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이 갈릴래아의 베들레헴에 도착한 것은 저녁때였다. 이 이름을 가진 도시들은 풀덤불과 수풀과 목장으로 둘러싸인 기복이 있는 언덕들 위에 전개되고, 그 목장에서는 양떼들이 풀을 뜯어먹다가 밤을 지내려고 양의 우리로 내려오는 그런 운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늘은 다 끝나가는 짙은 황혼이 아직 남아있어 붉게 물들어 있다. 대기에는 양들의 방울소리와 매애매애 하고 우는 떨리는 울음소리, 거기에 노는 어린이들의 즐거운 외침과 그들을 부르는 어머니들의 목소리까지 합쳐진 전원음악이 가득 차 있다.
“시몬의 유다야, 너는 시몬과 같이 가서 우리와 여자들이 묵을 숙소를 구해라. 주막은 마을 한가운데에 있다. 우리는 그리로 너희를 따라 가마.” 그러니까 유다와 열성당원은 순종하고, 예수께서 어머니께로 몸을 돌리고 말씀하신다. “이번에는 다른 베들레헴과 같지 않을 것입니다. 어머니가 쉬실 곳을 찾아내실 것입니다. 이 계절에는 여행자들이 많지 않고, 또 칙령도 없으니까요.”
“이 계절에는 풀밭에서나 저 목자들 가운데에서 양들과 같이 자는 것도 기분 좋을 거다.” 그러시면서 성모님은 아들에게 미소를 보내시고, 당신을 유심히 바라다보는 호기심 많은 목동들에게도 미소를 보내신다. 성모님이 어떻게나 자상하게 웃으셨던지 목동 중의 하나가 다른 목동을 팔꿈치로 치며 가만히 말한다. “이 여인은 그분일 수밖에 없어.” 그러면서 자신있게 앞으로 나아오며 말한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 인사드립니다. 주님이 어머님과 함께 계십니까?”
성모님은 한층 더 다정스러운 미소로 대답하신다. “주님은 저기 계시다.” 그러시면서 예수를 가리키신다. 예수께서는 사촌들과 말씀하시려고 몸을 돌리시고, 애처로운 말로 동냥을 청하며 가까이 오는 거지들에게 동냥을 주는 임무를 맡기신다. 그래서 어머님은 아들을 가볍게 건드리시며 말씀하신다.
“아들아, 이 목동들이 너를 찾는다. 그리고 어떻게 알아보았는지 모르지만 나를 알아보았다.”
“틀림없이 이사악이 이리로 지나가면서 계시의 향기를 남겼을 것입니다. 얘야, 이리 오너라.”
목동은 열두 살 내지 열네 살쯤 된 거무스름한 소년인데, 마르기는 했어도 몸이 튼튼하고, 매우 날카로운 검은 눈에 칠흑 같은 더부룩한 머리가 길게 늘어져 있고, 양가죽을 두르고 있어, 어린 선구자(세례자 요한) 판박이 같은데, 그는 황홀한 듯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예수께로 가까이 온다. “얘야, 네게 평화가 있기 바란다. 그런데 어떻게 마리아를 알아보았니?”
“구세주의 어머니만이 그런 미소와 그런 얼굴을 가지실 수 있기 때문에요. 저는 이런 말을 들었어요. ‘얼굴은 천사의 얼굴 같고, 눈은 별과 같고, 미소는 어머니의 입맞춤보다도 더 다정스럽고, 갓 나신 하느님께로 몸을 숙여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로 거룩한 그분의 마리아라는 이름처럼 다정스럽다’고. 저는 이것을 어머님에게서 발견했고, 주님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어머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저희들은 주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주님께 감히 먼저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누가 우리 이야기를 해주었니?”
“다른 베들레헴의 이사악 아저씨입니다. 이사악 아저씨는 가을에 저희를 주님께 데려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사악이 여기 왔었느냐?”
“아직 이 지방에 많은 제자들과 같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목동들에게는 이사악 아저씨가 직접 말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아저씨의 말을 믿었습니다. 주님, 저희들에게도 복된 밤의 저희 동료들처럼 주님께 경배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면서 길바닥의 먼지에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읍내의 문에 (말하자면 문이란 말이다. 이 도시에는 성곽이 없으니까 말이다) 양떼를 멎게 한 다른 목자들에게 소리를 지른다. 그곳은 예수께서 여자들을 기다려서 같이 마을로 들어가시려고 걸음을 멈추신 곳이기도 하다.
목동은 이렇게 소리친다. “아버지, 형들, 친구들, 우리는 주님을 만났어요. 오세요, 같이 경배합시다.”
