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밝은 하늘에 해가 빛나고 있지만, 찬바람이 부는 키손강 계곡은 춥다. 이 바람은 북쪽에 있는 야산들을 넘어 불어 와서 벌벌 떨고 시들어서 잔뜩 움츠러든 연한 농작물들을 망쳐 놓아, 새로 기운을 내려다가 죽을 운명에 처하게 한다.
“아니, 그런데 이 추위가 아직 오래 갈 건가?” 하고 마태오가 겉옷을 더 푹 뒤집어쓰면서 묻는다. 겉옷에서는 얼굴의 일부분, 즉 눈과 코만이 나온다.
그 역시 입까지 가린 겉옷으로 바르톨로메오가 죽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아마 이달 말까지는 갈 거야.”
“그럼 우린 처지가 딱하게 됐는걸! 그러나 참자! 다행히도 나자렛에서는 우리가 인심 좋은 집들에 머무를 거니까. …그리고 그 동안에 이 추위도 지나가겠지,”
“그래, 마태오. 그렇지만 나는 예수님이 덜 시달리신 것을 보니까 벌써 다 지나갔어. 자네 생각엔 선생님이 더 쾌활하신 것 같지 않은가?” 하고 안드레아가 묻는다.
“더 쾌활하셔, 그러나 나는…이렇단 말이야. 우리가 아는 일 때문에 선생님이 저렇게 풀이 죽어 계실 수는 없을 것 같아. 자네들이 아는 무슨 새로운 일이 정말 없나?” 하고 필립보가 묻는다.
“아무것도 없어, 절대로 아무것도. 자네한테 말하지만, 시리아 -페니키아 국경지대에서는 믿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매우 기대하시기까지 했고, 내가 말한 저 기적들도 행하셨단 말이야”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잘라 말한다.
“선생님은 며칠 전부터 요나의 시몬과 많이 계시는데, 시몬은 많이 변했어.…그러나 자네들도 많이 달라졌어! 모르겠어.… 자네들은 더…근엄해졌단 말이야”하고 필립보가 말한다.
“그러나 그건 느낌에 지나지 않아!…사실은 우리는 이전 그대로야. 물론 선생님이 그렇게 많은 일 때문에 괴로워하시는 것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니고 또 저들이 선생님께 대해서 얼마나 악착스러운지를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은 아니었어.…그러나 우리는 선생님을 보호할거야. 오! 우리가 선생님과 함께 있으면 저들은 선생님께 아무 일도 못할 거야. 나는 어제 착실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인 헤르마가 말하는 것을 듣고 나서 선생님께 이렇게 말씀드렸어. ‘선생님은 혼자 계시면안 됩니다. 이제는 제자들이 있는데, 보시다시피 그들은 일을 하고 있고 또 썩 잘 합니다. 그리고 그 수가 점점 더 많아지기만 합니다. 그러니까 저희는 선생님을 모시고 있겠습니다. 선생님이 모든 것을 하지 않으시게 될 것입니다. 선생님의 짐을 좀 가볍게 하실 때입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모세가 산에서 그랬던 것처럼 저희 가운데 남아 계시고, 저희가 선생님을 위해서 싸우며, 필요한 경우에는 물질적으로 선생님을 방어할 각오를 하고 말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당한 것 같은 일을 선생님은 당하셔서는 안됩니다’하고 결국 세례자의 제자가 두세 명밖에 안 남아서 그분을 방어할 수 없게 되지 않았더라면 세례자는 붙잡히지 않았을 것이니까 말이야. 결국 우리는 열두 명인데, 나는 선생님을 설득해서 가장 충실하고 가장 원기 있는 제자들 중에서 적어도 및 사람을 합쳐서 선생님 곁에 두시게 하고 싶네, 가령 마케론테에서 요한과 함께 있던 사람들 말이야. 충실하고 용기있는 사람인 요한, 마티아, 요셉까지도 말이야. 이 젊은이가 장래성이 많다는 걸 자네들도 알지?” 하고 타대오가 말한다.
