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 하늘에는 새벽빛이 겨우 붉어오기 시작한다. 예수께서는 어머니와 함게 게쎄마니 동산의 작은 골짜기를 왔다갔다 하신다. 말씀은 없고, 다만 말할 수 없는 사랑의 눈길이 있을 뿐이다. 말씀들은 이미 하셨는지, 또는 말씀은 도무지 안 하셨는지도 모르겠다. 말씀을 하신 것은 두 영혼, 그리스도의 영혼과 그리스도의 어머니의 영혼이었다. 지금은 사랑가득하게 바라보는 것, 서로 바라보시는 것이다. 이슬의 축축한 성질이 그것을 알고, 아침의 개끗한 빛이 그것을 알며, 풀과 꽃과 새와 나비 같은 하느님의 우아한 피조물들이 그것을 안다. 사람들은 여기에 없다.
이 작별 인사를 지켜보자니 마음이 편치 않게 느껴진다. “주님, 저는 이럴 자격이 없습니다!” 이것이 어머니와 아들이 이세상에서 결합해 있었던 마지막 시간을 바라보며 내가 눈물울 흘리면서 외친 부르짖음이다. 또한 우리들이 사랑 가득한 피로(疲勞)의 종말에 이르렀다고, 즉 예수와 마리아의 사랑 가득한 피로, 그리고 예수님이 온 메시아 시대의 증인으로 택하고자 하신 보잘 것 없고, 어리고, 자격없는 어린아이인 나의 사랑가득한 피로가 끝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지르는 외침이다. 이 어린아이의 이름은 마리아이지만, 예수님은 “작은 요한(마리아 발또르따의 애칭)” 이라고, 또 “십자가의 오랑캐꽃” 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하신다. 그렇다. 작은 요한이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작고, 정말로 하느님께서 큰 은총들을 내려주신 사람이기 때문에 요한이며, 또 정도는 무한히 작지만 – 그러나 이것은 내가 가진 것 전부이고, 내가 가진 것 전부를 드림으로서 나는 예수님을 만족시켜 드리는 완전한 정도를 드린다는 것을 안다. 내가 드리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닌 나의 “전부”이니까 – 그러니까 정도는 무한히 작지만, 나는 가장 사랑받는 사람인 큰 요한과 같이 내 모든 사랑을 예수님과 성모님께 드려, 그분들과 같이 눈물과 미소를 나누고, 그분을 따르며, 그분들이 몹시 슬퍼하시는 것을 보고 나 자신의 목숨을 바쳐 세상의 원한에서 그분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을 고민하기 때문에, 또 이제 영원히 끝나는 것에 대하여 그분들의 가슴이 뛰는 것을 보고 내 가슴도 뛰기 때문에 나는 요한이다.
오랑캐꽃, 그렇다. 풀 속에 숨어서 예수님이, 모든 피조물은 당신 아버지께서 만드셨기 때문에 사랑하신 그분이 피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숭고한 발로 밟아 가벼운 향기를 내뿜으며 죽어가고, 울퉁불퉁하고 단단한 땅과의 접촉을 부드럽게 해드리려고 노력한 오랑캐꽃이다. 십자가의 오랑캐꽃. 그렇다. 그래서 그분의 피가 내 꽃받침을 가득 채워 땅으로 기울어지게 하였다…
오! 내 가장 사랑하는 분, 전에 나무에 못박혀 상처입은 당신 발을 똑바로 보게 하시며 제게 당신 피를 가득 채워주신 분이여, “…그리고 십자가 아래에는 꽃이 핀 오랑캐꽃 한 그루가 있었는데, 당신의 피가 그 꽃핀 오랑캐꽃 위에 방울방울 떨어졌습니다…”
멀면서도 여전히 대단히 가깝고 지금 당장의 것같이 느껴지는 추억! 제가 나중에 되려는 것, 즉 당신의 대변자가 되려는 것에 대한 준비가 그 추억입니다. 이 당신의 대변자는 지금 당신의 피와 땀과 눈물, 그리고 당신의 어머니 마리아의 눈물에 흠뻑 젖어 있습니다. 그러나 또한 당신의 말씀과 당신의 미소를, 모든 것을, 당신께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이제는 오랑캐꽃 향기를 내뿜지 않고, 오직 제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사랑이신 당신의 향기만을 내뿜습니다. 이 하느님의 향기는 어제 저녁 제 고통을 가라앉혀 주셨고, 또 지금 입맞춤과 같이 다정스럽게 제게 와서 하늘 자체와 같이 저를 위로하고, 제게 모든 것을 잊고 당신만을 살게 해 줍니다…
저는 당신의 약속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당신을 잃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제게 그렇게 약속하셨는데, 당신의 약속은 하느님의 약속이므로 진실합니다. 저는 아직 당신을 차지할 것이고, 항상 차지할 것입니다. 제가 교만으로나 거짓말로나 불복종으로 죄를 지어야만 당신을 잃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제 의지를 북돋워 주는 당신의 은총을 가지고 제가 죄를 짓지 않기를 원하고, 또 당신이 저를 붙들어 주시겠기 때문에 죄짓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을 당신은 아십니다. 저는 참나무가 아닙니다.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오랑캐꽃입니다. 새 한 마리가 앉아도 휠 수 있고, 풍뎅이 한 마리만 앉아도 휠 수 있는 부서지기 쉬운 대입니다. 그러나, 주님, 당신은 제 힘이시고, 당신께 대한 제 사랑은 제 날개입니다. 저는 당신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이 제게 그렇게 약속하셨습니다. 당신의 죽어가는 오랑캐꽃에 기쁨을 주시기 위하여 당신이 저를 위하여 온전히 오실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기주의자가 아닙니다. 주님, 당신이 그것을 아십니다. 당신은 제가 당신을 뵙지 않아도 좋으니 다른 사람들이 많이 당신을 뵙고 당신을 믿기를 원한다는 것을 아십니다. 제게는 당신이 이미 많은 것을 주셨는데, 저는 그런 자격이 없습니다. 참말 당신은 저를 몹시 사랑하셨는데, 당신만이 귀여운 당신 자녀들을 이렇게 사랑할 줄 아십니다.
