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예수를 인도하기 위하여 마나헨이 가는 길은 매우 어려운 길이다. 잡목림과 수풀 사이로 난 좁고 돌투성이의 산길이다. 매우 밝은 상현 달빛이 뒤얽힌 나뭇가지를 어렵게 뚫고 들어오고, 때로는 완전히 사라지기도 한다. 그러면 마나헨이 무기 모양으로 겉옷 속에 어깨에 비스듬히 메고 다니던 횃불을 붙여서 보충한다. 마나헨은 앞서고 예수께서는 뒤따르시며, 이렇게 매우 적막한 밤에 말없이 나아간다. 두세 번 수풀 속으로 달려가는 야생 동물이 발소리 같은 것을 내는 바람에 마나헨이 걸음을 멈추고 엿듣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 말고는 그렇지 않아도 매우 피로하게 하는 걸음을 방해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보십시오, 선생님. 저기에 고페나가 있습니다. 이제는 돌아서, 저는 300보를 세겠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해질 때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동굴에 이를 것입니다. 길이 멀어 보였습니까? 그래도 우리는 지름길로 해서 왔는데, 그것은 법정 거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께서는 ‘달리는 할 수가 없었소.’ 하고 말씀하시려는 듯한 손짓을 하신다.
마나헨은 걸음을 세는 데 주의를 기울이느라고 이제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이제는 아무 것도 없는 바위로 된 통로를 지나가는데, 그것은 거의 맞닿다시피한 양쪽 산의 절벽 사이로 올라가는 동굴과 비슷하다. 단층이 하도 이상해서 어떤 격변으로 생겨난 단층 같다. 엄청나게 큰 칼로 산 덩어리를 꼭대기에서 3분의 1이 착실히 되는 곳을 자른 것 같다. 그 위로 깎아지른 절벽 저쪽으로, 또 엄청나게 크게 파진 곳의 가장자리에 돋아나서 자란 나무들의 요란스러운 움직임 너머로 별들이 빛난다. 그러나 달빛은 여기 이 깊은 구렁에는 내려오지 못한다. 횃불의 연기 나는 빛이 맹금들의 잠을 깨운다. 그 놈들은 절벽 가운데에 있는 둥지 가장자리에서 날개를 치면서 운다.
마나헨이 “다 왔습니다!” 하고 말하면서 바위 절벽이 갈라진 곳 안 쪽에 대고 큰 올빼미가 우는 것 같은 소리를 지른다.
안 쪽에서 오는 불그스름한 빛이 또 다른 바위로 된 통로로 나아온다. 그 통로는 그래도 위가 막혔다. 요셉이 불쑥 나타난다. “선생님은?” 그는 조금 뒤에 계신 예수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이렇게 묻는다.
“나 여기 있소. 요셉, 당신에게 평화.”
“선생님께 평화. 오십시오! 두 분 오십시오. 저희들은 뱀과 전갈들을 보고 추위도 쫓으려고 불을 피웠습니다. 앞서 가겠습니다.”
그는 돌아서서 깊은 산 속의 꼬불꼬불한 오솔길로 해서 불꽃으로 밝혀진 곳으로 그들을 인도한다. 그곳에는 불 옆에 니고데모가 있는데, 불에 노간주나뭇가지들을 얹고 있다.
“니고데모, 당신에게도 평화. 내가 당신들 가운데 왔소. 말하시오.”
“선생님, 선생님 오시는 것을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했습니까?”
“누가 말이오, 니고데모?”
“아니 선생님의 제자들은 선생님을 모시고 있지 않습니까?”
“나하고 같이 있는 것은 요한과 시몬의 유다요. 다른 사람들은 안식일 다음 날부터 금요일 황혼 때까지 복음을 전하오. 그러나 나는 오정에 집을 떠나면서 안식일 다음 날 새벽 전에는 나를 기다리지 말라고 말했소. 그런데 이제는 내가 여러 시간 동안 없는 것에 습관이 되어 있어서, 이 때문에 아무도 의심을 가지게 되지는 않소. 그러나 안심하시오. 우리는 조금도 들킬 염려 없이 말할 시간이 넉넉히 있소. 여기는 …장소가 편하구려.”
