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은 열병식을 하는 것처럼 줄을 서서 알렉산드르의 마당에서 나온다. 맨 끝에 예수께서 당신의 모든 사람들과 같이 가신다. 약대들은 무거운 짐을 싣고 율동적인 걸음으로 몸을 가볍게 흔들면서 나아가는데, 그놈들의 머리는 한 걸음 옮겨 놓을 때마다 “왜? 왜?” 하고 묻는 것 같다. 말없는 운동이지만, 보는 것마다 줄곧 “예, 예” 하고 말하는 것 같은 비둘기들의 움직임과 같이 독특한 움직임이다. 대상은 시내를 지나가야 한다. 아침의 맑은 공기 속에 줄지어 지나간다. 춥기 때문에 모두가 옷을 포근하게 싸맸다. 약대들의 방울소리와 낙타 몰이들의 크르르르, 크르르르 하는 소리와 조용한 외양간을 못잊어 하는 어떤 약대의 우는 소리로 게라사 사람들은 예수의 출발을 알게 된다.
소식은 번갯불처럼 빨리 퍼진다, 그리고 게라사 사람들이 예수께 인사를 드리러 와서 과일과 그밖의 음식들을 선물로 드린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어린 병자 하나를 데리고 달려오면서 말한다.”얘가 병이 낫게 축복해 주십시오. 불쌍히 여기십시오!”
예수께서는 손을 들어 강복을 주시며 덧붙이신다. “안심하고 가시오. 믿음을 가지시오.”
그러나 그 남자가 어떻게나 신뢰 가득한 ‘예’라는 대답을 했던지 한 여인이 이렇게 묻는다. “제 남편이 눈의 궤양을 앓고 있는데 고쳐 주시겠습니까?”
“당신들이 믿을 수 있다면 고쳐 주겠습니다.”
“그럼 남편을 데리러 갈 테니, 주님, 기다려 주십시오.” 그리고 그 여자는 제비만큼이나 빨리 뛰어간다.
기다리라는 말은 쉽게 했다. 약대들은 계속 나아가고 있다. 행렬 맨 앞에 있는 알렉산드르는 맨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 사람에게 알리기만 하면 된다.
“마륵지암아, 뛰어가서 상인에게 성문을 나가기 전에 멈추라고 말하여라.”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러니까 마륵지암은 제 임무를 다하려고 쏜살같이 뛰어간다.
대상이 정지한다. 그동안 상인이 예수께로 온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그대로 계시오, 그러면 보게 될 것입니다.”
게라사의 여인은 눈병을 앓고 있는 남편과 함께 빨리 돌아왔다. 그것은 궤양 정도가 아니다! 그것은 얼굴 가운데에 뚫려 있는 잔뜩 썩은 두 구멍이다. 눈이 거기에 한가운데에 있기는 한데, 흐르고 붉게 되고 반쯤 소경이 되었다. 불쾌한 액체가 거기에서 흘러나온다. 그 사람이 빛을 가리는 어두운 빛깔의 눈가리개를 떼자마자 빛 때문에 병든 눈이 더 아프기 때문에 신음소리가 더 커진다.
그 사람은 구슬프게 부르짖는다. “불쌍히 여기십시오! 저는 너무 괴롭습니다!”
“당신은 죄도 많이 지었소.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는 한탄을 하지 않습니까? 당신의 보잘 것 없는 이 세상의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만을 슬퍼하오? 당신은 하느님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오? 영원한 어두움이 무섭지 않소? 왜 죄를 지었소?”
그 사람은 울면서 말없이 고개를 숙인다. 그의 아내도 울면서 탄식한다. “저는 용서했습니다….”
“당신 남편이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고 여기서 내게 맹세하면 나도 그를 용서해 주겠소.”
“예, 예!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이제 죄가 무엇을 가져오는지를 압니다.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아래가 용서해 준 것처럼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선생님은 인자하십니다.”
“나는 당신을 용서하오. 저 개울에 가서 물로 얼굴을 씻으시오, 그러면 병이 나을 거요.”
