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청중이 거의 배가 되었다. 서민층이 아닌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나귀를 타고 와서 헛간에서 식사를 한다. 선생님을 기다리며 그들은 타고 온 짐승들을 말뚝에 매 놓았다.
날씨가 차다. 그러나 맑다. 사람들은 서로 이야기를 하는데, 그중 소식통인 사람들은 선생님이 어떤 분이신지, 선생님이 왜 여기서 말씀을 하시는지 설명을 한다. 어떤 사람이 “선생님은 요한보다 더 나은 분인가요?”
“아니지요. 이분은 다르십니다. 나는 요한의 제자였었는데, 요한은 선구자이고 정의의 목소리입니다. 이 선생님은 메시아이십니다. 지혜와 자비의 목소리이지요.”
“어떻게 그걸 아시나요?” 하고 여럿이 묻는다.
“세례자 요한에게 충실한 제자 세 사람이 말해 주었습니다. 당신들은 모를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선생님이 태어나시는 것을 보았답니다. 생각해보시오. 선생님은 빛에서 나셨답니다. 빛이 어떻게나 세던지 목동이던 그 사람들이 양의 우리에서 도망쳐 나와 겁에 질려 어쩔 줄을 모르는 양들 있는 데로 갔답니다. 그 사람들은 베들레헴이 온통 불바다가 된 걸 보았답니다. 그런 다음 하늘에서 천사들이 땅에 내려왔답니다. 천사들이 날개로 불을 껐대요. 땅에는 빛에서 태어난 아기인 선생님이 계셨답니다. 모든 불이 하나의 별이 되었다는군요 ….”
“아니 아니, 그게 아닙니다.”
“맞아요, 그랬대요. 이 말은 내가 어렸을 때 베들레헴에서 마부 노릇을 했던 사람한테서 들은 얘깁니다. 메시아가 어른이 되신 지금, 그 사람은 그걸 자랑하고 있어요.”
“아닙니다. 그것도 사실이 아니예요. 별은 나중에 나타났답니다. 별은 동방 박사들하고 같이 왔대요. 박사들 중의 한 사람은 솔로몬의 친척이었답니다. 따라서 메시아의 친척이었던 셈이지요. 메시아는 다윗 가문의 사람이고, 다윗은 솔로몬의 아버지였으니까요. 솔로몬은 사바의 여왕이 아름다웠기 때문에, 그리고 여왕이 가져온 선물들 때문에 여왕에게 반했었지요. 사바의 여왕은 솔로몬의 아들을 낳았지요. 그런데 이 아들은 나일강 저쪽에 있었지만 유다의 아이였어요.”
“아니, 그런데 당신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거요? 당신 미쳤소?”
“아니오. 당신 말은 친척인 그 사람이 혈통에 속하는 왕들 사이에 있던 관습에 따라 향료를 가져 왔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거죠.”
“나는 사실이 어떤지를 알고 있어요.” 하고 또 다른 사람이 말한다. “이런겁니다. 그 목자들 중의 한 사람이었던 이사악이 내 친구이기 때문에 아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렇습니다. 아기가 다윗 가문의 외양간에서 태어났습니다. 이것이 예언이었어요 ….”
“그렇지만 선생님은 나자렛 분이 아니십니까?”
“잠자코 내 말을 들으세요. 선생님은 다윗 가문이시고, 또 그때는 칙령이 내렸던 때였기 때문에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겁니다. 목자들은 빛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빛을 보았습니다. 제일 나이어린 목동이 무죄한 어린이였기 때문에 제일 먼저 주님의 천사를 보았습니다. 하프 소리보다도 더 듣기 좋은 천사의 목소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구세주께서 나셨다. 가서 경배하여라.’ 하고. 그런 다음 천사들이, 또 많은 천사들이 ‘하느님께는 영광, 착한 사람들에게는 평화’ 하고 노래했습니다. 그래서 목자들은 가서 소와 나귀 사이에 있는 구유안에 갓난아이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목자들은 아기에게 경배하고, 아기를 한 친절한 여자의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아기는 모든 어린아이와 같이 아름답고 얌전하고 아주 귀엽게 컸습니다. 그런다가 유프라테스강과 나일강 저쪽에서 박사들이 왔습니다. 그 사람들은 별을 보고 그 별이 발라암의 별이라는 것을 알아보았기 때문에 온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아기는 벌써 걸을 수 있었습니다. 헤로데 왕은 미래의 왕에 대한 질투로 아기를 없애버리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주의 천사가 위험을 알렸습니다. 베들레헴의 어린아이들은 죽었습니다. 그러나 그 아기는 마타레아보다 더 멀리 피난했기 때문에 죽지 않았습니다.
