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으로 추정되는 지드래곤(GD) 팬이 필자 블로그에 남긴 댓글이다. 자신이 숭배하는 아이돌에 대한 사랑과 그에 대해 비판적인 필자에 대한 분노가 절제된 표현 안에 잘 반죽되어 있다.
필자의 성교육 도중 GD 사진이 나오자 여중생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고, 침대 퍼포먼스가 나오자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불렀다.
‘가려진 커튼 사이로… I can‘t breathe… 조여오는 이 느낌이 싫지 않아…’
이 공연의 문제점에 대해서 말해 주겠다고 하자, 모두 ‘안돼요. 하지 마세요.’를 복창했다. 왜 안되냐고 묻자, 일제히 ‘GD 오빠 상처받아요.!’를 외쳤다. 서울의 한 성당에서의 일이다.
자신들에게 지극히 해로운 것을 주는 사람임에도 오히려 그를 숭배하고 보호하려고 하는 집단 심리, 이것이 아이돌 팬클럽 문화의 한 단면이다.
청소년기는 원래 이렇다. 25년 전 이승철 씨가 마약을 했을 때도 라면 박스로 ‘승철이 오빠 석방하라’ 라는 피켓 을 만들어서 경찰서로 몰려갔던, ‘지금은 40대 아줌마가 된 여학생’들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25년 전과 문화산업의 구조와 성격이 천양지차로 달라졌다. 이승철 씨의 ‘희야 날 좀 바라봐’ 노래에 심취한다고 인성이 망가지지는 않지만, GD 노래는 청소년을 병들게 한다. 이들의 충동성과 무분별성을 기획사가 상업적으로 정교하게 활용하기 때문이다. 문화산업을 감시하고 식별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청소년을 사랑하는 첫걸음인 시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