“그래. 이사악은 천사 같은 사람이지만 그의 힘은 순전히 정신적 인거야. 그러나 요셉은 육체적으로도 힘이 세지. 그 사람은 우리와 나이가 같아.”
“그리고 그 사람은 쉽게 배워. 헤르마가 말하는 것을 들었나? ‘저 사람이 공부를 했더라면 의인인데다가 선생이 되었을 거야’하고 말했어. 그런데 헤르마는 확실한 말을 한단 말이야.”
“그렇지만 나는.…스테파노와 헤르마와 사제 요한도 그들이 율법과 성전을 잘 알기 때문에 가까이에 두고 싶어. 그들이 있는 것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에 대해서 어떤 힘이 있는지 알아? 조절과 억제의 역할을 하는 거야.…그리고 의문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선생님 주위에는 이스라엘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도 제자와 봉사자로 있는 것을 보시오’하고 말하는 단언이 된단 말이야”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말한다.
“자네 말이 옳아. 선생님께 그 말씀을 드리세. 어제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자네들 들었어. ‘너희는 순종해야 한다. 그러나 내게 너희 진심을 토로하고, 너희에게 옳다고 생각되는 것을 내게 말해서, 장래에 지도할 줄을 알도록 습관을 들일 의무도 있다. 그래서 너희들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내가 알게 되면 너희 생각을 받아들이겠다’고 말씀하셨지 ”하고 열성당원이 말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선생님의 고통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우리가 다소간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보이시려고 그렇게 하시는지도 몰라”하고 바르톨로메오가 지적한다.
“혹은 모든 것을 생각하시고, 혼자서 결정을 하고 책임을 지셔야하는데 실제로 지치셨는지도 몰라, 어쩌면 또 당신의 거룩하심이 당신 앞에 상대하시는 사람들, 즉 거룩하지 못한 세상에 비하면…말하자면 거의 불완전하다는 것을 인정하시는 것인지도 몰라. 우리는 완전한 성인들이 아니야. 겨우 다른 사람들보다 속이 좀 덜 검다뿐이야.…따라서 우리와 거의 비슷한 사람들에게 대답할 능력이 있단 말이야”하고 열성당원 시몬이 말한다.
“그리고 그들을 아는 능력이 더 있다고 말해야 할 걸세”하고 마태오가 한술 더 뜬다.
“오! 그 점에 대해서는 선생님도 저들을 아신다고 나는 확신해. 또 선생님은 사람들의 마음속을 환히 아시니까 저들을 우리보다도 더 잘 아신다고 나는 확신해”하고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말한다.
“그렇다면 왜 어떤 때 그렇게 행동하셔서 귀찮은 일과 위험을 당하시는 건가?” 하고 안드레아가 안타까워하며 묻는다.
“그건! 뭐라고 대답할지 모르겠네”하고 타대오가 어깨를 들씩 하며 말하고,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시인한다.
요한은 잠자코 있다. 그러니까 그의 형이 놀린다. “예수님에 대해서 언제나 무엇이든지 다 아는 넌데 -너희는 어떤 때 두 애인 같이 보인다- 왜 그렇게 하시는지 말씀하신 적이 없니?”
