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세상은 미움과 배반과 고통과 욕구와 호기심의 물결과 더불어 몹시 가까이에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물결은 바다의 물결이 항구에 와서 죽듯이 이곳 보즈라의 여관 마당에 와서 죽는다. 그런데 얼굴을 보고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착한 마음을 가진 여관 주인의 경의는 그 마당에서 짐승들의 배설물과 쓰레기를 말끔히 치웠다. 이곳이나 다른 곳에서, 그러나 역시 이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있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서 먼 곳에서, 즉 호수 연안이나 호수 저쪽에서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이 예수를 기다리는 동안 서로 뒤섞이는 대화에 여러 고장 이름들이 나오고, 고통에 대한 표시가 나타난다. 가다라, 입보, 게르게사, 가말라, 아페카, 그리고 나임, 엔도르, 이즈르엘, 막달라, 코라진의 이름이 입에서 입으로 옳아가고, 그 이름들과 더불어 그들이 그렇게 먼 곳에서 여기까지 오게 된 동기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나는 선생님이 요르단강 건너편 마을들을 지나가신다는 것을 알고는 낙망했었어요. 그렇지만 이즈르엘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제자들이 와서 가파르나움에서 기다리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지금 이 시간에는 선생님이 틀림없이 게라사 저쪽에 계십니다.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보즈라나 아르벨라로 가시오’ 하고, 그래서 그들과 같이 왔어요….”
“나는 가다라에서 오면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어요. 그들은 나자렛의 예수가 이 지방에 와 있느냐고 묻더군요. 내 아내가 병이 들었어요. 나는 그 사람들과 함께 왔어요. 그리고 어제 아르벨라에서 선생님이 먼저 보즈라에 오신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이리 왔어요.”
“나는 이 아이 때문에 가말라에서 왔어요. 이 애는 성난 암소에게 받혔어요. 그래서 이런 상태가 되어 버렸어요….” 그러면서 팔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몸이 아주 오그라든 그의 아이를 가리킨다.”
나는 내 아들을 데리고 올 수가 없었어요. 나는 마젯도에서 왔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선생님이 여기서도 고쳐 주실까요?”하고 울어서 얼굴이 빨개진 여인이 괴로워하며 말한다.
“그렇지만 병자가 여기 있어야 해요.”
“아닙니다. 믿음만 있으면 됩니다.”
“아닙니다. 선생님이 손을 얹지 않으시면 낫지 않아요. 선생님의 제자들도 그렇게 합니다.”
“아주머니는 그 먼 길을 공연히 온 셈이군요.”
여인은 울기 시작하면서 말한다. “아이고! 나는 불행하기도 하지 ! 그런데 나는 거의 죽게 된 그 아이를 희망을 가지고 내버려두고 왔지… 선생님이 병을 고쳐 주지 않으실 것이니 나는 그애가 죽을 때 위로해 주지도 못하게 됐어 ….”
다른 여자가 그 여인을 위로한다. “아주머니,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나는 선생님이 말씀하시던 산을 떠나지 않으신 채 큰 기적을 내게 베푸셨기 때문에,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러 왔어요.”
“아주머니의 아이는 무슨 병이 있었는데요?”
“내 아이가 아니라, 미쳤던 내 남편이었어요….” 그러면서 두 여자는 작은 목소리로 계속 이야기한다.
“사실입니다. 아르벨라의 어머니도 선생님이 그의 아들을 보지 않으셨는데도 아들을 되찾았습니다. 하고 아르벨라에서 온 어떤 사람이 말한다, 그리고 곁에 있는 사람들과 계속 이야기를 한다.…“비끼세요, 제발! 비껴 주세요!”하고 사방이 막힌 가마를 멘 사람들이 외친다.
군중이 갈라지고, 가마는 고통 받는 사람을 실은 채 지나간다. 그들은 안쪽으로 가서 거의 짚을 쌓아올린 낟가리 뒤에 자리 잡는다. 가마에 누워 있는 사람은 남자인가 여자인가? 알 수가 없다!
