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저는 어제 받아 적은 것을 신부님께 읽어드릴 때 신부님이 가지셨던 표정을 다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신부님은 정말 깜짝 놀라셨지요. 그래서 제 곁에 계신 예수님께 그 말씀을 드렸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그래서 내가 보여 주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기쁜 마음으로 내 진짜 친구들의 빛이 되어 주는지 너는 상상도 못할 것이다. 내가 이렇게 나의 로무알도에게 나를 주는 것은 사랑으로 그를 기쁘게 하고 그를 도와주기 위해서이고, 또 내가 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요한에게 비밀이 없었다. 요한과 같은 사람들에게도 비밀을 가지지 않는다. 나이든 요한에게 내가 큰 평화와 풍어(豊漁)를 준다고 말하여라. 너에게는 고기잡이가 없다. 네게는 여자가 할 일, 즉 내가 주는 실을 가지고 그물코를 매는 일만이 있다. 일하고, 또 일하여라‥‥ 다른 일을 할 시간이 남지 않더라도 걱정하지 말아라. 이 일에 모든 것이 들어 있다. 그리고 내가 와서 ‘너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말하지 않는다고 기분을 상하지 말아라. 인사란 도착하거나 떠날 때에 하는 것이지, 항상 그곳에 있을 때에는 인사를 안하는 것이다. 언제나 함께 있는 것이 이미 평화이다. 내가 같이 있는 것이 벌써 평화이다. 네가 나와 함께하는 것은 손님으로 함께하는 것이 아니다. 너는 정말 내 품안에 있고, 나는 잠시도 너를 내려놓지 않는다. 내 지상 생활에 대해서 네게 말할 것이 대단히 많다! 그렇지만 자, 오늘은 너를 기쁘게 하기 위해 말하겠다: ‘내 평화가 너와 함께 있기를'”
그리고 얼마 안있어 다음과 같은 것을 보았습니다.
역시 가파르나움 장마당이다. 그러나 장이 파한 가장 더운 시간이고, 장마당에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한가한 사람들과 놀고 있는 어린이들밖에 없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무리에 둘러싸여 호수에서 장마당 쪽으로 오시며, 마주 뛰어오는 어린이들을 쓰다듬어 주시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신다. 한 계집아이가 이마의 피가 나는 커다란 상처를 가리키면서 오빠가 그랬다고 일른다.
“왜 동생을 아프게 했니? 그건 좋지 않은 일이다.”
“일부러 그러지 않았어요. 저 무화과들을 따려고 했어요. 그래서 막대기를 집어 들었는데, 그만 너무 무거워서 동생 위에 떨어지고 말았어요‥‥동생 주려고 무화과를 따고 있었는데.”
“요안나야, 참말이냐?”
“참말이예요.”
“그럼 네 오빠가 너를 아프게 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걸 알겠지. 네 오빠는 너를 기쁘게 하려고 그런거로구나. 이제는 어서 화해를 하고 서로 입맞춤을 해라. 착한 남매들은, 또 착한 친구들도 원한이라는 것은 절대로 몰라야 한다. 자 어서‥‥.”
두 어린이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서로 입맞춤을 한다. 그들은 둘이 다 운다. 동생은 맞은 상처가 아파서 울고, 오빠는 아프게 한 것이 괴로워서 운다.
예수께서는 눈물을 흘리며 하는 그 입맞춤을 보시고 미소지으신다. “오! 그렇지! 이제는 너희들이 착하니까 내가 무화과를 따 주마, 막대기 없이.” 물론이다! 키가 크니까 그 긴 팔로 어렵지 않게 따실 수 있다. 예수께서는 따서 나누어주신다.
한 여자가 달려 와서 말한다. “선생님, 드십시오, 드세요. 빵을 갖다 드리겠습니다.”
“아니오. 아니오. 이것은 내가 먹으려는 것이 아니라, 요안나와 토비아에게 주려는거요. 이 애들이 먹고 싶어했거든요.”
“그래 너희들은 그 때문에 선생님께 성가시게 굴었니? 아이고! 철이 없기도 하지! 선생님, 용서하십시오.”