“말씀하셨어. 최근에도 여쭈어 봤어. 그런데 선생님은 항상 이렇게 대답하셨어. ‘내가 그렇게 행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마치 세상 전체가 무식하지만 착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너희들에게는 내가 같은 가르침을 준다. 이렇게 해서 진리의 아들들과 거짓말의 아들들이 갈라지는 것이다’ 하고. 또 이렇게 말씀하셨어. ‘요한아, 알겠느냐? 이것은 보편적, 집단적이 아니고 개별적인 첫 번째 심판과 같다. 그들의 믿음과 사랑과 정의의 행위를 기준으로 해서 어린양들이 염소들과 갈라질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나중에 내가 세상에 없게 되고, 내 교회가 세상 끝마칠 때까지 오랜 세월을 두고 있게 될 때에도 그대로 계속될 것이다. 인간집단의 첫 번째 심판이, 사람들이 그들 앞에 선과 악, 진리와 거짓말을 두고 자유롭게 행동하는 이 세상에서 행해질 것이다. 지상낙원에서도 그러하였다. 그곳에서는 하느님께 불복종한 사람들이 침해한 선과 악의 나무 앞에서 첫 번째 심판이 내려졌다. 그런 다음 개인들의 죽음이 올 때에는, 빈틈이 없는 성령에 의해서 쓰여진 인간들의 행동을 적은 책에 이미 쓰여진 심판이 준비될 것이다. 맨 마지막에는 큰 심판, 무서운 심판이 올 것인데, 그때에는 사람들이 다시 집단으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아담에서부터 마지막 사람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에서 그들이 자유롭게 원했을 것에 따라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지금은 만일 내가 하느님의 말씀과 기적과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따로 갈라놓고, 다른 쪽에는 그런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놓으면 – 나는 하느님의 권리와 하느님의 능력으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제외된 사람들은, 비록 그들이 사면이라 하더라도, 그들이 개별적인 심판을 받는 날 (우리에게 가르치기를 원치 않은 하느님의 말씀에 죄가 있습니다)하고 아주 큰 소리로 외칠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을 그들은 할 수가 없을 것이다.…아니 그보다도 그 말을 하겠지마는, 그들이 한 번 더 거짓말을 하는 것이 될 것이다’ 하고.”
“그러면 가르치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영벌을 받는 것인가? 하고 마태오가 묻는다.
“믿지 않은 사람 모두가 실제로 영벌을 받을 것인지 그건 모르겠어. 자네들이 혹 기억한다면, 신디카에게 말씀하시면서 선생님은 그들의 일생 동안에 성실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은 다른 종교를 믿더라도 영벌을 받지 않으리라는 것을 이해시키셨어. 그러나 우린 선생님께 그걸 여쭈어 볼 수 있어. 메시아에 대한 말을 들었으면서 지금 그것을 부분적으로 믿거나 제대로 믿지 않거나 메시아를 배척하는 이스라엘은 확실히 엄하게 심판받을 거야.”
“선생님이 너하고는 많은 말씀을 하셨구나. 그래서 너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것을 알고 있구나”하고 그의 형 야고보가 지적한다. “그건 자네들의 잘못이야. 나는 솔직하게 선생님께 질문을 한단 말이야. 때로는 선생님께 당신의 요한이 대단한 바보로 보이게 한 그런 것들도 여쭈어 본단 말이야. 그렇지만 나는 바보처럼 보이는 건 상관없어, 선생님의 생각을 알고, 그것을 내 것을 만들기 위해서 간직하고 있기만 하면 돼. 자네들도 그렇게 해야 할 거야. 그러나 자네들은 항상 두려워해! 그런데 뭘 두려워하는 거야? 무식쟁이가 되는 걸? 천박한 사람이 되는 걸? 머리가 둔한 사람이 되는 걸? 자네들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선생님이 떠나실 때에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할까 하는 것뿐이야. 선생님은 항상 그 말씀을 하셔.…그리고 나도 이별을 준비하기 위해서나 자신에게 항상 그 말을 하고 있어. 그렇지만 나는 그것이 언제나큰 고통이리라는 것을 느껴….”
“내게 그 생각을 하게 하지 말아”하고 안드레아가 부르짖고, 다른 사람들도 한숨을 쉬며 같은 말을 한다.