“주님, 찬 물은 제 남편에게 해롭습니다”하고 여인이 탄식한다. 그러나 남자는 개울에 갈 생각밖에 안하고 더듬으면서 간다. 마침내 사도요한이 불쌍히 여겨서 그의 손을 잡고 혼자서 데리고 간다. 그러나 곧 이어서 여인이 그치 다른 손을 잡는다. 남자는 조약돌 위로 튀면서 흘러가는 찬물가에까지 내려가서 두 손으로 물을 떠서 얼굴을 씻고 또 씻는다. 그는 고통의 표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고통의 완화를 느끼는 것 같다.그런 다음 아직 젖은 얼굴로 개울쪽으로 다시 올라와 예수께로 돌아온다. 예수께서 그에게 물으신다. “그래 어떻소? 나았소?”
“주님, 지금 당장은 낫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나으리라고 말씀하셨으니 나을 것입니다.”
“그러면 바람을 잃지 마시오. 안녕.”
여인이 울면서 털썩 주저앉는다.…여인은 낙심하였다. 예수께서는 상인에게 다시 떠나도 된다는 손짓을 하신다. 역시 실망을 한 상인은 명령을 전달하게 한다. 약대들은 앞뒤로 흔들리는 배와 같은 움직임으로 다시 걷기 시작하여 성 밖으로 나간다. 그놈들은 서쪽으로 가는 넓고 먼지 많은 대상들의 길로 해서 간다.
사도들의 집단의 맨 끝에 있는 두 사람,즉 엔도르의 요한과 열성당원 시은이 성을 20미터쯤 지나왔는데, 그때 외치는 소리가 조용한 공기 속에 울려 퍼진다. 그 외침은 세상을 가득 채우는 것 같고,점점 더 크게, 점점 더 신이 나서, 점점 더 열광적으로 되풀이된다. “눈이 보입니다! 예수님! 복되신 예수님! 눈이 보입니다! 보여요! 저는 믿었습니다! 눈이 보입니다! 예수님, 예수님! 복되신 예수님!” 그러면서 얼굴이 다시 완전히 건강하게 되고 눈이 빛나고 생기 있는 두개의 석류석(石榴石)같이 다시 아름답게 된 그 사람은 사도들의 틈을 헤치고 와서 예수의 발 앞에, 거의 상인의 약대의 발아래에 엎드린다. 상인은 엎드려 있는 사람에게서 겨우 약대의 발들을 치울 시간의 여유밖에 없었다.
그 사람은 예수의 옷에 입맞춤하면서 되풀이해 말한다. “저는 믿었습니다! 저는 믿었습니다, 그랬더니 눈이 보입니다. 복되신 예수님!”
“일어나시오, 그리고 행복하시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착하게 사시오. 당신 아내에게 완전히 믿을 줄 알라고 말하시오. 안녕.” 그러면서 예수께서는 기적을 받은 사람이 매달리는 데에서 벗어나 다시 걷기 시작하신다.
상인은 생각에 잠겨서 수염을 쓰다듬는다.…그러다가 마침내 이렇게 묻는다. “그럼 저 사람이 얼굴을 씻고 나서 실망한 다음 계속해서 믿지 않았더라면요?”
“그런 상태 그대로 있었을 것입니다.”
“기적을 행하시는데 왜 그다지도 많은 믿음을 요구하십니까?”
“그것은 믿음이 하느님께 대한 바람과 사랑이 있음을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우선 뉘우침을 원하셨습니까?”
“뉘우침은 하느님의 친구가 되게 하기 때문입니다.”
“병이 없는 저는 제가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진리에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우정 없이 올 수가 있겠습니까 ?”
“하느님의 인자(仁慈)가 없으면 당신이 오지 못할 것입니다. 주님은 아직 뉘우치지는 않으면서 당신을 찾는 사람이 당신을 찾아내도록 허락하십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뉘우침은 사람이 의식적으로나 또는 그의 영혼이 원하는 것에 대한 약간의 의식을 가지고 하느님을 알게 될 때에 오기 때문입니다. 그전에는 사람이 다만 그의 본능만으로 인도되어서 얼빠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믿을 필요를 느낀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까?”