거만하고 건강한 바리사이파 사람 둘이 그 어느 때보다도 거드름 피우며 들어온다. 그들은 두 미치광이같이 외치며 가엾은 여관 주인을 몰아세운다. “이 고약한 거짓말쟁이! 당신은 왜 그 사람이 여기 있지 않다고 말했소? 당신도 그 사람의 공범이오? 이스라엘의 성자들인 우리를 그렇게 조롱하는데, 누구를… 이롭게 하려고 그러는 거요? 당신은 그 사람에 대해 윌 알고 있소? 그 사람이 당신에게 뭐요?”
“뭐냐구요? 당신들과 같지 않은 사람이지요. 그렇지만 나는 거짓말하지 않았어요. 그분은 당신들이 오고 나서 조금 후에 오셨소. 그분은 숨어 있지 않고, 나도 숨겨 두지 않았소. 그렇지만 내가 여기 주인이니까 당신들에게 당장 말하겠소 ‘내 집에서 나가시오!’ 여기서는 나자렛 선생님께 욕을 하지 못하오. 알겠소? 그리고 말로 해서 못 알아듣겠다면, 재칼 같은 당신들에게 행동으로 말래 줄 수 있겠소.”
튼튼한 여관 주인이 하도 행동으로 옮기고자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두 바리사이파 사람은 태도를 바꾸어 채찍으로 위협을 당하는 개들처럼 비굴해진다. “아니, 우리는 그분을 숭배하려고 찾던 거요! 어떻게 생각하고 그러시오? 우리가 화가 난 것은 당신 탓으로 그분을 보지 못하게 됐다는 생각 때문이었소. 우리는 그분이 누구이신지 알아요. 우리가 감히 쳐다볼 자격도 없는 거룩하고 복되신 메시아이시지요. 우리는 하찮은 인간들이고, 그분은 이스라엘의 영광이시오. 우리를 그분께 데려다 주시오. 우리 마음은 그분의 말을 듣기를 열망하고 있소.”
여관 주인은 이렇게 대답해서 그들에게 복수를 한다.”오! 저런 !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올바름을 평판으로 알고 있는 내가 어떻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 아 물론이지요, 당신들이 그분에 경배하러 왔구 말구요! 당신들은 그걸 열망하고 있지요! 그분에게 그 말을 하겠소. 갑니다.…안 되오, 절대로! 따라오지 마시오! 또 당신도. 그렇지 않으면, 독이 있는 늙은 말라깽이 당신 둘을 서로 부딪쳐서 한 덩어리가 되게 하겠소. 여기 있어요. 당신은 내가 팽개쳐버리는 여기에 있고, 또 당신은 거기에. 당신들을 목까지 땅속에 박어 넣어서 당신들을 마치 내가 잡아야 하는 돼지들 매놓는 말뚝 모양으로 쓰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오.” 그러면서 말에 행동을 곁들여 우선 더 마른 바리사이파 사람의 겨드랑이를 쥐고 번쩍 들었다가 어떻게나 세차게 땅에 내리꽂는지 땅이 단단하지 않았더라면 적어도 발목가지는 빠져들어 갈 지경이었다. 그러나 땅이 단단하기 때문에, 한 번 세게 흔들리더니 그 사람은 꼭두각시처럼 서 있다. 그런 다음 여관 주인은 또한 사람을 붙잡아서, 비록 어지간히 뚱뚱한 사람이지만, 그 사람도 쳐들었다가 똑같이 격렬하게 내리꽂는다. 그런데 그 사람은 반항하고 몸부림을 치기 때문에 똑바로 세워 놓는 대신에 땅바닥에 밀어붙여 앉혀 놓는다. 진짜 살과 옷감 덩어리 같다. 그리고 상스러운 말을 하면서 가는데, 그 말은 두 사람의 푸념과 많은 사람의 깔깔거리는 웃음 속에 사라져 간다.
그는 복도로 들어갔다가 작은 마당을 지나 층계를 올라가서 회랑으로 된 긴 방에 발을 들여 놓고, 거기서 예수께서 당신 모든 식구들과 상인과 함께 식사를 끝내 가시는 넓은 방으로 들어간다.