“그러나 그 일이 언제 올 건가? 선생님은 항상 ‘멀지 않아’ 라고 말씀하시네. 그렇지만 그것이 한 달 후에 있을 수 있고 몇 해 후에 올수도 있어. 선생님은 대단히 젊으시고, 세월은 몹시 빠르니까 말이야.…아우, 무슨 일이냐? 얼굴이 아주 창백해지니 말이다….”하고 타대오가 야고보에게 묻는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곰곰히 생각하고 있던 거야…”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고개를 숙이면서 서둘러 대답한다. 그러니까 타대오는 그를 자세히 보려고 몸을 구부린다….”아니, 너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는구나! 무슨 일이냐?…”
“아니, 자네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것은 아무것도 없어.…나는 우리들끼리만 남아 있을 때를 생각하고 있던 거야.”
“아니, 그런데 요나의 시몬은 무슨 일이 있기에 폭풍우의 날에 갈매기처럼 외치면서 뛰어 가지?” 하고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묻는다. 그러면서 방금 예수를 떠나 바람 때문에 들리지 않는 말을 하면서 뛰어가는 베드로를 가리킨다.
그들은 걸음을 빨리 하면서 베드로가 이제는 가까워진 세포리스시에서 오는 오솔길로 들어선 것을 본다(제자들은 베드로가 예수의 명령으로 세포리스로 가는 것인지, 그것도 저 지름길로 해서 가는 것인지 의아해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곧이어 자세히 바라다보다가 세포리스시에서 큰 길을 향하여 오는 오직 두 사람의 여행자가 토마와 유다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허! 여기엘? 정말 여기엘? 오! 저 사람들이 여기서 뭘 하는 거야? 나자렛에서는 기껏해야 가나로 갔다가 티베리아로 가야 할 건데…”하고 여러 사람이 의아해 한다.
“어쩌면 제자들을 찾으러 오던 것인지도 모르지. 그것이 그들의 임무였으니까”하고 여러 사람의 마음속에서 의심이 일어나 뱀 같은 대가리를 쳐드는 것을 느끼는 열성당원이 조심성있게 말한다.
“빨리 가세. 예수님은 혼자 계시면서 우리를 기다리시는 것 같네….”하고 마태오가 권한다.
그들은 간다. 그래서 베드로와 유다와 토마가 동시에 예수 계신 곳에 이른다. 예수께서는 요한이 “선생님, 어디 편치 않으십니까?”하고 물을 정도로 매우 창백하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시고 아니라는 표시를 하시며, 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가 돌아온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하신다.
우선 토마를 껴안으신다. 토마의 얼굴은 언제나처럼 건강해 보이고 쾌활하다. 그렇지만 몹시 눈에 띌 정도로 변하신 선생님을 보고 심각해지면서 “아프셨습니까?” 하고 열의를 가지고 묻는다.
“아니다. 토마야, 조금도. 그런데 너는 잘 있었느냐. 행복했고?”
“예, 선생님. 저는 항상 잘 있었고, 항상 행복했습니다. 선생님이 안 계시기 때문에만 제 마음이 지극히 행복하게 되지는 못했습니다. 제 아버지와 어머니도 얼마동안 저를 보내 주신데 대해서 선생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조금 편치 않으셨지요. 그래서 그때는 제가 일을 했습니다. 쌍둥이 누이동생 집에도 가서 조카를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이름을 붙여 주게 했습니다. 그런 다음 유다가 와서, 발정기의 멧비둘기처럼 제자들이 있는 위로 아래로 돌아다니게 했습니다. 유다는 자기 몫으로도 이미 그렇게 했었는데, 조금만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가 직접 말씀드릴 것입니다. 유다는 열 사람 몫의 일을 했으니까 선생님이 그의 말을 들으실 만하게 되었습니다.” 예수께서는 그가 물러가게 내버려두신다. 그리고 이제는 유다의 차례이다. 그는 참을성 있게 기다리다가 결연히 거리낌 없는 의기양양한 태도로 앞으로 나아온다. 예수께서는 사파이어같이 파란 눈으로 그를 꿰뚫어 보신다. 그러나 토마의 경우처럼 껴안으시고 그의 입맞춤을 받으신다. “유다야, 그래 네 어머니는 너를 곁에 두고 기뻐하셨느냐? 그 거룩한 부인이 안녕하시냐?”
