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간

묵상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하루 중 언제일까? 묵상기도를 잘하려면 다른 이의 방해를 받지 않고 내적인 고요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택한 후 매일 같은 시간을 지키는 것이 이상적이다. 기도에는 규칙이 매우 중요하다. 스케쥴을 바꾸기가 쉽고, 그 어떤 핑계로 시간을 바꾸다보면 결국에는 기도를 포기하게 된다. 남는 시간이나 한가한 시간이 없다고 탓하기보다는 바쁜 시간을 쪼개어 규칙적이고 정기적으로 기도할 때 그 기도는 더욱 힘있고 의미가 있다. 자신의 하루 일과 중 가장 적당한 시간을 택하여 그 시간을 가장 긴요하고 중요한 시간으로 여기고 주님과 만나는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 그 시간을 주님께 봉헌하는 마음으로 묵상에 임할 수도 있고, 남편과 자녀들이 직장과 학교로 간 후 조용한 시간을 택할 수도 있으며, 또는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묵상에 몰입하기 위하여 묵상 중에는 전화 수화기를 내려놓는 것도 현명한 지혜이다.

묵상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거나 시간이 되기도 전에 중단해 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세상 것에 시각과 청각을 비롯하여 육체의 모든 감각을 빼앗기고 살았던 만큼 영적 세계로 들어가는 데는 그만큼의 노력이 요구되며, 꾸준하고 성실하게 임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묵상기도에 조금씩 눈떠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묵상이 쉽게 잘 되지 않더라도 자신이 정한 시간을 반드시 지키고 채우도록 노력해야 한다.

 

(2) 장소

묵상기도를 위해서는 조용한 분위기가 절대 필수적이다. 예수님께서도 기도하실 때에는 사람들을 피해서 외딴 곳9마르 1,35), 한적한 곳 (루가 5,16), 산(루가 6,12)으로 가셔서 기도하셨다. 일상의 일을 떠나 고요한 가운데서 다른 이의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기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므로 방해를 받지 않고 자신의 내적 공간으로 깊이 들어가 주님 안에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택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장소는 성당이나 작은 기도방이며 집에서 할 때는 기도할 공간에 성상을 모시고 촛불을 밝혀 주님과 성모님의 현존을 느끼기에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좋다. 묵상기도를 하는 장소 역시도 시간과 마찬가지로 매일 같은 장소가 좋다.

 

(3) 자세

묵상기도를 잘하려면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 육체적으로 무리가 가는 자세나 불편한 자세는 묵상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므로 육체에 부담을 주지 않고 편안하며 기도에 몰입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너무 편안한 자세는 졸음을 초래할 수 있고 또 불편해도 분심을 일으킬 수 있다.

묵상 중에 일어나는 분심은 늘 있기 마련이지만 분심이 들 때는 심호흡을 하면서 자신의 호흡에 귀를 기울이고 그 호흡 하나하나에 마음과 정신을 집중하도록 노력하면 분심을 물리치고 정신을 통일하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묵상기도의 자세는 어떤 자세를 취하든지 주님을 만난다는 의식을 가지고 머리와 허리를 바르게 세우는 것이 좋으며 너무 편안하거나 불편한 자세를 피하고 나무로 된 의자나 바닥에 앉는 것이 좋다. 바닥에 앉아서 묵상할 경우에는 바닥에 방석을 깔고 등은 똑바로 세우고 앉는다. 의자에 앉아서 할 경우에는 등을 바르게 세워 의자의 등받이에 기대거나 곧추 세워도 되며 다리는 어깨넓이로 자연스럽게 벌려 바르고 편안하며 가장 자연스러운 자세가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손은 무릎이나 넓적다리 위에 자연스럽게 놓고 손가락의 힘을 빼고 손바닥이 위로 향하도록 한다. 눈은 감거나 혹은 얇게 뜨고서 시선 높이보다 약간 낮게 보는 것이 좋다.

묵상 교재는 앞에 작은 상이나 책상 위에 펼쳐놓고 묵상 중에 때때로 볼 수 있도록 한다. 졸음이 올 경우에는 다시 자세를 바르게 고쳐 앉고 눈을 떠서 묵상 교제를 소리내어 읽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