저는 당신이 “사시는 것”을 보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았는가를 생각합니다. 사람들 가운데에서 사람으로, 그리고 이제는 그런 당신을 뵙지 못하리라는 것을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말했습니다.
저는 또 당신이 제 생각에서 사람들 가운데에서 사신 사람으로서의 당신의 행동을 지우지 않으실 것이고, 당신이 실제로 어떤 분이셨는가 하는 것을 제가 기억하는데에는 책이 필요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압니다. 당신의 온 생애가 지워지지 않는 글자로 적혀 있는 제 마음을 보기만 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기분좋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하늘로 올라가십니다. 이 세상은 당신을 잃습니다. 주 구세주여, 십자가의 마리아가 당신을 잃습니다. 당신은 십자가의 마리아에게 계속 지극히 다정스러우신 하느님으로 계실 것이고, 당신의 오랑캐꽃의 자주빛 꽃받침에 당신의 피를 붓지 않으시고 하늘의 꿀을 부어 주실 것입니다. …저는 웁니다. …서로 다른 제자드과 같이 당신의 제자가 되어 나무가 우거진 산길이나 평야의 메마르고 먼지나는 길에서, 호수에서, 또 당신의 고향의 아름다운 강 근처에서 당신을 따랐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당신이 떠나시니, 올리브나무가 덮인 푸른 언덕 위에 있는 베들레헴과 나자렛, 종려나무잎의 살랑거림과 더불어 해가 쨍쨍 내리쬐는 예리고, 정다운 베들레헴, 황야 가운데 파묻힌 엔갓디, 아름다운 사마리아, 사존과 에스드렐론의 기름진 평야, 요르단강 건너편의 이싱한 고원, 악몽같은 사해, 지중해안의 양지바른 도시들과 당신의 고통의 도시인 예루살렘, 올라가고 내려가고 하는 그 길, 장식 홍예창틀, 광장, 변두리, 우물과 빗물받이 웅덩이, 야산들과 당신의 자비가 풍성히 베풀어진 문둥병자들의 음산한 골짜기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추억으로 밖에는 보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최후의 만찬실이 있는 집… 바로 곁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분수… 키드론 개울의 다리, 당신이 피땀을 흘린 곳… 총독 관저의 안마당… 아! 안됩니다! 당신의 고통이란 고통은 모두 이곳에 있고 또 언제까지나 그곳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 저는 모든 추억을 다시 찾아내기 위하여는 그것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게쎄마니 동산에서 하신 당신의 기도, 당신이 채찍질당하신 것, 당신이 골고타에 올라가신 것, 당신의 임종 고통과 운명, 당신 어머니의 고통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들을 제가 찾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제 안에 항상 생생하게 남아 있으니까요. 아마 천국에서난 잊게 되겠지요. …그렇지만 천국에서도 그것들을 잊을 수는 없을 것 같이 생각됩니다. …그 끔찍한 시간의 모든 추억은, 당신이 그 위에 넘어지신 돌의 형태에 이르기까지, 무덤을 봉한 돌을 향하여 화강석 위에서 핏방울같이 흔들리고 있던 붉은 장미의 봉오리까지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극히 숭고하신 나의 사랑, 당신의 수난은 제 생각 안에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곳으로 제 가슴을 상하게 합니다.
새벽이 완전히 밝았다. 해는 벌써 지평선 위에 높이 올라와 있고, 사도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것이 예수와 마리아에게 하나의 신호가 된다. 그분들은 서로 마주서서 걸음을 멈추신다. 그런 다음 예수께서 팔을 벌려 어머니를 가슴에 안으신다. …오! 그분은 틀림없는 사람이시고, 여인의 아들이셨다! 그것을 믿기 위하여는 이 작별 인사를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사랑하는 어머니께 소나기 입맞춤을 하는 것으로 사랑이 넘쳐 나온다. 지극히 사랑하는 아들에게 입맞춤이 쏟아진다. 두 분이 이제는 헤어지실 수 없을 것같이 보인다. 헤어지실 것같이 보일때에 또 다시 껴안아 결합하시고 입맞춤하시는 사이사이로 서로 축복의 말씀을 나누신다. …오! 그분은 정말이지 당신을 낳아 주신 여인을 떠나시는 사람의 아들이시다! 그분은 정말이지 지극히 깨끗한 분에게 사랑이신 분의 보증이 되시는 아드님을 그 아버지께 돌려드리려고 보내시는 어머니이시다….
하느님의 어머니를 안으시는 하느님!…
마침내 여인은 피조물로서 당신 아들이신 하느님의 발 앞에 무릎을 꿇으시고, 하느님이신 아들은 동정녀이신 당신 당신 어머니요, 영원히 사랑받으시는 분의 머리에 두 손을 얹으시고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강복을 주신다. 그리고 몸을 구부려 어머니를 일으키고 아직도 몹시 젊은 금발아래 있는 백합의 꽃잎같이 흰 이마에 마지막으러 입맞춤을 하신다.
두 분은 다시 집을 향하여 가시는데, 이렇게 조용히 나란히 서서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는 아무도 조금 전에 사랑의 물결이 이 분들을 휩쓸었었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 지나간 슬펐던 다른 작별들과 죽임을 당한 아들을 무덤에 혼자 남겨 두어야 하는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애끊는 작별과 이 작별은 얼마나 다른가!…
이 작별에서는 사랑하는 아들과 헤어져야 하는 순간에 있는 어머니의 자연스러운 눈물로 눈이 반짝이기는 하지만, 그 사랑하는 아들이 그의 영광에 알맞는 처소로 간다는 것을 아는 기쁨으로 입술에는 미소가 감돈다…
“주님, 오늘 강복을 주고 싶으시다고 어머니께 말씀하신 사람들 모두가 저밖에, 이 동산과 베다니아 사이에 있습니다.” 하고 베드로가 말씀드린다.
“좋다. 이제는 그들을 만나러 가자. 그러나 우선 이리들 오너라. 너희들과 또 빵을 나누고 싶다.”
