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올리브밭에 있는 작은 집부엌에서 제자들과 같이 저녁식사를 들고 계시다. 그날 있었던 일들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위에 서술한 날에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서가 아니다. 다른 사실에 대하여 말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벳파게로 가는 길옆에 있는 무덤들 근처에서 있은 어떤 문둥병 환자의 병이 나은 것에 대하여 말을 하기 때문이다.
“로마의 백부장(百夫長)도 보고 있었어.”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그 사람은 말 위에서 ‘당신이 따라다니는 저 사람이 자주 그런 일을 하오?’ 하고 물어서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그 사람은 이렇게 외쳤어. ‘그럼 저 사람은 에스쿨라프* 보다도 더 위대하고 크로이소스*보다도 더 큰 부자가 되겠고소.’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했어. ‘선생님은 받지는 않으시고 주기만 하시고, 오직 영혼들을 참 하느님께로 인도하기만 원하시니까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 볼 때에는 항상 가난하실거요.’ 하고. 백부장은 아주 놀라서 나를 바라보더니 말에 박차를 가해서 구보로 달려가 버렸어.”
“가마를 타고 있는 로마 부인도 한 사람 있었어. 그것은 여자일 수 밖에 없었어, 그 여자는 커튼을 내리고 있었지만 밖을 흘금흘금 내다보고 있었어. 내가 본 것은 그거야.” 하고 토마가 말한다.
“그래. 그 여자는 길이 구부러지기 시작하는 데 있었어. 문둥병자가 ‘다윗의 자손,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하고 외쳤을 때 그 여자는 걸음을 멈추라는 명령을 내렸었어. 커튼이 움직였었고 그 여자는 값진 돋보기로 자네를 바라보더니 빈정거리는 웃음을 지었어. 그렇지만 선생님이 한 번 명령으로 문둥병자를 낫게 하신 것을 보고는! 그 때에는 저를 부르더니 ‘아니 저분이 진짜 메시아라고 하는 그 사람이요?’ 하고 물었습니다. 제가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당신은 저분과 같이 있소?’ 하고 물었습니다. 그리고는 ‘저분이 정말 마음이 착하오?’ 하고 물었습니다.” 이것은 요한의 말이었다.
“그럼 자네는 그 여자를 보았겠구먼. 어떻든가?” 하고 베드로와 유다가 묻는다.
“뭐! … 여자지 뭐 ….”
“굉장한 발견을 했구먼!” 베드로가 웃으면서 말한다. 그리고 가리옷 사람은 계속 묻는다. “아니, 그 여자가 아름답고 젊고, 부자더냐 말이야.”
“응. 젊고 또 아름답기도 했던 것 같아. 그렇지만 나는 그 여자 쪽보다는 오히려 예수님 쪽을 늘 보고 있었거든. 나는 선생님이 다시 길을 가기 시작하시는지 보려고 했어 ….”
“바보!” 하고 가리옷 사람이 입안에서 어물어물 말한다.
“왜!” 하고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동생을 변호하려고 말한다. “내 동생은 모험을 찾아 다니는 가니메데스*는 아니란 말이야. 얘는 예의로 대답을 했지만 얘의 첫째 자격은 소홀히하지 않았단 말이야.”
“무슨 자격?” 하고 가리옷 사람이 묻는다.
“선생님께 대해서 유일한 사람을 간직하는 제자의 자격 말이야.”
유다는 불만스럽게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또 … 자네들이 로마인들하고 말하는 걸 누가 보면 좋지 않아.” 하고 필립보가 말한다. “벌써 저 사람들은 우리를 갈릴래아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고, 이 때문에 우리가 유다인들보다 덜 ‘순수’하다고 비난하네. 또 출생으로도 그렇다고 비난해. 그리고 우리가 이교도들과 로마인, 페니키아인, 시리아인등의 … 집합소인 티베리아에 자주 머무른다고 비난하네. 그리고 … 또 아이고!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우리를 비난하느냐 말이야! …”
“필립보, 너는 착하다. 그래서 네가 말하는 진실에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는 데는 베일을 씌운다. 그러나 베일을 젓히면 진실은 거기에 있다. 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내게 비난하느냐.” 하고 지금까지 말씀이 없으셨던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결국 그들이 전적으로 잘못은 아닙니다. 이교도들과 접촉이 너무 많거든요.” 하고 가리옷 사람이 말한다.
“너는 모세의 율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만이 이교도라고 생각하느냐?”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또 누가 있습니까?”