그후 선생님은 나자렛으로 돌아오셔서 목수일을 하셨습니다. 당신의 때가 오자 당신의 육촌인 세례자가 예고한 다음, 당신의 사명을 시작하셨고, 우선 그때의 목자들을 찾으셨습니다. 선생님은 30년 동안 불구로 있었던 이사악의 마비증을 고쳐 주셨습니다. 이사악은 지금 선생님을 전하기에 지칠 줄을 모릅니다. 자, 이렇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세례자의 세 제자도 그와 똑같은 말을 내게 해 주었어요!” 하고 첫번 사람이 자존심이 상해서 말한다.
“그리고 이게 모두 진짜입니다. 진짜가 아닌건 베들레헴의 마부가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 사람이 그걸 자랑한다구요? 그 사람은 베들레헴 사람들에게 친절하라고 말하는 게 좋을겁니다. 선생님은 베들레헴에서도 예루살렘에서도 전도를 못하셨어요.”
“그래요! 그렇지만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선생님의 말을 듣고 싶어하겠나 생각해보세요! 그 사람들은 세례자가 부르는 것처럼 독사와 하이에나 같은 사람들이예요.”
“나는 병이 나았으면 해요. 아시겠어요. 나는 다리 하나가 회저에 걸렸거든요. 나는 당나귀를 타고 여기 오느라고 죽을 고생을 했어요. 하지만 선생님을 찾아 시온엘 갔더니 안계셨거든요 …” 하고 어떤 사람이 말한다.
“그 사람들이 선생님을 죽이겠다고 위협했어요 ….” 하고 또 다른 사람이 말한다.
“개 같은 놈들!”
“그래요, 어디서 오셨소?”
“리따에서요.”
“멀리서 오셨군요!”
“나는 … 나는 내 잘못을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나는 세례자에게 그것을 말했다가 어떻게 야단을 치는지 도망치고 말았어요. 이제는 용서를 받지 못할 것같이 생각됩니다….” 하고 또 한 사람이 말한다.
“무슨 일을 했는데요?”
“나쁜 짓을 많이 했어요. 선생님께 말씀드리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선생님이 나를 저주하실까요?”
“아니오, 나는 선생님이 베싸이다에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소. 우연히 그곳에 있있던 것이지요. 놀라운 말씀이었소!!! 어떤 죄녀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아! 나는 그 말을 듣게 그 죄녀가 되기를 거의 바랄 지경이었소! …” 하고 어떤 위엄있는 노인이 말한다.
“선생님이 오신다.” 하고 말하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야단났군! 부끄러워라!” 하고 죄지은 사람이 말하며 도망치려고 한다.
“여보시오, 어디로 도망가는 거요? 빛을 미워해서 그것을 미워해야 할 정도로 검은 마음을 가지고 있소? 죄를 하도 많이 지어서 용서하는 사람인 나를 무서워할 정도가 되었소? 그러나 당신이 어떤 죄를 지을 수가 있소? 당신이 비록 하느님을 죽였더라도, 당신 마음 속에 참된 뉘우침만 있으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울지 마시오! 아니 그보다도 이리로 와서 같이 웁시다.” 손을 들어 그 사람들이 도망치는 것을 막으신 예수께서 지금은 그 사람을 꼭 껴안으신다. 그런 다음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향하여 말씀하신다. “이 사람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고 나서 여러분에게 올 터이니 잠깐만 기다리시오.”