그들은 열흘 전에 여자들이 둘째 달 나흗날 만찬을 위하여 있었던 방으로 들어간다. 성모님은 예수와 같이 방에 까지 들어가신다. 그리고는 물러나 나오신다. 예수와 열 한 사도만이 남아 있다.
식탁 위에는 구운 고기와 작은 치즈들과 검은 작은 올리브들, 그리고 작은 포도주 항아리와 그보다 더 큰 항아리와 큰 빵들이 있다. 호화로운 의식을 위한 장식이 없고, 다만 먹어야 하기 때문에 차려 놓은 소박한 식탁이다.
예수께서 음식을 받치시고, 몫몫을 나누신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알패오의 야보고 가운데 계시다. 예수께서 그들을 그 자리에 부르신 것이다. 요한과 알패오의 유다와 야보고는 예수의 맞은편에 있고, 토마와 필립보와 마태오는 한쪽 옆구리에, 안드레아와 바르톨로메오와 열성당원은 다른 쪽 옆구리에 있다. 따라서 모두가 그들의 예수를 볼 수 있다. …식사는 조용히 진행된다. 예수를 가까이 모시고 있는 마지막날에 다달은 사도들은 예수께서 부활서부터 계속하여 사랑을 가득히 가지시고 집단에게나 개인에게 나타나셨는데도 불구하고 부활하신 예수와의 그들의 만님의 특징이 된 그 조심성과 그 존경을 잃은 적은 결코 없었다.
식사가 끝났다. 예수께서는 피할 수 없는 어떤 사실 앞에서 늘 하시는 손짓과 같이 식탁위에 손을 펴시고 말씀하신다. “자, 내가 너희들을 떠나 아버지께로 들어가야하는 시간이 되었다. 너희들 선생의 마지막말을 들어라.
얼마동안은 옝루살렘을 떠나지 말아라. 내가 라자로에게 말했는데, 라자로는 또 한번 선생님의 소원을 채워 주기로 마련을 해서, 너희들이 같이 모이고 기도를 하며 묵상할 집을 가지도록 최후의 만찬의 집을 넘겨둔다. 요 며칠동안은 그 안에 머물러 있으면서, 너희들의 사명을 위한 가르침을 보충해 주실 성령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열심히 기도하여라. 나는 하느님이지만 엄한 고행으로 내 복음전도자의 임무를 준비하였다. 너희들의 준비는 역시 더 쉽고 더 짧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너희들에게서 다른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너희들이 일흔 두 제자들과 일치하여, 또 내가 아들의 열성으로 너희들에게 다시 부탁하는 내 어머니의 인도를 받으며 열심으로 기도하기만 하면 나는 그것으로 족하다. 내 어머니는 너희들의 어머니가 될 것이고, 사랑과 완전한 지혜를 가지신 선생님이 되실 것이다. 나는 너희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서 성령을 받을 준비를 시킬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너희들이 이곳에 남아 있기를 원한다. 그것은 부인하는 예루살렘이 그의 부인에 대답하기 위하여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적이 계속되는 것을 보고 놀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성령께서는 인간적으로 판단해서 교회를 차지할 자격이 가장 없는 바로 이 도시에서 교회가 일어나야 할 필요성을 너희들에게 이해 시키실 것이다. 그러나 예루살렘에서는 죄가 극도에 달했고, 또 여기에서 하느님을 죽이는 죄가 저질러졌지만, 예루살렘은 언제나 예루살렘이다. 이것이 예루살렘에는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단죄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단죄를 받았지만, 그 주민은 모두 단죄되지 않았다. 예루살렘 안에 있는 얼마 안되는 의인들을 위하여 여기 남아 있어라. 이곳이 왕도(王都)이고 성전이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그리고 예언자들이 예언한 것과 같이 메시아 왕이 여기서 기름바름을 받고, 환호를 받고, 높이 올려진 이곳에서 세상에 대한 그의 지배가 여기서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이고, 또 유다교가 그의 너무도 끔찍한 죄악으로 인하여 하느님에게서 이혼장을 받은 이곳에 모든 나라 사람들이 달려 올 새 성전이 솟아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예언서들을 읽어라. 거기에는 모든 것이 예언되어 있다. 처음에는 내 어머니가, 그 다음에는 성령께서 이 시대를 위한 예언자들의 말을 너희에게 알아듣게 하실 것이다. 예루살렘이 나를 거부한 것과 같이 너희들을 거부하고 나를 미워한 것과 같이 내 교회를 미워하며 그것을 없애버릴 계획들을 세울 때까지는 여기 남아 있어라. 그 때에는 내가 사랑하는 이 교회의 본부를 다른 곳으로 옮겨라. 이 교회가 죽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너희들에게 분명히 말한다마는, 지옥도 이 교회를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너희들에게 교회에 대한 보호를 약속하시지만, 모든 것을 하늘에서 요구함으로써 하느님을 시험하지 말아라.
너희들의 선생이 원수들에게 잡혀야 할 시간이 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리로 갔던 것과 같이 너희도 에브라임으로 가라. 내가 에브라임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상과 외교인들의 땅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너희들이 내 교회의 본부로 택해야 할 곳은 팔레스티나의 에브라임은 아닐 것이다. 너희들을 모아놓고 또는 너희 중의 어떤 사람에게 개별적으로 여기 대한 말을 하면서, 너희들이 이 지구의 길을 두루 다니며 그 심장부에 이르러 그곳에 내 교회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몇번이나 너희들에게 미리 말했는지 기억하여라. 사람의 심장에서 피가 온 몸의 지체로 퍼져 나간다. 그리고 세계의 중심에서 그리스도교가 온 세상에 퍼져 나가야 한다.