목자들은 고통의 양떼를 데리고 예수 곁으로 와 모여서 다른 데로 가시지 말고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그들의 보잘 것 없는 집에 친구들과 같이 머무시는 것을 수락해 주십사고 청한다.
그들은 이렇게 설명한다. “하느님께서 저희를 보호하시기 때문에 큰 양의 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방도 여럿 있고, 냄새가 좋은 건초가 가득 차 있는 헛간들도 있습니다. 어머님과 자매님들은 여자들이니까 방을 쓰십시오, 그러나 주님이 쓰실 방도 하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저희들과 같이 헛간의 건초 위에서 잘 수 있습니다.”
“나도 당신들과 같이 있겠어요. 그리고 그것은 내게 있어서 왕의 방에서 자는 것보다도 더 아늑한 휴식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선 유다와 시몬에게 알리러 가자.”
“선생님, 제가 가겠습니다” 하고 베드로가 말하고 제베대오의 야고보와 같이 간다.
일행은 길가에 가서 멈추어 서서 네 사도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목자들은 예수를 마치 벌써 영광 중에 계신 하느님이신 것처럼 쳐다본다. 그리고 가장 어린 목동들은 예수와 성모님께 대한 세세한 것을 모두 머리 속에 새겨두려고 하는 것 같다. 성모님은 매애매애 하고 울면서 와서 당신 무릎에 주둥이를 비비는 어린 양들을 쓰다듬어 주시려고 몸을 숙이셨다.
“내 친척 엘리사벳의 집에도 어린 양이 한 마리 있었는데, 나를 볼 때마다 땋아 늘인 내 머리를 할곤 했어요. 나는 그 어린 양을 친구라고 불렀어요. 내게는 정말 어린이 같은 친구였고, 또 할 수 있을 때면 언제나 내게로 달려오곤 했으니까요. 이 어린 양이 눈이 두 가지 빛깔이어서 영락없이 그 어린 양을 연상시켜요. 이 어린 양을 잡지 마세요! 그 어린 양도 내게 대한 그 사랑 때문에 살려 주었어요.”
“부인, 이놈은 새끼 양 암컷인데, 눈빛깔이 두 가지기 때문에 팔려고 했었습니다. 게다가 한 눈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머님이 원하시면 그대로 기르겠습니다.”
“오! 그래요! 나는 사람들이 어린 양은 절대로 죽이지 말았으면 해요.…어린 양들은 정말 순진하고, 또 그 목소리는 엄마를 부르는 어린아이의 목소리 같아요. 어린 양을 한 마리 죽이면 어린 아이를 하나 죽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부인, 그러나 그렇게 되면, 즉 모든 어린 양이 살아남아야 한다면, 이 세상에 우리가 있을 자리는 없어지겠습니다” 하고 제일 나이 작은 목자가 말한다.
“나도 그건 압니다. 그렇지만 나는 어린 양들의 고통과 어미 양들의 고통 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미 양들은 새끼들을 빼앗기면 너무나 많이 울어요. 어미 양들은 정말 우리처럼 어머니 같아요. 그런데 아무도 괴로워하는 것을 볼 수가 없지만, 이렇게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당하는 어머니에 대해서는 애룰 끊는 듯한 고통을 느낍니다. 이것은 다른 어떤 고통과도 다른 고통입니다. 그것은 우리 어머니들에게는 아이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으로 가슴과 뇌만 찢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태까지 찢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 어머니들은 언제까지나 우리 아이와 결합해 있어요. 그래서 그 아이를 우리에게서 빼앗아 가는 것은 우리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과 같아요.” 성모님은 이제는 미소짓지 않으시고, 눈물 한 방울이 그 파란 눈에서 반짝인다. 그리고 당신의 말씀을 듣고 당신을 바라다보시는 예수를 쳐다보시고, 마치 누가 당장 예수를 당신 곁에서 빼앗아 갈까 봐 겁이 나는 듯이 예수의 팔에 손을 얹으신다.
먼지가 뽀얗게 일어나는 길로 무장을 한 사람들의 작은 집단이 온다. 여섯 명인데, 그들과 같이 여러 사람이 소리를 지르며 온다. 목자들은 바라다보고 자기들끼리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린다. 그리고 성모님과 예수를 쳐다본다. 제일 나이 많은 목자가 말한다. “오늘 저녁 베들레헴에 들어가지 않으시는 것이 다행입니다.”
“왜요?”
“지금 막 지나간 저 사람들은 읍내로 들어가는데, 어떤 어머니한테서 아들을 빼앗아 가려고 가는 겁니다.”
