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 새로운 고뇌의 때  

(85. 4. 4. 곱비신부님께 성목요일에 주신 성모님 말씀)

1. 사랑하는 아들들아, 티없는 내 성심 깊은 곳에서 이 고뇌의 시간을 지낸다면, 너희도 나와 함께 내 성자 예수님의 무한히 자비로우신 사랑의 불타는 도가니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지상) 생활 동안 그분은 이 순간을 얼마나 큰 열망으로 기다리셨던가!:

“내가 고난을 받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과월절 (음식)을 나누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랐는지 모른다!”(*루가 22,15)

2. ‘성목요일’이다. ‘성체 성사’가 제정된 날이다. 이 위대한 성사를 통해 그분께서는 참으로 너희 가운데 현존하시며, 새롭고 영원한 계약의 당신 ‘희생제사’를 신비적으로 재현하시고, 너희와 더불어 생명의 인격적 친교를 나누시면서 당신 자신을 너희에게 주신다.

3. (이날은) 또한 사제직이 제정된 날이다. 그분은 사도들과 그들을 계승하여 성직을 수행할 이들에게 이렇게 명하심으로써 이 사제직을 영구한 것으로 만드셨다:

“너희는 나를 기념하여 이 (예식)을 행하여라.”(*루가 22,19; 1고린 11,24)

4. 지극히 사랑하는 아들들아, (그러니 오늘은) 너희의 날이다. 이 천상 엄마는 너희가 주교를 에워싸고 모여 함께 미사를 집전하고 사제서품 때 발한 서약을 새롭게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무엇보다도 애타는 걱정으로 (마음을 졸이곤 한다.)

5. 너희 주위의 위험들, 내 원수가 너희 발길에 놓는 장애물들, 너희가 몸담고 있는 세상의 유혹들, 충실한 직무 수행에 부담을 주는 어려움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6. ‘성체성사’를 세우신 직후 예수께서는 ‘게쎄마니’ 동산으로 가시어 피땀을 흘리실 만큼 참혹한 고뇌에 잠기셨다. 도움과 위로를 가장 필요로 하신 그때 그분은 혼자이셨고, 당신 제자들에게서 버림받는 쓰라림을 겪으셨다: 유다의 배반, 베드로의 부인을.

7. 오늘날, 내 사랑하는 이들 중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들이 살고 있는 세상의 수월한 매력에 마음이 끌려, 예수님과 교회를 버리고 달아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더욱 큰 환대와 추종을 받으려는 욕망에 휘말려, 너희 시대의 취향과 이데올로기에 점차 영합함으로써 그분을 배반하고 있는지,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비겁과 공포로 말미암아 ‘스승’을 (모른다고) 부인한 베드로의 몸짓을 되풀이하고 있는지!
많은 이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행위는 오늘날 유행하는 문화적 요구에 편승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져 보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기인한다.

8. 너희는 이 성목요일에, 천상 엄마가 자신의 티없는 성심의 양우리에 너희를 모아들이도록 허락해 다오. 내가 너희를 예수님과 그분의 ‘복음’에 더욱 충실한 사람들로 기를 수 있게 말이다. 너희는 겸손하고 굳건하고 용감한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공포나 실망에 사로잡혀선 안된다. 세상이나 교회나, 이미 오류와 배교와 불충실의 밤이 되고 말았다.

9. 예수님의 ‘신비체'(인 교회)가 다시 비통한 고뇌의 시간을 살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예수님의 수난 당시와) 똑같은 일들이, 곧 저버림과 부인과 배반(행위가) 더욱 대규모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10. ‘천상 엄마’의 티없는 성심 안에서 양육되는, 오, 내 작은 아들들아, 너희는 사도 요한처럼 기도와 신뢰 안에 깨어 있어야 한다. 이 새로운 성목요일의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