“유다야! … 너는 마음 속에 이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우리 하느님을 두고 맹세할 수 있느냐? 그리고 가장 저명한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교에 손상을 입지 않았다고 맹세할 수 있느냐?”
“아니, 선생님 …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 그러나 저는 … 제게 관해서는 맹세할 수 있습니다.”
“네 생각에는 무엇이 이교냐?” 하고 예수께서 또 물으신다.
“아니 그야 참된 것이 아닌 종교를 따르고 잡신을 숭배하는 것이지요.” 하고 유다가 격렬하게 대꾸한다.
“어떤 잡신들 말이냐?”
“그리이스와 로마의 잡신들, 에집트의 잡신들 … 요컨대 수없이 많은 이름을 가진 잡신들, 이교들에 의하면 그들의 올림퍼스산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상상적인 존재들입니다.”
“다른 잡신들은 없느냐? 올림퍼스산의 잡신들만 있고?”
“또 무슨 잡신들이 있습니까? 그만만 해도 벌써 너무 많지 않습니까?”
“너무 많다. 그래 너무 많아. 그러나 다른 잡신들이 있다. 그리고 이 잡신들의 제단에는 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교사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두이파 사람들과 헤로데당 사람들까지도 와서 향을 피운다. 이 사람들이 모두 이스라엘 사람들이지? 그들뿐이 아니다. 내 제자들까지도.”
“아! 그건 아닙니다!” 하고 모두가 한결같이 말한다.
“아니라고? 이 사람들아 … 너희들 중에 은밀한 숭배를 하나나 또는 여럿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누구냐? 어떤 사람에게는 아름다움이나 우아함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자기 지식에 대한 자부심이다. 또 어떤 사람은 인간적으로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바람에 아첨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여자를 대단히 좋아하고, 또 어떤 사람은 돈을 대단히 좋아한다. … 어떤 사람은 그의 지식 앞에 무릎을 꿇고 … 하는 등등이다. 정말 잘 들어두어라. 우상숭배의 흔적이 남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러니 참 하느님께 속하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 의지로는 이교도로 남아 있는데, 어떻게 운이 나빠서 이교도로 있는 사람들을 업신여기겠느냐?”
“선생님, 그렇지만 저희들은 사람들입니다.” 하고 여럿이 외친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 모든 사람에게 대하여 자비로운 마음을 가져라. 내가 모든 사람을 위하여 왔는데, 너희들이 나보다 더 나은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저 사람들은 우리를 비난하고, 그래서 선생님의 사명이 방해를 당합니다.”
“내 사명은 그래도 계속 나아갈 것이다.”
이번에는 예수 곁에 앉아 있어서 그것을 몹시 기뻐하는 – 이 점이 참 좋다.- 베드로가 말한다. “여자들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입니다만, 며칠 전에 유다에서 돌아오신 다음 베다니아에서 처음으로 말씀하신 때부터 베일을 푹 뒤집어 쓴 여자가 끊임없이 우리를 따라 다닙니다. 우리들의 의향을 그 여자가 어떻게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선생님이 말씀하실 때에는 선생님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무리 끝에 그 여자가 있고, 선생님이 길을 걸으시면 선생님을 따라오는 사람들 뒤에 그 여자가 있고, 또는 저희들이 선생님을 알리러 시골 여기저기에 갈 때에는 저희들 뒤에, 이렇게 거의 언제나 그 여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베다니아에서 처음으로 그 여자가 베일 속에서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말하려는 저 사람이 틀림없이 나자렛의 예수입니까?’ 하고요.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그날 저녁 그 여자는 어떤 나무줄기 뒤에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후 그 여자를 못보게 되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곳 예루살렘에서 두세번 그 여자를 보았습니다. 오늘은 제가 그 여자에게 ‘당신은 선생님을 뵐 필요가 있습니까? 병이 들었습니까? 애긍을 바랍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여자는 여전히 머리를 저어서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여자는 아무하고도 말을 안하니까요.”
“어느날 그 여자가 ‘예수가 어디 사셔요?’ 하고 묻기에 ‘게쎄마니에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하고 요한이 말하였다.
“바보, 잘했구먼!” 하고 가리옷 사람이 화가 나서 말한다. “그렇게 말할 것이 아니었어. 이렇게 말해야 하는건데 그랬어. ‘베일을 벗으시오. 당신이 누군지 알리시오. 그러면 말해 주겠소.” 하고 말이야.