“예. 뱀과 독수리의 소굴이고… 늦봄에서 초여름까지 이들 산에 양떼들이 잔뜩 있을 때에는 도둑들의 소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도둑들이 양의 우리와 대상들을 더 빨리 덮칠 수 있는 다른 곳들을 더 좋아합니다. 선생님을 여기까지 모셔온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아무의 주의도 끌지 않고 다른 길로 해서 돌아갈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선생님에 대한 사랑이 있다고 의심하는 곳에는 최고회의가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점에 대해서 저는 요셉과 의견을 달리 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지금은 우리가 귀신이 없는 곳에서 귀신을 보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부터 일이 많이 진정이 되었다고 생각되기까지 합니다.” 하고 니고데모가 말한다.
“여보시오, 내가 장담하건데, 당신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요. 그들이 이제는 선생님께서 어디 계신지 알기 때문에 더 이상 선생님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이 진정된 것이오. 그래서 그들이 이제는 선생님을 감시하지 우리를 감시하지는 않소. 이 때문에 우리가 만난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 거요. 무엇이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있을까봐 그러는 거요.” 하고 요셉이 말한다.
“나는 에프라임 사람들이 어떻게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고 마나헨이 반대한다.
“에프라임 사람들도 사마리아 사람 아무도 어떻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이쪽에서 하는 것과 달리 하자면….”
“아니오, 요셉. 그 때문이 아니요. 그것은 그 사람들은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사나운 저 뱀을 그들의 마음속에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오. 그들은 어떠한 특권도 박탈당할까봐 겁내지 않소. 그들은 당파나 특권계급의 이익을 옹호할 필요가 없소. 그들은 그들 조상들이 모독한 분, 그들 자신도 완전한 종교의 테두리 밖에 있으면서 그분을 계속 모욕하고, 그러면서도 그 분에게서 용서를 받고 사랑을 받겠다는 본능적인 필요 이외에는 아무 것도 가지지 않았소. 완전한 종교 밖에 있다는 것은, 그들이 교만하고 당신들도 똑같아서, 양쪽을 갈라놓는 원한을 똑같이 양쪽에서도 포기하지 못하고, 오직 한 분뿐이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손을 내밀 줄을 모르기 때문이오. 그리고 그들에게 착한 뜻이 많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은 용서할 줄을 모르니 그 착한 뜻을 부수고 말거요. 그들은 일체의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짓밟고 ‘와서 우리 모두를 당신 표 아래 모아놓아야 할 세기의 왕자가 일어났으니, 과거는 죽었소.’하고 말할 줄을 모르오. 과연 내가 와서 모아놓고 있소. 그러나 당신들은! 오! 당신들이 보기에는 모아놓을 만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내게서 항상 저주받아야 할 것이오!”
“선생님, 저희들에 대해서 너무 엄하십니다.”
“나는 공정하오. 당신들은 혹시라도 마음속으로 내 어떤 행동들을 비난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겠소? 당신들은 유다인과 갈릴래아 사람들에 대해서나 사마리아 사람들과 이방인들에 대해서나 같은 내 자비를 칭찬한다고 말할 수 있소? 이 후자들과 큰 죄인들에게는 내 자비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대해서 한층 더 큰 자비를 가지는 것에 대해 인정한다고 말할 수 있소? 내 초자연적인 기원과 특히, 이 점에 유의하시오, 당신들이 메시아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개념에 따른, 메시아로서의 내 사명을 나타내기 위하여 내가 과격한 위엄의 행위를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소?