“아이고! 그렇지만 왜 그래요?”
“죽이려구요.”
“아이고! 맙소사! 무슨 일을 했기에 죽여요?”
예수께서도 그것을 물으신다. 그리고 사도들은 들으려고 가까이 다가온다.
“산길에서 돈 많은 요엘이 피살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요엘은 시카미논에서 돈을 많이 가지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도둑들이 한 짓이 아니었습니다. 돈은 죽은 사람의 몸에 그대로 있었으니까요. 요엘과 같이 여행을 한 하인의 말로는 주인이 돌아온다는 것을 먼저 달려가서 알리라고 했었는데, 길에서 살인이 있은 장소로 가다가 지금 사람들이 죽이러 가는 청년 혼자만이 있는 것을 보았답니다. 그 뒤 마을사람 두 사람도 그 청년이 요엘을 습격하는 것을 보았다고 맹세합니다. 그래서 지금 죽은 사람의 친척들이 젊은이를 죽이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그런데 만일 그 청년이 살인자라면….”
“당신은 그걸 믿지 않는 것입니까?”
“이건 있을 수 없는 일로 생각됩니다. 젊은이는 소년기를 조금 지난 나이이고 착합니다. 그 젊은이는 외아들인데 항상 어머니와 같이 살고, 어머니는 과부인데, 거룩한 과부입니다. 그 청년은 재산도 있고, 여자들을 생각지도 않습니다. 그 젊은이는 싸움꾼도 아니고 미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사람을 죽였겠습니까?”
“그렇지만 원수들이 있는지도 모르지요.”
“누가요? 죽은 요엘 말입니까, 또는 죽였다는 비난을 받는 아벨 말입니까?”
“비난받는 사람 말입니다.”
“아! 그건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건 모르겠습니다.”
“여보시오, 솔직히 말하시오.”
“주님, 이건 제가 생각하는 것인데, 이사악은 이웃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죄없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말하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만일 제가 말을 하면, 제 말이 옳건 그르건 여기서 도망쳐야 할 것입니다. 아세르와 야곱은 유력자들이니까요.”
“염려 말고 말하시오. 당신은 도망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주님, 아벨의 어머니는 아름답고 젊고 얌전합니다. 아세르는 품행이 단정하지 않고 야곱도 그렇습니다. 아세르는 과부를 좋아하고, 야곱은… 그가 요엘의 처와 정을 통한다는 것을 마을에서는 알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알았습니다. 친구들, 가자. 여자들은 목자들과 남아 있도록 해요. 곧 돌아올 터이니까.”
“아니다, 아들아. 나도 같이 가겠다.”
예수께서는 시내 중심지로 빨리 가신다. 목자들은 어떻게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가 예수를 따라 가시는 성모님과 알패오의 마리아를 빼놓고 모든 여자들과 같이 남아 있는 가장 나이어린 목동들에게 양떼를 내맡기고, 사도들의 무리를 따라잡으려고 걸음을 재촉한다.
베들레헴의 제일 큰 길을 가로지르는 셋째 교차로에서 일행은 가리옷 사람과 시몬과 베드로와 야고보를 만났는데, 이들은 쉴 새 없이 요란한 손짓을 하고 큰 소리로 떠들면서 온다.
“선생님, 기막힌 사건입니다! 기막힌 사건이요! 그리고 얼마나 가슴 아픈 일입니까!” 하고 베드로가 엉망이 된 얼굴로 말한다.
“한 아들을 죽이려고 어머니에게서 강제로 빼앗아 갑니다. 어머니는 하이에나처럼 아들을 방어합니다. 그러나 여자의 몸으로 무장을 한 여러 사람에 대항하니” 하고 열성당원 시몬이 덧붙인다.
“그 여자는 벌써 여기저기서 피를 흘립니다” 하고 가리옷 사람이 말한다.
“여인이 그의 집 대문을 꽉 잠갔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대문을 부수었습니다” 하고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말을 끝맺는다.
“그 여자를 가서 만나겠다.”
“그러세요, 예! 선생님만이 그 여인을 위로하실 수 있습니다.”
일행은 마을 중심지를 향하여 오른쪽으로 돌았다가 왼쪽으로 돈다. 아벨의 집 근처로 몰려들어 심하게 움직이는 소란스러운 군중이 벌써 보이고, 비통하고 끔찍하고 사납고 그러면서도 동시에 불쌍한 여인의 울부짖음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온다.
예수께서는 서둘러 소란이 극도에 달하여 있는 아주 작은 광장에 이르신다. 광장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길이 좀 넓어진 곳이다.
