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전 생애는 늘 성령의 인도 하에 있었다. 성서는 마리아에 대해 많은 것을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신약성서에 있어 마리아께 대한 최초와 최후의 언급이 마리아를 성령과 결부시키고 있는 점이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그러므로 마리아에 대한 참된 사랑과 성령께 대한 참된 흠숭은 서로 긴밀히 결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1. 시작 기도 : 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하며 천천히 성호를 긋고 잠시 자신을 반성한 뒤 성령송가를 바치거나 성령에 관한 성가를 부른다.

  • 성령송가

오소서, 성령님. 주님의 빛, 그 빛살을 하늘에서 내리소서.
가난한 이 아버지, 오소서, 은총 주님, 오소서, 마음의 빛.
가장 좋은 위로자, 영혼의 기쁜 손님, 저희 생기 돋우소서.

일할 때에 휴식을, 무더위에 시원함을, 슬플 때에 위로를.
영원하신 행복의 빛, 저희 마음 깊은 곳을 가득하게 채우소서.
주님 도움 없으시면, 저희 삶의 그 모든 것, 해로운 것뿐이리라.

허물들은 씻어 주고, 메마른 땅 물 주시고, 병든 것을 고치소서.
굳은 마음 풀어 주고, 차디찬 맘 데우시고, 빗나간 길 바루소서.

성령님을 굳게 믿고, 의지하는 이들에게, 성령 칠은 베푸소서.
덕행 공로 쌓게 하고, 구원의 문 활짝 열어, 영원 복락 주옵소서.

 

2. 독서 : 아래 내용을 천천히 소리내어 읽거나 정독하면서 마음에 와닿는 부분에서는 그 말씀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지를 잠잠히 생각해 본다.

1) 루카 복음 1,26-38

여섯째 달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2) 참된 신심 25, 34-36항

  1. 성령께서는 당신의 충실한 정배이신 마리아에게 말할 수 없이 놀라운 선물들을 맡겨주셨고, 마리아를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나누어주는 분배자로 선택하셨으므로, 마리아는 성령의 이 모든 선물과 은총을 당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또 원하는 방법대로 나누어주신다. 그러므로 이 천상 선물이 마리아의 손을 거치지 않고 지상의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이것은 우리가 모든 것을 마리아를 통해서 받게 되기를 원하신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이며, 이는 당신의 전 생애를 통해서 깊은 겸손으로 자신을 하느님 대전에서 아주 무가치한 존재로 미천하게 생각하고 자신을 감추셨던 마리아를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특별히 들어 높이시고, 부유하게 하셨으며 영광되게 해 주셨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 교회와 교우들의 의견이다.
  1. 성령께서는 마리아 안에서, 마리아를 통하여 당신의 자녀들을 만들고자 하셨으므로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의 사랑하는 정배여! 그대의 모든 덕의 뿌리를 나의 선택된 자들에게 내려 그들로 하여금 덕에서 덕으로, 은총에서 은총으로 성장케 하라. 나는 그대가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뛰어난 덕을 실천하는 것을 보고 기쁜 나머지, 천국에 머물러 있으면서 또한 세상에 계속해서 사는 것을 보고 싶다. 그러므로 나의 선택된 자들 속에 오래 계속하여 살기를 바란다. 그대의 확고한 신앙과 깊은 겸손, 완전한 절제와 뛰어난 기도, 하느님께 대한 불타는 사랑과 흔들리지 않는 망덕, 그리고 다른 모든 덕의 뿌리를 나는 그들 속에서도 찾아보고 싶다. 그대는 항상 나의 충실하고 순결하며 열절한 정배이로다. 그대의 신앙이 나에게 믿는 자를, 그대의 정결이 나에게 동정녀를, 그리고 그대의 출산 능력이 나에게 선택된 자들과 성전들을 낳아주기 바란다.”
  1. 마리아께서 한 영혼 속에 뿌리를 내릴 때, 마리아만이 하실 수 있는 은총의 기적들이 그 속에서 일어난다. 그것은 마리아께서는 다른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순결과 출산 능력을 지니고 있는 영광스러운 동정녀이시기 때문이다.
    마리아께서는 성령과 더불어 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낳았으며, 그리고 세상 끝날에 가장 위대한 성인들을 낳으실 것이다. 세상 끝날에 나타나게 될 위대한 성인들을 출산하고 교육하는 일은 마리아의 몫이다. 왜냐하면 성령과 함께 놀랍고 뛰어난 것들을 생산할 수 있는 분은 유일하고 오묘하신 동정 마리아 한 분뿐이시기 때문이다.
  1. 신랑이신 성령께서는 당신의 마리아를 어느 한 영혼 안에서 발견하면 당신도 그 영혼 안에 들어가 그 영혼이 마리아에게 자리를 양보한 그만큼 그 영혼에게 당신의 풍성함을 나누어주신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는 성령께서 영혼들 안에서 놀라운 기적들을 많이 행하시지 않음은, 당신의 충실하고 떨어질 수 없는 정배이신 마리아와 긴밀히 일치하는 영혼들이 드물기 때문이다. 내가 여기서 마리아를 성령의 떨어질 수 없는 정배라고 한 것은, 성부와 성자 사이의 본질적 사랑인 성령께서 하느님의 자녀들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낳고 선택된 사람들 안에 예수 그리스도를 낳기 위하여 마리아를 당신의 정배로 삼으신 뒤로 마리아는 항상 충실하고 풍부한 출산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3. 묵상 (15-30분) : 마음에 와 닿았던 말씀을 묵상하며 자신을 비추어보고 주님께 도움을 청하면서 그 말씀대로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묵상전 기도

