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겨우 희미한 빛이 보인다. 보잘 것 없는 오막살이의-집이라고 부르면 그것을 너무 명예롭게 하는 것이 되겠기에 이렇게 부른다-문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요나와 요나처럼 가난한 다른 농부들과 같이 계시다. 작별시간이다.
“주님을 다시 뵙지 못하게 되겠습니까?” 하고 요나가 묻는다. “주님은 저희들 마음에 빛을 갖다 주셨습니다. 주님의 인자하심은 이 며칠을 일생 동안 계속될 즐거움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저희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를 보셨습니다. 저희들보다는 짐승들을 더 정성들여 돌보고, 나무들을 더 인간적으로 다룹니다. 나무들은 돈을 나타내고,저희들은 돈을 얻게 하는 기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기진맥진해서 죽도록 착취당합니다. 그렇지만 주님의 말씀은 마치 천사의 날개와 같이 저희들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빵은 주님이 저희와 같이 잡수셨기 때문에 더 풍부하고 더 맛있는 것 같았습니다. 주인은 그의 개들에게도 주지 않는 그 빵이 말입니다. 주님, 다시 오셔서 저희들과 같이 식사하십시오. 제가 이 말씀을 감히 드리는 것은 다만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이런 누추한 곳과 거지도 거들떠보지 않는 음식을 드리는 것은 그를 모욕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주님은‥‥.”
“그러나 나는 여기에 믿음과 사랑이 있기 때문에 하늘의 향기와 맛을 여기서 만납니다. 요나, 다시 오겠습니다, 다시 오고말고요. 요나는 수레채에 묶인 짐승처럼 당신 자리에 그대로 있으시오. 당신의 자리가 당신에게는 야곱의 사다리가 되기 바랍니다. 그 실제로 천사들이 하늘에서 당신에게로 왔다갔다 하면서 당신의 모든 공로를 하느님께 가져다 드리기 위하여 그것들을 주의해서 거둡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에게로 오겠습니다. 당신의 정신을 북돋아주기 위해서. 모두 내게 대하여 끝가지 충실하시오. 아! 당신들에게 인간적인 평화를 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더 고통을 당하시오 하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괴로운 일입니다‥‥.”
“주님, 주님이 저희들을 사랑하시면, 이제는 고통도 없어집니다. 전에는 저희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무도 얼었습니다‥‥아이고! 저만이라도 주님의 어머니를 뵐 수 있었으면!”
“당신에게 모시고 올 터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더 온화한 계절이 되면 어머니를 모시고 오겠어요. 내 어머니를 보겠다고 서둘러서 비인간적인 벌을 당할 위험을 무릅쓰지 마시오. 사람들이 별이 뜨는 것을, 첫번째 별이 뜨는 것을 기다리는 것과 같이 내 어머니를 기다릴 줄을 아시오. 내 어머니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있던 별이 갑자기 하늘에서 깜박이는 저녁의 첫번째 별과 같이 당신 앞에 나타나실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벌써 내 어머니는 당신에게 사랑의 선물을 쏟아 주신다는 것을 생각하시오. 여러분 모두 안녕히 계십시오. 내 평화가 여러분을 불안케 하는 냉혹한 행위에서 당신들을 보호하기를 바랍니다. 요나, 안녕히 계세요. 울지 마세요. 당신은 그렇게 여러 해 동안을 참을성 있는 믿음을 가지고 기다렸는데, 지금 나는 매우 짧은 기다림을 약속합니다. 울지 마세요. 혼자 버려두지 않을께요. 당신의 친절로 갓난 아기인 내 눈물을 닦아주었으니. 내 친절로 당신의 눈물을 씻어야 하지 않겠어요?”
“예 ‥‥ 그렇지만 주님은 가시고‥‥ 저는 그대로 있거든요‥‥”
“내 벗 요나, 당신을 돕지 못한다는 무거운 짐에 짓눌리면서 떠나게 하지 마시오‥‥.”