여인은 경비병들에게 아들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아직도 싸우고 있다. 여인은 쇠발톱같이 된 한 손으로는 무너진 문조각에 매달리고. 또 한손으로는 아들의 허리띠에 매달려 있다. 만일 누가 그를 아들에게서 떼어놓으려고 하면 그를 사납게 물며, 매를 맞는 것도 머리가 뒤로 젖혀질 정도로 사납게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데서 오는 고통도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물지 않을 때에는 이렇게 부르짖는다. “내 아들을 놔라! 살인자들아! 내 아들은 죄가 없다 ! 요엘이 맞아 죽던 날 밤에 내 아들은 내 곁에서 침대에 누워있었다! 살인자들! 살인자들! 중상하는 자들! 더러운 놈들! 위증자들!”
그를 납치해 가려는 자들에게 어깨가 붙잡히고 팔이 끌리는 젊은이는 엉망이 된 얼굴로 뒤돌아보며 외친다. “엄마! 엄마, 내가 아무 짓도 안했는데, 왜 내가 죽어야 해요?” 하고.
그 젊은이는 검고 부드러운 눈에 가볍게 곱슬곱슬한 새까만 머리카락을 가진 키가 크고 날씬한 미남자이다. 찢어진 그의 옷 사이로는 거의 어린이의 몸같이 나긋나긋한 젊은 육체가 보인다.
예수께서는 같이 오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꽉 들어찬 군중을 헤치시고 길을 내어 하찮은 집단이 있는 데까지 가신다. 그때 바로 힘이 다 빠진 여인이 문짝에서 나꿔채져서 아들의 몸에 묶인 부대처럼 길바닥의 돌들 위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몇 미터밖에 계속되지 못한다. 더 맹렬한 일격이 어머니의 손을 아들의 허리띠에서 떼어내니 여인은 앞으로 고꾸라지며 얼굴을 땅바닥에 세게 부딪고 피를 더 많이 흘린다. 그러나 여인은 즉시 무릎을 꿇고 다시 일어나 두 팔을 앞으로 내민다. 그동안 그들이 잘 비끼지 못하는 군중들을 헤치고 할 수 있는 대로 빨리 끌고 가는데 네 아들은 왼팔을 빼서 몸을 뒤로 뒤틀면서 흔들며 외친다. “엄마 안녕! 엄마만이라도 내가 죄가 없다는 걸 기억하세요!”
여인은 미친 여자와 같은 눈으로 아들을 바라보다가 기절하여 땅에 쓰러진다.
예수께서는 경비병의 집단 앞에 가서 서시며 “잠간 멈추시오. 명령이오!” 하고 말씀하시는데, 그분의 얼굴은 대꾸를 용납하지 않는 얼굴이다.
“당신은 누구요?” 하고 그 집단의 한 민간인이 공격적인 어조로 묻는다.
“우린 당신을 알지 못하오. 비끼시오, 그리고 밤이 되기 전에 이놈을 죽이게 내버려두시오.”
“나는 선생이오. 가장 위대한 선생. 야훼의 이름으로 명하니, 멈추시오, 그렇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당신들에게 벼락을 내리실 거요.” 이 때에는 예수께서 벼락을 치실 것 같다. “누가 이 젊은이에 대한 증인이오?”
“나요, 그리고 이 사람도, 이 사람도” 하고 처음에 말한 사람이 대답한다.
“당신들의 증언은 진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치가 없소.”
“그런데 당신은 왜 그런 말을 할 수 있소? 우린 그걸 맹세할 용의가 있소.”
“당신들의 맹세는 죄요.”
“우리가, 죄를 짓는다구요? 우리가?”
“당신들이. 당신들이 음란을 은밀히 꾸미고, 미워하는 마음을 품고, 재물을 탐내고, 살인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증도 하고 있소 당신들은 부도덕에 매수 되었소. 당신들은 어떤 비열한 언동도할 수 있는 사람들이오.”
“당신 말조심하시오. 난 아세르요.“
“그럼, 나는 예수요.”
“당신은 이곳 사람도 아니고, 사제도 재판관도 아니오.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오. 당신은 외부 사람이오.”
“그렇소, 내 나라는 이 세상이 아니니까 나는 외부사람이오. 그러나 나는 심판자이고 사제요. 이스라엘의 이 조그마한 부분뿐 아니라, 이스라엘 전체와 전 세계의 심판자이고 사제요.”
“자! 자! 우린 미친 사람은 상대할 필요가 없소!” 하고 다른 증인이 말하면서 예수를 비끼게 하려고 밀친다.
