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을 다리케아 반도는 호수 안으로 쑥 내밀어 서남쪽에 깊은 작은 만을 이루어 놓았다. 그래서 반도라기보다는 오히려 주위 전체가 물에 둘러싸여 있고, 일종의 통로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는 지협(地峽)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그것을 본 시기인 예수의 시대에는 그러하였다. 그 후 스무 세기가 지나는 동안에, 바로 서남쪽의 작은 만으로 흘러 들어오는 작은 개울에 실려 온 모래와 자갈들이 작은 만을 모래로 메우고, 따라서 지협의 땅을 넓혀서 그곳의 모양이 바뀔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만은 고요하고 파랗고, 호숫가에서 호수 쪽으로 뻗어 있는 나무의 푸른 잎들이 반사되는 비취 빛깔의 띠들이 있다. 많은 배가 거의 고요한 물에서 가볍게 흔들리고 있다.
내게 강한 인상을 주는 것은 이상한 제방이다. 호숫가의 자갈 위에 세워진 홍예들로 그 둑은 서쪽으로 향하여 가는 일종의 산책로랄까 부두랄까, 그런 것을 만들어 놓았다. 나는 이것을 장식으로 해 놓은 것인지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목적으로 해 놓은 것인지 모르겠다. 이 통로, 방파제 또는 부두에는 홀을 두껍게 깔고, 꽤 작은 나무들을 매우 촘촘하게 심어서 길 위에 푸른 회랑을 만들어 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산들바람과 물과 나뭇잎들이 확실히 서늘한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이 살랑거리는 회랑 아래에서 시간을 보낸다.
요르단강 어귀와 강바닥으로 호수의 물이 흘러 들어가서 몇 개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교각 옆에 물의 흐름이 좀 막히는 것이 분명히 보인다. 이물 끝의 물결 헤치는 부분(내가 설명을 잘 하는지 모르겠다)처럼 건조(建造)한 튼튼한 교각 위에 의지하고 있는 건조물인 것으로 보아 이 다리는 로마인들이 놓은 것 같은데, 그 교각 모서리에 흐르는 물이 부딪혀서, 호수 안에서 마음대로 넓게 퍼져 있던 물이 양쪽이 깎아지른 좁은 강으로 들어가려고 부딪고 넘쳐흐르는 곳을 비추는 햇빛을 받아 자개와 같은 빛의 반짝임을 보인다. 거의 다리 끝의 맞은편 강안(江岸)에는 아주 하얀 작은 도시가 있는데, 그 집들이 기름진 푸른 들판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그리고 좀 더 윗쪽 북쪽으로, 그러나 호수의 동쪽 기슭에는 이포 못미쳐 있는 마을과 절벽위에 있는 수풀들이 보이고, 그 너머로는 언덕 꼭대기에 잘 보이는 가말라가 있다.
사람들의 무리가 엠마오에서부터 예수를 따라 왔고, 군중은 다리케아에서 벌써 예수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로 더 불어났다. 그들 중에는 배를 타고 온 요안나도 있다. 예수께서는 바로 나무들을 심은 제방 쪽으로 가셔서 한가운데에서 걸음을 멈추신다. 오른쪽에는 호수의 물이 있고, 왼쪽에는 모래밭이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늘진 길에 자리잡고, 길에서 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들은 모래밭으로 내려가는데, 모래밭은 밤사이에 많이 올라온 밀물 때문인지 다른 어떤 이유에서민지 아직 좀 축축하고, 부분적으로는 제방에 있는 나무들로 그늘이 져 있다. 어떤 사람들은 배를 호숫가에 대고, 돛이 만드는 그늘에 자리 잡는다.
예수께서 말씀하시겠다는 손짓을 하시니 사람들이 잠잠해진다.