지금 당장은 내 교회가 이미 잉태되었으나 아직 모태에서 형성되고 있는 사람과 비슷하다. 예루살렘은 내 교회의 모태이며, 이 안에서 아직 작은 그 심장은 새로 태어나는 교회의 얼마되지 않는 지체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그 지체들에게 그의 작은 피의 물결을 보내준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정하신 시간이 오면, 못된 어머니의 이 모태가 그 안에서 형성된 아이를 내쫓을 것이고, 그 아이는 새로운 땅으로 가서, 거기서 자라 큰 몸이 되어 온 세상에 펼쳐질 것이고, 강하게 된 교회의 심장의 고동이 그의 커더란 온 몸으로 퍼질 것이다. 성전과의 일체의 유대에서 해방되고, 죽고 무너진 성전의 폐허 위에서 영원한 승리자로서 세계의 중심에서 살면서, 다만 하느님께서만 승리하시고,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며, 사람들의 원한도 우상의 무리도 그분의 의지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히브리인들과 이방인들에게 말하는 교회의 심장의 고동이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나중에 일어날 것이고, 그 때에 너희들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알게 될 것이다. 하느님의 성령께서 너희들을 인도하실 것이니, 두려워 말아라.
당장은 신자들의 첫 번째 회중을 예루살렘에 모아라. 그 다음에는 신자들의 수가 늘어남에따라 다른 회중들이 조직 될 것이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내나라의 주민은 훌륭한 땅에 뿌린 씨와 같이 빨리 더 많아질 것이다. 내 백성은 온 세상에 퍼질 것이다.
주께서 주께 말씀하신다. ‘네가 이것을 하였고, 나를 위하여 열심히 하였으므로, 나는 네게 축복하겠고, 내 후손을 하늘의 별과 같이, 바닷가에 있는 모래와 같이 많아지게 하겠다. 네 후손들은 원수들의 문을 차지 할 것이고, 네 후손들을 통하여 세상의 모든 민족이 축복을 받을 것이다. 네 후손들이 주권자로 인정되는 그 곳에서 축복은 내 이름이고, 내 표이고, 내 율법이다.’
거룩하게 하시는 분이신 성령께서 오실 것이고, 너희들은 성령을 가득히 받을 것이다. 주께 가까이 가는 모든 것이 그래야 하는 것과 같이 깨끗하게 되도록 하여라. 나는 성령과 같이 주님이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들 가운데 있기 위하여 내 천주성 위에 옷을 하나 걸쳤었다. 그리고 그것은 오직 너희들을 가르치고, 그 옷의 기관과 피로 너희들을 구속하기 위한 것뿐만이 아니었고, 거룩한 분들 중에서도 거룩하신 분을 사람들 가운데 모셔다 주면서도, 세라핌조차 똑바로 쳐다보기를 두려워하는 그분을 누구나, 부도덕한 사람까지도 쳐다보아도 버릇없다는 말을 듣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육체의 베일을 쓰지 않고 오셔서, 너희들 위에 머무르실 것이고, 당신의 일곱가지 은혜를 가지고 너희들 안에 내려오시고 너희들에게 조언을 하실 것이다.
그런데 하느님의 조언은 지극히 숭고한 것이어서, 너희들을 너희 아버지와 너희 예수와 비슷하게 하고, 아버지와 성령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너희들의 예수와 비슷하게 하는 완전을 지니겠다는 영웅적인 의지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을 이해하고, 그 사랑을 너희들의 마음의 옥좌에 받아 모시기 위하여는 완전한 애덕과 완전한 순결이 필요한 것이다.
명상의 심연 속에 빠져 들어가라. 너희들이 사람이라는 것을 잊도록 힘쓰고 세라핌으로 변하도록 힘쓰라. 명상의 아궁이 속에, 명상의 불꽃 속으로 뛰어들어라. 하느님께 대한 명상은 부싯돌이 부시에 부딪쳐서 튀어나와 불과 빛을 내는 불통과 비슷하다. 그것은 불투명하고 항상 불순한 물질을 태워서 빛나고 깨끗한 불꽃으로 바꾸어 놓는 불에 의한 정화(淨化)이다.
만일 너희들이 사랑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너희들 안에 하느님의 나라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하느님의 나라가 사랑이고, 사랑과 더불어 나타나며, 엄청난 빛의 광채 속에서 너희들의 마음 안에 자리잡기 때문이다. 이 엄청난 빛은 침투하고, 비옥하게 하고, 지혜를주며, 사람을 휩쓸어 없애버리고, 신을 만들며, 하느님의 아들, 내 형제를 만들고, 하느님을, 하느님을, 하느님을, 하느님만을 모시기 위하여 자기를 하느님께 바치는 사람들을 위하여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옥좌의 왕을 만든다. 그러므로 열렬한 기도의 덕택으로 깨끗하고 거룩하게 되어라. 열렬한 기도는 사람을 사랑이신 하느님의 불 속에 집어넣기 때문에 사람을 거룩하게 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거룩해야한다. 이 단어가 지금가지 가졌던 상대적인 뜻으로가 아니라. 내가 너희들에게 주님의 거룩하심을 본보기와 한계로 권하면서 그 단어에준 절대적인 뜻으로 그렇게 되라는 말이다. 즉 완전히 거룩하게 되라는 말이다. 우리들 사이에서는 성전을 거룩하다고 부르고, 제단이 있는 곳을 거룩하다고 말하며, 계약의 궤와 속죄소가 있는 휘장으로 가려진 곳을 지성소라고 부른다. 그러나 정말 잘 들어 두어라. 은총을 가지고 있고, 주님께 대한 사랑으로 거룩하게 사는 사람들은 지성소보다도 더 거룩하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명령을 주시려고 성전안에 있는 속죄소에 내려오시는 것과 같이, 그들 위에 내려와 머무르기만 하지 않으시고 그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주시기 위하여 그들 안에서 사시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최후의 만찬에서 내가 한 말을 기억하느냐? 그때 나는 너희들에게 성령을 약속하였다. 성령께서 오셔서 너희들에게 세례를 주실 것이다. 이제는 나를 맞이하게 너희들을 준비시키기 위하여 너희들에게 한 것처럼 물로 세례를 주지 않으시고, 주님이 너희들에게서 바라시는 것과 같이 주님을 섬기도록 너희들을 준비시키기 위하여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이제 며칠 안가서 성령께서 여기에 오실 것이다. 그리고 성령이 오신 다음에는 너희들의 역량이 엄청나게 커져서 너희들의 왕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고, 그가 자기의 왕국을 이 세상에 확장하기 위하여 너희들에게 하라고 말한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면 성령이 오신 다음에는 주님이 이스라엘 왕국을 재건하실 것입니까?” 하고 사도들이 예수의 말을 중단하며 여쭈어본다.