“바리사이파 사람 넷 중에서 둘이 왔습니다. 좀 보십시오. 지금 당장은 그들을 적당한 자리에 놓아두었습니다. 저를 따라오려고 하기에 못 따라오게 했습니다. 그들은 지금 많은 병자들과 다른 사람들도 있는 저 아래 마당에 있습니다.”
“곧 가겠소. 고맙소, 파라 당신도 가도 되오.”
모두 일어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대로 그곳에 남아 있으라고 명령하시고, 어머니와 클레오파의 마리아와 수산나와 살로메를 빼놓고는 여자들에게도 그대로 있으라고 명하신다. 제외된 사람들의 얼굴에 나타나는 슬픔을 보시고 말씀하신다. “옥상으로 가거라, 거기서도 잘 들릴 것이다.”
예수께서는 사도들과 여자 네 사람과 같이 나오신다. 그리고 여관 주인이 간 길을 도로 걸으셔서 큰 마당으로 들어서신다. 사람들은 보려고 얼굴을 쳐들고, 가장 약삭빠른 사람들은 짚더미나 옆쪽에 세워 놓은 마차들이나 수반의 전 위에… 올라간다.
두 바리사이파 사람은 지나치게 공손한 태도로 예수께 마주 간다. 예수께서는 마치 그들이 당신의 가장 충실한 친구이기나 한 것처럼 늘 하시는 대로 인사를 하신다. 그러나 그들의 번지르르한 질문인 “선생님 일행이 이렇게 적습니까? 그리고 제자도 없구요? 그들이 선생님을 버렸습니까?” 하는 말에 대답하시려고 걸음을 멈추지는 않으신다.
예수께서는 걸어가시면서 정색을 하고 대답하신다. ‘버린 것이 아닙니다. 당신들은 아르벨라에서 왔으니 거기서 나보다 앞서 간 사람들을 만났겠고, 또 유다에서는 시몬의 유다와 토마와 나타나엘과 필립보를 만났지요.” 뚱뚱한 바리사이파 사람은 이제는 감히 예수를 따라가지 못하고 홍당무같이 새빨개져서 걸음을 멈춘다. 더 뻔뻔스러운 또 한 사람은 계속 말한다. “맞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마침 선생님께서 충실한 제자들과 여자들과 함께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선생님께서 이렇게 얼마 안 되는 사람을 데리고 계신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저희들은 선생님께서 새로 마음을 사로잡으신 사람들을 보고 선생님과 같이 기뻐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거짓 웃음을 웃는다.
“내가 새로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들이오? 여기 있습니다!” 그러면서 예수께서는 군중들을 가리키시며 당신 앞으로 반원을 그리신다. 그들의 대부분은 요르단강 건너편, 즉 보즈라가 있는 이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다. 그리고 바리사이파 사람에게 대꾸할 시간을 주지 않으시고 말씀을 시작하신다.
“처음에는 내게 대해서 물어보지 않던 사람들이 나를 찾았고, 처음에는 나를 찾지 않던 사람들이 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 이름을 부르며 호소하는 민족에게 ‘내가 여기 왔소, 내가 여기 왔소’ 하고 말했습니다. 예언자들의 입에 진리를 담아 주신 주님께 영광을! 정말이지, 나는 내 둘fp에 몰려든 이 군중을 보고 주님 안에서 몹시 기뻐합니다. 그것은 영원하신 분께서 나를 이 세상에 보내실 때에 하신 약속들이 이루어진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이 아버지와 성령과 더불어 예언자들의 생각과 입과 마음에 알려 주었던 그 약속들, 내가 사람이 되기 전에 알았었고, 육체를 취하도록 내게 용기를 준 그 약속들이 말입니다. 그리고 그 약속들은 내게 힘을 주는 약속들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약속들은 일체의 미움과 원한과 의심과 거짓말에 대해서 내 용기를 돋우어 줍니다. 처음에는 내게 대해서 물어보지 않던 사람들이 나를 찾았고, 나를 찾지 않던 사람들이 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왜 반대로 내가 손을 내밀면서 ‘내가 여기 왔소’ 하고 말한 사람들은 나를 배척했습니까? 그렇지만 전자들은 나를 모르고 있었는데 후자들은 나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수수께끼의 해답은 이렇습니다. 모르는 것이 죄가 아니라, 거짓으로 부인하는 것이 죄입니다. 그런데 내게 관해서 잘 알고 있고, 또 내가 손을 내민 사람들 중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이 마치 내가 사생아나 도둑, 또는 타락시키는 사탄인 것처럼 나를 거짓으로 부인했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교만으로 믿음의 불을 꺼버리고, 내 목소리가 그들에게 가리키던 길을 떠나 좋지 않고 구불구불하고 죄되는 길로 빗나갔기 때문입니다. 