“‘당신은 당신 백성을 구하시기 위하여, 당신의 그리스도의 덕택으로 당신 백성을 구하시기 위하여 움직이셨습니다’ 하는 말이 있고, ‘내 구세주여, 그래서 저는 주님 안에서 기뻐하고 하느님 안에서 몹시 기뻐하겠습니다’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 말씀을 자기를 위한 것으로 생각해서, 이 말씀에 민족적이고, 개인적이고, 이기주의적인 뜻을 붙였는데, 그것은 메시아의 인물에 대한 진리와는 일치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위대한 메시아사상을 인간 능력을 나타냄과 이스라엘에 있는 정복자들을 그리스도에 의해서 분쇄한다는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좁은 뜻을 이 말씀에 붙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진리는 다릅니다. 진리는 하늘과 땅의 창조주이시고 주님이시며, 인류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즉 하늘에는 수많은 천체를 만들어 놓으시고, 땅에는 가지가지 초목을 만들어 놓으시고 갖가지 짐승을 만들어 놓으셨으며, 물에는 물고기를, 공중에는 새들을 만들어 놓으신 것과 마찬가지로, 만물의 왕이 되고 당신이 가장 사랑하시는 피조물이 되라고 창조하신 사람에게서 사람들의 자녀를 불어나게 하신 그분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온 인류의 아버지이신 주님이 어떻게 당신 자녀들에 대해서, 당신이 흙이라는 재료와 당신의 하느님으로서의 입김인 영혼으로 형성하신 남자와 여자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인 당신 자녀들의 후손에 대해서 불공평하실 수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어떤 자녀들은 당신에게서 오지 않은 것처럼 다른 자녀들과 다르게 취급하실 수 있겠습니까? 마치 그들은 유일한 근원에서 오지 않는 것처럼, 마치 그들은 당신에게서 오지 않고, 초자연적이고 적대적인 어떤 다른 존재에게서 오고, 다른 분파들로 창조되고 따라서 외부 사람들이고 사생아들이고, 그래서 업신여김을 받아야 할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참 하느님의 이러저러한 국민의 보잘것없는 신이 아니시고, 우상이나 환상적인 형태가 아니십니다. 하느님은 숭고한 실재이시고, 보편적인 실재이시며, 만물과 모든 사람을 창조하신 유일한 최고의 존재이십니다. 그러므로 그분은 모든 사람의 하느님이십니다. 사람들은 하느님을 알지 못하더라도,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아십니다. 사람들은 그분을 알지 못해서 사랑하지 않거나, 잘못 알아서 잘못 사랑하거나, 알면서도 사랑할 줄을 모르더라도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사랑하십니다.
자식이 무식하거나 어리석거나 나쁘면 아버지의 감정이 사라집니까? 가르치는 것은 사랑이기 때문에 아버지는 가르치려고 힘씁니다. 아버지는 모자라는 자식을 덜 어리석게 하기 위해서 애를 씁니다. 아버지는 눈물과 관용과 유익한 벌과 자비로운 용서로 나쁜 자식을 고쳐 착하게 만들려고 애씁니다. 사람인 아버지가 이렇게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이신 아버지께서 혹 사람인 아버지보다 못하시겠습니까? 그러니까 하느님이신 아버지께서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고, 그들의 구원을 원하십니다. 무한한 나라의 왕이시고 영원한 왕이신 하느님께서는 세상에 퍼져 있는 모든 국민들로 이루어진 당신 백성을 보시며 말씀하십니다. ‘이들은 내가 창조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백성이고, 내 그리스도에 의해서 구원되어야 하는 백성이다. 이 백성을 위하여 나는 하늘나라를 창조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구세주를 통해서 이 백성을 구원할 시간이다’ 하고.
그리스도는 누구입니까? 구세주는 누구이고, 메시아는 누구입니까? 여기에는 그리이스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 그리이스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리스도‘라는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축성된 사람, 그의 사명을 다하라고 왕을 만드는 기름 바름을 받은 사람입니다. 무엇을 하라고 축성되었습니까? 왕좌의 보잘것없는 영광을 누리라고 축성되었습니까? 그 보다 더 위대한 사제직을 위해서 축성되었습니까? 아닙니다. 유일한 왕권 아래 유일한 국민으로 유일한 교리 아래 모든 사람을 모아서 그들끼리 형제가 되고 오직 한분이신 아버지의 자녀가 되라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의 나라에서 한 몫을 차지하기 위하여 아버지의 율법을 지키는 자녀들이 되게 하라고 축성된 것입니다.