“그렇지만 언제부터 우리가 그런걸 물어야 하는거야?” 하고 순진하고 악의가 없는 요한이 외친다.
“다른 여자들은 볼 수 있는데, 그 여자는 베일을 푹 뒤집어썼단 말이야. 그 여자는 아마 첩자가 아니면 문둥병자일거야. 그 여자가 우리를 따라다녀도 안되고 무엇이고 알아도 안돼. 그 여자가 첩자이면 우리를 해치기 위해서야. 어쩌면 최고법원에서 그 여자를 매수해서 우리 뒤를 밟게 하는건지도 몰라 ….”
“아! 그런 방법을 쓰나, 최고법원에서?” 하고 베드로가 묻는다. “자네 그게 확실한가?”
“절대적으로 확실하지. 내가 성전 사람이었기 때문에 알고 있어.”
“아니 이럴 수가!” 하고 베드로가 주를 단다. “최고법원에서는 조금 전에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이유가 썩잘 들어맞는구먼 ….”
“무슨 이유 말이야?” 하고 유다는 벌써 성이 나서 얼굴이 벌겋다.
“사제들 가운데에도 이교도들이 있다는 것 말이야.”
“첩자를 매수하는 것하고 그게 무슨 관계가 있어?”
“관계가 있구말구! 오히려 상관이 너무도 있어. 그들이 왜 매수하는거야? 메시아를 쓰러뜨리고 그들의 승리를 확고부동하게 하려는 거지. 그러니까 그들은 깨끗한 옷을 입고 그들의 더러운 영혼을 가지고 제단 위에 올라선단 말이야.” 하고 베드로는 그의 독특한 서민적인 양식으로 대답한다.
“좋아. 요컨대” 하고 유다가 이야기를 줄인다. “그 여자는 우리에게나 군중에게 위험한 존재야. 문둥병자이면 군중에게 위험하고, 첩자이면 우리에게 위험하단 말이야.”
“그러니까 기껏해야 선생님께 위험한 존재란 말이지.” 하고 베드로가 대꾸한다.
“하지만 만일 선생님이 쓰러지시면 우리도 쓰러진단 말이야.”
“아! 하!” 하고 베드로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을 끝맺는다. “만일 쓰러지면, 열애받는 대상이 산산 조각이 나고, 그러니까 제 시간과 명성과 어쩌면 목숨까지도 위태롭게 한 것이 된단 말이지. 그러면 아하! … 그렇게 되면 그분이 쓰러지는 것을 막도록 힘쓰든가 아니면 … 일찌감치 떠나 가는 것이 더 낫다 이거지? 그렇지만 나는 오히려 이거 보라구. 나는 선생님을 더 세게 꼭 껴안을 거야. 만일 선생님이 하느님을 배반하는 사람들에게 맞아 쓰러지시면, 나도 선생님과 함께 쓰러지고 싶어.” 이렇게 말하면서 베드로는 그 짧은 팔로 예수를 꼭 껴안는다.
“선생님, 저는 그렇게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하고 예수의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요한이 말한다. “저를 때리시고 구박하세요. 그렇지만 피하세요. 만일 저 때문에 선생님이 돌아가시게 된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입니까! 아이고! 저는 다시는 마음의 평화를 찾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제 얼굴이 눈물로 뒤범벅이 되고, 제 눈이 그 때문에 쓰리게 될 것이라고 느낍니다. 제가 한 일이 무엇입니까? 유다의 말이 옳습니다. 저는 바보입니다!”
“아니다, 요한아, 너는 바보가 아니고, 잘 했다. 너희들은 그 여자가 오게 가만 내버려두어라. 항상. 그리고 그 여자의 베일을 존중하여라. 그 여자가 죄와 구속의 갈망 사이의 싸움에서 자기를 방위하기 위하여 베일을 썼을 수도 있다. 이 싸움이 갑자기 일어나게 되면 한 사람이 어떤 상처를 입게 되는지 아느냐? 그 여자의 눈물과 새빨게지는 이마를 너희는 아느냐? 어리고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랑하는 아들 요한아, 너는 만일 네가 내 불행의 원인이 되었다면 네가 끝없이 흘리는 눈물 때문에 네 얼굴이 파질 것이라고 말했지. 그러나 이것을 알아라. 잠에서 깨어나는 어떤 양심이 죄의 소굴이었던 육체를 정신으로 쳐부수어 이기기 위하여 그것을 괴롭히기 시작하면, 자연히 육체의 매력이었던 모든 것을 태워버려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은 늙고, 그에게 작용하는 그 뜨거운 불 밑에서 시들어버린다. 구속의 기한이 찬 다음에야 비로소 그 사람이 새롭고 거룩하고 더 완전한 아름다움을 회복하게 된다. 왜 그런고 하니, 하느님의 용서가 내려와서 왕관처럼 빛나는 성실하고 탁월한 이마에서, 그리고 그런 사람의 눈과 미소와 목소리에서 노출하는 것은 영혼의 아름다움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제가 잘못하지 않았습니까? …”
“그래, 잘못하지 않았다. 그리고 베드로도 잘못하지 않았다. 그러면 이제는 각기 자러 가거라.  나는 요한과 시몬과 같이 있겠다. 이들에게는 내가 말할 것이 있다. 자 가거라.”