나를 배척하는 이 민족의 마음과 음식과 잠자리와 정신에 죄가 있습니다. 그들은 사방에서 자기 자신의 더러움의 반영을 보고, 그들의 미움은 그 더러움을 한층 더 거듭 쌓아올립니다. 그리고는 나에게 ‘이 더러운 자야, 물러가라’ 하고 말합니다. 그러면 그때에는 붉은 물을 들인 그의 옷을 입고, 그의 옷을 입어 아름다운 그가, 그리고 위대한 그의 힘을 가지고 걸어오는 그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그는 이사야가 말한 것을 완수하고, 또 입을 다물지 않고, 저들이 받아 마땅한 것을 그들의 가슴에 부어넣겠습니까? 아닙니다. 그는 우선 모든 사람에게 버림을 받고 혼자서 구속의 포도주를 빚기 위하여 그의 압착기에 넣고 찧어야 합니다. 의인들을 취하게 하여 지극히 행복한 사람들을 만드는 포도주이고, 큰 죄를 지은 사람들을 취하게 하여 그들의 독성적(瀆聖的)인 능력을 산산 조각을 내는 포도주입니다. 그렇습니다. 영원한 사랑의 태양으로 시시각각 익어가는 내 포도주는 어떤 예언서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많은 사람의 파멸과 구원이 될 것입니다. 이 예언은 아직 쓰여지지는 않고 갈라진 틈이 없는 바위 속에 넣어 두었는데, 그 바위에서는 영원한 생명의 포도주를 만들게 하는 포도나무가 솟아 나왔습니다.
당신들 알아들었습니까? 이스라엘의 박사들인 당신들은 못 알아들었지요. 당신들이 알아듣고 못 알아듣고는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이사야가 말하는 어두움이 당신들에게 내려올 것입니다. ‘그들은 눈이 있으나 보지 못하고, 귀가 있으나 듣지 못한다’고 이사야는 말합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미움으로 빛을 가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빛이 어두움에게 배척을 당했다고, 또 세상이 빛을 알고자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여러분은 몹시 기뻐합니다! 어두움 속에 있으면서도 여러분에게 예고되었던 빛을 믿을 줄 안 여러분, 그 빛을 바라고 찾아서 발견한 여러분입니다. 산과 들을 지나고 강과 호수를 건너 먼 길의 피로를 아랑곳하지 않고 구원을 찾아온 충실한 백성들, 기뻐하시오. 다른 길, 즉 영적인 길도 그러할 것이니 보즈라의 주민 여러분, 이 길은 여러분을 무지에서 지혜의 빛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아우라니트의 주민들 기뻐하시오! 지식의 환희 속에서 기뻐하시오. 여러분의 쌍봉(雙峰) 약대와 단봉(單峰) 약대들이 참 하느님께 조배(朝拜)를 가져오고, 거룩하고 힘들지 않는 율법으로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들이 되기 위하여 납달리와 즈불룬의 길에 밀려들 것이라고 예언자가 노래한 것은 정말이지 여러분과 여러분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말한 것입니다. 그 거룩하고 어렵지 않은 율법은 하느님이 아버지가 되어 주시고 영원한 복락을 주는데 다른 것은 명하지 않고 주님의 열 가지 계명을 지키라고만 명합니다. 열 가지 계명은 이렇습니다. 참 하느님을 온 힘을 다하여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몸같이 사랑하고, 안식일을 더럽히지 말고 지키며, 부모를 공경하고, 사람을 죽이지 말고, 도둑질을 하지 말고, 간음을 범하지 말고, 거짓 증언을 하지 말고, 남의 아래나 재산을 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 더 먼 곳에서 온 여러분이 만일 주님의 집에 속해 있다가 거기서 나간 사람들을, 능가하면, 여러분은 지극히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집에 속해 있던 사람들은 하느님과의 원수짐, 자존심, 예배행위의 타락, 부모에게 대한 냉대, 살인에 대한 욕망, 남의 성덕을 훔치려는 시도, 사탄과의 야합, 거짓 증언, 말씀의 본성과 사명에 대한 샘,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너무나 많은 마음속에서 술렁이고 있는 소름끼치는 죄악이라는 사탄의 열 가지 계명의 자극을 받아 주님의 집에서 나간 것입니다.