“이제는 이스라엘 왕국이 없어지고,내 왕국이 올 것이다. 그리고 내 아버지게서 말씀하신 때에 내 왕국이 이루어 질 것이다. 아버지께서 당신 능력에 유보 해 두신 때와 시간을 아는 것은 너희들의 할 일 이 아니다. 그러나 너희들은 그동안 너희들에게 오실 성령의 힘을 받을 것이니, 너희들은 예루살렘과 유다와 사마리아와 이 세상의 끝에까지 내 증인이 되어 사람들이 내 이름으로 모이는 곳에 교회를 세우고, 그들이 은총을 얻고 주님 안에서 살도록 내가 너희들에게 말한 것과 같이 그들에게 지극히 거룩하신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내가 너희들에게 가르친 것을 가르치며, 내가 너희들에게 하라고 명령한 것을 하여라.
그러면 내가 세상 끝날 때까지 너희들과 같이 있겠다.
그리고 나는 또 이렇게 되기를 원한다. 즉 예루살렘의 교회를 주재하는 일은 내 사촌 야보고가 하기를 바란다.
베드로는 온 교회의 으뜸으로서 사도로서의 여행을 자주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모든 새 신자들이 교회의 최고의 수령인 대사제를 알기를 바라겠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사촌이 이 첫교회의 신자들에게 미치는 지배력은 대단할 것이다. 사람들이 역시 사람이어서, 사람으로서 보는 것이다. 그들에게 야보고가 순전히 내 사촌이기 때문에 나를 계승하는 것같이 생각 될 것이다. 그러나 진정 너희들에게 말한다마는, 야보고는 친척 관계보다도 오히려 지혜로 더 위대하고 그리스도와 비슷하다. 그런데 내가 그들 가운데 있을 때에는 나를 찾지 않던 사람들이 이제는 내 친척인 사람을 통해서 나를 찾을 것이다. 그 다음 시몬 베드로 너는 다른 명예들을 얻게 되어 있다….”
“주님, 저는 그럴 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저는 주님이 제게 나타나셨으 때 이 말씀을 드렸었는데, 모든 사람이 있는 앞에서 다시 이 말씀을 드립니다. 주님은 인자하십니다. 지혜로우신 위에 또 하느님답게 인자하십니다. 그래서 이 도시에서 주님을 모른다고 한 제가 이 도시의 영적인 지도자가 되기에는 적당치 않다고 정당하게 판단하셨습니다.….”
“시몬, 우리는 두사람만 빼놓고는 모두 독같았어. 나도 도망쳤어. 주님이 나를 이 곳에 내정하신 것이 이 때문이 아니라, 주님이 말슴하신 이유들 때문이야. 그러나 요나의 아들 시몬, 자네는 내 우두머리일세. 나는 자네를 그런 사람으로 인정하고, 주님과 모든 동료앞에서 자네에게 순종을 약속하네. 자네의 임무 수행을 돕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다 하겠네. 그러나 제발 명령을 내려 주게. 자네는 우두머리이고, 나는 자네의 아랫사람이니까 말이야. 주님이 오래전의 대화를 내게 상기시키셨을 때, 나는 고개를 숙이고 말씀드렸네.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기 바랍니다’ 하고. 주님이 우리를 떠나신 후 자네가 이 세상에서 주님의 대리자가 되었을 때, 내가 자네에게 이렇게 말할 걸세. 그리고 우리의 사제 임무 수행을 도와주면서 서로 사랑하세.” 야보고는 베드로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그가 있는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면서 말한다.
“그렇다. 너희들은 서로 도와 주고, 서로 사랑하여라. 하느님께서 너희와 함께 계시다. 너희들은 내가 너희들에게서 바라는 일을 할 수 있다. 나는 너희들의 파멸을 바라지 않고, 오히려 너희들의 영광을 바라기 때문에 너희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 이제 나는 내 옥좌 곁에 너희자리를 준비하러 간다. 사랑으로 나와 아버지와 일치해 있어라. 너희들을 미워하는 세상을 사랑하여라. 너희들에게 오는 사람이나 내게 대한 사랑으로 벌서 너희들과 같이 있는 사람들은 아들이라고 부르고 형제라고 불러라.
너희들이 십자가지는 일을 내가 항상 도와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평화 속에 있어라. 너희들이 정직에서 오는 피로를 겪고 박해를 당할 때 내가 너희와 같이 있을 것이니, 혹 세상의 눈을 가지고 보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보이더라도, 너희들은 죽지 않을 것이고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은 짓눌리고, 괴롭힘을 당하고, 지치고, 고문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모든 일에 너희들을 도와줄 것이니까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을 것이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들이 사랑을 친구로 가지게 되면, 내게 대한 사랑으로 살고 당하는 모든 것은 비록 세상의 무거운 고문 이라 하더라도 가벼워진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것은 누가 자발적으로나 또는 강요에 의해서 하는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싸면 인생과 세상의 멍에가 하느님과 내가 그에게 메워 주는 멍에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희들에게 거듭말하지만, 내가 너희들에게 지워 주는 짐은 언제나 너희 힘에 알맞으며, 너희가 내 멍에를 메는 것을 내가 도와 주니까 내 멍에는 가볍다.