정말 진실을 말하시오. 친구의 부활에 대한 당신들의 마음 속 기쁨은 제쳐놓고, 우리 선인들이 아모레아 사람들과 바산 사람들에 대해서 그리고 여호수아가 아이와 예리고 사람들에 대해 한 것처럼 아름답고 잔인한 사람으로 베다니아에 오는 것을 그 기쁨보다 더 낫게 생각하지 않았겠소? 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여호수아의 나팔 소리가 예리고의 성곽에 대해서 한 것처럼 내 목소리도 돌과 성곽을 내 원수들 위에 무너져 내리게 하거나, 역시 여호수아 시대에 베테론의 내리받이에서 일어난 것처럼 큰 돌들을 하늘에서 내 원수들 위에 떨어지게 하거나, 또는 더 최근에 일어난 것과 같이 하늘의 기병들을 불러 금빛 찬란한 옷을 입고, 보명대처럼 창을 들고 공중에서 내달려오고, 잘 정렬한 기병대의 기병들이 지나가면 양쪽에서 공격하고, 투구를 쓴 군대들이 방패를 흔들고 칼을 빼들고 활을 쏘며 내 원수들에게 공포를 일으키게 하는 것을 더 낫게 여기지 않았겠소?
그렇소, 당신들은 이것을 더 낫게 생각했을 거요. 비록 당신들이 나를 많이 사랑하지만, 당신들의 사랑이 아직 순수하지 못하고, 이 때문에 거룩하지 않은 것을 갈망하면서, 이스라엘 사람들로서의 당신의 생각, 당신들의 묵은 생각을 품고 있기 때문이오. 가믈리엘에게나 이스라엘의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나 똑같이 있는 생각, 대사제에게나 분봉왕에게나 농부에게나 목자에게나 방랑자에게나 디아스포라 사람에게나 똑같이 있는 생각, 즉 정복하는 메시아라는 고정관념이오. 다른 땅에서 다른 세력 아래서 압제를 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꿈이오. 이것은 당신들의 탓은 아니오. 순수한 생각, 즉 내 정체에 대하여 하느님께서 주신 것과 같은 생각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쓸데없는 잘못된 부분으로 덮이게 되었소. 그래서 고통을 통하여 메시아사상에 원래의 순수성을 돌려줄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소.
그리고 지금은 가믈리엘이 기다리고, 가믈리엘과 더불어 온 이스라엘이 기다리는 표가 주어질 때가 가까웠으므로, 그리고 이제는 내가 완전히 나타날 때가 왔으므로, 사탄은 당신들의 사랑을 더 불완전하게 만들고, 당신들의 생각을 더 변질시키려고 애쓰고 있소. 그의 때가 오고 있소. 내가 분명히 말하오. 그리고 그 어두움의 시간에는 지금은 눈이 잘 보이는 사람도, 또는 그저 근시안이기만 한 사람들도 완전히 소경이 될 거요. 쓰러진 사람을 메시아로 인정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고, 아주 적을 거요. 그가 예언자들이 본 것과 같이 쓰러진 바로 그것 때문에 그를 진짜, 메시아로 알아볼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요. 나는 내 친구들의 이익을 위하여 내가 모습이 흉하게 되고 세상이 지배하는 시간의 어두움 속에 있을 때에도 내 친구들이 나를 알아보고 나를 볼 수 있도록 아직 해가 있는 동안에, 나를 보고 나를 알아볼 줄 알기를 바라오…. 그러나 이제는 당신들이 내게 말하고자 하던 것을 말하시오.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새벽이 되어가오. 이것은 당신들을 위해서 하는 말이오. 나는 위험한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요.”
“이렇습니다.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려고 한 것은 선생님 계신 곳을 어떤 사람이 말한 모양인데, 그 사람은 분명히 니고데모도 마나헨도 라자로도 니까도 저도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피신처로 택하신 곳에 대해서 다른 사람 누구와 말씀하셨습니까?”
“아무하고도 말하지 않았소, 요셉.”
“확실합니까?”
“확실하오.”
“그리고 제자들에게는 말하지 말라는 명령을 주셨습니까?”