“예, 선생님, 그리고 아들 유다를 보내 주신데 대해서 선생님을 찬미하였습니다. 어머니가 선생님께 선물을 보내려고 했습니다만, 제가 산과 들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니 어떻게 가져올 수가 있었겠습니까? 선생님 안심하셔도 됩니다. 제가 찾아본 제자들의 집단은 모두 거룩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사상은 점점 더 퍼져나갑니다. 저는 가장 권력이 많은 사람들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에 대한 이 사상의 반향을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린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었는데, 선생님께 대한 사랑으로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두가이파 사람들과 헤로데 당원들에게도 접근했습니다.…아이고! 정말이지 그 때문에 제 품위가 많이 떨어졌습니다!…그러나 선생님께 대한사람으로 그런 일을 하였고 또 다른 일도 하겠습니다! 저는 매정한 거절도 여러 번 당하고 저주도 여러 번 받았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에 대해서 선입관을 가진 어떤 사람들에게 호감을 일으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칭찬을 원치 않습니다. 제 의무를 다한 것으로 족하고, 저를 항상 도와주신데 대해 영원하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어떤 경우에 기적을 써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축복이 아니라 벼락을 맞아 마땅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괴로웠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사랑하고 참을성을 가지라고 말씀하겠지요.…저는 하느님의 영광과 찬미를 위해, 그리고 선생님의 기쁨을 위해 참을성을 가졌습니다. 많은 의구심을 일으키던 그 두 사람이 이제는 선생님 곁에 없다는 것을 제 명예를 걸고 보장한 그만큼 더 많은 장애가 영원히 치워졌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서 저는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것을 단언했다는 가책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거기에 대비하기 위해, 즉 거짓말의 죄를 짓다가 들키지 않기 위해 확인을 하고자 했습니다. 거짓말하는 것이 들어나면 회개시켜야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제가 영원히 의심을 받게 되었을 터이니까요.…생각해 보십시오! 저는 안나와 가이파에게까지도 접근 했습니다!…오! 그들은 저를 몹시 비난하려고 했습니다.…그러나 제가 어떻게나 겸손하고 설득력이 있었던지 그들은 마침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 사실이 정말 그랬다면…우리는 사실이 다른 걸로 알고 있었소. 사실을 알 수 있던 최고회의 지도자들은 그와 반대되는 보고를 했었소. 그리고….’”
“자넨 요셉과 니고데모가 거짓말쟁이였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 ”하고 그때까지는 자제하였으나, 그 이상을 자제하지 못하고 열성당원이 말을 중단시킨다. 참느라고 애쓴 바람에 그의 얼굴은 남빛깔이 되어있었다.
“누가 그런 말을 했나? 오히려 그 반대야! 요셉은 제가 안나의 집에서 나올 때 저를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왜 그렇게 불안해하고 있소?’하고 저는 그분에게 전부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조언과 니고데모의 조언에 따라 선생님이 어떻게 옛날 죄수와 그리이스 여자를 멀리하셨는지를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선생님이 그들을 멀리하셨지요?” 하고 유다는 인광(燐光)을 발할 정도로 반짝이는 새까만 눈으로 예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한다. 그는 예수께서 어떻게 하셨는지를 알아 내기 위하여 그의 눈길로 예수를 꿰뚫으려고 하는 것 같다.
여전히 아주 가까이 그와 마주 대하고 계신 예수께서는 침착하게 말씀하신다. “내 흥미를 대단히 끄는 네 이야기를 계속하기 바란다. 정확한 보고는 쓸모가 많이 있을 수 있다.”