목마른 여러분은 기뻐하시오! 굶주린 여러분은 기뻐하시오! 슬퍼하는 여러분은 기뻐하시오! 여러분이 배척당했습니까? 여러분이 추방되었습니까? 여러분이 업신여김을 당했습니까? 여러분이 외국인이었습니까? 오시오! 기뻐하시오! 이제는 그것이 사실이 아닙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집과 재산과부성과 조국을 줍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하늘나라를 줍니다. 구세주인 나를 따르시오! 구속자인 나를 따르시오! 생명인 나를 따르시오! 아버지께서 은총을 거절하지 않으시는 사람인 나를 따르시오! 내 사랑 속에서 기뻐하시오! 기뻐하시오! 그리고 고통을 당하면서도 나를 찾은 여러분, 나를 알기도 전에 나를 믿은 여러분,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것을 여러분이 보도록, 이날이 진짜 환희의 날이 되도록 나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아버지! 거룩하신 아버지! 모든 상처와 병에, 육체의 괴로움, 고뇌, 고민, 양심의 가책, 돋아나는 모든 믿음, 흔들리는 믿음, 단단해지는 믿음에 내리소서. 오 구원과 은총과 평화를 내리소서! 제 이름으로 평화를! 아버지의 이름으로 은총을! 우리 서로간의 사랑을 위하여 구원을 내리소서! 지극히 거룩하신 아버지, 강복하소서! 저와 아버지의 흩어진 아들들을 모두 모아서 한 양떼로 합치소서! 거룩하신 아버지, 이들이 아버지와 하나가 되고, 아버지와 저와 지극히 거룩한 성령과 하나가 되어 제가 있는 곳에 이들도 있게 하소서’.”
팔을 †모양으로 들어 손바닥 위쪽으로 하늘을 향하게 하시고, 얼굴을 드시고 은나팔 소리같이 울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예수님은 저항할 수 없는 힘을 가지셨다.…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없이 몇 분 동안을 그대로 계신다. 그리고는 그 사파이어빛 눈이 하늘을 쳐다보던 것을 그치고, 감동하여 한숨짓거나 희망으로 몸을 떠는 군중이 가득 찬 마당을 내려다보시고, 손은 앞으로 내밀 듯이 합장을 하시고, 당신의 얼굴을 빛나게 하는 미소를 지으면서 마지막으로 외치신다. “믿고 바라는 여러분은 기뻐하시오! 고통을 당하는 백성은 일어나시오, 그리고 당신들의 주 하느님을 사랑하시오!”
모든 병자가 동시에 병이 완전히 나았다. 열광적인 고함, 주님께 환희의 노래를 부르는 우뢰 같은 목소리가 올라온다. 그리고 마당 저 안쪽에서 그를 덮었던 홑이불을 아직 끌면서 한 여인이 군중을 헤치고 나와 주님의 발 앞에 쓰러진다. 군중은 다른 비명을, 공포의 비명을 지른다. “요아킴의 아내 문둥병자 마리아다!”그러면서 사람들이 사방으로 도망친다.
“두려워하지 마시오! 이 여자의 병은 나았습니다. 이 여자와의 접촉은 이제 여러분에게 해를 끼칠 수 없습니다!” 하고 예수께서 안심시키신다. 그런 다음 땅에 엎디어 있는 여인에게 말씀하신다. “아주머니, 일어나시오. 당신의 큰 바람이 당신에게 상을 주었고, 당신이 오라비들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던 것을 용서받게 했습니다. 유익한 정결의식을 한 다음 집으로 돌아가시오.”