“한 걸음도 더 나오지 마시오.” 예수께서는 당신이 원하실 때에는 목숨과 기쁨을 돌려주시는 것과 같이 굴복시키고 마비시키는 기적의 눈길로 그를 들여다보시며 고함을 지르신다. “당신은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하오. 내말을 믿지 않소? 그렇다면 보시오. 여기에는 성전의 먼지도 없고 물도 없고, 질투와 간음에 대한 심판인 물을 아주 쓰게 만들기 위한 잉크로 쓴 말들도 없소.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있소. 그리고 내가 심판을 하오.” 예수의 목소리는 어떻게나 날카로운지 꼭 나팔소리 같다.
사람들은 보려고 서로 떼민다. 성모님과 알패오의 마리아만이 기절한 어머니를 도우려고 남아 계신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심판하는지 보시오. 길의 먼지 조금과 물 한 방울을 그릇에 넣어 주시오. 그리고 그것을 내게 주는 동안, 고발하는 당신들은 대답하시오. 그리고 고발을 당한 너도 대답하여라. 아들아, 너는 죄가 없느냐? 네게 구세주인 나에게 성실하게 대답하여라.”
“주님, 저는 죄가 없습니다.”
“아세르, 당신은 진실을 말했다고 맹세할 수 있소.”
“맹세하오. 나는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소. 나는 제단을 걸고 맹세하오. 만일 내가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하늘에서 불꽃이 내려와 나를 태우라고 하시오.”
“야곱, 당신은 진정으로 고발하고 당신에게 거짓말을 시키는 은밀한 동기가 없다고 맹세할 수 있소?”
“야훼를 걸고 맹세하오. 암살을 당한 내 친구에 대한 사랑으로만 말을 하게 되는 거요. 이 사람하고는 개인적으로 어떤 일도 없소.”
“그러면 하인인 당신도 진실을 말했다고 맹세할 수 있소?”
“필요하다면 난 그걸 천번이라도 맹세하오! 내 주인님! 가엾은 내 주인님!” 그러면서 겉옷으로 머리를 가리며 운다.
“좋소. 여기 물과 먼지가 있소. 그리고 말이 여기 있소.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시며 거룩하신 아버지, 생명과 명예가 무지한 사람과 비탄에 빠진 그의 어머니에게 돌려지고, 죄가 없지 않은 자에게는 정당한 벌이 내리도록 저를 통하여 진실의 심판을 내려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아버지의 눈에 총애를 받는 것 때문에 불꽃도 죽음도 내리지 마시고, 죄를 지은 사람에게 긴 속죄가 내리게 하십시오’.”
예수께서는 마치 사제가 미사를 드릴 때 봉헌기도를 하면서 하는 것처럼 손을 그릇 위로 펴시고 이 말씀을 하신다. 그리고 오른 손을 그릇에 담그셨다가 젖은 손으로 심판을 받는 네 사람에게 물을 뿌리시고, 그들에게 그 물을 한 모금씩 마시게 하신다. 우선 젊은이에게, 그 다음에는 나머지 세 사람에게.
그런 다음 팔을 가슴에 †로 포개얹으시고 그들을 바라다보신다. 군중도 바라다본다. 그러다가 잠시 후에 고함을 지르며 얼굴을 땅에 박고 엎드린다. 그러니까 나란히 서있던 네 사람도 서로 쳐다보고 고함을 지른다. 첫째 사람, 즉 젊은이는 깜짝 놀라서 고함을 지르고, 다른 사람들은 공포의 소리를 지른다. 그들은 젊은이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자기들의 얼굴에는 갑자기 문둥병 헌 데가 뒤덮인 것을 보기 때문이다.
하인은 예수의 발 앞에 엎드린다. 예수께서는 병사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과 같이 비껴서시며, 젊은 아벨이 세 문둥병자 곁에서 감염하지 않도록 그의 손을 잡고 물러나신다. 하인은 이렇게 부르짖는다. “안됩니다! 안 됩니다! 용서하십시오! 저는 문둥병자가 되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저를 매수해서 사람 없는 길에서 주인을 죽이려고 주인을 밤까지 지체하게 한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일부러 제 노새의 편자를 빼게 했던 것입니다. 이 사람들은 제가 앞서 왔다고 말하게 해서 제게 거짓말을 하도록, 가르쳐주었습니다. 그와 반대로 저는 주인을 죽이려고 이들과 같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했는지도 말하겠습니다. 요엘은 야곱이 자기 아내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었고, 또 아세르는 아벨의 어머니를 탐내는데, 그 여자가 거절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여자들을 차지하려고 요엘과 아벨을 동시에 죽이기로 의견의 일치를 본 것입니다. 저는 말했으니, 제게서 문둥병을 없애 주십시오, 문둥병을 없애 주세요. 아벨, 너는 착하니, 나를 위해 기도해다오!”