“주님. 울지 않겠습니다‥‥그렇지만 주님이 살아 계신 것을 아는 지금 어떻게 주님을 뵙지 못하면서 살겠습니까?”
예수께서는 노인의 일그러진 얼굴을 다시 한번 쓰다듬으시고 떠나가신다. 그러나 초라한 마당가에 서시고 팔을 벌려 들판을 강복하신다. 그런 다음 멀어져 가신다.
“선생님은 무엇을 하셨습니까?” 하고 평소에 없던 몸짓을 주목한 시몬이 묻는다.
“모든 물건에 도장을 찍어서 사탄이 그 물건들을 해침으로 저 불행한 사람들을 해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 이상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선생님 ‥‥급히 앞으로 가십시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하게 한가지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둘이는 무리와 한층 더 떨어지고, 시몬이 말한다. “라자로는 그 돈을 예수의 이름으로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 쓰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요나를 해방할 수 없겠습니까? 저 사람은 지쳐버려서 이제는 선생님을 모시는 기쁨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이 여기서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자유롭게 되면, 그 사람은 이렇게도 아름다우면서도 몹시 황량한 이 들판에서 선생님의 제자노룻을 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땅들을 가지고 있고, 노동자들에게 한 사람에 대해 100을 요구하면서 가혹한 폭리로 그들을 착취합니다. 여기서는 선생님이 오래 머무르지 못하실 것입니다. 여기서는 바리사이파가 지배하는데, 저는 그들이 선생님께 호의적인 사람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들은 압제를 받고 빛을 가지지 못한 저 노동자들입니다. 그사람의 말을 들으셨지요. 과월절에도 무자비한 주인들은 잘난 척하는 몸짓과 연출로 신자들의 맨 앞줄에 가서 자리잡으면서도 저 사람들에게 기도도 마음놓고 하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저 사람들은 적어도 선생님이 여기 계시다는 것을 아는 기쁨과 누가 선생님의 말씀을 조금도 바꾸지 않고 되풀이하는 것을 듣는 기쁨은 누릴 것입니다. 선생님의 의견이 그러시다면 명령을 내리십시오. 그러면 라자로가 그렇게 할 것입니 다.”
“시몬아, 나는 네가 왜 모든 재산을 버렸는지를 알았었다. 나는 사람들의 생각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너를 이 이유로도 사랑하였다. 요나를 행복스럽게 하는 것으로 너는 예수를 기쁘게 한다. 아아! 내게 있어서는 착한사람이 고통당하는 것을 보는 것이 얼마나 큰 고민인지 모른다! 가난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내 처지가 괴로운 것은 다만 이 때문이다. 만일 유다가 내 말을 들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하느님의 말씀히 아니십니까? 명령만 내리십시오. 그러면 돌들이 불행한 사람들을 위한 금과 빵이 될 것입니다’ 하고. 그는 사탄의 함정에 다시 빠질 것이다. 나는 굻주리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고 싶다. 그러나 유다가 원하는 대로 먹이고 싶지는 않다. 너희는 아직 교육을 너무도 적게 받아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깊이 이해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네게 분명히 말하지만, 만일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마련해 주신다면, 그분은 당신 친구들의 것을 훔치시는 것이 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친구들에게서 자비롭게 될 수 있는 능력을 빼앗으시고, 따라서 사랑의 계명을 지킬 능력을 빼앗으시는 것이 될 것이다. 내 친구들은 하느님과그들에게 공통되는 하느님의 이 표를 가져야 한다. 즉 행실과 말로 나타나는 거룩한 자비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남의 불행은 내 친구들에게 이 거룩한 자비를 발휘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생각을 이해하였느냐?”