“아주머니, 그것은 화해를 시키려고 한 것이었습니다‥‥ 다툼을 일으킨 바로 그 무화과를 가지고 화해를 했습니다. 어린이들은 절대로 철부지가 아닙니다. 맛있는 무화과는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이고, 그들의 죄없는 다정스러운 영혼들은 나의 즐거움입니다‥‥. 어린이들의 영혼은 내게서 많은 슬픔을 없애줍니다‥‥.”
“선생님‥‥선생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은 높은 양반들입니다. 저희들 서민은 선생님을 대단히 사랑합니다. 그 사람들은 몇 명밖에 안되지만 저희들은 이렇게 수가 매우 많습니다!”
“압니다. 위로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평화가 당신과 함께 있기를 바랍니다. 요안나야, 안녕! 토비아야, 안녕! 착하게들 지내라. 서로 아프게 하지 말고, 아프게 할 마음도 가지지 말고. 알았지?”
“네, 예수님” 하고 두 어린이가 대답한다.
예수께서는 다시 길을 가기 시작하시고 빙그레 웃으시면서 말씀하신다. “아! 이제는 무화과 덕택으로 모든 것이 해결됐으니 가자‥‥어디로 간다고 그랬지?”
사도들은 모른다. 어떤 사람은 이리로, 어떤 사람은 저리로 가자고 한다. 예수께서는 계속 머리를 저으시면서 웃으신다. 베드로가 말한다. “선생님이 말씀하지 않으시면 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늘 좀 우울합니다. 선생님은 못보셨지만 우리가 배에서 내릴 때 바리사이파 사람 엘리야가 거기 있었습니다. 여느 때보다 얼굴이 더 노래가지구요. 그리고 우리를 바라보는 태도가!”
“바라보게 내버려두어라.”
“그야! 어쩔 수 없지요. 그렇지만 정말이지 그 사람하고 화해하려면 무화과 두 개 가지고는 안되겠는데요!”
“내가 토비아의 어머니보고 뭐라고 말했느냐? ‘다툼을 일으킨 바로 그것을 가지고 화해를 시켰다’고 말하지 않았으냐. 나는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으로 화해를 하도록 힘쓰겠다. 가파르나움의 유력자들은 내가 그들에게 모욕을 주었다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그러면 어떤 다른 사람도 좋아할 것이다.”
“누구 말씀입니까?”
예수께서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시고 계속 말씀하신다. “그 사람들에게는 화해를 할 뜻이 없기 때문에 내가 아마 성공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잘 들어두어라. 만일 모든 다툼에서, 더 온건한 사람이, 양보를 하고, 악착같이 주장하지 않으며, 또 상대의 요구가 근거가 있다고 치고 분쟁 자체의 대상이 되는 것을 나누어 가짐으로써 타헙적인 태도를 보여 주면, 그것이 낫고 또한 더 거룩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남에게 해를 끼칠 때 언제나 해를 끼치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그러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악을 행할 의사가 없이 행하기도 하는 것이다. 항상 이것을 생각하고 용서하여라. 엘리야와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하는 것과 같이 행동하는 것이 올바르게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나는 새로운 때가 와서, 이제는 내 가르침에 따라 섬김을 받기를 하느님께서 원하신다는 것을, 참을성있게, 꾸준히, 많은 겸손을 가지고 기꺼이 그들을 설득하도록 힘쓰겠다. 사도의 꾀는 호의이고, 무기는 꾸준함이며, 성공의 비결은 회개시켜야 할 사람들을 위한 모범과 기도이다.”
일행은 장마당에 왔다. 예수께서는 세금 징수대로 곧장 가시는데, 그곳에 마태오가 있다. 그는 계산을 하고 돈을 확인하고 종류에 따라 분류하여 각기 빛깔이 다른 여러 자루에 넣어서 하인 둘이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기다리고 있는 금고에 넣고 있다. 예수의 큰 키로 생긴 그림자가 세금 징수대에 비치자마자 마태오는 누가 이렇게 늦게 돈을 내려 오는지 보려고 머리를 든다. 그동안 베드로는 예수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한다. “선생님, 아무것도 지불할 것이 없습니다. 뭘 하시는 겁니까?”