“떠나기 전에는 그들에게 장소를 말하지 않았소. 에프라임에 와서는 내 대신 복음을 전하고 기적을 행하라는 명령을 주었소. 그리고 난 그들의 순종을 확신하오.”
“그럼… 에프라임에 선생님 혼자 계십니까?”
“아니오. 요한과 시몬의 유다를 데리고 있소. 그 말을 이미 했소. 유다는 내가 그의 생각을 알아채기 때문에 말하는 것인데, 시내를 떠난 적이 한번도 없고, 이 시기에는 다른 곳에서 오는 순례자들도 없기 때문에 그의 경솔로 내게 해를 끼쳤을 수가 없소.”
“그러면… 분명히 베엘제불이 말을 한 것입니다. 최고회의에서는 선생님께서 여기 계신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요? 내 행동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소?”
“여러 가지로 반응을 보입니다. 서로 매우 다른 반응들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선생님을 성지에서 추방했으니, 선생님께서는 사마리아로 피신하는 길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반대로 이것이 선생님의 정체를 알리는 것이라고, 즉 종족으로보다도 훨씬 더 정신으로 사마리아 사람이라고, 그래서 이것만으로 선생님을 단죄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선생님의 입을 다물게 한 것과 군중들에게 선생님을 사마리아인들의 친구라고 지시할 수 있는 것을 기뻐합니다. 그들은 ‘우리는 싸움에서 이겼다. 나머지는 어린애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제발 그것이 사실이 되지 않게 하십시오.”
“그것은 사실이 아닐 거요. 그 사람들 마음대로 말하게 내버려두시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 때문에 마음이 어지러워지지는 않을 거요. 바람이 온전히 멎게 내버려두시오. 이것은 땅의 바람이오. 그런 다음에는 하늘의 바람이 올 것이고, 장막이 걷히면서 하느님의 영광이 나타날 거요. 다른 말 할 것이 있소?”
“선생님에 관한 것으로는 없습니다. 경계하십시오, 조심하십시오, 그리고 계신 곳에서 나오지 마십시오. 그리고 선생님께 알려드리겠다는 말을 또 드리겠습니다….”
“아니, 필요 없소. 있는 곳에 그대로 있으시오. 내게는 머지않아 여자 제자들이 올 거요. 그리고 이것은 엘리사와 니까에게 말하시오. 만일 오고 싶으면, 다른 여자 제자들과 같이 오라고, 두 자매에게도 그렇게 말하시오. 내가 있는 곳이 이제는 최고회의에 알려졌으니, 최고회의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제 우리 서로의 위안을 위해서 올 수 있소.”
“두 자매는 라자로가 돌아올 때까지는 올 수 없습니다. 라자로는 호화찬란하게 떠났고, 그가 먼 곳에 있는 그의 소유지에 갔다는 것을 온 예루살렘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 돌아올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라자로의 하인이 벌써 나자렛에서 돌아왔는데, 선생님의 어머니께서 이달 말까지는 다른 여자 제자들과 같이 이리 오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씀도 선생님께 들려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안녕하시답니다. 알패오의 마리아두요. 하인이 두 분을 만나보았답니다. 그러나 두 분이 좀 늦어지는 것은 요안나도 그분들과 같이 있기를 원하는데, 이달 말이 되어야 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보십시오, 선생님께서 허락하시면, 저희들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매우 불완전하지마는 충실한 친구로써… 선생님을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그럴 필요 없소. 제자들이 매 안식일 전날 그들에게 필요한 것과 에프라임에 남아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가져오오. 다른 것은 필요 없소. 일꾼은 제 품삯으로 살아가시오. 그것은 당연한 일이오. 그 나머지는 필요 이상의 것일 거요. 그것은 어떤 불행한 사람들에게 주시오. 이것은 에프가임 사람들에게도 요구한 것이고, 또 내 사도 자신들에게도 요구한 것이오. 나는 사도들에게 돌아올 때에 동전 한 닢도 여유를 남기지 말고 헌금은 전부 길에서 주고, 1주일 동안 먹을 매우 간소한 음식을 위해서만 가지고 오라고 요구하오.”