젊고 왜 아름다운 그 여인은 일어나면서 운다. 예수께서는 조금 가까이 오면서 감탄의 소리를 지르며 기적을 찬미하는 군중에게 그 여인을 가리키신다.
“저 여자를 몹시 사랑하던 남편이 그의 소유지 안쪽에 아내의 은신처를 지어 주고, 매일 저녁 울타리 쪽으로 갔어. 그리고 울면서 음식을 갖다 주었어….”
“저 여자는 문둥병자인 것을 신고하지 않은 거지를 돌보다가 동정심 때문에 병에 걸렸었어요.”
“하지만 저 선량한 마리아가 어떻게 왔지?”
“저 들것에 들려 왔어. 저 사람들이 요아킴의 하인이라는 걸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 때문에 저 사람들은 돌에 맞아 죽을 위험을 무릅썼어….”
“그들의 여주인인걸! 저 사람들은 여주인을 사랑해, 저 여자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자기를 더 사랑하게 할 줄을 안단 말이야….”
예수께서 손짓을 하시니 모두가 입을 다문다. “여러분은 사랑과 친절이 기적과 기쁨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착하게 될 줄을 아시오. 아주머니, 가보시오. 아무도 당신을 해치지 않을 것입니다.”
여인이 마당가운데에서 들것을 불사른 하인들의 앞장을 서서 나가는데, 많은 사람이 따라간다.
예수께서는 군중을 떠나보내시고 몇 사람의 말을 들으신 다음, 당신과 같이 있던 사람들이 뒤따르는 가운데 물러가신다.
“선생님 말씀은 훌륭했습니다!”
“선생님의 얼굴이 얼마나 빛났는지요!”
“목소리는 어떻구요!”
“그리고 기적들은 또 얼마나 굉장합니까?”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도망칠 때 보셨습니까?”
“처음 말씀을 시작하신 다음 두 마리 도마뱀처럼 기어서 가버렸습니다.”
“보즈라와 다른 마을 사람들은 선생님에 대해서 훌륭한 추억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들아, 나는 나와 저들을 위해서 네게 축복한다.”
“그러면 어머니의 축복이 우리가 다시 만날 때까지 저를 따라다닐 것입니다.”
“주님,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그럼 여자들은 우리를 떠나는 것입니까?”
“그렇다, 시몬아. 내일 새벽에 알렉산드르는 아에라로 떠난다. 우리는 그와 같이 아르벨라로 가는 길까지 간다, 그리고는 그를 떠난다. 나그네의 정중한 안내인이었던 당신 알렉산드르 미사스, 정말이지 헤어지기 섭섭합니다. 알렉산드르, 나는 당신을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노인은 매우 감격하였다. 그는 팔을 가슴에 †모양으로 포개 얹어 동방식의 정중한 인사를 하며 예수 앞에 몸을 약간 숙이고 서 있다. 그러나 이 말을 듣고 이렇게 말한다. “특히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나라에 가셨을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미사스, 그것을 바라십니까?”
“예, 주님.”
“나도 당신에게서 한 가지를 원하는 것이 있습니다.”
“주님, 그것이 무엇입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기만 하면, 제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귀중한 것이라도 드리겠습니다.”
“가장 귀중한 것입니다. 나는 당신의 영혼을 원합니다. 내게로 오시오. 여행을 시작할 때에 내가 마지막에 당신에게 선물 하나를 주길 바란다고 말했지요. 그 선물은 믿음입니다. 미사스, 나를 믿습니까?”
“믿습니다. 주님.”
“그러면 당신의 영혼을 거룩하게 해서 당신의 믿음이 당신에게 있어서 기력이 없는 것이 되지 않게 할 뿐 아니라 손해를 끼치는 것이 되지 않게 하시오.”