“그 생각은 심오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묵상하는데, 제가 얼마나 우둔하고, 저희에게 대하여 가장 기분좋은 당신의 모든 속성(屬性)으로 저희들을 당신의 아들이라고 부르기를 원하시는 하느님께서 얼마나 위대하신지를 깨닫고 저를 낮춥니다. 하느님께서는 선생님이 제 마음에 넣어주시는 모든 빛을 통해서 당신의 여러 가지 완전으로 당신을 제게 드러내십니다. 저는 알지 못하는 곳으로 나아가는 어떤 사람같이, 저희들을 ‘아들’이라고 부르기를 원하시는 최고의 환전이라는 이 한없는 현실에 대한 지식을 날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하늘과 바다 같은 끝없는 두 가지 깊은 곳으로 독수리같이 올라가거나 고기같이 들어가는 것같이 생각됩니다. 그런데 하늘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물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절대로 그 끝에 다다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하느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하느님은 사람이 다다를 수 없는 최고의 완전이시고, 하느님은 완전한 아름다움이시고, 하느님은 무한한 능력이시며, 하느님은 이해할 수 없는 본체(本體)이시고, 하느님은 최상의 착함이시고, 하느님은 불멸의 동정이시고, 하느님은 무제한의 지체이시고, 하느님은 하느님이 되신 사랑이시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사랑이셔 ! 너는 하느님의 완전을 알면 알수록 끝없고 어둠없는 두 가지 파란 깊이 속으로 올라가거나 잠겨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하지만‥‥ 그러나 하느님이 되신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게 되면. 그 때에는 더 이상 파란 곳으로 올라가거나 빠져들어가지 않고, 지복(至福)에 의하여 눈부신 불꽃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인데, 그 소용돌이는 네게 죽음과 동시에 생명이 될 것이다. 너는 네 의지로 하느님을 깨닫고 그분을 누릴 자격을 얻게 되었을 때 하느님을 온전히 차지할 것이다. 그 때에는 네가 하느님의 완전 속에 자리잡을 것이다. ”
“아이고 주님 ! ” ‥‥ 시몬은 압도되었다.
한동안 침묵이 흐른다. 이제는 큰 길에 나왔다.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고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신다. 일행이 다 모이자 레위가 무릎을 꿇고 말한다. “선생님, 이제는 선생님을 떠나야 하겠습니다만, 선생님의 종이 한 가지 청을 합니다. 저를 선생님 어머니께로 데려가 주십시오. 이 사람도 저와 같이 고아입니다. 이 사람에게 주시는것을 제게는 거절하지 마시고 어머니의 얼굴을 보게 해 주십시오‥‥.”
“갑시다. 누구든 내 어머니의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모두 내 어머니의 이름으로 줍니다‥‥.”
‥‥예수께서 혼자 계시다. 벌써 모양이 다 갖추어진 올리브가 다닥다닥 달린 올리브나무들 사이로 빨리 걸어가신다. 넘어가려고 하는 해가 귀중하고 평화를 상징하는 나무의 잎들에 내리쬐지만, 그 드문 빛살이 빽빽한 잎들 사이로 뚫고 들어가지는 못한다. 이와 반대로 두 비탈 사이에 나 있는 큰길은 눈부시게 밝고 먼지가 많이 낀 리본과 같다.
예수께서는 앞으로 나아가시며 미소를 지으신다. 더 가파른 어떤 곳에 이르셔서는‥‥ 훨씬 더 환하게 웃으신다. 나자렛이 나타났다‥‥햇빛에 하도 강렬하게 둘러싸여 있어서 햇빛 아래서 떠는 것 같다. 예수께서는 더 빨리 내려가신다. 이제는 햇볕 걱정은 안하시고 큰길로 나오신다. 어떻게나 빨리 걸으시는 지 날으시는 것 같고, 머리를 보호하시는 겉옷이 양옆과 뒤가부풀어오르고 펄럭인다. 첫번째 집들이 있는 곳가지는 길에 사람이 없고 조용하다. 첫번째 집들이 있는 곳에서는 집안이나 정원에서 어린이나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 나오는데, 정원의 나문잎들은 길 위에까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예수께서는 얼룩같은 그 그늘들을 이용하여 가차없는 해를 피하신다. 그리고 반쯤 그늘이 진 작은 길로 돌아가신다. 거기에는 시원한 우물 둘레로 여자들이 모여 있다. 그 여자들은 거의 모두가 그들의 높은 목소리로 예수의 기쁜 귀환에 대하여 인사를 한다.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 바랍니다‥‥그러나 조용히 하시오. 어머니를 깜짝 놀라게 하려고 하니까요.”