“아니, 왜 그렇게 하십니까? 선생님?”
“재물에서 초탈하는 것과, 정신으로서는 내일에 대한 걱정을 억제할 필요를 가르치기 위해서요. 이 때문에, 그리고 선생으로서의 다른 여러 가지 충분한 이유 때문에 자꾸 청하지 말라고 부탁하오.”
“선생님께서 좋으실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을 도와드리지 못하는 것이 섭섭합니다.”
“당신들이 나를 도와줄 때가 올 겁니다… 이거 첫 새벽이 밝아 오는 것 아니오?” 하고 예수께서 동쪽으로, 즉 당신이 오신 쪽과 반대되는 쪽으로 몸을 돌리시고, 멀리 떨어진 곳의 가라진 틈으로 나타나는 조심스런 희미한 빛을 가리키며 말씀하신다.
“예, 이제 헤어져야 합니다. 저는 제 말을 두고 온 고페나로 돌아갑니다. 니고데모는 이쪽 다른 길로 해서 베롯 쪽으로 내려가서, 안식일이 지난 다음에 그곳에서 라마로 갈 것입니다.”
“그럼, 마나헨 당신은?”
“오! 저는 공공연하게 큰 길로 해서 지금 헤로데가 있는 예리고 쪽으로 가겠습니다. 저는 말을 가난한 사람들의 집에 맡겼는데, 그 사람들은 돈 몇 푼만 주면, 사마리아 사람으로 알고 있는 저 같은 사람을 위해 어떠한 일을 해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장은 선생님을 모시고 있겠습니다. 제 배낭에는 2인분의 식사가 있습니다.”
“그러면 작별 인사를 합시다. 과월절에 다시 만납시다.”
“안 됩니다! 그 위험을 스스로 무릅쓰시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하고 요셉과 니고데모가 말한다.
“선생님,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당신들은 내게 죄와 비겁을 권하고 있으니, 당신들은 정말 나쁜 친구들이오. 그런 다음에 내 행동을 곰곰 생각하면서 나를 사랑할 수 있겠소? 솔직히 말해 보시오. 내가 과월절에 어디에 가서 주님께 경배해야 하겠소? 혹 가리짐산에 가서요? 연례적인 세 큰 명절에 이스라엘의 남자면 누구나 그렇게 해야 하는 것과 같이 나도 예루살렘의 성전에 가서 주님 앞에 나타나야 하지 않겠소? 비록 오늘만 하더라도 당신들의 소원에 응하기 위해서 오늘 저녁 당신들의 소원과 안식일 규칙을 양립시킬 수 있는 곳에서 출발했는데도 ㅡ이것은 여기 있는 마나헨이 증언할 수 있소.ㅡ 벌써 사람들이 내가 안식일을 어긴다고 비난하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시오?”
“이 이유로 저희들도 고페나에서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동기로 본의 아니게 위반한 것을 속죄하기 위해 제물을 바치겠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그들이 즉시 볼 텐데요….”
“그들이 보지 못하더라도, 그들이 보도록 내가 하겠소.”
“선생님께서 스스로 파멸을 원하시는군요! 그것은 선생님께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시는 것과 같습니다….”
“아니오, 당신들의 정신은 어두움으로 완전히 둘러싸여 있소. 그것은 내 목숨을 스스로 끊으려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라, 다만 ‘가거라, 시간이 되었다’고 내게 말씀하시는 내 아버지의 목소리를 따르는 것뿐이오. 나는 항상 율법과 필요를 일치시키려고 애썼소. 아직 사람들에게 내가 붙잡힐 시간이 안 되었기 때문에 베다니아에서 도망쳐서 에프라임으로 피신해야 한 그 날도 그러했소. 구원의 어린 양은 과월절을 위해서만 제물로 바쳐져야 하오. 내가 율법을 위해서 이렇게 했는데, 내 아버지께 순종하기 위하여 그와 같이 하지 말란 말이요? 자, 자! 그렇게 슬퍼하지 마시오. 내가 모든 민족의 왕으로 선포되기 위해 오지 않았다면 왜 왔겠소? ‘메시아’라는 것이 그런 뜻이니까 말이오. 그렇지요? 맞아요, 그래요. 그런데 그것은 또한 ‘구속자’ 라는 뜻도 되오. 다만 이 두 단어의 참 뜻이 당신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일치하지 않소.