제자들은 물러간다. 아마 압착기가 있는 방에서 자나보다. 그러나 잘 모르겠다. 제자들이 물러가지만, 성문들이 오래 전부터 닫혀 있기 때문에 예루살렘으로는 분명히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시몬아, 오늘 내가 다윗의 탑 근처에 있을 때, 라자로가 이사악과 막시민을 네게 보냈다고 말했지. 뭣 때문에 보냈느냐?”
“니고데모가 자기 집에 와 있는데, 이 사람이 선생님께 비밀히 말씀하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한 것입니다. 저는 서슴지 않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시라고 하게. 선생님이 그이를 밤에 기다리실걸세.’ 하고. 선생님이 혼자 계시는 것은 밤뿐이지요. 이 때문에 ‘요한과 저만 빼놓고 다들 보내십시오.’ 하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요한은 키드론 다리에 가서, 지금 성밖에 있는 라자로의 집들 중 하나에 있는 니고데모를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저는 선생님께 설명드리는 일을 맡았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까?”
“잘 하였다. 요한아, 네 자리로 가거라.”
시몬과 예수만이 남았다. 예수께서는 깊은 생각에 잠기신다. 시몬은 예수의 침묵을 존중한다. 그러나 예수께서 갑자기 침묵을 깨뜨리시고, 마음 속으로 하시던 대화를 큰 소리로 끝마치시는 것처럼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렇다. 이렇게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착한 사람들과 비천한 사람들 사이에 벌써 구체화되기 시작하는 생각을 생생하게 보존하는 데에는 이사악과 엘리야와 다른 사람들로 충분하다. 유력자들을 위하여는 … 다른 힘이 있다. 라자로, 쿠자, 요셉, 그밖에 또 다른 사람들 … 그러나 유력자들은 …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들의 권력 때문에 두려워하고 몹시 걱정하고 있다. 나는 그리스도에게 점점 더 악의를 품는 이 유다의 중심에서 먼 데로 가겠다.”
“갈릴래아로 돌아갑니까?”
“아니다. 그러나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겠다. 유다에 복음을 전해야 한다. 이곳 역시 이스라엘이니까. 그러나 여기서는 너도 알다시피 … 별별 것을 다 이용해서 나를 비난한다. 나는 물러간다. 이것이 두번째이다 ….”
“선생님, 니고데모 선생이 오셨습니다.” 하고 요한이 먼저 들어오면서 말한다.
서로 인사를 나눈다. 그런 다음 시몬은 요한을 데리고 부엌에 나가, 두 사람만 남겨놓는다.
“선생님, 비밀히 말씀드리고자 한 것을 용서하십시오. 선생님을 위해서도 저를 위해서도 저는 많은 사람을 경계합니다. 제 행동이 비겁한 것만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조심성도 있고, 들내놓고 선생님의 사람이 되는 것보다 더 선생님을 도와드리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적을 많이 가지고 계십니다. 저는 이곳에서 선생님을 우러러보는 얼마 안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입니다. 저는 라자로와 의논을 했습니다. 라자로는 가문으로 권세가 있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하는 것은 그가 로마의 총애를 받고, 하느님의 눈으로 보실 때 의인이고, 원숙한 정신과 교양으로 지혜로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선생님의 참다운 친구이고 저의 참다운 친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과 서로 이야기를 하고자 했는데, 그 사람도 저와 같이 생각하는 것이 기쁩니다. 저는 그 사람에게 선생님께 최고법원의 최근의 … 토론을 말했습니다.”
“최근의 비난이지요. 진실을 숨김없이 있는 그대로 솔직히 말씀하시오.”