티없으신 동정 성모 마리아님,
당신은 성부의 선택된 따님이시고
지극히 정결하신 예수님의 어머니이시며
성령의 충실한 짝이시나이다.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당신은 또한 저의 어머니이시고
주인이시며 모후이시니
저를 위하여 성령의 비추심과 사랑을 빌어주시어
저로 하여금 당신을 더욱 더 잘 알고
더욱 사랑하도록 해주소서.
제가 온전히 당신께 속하게 되면
또한 예수님께 온전히 속하기 때문이나이다.

오소서, 성령님!
저의 마음을 당신으로 채워주시고
제 안에 천상 사랑의 불을 붙여주소서.
아멘.

 

4. 생활 실천 : 묵상 중에 느낀 내적인 움직임이나 깨달은 점을 노트에 기록하고 그 내용에 따라 생활에서 실천하도록 한다.

 

5. 묵주기도 : 영광의 신비를 바치면서, 성령과 함께 마리아 안에서 더욱 예수 그리스도를 닮을 수 있는 은총을 청한다(묵주기도는 다른 시간에 바쳐도 된다).

 

6. 마침 기도 : 묵상한 내용을 마음에 새기고 생활 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며 바다의 별 기도를 바친다.

바다의 별

바다의 별이요, 하느님의 어머니시여
평생 동정이시며, 하늘의 문이시여, 하례하나이다.
죄인의 사슬 풀고, 눈먼 이에게 빛 주시며
악을 멀리 쫓고, 선을 구해주소서.
기묘하신 동정녀요, 가장 양선하신 이여
저희를 죄에서 구해, 착하고 조찰케 하소서.
하느님 아버지께 찬양과 그리스도께 영광과
삼위이신 성령께 같은 존경 있어지이다.

 

성모 호칭기도

○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저희의 기도를 들으소서.
● 그리스도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하늘에 계신 천주 성부님, 자비를 베푸소서.
● 세상을 구원하신 천주 성자님, 자비를 베푸소서.
○ 천주 성령님, 자비를 베푸소서.
●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자비를 베푸소서.
○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다음은 같은 후렴)
● 천주의 성모님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
그리스도의 어머니
천상 은총의 어머니
티없으신 어머니
지극히 깨끗하신 어머니
순결하신 어머니
흠없으신 어머니
사랑하올 어머니
탄복하올 어머니
슬기로우신 어머니
창조주의 어머니
구세주의 어머니
지극히 지혜로우신 동정녀
공경하올 동정녀
찬송하올 동정녀
든든한 힘이신 동정녀
인자하신 동정녀
성실하신 동정녀
정의의 거울
상지의 옥좌
즐거움의 샘
신비로운 그릇
존경하올 그릇
지극한 사랑의 그릇
신비로운 장미
다윗의 망대
상아 탑
황금 궁전
계약의 궤
하늘의 문
샛별
병자의 나음
죄인의 피신처
근심하는 이의 위안
신자들의 도움
천사의 모후
성조의 모후
예언자의 모후
사도의 모후
순교자의 모후
증거자의 모후
동정녀의 모후
모든 성인의 모후
원죄없이 잉태되신 모후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모후
묵주기도의 모후
가정의 모후
평화의 모후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를 용서하소서.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 기도합시다.
주 하느님, 저희에게 은총을 베푸시고
복되신 평생 동정 마리아의 전구로
이 세상의 슬픔에서 벗어나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루도비코 성인의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