예수께서는 집에서 멀어지시는데, 모퉁이에서 돌으시다가 엿듣는 자리에 있는 베일 쓴 여자와 부딪으신다. 예수께서는 잠깐 동안 그 여자를 뚫어지게 바라보시더니 한 열 걸음 더 가셔서 발을 멈추신다. “여보시오, 무슨 일을 했소?”
그 사람은 무릎을 꿇는다. 50세쯤 된 사람이다. 열정으로 타는 듯하고 은밀한 고통으로 추해진 얼굴이다. 그는 팔을 내밀고 외친다. “아버지의 유산 전체를 여자들과 쓰기 위해서 어머니와 동생을 죽였습니다. … 그 뒤로는 평화를 누리지 못했습니다. … 제 음식은 … 피였고! 잠은 … 악몽이었고 … 제 즐거움은 … 아! 여자들의 품에서, 그들의 음란한 부르짖음에서 저는 죽은 어머니의 싸늘한 시체와 독살된 아우의 헐떡거리는 소리를 느꼈습니다. 독사 같고, 메두사 같고, 탐욕스러운 곰치 같고, 파멸, 파멸 내 파멸이 된 창녀들은 저주받아라!”
“저주하지 마시오. 나는 당신을 저주하지 않소 ….”
“선생님께서는 저를 저주하지 않으십니까?”
“아니오. 나는 울고, 당신의 죄를 떠맡소! … 당신의 죄는 대단히 무겁소! 당신의 죄는 내 사지를 으스러뜨리는 것 같소. 그러나 나는 그것을 당신 대신 소멸시키기 위해서 세게 죕니다. … 그리고 당신에게는 용서를 주오. 그렇소. 당신의 큰 죄를 사해 주오.” 예수께서는 흐느껴 우는 그 사람의 머리 위에 두손을 펴시고 기도하신다. “아버지, 제 피는 이 사람을 위하여도 흐를 것입니다. 우선 제 눈물과 기도를 드립니다. 아버지, 이 사람이 뉘우쳤으니, 용서해주십시오. 모든 심판을 맡겨 주신 당신 아들이 그렇게 원합니다! …” 예수께서는 아직 몇 분 동안을 그대로 계시다가 몸을 기울여 그 사람을 일으키시며 말씀하신다. “죄가 사해졌소. 당신이 이제부터 할 일은 보속의 생활로 당신 죄에서 남아 있는 것을 속죄하는 일이오.”
“하느님께서 저를 용서해 주셨습니까? 그리고 제 어머니는요? 또 제 동생은요?”
“하느님께서 용서하신 것은 모든 사람이 용서하오. 자, 이제는 가서 다시는 절대로 죄짓지 마시오.”
그 사람은 더 크게 울며 예수의 손에 입맞춤한다. 예수께서는 그 사람을 울게 버려두시고 집 쪽으로 돌아오신다. 베일을 쓴 여자가 마주 가려는 듯한 몸짓을 하다가 머리를 숙이고 움직이지 않는다. 예수께서는 그 여자 앞을 지나오시며 바라보지 않으신다.