“너는 어머니에게로 가거라. 어머니가 의식을 회복하면 네 얼굴을 보고 다시 조용한 생활로 돌아가게 해라. 그리고 당신들은… 당신들에게는 내가 ‘당신들이 한 대로 당하기를 바란다’ 고 말할 수 있을 거요. 그리고 그것은 인간적인 정의가 될 거요. 그러나 나는 당신들에게 초인간적인 속죄를 시키겠소. 당신들을 소스라치게 놀라게 하는 문둥병 때문에 당신들이 그렇게 되어야 마땅한 것처럼 붙들려서 죽임을 당하는 것을 면하게 되었소. 베들레헴의 주민 여러분, 비껴서고 바닷물처럼 갈라져서 이 사람들이 그들의 오랜 도형장(徒刑場)으로 가게 내버려두시오 무서운 도형! 즉각적인 죽음보다도 더 끔찍한 도형! 그런데 이것은 그들이 원하기만 하면 뉘우칠 수 있는 가능성올 주시기 위한 하느님의 연민입니다. 자!”
군중은 길 가운데를 비워 놓으려고, 벽에 달라붙는다. 벌써 여러해 전부터 병에 걸린 것같이 문둥병 헌데가 뒤덮인 세 사람은 한 줄로 서서 산으로 간다. 내리덮이는 황혼의 정적 속에 새들과 네 발 가진 짐승들의 모든 소리도 잠잠해졌는데, 세 사람의 울음소리만이 들려온다.
“길에 불을 피운 다음 물을 많이 부어서 깨끗하게 하시오. 그리고 당신들 병사들은 가서 벌이 내려졌고, 그것도 가장 완전한 모세의 율법에 따라 벌이 내려졌다고 보고하시오.”
예수께서는 당신 어머니와 알패오의 마리아가 여인을 돕고 있는 곳으로 가려고 하신다. 여인은 천천히 정신이 돌아오는데, 그동안 아들은 어머니의 얼음장 같은 손을 쓰다듬고 입맞춤을 한다. 그러나 베들레헴 사람들은 두려움이 섞인 경의를 표하며 예수께 청한다. “주님, 저희들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주님은 참으로 능력을 많이 가지고 계십니다. 주님은 틀림없이 이리로 지나가면서 메시아를 알린 사람이 말한 그분이십니다.”
“밤에 목자들의 양 우리 곁에서 말하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젊은이의 어머니가 건강을 회복하도록 도우러 가겠습니다.”
그리고 알패오의 마리아의 무릎 위에 앉아 있는 여인을 보러 가신다. 여인은 그에게 미소를 보내시는 성모님의 다정스러운 얼굴을 쳐다보면서 점점 더 기력을 되찾는다. 여인은 그의 떨리는 손위로 몸을 구부리고 있는 아들의 칠흑같은 머리를 바라다볼 때까지도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이렇게 묻는다. “나도 죽은 겁니까? 여기가 림보입니까?” 하고.
“아니예요, 여긴 세상이예요. 그리고 이 사람은 죽음에서 구출된 당신 아들이구요. 그리고 이분은 구세주인 내 아들 예수예요.” 여인은 매우 인간적인 최초의 충동을 보인다. 여인은 있는 힘을 다해서 그의 아들이 숙인 머리를 잡으려고 앞으로 나아온다. 그가 무사한 것을 보고는 으스러져라 하고 껴안으며 울고 웃고 하면서 아들이 어렸을 때에 그에게 기쁨을 표하기 위해서 부르던 이름을 모두 다시 부른다.
“예, 엄마, 예. 그렇지만 이제는 저를 보지 말고 이분을 보세요. 이분이 저를 구해 주셨어요. 주님을 찬미하세요.”
여인은 일어나거나 무릎을 꿇기에는 아직 너무 약해서 떨리고 아직도 피가 흐르는 두 손을 내민다. 여인은 예수의 손을 잡고 눈물로 적시면서 자꾸 입맞춤을 한다.
예수께서는 그의 머리에 왼손을 얹으시고 말씀하신다. “행복하고 평화롭게 사시오, 그리고 항상 착하게 사시오. 아벨, 너도.”
“아닙니다, 주님. 제 목숨과 제 아들의 목숨을 주님이 구해 주셨으니, 주님의 것입니다. 제자들이 이곳에 온 때부터 제 아들이 원했던 것처럼 이 애가 제자들과 같이 가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이 애를 아주 기꺼이 주님께 바칩니다. 그리고 제발 제가 아들을 따라 다니면서 시중을 들고 하느님의 종들의 시중도 들게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면 당신 집은 어떻하구요?”