그를 보내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왕인 그리스도는 그의 본성에 맞게, 즉 하느님에게서 왔기 때문에 하느님답게 통치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당신의 그리스도의 발판 노릇을 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짓누르려고 그렇게 하신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려고 그렇게 하셨습니다. 사실, 그리스도의 이름은 예수인데, 예수는 히브리말로 구세주라는 뜻입니다. 구세주가 계략과 가장 가혹한 상처에서 구하고 나면, 그의 발아래 산이 있을 것이고, 그가 통치하고 온 세상과 모든 민족 위에 높이 올라갔다는 것을 상징하기 위하여 그 산에는 모든 인종으로 이루어진 군중이 왁 차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왕은 벌거숭이일 것이고, 그는 오직 정신적인 것만 지향하고, 또 정신적인 것은 폭력과 황금이 아니라 정신의 능력과 희생의 영웅적 행위로 쟁취되고 보상된다는 것을 상징하기 위하여 그의 희생 외에 다른 재물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스도가 벌거숭이가 되는 것은 -그를 두려워하는 사람들과, 그를 세상이 생각하는 대로의 왕을 만들고자 하여 거짓된 사랑으로 그를 찬양하거나 내리깎는 사람들과 그들에게 소중한 것을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 외에 다른 이유가 없이 그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자기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얻는 방법을, 내가 세우러 온 유일한 나라를 얻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하여 보내진 정신적인 왕이라고, 오직 그것뿐이라고 대답하기위해서 일 것입니다.
나는 새 계율을 주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시나이산의 율법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나는 이방인들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라를 얻기 위한 계율은 도덕적인 사람 누구나가 스스로 높이 올라가기 위하여 자기에게 스스로 과(課)하는 덕행의 제 팔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이 덕행의 계율은 참 하느님에 대한 믿음 덕택으로 인간적인 덕행의 윤리적인 계율에서 초인간적인 도덕의 계율이 됩니다.
이방인 여러분! 여러분은 여러분 나라의 위인들을 신이라고 선포하고 그들을 여러분이 올림포스에 가득 채워놓는 비실제적인 수많은 신들 축에 끼게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믿을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가지기 위해서 그 모든 신들을 여러분이 만들어 가졌습니다. 그것은 믿음이 사람의 항구적인 상태이고 불신은 비정상적인 우연한 일이기 때문에 믿음이 필요한 것과 같이 사람에게는 종교가, 하나의 종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신의 지위에 올려놓은 저 사람들이 언제나 다만 인간적인 가치만이라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위대함이 난폭한 힘이나 그들의 능숙한 간계나 또는 그 어떤 방법으로 얻은힘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초인적인 특성으로 가지고 가는 것이 현인이라면 있는 그대로를 보는 비참한 것들입니다. 즉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타락입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그들의 명상적이고 고결한 정신으로 본능적으로 느낀 최고의 존재를 직관하는데 성공했고, 또 동물적인 인간과 천주성 사이에 적극적인 중개인이 된 저 위대한 인물 중의 다만 한 사람도 여러분의 가공의 올림포스에 모실 줄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것을 증명합니다. 추론하는 철학자, 진짜 위대한 철학자의 정신에서 참 하느님을 흠숭하는 진짜 믿는이의 정신까지의 간격은 한 걸음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믿는이의 정신에서 교활한 사람이나 폭군이나 오직 물질적인 용맹만을 가진 사람의 자아까지에는 큰 간격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여러분의 올림포스에 그들의 생활의 덕행으로, 인간 대중보다 하도 높이 올라가서 정신의 나라에 가까이 간 사람들을 모시지 않고, 여러분이 잔인한 지배자로 무서워한 사람들이나, 여러분이 비굴한 노예근성으로 아부한 사람들이나, 또는 인생의 목적과 목표같이 보이든 여러분의 비정상적인 욕망에 대해서 동물적인 본능의 저 자유의 산 모범처럼 우러러본 사람들을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실천과 덕 있는 생활을 가르치고 사는 것으로 신성(神性)에 더 가까이 간 사람들은 제쳐놓고, 신들 중에 한 몫 끼게 된 사람들을 부러워했습니다. 