“최근의 비난을. 맞습니다. 선생님, 저는 하마터면 ‘자, 나도 제자 중의 한 사람이요.’ 하고 말할 뻔했습니다. 그 모임에 적어도 선생님을 지지하는 어떤 사람이 있도록 말이지요. 그러나 요셉이 제게 가까이 왔다가 나지막하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말하지 말게. 우리의 보는 방식을 비밀로 해두세. 나중에 말함세.” 하고. 그리고 나올 때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 이렇게 말했어요. ‘이렇게 하는 것이 나아. 만일 저들이 우리가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되면, 저들의 생각과 결정을 우리에게 비밀로 할 것이고, 선생님과 우리를 해칠 수도 있단 말일세. 만일 저들이 우리가 그저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기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저들이 우리 몰래 행동하지는 않을걸세.’ 그래서 저는 그의 말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 사람들은 그렇게도 … 나쁩니다! 저는 아직 제 이해관계와 제 의무가 있습니다. … 요셉도 그렇구요. … 선생님, 이해하시겠지요.”
“나는 두분을 조금도 책하지 않습니다. 선생이 오시기 전에 나는 시몬에게 이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을 떠날 결심도 했습니다.”
“저희가 선생님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저희를 미워하시는군요!”
“아닙니다. 나는 원수들까지도 미워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사실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하지만 저와 요셉에게는 정말 괴로운 일입니다! 그리고 라자로는요? 바로 오늘 선생님께 이곳을 떠나서 시온에 있는 그의 저택 중의 하나에 가 계시도록 말씀드리기로 결정한 라자로는 무엇이라고 하겠습니까? 아시겠습니까? 라자로는 대단히 부자입니다. 시의 많은 부분이 그 사람의 소유이고 팔레스티나의 많은 땅도 그의 것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그의 재산과 선생님의 지파(支派)와 가문의 에우카리아의 재산에다 로마인들이 그들의 충실한 봉사자에게 준 사례를 보태서 막대한 유산을 아들들에게 남겨 주었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비록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로마와의 친분입니다. 이것이 없었더라면, 마리아의 불명예스러운 품행과 순전히 ‘그 여자’이기 때문에 인정된 그의 이혼, 그의 지반인 이 도시와 티베리아에서의 그의 방탕한 생활, 로마와 아테네가 선택된 수많은 사람의 음란한 회합 장소를 만든 고급 창가 따위가 있은 후에 누가 그의 온 가문을 불명예에서 구해낼 수 있었겠습니까? 정말이지 만일 시리아 사람 데오필로가 더 확신을 가진 개종자였더라면, 그렇게도 많은 덕행을 죽이고 그렇게도 많은 쾌락의 씨를 뿌리는 그리이스에 동화한 그런 교육을 자녀들에게 시키지 않았을 것입니다. 라자로와 특히 마르타는 그리이스에 동화한 이 교육을 흡수해서 유감스러운 결과를 남기지 못하게 제거해 버렸지만 마리아는 오염시키고, 그의 정열적인 성격 안에서 발전해서 그를 그의 가문과 팔레스티나의 치욕이 되게 했습니다. 아니, 그 가문을 덮어 가려 주는 로마의 강력한 특별 배려가 없었더라면, 사람들은 그들을 문둥병자들보다도 더 저주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형편이 이러하니 이 상황을 이용하십시오.”
“아닙니다. 나는 물러갑니다. 나를 원하는 사람은 내게로 올 것입니다.”
“제가 말한 것이 잘못이었군요.” 니고데모는 의기소침하다.
“아닙니다. 기다리시오, 그리고 확신을 가지시오.” 예수께서는 문을 여시고 부르신다. “시몬! 요한! 이리 오너라.”
두 사람이 달려온다.
“시몬아, 니고데모 선생이 들어올 때에 내가 네게 말한 것을 이분에게 들려드려라.”
“비천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목자들로 충분하고, 유력자들을 위하여는 라자로와 니고데모와 요셉과 쿠자로 충분하고, 선생님은 예루살렘에서 멀리 떠나가시겠지만, 그래도 유다는 버리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지요.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왜 저더러 그것을 되풀이하라고 하십니까?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아무것도 아니다. 니고데모는 내가 그의 말 때문에 떠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염려하였다.”
“나는 선생님께 최고법원이 점점 더 선생님을 적대시한다는 것과 라자로의 보호를 받으시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소. 라자로는 로마의 비호를 받기 때문에 당신의 재산을 보호했소. 그 사람은 예수님도 보호할거요.”
