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에 대한 바른 인식 없이는 하느님께로 이르는 길에 들어설 수 없으며 하느님께 자기 자신을 온전히 드릴 수 없다. 하느님께 자기 자신을 온전히 드리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나는 하느님에 의해 만들어졌고 이 세상에 태어났으며 나를 둘러싼 모든 것, 즉 사람, 사물, 자연 등 모든 것이 하느님의 창조물이다. 이러한 나 자신과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러한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감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현재 자신의 모습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더듬어보면서 자신의 참모습을 볼 수 있어야겠다.

 

1. 시작 기도 : 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하며 천천히 성호를 긋고 잠시 자신을 반성한 뒤 성령송가를 바치거나 성령에 관한 성가를 부른다.

  • 성령송가

오소서, 성령님. 주님의 빛, 그 빛살을 하늘에서 내리소서.
가난한 이 아버지, 오소서, 은총 주님, 오소서, 마음의 빛.
가장 좋은 위로자, 영혼의 기쁜 손님, 저희 생기 돋우소서.

일할 때에 휴식을, 무더위에 시원함을, 슬플 때에 위로를.
영원하신 행복의 빛, 저희 마음 깊은 곳을 가득하게 채우소서.
주님 도움 없으시면, 저희 삶의 그 모든 것, 해로운 것뿐이리라.

허물들은 씻어 주고, 메마른 땅 물 주시고, 병든 것을 고치소서.
굳은 마음 풀어 주고, 차디찬 맘 데우시고, 빗나간 길 바루소서.

성령님을 굳게 믿고, 의지하는 이들에게, 성령 칠은 베푸소서.
덕행 공로 쌓게 하고, 구원의 문 활짝 열어, 영원 복락 주옵소서.

 

2. 독서 : 아래 내용을 천천히 소리내어 읽거나 정독하면서 마음에 와닿는 부분에서는 그 말씀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지를 잠잠히 생각해 본다.

1) 창세기 1, 26-31ㄱ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그가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집짐승과 온갖 들짐승과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제 내가 온 땅 위에서 씨를 맺는 모든 풀과 씨 있는 모든 과일나무를 너희에게 준다. 이것이 너희의 양식이 될 것이다.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모든 생물에게는 온갖 푸른 풀을 양식으로 준다.”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로마서 8, 9-17

그러나 하느님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사시기만 하면, 여러분은 육 안에 있지 않고 성령 안에 있게 됩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을 모시고 있지 않으면, 그는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면, 몸은 비록 죄 때문에 죽은 것이 되지만, 의로움 때문에 성령께서 여러분의 생명이 되어 주십니다.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사시면,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께서 여러분 안에 사시는 당신의 영을 통하여 여러분의 죽을 몸도 다시 살리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우리는 육에 따라 살도록 육에 빚을 진 사람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육에 따라 살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의 힘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의 인도를 받는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여러분은 사람을 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성령께서 몸소,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우리의 영에게 증언해 주십니다. 자녀이면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상속자입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인 것입니다. 다만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누리려면 그분과 함께 고난을 받아야 합니다.

 

2) 준주성범 제3권 22장 1-3항

  1. 제자의 말: 주여, 당신 법률에 대하여 내 마음을 열어주시고, 당신 계명을 따라 행하게 하여 주소서. 당신의 성의를 알아듣게 하여 주시고, 당신 은혜를 다 합해서나 혹 하나씩 가장 공경하는 마음으로 자세히 생각하여, 이제부터 타당히 감사하게 하여 주소서. 내가 잘 알고 자백하는 바는 제일 작은 은혜를 위하여도 합당한 감사를 드리지 못함이옵니다. 나는 당신이 주신 은혜보다 매우 작은 자이오며, 당신의 숭고(崇高) 하심을 생각할 때, 너무나 당신은 위대하시어 정신이 아득해지나이다.
  1. 내 영혼이나 육신이 가진 그 모든 것은, 또 밖으로나 안으로나, 본성(本性)으로나 초성으로나 가진 모든 것은 다 당신의 은혜이오며, 또 이 모든 좋은 것이 다 당신께로부터 온다는 것을 생각할 때, 당신은 너무나 후하시고 인자하시고 착하시다는 것을 알게 되나이다. 누구는 많이 받고 누구는 적게 받았다 할지라도 모든 것이 다 당신의 것이오며, 당신이 없이는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사람이 가질 수 없나이다. 많이 받았다고 그것을 제 공로로 된 줄로 생각하여 영광을 삼을 것도 아니요, 다른 이보다 높은 줄로 자랑할 것도 아니요, 적게 받은 자를 경히 볼 것도 아니오니, 이는 자기에게 무슨 큰 것이 있는 줄로 생각하지 않고, 다만 겸손을 더하고 신심을 배가(倍加)하여 감사하는 사람이 더 크고 더 좋은 사람인 까닭이옵나이다. 또 자기가 제일 천한 줄로 생각하고 누구보다도 제일 부당한 줄로 생각하는 그는 더 많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는 자이옵니다.
  1. 적게 받았다고 섭섭히 생각할 것도 아니요, 원망스러이 생각할 것도 아니요, 많이 받은 자를 보고 질투할 것도 아니오며, 다만 당신께 대한 주의를 더하고 또 사람에게 편벽됨이 없이 당신 은총을 풍성히 또는 공으로 즐겨 주시는 그 착하신 마음을 깊이 찬미할 따름이옵나이다. 모든 것은 다 당신께로부터 오니, 당신은 모든 일에 찬미를 받으실 분이시옵니다. 당신은 각 사람이 무엇을 가져야 좋을는지 아시고, 이 사람은 왜 적게 받고 저 사람은 어째서 많이 받았는지 아시나이다. 각 사람의 공로는 다 당신이 한정(限定)하셨사오니, 이 모든 것을 분간하는 것도 우리가 할 것이 아니요, 당신이 하시는 것이옵나이다.