“여러번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돈보다 더 강한 것, 제 자식들과 제 바람들보다 더 강한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느졌습니다.…그러나 그런 다음 제가 무의식적으로 찾던 것을 알려고 찾는 수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영혼은 하느님을 찾고 있던 것입니다. 인자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하느님을 찾아내도록 허락하셨습니다. 하느님을 멀리 떠난 보람없는 당신의 과거에 대한 뉘우침이 당신에게 하느님의 우정을 줄 것입니다.”
“그러면 영혼으로 진리를 보는 기적을 얻기 위하여는… 제가 과거를 뉘우쳐야 합니까?”
“물론이오. 뉘우치고, 또 당신의 생활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결심해야 합니다….”
그 사람은 다시 자기 수염을 쓰다듬기 시작하며, 어떻게나 한 군데만 들여다보고 있는지, 약대의 목의 털을 조사하고 세어보는 것 같다. 본의 아니게 그는 발뒤꿈치로 짐승을 부딪는다. 그러니까 짐승은 그것을 걸음을 빨리 옮기라는 독촉으로 알고 걸음을 빨리 하여 상인을 대상 맨 앞에 데려다 놓는다. 예수께서는 그를 붙잡지 않으신다. 오히려 걸음을 멈추시고 여자들과 사도들을 앞서 가게 그냥 두시어 마침내 열성당원 시몬과 엔도르의 요한이 예수를 따라오게 되었다. 예수께서 그들과 합치신다.
“무슨 말을 하느냐 ?” 하고 예수께서 물으신다.
“아무것도 믿지 않거나 그가 가졌던 믿음을 잃은 사람이 느껴야 하는 낙망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습니다. 신디카는 완전한 믿음으로 넘어왔지만, 어제는 정말 고민하고 있었습니다”하고 열성당원이 대답한다.
“저는 시몬에게 선에서 악으로 건너가는 것도 가슴 아프게 하는 일이지만, 악에서 선으로 건너오는 것도 어리둥절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첫째 경우에는 우리를 나무라는 양심 때문에 큰 고통을 당합니다. 둘째 경우에는… 고민을 합니다.…조금도 알지 못하는 외국에 끌려가게 된 사람이 고민할 것과 같이 말입니다.…혹은 또 왕의 조정 한가운데에 학자들과 부자들이 있는 가운데로 끌려간 보잘 것 없고 교양 없는 사람이 느끼는 공포감과도 같습니다. 그것은 고통입니다.…저는 그 고통을 압니다.…대단히 큰 고통입니다.…그것이 사실인지, 그 상태가 계속될 수 있을지 믿지 못하게 됩니다.…그럴 자격이 있는지 말입니다.…특히 더럽혀진 영혼을 가지고 있을 때에는… 제 영혼과 같이 말입니다….”
“요한이, 그럼 지금은?”하고 예수께서 물으신다.
엔도르의 요한의 극도로 피로한 얼굴이, 극도로 피로하고 침울한 얼굴이 미소로 환해지며, 덜 수척해 보이게 된다. 그는 말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원하신 주님께 대해 감사의 정이 더 커 지기까지 합니다. 저를 계속 겸손한 사람으로 있으라고 과거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안심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가 다정스러움과 용서와 사랑의 세계라는 선생님의 세계에 생소한 사람이아니라 적응했음을 느낍니다. 저는 평화를 찾았고, 차분하고, 행복합니다.”
“너는 네 경험을 좋은 것으로 생각하느냐?”
“예. 제가 제 죄로 하느님을 슬프게 해드렸기 때문에, 죄를 지었다는 제 고통만 없으면 제 과거인 이 과거가 하나의 선이었다고 말할 것입니다. 착한 뜻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들의 새로운 신앙 초기에 방황하는 영혼들에 이 과거가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시몬아, 어린 아이에게 가서 너무 그렇게 깡총깡총 뛰지 말라고 일러라. 오늘 저녁에는 그애가 기진맥진할 거다.”