그러나 예수께서 그것을 상관하지 않으시고, 마태오를 똑바로 바라보시니, 마태오는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즉시 일어난다. 날카로운 두 번째 눈길이다. 그러나 지난번과 같은 엄한 재판관의 눈길은 아니다. 다정하게 부르는 시선이다. 그 눈길은 마태오를 사랑으로 감싸고 마음속 깊이 파고 든다. 마태오는 얼굴이 붉어진다. 어떻게 해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
“알패오의 아들 마태오야, 시간이 되었다. 오너라,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예수께서는 위엄을 갖추고 말씀하신다.
“저 말씀입니까? 선생님, 주님! 그러나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아십니까? 이 말씀은 저 때문에 드리는 것이 아니고, 선생님을 위해 드리는 말씀입니다‥‥.”
“알패오의 아들 마태오야, 오너라,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예수께서는 더 부드럽게 되풀이하신다.
“아! 어떻게 제가 하느님의 총애를 받을 수가 있었습니까? 제가‥‥ 제가‥‥”
“알패오의 아들 마태오야, 나는 네 속 마음을 알아차렸다. 오너라, 나를 따라오너라.” 세 번째 부름은 어루만짐과 같다.
“오! 주님, 즉시 따라가겠습니다!” 마태오는 울면서 징수대 뒤에서 나온다. 그리고 흩어진 돈을 주울 생각이나 금고 문을 닫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는다. “주님, 어디로 갑니까?” 마태오는 예수 가까이에 왔을 때 이렇게 묻는다. “저를 어디로 데려가십니까?”
“네 집으로. 사람의 아들을 환대하기를 원하느냐?”
“아아! ‥‥ 그렇지만‥‥ 그렇지만 선생님을 미워하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나는 하늘에서 말하는 것을 귀기울여 듣는다. 하늘에서는 ‘구원을 얻는 죄인으로 인하여 하느님께 영광!”이라고 말한다. 또한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자비가 영원히 하늘에서 일어나 땅 위에 퍼질 것이며, 내가 영원한 사랑, 영원한 사랑으로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네게 대하여 자비로 베푼다’하고. 오너라. 내가 가는 것으로 인하여 네 마음뿐 아니라 네 집도 거룩하게 되게 하여라.”
“저는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희망으로 집을 벌써 깨끗하게 해놓았습니다. ‥‥그러나 제 정신은 그 희망이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아아! 제가 선생님의 성인들과 같이‥‥” 그러면서 제자들을 바라본다.
“그렇다, 내 친구들과 같이. 다들 오너라. 나는 너희들을 하나로 만들겠다. 너희들은 형제가 되어라.”
제자들은 너무 놀라서 아직 할 말을 찾아내지 못한다. 그들은 예수와 마태오의 뒤에서 떼를 지어 걷는다. 지금은 사람이 없고 해가 쨍쨍 내리쬐는 장마당을 지나고 곧이어 눈부신 햇살이 이글거리는 길 한토막을 걸어간다. 거리에는 아무도 없고, 해와 먼지가 있을 뿐이다.
그들은 집안으로 들어간다. 거리 쪽으로 넓은 출입문이 있는 아름다운 집이다. 그늘이 져서 서늘한 예쁜 마당이 있고, 그 너머로는 정원으로 꾸민 큰 마당이 있다. “선생님, 들어오십시오. 물과 음료를 가져오너라.”
하인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달려온다.