하례하나이다, 마리아님.
영원하신 성부의 사랑하올 딸이시여, 하례하나이다.
성자의 경애하는 어머니시여, 하례하나이다.

성령의 충실한 배필이시여, 하례하나이다.
저의 사랑하는 어머니시며, 주인이시요, 모후시여, 하례하나이다.

저의 기쁨, 저의 영광, 저의 마음, 저의 영혼이시여,
당신은 자비하시니 저의 모든 것이 되어주시며,
의당히 저도 또한 당신의 것이옵니다.

아직도 당신의 것이기에는 부족한 점 많사오나
이제 저를 위해서도 남을 위해서도
조금의 남김도 없이 당신께 다 바쳐 드리나이다.

아직도 당신께 속하지 못한 그 무엇이 제 안에 남아있으나,
제 모든 것의 주인이 되어주소서.
하느님께 부당한 것은 모두 쳐부수고 없애셔서
당신께 기꺼운 것만 심고 가꾸소서.
당신의 굳은 신앙을 밝게 비추사 제 마음의 어두움 거두시고,
당신 깊은 겸손으로 제 오만 누르소서.
당신의 밝음으로 저의 방황 이끄시고,
하느님 매일 보시니 주님의 현존으로 제 마음 채우소서.
당신 마음의 불타는 사랑으로 저의 미지근함 태우시고,
저의 죄 대신으로 당신 성덕 꽃피우시고,
당신의 공덕으로 저의 부족을 채우소서.

지극히 사랑하올 어머니 마리아님,
예수님과 그분의 뜻을 알려는 당신의 영신 이외에는
아무것도 가지지 말게 하시고,
주님을 찬미하고 기리려는 당신의 영혼 이외에는
아무 것도 갖지 못하게 하소서.
당신처럼 순수하고 열렬한 사랑으로 하느님만을 기리겠나이다.
영시와 계시나 눈으로 직접 봄은 바라지도 않사옵고,
영신적인 즐거움은 구하지도 않나이다.
하느님을 밝히 봄은 당신의 특전이요,
하늘의 환희와 당신 성자 오른편에 영광되어 승리함은
당신만의 특전이오며,
당신은 천사와 인류와 악마까지 지배하여,
당신의 뜻대로 하느님의 선물을 부어줄 수 있음은
당신께만 합당한 은혜이나이다.

오! 천상의 마리아님,
주님께서 당신께 주신 가장 좋은 몫은 아무도 빼앗을 수 없으니
제 마음 기쁨으로 충만합니다.
제 몫으로 바라는 건 꼭 한가지 있사오니,
당신의 것이 되기 소원이옵니다.
영신의 기쁨 없어도 믿을 수 있사옵고,
누구의 위로 없어도 감내할 수 있나이다.
쉼없이 제 자신을 멀리하겠으며,
죽을 때까지 당신의 미천한 종으로
사욕 없이 열심히 살아가겠나이다.
오직 한가지 은총만을 간절히 구하오니,
저로 하여금 언제 어디서나 “아멘”만 발하게 하소서.

지금 이 순간 당신께서 세상에서 하시는 모든 일에,
지금 당신께서 천국에서 하시는 모든 일에,
지금 당신께서 제 안에서 하시는 모든 일에 있어
제가 언제나 “그대로 이루어지소서”란 말만 하도록 하시어,
당신만이 제 안에서 영원토록
예수님의 영광을 기리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