너희들은 세상은 사랑할 줄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이제부터 너희들은 세상을 초자연적인 사랑으로 사랑하여 그에게 사랑하는 것을 가르쳐 주도록 하여라. 그리고 만일 그들이 너희가 박해 당하는 것을 보고 ‘하느님이 당신들을 이렇게 사랑한거요? 당신들에게 고통을 당하게 하고, 당신들에게 고통을 주면서? 그렇다면 하느님의 사람이 될 필요가 없겠소’ 하고 말하거든 이렇게 대답하여라. ‘고통은 하느님에게서 오지 않습니다. 다만 하느님게서는 고통을 허락하시는데, 우리는 하느님께서 왜 그것을 허락하시는지 그 이유를 알고,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예수께서 받으신 고통에 한 몫 끼는 것을 영광으로 여깁니다.’ 하고. ‘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혀서 우리 예수님의 수난을 계속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깁니다’ 하고 대답하여라. 또 지혜서의 말씀으로 이렇게 대답하여라. ‘죽음과 고통은 악마의 시기로 인해서 세상에 들어왔지, 하느님께서는 죽음과 고통을 만들지 않으셨고, 산 사람들의 고통을 즐기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에게서 오는 모든 것은 생명이고, 모두 유익한 것입니다.’ 하고. 또 이렇게 대답하여라. ‘지금은 우리가 박해를 당하고 진 것 같이 보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날에는 운명이 뒤바뀌어서, 이 세상에서 박해를 받은 우리 의인들이 우리들을 괴롭히고 업신여겼던 사람들 앞에서 영광스럽게 될 것입니다.’하고.
그러니 그들에게 이렇게도 말하여라. ‘우리에게로 오시오! 생명과 평화로 오시오. 우리 주께서는 당신들의 파멸을 원치 않으시고, 당신들의 구원을 바라십니다. 이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당신들이 모두 구원 받도록 지극히 사랑하시는 당신 아들을 주셨습니다’ 하고.
그리고 이 다음에 나와 함께 영광 중에 있을 수 있도록 내 고통에 한몫 끼는 것을 기뻐하여라.
‘내가 너희들의 더 할 수 없이 큰 상이 될 것이다’ 하고 주께서 아브라함을 통하여 당신의 모든 충실한 종들에게 약속하셨다. 너희들은 하늘 나라를 어떻게 얻는지 알고 있다. 힘으로 얻는다. 그리고 수많은 고난을 거쳐 그곳에 이르게 된다. 그러니 내가 끝까지 꾸준하였던 것과 같이 끝까지 꾸준한 사람은 내가 있을 곳에 있을 것이다. 나는 하늘나라로 인도하는 길과 문이 어떤 것인지 말해 주었고, 내가 제일 먼저 그 길을 걸어서 그 문으로 해서 아버지께로 돌아갔다. 만일 다른 길이 있으면, 나는 인간으로서 너희들의 약함을 불쌍히 여기기 때문에 그 길을 너희들에게 가리켜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길은 없다.…이것을 오직 하나밖에 없는 길과 오직 하나밖에 없는 문이라고 일러 주면서, 이길을 가고 이 문으로 들어가는 힘을 주는 약이 어떤 것인지도 말해주고 거듭말해주겠다. 그것은 사랑이다. 언제나 사랑이다. 우리 안에 사랑을 가지고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성덕의 용사가 될 만큼 넉넉한 사랑을 내 이름으로 청하면, 너희들을 사랑하시는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모든 사랑을 너희들에게 주실 것이다.
“지극히 사랑하는 벗들아, 이제는 작별의 입맞춤을 하자.”
예수께서는 그들을 포옹하시려고 일어나신다. 그들도 모두 따라 일어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정말 말없이 아름다운 미소를 띠고 계신데, 그들은 모두 불안해서 울고 있다. 그리고 하도 애절하여 기슴이 찢어지는 듯한 흐느낌으로 몸이 흔들리며 예수의 가슴에 기대 있는 요한이 모두가 갈망하는 것을 보고 모두를 대신하여 청한다. “주님의 빵이라도 주셔서 이 시간에 저희들을 튼튼하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자!” 하고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그리고는 빵을 집어 바치시고 축복하신 다음 의식의 말씀을 하시면서 몫몫이 나누어 주신다. 그리고 포도주도 그렇게 하시며 “이것을 나를 기억해서 행하여라” 하고 거듭 말씀하신 다음 이렇게 덧붙이신다. “나는 너희들이 나와 함께 하늘에 있을 때까지 아직 언제나 너희들과 같이 있기 위하여 이 사랑의 증거를 주었다. ”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강복하시고 말씀하신다. “자 이제는 가자.”
그들은 방에서, 집에서 나온다….
요나와 마리아와 마르코는 거기밖에 있다가 예수께 경배하기 위하여 무릎을 꿇는다.
“평화가 그대들과 같이 있기를, 그리고 그대들이 내게 준 모든 것에 대해서 주님께서 그대들에게 갚아 주시기를” 하고 예수께서는 지나가시면서 강복의 말씀을 하신다.’
마르코가 일어나며 말씀드린다. “주님, 올리브밭과 베다니아로 가는 길에는 주님을 기다리는 제자들이 꽉 차 있습니다. ”
“그들에게 가서 갈릴래아 사람들의 야영지쪽으로 가라고 일러라.”
마르코는 그 젊은 다리로 전속력으로 멀어져 간다.
“그럼 그 사람들이 모두 왔구먼” 하고 사도들이 서로 말한다.
좀 떨어진 곳에는 마루잠과 클레오파의 마리아 사이에 주님의 어머님이 앉아 계시다. 성모님은 예수께서 오시는 것을 보시고 어머니와 신자로서의 몹시 설레는 마음으로 예수께 경배하기 위하여 일어 나신다.
“어머니, 오세요. 그리고 마리아 아주머니도…” 예수께서는 부활날 아침과 같이 빛나는 위엄으로 인하여 그들이 꼼짝하지 않고 멈추어 선 것을 보시고 가까이 오라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예수께서는 그 위엄으로 압도하지 않으시려고 알패오의 마리아에게 물으신다. “아주머니는 혼자세요?”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 갔어요. …자들과… 라자로와 그의 가족과 같이…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우린 여기 남겨놓았어요. 우린, 그건… 아이고! 예수! 예수!예수!… 내하느님, 복되신 예수, 주님을 다시 보지 못하게 되면 나는 어떻게 해요? 주님이 나기 전부터 주님을 사랑했고, 학살이 있은 후 주님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주님 때문에 그렇게도 많이 울었던 내가… 주님이 돌아왔을 때 주님의 미소에서 내 태양을 발견하고, 모든 것을, 내 모든 재산을 얻은 내가? … 얼마나 많은 재산을! 주님은 얼마나 많은 재산을 내게 주셨어요! …지금은, 내가 정말 가난하고, 과부고 외톨이가 된 지금은 그렇지요! …주님이 계신 동안에는 모든 것이 다 있었는데!… 나는 그날 저녁에 고통이란 고통은 모두 겪었다고 생각했어요. …아니 그날의 모든 고통, 그 고통 자체로 내가 멍하게 되었었어요. …그래요, 그렇지만 그 고통도 지금보다는 덜 심했어요. …그리고 또…주님은 부활하시게 되어 있었지요. 나는 그걸 믿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러나 지금은 역시 내가 그걸 믿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아요. 내가 지금 느끼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지 않았었으니까요….” 그러면서 우는데. 어떻게나 울음으로 숨이 막히는지 숨을 헐떡거린다.