“사실입니다. 이것은 훌륭한 충고입니다. 비록 제 일당이 로마에 잘못 보였지마는, 그래도 데오필로의 말 한 마디가 제 공고숙청(公告肅淸)과 나병을 앓는 동안 제 재산을 보호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라자로는 선생님께 대단히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도 그것을 안다. 그러나 나는 결정을 하였고, 결정한 것은 행한다.”
“그러면 저희들은 선생님을 잃게 되겠습니다!”
“아닙니다. 니고데모, 세례자에게는 모든 당파 사람들이 갑니다. 나에게도 모든 당파의 모든 신분의 사람들이 올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들은 선생님이 요한보다 더 훌륭하신 분이라는 것을 알고 선생님께로 왔던 것입니다.”
“아직도 오실 수 있습니다. 나는 요한과 같이 고독한 선생일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기를 갈망하고, 내가 그 목소리라는 것을 믿을 수 있는 군중들에게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나를 잊을 것입니다. 적어도 잊을 수가 있다면 말입니다.”
“선생님은 슬퍼하시고 실망하고 계신데, 바로 보시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선생님을 믿는 것은 고작 기적을 얻기 위해서뿐입니다. 저 불륜의 군중에서 필연적으로 타고난 착한 마음씨를 타락시켰을 것이 틀림없는 헤로데의 궁인까지도, 또 로마의 병사들까지도 선생님을 믿습니다. … 몹시 둔한 사람들은 저희들 시온 사람들뿐입니다. … 그러나 모두 그렇지는 않습니다. 보시다시피 … 선생님, 저희들은 선생님이 하느님에게서 오셨고, 하느님의 박사이시며, 더 위대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압니다. 가믈리엘까지도 그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을 모시고 있지 않으면, 아무도 선생님이 행하시는 기적을 행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가믈리엘 같은 학자들도 믿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되어서 이스라엘의 하층민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을 저희들은 가질 수가 없습니까? 오! 그것을 정확히 말씀해 주십시오. ‘아무도 웃음거리를 만들 수 없는 도장을 찍어서 내 지혜로운 말들에 더 높은 가치를 주려고 거짓말을 하였다’고 말씀하신다 해도 선생님의 말씀을 폭로하지 않겠습니다. 선생님이 주의 메시아이십니까? 우리가 기다리는 분이십니까? 계약대로 이스라엘을 가르치고 구속하려고 사람이 되신 아버지의 말씀이십니까?”
“선생이 스스로 하시는 질문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이 질문을 하라고 선생을 보낸 것입니까?”
“주님, 저 스스로입니다. 저 스스로요. 저는 여기에 고민이 있습니다. 제 안에요. 저는 지금 광풍을 겪고 있습니다. 서로 반대되는 바람과 목소리를 겪고 있습니다. 성숙한 사람인 제가 어째서 문맹에 가깝고 아주 나이어린 이 사람이 가진 그 평화스러운 확신을 가지지 못합니까? 그 얼굴에 저런 미소를 짓게 하고, 저 눈에 저런 빛을 띠게 하고, 저 마음에 저런 태양을 넣어주는 저 평화스러운 확신을 말입니다. 요한, 자네는 어떻게 믿기에 그렇게 차분한가? 여보게, 자네의 비밀을, 나자렛의 예수를 메시아로 알고, 보고, 인정할 수 있게 하는 그 비밀을 내게 가르쳐 주게!”
요한은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개진다. 그런 다음 이렇게 굉장한 말을 하는 데 대하여 양해를 구하려는 것과 같이 고개를 숙이고 이렇게만 대답한다.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랑함으로! 그러면 성실하고 노년에 접어든 당신 시몬은? 유식하고, 게다가 하도 시련을 겪어서 사방에서 간계를 걱정하기에 이른 당신 시몬은 어떻소?”
“묵상함으로.”
“사랑함으로! 묵상함으로! 나도 사랑하고 묵상하오. 그러나 나는 아직 확신을 얻지 못했어요!”
예수께서 그의 말을 막고 말씀하신다. “내가 진짜 비밀을 선생께 말하겠습니다. 이 사람들은 어떠한 속박도 받지 않고 어떠한 사상에도 물들지 않은 새로운 정신으로 다시 태어날 줄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사람들은 하느님을 깨달았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도 없고, 하느님의 왕을 믿을 수도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벌써 어른이 되었으면 어떻게 다시 태어날 수가 있습니까? 어머니의 태에서 나온 다음에는 사람은 절대로 다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선생님이 어쩌면 많은 이교도들이 믿는 다른 육체들의 재생을 암시하시는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선생님이 그런 것을 가정하실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그것은 다시 태중에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밖에서 육체를 다시 취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어떻게 그렇게 됩니까?”