시몬이 예수를 쳐다본다. 그러나 명령의 진의를 알아듣고, 암암리의 양해를 나타내듯 씩 웃고는 둘이만 있게 한다.
“요한아, 이제 우리 단둘이만 남았으니, 내 소원을 들어라. 너는 많은 이유로 나를 따르는 사람 중의 아무도 가지지 못한 넓은 판단력과 사고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일반 이스라엘 사람들보다 넓은 교양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부탁인데 나를 도와다오….”
“제가 선생님을 도와드려요 ? 무슨 일을요?”
“신디카를 위해서이다. 너는 정말 친절한 교사이다 ! 마륵지암은 네게서 빨리 그리고 잘 배운다. 그래서 너희들을 몇 달 동안 같이 있게 할 생각이다. 나는 마륵지암이 이스라엘의 일반 어린이들보다 넓은 지식을 가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네게는 그애를 돌보는 것이 기쁜 일이지. 내게도 너희가 함께 있는 것을 보는 것이 기쁜 일이다. 너는 가르치고, 그애는 배우고 하면서 너는 젊어지고 그애는 열심히 일하면서 성숙해지게 말이다. 그러나 너는 신디카도 떠맡아야 할 것이다. 방황하는 누이동생 모양으로 네가 그렇게 말했지. 그것은 방황이다.…신디카가 내 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와주어라. 내게 이 특별한 배려를 해주겠느냐?”
“아니, 그렇게 하는 것은 제게 하나의 은총이 됩니다. 주님! 저는 그렇게 하는 것이 쓸 데 없는 일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신디카를 가까이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원하시면 신디카는 제 두루마리들을 읽습니다. 신성한 것들도 있고, 단지 교육만을 위한 다른 것들도 있습니다. 로마와 아테네의 교양 말입니다. 신디카가 생각을 많이 하고 그 두루마리들을 참조하는 것을 저는 봅니다. 그러나 그를 도와주기 위해서 개입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원하시면…”
“그렇다, 나는 그것을 원한다. 너희가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 신디카도 마륵지암과 너와 같이 얼마 동안 나자렛에 머물러라. 그것은 아름다운 광경일 것이다. 내 어머니와 네가 하느님께 눈을 뜨는 두 영혼의 선생이 될 것이다. 내 어머니는 하느님의 지식을 가르치는 천사와 같은 선생님이실 것이고, 너는 인간지식의 노련한 선생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네가 그 인간지식을 초자연적인 적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것은 아름답고 또 유익한 일일 것이다.”
“그렇습니다. 복되신 주님! 불쌍한 요한에게는 너무나 아름다운 일일 것입니다! …” 그러면서 그는 예수님의 집에서 성모님 곁에서 지낼 가까운 저 평화로운 날들을 생각하며 미소 짓는다….
그런데 길은 게라사 다음에 있는 작은 야산들을 끼고 가다가, 이제는 아주 평평한 매력 있는 평야 가운데로 점점 더 느낄 수 있는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전개된다. 상태도 좋은 길이어서 걷기가 쉽다. 점심때 잠간 쉰 다음 다시 걷기 시작한다. 거의 저녁이 다 되었는데, 그때에 마륵지암이 무슨 이야기인지 신디카에게 이야기를 하자 모든 여자들도 다 웃고 신디카도 처음으로 기꺼이 웃는 것을 들었다. 그리이스 여자가 몸을 숙여 어린 아이를 쓰다듬어 주고 이마에 살짝 입맞춤하는 것이 보인다. 그런 다음 어린 아이는 피로를 느끼지 않는 듯이 다시 깡총깡총 뛰기 시작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모두 피로하였다. 그래서 “낙타 몰이 들의 샘”에서 밤을 지내기로 결정 하였다는 말을 듣고 기뻐한다. 상인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거기서 항상 밤을 지냅니다. 게라사에서 보즈라까지의 구간은 사람들과 짐승들에게 너무 길거든요.”