예수께서는 당신 자리로 오셨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한 영혼이 주께로 돌아왔습니다. 주께서는 당신이 창조하신 영혼들을 마귀가 돌돌 감고 있는 것을 당신 전능으로 빼내셔서 하늘로 가는 길에 다시 갖다 놓아 주십니다. 왜 이 영혼이 멸망할 뻔했습니까? 그것은 그 영혼이 율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주께서 당신의 온갖 무서운 권능을 가지고 시나이산에 나타나셔서 그 무서운 권능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말입니다. ‘나는 하느님이다. 내 뜻은 이러하다. 하느님의 뜻을 어기는 자들에게는 여기 징벌들이 다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주께서는 말씀하시기 전에 이런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백성 중에서는 아무도 존재하시는 그분을 보려고 산에 올라와서는 안되며, 사제들까지도 죽음의 엄습을 당하지 않기 위하여는 하느님께서 정하신 경계선에 가까이 오기 전에 자신을 깨끗하게 하라고 말입니다. 그때는 정의와 시련의 때이기 때문에 그러했습니다. 하늘의 문은 마치 하늘의 신비와 하느님의 분노를 돌로 덮어 놓은듯이 닫혀 있었고, 그저 정의의 화살들만이 죄지은 자녀들에게로 하늘에서 내려왔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는 의로운 사람이 온갖 정의를 다하려고 왔습니다. 사람에게 은총과 생명을 주기 위하여, 징벌과 경계선이 없이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들에게 말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아버지와 주님이신 분의 첫째 말씀은 이것입니다. ‘나는 네 주 하느님이다.’
이 말씀이 하느님의 목소리와 손가락으로 울려퍼지고 나타나고 하지 않는 때는 하루의 한 순간도 없습니다. 어디에서? 사방에서요. … 모든 것이 이 말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풀과 별에 이르기까지, 물에서 불에, 양털에서 음식에, 빛에서 어두움에, 건강에서 병에, 부유함에서 가난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모든 것이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주이다. 네가 그것을 가진 것은 나를 통해서이다. 내 생각 중의 하나가 그것을 네게 주고, 또 다른 생각 하나가 그것을 네게서 빼앗는다. 너를 뜻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 만큼 강한 군대도 없고 방어물도 없다. 이 말은 바람소리 가운데에서 외치고,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 속에서 노래하고, 꽃향기 속에 퍼져 갑니다. 이 말은 산꼭대기를 두드립니다. 이 말은 속삭이고, 말하고, 부르고, 양심들 속에서 ‘나는 네 주 하느님이다.’ 하고 외칩니다.
이 말을 절대로 잊지 마시오. 이 말을 듣지 않으려고 여러분의 눈을 감고 귀를 막아도 양심을 짓누르지 마시오. 그 말은 그래도 존재합니다. 연회장의 벽이나 미친듯이 날뛰는 바다의 파도 위에, 어린아이의 웃는 입술 위에나 죽어가는 늙은이의 창백한 얼굴 위에, 향기로운 장미꽃에나 무덤의 고약한 냄새속에서도 하느님의 불을 뿜는 손가락으로 씌어진 이 말이 이르게 될 순간이 올 것입니다. 술과 쾌락의 도취 중에, 사업의 와중(渦中)에, 밤의 휴식 중에 또는 홀로 산책하는 중에 이 말이 목소리를 높여 ‘나는 네 주 하느님이다.’ 하고 외치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그러면 그대가 탐욕스럽게 입맞추고 있는 그 육체도, 그대가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 그 음식도, 그대가 인색하게 모으고 있는 그 황금도, 그대가 게으르게 누워 있는 그 침대도, 침묵도, 고독도, 잠도, 아무 것도 이 말을 침묵시키지는 못할 것입니다.
‘나는 네 주 하느님이다, 너를 버리지 않는 동무요, 네가 쫓아낼 수 없는 손님이다. 네가 착하냐? 그러면 손님이요 동무인 내가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네가 타락하고 죄가 있느냐? 그러면 손님이요 동무인 사람이 성이 난 왕이 되어 평화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그분은 떠나지를 않습니다. 떠나지를 않아요. 하느님과 떨어지는 일은 지옥에 가는 사람들밖에는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갈라짐은 진정시킬 수 없고 영원한 것입니다. ‘나는 네 주 하느님이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덧붙이십니다. ‘내가 너를 에집트의 땅에서 종살이하는 집에서 구해냈다.’ 오! 이제는 얼마나 참되게, 얼마나 정확하게 이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어떤 에집트에서, 정말 어떤 에집트에서 여러분을 구해내셔서, 이곳이 아니라 하늘이 언약된 땅으로 데려가시려는 것입니까! 다시는 굶주림도 목마름도 없고, 추위도, 죽음도 없고, 모든 것에 기쁨과 평화가 넘쳐흐르고, 모든 영이 평화와 기쁨을 만끽할 주의 영원한 나라로 말입니다.