이제 나는 정말로 신이 되는 방법을 여러분에게 줍니다. 내가 말하는 것을 행하고 내가 가르치는 것을 믿는 사람은 참다운 올림포스에 올라가 하늘에서 신, 하느님의 자식인 신이 될 것입니다. 그 하늘에는 어떤 종류의 부패도 없고, 사랑이 유일한 계율입니다. 그 하늘에서는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서로 사랑하고, 여러분의 종교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이 거기 사는 사람들을 서로 원수가 되게 하는 관능의 둔함과 계략이 없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요란스럽게 영웅적인 행위를 요구하러 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짐승들 같이 살지 말고, 영혼과 이성이 있는 인간들처럼 사시오.’하고 말하려고 왔습니다. 여러분을 창조하신 분의 나라 안에서 여러분 안에 있는 불멸의 부분으로 살, 실제로 살 자격을 얻도록 생활하시오. 나는 생명입니다. 나는 생명으로 가는 길을 여러분에게 가르치려고 왔습니다. 나는 여러분 모두에게 생명을 주려고, 여러분에게 생명을 주어 여러분을 여러분의 죽음과 여러분의 죄와 우상숭배의 무덤에서 다시 살아나게 하려고 왔습니다. 나는 자비입니다. 나는 여러분을 부르려고, 여러분 모두를 불러 모으려고 왔습니다. 나는 구세주 그리스도입니다. 내 나라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나를 믿는 사람을 위하여는 이 세상에서 사는 때부터 그의 마음에 나라가 하나 생겨나는데, 그것은 하느님의 나라, 여러분 안에 있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내게 대해서 나라들 사이에 정의를 가져올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입니다. 모든 나라의 시민들이 내가 가르치는대로 하면 증오와 전쟁과 억압이 끝날 것이니까요. 내게 대해서 죄인들을 저주하려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그들의 부적당한 생활 방식으로 부러진 갈대와 연기가 나는 심지 같은 사람들을 파멸시키기 위하여 손을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입니다. 나는 구세주입니다. 그래서 나는 쓰러져가는 사람들을 튼튼하게 하고, 연료가 없어서 심지에서 연기가 나는 사람들에게 기름을 주기 위해 왔습니다. 내게 대해서 소경들에게 눈을 뜨게 하고 죄수들을 감옥에서 꺼내주고, 감옥의 어두움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빛을 주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입니다. 가장 눈이 먼 소경들은 영혼의 눈을 가지고도 빛, 즉 참 하느님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세상의 빛입니다. 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보게 하려고 왔습니다. 가장 단단히 잡힌 죄수들은 그들의 나쁜 정열이라는 감옥에 갇힌 사람들입니다. 다른 사슬은 어느 것이든지 죄수가 죽으면 풀어집니다. 그러나 악습의 사슬은 육체가 죽은 후에도 그대로 남아 있어 묶어놓습니다. 나는 그 사슬들을 풀러왔습니다.
나는 이교주의가 우상숭배의 무더기 밑에 씌워 질식시키는 모든 사람을 하느님에 대한 무지라는 지하감옥의 어두움에서 꺼내 주려고 왔습니다. 빛과 구원으로 오시오. 내 나라가 참된 나라이고 내 율법은 좋은 것이니, 내게로 오시오. 내 율법은 여러분에게 한분뿐이신 하느님과 여러분의 이웃을 사랑하라고만 요구하고 따라서 우상들과 여러분을 마음이 냉혹하고 비정한 사람, 관능적이고 도둑질을 하고 살인을 하는 사람이 되게 하는 열정을 버리라고 요구합니다.
세상은 이렇게 말합니다. ‘가난하고 약하고 외로운 자를 억압하자. 힘이 우리의 권리가 되고, 냉혹이 우리 존재의 바탕이 되고, 비타협과 증오와 잔인성이 우리의 무기가 되게 하자. 의인은 반항을 하지 않으니, 그를 밟아 버리자, 목소리가 약한 과부와 고아를 압제하자’하고. 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극히 온화하고 너그러우며, 여러분의원수를 용서해 주고, 약한 사람들을 구제하시오. 팔고 사는 데 공정 하고 여러분이 권리를 가지고 있는 때에도 관대하시요 그렇지 않아도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을 여러분의 권력을 이용해서 억누르지 마시오. 원수를 갚지 마시오. 여러분을 보호하는 일을 하느님께 맡기시오. 여러분의 모든 경향을 조절하시오. 절제는 정신적인 힘의 증거인데, 사욕(邪慾)은 약함의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짐승같이 되지 말고 사람이 되시오. 그리고 너무 밑으로 내려가 다시 일어날 수가 없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지 마시오.