“어머니의 동서가 찬물 한 병을 가지고 갔지만, 또 올겁니다. 두 사람은 한 동안 물없이 지냈어요. 샘이 말랐거나 물이 예수의 정원에까지 가기 전에 바싹 마른 땅으로 스며드나봐요. 모르겠어요. 알패오의 마리아가 방금 그렇게 말했어요. 마침 저기 오는군요.”
유다와 야고보의 어머니는 항아리 하나는 머리에 이고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있다. 예수를 이내 보지 못하고 큰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하면 더 빠르거든. 마리아는 초목이 목말라 죽는다고 몹시 슬퍼하고 있어. 그것들은 아직 요셉과 예수의 꽃이고 나무거든, 그래서 그것들이 시들시들하는 것을 보고는 몹시 마음아파하는 것 같아.”
“그렇지만 이제 저를 보실테니까‥‥.” 예수께서는 여자들의 무리 뒤에서 나타나시며 말씀하신다.
“아이고! 내 예수! 잘 왔다! 어머니에게 가서 말하마‥‥.”
“아니예요, 제가 가겠어요. 항아리들을 제게 주세요.”
“문이 반쯤 열려 있다. 마리아는 정원에 있다. 아이고! 어머니가 얼마나 좋아하겠니! 오늘 아침에도 네 이야기를 했단다. 그렇지만 이렇게 햇볕이 쨍쨍한데 오다니! 땀으로 목욕을 했구나! 흔자왔어?”
“아니요, 친구들하고 같이 왔어요. 하지만 우선 어머니를 뵈려고 먼저 왔어요. 유다는요?”
“가파르나움에 갔지. 거길 자주 간단다‥‥.” 마리아는 다른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소를 지으면서 그의 베일로 땀투성이가 된 예수의 얼굴을 씻어 준다.
물병들이 다 찼다. 예수께서는 물병 두 개를 허리띠를 써서 어깨에 균형잡히게 얹고 또 하나는 손으로 드신다. 예수께서는 빨리 걸어서 집에 이르러 문을 밀고 작은 방으로 들어가신다. 그 방은 해가 쨍쨍한 곳에서 들어오니 어두워 보인다. 예수께서는 정원 입구를 막고 있는 커튼을 가만히 쳐들고 살펴보신다.
마리아는 집 쪽으로 등을 돌리고 장미나무 한그루 곁에 서서 목마른 꽃나무를 불쌍히 여기고 계시다. 예수께서는 물병을 땅에 놓으시는데, 구리가 조약돌에 부딪혀 소리가 난다.
“마리아, 벌써 왔어요?” 하고 어머니는 돌아다보지 않고 말씀하신다. “와요, 와, 이 장미나무를 봐요! 그리고 이 가엾은 백합들도. 구해 주지 않으면 다 죽을 거예요. 쓰러지는 이 줄기를 다시 일으켜 세우게 버팀막대도 가져와요.”
“어머니, 모두 가져올께요.”
마리아는 홱 돌아서신다. 눈을 둥그렇게 뜨고 잠시 그대로 계시다가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팔을 내밀고 아드님을 향하여 달려 가시니, 아드님은 벌써 당신 팔을 벌리시고 사랑넘치는 미소를 지으시며 기다리신다.