이제는 하느님께서 진짜 속박에서 여러분을 구해내시려고 합니다. 해방자가 여기 있습니다. 내가 해방자입니다. 나는 여러분의 사슬을 끊으려고 왔습니다.
인간인 지배자는 누구나 다 죽음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죽음으로 노예가 된 인민들이 자유를 도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탄은 죽지 않습니다. 사탄은 영원합니다. 사탄은 여러분을 그가 원하는 곳으로 끌고 가려고 감옥에 집어넣는 지배자입니다. 죄악이 여러분 안에 있는데, 그 죄악이 사탄이 여러분을 묶어 놓는 사슬입니다. 나는 사슬을 끊으러 왔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왔고, 또 이것이 내 소원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내가 너를 에집트와 종살이에서 구해냈다.’고 하는 이해되지 않은 약속이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이 약속이 영적으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주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여러분의 첫째 조상들을 유혹하였던 우상의 땅에서 구해내시고, 죄의 속박에서 끌어내시며, 여러분을 은총으로 꾸며서 당신 나라에 들어가게 하십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분명히 말하지만, 내게로 오는 사람들은 다정스러운 아버지의 목소리로 지극히 높으신 분이 그들의 마음 속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것입니다. ‘나는 너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내게로 끌어들이는 네 주 하느님이다.’
오시오. 그래서 여러분의 마음과 얼굴과 기도와 의지를 주께로 돌리시오. 은총의 때가 되었습니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마치셨다. 그리고 어떤 작은 노파와 머리가 온통 갈색이고 환하게 웃고 있는 계집아이를 어루만져 주시고 축복을 가시며 지나가신다.
“선생님, 제 병을 고쳐 주십시오. 대단히 아픕니다!” 하고 회저가 있는 병자가 말한다.
“우선 영혼입니다. 영혼이오. 회개를 하시오….”
“요한처럼 제게 세례를 주십시오. 저는 그에게 갈 수가 없습니다. 병자이기 때문에요.”
“이리 오시오.” 예수께서는 대단히 큰 풀밭 둘과 강을 가리고 있는 수풀 저쪽에 있는 강을 향하여 내려가신다. 예수께서도 신발을 벗으시고, 목발을 짚고 힘들게 따라온 그 사람도 신발을 벗는다. 둘이는 강가로 내려가고, 예수께서는 두 손을 모아 잔처럼 만들어 가지고 무릎까지 물속에 들어가 있는 그 사람의 머리에 부으신다.
“이제는 붕대를 푸시오.” 하고 그 사람이 오솔길로 다시 올라오는 동안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 사람이 하라시는 대로 한다. 다리가 나았다. 군중이 놀라서 소리지른다.
“저두요!”
“저두요.”
“저두, 선생님의 손으로 세례를 받겠어요!” 하고 많은 사람이 외친다.
벌써 길을 반쯤 오신 예수께서는 돌아보시며 말씀하신다. “내일 합시다. 지금은 가시오. 그리고 말을 들으시오. 평화가 여러분과 같이 있기 바랍니다.”
모든 것이 끝나고, 예수께서는 집으로 돌아오셔서 부엌으로 들어가신다. 아직 오후의 이른 시간인데도 부엌은 벌써 어둡다.
제자들이 예수께 친절을 다한다. 베드로가 묻는다. “선생님이 집 뒤로 데려가신 그 남자는 무엇이 있었습니까?”
“깨끗하게 될 필요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은 다시 오지 않고, 세례도 청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은 내가 보낸 곳으로 갔다.”
“어디로요?”
“베드로야, 속죄하려 간 것이다.”
“감옥으로요?”
“아니다, 여생 동안 보속을 하려고 갔다.”
“그러면 물을 가지고 깨끗하게 하는 것이 아니군요.”
“눈물도 물이다.”