나 여러분에게 분명히 말합니다. 흙탕물도 해에 증발되어서 다시 깨끗해질 수 있고, 끓으면 깨끗해지고. 햇볕이 내리쬐게 하기만 하면 하늘로 올라가서 깨끗한 물과 유일한 이슬로 다시 떨어지게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영들이 하느님이라는 큰 빛에 가까이 가서 ‘저는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빛이신 당신을 갈망합니다’하고 그분께 부르짖으면, 깨끗하게 되어 그들의 창조주께로 올라가는 영들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활로 생명을 얻기 위한 돈을 만들어서 죽음의 공포를 없애시오. 더러워진 옷과 같이 과거를 벗어버리고 덕행의 새 옷을 입으시오.
나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하느님을 믿고 착한 뜻을 가지며, 과거를 뉘우치고 미래를 위하여 바른 의향을 가진 사람은 히브리 사람이건 이방인이건 하느님의 자식이 되고 하늘나라를 차지할 것입니다. 내가 처음에 ‘누가 메시아입니까?’ 하고 여러분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여러분에게 말하고 있는 내가 메시아입니다. 그리고 내 나라를 여러분이 받아들이면 내 나라가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런 다음 하늘에 있을 것인데, 여러분이 내 가르침을 꾸준히 따를 줄 알면, 내 나라의 문을 여러분에게 열어 주겠습니다. 메시아는 이런 것이고, 그 이상의 아무 것도 아닙니다. 메시아는 영적인 나라의 왕이며, 그의 희생으로 착한 뜻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그 나라의 문을 열어 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끝마치셨다. 그리고 둑에서 호숫가로 가는 작은 층계로 해서 떠나시려고 한다. 아마 불완전한 부두 근처에서 앞뒤로 흔들리고 있는 베드로의 배로 가시려는 것 같다. 그러나 갑자기 돌아서시며 군중 가운데를 바라보시면서 외치신다. “누가 그의 영과 육체를 위해서 나를 불렀소?”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예수께서는 질문을 되풀이 하시고, 그 찬란한 눈을 들어 길 위에서뿐 아니라 저 아래 모래톱 위에서도 당신 뒤를 에워싸고 있는 군중을 바라보신다. 또 대답이 없다.
마태오가 지적한다. “선생님, 이 순간에 선생님의 말씀에 감동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선생님을 열망하는지 모릅니다….”
“아니다. 한 영혼이 ‘불쌍히 여기십시오.’ 하고 외쳤고, 나는 그 외침을 들었다. 그래서 너희들에게 그것이 참 말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나는 그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당신 마음의 충동은 올바른 것이니, 당신이 청하는 대로 되기를 바라오.’ 하고” 그리고 크고 장엄하신 예수님은 호숫가를 향하여 명령조로 손을 내미신다.
예수께서는 다시 작은 계단 쪽으로 가려고 하신다. 그러나 앞에 쿠자가 있다. 그가 어떻게 배에서 내려왔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쿠자는 몸을 많이 굽혀 인사를 한다. “여러 날째 선생님을 찾았습니다. 여전히 선생님을 찾아 호수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선생님, 급히 말씀드릴 일이 있습니다. 제 집의 손님이 되어 주십시오. 많은 친구들이 저와 같이 있습니다.”
“어제 나는 티베리아에 있었소”
“그 말씀은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혼자가 아닙니다. 맞은편 기슭으로 가는 저 배들을 보시지요. 여러 사람이 선생님을 뵙고 싶어합니다. 그들 중에는 선생님의 제자들도 있습니다. 제발 요르단강 건너에 있는 제 집으로 오십시오.”
“쿠자, 그것은 무익한 일이오. 나는 당신이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있소.”
“주님, 오십시오.”
“병자들과 죄인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소. 나를 놔 주시오….”