“저 상인은 인정이 많구먼” 하고 사도들이 그 사람을 도라와 비교하면서서로 말한다….
“낙타 몰이들의 샘”은 많은 우물 둘레에 있는 몇 채 안 되는 집들에 지나지 않는다. 일종의 오아시스이다. 이곳은 메마르지 않기 때문에 메마른 사막의 오아시스는 아니다. 그러나 몇 마일이나 계속되는 사람이 살지 않는 밭과 과수원의 이 무한한 공간에 있는 하나의 오아시스이다. 그 밭과 과수원들은 10월의 저녁나절이 되면 황혼의 바다와 같은 쓸쓸한 기운을 내뿜는다. 그래서 집들을 보고, 목소리와 아기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연기를 내뿜는 굴뚝들의 냄새를 맡고, 불이 켜진 첫번째 등불들을 보는 것은 자기집에 도착하는 것과 같이 기분 좋은 일이다.
낙타 몰이들이 처음으로 약대들에게 물을 먹이려고 걸음을 멈추는데, 사도들과 여자들은 예수를 따라간다. 예수께서는 상인과 함께 아주 구식 여관…에 들어가신다. 이 여관에서 그들이 밤을 지낼 것이다.…그들이 식사를 한 연기가 가득한 방에서 남자들이 잘 것인데, 하인들은 벌써 격자에 건초를 쌓아올려 잠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모두는 방의 좁은 안쪽 전부를 차지한 넓은 화덕 가까이로 모인다. 저녁이 되면서 습기와 추위가 몰려왔기 때문에 불을 피웠다.
“제발 비만 오지 말았으면 좋겠는데”하고 베드로가 한숨을 짓는다.
상인이 그를 안심시킨다. “좋지 않은 날씨가 되려면 아직 이달 맡을 기다려야합니다. 저녁이 되면 여기는 날씨가 이래요. 하지만 내일은 우리가 해를 볼 겁니다.”
“여자들 때문에 그럽니다. 아시겠어요? 나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닙니다. 나는 어부라 물 속에서 살지요. 그리고 정말이지 나는 산과 먼지보다는 물을 더 좋아합니다.”
예수께서는 여자들과 두 사촌과 말씀하신다. 엔도르의 요한과 열성당원도 예수의 말씀을 듣고 있다. 한편 티몬과 헤르마스테아와 마태오는 요한의 두루마리를 읽고 있는데, 두 이스라엘 사람이 혜르마스테아에게 그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성경의 대목들을 설명해 준다.
마륵지암도 매우 만족해서 그들의 설명을 듣는다. 그러나 졸음이 오는 얼굴로 듣고 있다. 알패오의 마리아가 그것을 보고 말할다. 이애는 피곤하구나. 얘야, 오너라, 우리는 자러 간다. 엘리사와요, 살로메도 오고. 노인들과 어린 아이들은 잠자리에 드는 것이 더 나아요. 당신들 모두 자러 가는 게 좋을 거요. 피곤들 해요.”
그러나 나이 많은 여자들 외에 마르첼라와 쿠자의 요안나를 빼놓고는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강복을 받고 나서 그 여자들이 간 다음 마태오가 중얼거린다. “조금 전만하더라도 누가 저 여자들에게 그들의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짚을 깔고 자야 할 거라고 누가 말했겠어!”
“나는 이보다 더 잘 잔 적이 없었어요” 하고 막달라의 마리아가 결연히 단언하고, 마르타도 같은 말을 한다.
그러나 베드로가 동료의 말이 옳다고 인정한다. “마태오의 말이 옳아요. 그리고 나는 선생님이 우리를 왜 여기 데려오셨을까 하고 생각해 보지만 이해를 못하겠어요.”
“그야 우리가 여자제자들이니까 그렇지요!”