그러나 내가 당신들을 사랑하고 당신들도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내 강복과 더불어 하늘의 빛살이 당신들에게 내려오기를 간청하면서 당신들에게 강복하오. 당신들의 의덕이 아주 빛나기를 원하기 때문이오. 과연 당신들은 나쁘지는 않지만 당신들도 ‘묵은 이스라엘’이고, 과거를 떨쳐버리고 새 사람이 되고자하는 영웅적인 의지를 가지지 못했소. 안녕히 가시오, 요셉. 의인이 되시오. 아주 여러 해 동안 내 보호자였고, 그분의 주 하느님을 섬기기 위하여 완전히 새로워질 수 있었던 그 분처럼 의인이 되시오. 만일 그분이 여기 우리 가운데 계셨더라면, 오! 얼마나 하느님을 완전히 섬기고, 올바르고 올바른 의인이 되도록 당신들에게 가르치시겠소! 그러나 그분이 벌써 아브라함의 품에 가 계신 것은 잘된 일이오!…. 이스라엘의 불의를 보시지 않도록 말이오.
하느님의 거룩하신 종!… . 새 아브라함이신 그 분의 마음은 몹시 아프시겠지만 완전한 의지를 가지고 내게 비겁하길 원하지 않으시고, 우리가 어떤 고생스러운 길로 괴롭힘을 당할 때면 으레 하시던 말을 내게 하셨을 것입니다. ‘우리의 정신을 들어올리라. 우리는 하느님의 눈길을 만나고,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고생스러운 무엇이든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것처럼 하자. 그렇게 하면, 우리는 아직 보잘 것 없는 것까지도 거룩하게 할 것이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실 것이다’하고. 오!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셔서 가장 큰 고통을 견디라고 나를 격려하셨을 것입니다…. 그분이 우리의 용기를 돋우어주셨을 것입니다…오! 어머니!…”
예수께서는 안고 계시던 요셉을 놓으시고, 분명히 머지않아 당하실 당신의 수난과 가엾은 당신 어머니의 고통을 생각하시면서 조용히 고개를 숙이신다…. 그런 다음 고개를 드시고 니고데모를 포옹하시며 말씀하신다.
“당신이 비밀의 제자로 내게 처음으로 왔을 때, 나는 당신에게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고 당신들 안에 하느님의 나를 가지려면 당신들의 영이 새로 나야 하고, 세상이 빛을 사랑하는 것보다 당신들이 더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소. 오늘이 우리가 비밀히 만나는 것이 아마 마지막 일 터인데, 오늘 그 말을 당신에게 되풀이 하오. 니고데모, 당신이 그렇게 나라는 빛을 사랑할 수 있고, 내가 왕과 구세주로 당신 안에서 살도록 당신의 영으로 새로 태어나시오. 가시오, 그리고 하느님께서 당신들과 함께 계시기를 바라오.”
두 최고회의 의원은 예수께서 오신 쪽과 반대되는 쪽으로 해서 간다. 그들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그들이 멀어져 가는 것을 보려고 동굴 어귀로 가 있던 마나헨이 뒤로 돌아와 매우 의미심장한 태도로 말한다.
“이번만은 저 사람들이 안식일의 거리를 어기겠군요! 그래서 어떤 짐승을 하나로 제물로 바쳐서 영원하신 분께 대한 빚을 청산하지 않는 동안은 마음이 편하지 못할 것입니다! 저 사람들에게는 공공연하게 자기들이 ‘선생님의 사람’이라고 말해서 그들의 편안함을 제물로 바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그것이 지극히 높으신 분의 뜻에 더 맞지 않을까요?”
