게 정의를 설득시킬 정의의 말을 한 마디 하시오. 나는 여러분들 생각으로는 좋지 않을 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백성이 잘못된 생각에 끌려 들어가지 않게 여러분이 말하시오.”
율법학자들은 어쩔수 없이 이렇게 대답한다. “주인은 간악한 인간들을 끔찍하게 죽게 해서 벌하고, 그의 포도밭을 다른 소작인들에게 주어 그것을 정직하게 가꾸어서 그들에게 맡겨진 땅에서 나오는 소득을 그에게 주게 할 것입니다.”
“말을 잘 하셨습니다. 성서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집 짓는 사람들이 버린 돌이 주춧돌이 되었다. 이것은 주께서 하신 일이며 우리 눈에는 놀라운 일로 보인다.’ 그러니까 이렇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그것을 알고 있고, 포도밭 주인의 상속자인 아들을 죽인 그 소작인들이 가혹하게 벌받고, 포도밭은 그것을 정직하게 가꾸는 다른 소작인들에게 주는 것이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나는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그대들에게서 빼앗아 열매를 산출하는 사람들에게 줄 것이오. 그리고 넘어져 이 돌에 부딪치는 사람은 부서질것이고, 이 돌에 깔리는 사람은 으깨질 것이오’ 하고”
  사제장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정말 영웅적인… 행위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렇게도 강하다! 다른 때에는 훨씬 못한 일을 가지고도 예수께 반대했는데, 주 예수께서 그들에게 그들이 권력을 빼앗길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씀하시는 오늘은 비난을 터뜨리지 않고, 난폭한 행위를 하지 않고 위협하지 않으며, 참을성있는 거짓 어린 양이 되어 위선적으로 온순한 외형 속에 변함없는 늑대의 마음을 숨기고 있다.
  그들은 넓은 마당에 모인 수많은 순례자들 중의 이 사람 저 사람의 말을 들으시면서 앞으로 가셨다. 뒤로 가셨다 하시며 다시 걷기 시작하신 예수께 가까이 오는 것으로 만족한다. 순례자들 중 많은 사람이 영혼에 관계되는 문제들이나 가정이나 사회상태에 대한 의견을 예수께 청하며, 그분이 어떤 복잡한 유산 문제에 관하여 어느 사람에게 판단을 내려 주시는 것을 듣고 나서 자기들도 무슨 말을 할 수 있기를 기다린다. 그 복잡한 유산 문제는 아버지가 한 하녀의 몸에서 얻었지만 입양을 한 아들이기 때문에 다른 상속자들 사이에 분열과 원한을 일으켰다. 적자들은 그 하녀의 아들이 그들과 같이 있는 것도 원치 않고 집과 땅을 분배하는 데에도 상속인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들은 아무것도 사생아와 공동으로 가지기를 원치 않는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를 모른다. 그것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자기가 항상 빵을 사생아와 적자들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었던 것처럼, 그들도 유산을 똑같이 나누어 가져야 한다고 맹세를 하게 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다른 세 형제를 대신해서 질문을 한 사람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모두가 땅을 조금씩 희생해서 그것을 팔아 전체 재산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으도록 하시오. 그리고 그것을 사생아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하시오. ‘자, 이것이 네 몫이다. 너는 네게 돌아갈 것을 사취당하지 않았고, 우리는 아버지의 뜻도 어기지 않았다. 가거라, 그리고 하느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당신들이 아량을 가지고 그의 몫에 해당하는 정확한 값어치보다도 더 주도록 하시오. 공정한 증인들 앞에서 이 일을 하시오. 그러면 이 세상에서도 이 세상 저쪽에서도 아무도 비난과 분노의 소리를 지르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들의 아버지께 불복종했다는 가책도 없겠고, 또 참으로 죄없는 사람인데도 당신들에게는 도둑을 하나 가지고 있는 것보다도 더 큰 불안의 원인이었던 사람이 당신들 가운데에 없기 때문에 당신들 사이와 당신들 마음에 평화를 갖게 될 것입니다.”
  그 사람은 이렇게 대답한다. “사실, 이 사생아는 우리 가정에서는 평화를 빼앗아 갔고 우리 어머니에게는 건강을 빼앗아 갔으며 괴로움으로 돌아 가시게 했고 그의 것이 아닌 자리를 하나 빼앗아 갔습니다.”
  “여보시오, 범죄자는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을 낳은 사람이오. 당신들의 아버지의 음탕이 그를 낳았고 그에게 고통을 주었으며 당신에게도 고통을 준 것이오. 그러므로 자기의 잘못이 아닌 잘못에 대해 벌써 호되게 값을 치르고 있는 그 죄없는 사람에 대해서 공평하시오. 당신들 아버지의 정신에 대해서 저주하지 마시오. 하느님께서 그를 심판하셨습니다. 당신들의 아버지는 당신들의 벼락같은 저주가 필요치 않아요. 아버지가 죄가 있더라도 항상 공경하시오. 그 자신 때문에가 아니라 하느님의 명령으로 당신들을 만들었고 당신들 집의 주인이었으므로 이 세상에서는 당신들의 하느님을 대리했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바로 하느님 뒤에 따라 옵니다. 십계명을 기억하고 죄 짓지 마시오. 평안히 가시오.”
  그때에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이 예수께 다가와서 질문을 했다. “선생님 말씀을 잘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옳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보다 더 지혜로운 조언은 솔로몬도 주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말씀해 주세요. 기적을 행하시고 오직 지혜로운 왕만이 내릴 수 있었던 것 같은 판결을 내리시는 선생께서는 어떤 권한으로 그런 일을 합니까? 그런 권한이 어디서 옵니까?”