마태오는 명령을 내리기 위하여 나가고, 그 동안 예수와 제자들은 목을 축이신다. 그런 다음 마태오가 돌아와서 말한다. “선생님, 이제는 오십시오. 큰방이 더 시원합니다. ‥‥이제 친구들이 올 것입니다. ‥‥오! 저는 큰 잔치를 벌이고 싶습니다. 이것으로 저는 다시 태어납니다. ‥‥이것은 저의 ‥‥저의 진짜 할례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선생님의 사랑으로 벌써 제게 할례를 베푸셨습니다. ‥‥선생님, 이것이 마지막 잔치가 될 것입니다. ‥‥이제 세리 마태오에게는 잔치가 없을 것입니다. 이 세상의 잔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마음 속의 즐거움, 구속되고 선생님을 섬기는 즐거움‥‥ 선생님께 사랑을 받는 즐거움만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지난 여러달 동안‥‥제가 우는 것이 거의 석달째나 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저는 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제 더러워진 영혼을 가지고 어떻게 거룩하신 분인 선생님께 올 수가 있습니까?‥‥‥”
“너는 너의 영혼을 뉘우침과 자선으로 씻었다. 나와 이웃을 위한 자선으로. 베드로야, 이리 오너라.”
어안이 벙벙해서 아직 말을 못하고 있던 베드로가 앞으로 나아온다. 나이들고 작고 똥똥한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고 있고, 두 사람 사이에는 아름다운 예수님이 미소를 짓고 계시다.
“베드로야, 야고보가 가져오는 돈주머니의 알려지지 않은 주인이 누구냐고 여러번 물었었지. 여기 있다, 이 사람이다.”
“누구요? 이 도둑?‥‥ 아이고! 용서하게 마태오! 하지만 그것이 자네라고 누가 생각할 수 있었겠나? 정말이지 폭리로 우리를 속상하게 하던 자네가 매주 자네 마음의 한조각을 떼어내서 그 많은 기부금을 낼 수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할 수 있었겠냐 말야.”
“나도 알아. 자네들에게 부당한 세금을 매겼었어. 그러나 지금 이렇게 자네들 앞에 무릎을 꿇고 나를 내쫓지 말아 달라고 말하고 있네! 선생님은 나를 받아주셨네. 선생님보다 더 엄하게 대하지 말게나.”
베드로는 그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마태오를 거칠고 다정하게 단번에 일으키며 말한다. “일어나게, 일어나! 나나 다른 사람들에게 용서를 청할게 없네. 선생님께만 용서를 빌어야 하네. 우리는‥‥ 자, 우리는 모두가 적게 혹은 많게 자네처럼 도둑이야‥‥ 아이고! 내가 그 말을 했구먼! 요놈의 입! 그렇지만 나는 이렇게 생겨먹었어. 생각하는 대로 말하고, 내 마음에 있는 것은 내 입술에도 있단 말이야. 이리 오게. 우리 다정스러운 화해의 계약을 하세.” 그러면서 마태오의 뺨에 입맞춘다.
다른 제자들도 혹은 더 정답게 혹은 덜 정답게 그렇게 한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안드레아는 수줍어서 조심성있게 하고 가리옷의 유다는 쌀쌀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 무더기 파충류를 껴안는 것같다.
곧, 마태오는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나간다.
“선생님, 아무래도” 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말한다. “이것은 신중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벌써 이곳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선생님을 비난하는데. 선생님은‥‥ 선생님의 제자들 가운데 세리가 한 사람 있습니다! 매춘부 뒤에 또 세리! ‥‥ 선생님은 파멸을 결정하셨습니까? 그렇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왜냐하면‥‥”
“우리가 도망할거라 이거지?” 하고 베드로가 비꼬며 말한다.
“누가 자네한테 말했나?”