“이 세상에서는 육체에 오직 하나의 존재가 있을 뿐이고, 저 세상에서는 오직 하나의 영의 영원한 생명이 있을 뿐입니다. 지금 나는 살과 피에 대하여 말하지 않고 물과 성령이라는 두 가지를 통하여 다시 태어나는 불멸의 영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성령입니다. 성령이 없으면 물은 하나의 상징에 지나지 않습니다. 물로 자신을 씻은 사람이 이 세상과 영원한 나라에서 하느님의 품안에서 살기를 원하면, 물로 자기를 씻은 그 후에 성령으로 깨끗하게 되어야 하고, 성령과 더불어 불이 켜져서 빛나야 합니다. 그것은 육체에 의하여 생긴 것은 육체이고 어디까지나 육체로 남아 있으며, 육체의 욕망과 죄악을 위하여 봉사한 다음에 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령에 의하여 생긴 것은 여이고, 그것을 완전한 나이에 끌어올린 다음, 자기를 생기게 한 성령께 돌아감으로써 살게 되는 것입니다. 하늘나라에는 영의 완전하 나이에 도달한 사람들만이 살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선생에게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하고 말한다고 해서 이상히 생각하지 마시오. 이 사람들은 다시 태어날 줄을 알았습니다. 이 젊은이는 그의 자아(自我)를 사랑의 장작불더미에 올려놓음으로 육체를 죽이고 영을 새로 태어나게 했습니다. 물질이었던 것은 모두 타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재에서 새로운 영적인 꽃이, 즉 영원한 태양 쪽으로 향할 줄을 아는 기묘한 해바라기가 솟아났습니다. 나이많은 이 사람은 그의 묵은 생각의 밑동에 묵상의 도끼를 갖다 대서 그 늙은 나를 뽑고 착한 뜻의 새싹만을 남겨놓아서, 거기에서 그의 새로운 생각을 태어나게 하였습니다. 이제는 이 사람이 새로운 영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을 봅니다. 각자가 항구에 다다르는 자기나름의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돛을 이용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도 적합합니다. 바람부는 소리를 듣지요. 그러면 그 방향에 따라서 밧줄들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그 바람이 어디서 오는지도 모르고, 당신들에게 필요한 바람을 부를 수도 없습니다. 성령께서도 부르시고, 부르면서 오시고, 지나가십니다. 그러나 주의깊은 사람만이 그분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목소리를 압니다. 그래서 성령에 의하여 생겨난 영은 성령의 목소리를 압니다.”
“어떻게 그렇게 될 수가 있습니까?”
“이스라엘에서 사람들을 가르치는 선생이 그것을 내게 물으십니까? 이런것들을 모르십니까? 우리는 아는 것과 본 것에 대하여 증언을 합니다. 그래서 나도 내가 아는 것을 말하고 증언합니다. 만일 선생이 내가 하는 증언을 인정하지 않으시면, 선생이 보지 못한 일들을 어떻게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사람이 된 말씀을 믿을 수가 없다면 어떻게 성령을 믿을 수가 있겠습니까? 나는 이 세상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다시 올라가려고 내려왔습니다. 오직 한 사람만이 하늘에서 내려왔습니다. 그것은 사람의 아들입니다. 그리고 오직 한 사람만이 하늘의 문을 열 능력을 가지고 하늘에 올라갈 것입니다. 그것은 사람의 아들인 나입니다. 모세를 기억하시오. 모세는 광야에서 이스라엘의 병든 사람들을 낫게 하기 위하여 뱀을 높이 매달았습니다. 나도 높이 매달리면, 지금은 죄의 열병으로 인하여 소경, 귀머거리, 벙어리, 미치광이, 문둥병자, 병자인 사람들이 나을 것이고, 누구든지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나를 믿는 사람들도 그 행복한 생활을 누릴 것입니다.