“그렇군요, 이제는 선생님이 기적을 행하셨으니 사람이 얼마나 올지 모르겠습니다. … 오늘도 벌써 곱절이나 왔거든요 ….”
“그렇다. 그래서 모든 것을 내가 해야 한다면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세례는 너희들이 주어라. 처음에는 혼자서 한꺼번에 하고, 다음에는 두 사람, 세 사람, 여러 사람이 하여라. 그러면 나는 강론을 하고 병자와 죄있는 사람들을 고쳐 주겠다.”
“저희가 세례를 베풀어요? 아이고 저는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주님, 제게서는 이 임무를 거두어 주십시오! 제가 세례를 받을 필요가 있는데요!” 베드로는 무릎을 꿇고 애원한다.
그러나 예수께서 몸을 숙이시고 말씀하신다. “제일 먼저 세례를 베풀 사람은 바로 너다. 내일부터 당장.”
“주님, 안됩니다! 제가 이 굴뚝보다도 더 시꺼먼데 어떻게 그렇게 하겠습니까?”
예수께서는 당신 무릎 앞에 무릎을 꿇고 그 투박한 어부의 양손을 합장하여 그의 무릎에 올려놓고 있는 사도의 겸손한 진실성에 미소를 지으신다. 그런 다음 굽슬거리기보다는 오히려 곤두선 반백의 머리가 시작되는 이마 언저리에 입맞춤을 하신다. “자, 입맞춤으로 네게 세례를 준다. 좋으냐?”
“또 다른 입맞춤을 받게 또 죄 하나를 짓겠습니다!”
“그것은 안된다. 하느님의 선물을 남용해서 그분을 우롱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제게는 입맞춤을 안 주십니까? 저도 아직 무슨 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고 가리옷 사람이 말한다.
예수께서는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신다. 몹시 잘 변하는 예수의 눈길은 그분이 베드로에게 말씀하시는 동안 그분의 얼굴을 환하게 비추던 기쁜 빛에서 심각한 어두움으로, 말하자면 권태에서 오는 어두움으로 변한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러마 …네게도 입맞춤해 주마. 이리 오너라. 나는 아무하고도 불공평하게 하지 않는다. 유다야, 착하게 살아라. 만일 네가 원하기만 하면! … 너는 젊다. 너는 끊임없이 올라가서 완전한 성덕에까지 이를 수 있을 만큼 앞길이 창창하다 ….”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그에게 입맞춤하신다.
“이번에는 나의 벗 시몬도. 내 승리인 너 마태오도. 현명한 바르톨로메오 너도. 충실한 필립보 너도. 명랑한 마음을 가진 사나이 토마 너도. 묵묵히 활동하는 안드레아도 오너라. 내가 제일 먼저 만난 너 야고보도. 또 이제는 네 선생의 기쁨인 너(요한)도. 내 어릴 적과 젊은 시절의 동무인 너 유다도. 얼굴과 마음이 의인을 회상시키는 너 야고보도. 자, 모두, 모두 … 그러나 내 사랑이 다양하지만 너희들의 착한 뜻도 요구한다는 것을 기억하여라. 내일부터는 내 제자로서의 저희 생활에서 한 걸음 더 앞으로 내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명예이고 의무라는 것을 생각하여라.”
“선생님, 언젠가 요한과 야고보와 안드레아와 제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주겠다고 말씀하셨지요. 만일 저희들이 선생님이 기도하시는 것처럼 기도하면 선생님께서 저희들에게 시키시는 일을 할 능력과 자격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고 베드로가 말한다.
“그때 나는 네게 이런 대답도 하였다. ‘너희들이 넉넉히 단련되고 나면, 뛰어난 기도를 가르쳐 주겠다.「나의」기도를 너희에게 남겨 주기 위해서. 그러나 그 기도도 입술로만 하게 되면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지금 당장은 진정으로 갈망하는 영혼을 가지고 하느님께로 올라가거라. 기도는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주시는 선물이고, 사람이 하느님께 바치는 선물이다.’ 하고.”