“자네가 내게 말하고 있지 않다는건 나도 잘 알아. 그렇지만 나는 반대로 훌륭한 양반의 영혼에게, 자네의 지극히 깨끗한 영혼, 현인의 영혼에게 말하는 걸세. 성전에 속해 있던 자네가 보잘 것 없고 성전에 속하지 않은 우리들에게서 죄의 냄새를 맡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아네. 완전한 유다인이고, 바리사이파 사람과 사두가이파 사람과 헤로데 당원의 혼합물이고, 반은 율법학자이고 조금은 에세네파 사람인-그 밖에 다른 더 고상한 명칭을 또 원하나? -자네가 우리들 가운데 있는 것이 마치 모래무지가 가득 들어 있는 그물에 걸린 청어처럼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아. 그렇지만 어떻게 하나? 선생님은 우리를 택하셨고 우리는‥‥ 우리는 남아 있는거야. 자네가 불편하게 생각하면‥‥ 가게나. 우리는 모두 숨을 더 편하게 쉬게 될걸세. 선생님도 자네와 나 때문에 분개하고 계시다는걸 자네도 알겠지. 나 때문에 분개하시는 것은 내가 참을성이 없고 또‥‥ 사랑이 없기 때문에 그러시는 것이고, 자네 때문에는 더 분개하고 계실걸세, 그것은 자네가 그 요란스러운 고귀한 칭호들을 가지고도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사랑도 겸손도 존경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야. 이 사람아, 자넨 아무것도 없단 말이야. 가지고 있는 것은 그저 큰 흥분뿐인데, 그것이 제발 해가 없는 것이기를 바라네.”
예수께서는 베드로가 말하는 것을 내버려두셨다. 팔짱을 끼시고. 입을 꽉 다무시고, 별로 마음이 놓이지 않게 하는‥‥ 눈을 하시고 엄한 얼굴로 서 계셨다. 마침내 이렇게 말씀하신다. “말 다 했느냐, 베드로야? 너도 네 마음 속에 있던 누룩을 모두 집어냈느냐? 잘했다. 오늘은 아브라함의 한 아들을 위하여 유월절의 누룩없는 빵을 먹는 날이다. 그리스도의 부름은 너희들의 영혼에 내려오는 어린 양의 피와 같다. 그것이 오는 곳에는 죄가 더 이상 내려오지 못할 것이다. 부름을 받는 사람이 그 부름에 충실하면 죄가 내려오지 못할 것이다. 내 부름은 해방이며, 이 해방은 어떤 종류의 누룩도 없이 축하해야 한다.”
유다에게는 한 마디도 말씀하지 않으신다. 베드로는 원통해서 말이 없다.
“우리를 초대한 주인이 돌아온다”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친구들과 같이 온다. 그들에게 덕행만을 보여주자. 그렇게 할 수 없는 사람은 나가도록 하여라. 스스로 가장 안지키는 계명을 가지고 사람들을 못살게구는 바리사이파 사람과 같이 되지 말아라.”
마태오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들어와서 식사가 시작되었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마태오와 같이 중앙에 계시다. 그들은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하여 말하고, 예수께 사람들이 하는 모든 질문에 참을성있게 대답하신다. 그들을 업신여기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에 대한 불평도 나온다.
“그렇다면! 당신들을 업신여기지 않는 사람에게로 오시오. 그리고 적어도 착한 사람들은 당신들을 업신여기지 않도록 행동하시오.” 하고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선생님은 착하십니다. 그러나 선생님 한분뿐이십니다!”
“아닙니다. 이 사람들도 나와 같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벗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 뉘우치는 사람을 사랑하시는 하느님 아버지도 계십니다. 사람이 하느님 아버지만 빼놓고 다른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서 사람의 기쁨이 완전하지 않겠습니까?”
식사는 이제 후식을 들 때가 되었다. 그때 하인 한 사람이 주인에게 눈짓을 하고 무엇인가 말한다.
“선생님, 엘리와 시몬과 요아킴이 들어와서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들을 만나보시겠습니까?”
“물론.”
“그러나‥‥ 제 친구들은 세리들인데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온 것이다. 그 사람들이 보게 하자. 숨기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숨기는 것은 하나도 이익될 것이 없고, 악의를 가진 그들은 창녀들이 있었다고 하기까지 이야기를 불릴 것이다. 들어오라고 하여라.”
세 바리사이파 사람이 들어온다. 그들은 악의에 찬 웃음을 짓고 휘 둘러보며 말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일어나셔서 마태오와 같이 그들을 맞이하러 가신 예수께서 앞질러 말씀하신다. 예수께서는 마태오의 어깨에 한손을 얹고 말씀하신다.