“다정한 마리아 아주머니, 아주머니는 정말이지 엄마가 시내에 갔다고 해서 저를 사랑하지 않고 버렸다고 생각하는 어린아이같이 슬퍼하시는군요. 엄마는 그 어린아이를 기쁘게 해 줄 선물들을 사려고 시내에 갔고, 조금 있다가 그에게로 돌아와서 많이 쓰다듬어 주고 선물을 잔뜩 안겨줄터인데 말입니다. 제가 아주머니께 그렇게 하지 않습니까? 아주머니께 기쁨을 마련해 드리려고 떠나는 것이 아닙니까? 제가 다시 돌아와서 ‘친척이고 사랑하는 제자이며 사랑하는 내 제자의 어머니, 오세요’ 하고 말하려고 떠나는 것이 아닙니까? 제 사랑을 아주머니에게 남겨놓지 않습니까? 제 사랑을 마리아 아주머니에게 드리지 않습니까? 제가 아주머니를 사랑한다는 것을 아시면서! 그렇게 울지 마시고 오히려 기뻐하세요. 이제는 제가 업신여김받고 기진 맥진한 것을 보시지 않게 될 것이고, 괴롭힘을 당하고 겨우 몇 사람에게만 사랑을 받게 되는 것을 보시지 않을 테니까요. 또 제 사랑과 더불어 제 어머니도 남겨 드립니다. 요한이 제 어머니의 아들 노릇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주머니도 언제나와 같이 어머니의 착한 언니가 되어 주세요. 보세요. 제 어머니는 울지 않으십니다. 어머니는 제게 대한 동경(憧憬)이 마음을 갉아먹는 줄 같은 것이기는 하지만, 영원한 결합의 큰 기쁨에 비하면 기다림이 여전히 짧으리라는 것을 아십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이제 나는 아들을 잃었다’ 고 말씀하실 정도로 우리 이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아십니다. 그것은 고통의 날의 고통의 부르짖음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머니의 마음 속에서 희망이 노래합니다. ‘나는 내 아들이 아버지께로 올라간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를 그의 영적인 사랑 없이 버려두지는 않으리라는 것도 안다’ 하고, 아주머니도 그렇게 믿고 계시지요. 그리고 모두가… 저기 다들 옵니다. 저기 목자들도 옵니다.”
베다니아의 모든 하인들에게 둘러싸인 라자로와 그의 누이동생들의 얼굴, 비를 맞는 장미꽃같은 요안나의 얼굴, 벌써 나이 표가 나는 엘리사와 니까의 얼굴 – 그리고 지금은 슬픔 때문에 주름이 깊이 파진다. 인간에게 있어서는 비록 영혼은 주님의 개선 때문에 몹시 기뻐하지만 항상 걱정이 많기 때문이다 – 아나스타시카의 얼굴, 첫 번 동정녀들의 백합 같은 얼굴들, 이사악의 고행자다운 얼굴, 마티아의 영감받은 얼굴, 그리고 마나헨의 씩씩한 얼굴과 요셉과 니고데모의 근엄한 얼굴들… 얼굴, 얼굴, 얼굴…
예수께서는 목자들과 라자로, 요셉, 니고데모, 마나헨, 막시미노, 그리고 일흔 두 제자 중에서 다른 사람들도 당신 가까이로 부르신다. 그러나 특히 목자들을 당신 가까이에 붙잡아 두시고 말씀하신다. “이리 오시오. 하늘에서 내려와 보잘 것 없게 되었던 주님에게로 몸을 구부리고 가까이 있었던 당신들은 주님이 영광스럽게 됨을 기뻐하는 당신들의 영을 가지고 하늘로 돌아가는 주님 곁으로 오시오. 당신들은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을 얻었습니다. 당신들은 상황이 불리한데도 믿을 줄울 알았고, 당신들의 믿음을 위해 고통을 겪을 줄도 알았습니다. 당신들의 충실한 사랑에 감사하오.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내 친구 라자로 당신에게, 요셉 당신에게, 도 니고데모 당신에게, 그렇게 하는 것이 대단히 위험할 수 있었는데, 그리스도에 대하여 말할 수 없이 많은 동정을 보여 준 당신들에게. 내 길을 걷기 위하여 불결한 사람의 더러운 총애를 업신 여길 줄 안 마나헨 당신에게. 완전한 것을 위하여 불안전한 것을 버린 정의에 둘러싸인 꽃, 자네가 아직은 모르지만 천사들이 알려준 면류관을 쓰게 될 꽃인 스테파노 자네에게. 잠시 동안 지극히 깨끗한 품속에서 형제가 되었고, 눈을 뜨기 보다는 오히려 빛을 맞이하게 된 자네 요한에게. 개종자로서 이 나라의 아들에게서 고통을 당하는 나를 위로할 줄 알았던 니콜라이 당신에게. 그리고 마음씨곱고 다정스러운 가운데도 유딧보다 더 용맹했던 여자 제자 여러분에게도 그리고 내 귀여운 마루잠 네게도 감사한다. 이제부터 너는 길에서 죽임을 당해서 ‘갈릴래아 사람에게 그가 만일 그리스도이고 또 부활했다면 너를 다시 살려놓으라고 말해라’ 하는 도전장(挑戰狀)과 함께 라자로의 집 철책 앞에 버려졌던 로마 어린이에 대한 추억으로 마루잠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그 어린이는 비록 알지는 못했지만 나를 섬기기위하여 팔레스티나에서 목숨을 잃은 죄없는 어린이 중의 마지막 어린이이고, 또 어떤 나라에서든지 그리스도에게 와서 그 때문에 미움을 받아 피기도 전에 줄기에서 짤라버리는 꽃망울과 같이 너무 일찍 죽어 갈 죄없는 어린이들의 시초가 될 것이다. 마루잠아, 이름은 네 장래의 운명을 말해 주기도 한다. 