“선생님의 이익을 위한 고민으로 병든 저희들도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육체적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당신은 내 말을 들었소? 그런데 왜 간청하는 거요?”
“주님, 저희들을 물리치지 마십시오. 저희들은….”
한 여자가 군중을 헤치고 나왔다. 이제는 내가 히브리 사람들의 옷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여자가 히브리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겠고, 그의 옷이 정숙한 여자의 옷이 아니라는 겻도 알겠다. 그러나 그의 얼굴모습과 너무 선정적인 그의 매력을 가리기 위하여 그의 넓은 옷과 연한 파란 빛깔의 긴 베일로 온몸을 감쌌다. 그러나 그의 옷은 그의 매우 아름다운 팔을 드러나게 한 그 모양 때문에 선정적이다. 그 여자는 땅에 털색 엎드려 예수의 옷을 만질 때까지 기어 와서 손가락으로 옷을 잡고 그 가장자리 술장식에 입맞춤 한다. 그 여자는 울고 흐느낀다.
쿠자에게 “당신들은 잘못 생각하고 있소. 그리고…”하고 대답하시려는 참이던 예수께서는 눈을 내리뜨시고 말씀하신다. “나를 부른 것이 당신이었소?”
“예… 그리고 저는 제게 베풀어 주신 은혜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저는 영으로 주님을 부르지도 말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이… 주님, 저는 죄녀입니다. 제가 베일을 벗으면, 여러 사람이 제 이름을 말할 것입니다. 저는… 창녀입니다…. 그리고 아기를 죽였습니다…. 그리고 타락으로 인해서 병이 들었습니다. 저는 엠마오에 갔었고, 보석을 하나 드렸었는데… 제게 돌려 주셨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눈길 중의 하나가 제 마음속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주님을 따라 왔습니다… 주님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주님의 말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저는 진흙탕입니다. 그러나 저는 빛이신 주님을 갈망합니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제 영혼을 고쳐 주십시오. 그런 다음 원하시면 제 육체를 고쳐 주십시오.’ 주님, 제 육체는 고쳐졌습니다…. 그러면 제 영혼은요?….”
“당신의 영혼도 당신의 뉘우침 때문에 고쳐졌소. 가시오. 그리고 다시는 절대로 죄짓지 마시오. 당신의 죄는 사해졌소.”
여자는 다시 예수의 옷자락에 입맞춤하고 일어난다. 그렇게 하는데 베일이 흘러내렸다.
“갈라찌아! 갈라짜아!” 하고 여럿이 외치더니 욕을 하고 자갈과 모래를 집어 여자에게 던진다. 여자는 몸을 숙인 채 겁을 집어먹고 그대로 서 있다.
예수께서는 엄한 눈으로 손을 드신다. 그리고 조용하라고 명령하신다. “왜 이 여인을 모욕합니까? 이 여인이 죄녀일 때는 당신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여인이 자신의 죄를 갚는 지금 왜 그렇게 합니까?”
“그 여자가 그러는 건 늙고 병들었기 때문입니다”하고 여럿이 경멸의 눈으로 바라보며 말한다.
사실은 그 여자가 비록 아주 젊지는 않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조금도 늙었거나 추하지는 않다. 그러나 군중은 이런 것이다.
“내 앞으로 지나가서 배 안으로 내려가시오. 다른 길로 해서 당신 집에 데려다 주겠소” 하고 명령하시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이 여인을 너희가 둘러싸고 데려다 주어라.”
그러나 어떤 비타협적인 이스라엘 사람이 흥분시킨 군중의 분노가 전적으로 예수께로 돌려져서, 그들은 이렇게 외치며 말한다. “저주받은 사람! 가짜 그리스도! 창녀들의 보호자! 창녀들을 보호하는 사람은 그들을 승인하는 것이다. 그 이상이다! 그는 창녀들을 즐기기 때문에 승인하는 거다” 하는 말과 이와 같은 종류의 다른 말들을 사람들이 외치는데, 외친다기보다는 오히려 짖는다. 그 말들은 특히 어떤 계급에 속해 있는지 알 수 없는 광신자의 작은 무리에게서 온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면서 축축한 모래를 한 줌씩 집어 던지니, 모래가 예수의 얼굴을 세게 맞힌다.