“이스라엘의 참된 아들들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나는 여러분에게 굉장한 소식을 전하겠는데, 이 소식은 완전한 이스라엘 사람들인 여러분의 마음을 대단히 기쁘게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모든 사람의 마음이 하느님의 율법을 지킬 것을 갈망하니까 말입니다. 보십시오. 알패오의 아들 마태오가 오늘부터는 죄인이 아니고 가파르나움의 빈축을 사는 사람도 아닙니다. 옴에 걸렸던 이스라엘의 양이 나았습니다. 기뻐하십시오! 이 사람 뒤로는 죄지은 다른 양들이 성한 몸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도시의 성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 도시가 그의 성덕으로 인하여 주님 마음에 드는 도시가 될 것입니다. 이 사람은 하느님을 섬기기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립니다. 아브라함의 품으로 돌아오는, 길 잃었던 이스라엘 사람에게 평화의 입맞춤을 해 주십시오.”
“그래, 이 사람이 세리들과 함께 아브라함의 품으로 돌아옵니까? 즐거운 잔치를 하면서 말이지요? 아! 참으로 편리한 회개로군요! 자 저기 보시오. 엘리. 저 사람은 포주 요나요.”
“또 이 사람은 간통자 이사악의 시몬이고.”
“또 저 사람은? 로마인들과 유다인들이 가서 놀음하고 싸우고 술을 취하도록 마시고 방탕을 일삼는 도박장을 경영하는 사람이요.”
“아니, 선생님, 저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아시기나 합니까? 아셨느냔 말입니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파르나움 사람들인 제자들 당신들은 왜 가만있었소? 요나의 아들 시몬, 당신은 나를 몹시 놀라게 하는구려!”
“또 잘 알려진 당신 필립보, 또 나타나엘 당신! 아니, 정말 깜짝 놀랐소! 당신이 어떻게 당신 선생님이 세리들과 죄인들과 같이 식사하는 것을 용인했소?”
“아니 그래, 이스라엘에는 이제 조심성도 없어졌단 말이오?” 세 사람은 아주 분개한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 제자들은 가만 놔두십시오. 내가 이렇게 하자고 했습니다, 나 혼자서.”
“아! 그래요? 알겠습니다. 성인이 아니면서 성인인 체하는 것이라면 곧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이오. 바리사이파 사람인 나 엘리에게, 유다인이요 성전 사람이었던 이 사람이 던진 불손한 웃음소리는 아직도 나를 흥분시킵니다. 제자들에게 버릇없이 구는 습관을 들이게 하면 율법에 대해서 존경을 가지지 않게 될 수밖에 없지요. 아는 것밖에는 가르치지 못하니까요.”
“엘리 선생, 선생의 생각은 틀렸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생각이 틀렸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을 가르친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나는 율법을 압니다. 그리고 그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즉 죄인들에게 가르칩니다. 선생들은‥‥ 여러분의 영혼을 지배하는 주인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죄인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영혼을 찾아서 그들에게 돌려줍니다. 이제 그들이 그들의 영혼을, 병들고 상처입고 더러워진 그대로 내게로 도로 가지고 와서 내가 그 영혼을 치료하고 깨끗하게 해 달라고 청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나는 이 때문에 왔습니다. 죄인들이야말로 구세주가 필요합니다. 나는 그들을 구하러 왔습니다. 나를 이해하십시오. ‥‥그리고 이유없이 나를 미워하지 마십시오.”
예수께서는 온순하시고 설득력이 있고 겸손하시다. ‥‥그러나 세 사람은 가시가 잔뜩 돋은 엉겅퀴 세 그루같아서‥‥ 불쾌한 듯이 입을 비죽거리며 나간다.
“그들이 갔습니다. ‥‥이제는 그들이 우리를 사방에서 비난할 것입니다” 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중얼거린다.
“그러면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두어라. 다만 아버지께서 너를 비난하실 일이 없도록 행동하여라, 마태오야, 기분을 상하지 말아라, 당신네 친구분들도 기분을 상하지 마시오. 양심은 우리에게 ‘너희들은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것이면 되었습니다.”
– 예수께서 다시 당신 자리에 앉으시고,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