“제 영혼은 늙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새로운 것이 되게 하도록 힘쓰겠습니다. 주님, 저는 늙은 죄인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제 죄를 사해 주시고, 지금부터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도록 강복을 주십시오. 저는 선생님의 강복을 선생님의 나라로 가는 길에 가장 훌륭한 호위대처럼 가지고 가겠습니다.…주님, 우리가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됩니까?”
“이 세상에서는 다시 만나지 못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내 소식을 들을 것이고, 또 당신을 복음전파 없이 내버려두지 않을 터이니까 당신은 점점 더 많이 믿을 것입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미사스. 내일은 작별인사를 할 시간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음식을 들기 전에 지금 작별인사를 합시다.”
예수께서는 그를 껴안으시고 입맞춤하신다. 사도들과 제자들도 그렇게 한다. 여인들은 그에게 인사만을 한다. 그러나 미사스는 성모님 앞에 거의 무릎을 꿇다시피 하며 말한다. “어머니의 깨끗한 샛별의 빛이 죽을 때까지 제 생각 안에서 빛나기를 바랍니다.”
“알렉산드르, 살 때까지지요. 제 아들을 사랑하세요, 또 저도 사랑하세요, 저도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시몬 베드로가 묻는다. “그렇지만 아르벨라에서 우리는 아에라로 갑니까? 불시에 좋지 않은 날씨를 만날까 봐 걱정이 집니다. 안개가 몹시 끼어서요.…새벽과 황혼에 안개가 끼는 것이 사흘째나 되거든요…”
“그것은 우리가 이리로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당신에게는 많이 내려온 것같이 생각되지 않지요. 그러나 사실이 그렇습니다. 내일부터는 당신이 데카플리스의 산을 향해 올라갈 것이고 안개를 만나지 않을 것입니다”하고 미사스가 설명한다.
“내려왔다구요? 언제요? 길이 평평했는데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계속 내려왔어요. 오! 아주 느리게 내려왔기 때문에 알아차리지를 못하는 겁니다. 그러나 몇 마일이고 몇 마일이고 계속되면!…”
“아르벨라에서 얼마 동안이나 머무릅니까?”
“너와 야고보와 유다는 한 시간도 머무르지 않는다” 하고 예수께서 잘라서 말씀하신다.
“저와… 야고보와 유다는… 한 시간두요? 여러 사람과 같이 머무르지 않으면 저는 어디로 갑니까?”
“길을 떠나 쿠자가 경비를 맡고 있는 영지에까지 가는 것이다. 너는 다른 두 사람과 같이 그곳까지 내 어머니와 여자들과 동행하여라. 그런 다음 여자들만이 요안나의 하인들과 같이 갈 것이니, 너희는 아에라에 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너라.”
“오! 주님! 주님은 제게 대해서 화를 내고 계셔서 제게 벌을 주시는 거로군요.…주님은 제게 너무나 큰 고통을 주십니다!”
“시몬아, 죄 있는 사람이 벌을 받는다고 느낀다. 이 유죄성(有罪惺)이 네게 고통을 주어야지, 벌 자체가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나는 돌아가는 길에 내 어머니와 여자제자들과 동행하는 것이 벌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그러나 선생님이 저희와 같이 가시는 것이 낫지 않았습니까? 아에라에 가시는 것은 그만 두시고,저희와 같이 가십시다.”
“거기 가겠다고 약속했으니까 간다.”
“그러면 저도 그리 가겠습니다.”
“내 사촌들처럼 항의하지 말고 순종하여라.”
“그러다가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만나시면요?”
“너는 분명히 그 사람들을 회개시키는데 가장 적합한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바로 내가 그들을 만나겠기 때문에 너와 야고보와 유다가 여자들과 엔도르의 요한과 마륵지암과 함께 그곳을 피해 가기를 원하는 것이다.”
“예 ! … 알아들었습니다! 좋습니다.”
예수께서는 여자들에게로 몸을 돌리시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강복하시며, 각자에게 알맞은 충고를 주신다.
막달라 마리아는 그의 구세주의 발에 입맞춤하기 위하여 몸을 구부리며 말한다.”베다니아에 돌아가기 전에 선생님을 또 뵐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마리아야. 에다님달에는 호숫가에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