예수께서는 팔을 들어 항의하지 않으시고 뺨을 닦으신다. 그 뿐 아니라, 당신을 위하여 반항하려고 하는 쿠자와 다른 몇몇 사람을 손짓으로 막기까지 하시며 말씀하신다. “가만 내버려 두시오. 한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한 것도 참아 견디겠소! 나는 용서하오!”
선생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았던 안티오키아 사람 제논은 이렇게 외친다.
“이제는 정말 선생님이 누구신지 알았습니다! 참 하느님이시고, 가짜 연설가가 아니십니다! 그리이스 여자가 말한 것이 사실입니다! 온천장에서 하신 선생님의 말씀에는 제가 실망을 했었는데, 이 말씀에는 마음이 끌렸습니다. 기적은 저를 놀라게 했는데, 모욕에 대한 선생님의 용서는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선생님, 안녕히 계십시오! 저는 선생님 생각을 하고 선생님의 말씀을 곰곰이 생각하겠습니다.”
“안녕히 가시오. 빛이 당신의 마음을 비추기를 바랍니다.”
그들이 부두로 가는 동안, 그리고 제방 위에서는 로마인들과 그리이스인들이 한편이 되어 이스라엘 사람들과 싸우고 있는 동안 쿠자는 다시 조른다.
“몇 시간 동안만 와 주십시오. 이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저 자신이 다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선생님은 창녀들에 대해서는 친절하시면서, 저희들에게는 냉혹하고자 하십니까?”
“좋소, 가겠소. 사실은 이것이 필요하오….” 예수께서는 벌써 배에 올라가 있는 사도들에게로 몸을 돌리시고 말씀하신다. “먼저들 가거라. 내가 너희들을 따라가겠다….”
“혼자 가십니까?”하고 베드로가 별로 만족스럽지 않아서 묻는다.
“쿠자와 같이 간다….”
“흠! 그럼, 저희들은 가면 안 됩니까? 왜 그 사람이 친구들과 같이 선생님을 모시겠다고 합니까? 왜 가파르나움에 오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가파르나움에 갔었소. 당신들은 거기 없었소.”
“당신들은 우리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건데요. 그 뿐인데요!”
“오히려 우리는 당신들을 뒤쫓아 왔소.”
“이제 가파르나움으로 오시오. 선생님이 당신에게로 가셔야 하오?”
“시몬의 말이 옳습니다” 하고 다른 사도돌이 말한다.
“아니, 왜 선생님께서 나와 같이 가시는 것을 당신들은 원치 않소? 혹 선생님께서 내 집엘 처음 오시는 거요? 혹 당신들이 나를 알지 못하오?”
“당신이야 물론 잘 알지요. 우리가 모르는 건 다른 사람들이오. 그뿐이오.”
“그런데 뭘 염려하오? 내가 선생님의 원수들의 친구일까 봐 염려하오?”
“나는 아무 것도 모르겠소. 나는 예언자 요한의 최후를 기억하는 거요!”
“시몬! 당신은 나를 모욕하는구려. 나는 신의가 두터운 사람이오. 나는 선생님의 머리카락 한 오리라도 사람들이 빼앗아 가기 전에 내몸이 꿰뚫리게 하겠소. 선생님,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제 검이 선생님을 지킵니다….”:
“여보시오!…그들이 당신을 꿰뚫는다고…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소? 그 다음에는… 나는 그걸 믿소. 당신은 믿어요…. 그러나 당신이 죽고 나면, 선생님의 차례가 될 거요. 나는 당신 검보다 내 노를 더 낫게 여기고 내 보잘것없는 배를 낫게 여기오. 그리고 특히 선생님을 섬기는 우리의 소박한 마음을….”
“그러나 나와 함께 마나헨도 있소. 당신은 마나헨은 믿소? 그리고 당신이 아는 바리사이파 사람 엘르아잘, 그리고 회당장 티몬과 나타나엘 벤 파다도 있소. 당신은 그를 모르지요. 그러나 그 사람은 중요한 지도자인데, 선생님과 말하기를 원하오. 그리고 대 헤로데의 총신(寵臣)이었던 안티파트리다의 안티파라는 별명을 가진 요한도 있소. 그 사람은 나이가 들고 권력이 있으며, 가하 계곡 전체의 소유주요, 그리고….”