너는 이방인들의 땅에 가서, 내 사랑이 로마의 어린이를 하늘을 위하여 빼앗아 온 것같이 너도 그 이방인들을 네 주님에게로 빼앗아 오너라. 사람의 아들의 고통스러운 길을 위로해 준 모든 이의 상을 아버지께 청하기 위하여 이 작별인사를 하면서 내가 축복하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합니다. 유다인들 가운데에나 이교도들 가운데에나 다 있는 인류의 선택된 부분, 내게 대해서 가졌던 사랑으로 나타난 그 선택된 부분은 축복받기 바랍니다. 사람의 아들을 인간들보다 더 위로해준 적이 많은 새와 짐승들 때문에 당과 그 물과 따뜻한 기운과 더불어 축복받아라. 해도 축복받고, 너 바다와 너희들 산과 언덕과 들판도 축복받아라. 내가 밤에 기도할 때와 고통받을 때에 동무가 되어준 너희 별들도 축복받아라. 그리고 전도하러 다니는 내 밤길을 인도하기 위하여 나를 비추어 준 너 달도 축복받아라. 내 아버지께서 만드신 너희 피조물둘, 이 세상에 사는 동안에 내 동무가 되어주고, 몹시 슬퍼하는 인류에게서 하느님과 갈라놓는 죄의 고뇌를 없애기 위하여 하늘을 떠났왔던 내게 친구가 되어 주었던 너희 피조물들도 축복을 받아라. 그리고 내게 고통을 준 죄없는 도구였던 너희들 가시와 쇠와 나무와 밧줄도 축복을 받아라. 내가 내 아버지의 뜻을 채우는 것을 너희들이 도와 주었기 때문이다!”
예수의 목소리는 정말 천둥소리 같다! 예수의 목소리는 방금 친 종소리같이 따뜻하고 조용한 공기 중에 울려 퍼지고, 사방에서 예수를 쳐다보는 얼굴로 이루어진 바다에 물결처럼 퍼져 나간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올리브산 꼭대기를 향하여 올라가시는 예수를 에워싸고 있는 수백명의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 명절 사이에 있는 이 시기에는 천막들이 없는 갈릴래아 사람들의 야영지 가까이 이르시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명하신다. “사람들에게 지금 있는 자리에 그대로 있으라고 하여라. 그런 다음 나를 따라오너라.”
예수께서는 산의 제일 높은 꼭대기까지 또 올라 가신다. 그 산은 벌써 예루살렘보다는 그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베다니아에 더 가깝다. 예수 둘레에는 어머니와 사도들과 라자로와 목자들과 마루잠이 빽빽히 둘러서 있다. 좀 덜어진 곳에는 다른 제자들이 신자들의 무리를 뒤에 머물러 있게 하느라고 반원을 그리고 서 있다.
예수께서는 숲속의 빈 터에 파란 풀 가운데 있는 조금 비죽 나온 하얀 돌 위에 서 계시다. 해가 예수를 둘러싸서 그분의 옷을 눈처럼 희게 하고, 머리를 황금처럼 빛나게 한다. 예수의 눈은 숭고한 빛으로 반짝인다.
예수께서는 모두를 안는 몸짓으로 팔을 벌리신다. 예수께서는 이 세상의 모든 군중을 품에 껴안으시려는 것 같다. 그분의 영은 세상의 모든 군중이 이 무리로 대표된다고 보시는 것이다.
예수의 잊을 수 없고 흉내낼 수 없는 목소리가 마지막 명령을 내리신다.
“가라! 내 이름으로 땅의 끝까지 가서 기쁜 소식을 전하여라. 하느님께서 너희들과 함께 계시기를, 하느님의 사랑이 너희의 용기를 돋우어 주시고, 하느님의 빛이 너희들을 인도하시고, 하느님의 평화가 영원한 생명에 이르기까지 너희들 안에 있기를 바란다.”
예수께서는 아름답게 변모하신다. 아름다우시다! 다볼산 위에서처럼, 그보다도 더 아름다우시다. 모두가 예수께 경배하려고 무릎을 꿇는다. 예수께서는 서 계시던 돌에서 벌써 떨어져 올라가시는 동안 다시 한번 어머니의 얼굴을 찾으시는데, 그분의 미소는 아무도 결코 표현할 수 없을 힘을 가지게 된다. …그것이 예수께서 어머니께 하시는 마지막 작별 인사이다. 예수께서는 올라가시고 또 올라가신다. …이제는 아주 작은 나뭇잎 하나 그 빛살을 가로막지 않게 된 지금 한층 더 구속을 받지 않고 예수를 감쌀 수가 있게 되어, 지극히 거룩하신 육체를 지니시고 하늘로 올라가시는 하느님이시오 사람이신 분을 그 광채로 비추고, 살아 있는 홍옥처럼 빛나는 영광스러운 상처를 드러내 보인다. 그것은 예수께서 탄생하시던 밤과같이 이 마지막 순간에도 참으로 있는 그대로 나타나는 빛이다. 만물이 높이 올라가시는 그리스도의 빛으로 빛난다. 태양의 빛을 능가하는 빛이다. 초자연적이고 복된 빛이다. 올라가는 빛을 맞이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이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사람들의 눈에서 끝없는 빛속으로 사라지신다…
땅위에는 넋을 잃은 군중의 깊은 침묵 속에서 두가지 소리만이 들려 온다. 예수께서 사라지실 때 “예수야!” 하고 성모님이 부르짖는 소리와 이사악의 탄식이다.
경건한 놀람으로 다른 사람들은 말을 잃고, 형용할 수 없이 흰빛 모양의 천사 둘이 사람의 형상으로 나타나서 사도행전의 첫째장에 있는 말을 할 때까지 그곳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