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사도들과 갈이 갈릴래아 호수 위에 계시다. 모든 사도가 거기에 있다. 그것은 유다도 병이 완전히 나아서 고통과 그가 받은 간호로 인하며 더 온순한 얼굴로 그들과 같이 있기 때문이다. 마륵지암도 거기에 있는데, 생전 처음으로 물 위에 있기 때문에 약간 흥분해 있다. 그는 그것을 나타내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배가 조금 심하게 앞뒤로 흔들릴 때마다 한 팔로는 애처롭게 매애매애 하고 울면서 그와
마찬가지로 무서워하는 양의 목을 꼭 껴안고, 다른 팔로는 그의 손이 미치는 돛대나 걸상이나 노를 닥치는 대로 붙잡는다. 또는 베드로나 안드레아의 다리나 조작을 하면서 지나가는 소년 선원들의 다리를 붙잡으면서 이제 죽나 보다고 생각하며 눈을 감는다.
  베드로는 그의 뺨을 톡톡 치면서 가끔 이렇게 말한다.
“야! 너 무섭지 않니? 제자는 절대로 무서워해서는 안 돼…”
  그러면 어린 아이는 머리로 아니라는 표시를 한다. 그러나 바람이 점점 더 세게 불고, 요르단강 어귀에 가까워짐에 따라 물이 점점 심하게 파도치자 몸이 더 뻣뻣해지고 눈을 더 자주 감는다. 그리고 파도가 배의 옆구리를 치는 바람에 배가 갑자기 요동하자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른다.
  그러자 누군가가 웃으면서 난관을 당해서 침착성을 잃는 아들을 두었다고 농담하면서 놀리고, 또 육지와 바다로 두루 다니면서 예수를 전하겠다고 늘 말하면서 호수 위를 몇 백 미터쯤 가는 것을 무서워한다고 마륵지암을 놀린다. 그러나 마륵지암은 이렇게 말하면서 자신을 변호한다.
“누구나 모르는 건 무서워해요. 나는 물을 무서워하고, 유다는 죽음을 무서워하고….”
  나는 유다가 죽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였다는 것을 알겠다. 그리고 이 비판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된다.
“네 말이 옳다.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것은 무서워한다. 그러나 이제는 도착하게 되었다. 몇 백미터만 가면 베싸이다이고, 거기서 너는 분명히 사랑을 만나게 된다. 나도 아버지의 집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고, 거기서 사랑을 확실히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는 이 말을 지치고 서글픈 태도로 한다.
“자넨 하느님을 믿지 않나?” 하고 안드레아가 놀라서 묻는다.
“아니야, 나를 믿지 않는 거야. 내가 요새 여러 날 앓는 동안에 그 많은 깨끗하고 착한 여자들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마음 속으로 내가 몹시도 하찮은 인간이로구나 하는 것을 느쩠어! 나는 얼마나 곰곰히 생각했는지 몰라!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 ‘저 여자들이 점점 더 착하게 되어서 하늘을 얻으려고 힘쓰니, 나는 무엇이든지 다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말이야. 그 여자들이 내가 보기에는 벌써 모두 성녀들 같은
데, 아직도 자기들이 죄녀들이라고 느끼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나는? … 선생님, 제가 언젠가는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착한 뜻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제 의지는 매우 불완전합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이 네 의지에 부족한 것을 주어서 완전한 것이 되게 한다. 지금의 네 겸손은 병에서 온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하느님께서 괴로운 작은 사건을 통해서 네가 가지지 못했던 것을 마련해 주셨다.”
“사실입니다. 선생님. 그러나 저 여자들! 얼마나 완전한 제자들인지 모릅니다! 선생님의 어머니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생님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그걸 압니다. 저는 다른 여자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아이고! 정말이지, 그 여자들은 저희들을 앞질렀습니다. 제가 그 여자들의 장차해야 할 임무에 었어서 첫번째 시련 중의 하나였습니다. 선생님 이건 정말입니다. 선생님은 그 여자 제자들을 안심하
고 신뢰하실 수 있습니다. 엘리사와 제가 그 여자들의 간호를 받았는데, 엘리사는 새로위진 영혼으로 벳수르에 돌아갔고, 저는… 저는 그 여자들이 제 영혼에 영항을 끼친 지금 그것을 다시 만들기를 바랍니다….”
  아직 몸이 약한 유다가 운다. 그의 결에 앉아계신 예수께서는 그의 머리에 손을 얹으시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하지 말라는 눈짓을 하신다.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배를 가까이 갖다 대는 마지막 조작에 매우 골몰해 있어서 말을 하지 않고, 열성당원과 마태오와 필립보와 마룩지암은 틀림없이 말을 해보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륵지암은 도착한다는 불안에 정신이 팔려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타고난 조심성으로 그런다.
  배는 요르단강의 흐름을 따라가다가 얼마 후에 호숫가에 멎는다. 사환들은 내려서 배를 밧줄로 돌에 매서 고정시키고 선교(船橋) 노릇을 할 널빤지를 걸어놓는다. 베드로는 긴 옷을 입고 안드레아도 그렇게 한다. 둘째 배도 같은 조작을 하고, 다른 사도들도 배에서 내린다. 예수와 유다도 내려오고, 그동안 베드로는 아이에게 그의 작은 옷을 입히고, 아내에게 떳떳이 내놓을만하게 하려고 옷을 가다듬어준다.
  이제 모두 뭍에 내렸고 양들도 내렸다.
“자 이젠 갑시다”
  베드로가 말한다. 그는 정말 흥분해 있다. 그는 애의 손을 붙잡는다. 아이도 양들을 잊어버릴 정도로 흥분하였다. 양들은 요한이 보살핀다. 아이는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묻는다.