“그만하시오! 그만해!… 그럼, 나도 가겠소….”
“안 되오. 그들은 선생님과 말하기를 원하오….”
“그들이 원한다! 그래, 그들이 누구요? 그들이 원하오? 그런데 나는 원하지 않소. 선생님, 여기 타십시오. 그리고 떠나십시다. 저는 누구에 대해서 말하는 것도 듣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저 자신만 믿습니다. 가십시다, 선생님. 그리고 당신은 평안히 가서 그 사람들에게 우리는 방랑자가 아니고, 어디서 우리를 만날 수 있는지 그들이 안다고 말하시오.”그러면서 꽤 무례하게 예수를 민다. 그러는 동안 쿠자는 큰 소리로 항의한다.
예수께서는 마침내 결정하신다. “시몬아, 염려 말아라. 내게 아무 해로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안다. 그리고 내가 거기 가는 것이 좋다. 그것이 내게 좋다. 나를 이해하여라….”
그러면서 마치 “고집부리지 말고 나를 이해하여라. 날더러 거기 가라고 권고하는 이유들이 있다”고 말씀하기 위한 것처럼 그 빛나는 눈으로 시몬을 뚫어지게 들여다보신다.
시몬은 마지못해 양보한다. 그러나 그는 정복당한 사람처럼 양보한다…. 그렇지만 불만이어서 입속으로 무엇인가 중얼거린다.
“시몬, 안심하고 떠나시오. 나와 당신의 주님을 내가 직접 모시고 돌아오겠소”하고 쿠자가 약속한다.
“언제요?”
“내 일.”
“내일이라구?! 한두 마디 말을 하는데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오? 지금은 아침 아홉시와 정오 중간이오…. 저녁 전에 선생님이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으시면, 우리가 당신 집으로 가겠소. 잊지 마시오. 그리고 우리만 가지 않을 거요….” 그리고 그의 의향에 대하여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말투로 이 말을 한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의 어깨에 손을 얹으신다. “시몬아, 그들이 내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가 하는데 그러는구나. 네가 내 참 본성을 안다는 것을 보여라. 이 말을 내가 하는 것이다. 나는 안다. 그들은 내게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다만 나와 해명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가거라…. 그 여자를 티베리아에 데려다 주고, 요안나에게도 들러라. 너는 그들이 나를 배와 병사들로 납치해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좋습니다. 그러나 그의 집은 (그러면서 쿠자를 가리킨다) 저도 압니다. 그 뒤에는 땅이 있고, 섬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뒤에는 갈갈라와 가마라가 있고, 아에라, 아르벨라, 게라게사, 보즈라, 그리고 펠라와 라모, 그밖에 수많은 다른 도시가 있습니다!….”
“그러나 염려 말라니까 그러는구나! 순종하여라. 시몬아, 내게 입맞춤 하여라. 자! 그리고 너희들에게도.” 예수께서는 사도들에게 입맞춤 하시고 강복하신다. 배가 떠나는 것을 보시자 그들에게 외치신다. “내 때가 안 되었다. 그런데 내 때가 오자 않는 동안은 아무 것도 또 아무도 내게 손을 들지 못할 것이다. 벗들아, 잘들 가거라.”
예수께서는 눈에 띄게 불안해하고 생각에 잠긴 요안나에게로 몸을 돌리시고 말씀하신다. “이렇게 되는 것이 좋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쿠자에게 말씀하신다. “갑시다. 내가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당신에게 보이기 위해서, 그리고 당신을 고쳐 주기 위해서….”
“주님, 저는 병자가 아닙니다….”
“당신은 병자요. 이것은 내가 분명히 하는 말이오. 그리고 당신과 같이 여러 사람도. 갑시다!”
예수께서는 경쾌하고 호화로운 배로 올라가셔서 앉으신다. 노젓는 사람들은 호수의 끝, 물이 강으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하는 곳의 느낄 수 있는 물의 흐름을 피하기 위하여 우회를 하며 고요한 물 위를 저어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