“아이고! 주님! 다시 살아나는 사람이 죽기 전에 가졌던 감정을 가질 수 있습니까? 주님에 의해서 마르타는 죽음과 지옥에서 나왔습니다. 이 고장에서는 제 아이를 통해서 저를 괴롭힌 사람들을 미워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주님은 사랑을 설교하신다는 것을 저도 압니다. 그러니 이 가엾은 마르타에게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오직 한 분을, 그리고 그분의 사명과 종들을 사랑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지금은 제가 아직 기운이 없어서 주님을 따라갈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가 있게 되면, 주님,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주님을 따르고, 제 아들 아벨 곁에 있게 될 것입니다….”
“당신 아들을 따라오시오. 그리고 그와 함께 나를 따르시오. 행복하시오. 이제는 평안히 있으시오. 내 평화와 함께 안녕.”
그리고 그 여인이 아들과 몇몇 경건한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예수께서는 목자들과 제자들과 어머니와 알패오의 마리아와 더불어 마을에서 나오셔서 들판으로 통하는 길 끝에 있는 양의 우리로 가신다.…
…모이는 곳을 밝히기 위하여 큰 불을 피워 놓았다. 많은 사람이 밭에 반원형으로 앉아 예수께서 와서 말씀하시기를 기다린다. 그동안 그들은 그날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한다. 아벨도 거기에 많은 사람과 같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가 그의 무죄를 믿었다고 말하면서 기뻐하였다.
“그렇지만 당신들은 나를 죽일 차비가 되어 있었지요! 그 사람들이 요엘을 죽이던 그 시간에 내 집 문 앞에서 내게 인사를 했던 자네까지도.” 젊은이는 참지 못하고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그러나 나는 예수의 이름으로 자네를 용서하네.”
예수께서 양의 우리에서 이들에게로 오신다. 흰옷을 입으시고 키가 크신 예수께서 사도들에 둘러싸여 오시는데, 목자들과 여인들이 따라온다.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
만일 내가 온 것이 여러분 가운데 하느님의 나라를 세우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주님을 찬미합시다. 만일 내가 온 것이 어떤 사람이 죄 없음을 분명히 나타나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주님을 찬미합시다. 만일 어떤 범죄를 막기에 알맞은 시기에 온 것이 죄 있는 세 사람에게 속죄할 방법을 주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주님을 찬미합시다.
이제 오늘 일어난 일들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묵상하게 합니다. 밤이 내려와 두 사람의 마음의 기쁨과 다른 세 사람의 가책을 어두움으로 감싸는 동안 우리는 이 많은 것을 묵상합시다. 밤은 두 사람의 기쁜 눈물과 다른 사람들의 타는 듯한 눈물을 마치 조심성 있는 보자기로 덮듯이 어두움으로 가립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보십니다. 이 모든 일 가운데 하느님께서 율법으로 주신 것을 효력 없고 무익한 것으로 보는 이 경향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율법이 이론적으로는 이스라엘서 매우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율법이 여기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치밀한 고문으로 그것을 죽게 할 정도로 분석하고, 해부하고, 산산조각을 냅니다. 율법이 여기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미이라가 된 시체 같아서 겉으로 보기에는 잠이 들어서 꼼짝하지 않고 있는 사람 같지만 생명이 없고, 숨을 쉬지 못하고, 피가 돌아다니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율법은 생명도 없고 호흡도 못하고 피도 없습니다. 미이라 위에는 걸상 모양으로 앉기도 하구 물건이나 옷이나 또 하고 싶으면 쓰레기까지도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미이라는 생명이 없기 때문에 반항을 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너무나 많은 사람이 그들의 양심에서 율법이 반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율법을 가지고 걸상이나 받침대나 쓰레기통을 만듭니다. 그것은 그들 생각에 율법이 죽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스라엘의 대부분을 나일강 계곡과 에집트의 사막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는 화석이 된 수풀과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들은 수풀이었습니다. 