 

3. 묵상 (15-30분) : 마음에 와 닿았던 말씀을 묵상하며 자신을 비추어보고 주님께 도움을 청하면서 그 말씀대로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묵상전 기도

 죄에 물듦이 없으신 성령의 짝이시요, 예수님의 어머니시며
저의 어머니시요, 주인이시며, 모후이신 마리아님,

저를 온전히 당신께 드리며
또 당신을 통해 예수님께 온전히 속하여 있기를 원하오니

성령으로부터 제게 영광과 힘을 간구하여 주시고
저로 하여금 제 자신을 알고
하느님께 대한 순수한 사랑으로
저의 모든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게 하소서

오소서, 성령님!
저의 마음을 당신으로 채워주시고
저로 하여금 제 자신을 알게 하소서. 아멘.

 

4. 생활 실천 : 묵상 중에 느낀 내적인 움직임이나 깨달은 점을 노트에 기록하고 그 내용에 따라 생활에서 실천하도록 한다.

 

5. 묵주기도 :환희의 신비를 바치면서, 자기 자신을 올바로 인식할 수 있는 은혜와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깨달을 수 있는 은총을 청한다(묵주기도는 다른 시간에 바쳐도 된다).

 

6. 마침 기도 : 묵상한 내용을 마음에 새기고 생활 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며 바다의 별 기도를 바친다.

바다의 별

바다의 별이요, 하느님의 어머니시여
평생 동정이시며, 하늘의 문이시여, 하례하나이다.
죄인의 사슬 풀고, 눈먼 이에게 빛 주시며
악을 멀리 쫓고, 선을 구해주소서.
기묘하신 동정녀요, 가장 양선하신 이여
저희를 죄에서 구해, 착하고 조찰케 하소서.
하느님 아버지께 찬양과 그리스도께 영광과
삼위이신 성령께 같은 존경 있어지이다.

 

성모 호칭기도

○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저희의 기도를 들으소서.
● 그리스도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하늘에 계신 천주 성부님, 자비를 베푸소서.
● 세상을 구원하신 천주 성자님, 자비를 베푸소서.
○ 천주 성령님, 자비를 베푸소서.
●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자비를 베푸소서.
○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다음은 같은 후렴)
● 천주의 성모님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
그리스도의 어머니
천상 은총의 어머니
티없으신 어머니
지극히 깨끗하신 어머니
순결하신 어머니
흠없으신 어머니
사랑하올 어머니
탄복하올 어머니
슬기로우신 어머니
창조주의 어머니
구세주의 어머니
지극히 지혜로우신 동정녀
공경하올 동정녀
찬송하올 동정녀
든든한 힘이신 동정녀
인자하신 동정녀
성실하신 동정녀
정의의 거울
상지의 옥좌
즐거움의 샘
신비로운 그릇
존경하올 그릇
지극한 사랑의 그릇
신비로운 장미
다윗의 망대
상아 탑
황금 궁전
계약의 궤
하늘의 문
샛별
병자의 나음
죄인의 피신처
근심하는 이의 위안
신자들의 도움
천사의 모후
성조의 모후
예언자의 모후
사도의 모후
순교자의 모후
증거자의 모후
동정녀의 모후
모든 성인의 모후
원죄없이 잉태되신 모후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모후
묵주기도의 모후
가정의 모후
평화의 모후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를 용서하소서.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 기도합시다.
주 하느님, 저희에게 은총을 베푸시고
복되신 평생 동정 마리아의 전구로
이 세상의 슬픔에서 벗어나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