“분명히 그럴 거요. 그러나 저들을 비판하지 마시오. 저 사람들은 더디게 부풀어 오르는 반죽이오. 그러나 때가 되어, 저 사람들보다 자기들이 낫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이 주저앉을 때, 저 사람들은 많은 사람에 대항해서 궐기할 거요.”
“주님, 제게 대해서 하시는 말씀입니까? 차라리 제 목숨을 거두시더라도, 제가 선생님을 버리게는 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요. 그러나 당신에게는 벌써 저들의 요소와 다른 요소들이 있어 당신이 충실하도록 돕게 될 거요.”
“예, 저는… 헤로데 당원입니다. 아니 오히려 헤로데 당원이었습니다. 관연 간부회에서 이탈한 것과 같이, 당이 선생님께 대해 다른 사람들과 같이 비겁하고 불공정한 것을 보고는 당에서도 이탈했습니다. 헤로데 당원이라는 것… 그것은 다른 특권계급들에서 볼 때에는 이교도보다 조금 덜 한 것입니다. 저는 저희들이 성인들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어떤 부정한 목적을 위해서 저희들은 부정을 저질렀습니다. 저는 지금 아직 선생님의 사람이 되기 전 예전의 헤로데 당원인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희들은 인간적으로 판단할 때 2중으로 부정합니다. 로마인들과 동맹했으니까 그렇고, 타산적인 목적으로 그렇게 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항상 진실을 말씀하시고, 친구를 잃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그렇게 하기를 그만두지 않으시는 선생님, 말씀해 주십시오. 개인적인 덧없는 승리를 더 얻기… 위해서 로마와 동맹한 저희들과 선생님을 쓰러뜨리기 위해 사탄과 동맹한 바리사이파 사람들, 사제들, 율법학자들, 사두가이파 사람들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부정합니까? 저는 선생님께서도 보시다시피, 헤로데당이 선생님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한편이 되는 것을 본 지금 그들과 헤어졌습니다. 그것 때문에 저를 칭찬해 주십사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제 생각을 말씀드리려고 그러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들은,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제들, 율법학자들과 사두가이파 사람들 말입니다. 저들은 그들과 헤로데 당원들의 이 뜻밖의 동맹에서 이익을 얻어내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불쌍한 사람들! 그들은 헤로데 당원이 그렇게 하는 것은 공로를 더 많이 얻기 위해, 따라서 로마인들에게서 더 많은 보호를 얻기 위해이고, 이 다음… 지금 그들을 결합시키는 원인과 동기가 밝혀지고 끝난 다음에는 지금 그들이 친구들이라고 생각하는 자들을 쓰러드리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모든 것이 거짓말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도 혐오감이 생겨서 모든 것과 관계를 끊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저들을 무섭게 하는 큰 유령이십니다. 저들 모두를! 그리고 여러 당파의 수상한 이해관계 노름의 구실이기도 하십니다. 종교적인 동기요? 그들이 선생님을 부르는 것처럼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에 대한 거룩한 분개요? 이것은 모두가 거짓말입니다! 유일한 동기는 종교의 옹호도 아니고, 지극히 높으신 분을 위한 거룩한 열성도 아니고, 다만 그들의 탐욕스럽고 끝없는 이해관계입니다. 그들은 부정한 물건들처럼 제게 혐오감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제가 원하는 것은… 그렇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얼마 안 되는 부정하지 않은 사람이 더 대담하게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아! 이제는 이중생활을 하는 것이 짐스럽게 여겨집니다! 선생님만을 따르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으로 선생님을 따라 다니는 것보다 더 선생님께 봉사를 합니다. 이것이 제게는 짐스럽게 여겨집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머지않아… 어떻게 되신다고… 아니, 선생님께서 어린 양이시기 때문에 실제로 제물로 바쳐지실 겁니까? 그것은 비유적인 언어가 아닙니까? 이스라엘의 일생은 상징과 표상 투성인데요….”