“아! 그러니까 안나와 가이파가 생각이 바뀌었다는 말씀을 드렸지요. 이것은 우리에게 대단한 것입니다. 그렇지요? 또 그리고!…오! 이제 제 말을 들으면 모두 웃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시겠어요? 교사들이 저를 그들 가운데 붙들어 세우고, 제가 성년에 이른 어린이이기나한 것처럼 또 한 가지 시험을 치르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시험이라니! 어떻든 저는 그들을 설득했고, 그들은 저를 놓아주었습니다. 그때에 제게는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지 않았나하는 의심과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토마를 데리고, 제자들 있는 곳이나 요한과 그리이스 여자가 피신해 있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는 곳에 다시 가 볼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라자로의 집, 마나헨의 집, 쿠자의 저택, 벳수르의 엘리사네집, 베델의 요안나의 정원, 게쎄마니 동산, 요르단강 건너에 있는 솔로몬의 작은 집, ‘고운내’,니고데모의 집, 요셉의 집에 갔었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네가 보지 않았었느냐?”
“보았었지요, 그리고 그이는 그후 그 두 사람을 한번도 다시 보지 못했다고 잘라 말했었습니다. 그러나 정말이지.…저는 확실히 알고 싶었습니다.…요컨대 저는 그들이 있다고 의심할 수 있는 곳은 모두가 보았습니다.…그리고 그를 만나지 못한 것 때문에 제가 괴로워했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선생님이 제게 피해를 입히실 것입니다. 매번, 어떤 곳에서 그를 찾아내지 못하고, 또 그가 어디 있는지에 대한 아무런 실마리도 얻지 못하고 나올 때마다 -이것은 토마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님께 찬미 있기를!’그리고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영원하신 분이여, 제가 그를 영영 찾아내지 못하게 하십시오!’하고 . 정말입니다! 제 영혼이 숨을 돌린 곳.…마지막 장소는 에스드렐론이었습니다.…아! 참! 마젯도 벌판의 그의 저택에 있는 이스마엘 밴 파비가 선생님을 손님으로 모시고 싶어 합니다.…그러나 제가 선생님이라면, 저는 거기 안 가겠습니다….”
“왜? 틀림없이 거기 가겠다. 나도 그를 보고 싶다. 그리고 우리가 즉시 그리로 가기로 하자. 세포리스에 가는 대신에 에스드렐론으로 가자, 그리고 안식일 전날인 모레는 마젯도에 갔다가, 거기서 이스마엘의 집으로 가자,”
“아이고 안 됩니다, 주님! 왜요? 그가 선생님을 사랑하는 줄 아십니까?”
“그러나 네가 그 사람에게 접근해서 내게 유리하게 바꿔놓았다면, 왜 나더러 거기 가지 말라고 하느냐?”
“제가 접근한 것이 아닙니다.…그가 밭에 있다가 저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 토마, 그렇지? – 그가 저를 보았을 때 달아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제 이름을 불렀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저는 선생님께 절대로 다시는 어떤 바리사이파 사람이나 율법학자나, 같은 종류의 사람의 집에는 가시지 말라고 권할 수밖에 없습니다. 선생님께는 그것이 유익하지 않습니다. 우리끼리만 서민들과 같이 있읍시다. 그뿐입니다. 라자로, 니고데모도, 요셉도. 그것은 하나의 희생일 것입니다.…그러나 질투와 원한을 사지 않고 허점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식탁에서는 말을 하지요.…그런데 그 사람들은 선생님의 말씀을 매우 음험하게 물고 늘어집니다. 그러나 요한의 이야기를 다시 하겠습니다.…이제는 제가 시카미논으로 가던 중입니다. 비록 사마리아의 경계에서 만난 이사악이 지난 10월부터는 그를 다시 만나지 못했다고 단언했지만요.”