  예수께서는 그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신다. 도발적도 아니시고 경멸적도 아니시지만 대단히 위압적이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도 당신들에게 질문 할 것이 하나 있는데, 당신들이 대답을 하면 직책의 권한도 없고 가난한 사람인 내가 -당신들의 말뜻은 이것이니까요- 어떤 권한으로 이 일을 하는지 말하겠소. 말하시오.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왔는가요? 하늘에서 왔소? 그것을 주던 사람에게서 왔소? 대답하시오. 무슨 권한으로 깨끗하게 하는 의식으로써 메시아가 오시는데 당신들을 준비시키기위해 세례를 주었소? 왜냐하면 요한은 어려서부터 광야에서 살았기 때문에 나보다도 한층 더 가난하고 더 무식하며 어떤 종류의 직책도 없었기 때문이오.”
  율법학자들과 사제들은 서로 의논을 한다. 사람들은 눈을 크게 뜨고 귀를 기울이면서 만일 율법학자들이 세례자를 헐뜯고 선생님을 모욕하거나 또는 완전무결하게 지혜로운 나자렛의 선생님의 질문에 크게 당황한 것같이 보이면 항의하고 환호할 차비를 갖추고 율법학자들 둘레로 바짝 다가선다. 대답을 기다리는 이 군중의 절대적인 침묵은 인상적이다. 정적이 얼마나 깊던지 말을 안하다시피하며 서로 연락하고, 그러는 동안 폭발 직전인 감정을 품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 백성을 살펴보는 사제들이나 율법학자들의 숨소리와 속삭임이 들릴 지경이다. 마침내 그들은 대답하기로 결심한다. 그들은 기둥에 기대소 서시어 팔짱을 끼고 그들을 결코 놓치지 않으시는 그리스도께로 몸을 돌리고 말한다.
  “선생님, 우리는 요한이 무슨 권한으로 그렇게 했는지도 그의 세례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무도 세례자가 살아 있는 동안 그것을 물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고, 세례자도 결코 자발적으로 그것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하는지 말하지 않겠소.”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등을 돌리시고 열 두 사도를 당신께로 부르시면서 환호하는 군중을 헤치고 성전에서 나오신다.
  일행이 제물 씻는 못을 지나 벌써 밖으로 나왔을 때 바르톨로메오가 예수께 말씀드린다. “선생님의 반대자들이 매우 신중해졌습니다. 어쩌면 개심해서 선생님을 보내신 주님께로 돌아오고 선생님을 거룩하신 메시아로 인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그들이 선생님의 질문도 대답도 따지지를 않았습니다… 하고 마태오가 말한다.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예루살렘이 그의 하느님이신 주님께로 개심해 돌아오는 것은 썩 좋은 일입니다”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다시 말한다.
  “착각들 하지 말아라! 예루살렘의 대부분은 절대로 개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달리 대답하지 않은 것은 군중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비록 작은 목소리로 하는 그들의 말을 듣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생각은 알아채고 있었다.”
  “그러면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었습니까?” 하고 베드로가 여쭈어 본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너희들이 그들을 철저히 알고 또 이 다음에 올 사람들에게 내 시대의 사람들의 마음을 정확히 묘사 할 수 있도록 이것을 알기를 바란다. 그들이 내게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은 주께로 회두하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만일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왔다> 고 대답하면 선생은 <그러면 왜 너희들은 하늘에서 와서 메시아의 때를 준비하라고 가르치는 것을 믿지 않았느냐>고 대답할 것이고, <사람에게서 왔다>고 말하면, 그 때에는 군중이 반역해서 <그러면 왜 우리의 예언자 요한이 나자렛의 예수에 대해서 말한 것을 믿지 않았느냐?> 고 말할 것이다. 그러니 <모릅니다> 하고 대답하는 것이 낫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들이 하느님께로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비열한 계산으로, 또 내가 그리스도이며 내가 행하는 것을 내가 선구자가 말한 하느님의 어린 양이기 때문에 행한다는 것을 자기들의 입으로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또 나도 내가 하는 일들을 무슨 권한으로 하는지를 말하려고 하지 않았다. 벌써 수없이 이 담안에서 그리고 온 팔레스티나에서 그것을 말하였고, 또 내 기적들이 내 말들보다 더 많이 말한다. 이제는 그것을 내 말로 말하지 않겠다. 나는 예언자들과 내 아버지와 하늘의 징조들이 말하게 맡기겠다. 그것은 모든 징조가 나타날 때가 왔기 때문이다. 예언자들이 말하고 우리의 역사의 상징으로 나타난 징조들과 내가 말한 징조를 말하는 것이니, 요나의 징조이다. 체데스의 그날이 기억나느냐? 이것이 가믈리엘이 기다리는 징조이다. 그리고 너 스테파노, 너 헤르마스, 또 나를 따르려고 오늘 네 동료들을 떠난 너 바르나바, 너희들도 스승이 이 징조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분명히 여러 번 들었다. 그런데, 멀지않아 이 징조가 나타날 것이다.”
  예수께서는 산에 있는 올리브나무들 사이로 멀어져 가시는데 사도들과 많은 제자들(72명)과 그밖에 그분이 또 말씀하시는 것을 듣기 위해 따라가는 요셉 바르바나 같은 다른 제자들도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