“아니 그럼? 저희들은 아직 기도할 자격이 없단 말씀입니까? 이스라엘 전체가 기도하고 있는데요 …” 하고 가리옷 사람이 말한다.
“유다야, 이스라엘이 기도는 한다. 그러나 그의 행실로 보아서 이스라엘이 어떻게 기도하는지 알겠느냐? 나는 너희들을 배반자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마음 속의 의향없이 겉으로만 기도하는 사람은 선에 반대하는 사람이고, 배반자이다.”
“그리고 기적은요? 언제 저희들에게 기적을 행하게 하시겠습니까?” 하고 여전히 유다가 묻는다.
“우리가 기적을? 우리가? 아이고 맙소사! 그래도 우리는 맑은 물을 마시고 있단 말이야! 우리가 기적을? 아니 젊은이, 자네 헛소리를 하는건가?” 베드로는 분개하고 질겁을 하고 몹시 흥분하였다.
“선생님이 유다에서 그렇게 말씀하셨어. 그렇지 않았던가요?”
“그랬다. 그것은 사실이다. 내가 그렇게 말하였고, 또 너희들이 기적을 행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들이 너무 육체적인 사람으로 있는 한, 너희가 기적을 행하지는 못할 것이다.”
“저희들은 단식을 하겠습니다.” 하고 가리옷 사람이 말한다.
“무익한 일이다. 육체라는 말로 나는 타락한 정열, 세 가지 갈망, 그리고 이 위험한 세 가지 갈망을 따르는 많은 악습을 뜻한다. … 불명예스러운 중혼(重婚)에서 난 자식들같이, 정신의 교만은 육체와 지배의 갈망과 더불어 사람과 세상 안에 있는 모든 악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저희들은 선생님을 위해서 저희들이 가졌던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하고 유다가 대꾸한다.
“그러나 너희들 자신은 버리지 않았다.”
“그러면 저희들이 죽어야 합니까? 선생님을 모시고 있기 위해서는 저희들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적어도 저는요 ….”
“아니다. 나는 너희들의 육체적인 죽음을 요구하지 않는다. 나는 너희들 안에서 동물적이고 악마적인 경향이 죽기를 요구한다. 그런데 육체가 그 욕망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한, 거짓말, 교만, 분노, 자존심, 탐식, 인색, 게으름 따위가 너희들 안에 남아 있는 한 이 경향들은 없어지지 않는다.”
“저희들은 지극히 거룩하신 선생님에 비해 너무도 비속한 인간들입니다.”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속삭인다.
“그리고 선생님은 항상 똑같이 거룩하셨어. 우리는 이 말을 할 수 있어.” 하고 사촌 야고보가 단언한다.
“선생님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셔 ….” 하고 요한이 말한다. 그렇지만 그 때문에 우리가 낙담해서는 안돼. 우리는 그저 선생님께 이렇게 말씀드려야해. 저희들에게 나날이 선생님을 섬길 힘을 주십시오, 하고. 만일 우리가 ‘저희들은 죄가 없습니다.’ 하고 말한다면 우리는 잘못 생각하고 또 속이는 것이 될거야. 대관절 누구를 속일거야? 우리가 말하고자 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우리를 속일 것인가? 우리가 속일 수 없는 하느님을 속일 것인가? 그렇지만 만일 우리가 ‘저희들은 약하고 죄인입니다. 당신의 힘과 용서를 가지고 와서 저희들을 도와주십시오.’ 하고 말하면, 그때에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으시고, 당신 인자와 정의로 우리를 용서하시고, 우리 불쌍한 마음의 죄를 깨끗하게 해 주실거야.”
“요한아, 순수함의 향기를 가지고 있는 네 입술, 숭배할 만한 사랑에만 입맞춤을 하는 네 입술을 통하여 영원하신 진리가 말씀을 하셨으니, 너는 참으로 행복하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예수께서는 일어나셔서 제가 있는 어두운 구석에서 말한 사랑하는 제자를 가슴으로 끌어당기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