“그렇지만 아주머니가 나를 받아들이고 싶어 할까요? 나를 정말 사랑할까요?”
  베드로는 그를 안심시킨다. 그러나 두려움은 아마 전염되는 모양이어서 예수께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이 폴피레아에게 그 말을 하십시오. 저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까 봐 겁이 납니다.”
  예수께서 빙그레 웃으신다. 그러나 그 일을 떠맡겠다고 약속하신다.
  일행은 사장(砂場)을 따라 가서 이내 집에 닿았다. 열린 문으로는 폴피레아가 집안 일에 골몰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너에게 평화가 있기를!”
  예수께서 여인이 직기를 정리하고 있는 부엌문으로 다가서시면서 말씀하신다.
“선생님! 시몬!” 여인은 뛰어 나와 예수의 밭 앞에 엎드리고, 다음에는 남편의 발 앞에 엎드린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키고 아름답지는 않아도 상냥한 얼굴을 붉히면서 말한다.
“제가 기다린 것이 퍽이나 오래 되었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십니까? 오세요! 오세요! 피곤들 하시지요….”
“아니야. 우리는 나자렛에 며칠 동안 머물렀다가 오는 길이야. 그리고 가나에서도 머물렀었고. 티베리아에서는 배들이 있었지. 그러니까 우리가 피곤하지 않다는 것을 알겠지. 우리는 어린 아이를 하나 데리고 왔고, 유다는 병으로 인해 몸이 약해졌다.”
“어린 아이라구요? 이렇게 어린 제자를?”
“이 아이는 우리가 길을 가는 중에 거두어 준 고아야.”
“아이고 귀여운 것! 이리 오너라 입맞춤하게!”
  계속 겁을 집어먹고 예수 뒤에 반쯤 숨어 있던 아이는 여인이 붙잡게 가만히 있다. 여인은 아이 키에 맞추려는 것처럼 무릎을 꿇었고, 아이는 솔직하게 입맞춤을 받는다.
“그런데 이제 이렇게 어린 아이를 늘 데리고 다니실 겁니까? 몸이 고달플텐데요….”
  여인은 몹시 측은해 한다. 여인은 아이를 꼭 껴안고 뺨을 어린아이의 뺨에 댄 채로 있다.
“사실은 내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가 갈릴래아와 호수에서 멀리 떠나 갈 때에는 어떤 여자제자에게 이 아이를 맡기려는 생각을 했었다….”
“주님, 제게는 안 맡기시구요? 저는 아이를 가져본 적은 없지만 조카들은 두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보살필 줄을 압니다. 저는 말을 할 줄 모르고, 건강이 썩 좋지는 못해서 주님을 다른 여자 제자들처럼 따라다니지는 못하는 제자입니다. 그리고… 아이고! 주님이 그걸 아시지요! 제가 용기가 없다고까지 말할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어떤 집게에 물려 있는지 아시지요. 집게라고 말씀드렸나요? 아닙니다. 저는 반대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동아줄 두가닥에 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의 하나를 끊을 만한 용기가 없습니다. 이 아이를 위해 어머니인 제자가 되어서 주님을 섬기는 것만이라도 허락을 해 주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많은 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을 저는 이 아이에게 가르치겠습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것을 말입니다….”
  예수께서는 폴피레아의 머리에 손을 얹고 미소지으시며 말씀하신다.
“여기서 이 아이가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나겠기에 이 아이를 이리 데려왔다. 자, 가정을 만들자.”
  예수께서는 마륵지암의 손을 베드로와 폴피레아의 손에 쥐어 주신다. 베드로의 눈에는 눈물이 반짝인다.
“그리고 이 죄없는 어린 것을 거룩하게 키워라.”
  이미 이 일을 알고 있던 베드로는 손등으로 눈물을 닦는다. 그러나 이런 일을 예상하지 못하였던 그의 아내는 한동안 너무 놀라 말을 못하다가 다시 무릎을 꿇고 말한다.
“오! 주님, 주님은 제 남편을 빼앗아 가서 저를 거의 과부로 만드셨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제게 아들을 하나 주시는군요.… 그러니까 주님은 제 인생에 모든 장미꽃을 돌려주시는 셈입니다. 제게서 빼앗아 가신 장미꽃들뿐 아니라, 제가 가져본 일도 없는 장미꽃들을요. 주님은 찬미받으십시오! 이 어린 것은 제 배에서 나온 것보다도 더 제게 소중한 자식이 될 것입니다. 이 애가 주님에게서 오기 때문에요”
  여인은 예수의 옷에 입맞춤하고 아이에게도 입맞춤하고 나서 가슴에 껴안는다.… 폴피레아는 행복하다.
“심정을 털어놓게 내버려두자”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시몬아, 너도 남아 있거라. 우리는 시내에 가서 전도를 하겠다. 오늘 저녁 늦게 와서 네게 음식과 잠자리를 청하겠다.”
  그러시며 예수께서는 세 사람을 귀찮게 하지 않고 조용히 내버려두시고 사도들과 같이 나가신다….
  요한이 말한다. “주님, 시몬이 오늘은 행복하군요!”
“너도 아이를 하나 가지고 싶으냐?”
  “아닙니다. 저는 그저 날개 한쌍이 있어서 하늘 나라의 문까지 올라가서 빛의 말을 배워 와서 그것을 사람들에게 다시 말하고 싶습니다.” 하고 말하면서 빙그레 웃는다.
  그들은 양들을 정원 안쪽 그물 넣어 두는 오두막집 근처에 매놓고 나뭇잎과 풀과 우물물을 갖다 주고 시내 증심지를 향하여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