니고데모, 고개를 숙이지 마시오. 나는 구원하러 왔지 지옥에 보내려고 오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유죄선고를 받게 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그에 의하여 구원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나는 온갖 죄와 온갖 이단과 온갖 우상숭배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러나 먼지 위로 빨리 날아가는 제비가 그 깃을 더럽힐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제비는 이 세상의 음산한 길에 그저 약간의 하늘빛과 하늘의 냄새를 가져다 줄 뿐입니다. 제비는 사람들을 꾸짖어, 그들로 하여금 진흙 위에서 눈을 들어 하늘로 다시 올라가는 그의 날아감을 지켜보게 하려고 호소하는 소리를 내지릅니다. 나도 그와 같습니다. 나는 당신들을 데려가려고 왔습니다. 이리들 오시오! … 외아들을 믿는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습니다. 그는 벌써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그 아들이 아버지께 ‘이 사람은 저를 사랑합니다.’ 하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은 거룩한 일을 해도 소용없습니다. 그 사람은 하느님의 외아들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벌써 심판을 받았습니다. 니고데모, 내 이름이 무엇입니까?”
“예수입니다.”
“아닙니다. 구세주입니다. 나는 구원입니다.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은 그의 구원을 거절하고, 영원한 정의의 심판을 벌써 받았습니다. 그 심판은 이러합니다. ‘빛이 너와 세상 사람들의 구원이 되려고 너희에게 보내졌었다. 그러나 너와 다른 사람들은 빛보다 어두움을 더 좋아하였다. 그것은 거룩하게 되려면 거기에 집착해야 한다고 빛이 일러 주는 착한 행실보다는 너희들이 습관을 들인 악한 행실을 더 좋아하였기 때문이다.’ 당신들은 빛을 미워하였는데, 그것은 악인들이 그들의 죄를 짓기 위하여 어두움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빛을 피하였는데, 그것은 당신들의 숨은 상처를 빛이 들추어내지 못하게 하려고 그러는 것입니다. 니고데모, 이 말은 선생에게 특별히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것은 진리입니다. 그리고 벌은 개인에게 있어서나 집단에게 있어서나 유죄선고에 비례할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고 내가 가르치는 진리들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로 말하면, 그러니까 더 실질적인 탄생으로 두 번째 태어남으로써 빛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빛에 가까이 온단 말입니다. 그것은 이 빛이 원래 그들을 비추어준 빛을 더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서로 영광이 되는 것으로서, 하느님은 당신 아들들을 통하여 행복하게 되시고, 아들들은 또 그들의 아버지 안에서 행복하게 됩니다. 빛의 아들들은 비추어지는 것을 겁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마음 속으로, 그들의 행동을 통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아니라, 아버지이신 그분께서, 아들이신 그분께서, 성령이신 그분께서 내 안에서 행하셨다. 그분들께 영원히 영광이 있기를’ 하고. 그리고 하늘에서는 서로 사랑하시는 세분의 영원한 노래가 그분들의 완전한 일치로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뜻의 참된 아들아, 네게는 영원히 축복이 있기를’ 하고. 요한아, 이 말들을 쓸 시간이 되었을 때를 위해서 이 말들을 기억해 두어라. 니고데모, 이제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까?”
“선생님! 그렇습니다. 언제 또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
“라자로가 선생을 어디로 인도해야 할지 알 것입니다. 내가 이 곳을 떠나기 전에 그의 집에 들르겠습니다.”
“선생님, 가보겠습니다. 종에게 축복해 주십시오.”
“내 평화가 선생과 함께 있기를.”
니고데모는 요한과 같이 나간다.
예수께서는 시몬에게로 몸을 돌리고 말씀하신다. “암흑의 세력이 어떤 일을 했는지 보았느냐? 암흑의 세력은 거미와 같이 덫을 놓아서, 나비로 다시 태어날 줄을 모르는 사람을 속여서 사로잡는다. 우중충한 거미줄을 찢고 저쪽으로 멀리 가면서, 그의 금빛 날개에는 환하게 빛나는 거미줄 조각을 마치 적에게서 빼앗은 장식용기와 군기(군기) 모양으로 승리의 기념물로 가져갈 만큼 강한 나비로 다시 태어나기 위하여 죽을 줄 모르는 사람을 말이다. 살기 위하여 죽을 수 있는 힘을 너희들에게 주기 위하여 죽어야 한다. 시몬아, 가서 쉬어라. 그리고 하느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기를 바란다.”

–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

*역주: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의신(醫神) 아스클레피오스.
*역주: [고대시] 리디아의 왕, 갑부로 유명.
*역주: [신화] 제우스신에게 납치되어 신들에게 술을 따른 트로이의 미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