“아이고! 내 아들아!”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두 분은 오랫동안 다정스럽게 감정이 넘쳐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시는데, 마리아는 너무도 행복하셔서 예수께서 땀을 흘리고 계신 것을 보지도 못하시고 알아차리지도 못하신다. 그러나 곧 이어서 그것을 알아차리신다. “얘야, 왜 이런 시간에? 얼굴이 주홍빛 물감같이 새빨갛게 땀을 줄줄 흘리고 있구나. 가자, 안으로 들어가자. 어미가 닦아주고 시원하게 해줘야지. 즉시 새옷과 깨끗한 샌들을 가져오마. 그렇지만 얘야! 얘야! 왜 이렇게 햇볕이 뜨거운데 길을 걸었니? 꽃과 나무들이 더워서 죽어가는데, 내 꽃인 네가 길을 걷다니!”
“당장에 어머니께 오려고 그랬습니다!”
“아이고! 귀여운 내 아들! 목마르지? 아이고! 물론이지. 내 준비해 오마‥‥.”
“저는 어머니의 입맞춤과 애무를 목말라합니디. 제가 아주 어렸을 때처럼 이렇게 어머니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게 해주세요. 아! 어머니! 어머니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릅니다.”
“아니, 얘야, 어미더러 오라고 하려므나, 그러면 갈 터인데. 내가 없는 동안에 무엇이 부족했니? 좋아하는 음식? 시원한 옷? 잘 손질한 침대? 아이고! 내 기쁨인 너는 무엇이 부족했는지 말해 다오. 내 주님, 당신의 여종은 그것을 마련해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머니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머니에게 손이 잡힌 채 방으로 들어 오신 예수께서는 벽 옆에 있는 궤에 앉으셨다. 앞에는 마리아가 계신데 예수께서는 양팔로 어머니를 껴안으시고 머리를 그 가슴에 얹으시고 가끔 어머니에게 입맞춤하신다. 이제는 어머니를 뚫어지게 들여다보시며 말씀하신다. “오 내 거룩하신 어머니, 제 눈에 어머니 모습이 꽉 차도록 어머니를 바라보게 해주세요.”
“우선 옷을 그렇게 땀에 젖은 채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예수께서는 순종하신다. 시원한 옷을 입고 돌아오신 다음에는 기분좋은 대화가 다시 시작된다.
“저는 제자들과 친구들과 같이 왔습니다. 멜카 숲에서 헤어졌는데. 그 사람들은 내일 새벽에 올 것입니다. 저는‥‥ 더 기다릴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
그러면서 어머니의 손에 입맞춤하신다. “알패오의 마리아 아주머니는 우리 둘이만 있으라고 자리를 피했습니다. 아주머니도 제가 얼마나 어머니를 그리워했는지 알았어요. 내일‥‥ 내일은 어머니가 제 친구들을 상대하시게 되고 저는 나자렛 사람들을 상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저녁은 어머니가 제게 친구가 되시고, 저는 어머니의 것입니다. 데려왔습니다‥‥어머니! 베들레헴의 목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중 두 사람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들은 고아입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모든 사람의 어머니이십니다. 그러나 고아들에게는 더 어머니가 되십니다. 저는 또 자기 자신을 이기는데 어머니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도 데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의인이고 눈물을 많이 흘린 또 한 사람하고, 또 요한도 ‥‥ 엘리야와 지금은 마티아라는 이름을 가진 토비아와 요한과 시메온의 안부도 전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가지고 왔습니다. 요나가 제일 불행합니다. 어머니를 그에게 모시고 가겠습니다. 그렇게 약속했어요. 다른 목자들은 또 찾아야 합니다. 사무엘과 요셉은 하느님의 평화 속에 있습니다.”
“베들레헴에 갔었니?”
“예, 같이 있던 제자들을 데리고 갔었습니다. 입구 돌틈에 난 작은 꽃들을 가져 왔습니다.”
“아이고!” 마리아는 마른 줄기들을 받아 입맞추신다.” 그리고 안나는?”
“안나는 헤로데의 학살 때에 죽었답니다.”
“아이고! 가엾어라! 너를 몹시 예뻐했는데!”