“그럼 선생님이 … 사자들이 있는 데로 가시면 거기도 갈 거요 ?”
“그야 물론이지요, 시몬 베드로! 몇 걸음 걷는 것이 그렇게 큰일 이예요! 더구나 선생님을 아주 가까이 모시고 걷는데!  
“맞아요, 이건 정말 대단히 많은 걸음이야요, 그리고 이런 일이 습관이 들지 않은 여자들로서는…”
그러나 여자들이 어떻게나 반대를 하는지 베드로는 어깨를 들썩 하고는 입을 다물고 만다.
알패오의 야고보는 고개를 들고 예수의 얼굴에서 너무도 빛나는 미소를 보았기 때문에 예수께 이렇게 묻는다. “우리끼리 여자들과 함께 또…피로에 비해서는 아주 보잘 것 없는 결과를 얻으면서 하는 이 여행의 진짜 목적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너는 우리가 지나온 밭들 속에 묻혀 있는 씨앗들의 결과를 지금 보기를 바랄 수 있겠느냐?”
“저는 그러지 않습니다. 봄에나 보게 될 것입니다.”  
“나도 네게 말하겠다. ‘때가 되면 네가 그것을 볼 것이라’고.” 사도들은 아무 말도 대꾸하지 않는다. 그런데 성모님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들아, 오늘 우리는 네가 라모에서 말한 것에 대해서 우리끼리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제각기 다른 느낌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네 생각을 말해 주겠니? 나는 즉시 너를 부르는 편이 나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너는 엔도르의 요한과 말을 하고 있었다.”
“확실히 제가 문제를 일으켰던 것입니다. 저는 가엾은 이교도이어서 여러분의 믿음의 훌륭한 빛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를 불쌍히 여기셔야 해요.”
“언니, 그렇지만 나는 언니의 영혼을 가졌으면 해요”하고 막달라의 마리아가 말한다. 그리고 항상 발랄한 마리아는 신디카를 한 팔로 꼭 껴안으면서 그에게 입맞춤한다. 그의 찬란한 아름다움으로 마리아는 그 혼자만으로 이 누추한 집을 비추고 그의 호화로운 집의 호사를 여기에 가져온 것 같다. 그에게 착 달라붙어 있는 그리이스 여자는 완전히 다르지마는 개성이 강하여, 열정적인 마리아에게서 항상 풍겨 나오는 것 같은 사랑의 외침 곁에 사고력의 색조를 곁들인다. 그런가 하면 기도하시는 것처럼 두 손을 모으시고, 그 온화한 얼굴을 당신 아들 쪽으로 드시고 앉아 계셔서 어두운 벽에 지극히 깨끗한 그 옆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성모님은 영원히 흠숭하시는 분이시다.
수산나는 한 구석의 희미한 곳에 있으면서 졸고 있는데, 마르타는 지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역시 부지런하여 화덕의 불빛을 이용하여 마륵지암의 작은 옷에 고리들을 단다.
예수께서 신디카에게 말씀하신다. “그러나 고통스러운 생각은 아니었지. 네가 웃는 소리를 들었으니까 말이다.”
“예, ‘나는 예수님이 갔다 오시지 않으면 갔다 오지 않을래요. 그렇지만 아줌마가 무엇이든지 다 알고 싶으면 여기서 떠나세요, 그랬다가 다시 와서 기억이 나는지 말해줘요’ 하고 말해서 문제를 급하게 딱 잘라 해결한 어린아이 때문이었습니다….”여자들이 모두 또 웃는다. 그러면서 신디카가 성모님께 영혼들이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이교도들이 진리에 대한 막연한 기억을 가지는 어떤 가능성들을 설명하는 기억에 대하여 그가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을 설명해 주심사고 청하였다는 말을 한다.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많은 이교도들이 믿는 영혼이 다른 육체에 환생한다는 이론을 확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고 말했더니, 선생님의 어머니께서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딴 뜻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주님, 이제는 그것도 설명해 주십시오.”