“그래서 내 경우에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내 경우에는 표상이 아니오.”
“표상이 아니라구요? 확실합니까? 제가 할 수 있을 것은… 저희들이 여럿이 옛날의 행동을 되풀이해서 선생님께 메시아로서 기름을 바르고 선생님을 옹호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만 하면, 거룩하고 지혜로우신 대사제의 지지자 수천 수만 명이 일어날 것입니다. 저는 이제는 선생님의 나라가 순전히 영적인 것임을 알기 때문에 지상의 왕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간적으로 말해서 우리가 절대로 더 강하고 자유롭지는 못할 터이니까, 적어도 타락한 이스라엘을 바쳐 주고 고쳐 주기 위한 선생님의 성덕이 있어야 합니다. 선생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아무도 지금의 사제단과 그것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주님, 그렇게 할까요? 명령하십시오. 그러면 제가 행동하겠습니다.”
“마나헨, 당신의 생각은 벌써 많이 발전했소. 그러나 지구가 태양에서 떨어져 있는 것만큼이나 아직 목적에서 멀리 떨어져 있소. 나는 사제일 것이오. 그리고 세상 마칠 때까지 내가 생명을 줄 조직체에서 영원히 불멸의 대사제로 있겠소. 그러나 내게는 기쁨의 기름이 발라지지 않을 것이고, 몇 명 안 되는 신자들이 원한 폭력적인 행위로 선언되고 옹호되어 조국을 일찍이 그랬던 것보다도 더 견디기 어려운 분열로 몰아넣고 더 예속하게 만들지도 않을 것이오. 그리고 당신은 사람의 손이 그리스도에게 기름을 바를 수 있다고 생각하오? 당신에게 분명히 말하지만, 그렇지 않소. 대사제와 메시아에게 기름을 바를 참다운 권위는 나를 보내신 그분의 권위요. 하느님이 아닌 사람은 아무도 기름을 바를 수가 없을 거요. 하느님은 영원토록 주님들 중의 주님으로서의 왕중왕이시오.”
“그러면 아무 것도?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습니까?! 오! 제게는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로군요!”
“모든 것을 할 수 있소. 나를 사랑하는 것이오. 모든 것이 여기에 귀결하오. 예수라는 이름을 가진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예수를 사랑하는 것이오. 내가 당신들을 영과 인간성으로 사랑하듯이 나를 인간성과 영으로 사랑해서 인간성을 초월해서 나와 같이 있게 되는 것이오. 이 아름다운 새벽을 보시오. 별들의 조용한 빛은 여기 안에까지 들어오지 못했고. 그러나 태양의 화려한 빛은 들어오오. 나를 올바르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이런 일이 일어날 거요. 밖으로 나오시오. 인간적인 이해관계의 쉰 목소리가 그 깨끗함을 변질시키지 못하는 산의 고요 속으로 나오시오. 저 위에 저 수리들이 어떻게 넓게 날아 먹이를 찾아 멀어져 가는지를 보시오. 우리 눈에 그 먹이가 보이오? 안 보이오. 그러나 수리들은 보오. 수리의 눈은 우리 눈보다 더 강력하고, 그 놈이 날아다니는 저 높이에서는 더 넓은 지평선을 보고 선택할 수가 있기 때문이오. 그처럼 나도 당신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내 정신이 날아다니는 높이에서는 내 감미로운 먹이들을 고를 줄 아오. 독수리와 수리들처럼 잡아먹기 위해서가 아니고, 데려가기 위해서요. 서로 사랑하는 우리는 저 위에 있는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대단히 행복할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하시면서 나오셔서 해가 비치는 동굴 어귀에 앉으신다. 마나헨이 예수 곁에 있는데, 예수께서는 말없이 그를 당신께로 끌어당기시며, 무엇인지 모를 환영을 보시며 미소 지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