“베들레헴 사람들은 고통을 많이 겪었답니다. 그리고 목동들에게 올바르게 대하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그들은 고통을 많이 겪었습니다‥‥.”
“그렇지만 너한테는 좋게 대하느냐?”
“예, 그래서 그들을 동정해야 합니다. 사탄이 그들의 착함에 샘을 내서 그들을 악으로 부추깁니다. 헤브론에도 갔었습니다. 목동들은 박해를 받고‥‥.”
“아이고! 그렇게까지?!”
“예. 그 사람들은 즈가리야의 도움을 받았고 그분을 통해서 비록 무자비한 주인들이기는 하지만 주인들을 만났고 먹고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의인들의 영혼이었습니다. 그래서 박해와 상처는 그 사람들을 성덕의 궁전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목자들을 모았습니다. 이사악을 고쳐주고‥‥ 한 아기에게 제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이 사막이 병들었다가 이제는 다시 살아난 유다에는 지금 마리아, 요셉, 예사이라는 이름을 가진 청순한 사람 한떼가 살고 있습니다‥‥.”
“아이고! 네 이름을!”
“어머니의 이름과 의인의 이름두요. 그리고 어떤 제자의 고향인 가리옷에서는 성실한 한 이스라엘 사람이 제게 안겨서 세상을 떠났습니다‥‥저를 차지할 기쁨으로‥‥ 그리고 또‥‥ 제 완전한 친구이신 다정스러운 어머니께 말씀드릴 것이 얼마나 많은지요! 그러나 우선 내일 올 사람들에 대해 많은 동정을 가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거보세요. 그들은 저를 사랑합니다‥‥그러나 완전하지는 못합니다. 덕행의 선생이신 어머니께서 ‥‥ 아! 어머니, 그들을 착하게 만드는 일에 저를 도와주십시오‥‥그들을 모두 구하고 싶습니다‥‥,” 예수께서 이제는 마리아의 발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오셨다. 이제 어머니는 위엄있는 어머니로 나타나신다.
“내 아들아! 이 보잘 것 없는 어미더러 너보다 더한 무슨 일을 하라는 것이냐?”
“그들을 거룩하게 하시라는 것입니다‥‥어머니의 덕행은 거룩하게 합니다. 그들을 일부러 데려왔습니다. 어머니‥‥ 언젠가 어머니께 ‘오십시오’ 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때에는 그들 안에서 구속의 의지를 발견할 수 있도록 정신을 거룩하게 하는 것이 긴급하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어머니의 침묵은 제 말만큼이나 효력이 있을 것입니다. 어머니의 순결은 제 능력을 도울 것입니다. 어머니가 계시면 사탄이 물러갈 것입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아들은 어머니가 아주 가까이 계신 것을 알고 힘을 얻을 것입니다. 다정스러운 어머니, 오시겠지요?”
“예수야! 사랑하는 내 아들아! 네가 행복하지 않은 것 같구나‥‥ 얘야, 무슨 일이냐? 세상 사람들이 네게 십하게 굴더냐? 아니라구? 그렇게 믿으면 마음이 좀 놓인다마는‥‥그러나‥‥그야! 물론 가고말고. 네가 오라는 데로, 내가 원하는 대로, 네가 원하는 때에. 지금 당장이라도, 햇볕이 내리쬐는 중에도, 별을 이고라도, 추운 계절이나 질풍이 몰아치는 중에도. 나를 원하느냐? 내가 여기 있다.”
“아니 지금 말고, 언젠가 말씀입니다‥‥집은 얼마나 기분좋습니까! 그리고 어머니의 애무는요! 어머니 무릎을 베고 이렇게 자게 내버려두세요. 저는 몹시 지쳤습니다! 저는 언제나 어머니의 어린 아이입니다‥‥.”그리고 예수께서는 지치고 기진맥진하셔서 돗자리 위에 앉아 어머니 가슴에 머리를 기대시고 잠드신다. 어머니는 매우 행복해서 예수의 머리를 쓰다듬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