“똑똑히 들어라. 너는 정신이 진리를 자발적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로 그것이 우리가 여러 일생을 산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네가 사람이 어떻게 창조되었고, 어떻게 죄를 지었고, 어떻게 벌을 받았는지를 알 만큼 넉넉히 배웠다. 동물적인 사람 안에 어떻게 유일한 영혼이 하느님에 의해서 합해졌는지 설명해 주었다. 영혼은 매번 창조되고 절대로 계속적인 화신(化身)을 위하여 이용되지 않는다. 이 확실성이 영혼들의 기억에 대해서 네가 단언한 것을 무효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영혼을 가진 사람이 아닌 다른 어떤 존재에 대하여도 그래야 할 것이다. 동물은 한번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기억할 수가 없다. 사람은 비록 한번밖에 나지 않지만 기억을 할 수 있다. 그 안에 있는 가장 훌륭한 것인 영혼으로 기억한다. 영혼은 어디서 오느냐? 사람의 영혼은 어느 영혼이나 말이다. 하느님에게서 온다. 하느님은 누구시냐? 지극히 지적이고, 지극히 능하신 완전한 영이시다. 영혼이라는 이 기묘한 것, 그분의 부성(父性)의 명백한 표로 사람에게 당신의 모습을 닳게 하려고 창조하신 이것은 그것을 창조하신 분 자신의 특성에서 유래한다. 그러므로 영혼은 그것을 창조하신 아버지처럼 지능이 있고, 신령하고, 자유롭고, 불멸의 것이다. 영혼은 하느님의 생각에서 완전한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 그것이 창조되는 순간에는 천분의 일순간 동안 첫 사람의 영혼과 같다. 즉 공으로 받은 선물로 인하여 진리를 이해하는 완전한 존재이다. 천분의 일 그리고는 형성이 되고 나서는 원죄로 손상을 입는다. 네게 이것을 더 잘 이해시키기 위해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즉 하느님께서 당신이 창조하시는 영혼을 가지고 계신데, 그 창조되는 존재는 나면서 지워지지 않는 표로 상처를 입는다고 말이다. 내 말 알아듣겠느냐?”
“예, 영혼이 생각되는 동안은 완전합니다. 창조된 이 생각이 천분의 일순간. 그리고 생각이 사실로 나타나면, 그 사실은 죄로 인해 생긴 법칙을 따르게 됩니다.”
“잘 대답했다. 그러므로 영혼은 사람의 육체에 결합할 때에 그의 신령한 존재 안에 그 비밀의 싹인 창조주이신 존재, 즉 진리의 기억을 가지고 온다. 아기가 태어난다. 아기는 착하고 훌륭할 수도 있고 불성실할 수도 있다. 아기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 그의 ‘기억’에 천사들의 임무는 빛을 비추어 주고, 덫을 놓고 다니는 자는 어두움을 던진다. 사람이 빛을 추구하고, 따라서 점점 더 큰 덕행들을 추구하여 영혼을 자기 전체 존재의 주인이 되게 하는데 따라서 영혼 안에는 마치 그 영혼과 하느님 사이에 가로질러 있는 장벽을 점점 얇게 만드는 것처럼 기억하는 기능이 발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나라의 덕행 있는 사람들이 진리를 느끼는 것이다. 반대되는 주장이나 치명적인 무지로 인하여 흐려져 있기 때문에 완전히 느끼지는 못하지만, 그들이 속해 있는 민족들에게 윤리적 지식의 글들을 공급할 만큼은 넉넉히 깨닫는다. 알아들었느냐? 이제 확실히 알게 되었느냐?”
“예, 결론을 내리자면, 영웅적으로 실천한 덕행을 가진 종교는 영혼에 참 종교와 하느님을 아는 지식에 대한 소질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군요.”
“바로 그것이다. 이제는 가서 쉬고 축복을 받아라. 어머니도, 또 너희 자매들과 여자제자들도. 하느님의 평화가 너희들의 휴식 위에 내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