“그리고 이사악은 진실을 단언했다. 그러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과의 교제에 대해서 네가 권하는 것은 전에 네가 말한 것과는 반대가 된다. 너는 나를 보호했다.…네가 한 일이 이런 거였지? 안그러냐? 너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선생님께 대한 선입관을 많이 없앴습니다’ 하고. 그렇게 말했지?”
“그렇습니다, 선생님.”
“그렇다면 나 자신이 직접 나를 마저 보호할 수 없단 말이냐? 그러니까 우리는 이스마엘의 집에 간다. 그리고 너는 뒤로 돌아가서 그에게 미리 알려라. 너와 같이 안드레아와 열성당원 시몬과 바르톨로메오가 간다. 우리는 농부들의 집에 가서 쉬겠다. 시카미논으로 말하면, 우리가 거기서 오는 길인데 우리는 열한 사람이었다. 우리는 요한이 거기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리고 가파르나움이나 베싸이다, 티베리아, 막달라, 나자렛, 코라진, 갈릴래아의 베들레헴 등등, 어쩌면 네가 요한이 제자들과 함께 또는 친구의 집에 있는 것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 들러보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아무 곳에도 있지 않다.”
예수께서 침착하고 자연스럽게 말씀하신다.…그러나 유다의 얼굴빛이 잠깐동안 변하는 것을 보면 예수께는 유다를 불안하게 하는 무엇이 있는 것 같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입맞춤을 하시려는 듯이 껴안으신다.…그리고 뺨과 뺨을 대고 이렇게 그를 붙잡고 계신 동안 그에게 조용히 속삭이신다. “불행한 자야! 네 영혼을 어떻게 하였느냐?”
“선생님 .…저는….”
“가라! 너는 사탄 자신보다도 더 지옥의 냄새가 난다! 입 다물어라!…그리고 할 수 있으면 뉘우쳐라.”
유다는.…나 같으면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빠져 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뻔뻔스럽게도 큰 소리로 말한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러나 제발, 떠나기 전에 비밀히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모두가 여러 미터를 물러간다.
“주님, 왜 제게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까? 제게 고통을 주셨습니다….”
“그것이 진실이니까 그랬다. 사탄과 관계를 맺는 사람에게는 사탄의 냄새가 배는 것이다.”
“아! 강신술(降神術) 때문에 그러시는군요? 아이고! 선생님이 정말 저를 무섭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장난이었습니다!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의 장난과 같은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두가이파 사람들에게 접근하는데 소용이 됐고, 거기에 대한 욕망을 잃는 데에 소용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선생님은 아주 안심하시고 제 죄를 사해주실 수 있습니다. 선생님의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그런 것은 쓸데없는 것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자, 선생님! 제 죄는 아주 가벼운 것입니다!…선생님의 지혜는 크십니다. 그러나 누가 선생님께 그 말씀을 드렸습니까?”
예수께서는 그를 엄하게 바라보시며 대답을 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선생님은 정말 제 마음속에서 죄를 보셨습니까?” 하고 유다는 약간 겁이 나서 말한다.
“그리고 너는 내게 혐오감을 일으킨다. 가라! 그리고 한 마디도 더하지 말아라. “그리고 그에게 등을 돌리시고 제자들 있는 데로 돌아오셔서 방향을 바꾸라는 명령을 내리신다. 예수께서는 우선 바르톨로메오와 시몬과 안드레아를 떠나보내시니, 그들은 유다와 합류하여 빨리 떠난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예수만이 아시는 진실을 모른 채 천천히 떠나간다.
너무도 몰라서 유다의 활동과 수완을 칭찬할 정도이다. 그리고 정직한 베드로는 동료에 대하여 마음속에 품었던 경솔한 판단을 스스로 책한다.…
예수께서는 다른 일을 생각하시는 것처럼, 그리고 동행들의 떠드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 것처럼 미소를 지으신다, 약간 피곤하고 부드러운 미소이다. 그런데 그들은 어떤 일에 대하여 인간성으로 알 수 있는 것밖에는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