수액으로 영양이 주어지고 got빛을 받으며 바람에 살랑거리고, 아름다운 잎과 꽃과 열매가 뒤덮인 살아있는 초목의 수풀이었습니다. 그 수풀들 때문에 그 나무들이 자란 그곳은 사람들과 짐승들에게 소중한 작은 지상낙원이 되었었습니다. 그곳에서 사람들과 짐승들은 사막의 황량한 메마름과 모래가목 안으로 스며들어 오는 뜨거운 먼지로 사람에게 일으키는 타는 듯한 갈증을 잊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과 짐승들은 잠간 사이에 시체를 바싹 마르게 하고, 살을 먼지가 되게 해서 시체를 석회처럼 만들어 놓고, 정성스러운 일꾼이 다듬은 것처럼 다듬어진 해골, 또 해골을 모래 물결 속에 내버려두는 무자비한 태양을 잊어버렸습니다. 그들은 기운을 차리게 하고 위로하고, 이제 갈 길에 대해서 용기를 다시 주는 물과 과일이 풍부한 그 녹음 속에서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알려지지 않은 원인으로 저주받은 물건들과 같이 나무들이 그러는 것처럼 말라 버렸다. 그러나 나무들은 죽었어도 아직 사람들의 화덕에 불을 피우거나, 밤을 밝히는 장작불을 피워 맹수를 좇거나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여행자들을 위해 밤의 습기를 제거하는 데 소용됩니다. 그러나 그 나무들은 이런 땔나무로 사용되지 못했습니다. 그 나무들은 돌이 된 것입니다. 돌이. 무수규산(無水珪酸)이 마술에 의해서 땅에 있는 뿌리에서 줄기로 가지로 잎으로 올라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불어서 단단하면서도 동시에 무른 설화석고(雪化石膏)같이 된 가장 약한 가지들을 뿌러뜨렸습니다. 그러나 가장 굵은 가지들은 굵은 줄기에 그대로 달려 있어서 피로한 대상들을 속입니다. 그 대상들은 대피할 곳이나 우물이나 신선한 과일같이 요기할 것을 찾다가 햇빛의 눈부신 반사로나 유령같은 달빛 아래 물이라고는 풍요를 가져다주는 강의 범람 때에나 구경하는 평야나 계곡 안쪽에 나무줄기 그림자가 윤곽을 나타내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가려 주는 것이 없는 모래에 반사하는 햇빛으로 피로해진 눈으로 대상들은 유령 수풀로 달려갑니다. 진짜 유령들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살아 있는 물체 같은 환상이고, 실제로는 죽은 물건들이 있는 것입니다.
나는 그런 것들을 보았습니다. 비록 그때 나는 아주 어린아이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였지만, 그것을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것 중의 하나로 기억에 간직했습니다. 완전히 죽었기 때문에 완전히 비참한 이 세상의 물건들을 만져 보고 재보고 달아보기 전까지는 그것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것으로 내 눈에 보였었습니다. 죽은 것이란 비물질적인 것, 즉 덕행과 영혼을 말합니다. 덕행이 영혼 안에서 죽으면, 영혼도 스스로를 죽이기 때문에 죽는 것 입니다.
율법이 이스라엘에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사막에서 화석이 된 나무들과 같이 규토(硅土)가 되어 있습니다. 죽어 있다는 말입니다. 오류의 원인이고, 유용성 없이 부식될 운명을 지닌 물건입니다. 화석이 된 나무들과 같이 해롭기까지 한 물건입니다. 그것들이 신기루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끌어 들여 진짜 오아시스에서 멀어지게 하고, 그것들과 같은 죽음으로 끌어 들여 굶주림과 목마름과 고뇌로 죽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교도들의 어떤 신화에 있는 것 같이 다른 사람들을 죽음으로 끌어들이는 죽은 물건들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역시 돌같이 된 영혼 안에서 돌의 상태가 된 율법이 어떤 것인가 하는데 대한 본보기를 보았습니다. 이것은 여러 가지 죄와 불행의 근원입니다. 여러분이 율법을 온전히 살줄을 알고 또 여러분 안에 율법이 온전히 살게 할 줄을 알게 되는 이것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나는 그 율법을 자비의 빛으로 비춥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별들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하느님께서도 별들과 함께 우리를 내려다보십니다. 눈을 들어 별이 총총 박힌 하늘을 쳐다보고, 여러분의 정신을 하느님께로 올리시오. 벌써 하느님께 벌을 받은 불행한 사람들을 비난하지 마시오. 그리고 그들과 같은 죄가 없다고 교만한 생각을 가지지 말고, 에집트의 사막과 계곡의 저주받은 초목과 같은 메마른 상태에 빠지지 않겠다고 하느님과 여러분 자신에게 약속하시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있기 바랍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강복하시고, 촌스러운 헛간들로 둘러싸인 넓은 양의 우리 울타리 안으로 물러가신다. 헛간 바닥에는 목자들이 주님의 종들에게 침대 노릇을 하라고 건초를 두툼하게 깔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